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이어 겨울은 은아의 손에서 물건을 낚아채더니 웃으며 말했다.“언니, 무슨 볼썽사나운 물건도 아닌데 왜 굳이 집에 가서 봐요?”“물건이 너무 싸구려라 망신당할까 봐 두려운 거예요?”“이겨울, 너 너무 심하다!”은아는 얼굴빛이 차가워졌다. 이건 하현이 자신에게 준 선물인데 무슨 근거로 겨울이 빼앗아 가는 건가?겨울은 자신의 무례함을 전혀 의식하지 못한 채 시큰둥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언니,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 난 다 언니를 위해서 이러는 거라고!”“나는 이 쓸모없는 언니네 남편이 아무거나 선물해놓고 언니를 속일까 봐 그러는 거야. 만에 하나라도 몇 년 전 구형 모델을 0.5% 할인 받아서 37만원짜리 뭐 이런 거를 사온 거라면 다시 새로운 걸로 선물해달라고 해야지!” 말을 하면서 겨울은 벌써 선물 포장지를 뜯었다.그런데 포장지 안에 있는 물건을 보았을 때 그는 온몸이 감전된 것처럼 멍해졌다.한정판!?방금 그 3억 7천짜리 한정판!?지금 이 순간 겨울은 자신의 눈이 침침해 진 줄 알고 필사적으로 자신의 눈을 비벼댔다. 그러자 원호는 이때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은아 누나, 만약에 쓰레기 같은 거라면 내가 10배는 더 좋은 걸로……”그는 말을 마치기도 전에 목소리가 뚝 그치고는 비할 데 없이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하현이 이 한정판 가방을 샀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이때 원호는 자신이 잘못 본 줄 알았다!그는 돌아서서 하현을 보고 이상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 사람 폐물 쓰레기라고 하지 않았었나?어떻게 이렇게 돈이 많을 수가 있지?거의 4억에 가까운 이 금액은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일반 가정집에서는 평생 모을 수 없는 돈이다!“하현씨. 이거 당신이 훔친 거지!?”겨울은 하현을 정면으로 가리키며 물었다.“네가 못 산다고 다른 사람도 못 살 거 같아?”하현은 어깨를 으쓱 거리며 가벼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겨울은 이것을 하현이 샀다고는
“당신들 장님이야? 이렇게 비싼 물건을 누가 떨어뜨렸는지도 모르고!”겨울은 이때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도도하게 큰 소리로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몇 명의 점원이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곧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아가씨, 무슨 말씀이신지 이해가 안가는 데요?”“무슨 말이냐고? 당신들이 봐봐. 저 사람이 뭘 샀는지! 뭘 가져갔는지 보라고!”겨울은 뒤에 있는 하현을 가리키며 큰 소리로 말했다.점장은 이상한 얼굴로 겨울을 쳐다보고는 또 하현을 쳐다보며 자기도 모르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이게 뭐가 잘못 됐다는 거예요? 이 선생님이 이 물건을 사신 게 확실 한데요.”지금 점장의 공손함은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니었다. 하현이 방금 긁은 카드의 잔고에 0이 몇 개나 있었는지 그녀는 아직 다 세보지를 못했다. “그럴 리가? 당신 눈 똑바로 크게 뜨고 확실하게 봐. 이 사람이 어떻게 이 가방을 샀겠어!?”겨울은 지금 조금 다급해졌다.그녀는 하현을 망신시키러 온 것이지 자신에게 망신을 주러 온 것이 아니었다. “아가씨, 말씀을 좀 삼가 주시면 좋겠네요! 여기 계신 이 선생님이 이 가방을 구매하신 게 확실합니다. 여기 영수증이 있으니 잘 보세요!”점장은 지금 기분이 별로 안 좋은 얼굴이었다. 소란을 피우는 걸 본적은 있어도 이렇게 소란 피우는 건 본 적이 없었다. 다른 사람이 물건을 사는 거랑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야? 너 미쳤어?겨울은 이 말을 듣자 순간 자신의 마음이 바닥으로 가라앉는 것 같았다.하지만 그녀는 단념하지 않고 영수증을 확인했다. 곧바로 그녀의 얼굴은 ‘싹’하고 새하얗게 질렸다.영수증에는 금액이 정확하게 적혀 있었다. 더도 덜도 말고 딱 3억 7천 만원이었다.그러니까 이 가방을 정말 하현이 산 거라고?그럴 리가!?그는 분명 폐물인데 어떻게 이렇게 돈이 많을 수가 있지?겨울은 자기도 모르게 은아를 쳐다보았다. 설마 하현이 정말 그녀의 카드로 긁었단 말인가?“언니, 정말 대단하다.
