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눈빛이 매우 차갑다. 이 집안은 정말 대담하고 제멋대로다. 남자는 감히 항성 이씨 집안을 위협하고. 여자는 감히 장북산의 길을 가로막고.그리고 지금은 이 사위가 또 장 선생님의 길을 막아 섰는데,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인가?이때 최준이 마침내 하현을 가리키며 욕설을 퍼부었다.“하현, 너 이 폐물 도대체 뭘 하려는 거야? 경비원! 빨리 이 사람을 데리고 나가! 장 선생님을 괴롭히지 못하게 해!”다른 사람들도 입을 열었다. “너희 둘, 그만하면 됐어. 장 선생님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데 너희 같은 사람들이 대담하게 길을 가로 막으면 어쩌라는 거야?”“빨리 꺼져! 더 이상 가로막지 말고. 우리보고 예의 없다고 뭐라 하지 마!”이때 하현은 오히려 이런 사람들을 무시하고 장 선생님을 향해 웃으며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장북산 선생님 맞으시죠?”“저는 선생님께서 부르신 운전기사 입니다. 차는 밖에 있습니다.”장북산은 하현을 깊게 쳐다보고는 웃으며 말했다.“가격은 2천원 맞죠?”하현이 웃으며 말했다.“맞습니다. 근데 이건 바람 부는 대로 가는 순풍차라 아마 좀 돌아서 가겠지만 신경 쓰지 마세요.” 장북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내가 순풍차를 불렀으니 당연히 기사가 말하는 대로 해야죠.”두 사람의 대화는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귀를 후벼 파며 자신들이 잘못 들은 것이라 생각했다.순풍차!?장 선생님 같은 신분으로 순풍차를 불렀다는 거야? 게다가 뜻밖에도 데릴사위보고 그를 데리러 오라고 했다고?이때 다들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었다. 얼마나 많은 가문과 대기업에서 장북산 선생님에게 접근하려고 야단인가?그런데 결국 이 기사가 장북산 선생님을 모시고 가겠다고?이장성과 사람들은 벽에 박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어떤 사람이 재빨리 앞으로 나가서 말했다.“장 선생님, 차가 필요하시면 저희에게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저희는 밖에 마이
설은아는 반응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겨우 더듬으며 말했다. “하현, 너 함부로 말하지 마! 선생님을 목적지에 먼저 모셔다 드려야 하는 게 급선무지. 만약 너 때문에 선생님의 일이 지체되면 네가 배상해 드릴 수 있겠어?”하현은 웃으며 말했다.“여보, 겁내지 마. 장 선생님이 내 순풍차를 예약하실 때 약속 하신 거야. 오늘 안에 목적지까지 모셔야 드리면 돼. 어쨌든 요금이 2천원인데 얼마나 더 빨리 가려고?”네가 이렇게 말하다니 은아는 어이없는 표정이었다. 너 장 선생님을 보시고 얼마나 많은 곳을 가려고 준비한 거야?옆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눈을 부라리고 있었다. 이장성은 더 가까이 다가와 호통을 치며 말했다. “하현, 여기서 장 선생님의 일을 지체시키지 마. 내가 모셔다 드릴게!”“안돼!”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무슨 근거로 안돼!?”이장성은 피를 토할 것 같았다.“장 선생님이 가시면 누가 내 순풍차 명세서를 계산해 줘? 너는 내가 공항까지 올 때 기름도 안 넣고 온 거 같아?” 하현은 당연한 듯 말했다. “좋아! 너 돈을 원하는 구나! 이 돈이면 네 기름값으로 충분할 거야! 이제 꺼져!”이장성은 돈 한 다발을 하현 앞에 던졌다. 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네 돈은 너무 더러워. 난 관심 없어.”“너……”이장성은 화가 나서 벌벌 떨었다. 그는 하현이 일부러 소란을 피우려고 하는 것임을 알아차린 셈이었다. 이때 장북산은 이장성을 힐끗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이 세자, 장 아무개가 일평생 다른 사람에게 공짜로 받아 먹은 적이 없다니 이게 무슨 뜻이야? 나를 모욕하는 거야?”분노가 극에 달했던 이장성은 깜짝 놀라 몸을 부르르 떨며 서둘러 몸을 굽히며 말했다. “장 선생님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저는 이 폐물이 장 선생님을 데리고 쓸데없이 돌아 다니려고 하는 걸 더 이상 볼 수가 없어서 그랬어요.”“다음에 속죄의 기회를 주시면 장 어르신을 제가 목적지까지 모셔다 드리도록
