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윤식의 얼굴은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세자가 옆에서 보고 있는데 이 뻔뻔한 여자가 어디 감히 형수님을 함부로 부르는가?이때 우윤식이 직접 앞으로 나서며 왼손으로 설지연의 목덜미를 잡고 오른 손바닥으로 뺨을 한대 후려갈겼다. 우윤식의 손은 어제 설씨 어르신의 손보다 훨씬 강했다! 이 손바닥으로 설지연의 이를 그대로 몇 개나 떨어뜨렸다. 설지연은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 졌다. 우윤식은 그제서야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너를 때리느라 내 손이 더러워졌네. 네가 하 세자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어?”“네가 뭔데?”“넌 아무것도 아니야!”설지연은 입을 다물었다. 평소에 그녀는 드세고 포악했다. 하지만 지금은 얼굴을 가리고 감히 반 마디도 하지 못했다. “내일 이 시간, 예물이 스마트 밸리로 배달되지 않으면 지금 당신들이 보고 있는 이 물건들은 남원 경찰서로 옮겨 질 거야.”“경찰서 수사반장이 처리하는 속도는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을 뛰어넘을 거라고 내가 보증하지!”말을 마친 후 우윤식은 한 무리의 사람들을 데리고 떠났다. 설씨 별장 안은 우울한 분위기가 극에 달했다. “동수야, 민혁아, 우리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을까?”설씨 어르신은 마치 수십 년은 더 늙어버린 것 같았다. 이리 저리 비틀거리며 자신의 철 왕자에 앉았다. 하마터면 숨이 턱 막힐 뻔했다. 설민혁과 설동수는 서로 눈이 마주쳤는데 모두 극도로 안 좋은 눈빛이었다. 마침내 그들은 설지연을 몹시 원망하는 눈길로 쳐다보았다.애초에 그녀가 자신이 하 세자가 마음에 들어 하는 여자라고 그 예물들을 취하지 않았다면 다른 설씨 집안 사람들은 손을 대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설동수와 설민혁은 모두 후회하고 있었지만 후회해도 소용이 없었다. “은아한테 예물은 벌써 줬다고 말하면 그만 아니야!?”이때, 어떤 설씨 집안 사람이 입을 열었다.은아가 아직 입을 떼기도 전에 희정이 이때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 “그럴 순 없지. 예물을 못 받았는
결국 설씨 어르신이 주저하며 말했다.“은아야, 우리가 전에 너랑 관계를 끊자고 하긴 했지만 우리가 무정하고 의리가 없더라도 지금 네가 우리 설씨 집안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도와줄 수 없겠니!”“이번 일만 지나고 나면 우리 집안과 너희 집안은 다시 아무런 관계가 없는 걸로 하자!”분명 설씨 어르신은 지금 은혜를 갚으려고 하는 것 같았다. 은아는 원래 그들을 상대할 생각조차 하지 않다가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의 가엾은 모습을 보고 마음이 누그러져 결국 이렇게 말했다.“제가 도울 수 있는 아이디어는 줄 수 있지만 그것을 실행하는 건 당신들의 몫이에요.”“그래, 말해봐!”설씨 어르신의 눈 앞이 번쩍 뜨였다. 은아는 심호흡을 하며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들 예물도 다 팔고, 현금도 다 나눠 가지고, 집도 사고 차도 사고 했잖아요?”“지금 그 물건들을 전부 다 팔면 얼마쯤 모을 수 있는지 보고 나머지는 다시 말할게요!”은아의 말을 듣고 지연이 제일 먼저 화를 냈다.“설은아, 너 이게 무슨 뜻이야? 설마 앞으로 우리보고 노숙이라도 하라는 거야?”“네 집이랑 차가 어떻게 오게 됐는지, 네가 나보다 더 잘 알잖아. 원래 네 물건이 아니었어. 그래서 지금 다시 돌려 달라고 하는 건데 이게 뭐가 문제야?”은아가 담담하게 말했다. “그럼 난 상관 안 해. 어쨌든 난 집이랑 차 안 팔 거야! 기껏해야 다 같이 죽는 건데 뭐!”지연은 흉악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이 말이 나오자 설씨 집안 사람들은 모두 불만이었다. “설지연, 너 말 좀 똑바로 해! 적어도 예물의 절반은 네가 다 가져 갔잖아. 네가 집도 팔고 차도 팔아야 정상 아니야?”“돈도 네가 제일 많이 썼으니 당연히 네가 앞장서서 토해 내야지!”“살기 싫으면 너 혼자 뛰어 내려. 네가 죽으면 네 재산 다 팔아버리게!”