“폐물, 너 또 뭐 하려고?”겨울이 못마땅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설마, 또 언니한테 선물 하려고?”“그래, 그럼 어디 한번 사봐! 능력이 있으면 여기 있는 가방 다 사봐!”“당신이 할 수 있으면 내가 무릎 꿇고 절이라도 할게!”지금 겨울은 거만하게 굴었다. 그녀가 보기에 하현이 4억에 가까운 가방을 산 건 억지로 허세를 부리고 있는 것이었다. 그에게 이 가게에 있는 가방을 전부 사라고 하다니? 어쩜 이럴 수가?다 하면 몇 억은 되지 않겠는가?“네가 직접 말했어.”하현이 미소를 짓고는 은아를 쳐다보며 말했다.“이따가 동영상 찍는 거 잊지마.”말을 마치고 하현은 그 점장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여기 있는 가방 다 포장해주세요.”떠들썩 하던 점장은 얼떨떨해졌다. 정말 전부 다 달라고?여기에 있는 물건들을 다 하면 거의 15억원에 육박했다!“선생님, 농담이시죠?”정장은 믿을 수가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물론 아니죠.”하현은 단호했다. 점장은 숨을 한 모금 들이 마셨다. 물론 그녀는 하현이 돈이 많다는 것은 알았지만 문제는 이렇게 물건을 사는 사람은 처음 본다는 것이었다. 이때 그녀의 머릿속은 온통 수풀로 뒤덮여 어떤 반응도 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 겨울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렸다. 그녀는 하현이 정말 이렇게 말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일부러 그녀의 체면을 세워주려고?하지만 문제는 말은 쉽지만 실제로 살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비록 은아가 회장이라고 하지만 거의 십 몇 억을 현금으로 가지고 있다는 것은 믿을 수가 없었다!“빨리 포장해서 계산하지 않고 뭐해요!”이때 겨울은 이를 갈며 입을 열었다. 지금 겨울은 이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폐물이 자신의 머리를 짓밟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옆에 있던 원호는 식은 땀을 ‘뚝뚝’ 흘렸다. 그는 세상 물정을 잘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지금 하현이 굉장히 침착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정말 너무 담담해서 조금도
희정은 이 순간 재빨리 반응을 하며 말했다.“은아야, 내가 너한테 몇 번이나 말했잖아. 돈이 있다고 이렇게 함부로 쓰지 말라고. 게다가 이 돈이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나온 건지, 너 확실히 물어봐야 해!”“만약 또 빌린 거라면 너 반드시 하현에게 그 빚은 자기 거라는 거에 서명을 받아 놔야 돼. 우리랑은 무관하다고!”희정의 이 말을 듣고 장미진 일가의 안색이 다시 피기 시작했다. 돈을 빌려서 이렇게 뻐기는 건 앞으로 어떻게 돈을 갚느냐에 달려있다!은아는 이상한 표정으로 하현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녀는 하현의 돈이 어디서 났는지를 알 수 없었지만 하현이 돈을 빌린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누구도 큰 돈을 바람에 날리듯 아무렇게나 십 몇 억을 빌려주지는 않는다. 관건은 돈을 빌리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하현은 방금 전화할 시간도 없었다! 잠시 의아한 점들은 내려놓고 은아가 천천히 말했다.“엄마, 이모. 오늘은 아무도 괴롭힐 생각이 없어요. 방금 누가 와서 소란을 피우려고 했는지 다 보셨잖아요.”“설마 겨울이 저를 괴롭히는 거는 괜찮은 거예요? 저는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제가 겨울이를 괴롭혔다고요?”은아는 오늘 단단히 화가 났다. 겨울이 너무 심하게 굴었다!미진과 희정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이제 어쩔 수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의 일련의 일들은 은아가 하현을 싫어하게 만들기는커녕 오히려 그들이 망신을 당했다. 그러나 하현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겨울, 너 네가 한 말 잊은 거 아니지?”하현이 이렇게 말하자 순간 모든 사람이 하현을 노려보았다. 물론 당연히 잊지 않았다. 방금 이겨울이 직접 말했다. 만약 하현이 이 물건들을 다 사면 하현에게 무릎을 꿇고 절을 할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겨울은 하현을 전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정말 그렇게 할 수가 있겠는가?겨울의 안색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이런 데릴사위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거기다 동영상까지 찍겠다고? 만
