백효생은 떠나는 강서준의 뒷모습을 바라봤다.강서준이 이미 이 경지에 도달했으니 9단을 돌파하는 건 시간문제다.지금 실패했지만 수십 년, 수백 년이 지나면 강서준은 9단을 돌파할 것이다.“세상이 점점 재미있어지네.”백효생은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강서준이 임랑산을 떠날 때 남황 천산관 근처의 지하 동굴에서 진예운이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어떻게 됐느냐?”수석 자리에 앉은 난이탄이 물었다.“한 달 동안 강서준은 임랑산에서 폐관했습니다. 기운을 보아 이미 천제 9단계에 돌파했고 9단은 실패했습니다. 그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그래.”난이탄이 고개를 끄덕였다.“젊은 나이에 이 실력이라니 이미 천고일인자가 되었다. 9단은 그렇게 쉽게 오를 수 없지. 아직 젊고 경험이 부족해. 게다가 녀석의 인생이 아직 완벽하지 않고 집념이 있어서 모든 것을 충분히 겪은 뒤면 자연스럽게 돌파할 수 있을 것이다.”“주인님, 저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강서준에게 왜 이렇게 잘해 주는 겁니까? 강서준이 이미 강해졌는데 계속 주시하잖아요. 그리고 구전금단은 보통 물건이 아닌데 주인님께서 복용하지 않고 왜 강서준에게…”진예운의 말을 채 끝나기 전에 난이탄이 끊어버렸다.“네가 알아야 할 건 자연스럽게 알 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는 건 알려고 하지 마라.”“네.”진예운은 어쩔 수 없이 뒷말을 삼켰다.“됐다. 그만 가 봐. 강서준을 계속 주시해. 만약 이변이 없다면 천도 강서준과 비슷한 경지에 도달했을 거다. 전에 강서준과 천이 약속을 했으니 아마 뱀파이어족을 건드리러 갈 것이다. 넌 은밀히 강서준을 따라서 모든 행적을 나한테 보고하거라.”난이탄이 말을 마치고 손을 흔들었다.“네.”진예운이 일어서서 자리를 떴다.그가 간 뒤에, 난이탄은 지하 동굴의 궁궐로 들어가더니 가장 끝 부분에 도착했다.난이탄은 입구에 서서 조용히 불렀다.“아버지.”“들어와.”방에서 나지막한 소리가 들렸다.난이탄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방은 매우 넓지만 침대조차 없었다
강서준은 임랑각에서 한 달이나 폐관했다.공력이 제고하면 자연스럽게 9단에 도달할 줄 알았다.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더 어려웠다. 공력이 이미 절정에 도달해도 9단을 돌파할 수 없었다.강서준은 잠시 포기하고 임랑산을 떠났다.그런데 임랑산 근처를 벗어나자 한 젊은이가 앞길을 가로 막았다.겉보기엔 30살쯤 되었고 청색 옷에 긴 머리를 드리웠다.그 자태만 봐도 천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강서준이 미간을 찌푸렸다.천은 구전금단을 연화하여 공력이 절정에 도달한 모양이다.그리고 흡공대법으로 인한 후유증도 다 해결한 것 같았다.“무슨 일이에요?”앞길을 막은 천을 보며 그가 퉁명스럽게 물었다.“강서준, 너 1년 전에 약속했잖아. 나랑 해외에 가서 뱀파이어족을 만나기로 한 거 기억나?”천이 물었다.“그럼요.”