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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8장

Author: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폐물, 너 또 뭐 하려고?”

겨울이 못마땅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설마, 또 언니한테 선물 하려고?”

“그래, 그럼 어디 한번 사봐! 능력이 있으면 여기 있는 가방 다 사봐!”

“당신이 할 수 있으면 내가 무릎 꿇고 절이라도 할게!”

지금 겨울은 거만하게 굴었다. 그녀가 보기에 하현이 4억에 가까운 가방을 산 건 억지로 허세를 부리고 있는 것이었다.

그에게 이 가게에 있는 가방을 전부 사라고 하다니? 어쩜 이럴 수가?

다 하면 몇 억은 되지 않겠는가?

“네가 직접 말했어.”

하현이 미소를 짓고는 은아를 쳐다보며 말했다.

“이따가 동영상 찍는 거 잊지마.”

말을 마치고 하현은 그 점장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여기 있는 가방 다 포장해주세요.”

떠들썩 하던 점장은 얼떨떨해졌다. 정말 전부 다 달라고?

여기에 있는 물건들을 다 하면 거의 15억원에 육박했다!

“선생님, 농담이시죠?”

정장은 믿을 수가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물론 아니죠.”

하현은 단호했다.

점장은 숨을 한 모금 들이 마셨다. 물론 그녀는 하현이 돈이 많다는 것은 알았지만 문제는 이렇게 물건을 사는 사람은 처음 본다는 것이었다.

이때 그녀의 머릿속은 온통 수풀로 뒤덮여 어떤 반응도 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

겨울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렸다.

그녀는 하현이 정말 이렇게 말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일부러 그녀의 체면을 세워주려고?

하지만 문제는 말은 쉽지만 실제로 살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비록 은아가 회장이라고 하지만 거의 십 몇 억을 현금으로 가지고 있다는 것은 믿을 수가 없었다!

“빨리 포장해서 계산하지 않고 뭐해요!”

이때 겨울은 이를 갈며 입을 열었다.

지금 겨울은 이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폐물이 자신의 머리를 짓밟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옆에 있던 원호는 식은 땀을 ‘뚝뚝’ 흘렸다.

그는 세상 물정을 잘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지금 하현이 굉장히 침착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정말 너무 담담해서 조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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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 사위면 될까?   799장

    희정은 이 순간 재빨리 반응을 하며 말했다.“은아야, 내가 너한테 몇 번이나 말했잖아. 돈이 있다고 이렇게 함부로 쓰지 말라고. 게다가 이 돈이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나온 건지, 너 확실히 물어봐야 해!”“만약 또 빌린 거라면 너 반드시 하현에게 그 빚은 자기 거라는 거에 서명을 받아 놔야 돼. 우리랑은 무관하다고!”희정의 이 말을 듣고 장미진 일가의 안색이 다시 피기 시작했다. 돈을 빌려서 이렇게 뻐기는 건 앞으로 어떻게 돈을 갚느냐에 달려있다!은아는 이상한 표정으로 하현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녀는 하현의 돈이 어디서 났는지를 알 수 없었지만 하현이 돈을 빌린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누구도 큰 돈을 바람에 날리듯 아무렇게나 십 몇 억을 빌려주지는 않는다. 관건은 돈을 빌리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하현은 방금 전화할 시간도 없었다! 잠시 의아한 점들은 내려놓고 은아가 천천히 말했다.“엄마, 이모. 오늘은 아무도 괴롭힐 생각이 없어요. 방금 누가 와서 소란을 피우려고 했는지 다 보셨잖아요.”“설마 겨울이 저를 괴롭히는 거는 괜찮은 거예요? 저는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제가 겨울이를 괴롭혔다고요?”은아는 오늘 단단히 화가 났다. 겨울이 너무 심하게 굴었다!미진과 희정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이제 어쩔 수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의 일련의 일들은 은아가 하현을 싫어하게 만들기는커녕 오히려 그들이 망신을 당했다. 그러나 하현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겨울, 너 네가 한 말 잊은 거 아니지?”하현이 이렇게 말하자 순간 모든 사람이 하현을 노려보았다. 물론 당연히 잊지 않았다. 방금 이겨울이 직접 말했다. 만약 하현이 이 물건들을 다 사면 하현에게 무릎을 꿇고 절을 할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겨울은 하현을 전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정말 그렇게 할 수가 있겠는가?겨울의 안색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이런 데릴사위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거기다 동영상까지 찍겠다고? 만