설씨 집안 사람들은 자신의 재산을 결국 지켜낼 수 있을지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설지연에게 먼저 자산을 팔라고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은아는 잠시 생각한 뒤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녀는 알 수 없었고, 알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나 하현이 이어서 말했다.“설씨 집안 사람들은 항상 돈을 헤프게 쓰면서 더할 나위 없이 사치스럽게 살아왔어. 모든 사람이 자산을 다 판다고 해도 그 예물은 마련할 수 없을 거야.”“하지만 그들이 배상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야.”“예를 들어 그들이 살림살이 정도는 남겨둘 수 있지만 설씨 회사의 49% 지분을 반드시 너한테 넘겨줘야 돼.”“그건……”은아는 조금 망설였다. 이건 설씨 집안이 가지고 있는 마지막 자산이었다. 만약 정말 그녀가 가지고 간다면 설씨 집안은 그때부터 완전히 무너질 것이다. 은아가 망설이는 것을 보고 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나도 네가 차마 매정하게 굴지 못한다는 거 알아. 하지만 이건 설씨 집안 사람들에게 살길을 내주는 셈이야.”“그렇지 않고 설씨 집안 사람들이 다른 자산을 모조리 다 팔아 치운 다음 남은 회사 지분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우윤식이 원하기만 하면 그는 설씨 회사의 시가를 마이너스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 백 가지나 있어. 그 때가 되면 이 주식들은 돈이 아니라 빚이 되는 거야.”“네가 이렇게 하는 게 그들을 돕는 거야.”“그리고 너 항상 너 스스로 분투해서 호족이 되고 싶어 했잖아. 지금이 가장 좋은 기회야!”“49% 지분이 네 손에 있고, 게다가 또 천일그룹 쪽에서 너를 밀어주면 네 사업은 나날이 번창할 거야. 그때가 되면 나는 매일 실컷 먹고 자고, 실컷 자고 먹을 거야.”은아는 이 말을 듣고 참지 못하고 하현을 한번 흘겨보았지만 그녀의 기분도 많이 좋아졌다. 뜸을 들인 뒤에야 은아는 입을 열었다. “만약 내일 그들이 예물을 다 모아오지 못하면 내가 이렇게 요구해 보긴 할건데, 그들이 결국 어떤 선택을 할지는 내가 강요하지 않을 거야.”하현은 웃으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비록 그가 이 일을 주선하긴 했지만 은아의 성격도 이와 같았고 마음씨가
하현이 담담하게 웃으며 설지연의 원한을 태연하게 풀었다.설지연의 자신감은 그녀의 미모에서 나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녀의 미모는 설은아처럼 나라가 기울어져도 모를 만큼 미인은 아니었다. 부자들에게 설지연 같은 여자는 기껏해야 놀잇감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부잣집에 시집가려는 것은 헛된 꿈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다. ……항성, 빅토리아 항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태평산 정상으로 향했다. 명문 귀족만이 들어올 수 있는 이 부자들의 산은 몇 년 동안 어떠한 풍운도 없었다. 태평산 1호 별장은 태평산 꼭대기에 있다.이 별장에서는 항성 도시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어 온 집안의 등불이 손에 잡히는 느낌이다. 사실 항성 이씨 가문도 확실히 그럴 자격이 있다. 항성 4대 최고 정상 가문 중 하나인 이씨 집안의 강함은 보통 사람이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다!항성의 많은 사람들은 항성의 자산 60% 이상이 4대 최고 가문의 손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4대 정상급 가문들 중 이씨 가문은 또 항성 자산의 거의 20%를 차지했다. 이 외에도 대하, 미국, 해가 지지 않는 제국 등지에서 이씨네는 막대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이씨네는 항성의 최초 가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평소 보안이 삼엄했던 태평산 1호 별장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선풍도골의 백세 노인이 1호 별장에서 가장 넓은 방으로 초대되어왔다. 이봉수, 항성 이씨 가문의 현 가주이다.직접 항성의 이씨 가문을 만든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때 이 남자는 앞에 있는 한 사람을 보면서 손가락이 절로 부르르 떨렸다.“몹쓸 놈! 네가 감히 돌아오다니!”“아버지, 수십 년을 못 봤는데 저를 기억하실 줄은 몰랐네요. 감동입니다.”이일해가 손에 용머리 지팡이를 들고 걸어 왔는데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 “이리 오너라! 이 몹쓸 놈을 내쫓아라!”이봉수가 노하며 소리쳤다.그러나 사방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원래 그를 도