강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히 기억하고 있었죠. 그리고 내가 언제든지 같이 가줄 수 있다고 대답했죠.”이것이 강서준과 천의 거래다.그가 같이 가겠다고 해서 천이 대동상회를 포기하고 더는 속세에 나타나 방해하지 않은 것이다.그래서 대하가 평화를 찾을 수 있었다.아니면 작년 대선거에서 누가 왕이 돼있을지 모른다.“갈 때가 됐어.”천이 강서준을 보며 말했다.“지금 나와 같이 뱀파이어족을 찾으러 가야겠다.”강서준은 뱀파이어족에게 무엇이 있기에 천이 이토록 혈안이 되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같이 가줄 수 있어요. 그 전에 뱀파이어족을 찾는 목적이 무엇인지 말해주세요. 아무도 모르면서 따라가고 싶지 않아요.”“그건 네가 알 것 없다. 나랑 같이 가서 싸워주면 돼.”천이 말하려고 하지 않자 강서준도 강요하지 않았다.그가 생각하다 말했다.“지금은 안 돼요. 강중에 볼일이 있거든요. 이렇게 하죠. 내가 강중에 가서 초현의 안전을 확인한 후에 다시 찾아오세요. 그때면 같이 갈게요.”“알았다. 보름 시간을 줄게. 보름 뒤에 강중에 찾으러 가마.”천은 이 말만 남기고 돌아섰다.“이렇게 간다고요?”강서준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왜
9단이 그렇게 쉽게 돌파할 수 있다면 수천 년 동안 9단 강자들이 세상에 널렸을 것이다.그 말에 천이 안심했다.그도 진작에 천제 9단계에 올랐다. 구전금단 한 알을 복용하면 쉽게 9단을 돌파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과대평가했다.구전금단을 복용하고 겨우 천제 9단계 절정에 도달한 것이다.9단까지 한 단계만 남았지만 어떻게 해도 성공하지 못했다.비록 안심했지만 그래도 의아했다.“우리 둘 경계가 똑같을 텐데 왜 네 공력이 나보다 더 강하게 느껴지냐?”강서준이 웃었다.“내 진기는 단약만 먹었을 뿐, 공들여서 수련한 거니까요. 하지만 당신 진기는 대부분 흡수한 것이니 진기가 순수하지 않아요. 비록 경계는 같지만 진기에 있어서 나보다 많이 약하거든요.”천이 그를 뚫어지게 쳐다봤다.뭐라고 반박하고 싶었지만 말을 하지 못했다.순간 살의를 느꼈다.강서준은 너무 강했다.너무 강해서 그조차도 상대되지 않았다.그래서 기회가 되면 은밀히 죽일 생각이다.그는 속으로 이렇게 계획했다.뱀파이어족을 찾아가 원하는 물건을 찾은 후에 몰래 강서준을 죽일 것이다.그렇게 해야 천은 자기 계획을 실현할 수 있다.강서준이 죽지 않으면 안심이 되지 않고 앞으로 무엇을 하든 경계해야 한다.“강서준, 보름 뒤에 강중에 찾으러 가겠다. 그때 보자.”천이 돌아선 순간 팔에 찢긴 상처가 생기더니 팔을 따라 주르륵 피가 흘렀다.손바닥이 벌건 피에 흥건히 젖었지만 아픈 내색도 하지 않았다.“빌어먹은 자식, 왜 이렇게 강해진 거야?”그는 나지막하게 욕을 뱉았다.강서준은 천의 뒷모습을 보고 안심했다.자신의 실력이 천보다 강하면 뱀파이어족을 찾으러 갈 때 자신을 공격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그도 지체하지 않고 떠났다.지금은 아침이다.오후 3시 되었을 때 강중에 도착했다.한 달 동안 자리를 비운 사이에 김초현이 무사한지 걱정되었다.강중에 도착하자마자 김초현의 집으로 달려갔다.그동안 김초현은 지루해 죽을 것 같았다.18살까지 기억이 있고 그 뒤로 11년 동안의