  • 재벌 사위면 될까?   800장

    원래 그의 성격대로라면 반드시 겨울을 무릎 꿇게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은아가 그만두자고 해서 그만 둔 것이다. 사소한 일일 뿐이었다. “쇼핑은 이제 그만하고 갑시다!”이때 겨울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서 하현과 은아는 쳐다보지도 않고 화가 잔뜩 난 채 돌아서서 떠나버렸다. 미진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은아야. 네 남편은 예의가 없어. 앞으로 우리랑 친척으로 잘 지내고 싶으면 단속 잘해!” 말을 마치고 그녀도 가버렸다. 원호는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밋밋한 표정의 하현을 보고 오히려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 하현은 오늘의 행동으로 하현이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지만 도대체 얼마나 특별한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하현의 신분이 확실해지지 않았다. 그래서 원호는 하현의 기분을 계속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곧 그도 자리를 떠났다. 세 사람이 떠나고 나서야 은아는 어이없다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너 어디서 돈이 나서 이렇게 많은 걸 다 산 거야?”“빌린 거라고는 절대 말하지 마.”하현은 이미 3일 후 자산 통합식 때 설은아에게 모든 걸 고백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때 그는 미리 폭로할 마음이 없었다.“지난번 골동품시장에서 유아가 억울한 일 당했던 거 기억해?”“기억하지. 근데 그거랑 이게 무슨 상관이야?”은아는 궁금한 얼굴이었다. 재석과 희정도 쳐다보았다. 그들도 이 일은 알고 있었지만 이게 무슨 관계가 있는 지는 생각해내지 못했다.“그때 그들이 우리에게 돈을 물어준다고 했는데, 마침 이틀 전에 내 카드로 돈이 들어왔어.하현이 어깨를 으쓱하며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이 설명은 완벽하다고 자부했다. 은아는 분명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뭐!? 유아에게 보상을 해준 거라고!? 그게 15억이라고!”희정은 이 말을 듣고 하마터면 기절 할 뻔했다.15억의 보상금을 가지고 전부 가방을 샀다고? 하나도 안 남기고?지금 희정 자신도 그러면 안

  • 재벌 사위면 될까?   801장

    “그럼 어떻게 하지?”재석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뭘 어떡해? 당연히 계획대로 해야지!” 장미진의 얼굴은 냉랭했다.“원호야, 너 약속 잡았어? 오늘 밤은 네 홈그라운드니 너 반드시 잘 잘해야 돼!” 겨울도 입을 열었다. 원호는 하현에 대해 조금 두려운 점이 있었다. 하지만 희정이 하현의 돈이 어떻게 나왔는지 말해주자 그의 마음은 분노로 가득 차 올랐다. 그는 자신 같은 거물이 한낱 이 데릴사위에게 놀랐다니 이건 정말 창피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 생각에 미치자 원호는 차갑게 말했다. “어머니, 겨울아. 안심하세요!”“다음 일은 저에게 맡기세요!”“이 데릴사위가 이렇게 뻐기는 걸 좋아하니 그럼 내가 고급스러운 곳으로 모시고 가야지!”“사람들도 제다 가 약속해뒀고 일도 다 잘 안배해 놨었어요!”“오늘이 지나면 다시는 우리 앞에 나타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해요!”겨울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거로는 부족해! 나는 그 사람이 나한테 무릎 꿇고 절을 했으면 좋겠어. 동영상 찍어주는 것도 잊지 말고!”……오늘 두 가족은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아도 저녁도 같이 먹지 않았다. 하현은 전혀 개의치 않고 은아를 데리고 송월만 호텔 아래층에 있는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했다. 너무 늦게 내려와 룸은 다 예약이 차 있었고 로비 자리만 남아있었다. 하지만 하현과 은아도 오래된 부부라 이런 거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두 사람은 좋아하는 음식을 시켜서 편하게 먹고 있었다. 하현도 자신이 은아와 이렇게 가깝게 지낸 지가 너무 오래간만이란 생각이 들어 너무 기분이 좋았다. 특히 남원에 온 후 둘만 가지는 시간이 더 줄어 들었다. 그래서 그는 이런 흔치 않은 기회를 매우 소중히 여겼다. “은아 누나. 이런 우연이!?”이때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옆에 양복 차림의 두 남자가 다가왔는데 그 중 하나가 류원호였다. 지금 원호의 얼굴에는 희미하게 득의양양한 빛이 비췄다. 그는