“가주님을 뵙습니다!”엄청난 굉음과 함께 항성 이씨 가문은 권력 이양을 완료했다.이일해는 수십 년 동안 포진하고 있다가 하루 아침에 돌아와 막을 수 없는 매서운 힘으로 이가의 대권을 장악했다.……태평산 1호 별장 옥상. 하민석은 자신의 왼쪽 손바닥을 쳐다보았는데 마치 손금에 살짝 변화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일해가 그의 뒤로 다가오자 그는 자기도 모르게 손을 내려놓았다.“야망이 있는 건 결코 나쁜 게 아니야. 그런데 야망은 있으면서 전술 전략을 세우지 않고, 천리 밖을 이길 수 있는 수단이 없으면 그 야망은 하나도 남지 않고 다 불타 버릴 수밖에 없어.”이일해 역시 멀리 있는 빅토리아 항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입을 열었다. 하민석의 눈동자에 한줄기 이색이 번뜩이며 이내 몸을 굽히며 말했다.“오늘 이 모든 것은 다 할머니께서 제게 주신 것들입니다. 할머니 앞에서 감히 야망을 말하다니요.”이일해는 소리 없이 웃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네가 보기에 오늘 이 모든 것이 성공한 것 같아?”“벼락 같은 기세로 항성 이가의 대권을 빼앗았으니 당연히 성공한 거죠.”하민석이 치켜세우며 말했다.“그래, 항성 이가도 별 일 없이 다 빼앗았는데 어째서 작은 남원은 이 늙은이가 얻지 못했을까?”이일해는 쓴웃음을 짓는 듯했다. 하민석은 안색은 변하지 않았지만 등뒤에는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이때 그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이일해가 담담하게 말했다.“하은수한테 전해. 내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고. 내가 항성을 완전히 해결할 때까지 은수는 어떻게 남원 일을 끝내지 못했을까? 그럼 나는 하씨 대문호에서 한 명 줄이는 것쯤은 전혀 개의치 않을 거야.” “네!”하민석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할머니, 아니면 제가 직접 다녀올까요?”“네가 알아서 해. 이씨 가문 돈도 네가 알아서 조달해서 써. 하지만 이것만은 명심해라. 늙은이는 인내심이 좋지 않아!”말을 마치고 이일해는 돌아서서 떠났다.
남원. 다음 날, 설씨 어르신과 설민혁, 설지연 세 사람은 함께 스마트 밸리 현관에 나타났다. 그들은 손에 부동산 증서와 대량의 금과 옥, 현금 등을 들고 있었다.이 물건들은 곧 설은아에게 건네질 것이다. 이 모습에 설지연의 마음속 중심에는 분노가 가득 찼다. 이 물건들은 원래 그녀의 것이었지만 오늘 전부 설은아에게 줘야 한다. 그녀는 달갑지 않았다! 설민혁은 무거운 얼굴로 말했다. “할아버지, 우리가 모든 자산을 이미 팔긴 했지만 여전히 부족해요.”짧은 시간 내에 집과 차를 팔았으니 분명 싼 값으로 팔아야 했다. 설씨 가족은 지금 이 돈을 다 같이 모아왔지만 여전히 그들이 써버린 부분을 충당할 수 없었다. 설씨 어르신은 수십 년은 더 늙어 보였다. 이때 그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우리도 할 만큼 해서 왔으니 우리가 한 가족이었던 점을 봐서라도 이제는 은아한테 우리를 위해서 좀 둘러 대달라고 해봐야 할 거 같아요.”“그렇지 않으면 우리 식구들은 밥 구하러 갈 데도 없을 거예요.”설지연이 갑자기 입을 열고 말했다.“할아버지, 우리가 왜 우윤식의 말을 들어야 해요!”“지금 우리가 이 현금과 황금 옥석들을 가지고 남원을 떠나면 누가 우리를 막을 수 있겠어요?”“우리가 다른 나머지 사람들을 데리고 갈 방법은 없지만 우리 세 사람만 떠나면 설씨 집안도 쓰러지진 않을 거예요!”“이 돈이면 우리는 다른 지방으로 가서 다시 일어설 수 있어요!”설민혁이 이 말을 듣고 살짝 어리둥절해 하다가 뒤이어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어쩌면 이게 가장 좋은 방법 일지도 몰라요!”“군자도 원수 갚는 데는 십 년도 늦지 않는다고 했으니 우리가 지금 떠나서 나중에 발전하면 다시 돌아와서 원수를 갚아도 되죠!”설씨 어르신이 큰 기대를 걸었던 두 사람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이 두 사람은 어떻게 자기 세 사람이 돈을 들고 도망갈 수 있다고 순진하게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설마 그들은
