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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화

연아는 화가 많이 난 듯 낮은 목소리로 말하며 뒤돌아 거실을 향해 갔다.

하지만 그녀가 입구까지 걸어가자, 그는 손을 뻗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이혼 증서 매일 보고 있어.”

연아는 잠시 멍해져 그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도 모른 채 소리쳤다. “이 손 놔!”

“매일 후회하고 있어. 널 잊어버리고 지켜주지 못해서 완전히 잃은걸.”

연아는 멍해져 부자연스럽게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그의 눈빛은 고통과 후회로 가득했다. 이런 그는…… 연기를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이미 잃은 건 잃은 거니까, 돌이킬 수 없어.”

가벼운 말 한마디도 민지훈에게는 잔인함 그 자체였다.

그러고 연아는 그의 손을 뿌리치며 시선을 거두고 빠르게 입구를 향해 걸어갔다……

하지만 그녀의 작은 손이 문 손잡이에 닿은 순간, 그의 침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할아버지가 문 앞에 계셔.”

민지훈의 말을 듣고 연아는 문 손잡이에서 느껴진 한기에 깜짝 놀랐다.

이 붉은색 나무 문밖에 딱 문 하나의 거리를 두고 남의 얘기를 엿듣는 “개구쟁이”가 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문을 열지 않아서 다행이지, 열었다면 아주 난감했을 것이다.

그렇게 똑똑하신 할아버님께서 두 사람의 이런 분위기를 모를 리가 없었다.

게다가 정말 문을 연다면, 할아버님이 엿듣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는 건데, 할아버님 연세에 체면도 챙겨드려야 한다.

연아는 다행스럽다는 듯 한숨을 푹 내쉬었다. 민지훈이 빨리 알려줘서 이런 민망함을 피할 수 있었다.

갑자기 등 뒤에서 가벼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연아가 뒤돌아 서자, 그는 연아를 문으로 몰아붙였다.

“할아버님께서 문밖에 계셔!” 연아는 최대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숙여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

연아는 두 눈을 크게 떴지만, 그가 그녀의 두 손을 문에 고정시키면서 “쿵” 하는 소리가 났다……

“아……” 그녀는 그에 의해 단단히 고정되어 힘을 주어 빠져나오려 했지만 몇 번이고 문에 부딪혀 “쿵쿵쿵” 소리를 냈다.

얼마나 지났을까, 가벼운 발걸음 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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