김초현은 왜 기억을 잃었고 그동안 무슨 일을 겪었는지 알 수 없어서 가슴이 답답했다.서청희도 그녀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른다.“생각하지 말고 나랑 쇼핑하러 가자.”서청희가 입을 열었다.“그래. 그러자.”김초현은 계속 집에만 있었더니 지루하고 답답했다.“기다려. 옷 갈아입고 내려올게.”그녀가 별장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내려올 때 마침 강서준이 집에 도착했다.그는 해맑게 웃으면서 손에 든 꽃다발을 건넸다.“초현, 받으세요.”그런데 김초현이 입을 삐죽거리며 거절했다.“마음에 들지도 않는데.”마음속으로는 받고 싶었지만 손을 내밀지 않았다. 그동안 찾아오지 않아서 속으로 원망하고 있었다.“청희, 우리 가자.”김초현은 서청희의 손을 잡으며 나갔다.강서준은 서청희를 보고 어색한 얼굴로 인사했다.“청희 씨도 있었네요.”그 말에 서청희가 윙크하며 말했다.“네, 초현이랑 같이 놀려고 왔어요.”“상대하지 마. 색마에다 불량배야.”김초현은 급하게 서청희를 끌고 가버렸다.난처한 서청희는 강서준을 물끄러미 바라봤다.그는 난감해서 애먼 코만 만졌다.김초현의 뒤를 따라가지 않고 진료소로 갔다.이혁은 그동안 진료소에서 강서준을 기다렸다.지금은 천수의 자리를 차지했지만 대하는 평화로워서 굳이 처리할 일이 없었다.강서준이 도착했을 때 진료소에 한 사람이 더 있었다.바로 북강 부자의 딸이자 이혁의 여자친구 문소정이다.“보스, 왔어요?”두 사람이 딱 붙어 있다가 강서준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문소정이 갑자기 멀리 떨어졌다.문소정은 빨개진 얼굴을 푹 숙이고는 어수선한 옷을 정리했다.강서준이 피식 웃었다.“여기 있는 줄 알았어. 나 초현의 집에 가서 지낼 거야. 이 말하러 왔어.”“네? 형수님 집에 간다고요?” 이혁이 어리둥절했다.“기억을 찾았어요?”강서준이 고개를 가로저었다.“아직이야. 근데 내가 옆에 있으면서 노력한다면 곧 나를 좋아하게 될 거야. 그리고 한동안 대하를 떠나 해외로 가야 돼.”강서준은 김초현이 안전한 것을
”초현, 돌아왔어요?”강서준은 별장에 들어가 김초현을 보고 웃으면서 인사했다.“서준이 왔어?”“형부, 여기 앉으세요.”“얼른 서준한테 차를 갖다 줘.”강서준이 집에 오자 식구들이 바쁘게 움직였다.하지만 그는 무시해 버리고 오로지 김초현만 바라봤다.김초현은 입을 삐죽 내밀고 뾰로통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강서준은 턱을 만지며 속으로 중얼거렸다.“왜 저러지? 난 건드리지 않았는데?”“초현.”“강서준.”두 사람이 동시에 이름을 불렀다.“먼저 말하세요.”“먼저 말해요.”이번에도 동시에 말했다.김초현은 얼굴을 붉히며 더는 말하지 않았다.강서준이 웃으면서 말했다.“내가 먼저 말할게요. 나 앞으로 이 집에서 살 거예요.”“네.”김초현은 간단하게 ‘네’만 대답했다.강서준이 이 집에 사는 것에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내가 묻고 싶은 건 이 거예요. 이건 뭐예요?”그녀가 검정색 철사를 꺼내 강서준에게 건네며 물었다.“이걸 계속 몸에 지니고 다니던데 도대체 뭔지 모르겠어요.”“이건 멸절81침이에요.”강서준이 그녀에게 물었다.“참, 진사검은 어디에 있어요?”