한편 설은아는 비행기를 몰듯 제일 먼저 대모산 리조트 공사 현장으로 급히 차를 몰았다. 가는 길에 그녀는 이미 수없이 많은 전화를 걸어 각종 숙제를 내주기 시작했다. 하현이 어떻게 이런 주문서를 받았든지 간에 그가 장북산 선생님을 모시고 공사 현장에 온다고 한 이상 백운회사에게는 가장 좋은 기회였다. 딸이 허둥대는 모습을 보면서 뒷자리에 앉아 있던 재석과 희정 두 사람은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몰랐다. 오늘 일이 이렇게까지 발전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아무리 봐도 장북산 선생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는 데릴사위가 뜻밖에도 장북산 선생을 모시고 곳곳을 누비고 있다니?이때 모두들 꿈을 꾸는 듯한 느낌이었다. 곧 설은아는 공사현장에 도착했다. 시공사와 회사의 모든 직원들은 전부 준비를 마쳤다. 모두들 깨끗이 청소를 하고 최고의 예의를 갖추고 장북산 선생님을 환영할 준비를 했다. ……같은 시각.낡은 봉고차는 아직도 길에서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 우윤식은 운전에만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다. 하현은 손이 가는 대로 차 트렁크에서 백주 한 병을 꺼내 장북산 선생에게 던지며 웃으며 말했다.“어르신, 몇 년 못 뵀더니, 더 정정해지셨네요!”장북산은 탄식하며 말했다.“그래도 늙었지. 예전과는 비교가 안돼. 지난번 사막 동맹 지역에서 만약 네 놈이 제때에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내 늙은 목숨은 몇 년 전에 사막에 내팽개쳐졌을 거야.”하현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어르신, 과찬이세요. 다들 대하 사람들이잖아요. 그런 곳에서는 누구든 제 능력이 닿는 한 구할 거예요.”장북산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마음으로 나라와 국민들을 위하는 게 대장다운 대장이네. 만약 대장이 없었다면 5대 강국 군사들이 벌써 우리 대하에 들이닥쳤을지도 몰라.”하현은 숙연하게 말했다. “저 혼자서는 이런 일을 못하죠. 수많은 군사들이 전선에서 혈투를 벌인 덕분이죠.”장북산은 감탄하며 말했다.“공로로만 따지면 너는 진작 병
장북산은 웃으며 말했다.“너희 젊은이들의 일에는 이 노인이 끼어들지 않을게.”“하지만 네가 지금 나를 공사 현장으로 납치해 가서 광고를 하고 싶다면 한 가지 약속을 해야 돼.”하현이 웃었다. “어르신 얼마든지 분부만 내려주세요.”장북산이 말했다. “간단한 거야. 강남 군구 수비 교체식 때 네가 대장의 신분으로 참석하는 거야.” “왜요!?”장북산은 숙연한 얼굴로 말했다. “지금은 비록 5대 강국이 이미 너한테 패했지만 내가 듣기로 섬나라, 해가 지지 않는 제국, 미국 등 적들의 마음은 죽지 않았어.”“우리 대하의 원칙은 사람이 나를 해하지 않는 한 나도 사람을 해하지 않는 다는 건데, 이 날뛰는 불한당들이 발악을 하는 걸 보면 구역질이 나.” “대장, 너는 병부의 신화잖아. 네가 퇴역했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말썽을 부리러 나올 거야.”“그런데 네가 공개적인 자리에 나타나서 몇 마디 하면 이 나쁜 놈들을 충분히 놀래 킬 수 있을 거야!”하현은 한숨을 쉬었다. 본래 그는 이 일에 별로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장북산이 이렇게까지 얘기를 꺼내는데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겠는가?“그럼 당인준이 소식을 전하게 해주세요.”하현은 장북산 앞에서 전화를 걸었다.곧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킬 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장북산 선생이 이번에 남원에 몸소 오신 이유는 강남 병부 수장 수비교체를 위해서 이다. 새로운 수장이 취임하는 행사에 장북산 선생뿐 아니라, 듣기로 오랫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병부신화, 당도대 대장도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이 널리 퍼진 후 모두들 알게 되었다. 왜 장북산 선생님이 누구의 체면도 세워주지 않았는지를. 먼저 가서 대장을 만나려고 했던 것이었다!왜 그가 스스로 순풍차를 불렀는지 모두 이해가 갔다. 듣기로 대장은 퇴역 후 더할 나위 없이 조용히 생활을 했기 때문에 누구도 그의 행방을 알 수 없었다고 한다. 장 어르신이 순풍차를 부른 건 분명 남원