  • 재벌 사위면 될까?   802장

    그러자 은아가 오히려 차분한 표정으로 말했다..“나 은행장님이시라고요?”“관심 가져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근데 저희 회사는 당분간은 자금에 문제가 없어서요. 필요할 때 꼭 찾아가겠습니다.”말은 이렇게 했지만 은아는 나민영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녀도 바보는 아니니 자연히 나민영의 탐욕스러운 눈빛을 감지했던 것이다. 원호가 이런 사람을 데리고 와서 자신에게 소개를 하다니 이것은 분명 자기와 하현의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하는 것이라 그녀는 너무 화가 났다. 원호는 은아가 화가 났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이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누나, 나 은행장님은 젊고 아주 훌륭하신 분이에요. 얼마나 많은 부잣집 따님들이 은행장님을 만나고 싶어서 난린지 몰라요!”“오늘 이렇게 은행장님을 알게 된 것도 누나에게는 영광인 거예요. 이것도 기횐데 은행장님과 같이 술 한잔 하실래요? 내 체면 세워주는 셈쳐요!”은아는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나 지금 남편이랑 같이 밥 먹어야 해서 시간 없어.”“두 분 별일 없으시면 식사 대접이나 할게요!”은아가 이렇게까지 말한 건 분명 손님들을 쫓아내려는 것이었다. 안색이 안 좋아진 원호는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누나, 내 체면은 세워주지 않겠다는 거예요?”나민영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류 부장님, 저를 알 필요가 없는 분이시니 그만 두세요.”“하지만 나와의 합작은 없었던 걸로 합시다.”“아니, 아니, 아니, 제가 반드시 잘 타이르겠습니다!”원호의 얼굴은 어두침침해졌다. 그리고는 은아에게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속삭였다.“은아 누나, 오늘 누나가 좋든 안 좋든, 은행장님이 누나를 마음에 들어 하셨으니 같이 술 한 잔 합시다!”“그렇지 않으면 내 프로젝트가 잘 성사되지 않을 거예요. 그럼 앞으로 천일그룹에서 잘 될 생각은 하지 마세요!”이때 옆에 있던 하현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류원호, 너는 천일그룹의 부장일 뿐이야.”“천일그룹에서 너 같은 사람은

  • 재벌 사위면 될까?   803장

    원호가 이 말을 듣고 비웃었다. 그는 하현 같은 사람과 더 이상 얘기할 가치를 못 느꼈다. 이때 그는 은아를 진지한 표정으로 쳐다보며 말했다.“누나, 내가 진심으로 해주는 말이니 잘 들어봐!”“누나네 남편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운명이야!”“만약 내가 누나라면 지금 그를 걷어 차버릴 거야. 그래야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으니까!”“나는 정말 누나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 다른 사람들은 다 누나를 비웃을 뿐이야!”원호는 마치 은아를 생각하는 듯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편 나민영도 웃으며 말했다.“맞아요. 설 아가씨같이 훌륭하고, 사업도 잘하고, 젊고 예쁘신 분이 어떻게 이런 남자와 어울릴 수 있겠어요?”“아가씨는 아가씨를 잘 돌봐주고 사업에도 도움이 되는 정말 훌륭한 남자를 고려해 보셔야 해요!”말을 마치고 나민영은 약간 가슴을 폈다. 그의 뜻은 간단했다. 진정 훌륭한 남자는 바로 자신이라는 것이었다. 분명 오늘 밤 이 두 사람은 우연을 가장해 접근했던 것이다.은아는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내 일은 네가 걱정할 일이 아니야!”“그리고 나는 하현이 너무 좋아!”“우리는 잘 먹고 잘 살고 있으니 제발 우리를 귀찮게 하지 마!”원호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누나, 정신 좀 차릴 수 없어?”“잘 지낸다고?”“오늘 저녁 식사만 해도 이 사람은 돈을 낼 수 없을 텐데? 한 끼 식사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 최소 3백 7십만 원이야.”“오늘 오후에도 다른 사람이 유아에게 배상금 물어 준 걸로 뻐긴 거잖아. 정말 돈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고!”“가난뱅이는 그저 가난뱅이일 뿐이야. 어찌 닭이 봉황이 될 수 있겠어!”“우리가 밥을 어떻게 먹고, 어떻게 돈을 내든 그건 너랑은 아예 상관 없는 일이야!”은아는 정말 화가 났다.“제발 가 줄래?”원호는 안색이 약간 변했고 나민영은 안색이 어두워졌다.하현은 냉담한 표정으로 말했다.“너 바보야? 아니면 귀머거리야? 내 아내가 하