김초현이 고개를 가로저었다.“몰라요. 기억을 잃어서 진사검이 뭔지도 몰라요. 참, 이 멸절81침은 어떻게 쓰는 거예요?”김초현은 궁금했다.강서준은 일어서서 그녀의 곁에 다가가 앉았다.그러자 김초현은 몸을 옆으로 움직이며 그와 거리를 두더니 손가락으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며 명령했다.“저기 앉아서 움직이지 마세요.”강서준은 미소를 짓고는 김초현에게 멸절81침 사용방법을 설명했다.이것은 역천81침과 똑같았다.다만 하나는 사람을 구할 수 있고 다른 하나는 사람을 죽일 수 있다.“알았어요.”김초현은 검정색 철사를 어떻게 바늘로 분화하는 방법을 알고 방으로 올라갔다.식구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지켜보았다.김초현이 방에 들어간 뒤에 김천용이 말을 건넸다.“서준아, 너는 점점 젊어지는데 난 너무 늙어서 이제 몇 년 살 것 같지 않다. 듣자니 네가 무술을 배웠다던데 나
강서준은 김초현의 욕소리를 듣고 코끝을 만졌다.“한 달 동안 보러 오지 않아서 삐진 거구나?”그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똑똑똑!“누구세요?”방 안에서 김초현의 목소리가 들렸다.강서준이 입구에서 조용히 말했다.“나예요. 강서준.”곧 방문이 열렸다.하지만 김초현은 문을 조금만 열고 문틈 사이로 강서준을 보며 물었다.“왜요, 무슨 일이 있어요?”강서준이 말했다.“할 얘기가 있어요.”“여기서 말하세요.”김초현은 그를 방에 들일 생각이 없었다.“며칠 있으면 떠나야 돼요.”그 말에 김초현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어디로 가는데요?”강서준이 대답했다.“해외에 볼일이 있어요.”“언제 돌아와요?”강서준이 고개를 가로저었다.“그건 잘 모르겠어요. 빠르면 보름이고 늦으면 삼사 개월 정도 걸릴 거예요.”천의 계획이 무엇인지 모르는 이상 정확히 언제 돌아올지 몰랐다.“네.”김초현은 한마디 대답만 하고 문을 쾅 하고 닫아버렸다.강서준은 문 앞에 덩그러니 서서 유감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가 돌아서려고 할 때 방문이 다시 열렸다.“들어와요.”김초현의 말에 강서준은 화색을 띄며 들어갔다.방안 인테리어는 매우 정교하고 향기로운 냄새로 가득했다.“잘 꾸며 놨네요.”강서준이 칭찬했다.“해외에는 뭐 하러 가요?”김초현이 그를 보며 물었다.“전에 교토성에 복잡한 일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죠? 천과 약속한 게 있어요.”강서준은 천과 한 약속에 대해 얘기했다.그 말을 듣던 김초현이 잔뜩 긴장하며 물었다.“위험해요?”강서준이 빙그레 웃었다.“당신 남편은 세상에서 가장 강한 남자예요. 나한테 위험이란 없어요.”그제야 김초현이 안심했다.비록 기억에 이런 사람이 없지만 이상하게 강서준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지 않을까 걱정되었다.두 사람은 더는 말하지 않았다.분위기가 갑자기 조용해졌다.한참 뒤, 강서준은 갑자기 김초현을 벽에 밀쳤다.김초현의 가슴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강서준은 그녀의 발그레한 얼굴과 파르르 떠는 속눈썹을 봤다.