“이곳은 아주 좋은 곳이네요. 장기간 여기에 머물면 각종 만성 질환에 대한 보조치료 효과를 볼 수 있겠어요.”“아가씨, 이 집은 비싼가요? 만약 싸면 나도 한 세트 할게요!”장북산이 빙그레 웃으며 입을 열었다. 설은아는 재빨리 반응하며 말했다.“어르신, 저희 쪽에 마침 특가 별장이 10채 있습니다. 한번 보시죠. 가격도 아주 좋아요!”“만약 오늘 결정해 주시면 저희 쪽에서 더블 할인을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은아는 장북산의 성격상 절대 선물하는 것은 받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때 장북산은 소위 어르신들과 마찬가지로 아주 신중하게 골라 결국 크지도 작지도 않은, 산과 물을 끼고 있는 작은 별장을 골랐다. “그럼 이 집으로 할게요”은아는 힐끗 쳐다보더니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 별장은 10억 7천만원 입니다. 원하시면 앞으로의 재산세를 포함해 꼬투리에 붙은 액수는 차감해드리겠습니다!”종북산은 웃으며 말했다.“좋아요. 그럼 결정하겠습니다.”말을 하면서 그는 아멕스 블랙카드를 꺼내 은아에게 건넸다. 이 장면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겨 주었다. 분명 장북산 선생은 평생 청빈하게 사셨는데 사실 돈이 많으셨구나. 그의 의학적인 여러 발명은 말할 것도 없고 단순히 받는 월급만 해도 많이 받으니 별장 한 채 정도 사는 일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곧 이 소식이 매스컴을 통해 전해졌다. 순간 남원 부동산 시장 사람들 전체가 멍해졌다. 대모산 리조트 프로젝트는 다들 좋게 보고 있었지만 중심지가 아니라 홍보할 가치가 적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달라졌다!장북산 선생이 그곳에 있는 별장을 한 채 샀다. 만약 지금 그곳에 입주할 수 있다면 앞으로 장북산 선생과 이웃이 될 수 있지 않겠는가?10분도 안 돼서 대모산 리조트 판매부 전화가 폭주했다. 심지어 해외에 있는 고객들도 8채, 10채를 원한다고 입을 열었다. 은아는 예상치 못하게 행복이 너무 갑작스레 찾아
하현은 손목에 차고 있던 골동품 롤렉스 시계를 보며 살짝 인상을 찡그리고 말했다.“안 될 거 같아. 장 선생님이 예약하신 시간이 다가오고 있거든. 지금 목적지까지 모셔야 드려야 돼.”사실 하현은 핑계를 대는 것뿐이었다. 장북산 선생에게 대모산 리조트 프로젝트 공사장을 시찰해달라고 부탁한 것도 그는 이미 충분히 죄송스러웠다. 근데 지금 장 선생님을 또 최가로 보낸다고?솔직히 말해 하현의 마음 속에서 최가는 아무것도 아니지 않는가?은아가 아니었으면 최가는 하현을 마주할 자격도 없었을 것이다. 결국 하현은 장북산 선생을 조용히 모셔다 드렸다. 하지만 장 선생님은 결코 가만히 있을만한 사람이 아니였다. 하현이 그를 당도대 주둔지에 있는 숙소에 묵도록 안배를 했지만 그는 스스로 남원종합병원에 입주하여 진을 쳤다. 게다가 전문가 번호를 내걸지 않고 보통 번호로 했기 때문에 예약비는 1500원 밖에 안 되었다.순식간에 이 소식이 남원 전역에 퍼졌고 큰 파장을 일으켰다.과거에 난치병이 있어 계속 치료를 받지 못했던 사람들이 전부 몰려와 진찰을 받았다. ……한편 최가는 푸짐한 점심을 준비했다가 음식이 식어서 또 데우고, 데웠다가 또 식고를 반복했다. 대략 1시간쯤 후 드디어 은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할머니, 제가 하현에게 말을 했는데요. 장북산 선생님이 바쁘시다고 하셨대요. 목적지까지 모셔다 드려야 한다고 해요!”“뭐!?”최가 할머니는 탁자를 세게 쳤다. “이 늙은이가 이미 다른 가주분들을 초청해서 연회까지 다 준비해뒀는데, 너 지금 그 폐물이 선생을 모시고 올 수 없다고 말하는 거야?”“그럼 전에 공사 현장에는 어떻게 모시고 간 거야?”은아는 억울한듯 말했다.“외할머니, 아시다시피 순풍차도 시간제한이 있는데 만약 4시간안에 승객을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지 못하면 돈이 떼인대요.”“하현이 하는 말이 빨리 모셔다 드리지 않으면 손해를 볼 거라고 했어요.”최가 할머니는 하마터면 피를 한 모금 내뿜