  • 재벌 사위면 될까?   804장

    “어떻게 된 거야?”은아는 원호가 어떻게 갑자기 하현을 초대한 건지 의문스러웠다.“나 가서 천일그룹 사람들 좀 만나게 해줘. 가서 사람들 좀 보고 올게. 아마 앞으로 네 일에 도움이 될 지도 모르잖아.”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일찍 갔다가 일찍 돌아와.”은아는 조금 걱정이 되긴 했지만 하현이 인맥을 쌓으러 간다고 하니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30분 후.송월만 백사장에 있는 한 개인 클럽. 지금 십여 명의 소위 천일그룹의 고위 임원들이 모여 있었다. 이 사람들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전에 하씨 가문 산하 그룹의 부장들이었다. 당시 하현이 청진그룹을 만들었을 때 이 사람들은 그 그룹에서 일을 했었다. 후에 하씨 가문의 내분으로 하현에 대한 충성심이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이 사람들은 떠나지 않고 제일 먼저 하민석과 사람들에게 기대어 자신이 알고 있는 자료들을 가장 먼저 갖다 바쳤다. 하민석이 하현이 만든 청진그룹을 순조롭게 인수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하씨 가문의 자산이 하현의 손으로 다시 돌아온 후 이 무리들은 또 짧은 시간 안에 천일그룹에 빌붙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슬기에게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한 이유는 자신의 이전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쉽게 말해 이들은 기회주의자들이었다. 하현이 아직 임명하지 않았기에 이 사람들의 이전의 직위는 아직 비어 있었다.이 사람들은 3일 뒤에도 그 고위직 자리를 자신들이 여전히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 착각하고 있었다. 하씨 가문과 하 세자가 싸우든 말든 무슨 상관인가?맨 마지막에 자기 자리만 적당히 잘 차지하면 되는 거 아닌가?하지만 이 사람들은 당시 하현의 심복이 아니었기에 당연히 그의 신분을 알지 못했다. “류 부장님, 오늘 이렇게 판을 깔아 주셨는데 정말 이렇게 놀아도 되는 겁니까?”“요즘 다들 긴장을 하고 있어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해요!”“그래도 놀 땐 놀아야지. 사고만 치지 마. 너도 알잖아. 지금 정말 중요한 순간이

  • 재벌 사위면 될까?   805장

    “사람이 온다!”이때 원호는 순간 빙그레 웃으며 입을 열었다. 개인 클럽 입구에서 하현은 지금 뒷짐을 지고 냉담한 얼굴로 들어왔다. 심지어 그가 걸어왔을 때 말로 설명 못할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이런 느낌이 살짝 스쳐 지나가면서 그곳에 있던 소위 고위급 임원들은 약간 의문스러워했다. “류원호, 이 사람이 네가 말한 폐물이야?”어떤 임원이 조금 불확실한 듯 입을 열었다. 눈앞의 이 사람은 낯이 익었는데 딱히 어디서 만났는지 기억이 나진 않았다. 사실 그들은 당시 모두 작은 인물들이었고 하현을 직접 만나 볼 일은 분명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 몇몇 행사에서 작은 인물들이라도 멀리서 하현의 실루엣은 볼 수 있었기에 약간 그런 인상을 받을 수는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약간의 인상일 뿐이었다. “바로 이 사람이에요. 곧 여러분들이 보시게 될 겁니다.”원호는 빙그레 웃었다. 그런 뒤 그는 하현에게로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며 말했다. “자, 자, 소개해드릴게요!”“이분이 하현 씨예요. 설씨 집안의 데릴사위고 설은아의 폐물 남편이요. 아마 다들 들어보셨을 거예요!”“나중에 천일그룹에 좋은 프로젝트나 업무가 있으면 잊지 말고 소개해 주세요! 저 류원호의 체면을 세워주는 셈 쳐주세요!”지금 원호의 말은 듣기에는 좋았지만 하현의 신분을 이렇게 밝혔으니 이게 어디 하현에게 인맥을 쌓으라는 뜻이겠는가? 하현을 데려다가 사람들 앞에서 비웃음거리로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곧이어 그곳에 있던 고위 임원들은 깔깔 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원호는 이 사람들이 비아냥거리며 웃는 모습을 못 본 듯 여전히 은근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자, 하현씨. 내가 소개해 줄게요.”“이분은 천일그룹의 인사담당, 이미래씨.” “이분은 천일그룹의 실무담당, 장서민씨.”“이분은……”원호가 하나 둘씩 소개를 하자 이 소위 고위 임원들은 하나같이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 분명 그들은 하현이 그들을 알 자