원래 그의 성격대로라면 반드시 겨울을 무릎 꿇게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은아가 그만두자고 해서 그만 둔 것이다. 사소한 일일 뿐이었다. “쇼핑은 이제 그만하고 갑시다!”이때 겨울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서 하현과 은아는 쳐다보지도 않고 화가 잔뜩 난 채 돌아서서 떠나버렸다. 미진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은아야. 네 남편은 예의가 없어. 앞으로 우리랑 친척으로 잘 지내고 싶으면 단속 잘해!” 말을 마치고 그녀도 가버렸다. 원호는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밋밋한 표정의 하현을 보고 오히려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 하현은 오늘의 행동으로 하현이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지만 도대체 얼마나 특별한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하현의 신분이 확실해지지 않았다. 그래서 원호는 하현의 기분을 계속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곧 그도 자리를 떠났다. 세 사람이 떠나고 나서야 은아는 어이없다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너 어디서 돈이 나서 이렇게 많은 걸 다 산 거야?”“빌린 거라고는 절대 말하지 마.”하현은 이미 3일 후 자산 통합식 때 설은아에게 모든 걸 고백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때 그는 미리 폭로할 마음이 없었다.“지난번 골동품시장에서 유아가 억울한 일 당했던 거 기억해?”“기억하지. 근데 그거랑 이게 무슨 상관이야?”은아는 궁금한 얼굴이었다. 재석과 희정도 쳐다보았다. 그들도 이 일은 알고 있었지만 이게 무슨 관계가 있는 지는 생각해내지 못했다.“그때 그들이 우리에게 돈을 물어준다고 했는데, 마침 이틀 전에 내 카드로 돈이 들어왔어.하현이 어깨를 으쓱하며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이 설명은 완벽하다고 자부했다. 은아는 분명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뭐!? 유아에게 보상을 해준 거라고!? 그게 15억이라고!”희정은 이 말을 듣고 하마터면 기절 할 뻔했다.15억의 보상금을 가지고 전부 가방을 샀다고? 하나도 안 남기고?지금 희정 자신도 그러면 안
“그럼 어떻게 하지?”재석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뭘 어떡해? 당연히 계획대로 해야지!” 장미진의 얼굴은 냉랭했다.“원호야, 너 약속 잡았어? 오늘 밤은 네 홈그라운드니 너 반드시 잘 잘해야 돼!” 겨울도 입을 열었다. 원호는 하현에 대해 조금 두려운 점이 있었다. 하지만 희정이 하현의 돈이 어떻게 나왔는지 말해주자 그의 마음은 분노로 가득 차 올랐다. 그는 자신 같은 거물이 한낱 이 데릴사위에게 놀랐다니 이건 정말 창피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 생각에 미치자 원호는 차갑게 말했다. “어머니, 겨울아. 안심하세요!”“다음 일은 저에게 맡기세요!”“이 데릴사위가 이렇게 뻐기는 걸 좋아하니 그럼 내가 고급스러운 곳으로 모시고 가야지!”“사람들도 제다 가 약속해뒀고 일도 다 잘 안배해 놨었어요!”“오늘이 지나면 다시는 우리 앞에 나타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해요!”겨울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거로는 부족해! 나는 그 사람이 나한테 무릎 꿇고 절을 했으면 좋겠어. 동영상 찍어주는 것도 잊지 말고!”……오늘 두 가족은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아도 저녁도 같이 먹지 않았다. 하현은 전혀 개의치 않고 은아를 데리고 송월만 호텔 아래층에 있는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했다. 너무 늦게 내려와 룸은 다 예약이 차 있었고 로비 자리만 남아있었다. 하지만 하현과 은아도 오래된 부부라 이런 거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두 사람은 좋아하는 음식을 시켜서 편하게 먹고 있었다. 하현도 자신이 은아와 이렇게 가깝게 지낸 지가 너무 오래간만이란 생각이 들어 너무 기분이 좋았다. 특히 남원에 온 후 둘만 가지는 시간이 더 줄어 들었다. 그래서 그는 이런 흔치 않은 기회를 매우 소중히 여겼다. “은아 누나. 이런 우연이!?”이때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옆에 양복 차림의 두 남자가 다가왔는데 그 중 하나가 류원호였다. 지금 원호의 얼굴에는 희미하게 득의양양한 빛이 비췄다. 그는