저녁에 하현은 남원종합병원으로 달려가 장 어르신께 식사 대접을 했다. 장북산은 평생 특별한 취미는 없었고, 그냥 길거리에서 그 지방 특산물 먹는 것을 좋아했다. 하현은 오늘 밤 특별히 그 낡은 봉고차를 몰고 와 장북산과 함께 먹었다. 장북산은 모처럼 긴장을 풀고 말했다.“대장, 오늘 밤 나랑 같이 술이나 몇 잔 마시자.”하현도 거절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오랫동안 알고 지냈고 생사를 같이 했던 친분이니 술 몇 잔 하는 것도 당연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하현은 평소에 술을 한 방울도 데지 않았다. ……같은 시각, 스마트 밸리.유아를 제외하고 은아네 식구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갑자기 밖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오더니 문을 부술 도구들을 가지고 와서 대문을 폭파시켜 버렸다. 그리고 난 후 이 무리들은 살을 에는 듯한 살의를 가지고 떠들면서 들어왔다. 분명 이 사람들은 길바닥 건달들이었다. 이 사람들은 들어와 예의도 차리지 않고 한 바퀴 둘러본 뒤 은아에게로 시선을 떨어뜨렸다. “너희들 뭐야? 어떻게 갑자기 우리 집 대문을 부쉈어! 너희들 이 문이 얼마짜리인지 알아? 너희들이 배상할 거야?”팩을 하고 있던 희정은 일어서서 노하며 호통을 쳤다. “퍽!”건달 두목이 희정의 얼굴에 뺨을 세게 내리쳤다. 희정의 마스크 팩은 날아갔고 얼굴은 바로 부어 올랐다. 희정은 감히 누가 집에 와서 사람을 때릴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이건 그야말로 무법천지였다. 은아는 오히려 침착해졌고 이때 자리에서 일어나 희정을 뒤편에 두고 막아서며 말했다.“너희들 누구야? 집에 무단으로 침입하는 거 불법인 거 몰라? 게다가 사람을 때리다니, 경찰에 신고 할거야!”두목이 웃으며 말했다.“설은아 아가씨 맞지? 우리는 너를 기분 나쁘게 할 생각은 없었어. 내가 충고하는데 경찰에는 신고하지마. 아무 의미도 없고 서로 시간만 낭비할 뿐이야.”이 남자는 단호한 얼굴로 은아를 잡아 죽일듯한 표정을 지었다. “너희들 도대
“퍽!”결국 누군가 설재석의 아랫배를 그대로 걷어찼고, 그는 아파서 땅바닥에 웅크리고 계속 떨고 있었다. 희정은 막으려다가 또 뺨을 몇 번 세게 맞았다. 곧 은아는 이 사람들에게 끌려갔다. 스마트 밸리의 경호원들이 모두 와서 막으려고 했지만 결국 전부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십 여분 후, 하현의 옛 동창이자 스마트 밸리의 판매 매니저 유소미 쪽에 소식이 닿았다. 그녀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제일 먼저 하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현 큰일났어. 신원이 불분명한 놈들이 와서 네 장인장모를 때리고 형수까지 데리고 갔어!”“뭐!?”장북산과 식사를 하고 있던 하현은 안 좋은 얼굴로 이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누가 감히 자기 코 앞에서 은아를 데리고 간단 말인가? 곧이어 하현은 양정국에게 전화를 걸었다. “너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 거야? 남원의 치안이 왜 이렇게 어지러운 거야?”“내가 너한테 10분의 시간을 줄 테니, 내 아내가 어디 있는지 찾아내지 못하면 네 감투 벗을 준비해!”남원 교외, 항성과 인접해있는 해안 한 자락. 골드코스트라 불리는 이곳은 항성의 빅토리아 항을 조망하기에 충분한 곳이었다. 이곳은 곳곳에 큰 장원과 별장이 있었다. 금싸라기 땅이라 부유하고 귀하신 몸들이 아니면 이곳에 집을 살 수 없었고, 보통사람들은 접근할 자격조차 없었다. 지금 9호 장원 곳곳에는 검은 양복을 입은 호위병들이 늘어서 있었고 모두 합치면 수백 명이 넘었다. 이곳은 수비가 삼엄해 파리 한 마리도 날아 들어오지 못했다. 장원 한 가운데 연못에 정자가 하나 있었다. 장자에는 두 사람이 있었다. 남자 한 사람, 여자 한 사람.남자는 23살 남짓밖에 되지 않았지만 얼굴에는 오히려 포악하고 고집 센 기색을 띠고 있었다. 바로 정천이었다. 여자는 바로 설지연이었다. 그러나 이때 그녀는 오히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조심스럽게 과일을 깎으며 이따금씩 정성껏 고른 과일속살을 정천의 입에 넣어 주었다.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