  • 재벌 사위면 될까?   806장

    원호의 이 말을 듣고 이 임원들은 모두들 반응을 했다. 잠시 후 하나같이 배를 움켜쥐고 큰 소리로 깔깔거리며 웃었다. 허풍을 떠는 건 봤어도 이렇게 떠는 건 본적이 없었다. 이미래가 가장 먼저 웃으며 말했다.“너 하 세자가 어떤 인물인지 알아? 지금 강남의 1인자야!”“강남의 1인자 앞에서는 모두 깍듯이 대해야 해!”“그런 사람이 어떻게 데릴사위가 될 수 있겠어!”“어떻게 여기에 나타날 수 있겠냐!”“너 너무 웃기는 거 아니야?”장서민 역시 비웃는 얼굴로 말했다.“우리들은 당시 그 하씨 가문의 기업이었던 청진그룹에서 일했던 사람들이야. 나중에 하씨 대문호가 권력을 잡고 우리도 높은 자리에 올랐어. 그러니 지금 하 세자도 우리를 중시하지 않을 수가 없어!”“너는 우리 같이 견식 있고 경험 많은 고위층들이 너 같은 폐물에 속아 넘어 갈 거라고 생각했니?”“폐물이 어디서 감히 회장인 척을 해?”“우리 하 세자가 너무 조용해서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자신의 사진도 공개를 안 하기 때문에 너같이 뻔뻔한 사람들이 그분의 신분을 사칭하고 다니는 거야!”“이런 사람은 경찰서에 며칠 동안 갇혀 있어야 돼!”“경찰서에 던져 놓고 수사반장을 곤란하게 만들 건 또 뭐야? 아예 정신병원에 갖다 버리는 게 낫지!”이 말이 나오자 모두들 깔깔거리며 큰 소리로 웃었다. 장서민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웃었다.“하현, 내가 정신병원 원장 한 사람을 알고 있으니 침대 하나 마련해 달라고 할게. 최저 할인도 보장해주지!”모두들 하현을 보고 빈정거렸다. 하현은 오히려 한숨을 쉬었다. 모두 자신의 잘못이었다. 인사 방면에서 빨리 결정을 하지 못해 이런 깡패들을 밖으로 튀어나오게 한 것이다. 이때 이미래가 갑자기 젓가락을 들고 하현의 턱을 짚으며 웃었다. “쯧쯧쯧, 이 데릴사위도 그럭저럭 반반하게 생겼네. 그러니 밥이라도 얻어먹고 사는 구나!”“이렇게 하자. 마침 나이 많은 부잣집 손님들이 몇 명 있는데 그녀들에겐 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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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 사위면 될까?   4470장