그러자 은아가 오히려 차분한 표정으로 말했다..“나 은행장님이시라고요?”“관심 가져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근데 저희 회사는 당분간은 자금에 문제가 없어서요. 필요할 때 꼭 찾아가겠습니다.”말은 이렇게 했지만 은아는 나민영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녀도 바보는 아니니 자연히 나민영의 탐욕스러운 눈빛을 감지했던 것이다. 원호가 이런 사람을 데리고 와서 자신에게 소개를 하다니 이것은 분명 자기와 하현의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하는 것이라 그녀는 너무 화가 났다. 원호는 은아가 화가 났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이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누나, 나 은행장님은 젊고 아주 훌륭하신 분이에요. 얼마나 많은 부잣집 따님들이 은행장님을 만나고 싶어서 난린지 몰라요!”“오늘 이렇게 은행장님을 알게 된 것도 누나에게는 영광인 거예요. 이것도 기횐데 은행장님과 같이 술 한잔 하실래요? 내 체면 세워주는 셈쳐요!”은아는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나 지금 남편이랑 같이 밥 먹어야 해서 시간 없어.”“두 분 별일 없으시면 식사 대접이나 할게요!”은아가 이렇게까지 말한 건 분명 손님들을 쫓아내려는 것이었다. 안색이 안 좋아진 원호는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누나, 내 체면은 세워주지 않겠다는 거예요?”나민영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류 부장님, 저를 알 필요가 없는 분이시니 그만 두세요.”“하지만 나와의 합작은 없었던 걸로 합시다.”“아니, 아니, 아니, 제가 반드시 잘 타이르겠습니다!”원호의 얼굴은 어두침침해졌다. 그리고는 은아에게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속삭였다.“은아 누나, 오늘 누나가 좋든 안 좋든, 은행장님이 누나를 마음에 들어 하셨으니 같이 술 한 잔 합시다!”“그렇지 않으면 내 프로젝트가 잘 성사되지 않을 거예요. 그럼 앞으로 천일그룹에서 잘 될 생각은 하지 마세요!”이때 옆에 있던 하현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류원호, 너는 천일그룹의 부장일 뿐이야.”“천일그룹에서 너 같은 사람은
원호가 이 말을 듣고 비웃었다. 그는 하현 같은 사람과 더 이상 얘기할 가치를 못 느꼈다. 이때 그는 은아를 진지한 표정으로 쳐다보며 말했다.“누나, 내가 진심으로 해주는 말이니 잘 들어봐!”“누나네 남편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운명이야!”“만약 내가 누나라면 지금 그를 걷어 차버릴 거야. 그래야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으니까!”“나는 정말 누나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 다른 사람들은 다 누나를 비웃을 뿐이야!”원호는 마치 은아를 생각하는 듯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편 나민영도 웃으며 말했다.“맞아요. 설 아가씨같이 훌륭하고, 사업도 잘하고, 젊고 예쁘신 분이 어떻게 이런 남자와 어울릴 수 있겠어요?”“아가씨는 아가씨를 잘 돌봐주고 사업에도 도움이 되는 정말 훌륭한 남자를 고려해 보셔야 해요!”말을 마치고 나민영은 약간 가슴을 폈다. 그의 뜻은 간단했다. 진정 훌륭한 남자는 바로 자신이라는 것이었다. 분명 오늘 밤 이 두 사람은 우연을 가장해 접근했던 것이다.은아는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내 일은 네가 걱정할 일이 아니야!”“그리고 나는 하현이 너무 좋아!”“우리는 잘 먹고 잘 살고 있으니 제발 우리를 귀찮게 하지 마!”원호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누나, 정신 좀 차릴 수 없어?”“잘 지낸다고?”“오늘 저녁 식사만 해도 이 사람은 돈을 낼 수 없을 텐데? 한 끼 식사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 최소 3백 7십만 원이야.”“오늘 오후에도 다른 사람이 유아에게 배상금 물어 준 걸로 뻐긴 거잖아. 정말 돈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고!”“가난뱅이는 그저 가난뱅이일 뿐이야. 어찌 닭이 봉황이 될 수 있겠어!”“우리가 밥을 어떻게 먹고, 어떻게 돈을 내든 그건 너랑은 아예 상관 없는 일이야!”은아는 정말 화가 났다.“제발 가 줄래?”원호는 안색이 약간 변했고 나민영은 안색이 어두워졌다.하현은 냉담한 표정으로 말했다.“너 바보야? 아니면 귀머거리야? 내 아내가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