스마트 밸리 꼭대기 층. 재석과 희정 두 사람은 일찌감치 거실에 앉아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이 예물들이 그들의 소유인 것처럼 말이다. 곧 초인종이 울렸을 때 희정은 바로 달려가 문을 열었다.동작이 조금이라도 느렸다가는 마치 그 물건들이 날아 갈 것 같았다. “재석아, 희정아……”설씨 어르신은 두 손에 짐을 들고 온화한 얼굴로 들어서며 입을 열었다. 설씨 어르신은 필경 오랫동안 설씨 집안을 지켜왔기에 재석과 희정 두 사람은 그에 대해 두려움이 잠재되어 있었다. 지금 그의 이런 모습을 보자 모두 자기도 모르게 멈춰 섰다.“재석아, 은아는?”설씨 어르신은 자신이 이 두 사람을 진정시켰다는 것을 확인한 후 이때 담담하게 물었다. 이 말을 듣고 희정은 설민혁과 설지연의 손에 들린 물건들에게로 시선이 떨어졌다. 눈동자에 빛을 띠며 말했다. “은아 회사 갔어요. 물건은 저한테 주면 되요.”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희정은 다른 사람에게 말할 시간도 주지 않고 손을 뻗어 그 물건들을 빼앗았다. 설민혁과 설지연 두 사람은 여전히 아쉬워 잠시 손을 떼지 못했다.“너희들 뭐 하는 거야!? 이 물건들은 다 하 세자가 우리 은아한테 준 거야!”“너희들 우 대표님이 한 말 기억하지?”희정은 두 사람을 노려보며 큰 소리로 말했다. 설민혁과 설지연 두 사람은 안색이 극도로 안 좋아졌다. 하지만 이 물건들을 내려놓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잠깐 들어와 앉아 봐. 숫자가 맞는지 잘 확인을 해봐야겠어. 어제 우 대표님이 사람을 보내서 선물 명세서를 보내왔어!”“숫자가 틀리면 우리는 이걸 인정 할 수 없어!” 희정은 지체 없이 그 물건들을 탁자 위에 올려 놓고 빠르고 가볍게 수를 세기 시작했다. 희정의 말을 듣고 설씨 어르신과 두 사람은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우윤식이 선물 리스트까지 보내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여기에 있는 물건들은 아마 처음 예물을 보내왔을 때의 반도 못 미치겠지?바로 이때
하현의 말을 듣고 민혁의 얼굴빛이 순간 창백해졌다. 설씨 어르신 역시 얼굴이 까맣게 변했다. 그들은 모두 은아가 마음씨가 착하고 말은 날카롭게 해도 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 앞에서 사정하는 것은 그나마 조금 나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 은아가 뜻밖에도 하현에게 이 모든 일을 맡겼다니 그럼 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희정아, 너희 집 이제 데릴사위가 일을 맡아서 보는 거냐?”설씨 어르신을 기침을 하면서 입을 열었다.그는 지금 분명 하현과 희정의 관계에 분란을 일으키려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야 그들이 물속에서 물고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의외로 희정은 지금 하현을 욕할 마음이 아예 없었다. 보석과 옥석을 모두 검사한 후 또 현금을 살펴보더니 안색이 바뀌며 말했다.“설가주님, 이 예물들의 수가 안 맞는데요?”“우 대표님이 주신 선물 리스트와 비교해 보니까 별장을 제외하고 돈과 옥석은 절반 이상이나 줄었네요!”“안되겠네요. 이렇게는 승인을 해줄 수가 없습니다. 당신들이 이 남은 물건들도 반드시 보충해놔야 합니다!”이때 희정은 허리를 밀쳐내며 입을 열었다. 그녀가 보기에 이 물건들은 모두 그녀 자신의 것이었다. 누가 조금이라도 가져가면 누구의 목숨이든 앗아갈 듯 했다. 설씨 어르신의 안색이 순간 안 좋아졌다. 그는 비록 희정이 돈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전 같았으면 그는 지금 가주의 신분으로 희정을 제압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양측은 이미 의절했으니 설씨 어르신도 자기의 신분으로 희정을 누를 수 없다고 생각했다. 설씨 어르신은 자기에 애초에 왜 민혁이와 지연이의 말을 듣고 재석 일가를 쓸어버렸는지 후회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자업자득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한참 후에야 설씨 어르신은 심호흡을 하고 온화한 미소를 짜내며 말했다.“희정아! 우리가 물건을 모으려고 하지 않은 게 아니라, 사실 우리가 남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