    허탈해하는 하현의 표정을 살피며 설은아가 입을 열었다.“하현, 뭘 선물하는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당신이 우리 결혼기념일을 기억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해.”하현은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하현, 오늘 내가 당신한테 전화를 한 것은 더 이상 우리의 과거 일을 언급하지 말라고 말해 주고 싶어서였어.”“김탁우와의 사이는 이미 멀어졌어.”“엄마 기분이 좀 나아지면 내가 직접 말씀드릴 거야.”“당신이랑 재혼할 거라고.”“그러니 더 이상 우리 엄마랑 싸우지 마, 알았지?”설은아는 하현을 무척이나 아끼고 있는 게 분명했다.게다가 그녀는 간민효를 마주했을 때 하현을 빼앗길까 봐 상당한 위기감을 느꼈다.하현은 쓴웃음을 지었다.다른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다만 최희정은 아마 두 사람의 재혼을 승낙하지 않을 것이다.하현이 그리 강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최희정이라는 여자는 혼자서 모래폭풍도 무찌를 사람이었기 때문이다.두 사람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동안 나박하는 어느새 설 씨 집안에 도착했다.하현이 머뭇거리며 말했다.“먼저 들어가. 난 요즘...”“내려! 여긴 당신 집이야!”설은아는 억지로 하현을 차에서 끌어내렸다.“오늘 밤 여기서 자.”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설은아의 손에 이끌려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집안에 들어가니 식탁에는 이미 음식이 그득하게 차려져 있었다.최희정과 설재석 외에 그들의 양아들 이영산과 며느리 장리나도 함께 모여 있었다.네 사람이 82년산 라피트를 마시며 얼굴이 볼그레한 채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그리고 테이블 위에는 십여 개의 선물 상자가 쌓여 있었는데 그중 몇 개의 상자에는 김 씨 가문 로고가 박혀 있었다.김탁우가 방문한 것이 틀림없었다.그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하현이 나타나자 최희정의 낯빛이 일그러지며 순식간에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자네, 여긴 어쩐 일이야?”“와서 밥 먹어.”로열 회관의 일로 설재석은 여전히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고

  • 재벌 사위면 될까?   4469장

    ”하 대사가 아니었다면 당신은 아마 지금쯤 감옥에서 죽었을 거야!”“당신한테 하루의 시간을 주겠어! 우리 왕 씨 가문의 돈 일억을 갚지 않으면 바로 경찰서에 신고할 거야!”“감옥에 들어갈 준비나 하라고!”“그럼 그만 꺼져!”왕부인이 다시 손을 휘둘러 우소희의 얼굴을 날려 버렸다.망했다!완전히 망했다!우소희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얼굴을 가리며 끊임없이 통곡했다....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설은아는 하현의 차에 앉아 의문에 가득 찬 얼굴로 물었다.“도대체 우소희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어떻게 하다가 왕 씨 가문에 일억을 빚진 거냐고?”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왕 씨 가문 딸 왕자혜가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었는데 마침 내가 그녀를 구해 주게 되었어...”설은아는 어이가 없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뭐? 당신이 어떻게 사람을 구해? 당신이 의술을 알아?”하현이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모르지. 난 단지 차에서 그녀를 빼내서 폭발하기 직전의 차에서 구해 준 것뿐이야...”“그때 마침 우소희가 구급차 간호사로 왔는데 내가 한 일을 자신이 한 것으로 둔갑시켜 공을 가로챘지.”“그래서 왕 씨 가문에선 고마움의 뜻으로 그녀에게 일억을 준 거야.”“나중에 왕문빈의 부인이 진실을 알게 되었고 우소희의 잘못이 드러났지.”“하지만 부인은 우선은 딸의 부상이 더 염려되어서 잠시 우소희 일은 따지지 않았던 거야. 그런데 뜻밖에도 우소희가 그 돈을 먹고 튈 줄은 몰랐지.”“게다가 그 돈으로 사기를 쳐 돈 많은 거물을 낚은 거야...”하현은 기가 차다는 듯한 얼굴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그렇게 된 거구나.”설은아는 그제야 모든 걸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어쩐지 우다금 모녀가 휘룡만 집을 산다며 뛰어다니더라니.”“우소희가 아주 눈먼 거물을 잘 속인 거였군!”하현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다만 안타깝게도 운이 조금 모자랐던 거야. 여기서 부인을 만났으니.”“집도 날아가고