"샤워 좀 하고 옷 갈아입고 나가서 밥 먹으면 되는데... 얼른..."김초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강서준을 안으로 밀었다.쿵, 방문이 다시 닫혔다.강서준은 멍한 얼굴로 그녀가 했던 말을 되새겼다.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밥을 먹는다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그의 얼굴에 미소가 그려졌다.건물에서 내려가자마자, 가족들의 눈빛이 모두 강서준에게 쏠렸다."서준아, 어떻게 됐어?""초현이가 방으로 들어오라고 했어?""네, 초현 씨는 샤워하고, 옷 갈아입고 밥 먹으러 나오겠대요."강서준이 미소를 지었다."그러자.""내가 그랬잖아요, 언니가 형부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설령 기억이 없다고 해도 형부를 차갑게 대할 리 없어요."온 가족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강서준은 거실에 앉아 반 시간 가량 기다렸다. 이내 김초현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하얀색 원피스를 입은 김초현이 내려왔다.강서준은 그녀가 입은 원피스가 지난번 그가 사온 옷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김초현이 아직도 이걸 입고 있을 줄 몰랐다."할아버지, 아빠, 엄마, 저 나가서 밥 먹을 거니까 기다리지 마요."그녀는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밖으로 걸어 나갔다.그녀는 강서준을 힐끗 바라보았다.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강서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김초현의 뒤를 따라 나갔다. 그녀를 따라 나가며 물었다. "초현 씨, 먹고 싶은 거 있어요?"아무거나요."김초현이 답했다.그녀는 먹고 싶은 게 없었다.단지 강서준과 조금 더 오래 있어 볼 생각이다. 어쩌면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을지 모르기 때문이다.게다가 그녀는 강서준에게 관심이 생겼다."샤부샤부 먹으러 갈래요?"그의 동창, 임지수가 장사하고 있는 샤부샤부 가게가 떠올랐다. 작년에 한 번 간 이후로, 가본 적이 없었다.일 년간 만나지 못한 임지수의 근황도 궁금했다.이번 기회에 그 가게에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그래요."김초현이 알겠다고 하자, 강서준이 눈웃음을 지었다.그는 택시를 타고 샤부샤부 가게로 향했다.한창
강서준은 문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자기도 모르게 일어섰다. "나가 볼게요.""나도 같이 가요."김초현도 그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났다.두 사람은 밖으로 나왔다.밖에는 옷차림이 아주 화려한 남자 몇 명이 홀 가운데 자리 잡고 있었다. 직원은 감히 그들에게 다가가지 못했다.임지수가 당황한 표정으로 부엌에서 걸어 나왔다.강서준도 나온 것을 발견한 임지수는 강서준에게 도움을 청하는 표정을 지었다.강서준은 임지수에게 눈짓했다.그는 즉시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아차렸다.지나가 허리를 굽힌 채 고개를 살짝 숙이고 존경하는 얼굴로 말했다. "형님, 요즘 가게에 장사가 안 돼 매출이 없습니다. 시간을 며칠만 더 주면 그때는 반드시 돈을 바치겠습니다."임지수는 비굴하기 짝이 없었다."탕."시가를 물고 있는 스무 살 정도로 되어 보이는 뚱뚱한 남자가 탁자를 내려쳤다.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임지수의 멱살을 잡아 올렸다.그는 임지수보다 나이가 어렸지만, 힘은 오히려 강했다.그는 힘으로 임지수를 잡아당겼다."다시 한번 말해봐, 시간을 더 달라고?"이 광경을 지켜보던 직원은 모두 난감한 표정으로 눈치를 보고 있었다. 혹시라도 자기에게 불똥이 튈까 봐 감히 다가가지 못했다."예, 예. 며칠만 더 주십시오." 임지수가 다시 말했다.문밖에서 이 광경을 보고, 무슨 일인지 대충 알아차렸다.강서준이 그들에게 걸어갔다."다들 뭐 하는 거야?"임지수가 형님이라고 깍듯이 모시는 그 사람은 임지수의 멱살을 놓아주고 문밖에서 힐끗 쳐다보았다. "너랑 무슨 상관이지?"남자는 이 말을 하면서, 강서준의 뒤에 서있는 김초현에게 눈길을 돌렸다.김초현은 아름다웠다.청순한 그녀는 마치 열여덟, 열아홉 살 정도의 꽃다운 소녀 같았다.진이건은 김초현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형님, 형님..."그의 뒤에 있던 부하가 진이건의 옷을 가볍게 잡아당기고 있었다.김초현이 누군지 알아본 것이다.그는 매우 당황했다.그러나, 진이건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래서 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