  • 재벌 사위면 될까?   4468장

    ”저는 왕 사장님이 주신 휘룡만 1호를 보러 왔습니다.”하현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런데 휘룡만의 문턱이 이렇게 높은 줄은 몰랐습니다. 매니저가 다짜고짜 절 도둑놈으로 몰 줄은 상상도 못했거든요.”“왕 사장님이 저한테 뭐라고 해명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하현의 말을 듣고 왕문빈의 부인은 눈꺼풀이 펄쩍 뛰었다.그녀는 순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손을 휘둘러 남자 매니저의 얼굴을 때렸다.“퍽!”“개자식! 눈이 멀었군!”“하 대사님은 우리 왕 씨 가문 귀빈이야!”“그런데 도둑이라니?!”“네가 뭔데 함부로 그딴 소리를 해?!”“경찰에 신고를 한다고?”“감옥에 가둔다고?”“죽고 싶은 거야?”“꺼져! 당장 내 눈앞에서 꺼지라고!”“옳고 그름도 가리지 않고 다짜고짜 사람을 얕보는 당신 같은 직원은 필요없어!”왕문빈의 부인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하현이 누구인가?왕자혜의 생명을 구해 준 은인이다.주 씨 가문 귀빈이자 풍수의 대가, 무도의 고수였고 심지어 자신도 그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해야 했던 사람이었다.그런데 감히 매니저 따위가 하현을 건드려?살기가 싫은 건가?왕문빈의 부인은 가까스로 하현의 용서를 얻은 상태였다.하현이 자칫 기분이 언짢기라도 한다면 왕문빈이 자신을 내칠 수도 있었다.남자 매니저는 일그러진 얼굴을 가리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모님, 어떻게 저한테...”“촥!”왕문빈의 부인은 또 한 번 세차게 그의 얼굴을 때렸다.“꺼지라고!”“못 들었어?”“내가 다시 한 번 말해야 알겠어?”“내가 직접 널 끌어내야 속이 시원하겠어?!”남자 매니저는 얼굴을 가린 채 아무 반박도 못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혹시라도 반박했다간 어떤 지경이 될지 그도 모르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는 왕문빈의 부인이 어떤 스타일인지 익히 잘 알고 있었다.순간 장내는 찬물을 끼얹은 듯 고요해졌다.일이 이렇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하물며 하현이 정

  • 재벌 사위면 될까?   4467장

    ”그가 훔쳤든 아니든, 내가 여기 있는 한 그는 훔친 겁니다!”“왕 사장님 머리가 어떻게 되셨더라도 절대 휘룡만 1호를 파실 분이 아닙니다!”“두 분이 솔직히 인정하는 게 좋을 겁니다. 제가 용서할 기회를 드리죠!”“그렇지 않으면 정말 경호원을 불러 경찰서로 데리고 가라고 할 거예요!”남자 매니저는 색기가 가득 흐르는 눈빛으로 설은아를 바라보았고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음흉한 속내를 슬쩍 비쳤다.설은아는 기겁하며 그의 손길을 피했다.그러자 남자 매니저는 더욱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여사님, 제가 여사님 얼굴을 봐서 특별히 두 분께는 기회를 드리겠습니다!”“안 그러면 두 분도 같이 경찰서 가서 조사를 받아야 할지 모릅니다. 쓸데없는 피해를 입을 수도 있고요.”“공범으로 몰려 죄를 피할 수 없을지도 몰라요!”남자 매니저가 이렇게 말하자 우소희는 순간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설은아, 우리 모두 피차 내막을 잘 아는 사람들이잖아?”“체면 때문에 일부러 하현한테 이런 뻔뻔한 일을 시킬 필요는 없는 거 아니야?”설은아는 그녀의 말에 기절할 뻔했다.“뭐라고?”이때 하현이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휘룡만 1호는 내가 산 게 아닌 건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주운 것도 아니에요.”“훔친 건 더더욱 아니고요.”“왜냐하면 왕 사장님이 저한테 주신 거니까요.”이 말을 들은 설은아는 약간 어리둥절해하며 믿기 어려워하는 표정을 지었다.“무슨 소리예요?”“무슨 농담을 그렇게 하냐고요?!”“왕 사장님이 당신을 어떻게 안다고 그래요?”“어떻게 천억짜리 집을 당신한테 주냐고요?!”남자 매니저는 하현의 말을 듣고 ‘피식’하고 냉소를 흘리며 얼굴 가득 혐오의 빛을 띠었다.“당신은 정말 날 바보로 아는군요!”예쁘장한 여자 영업사원들도 모두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나이도 많지 않은데 허풍이나 떨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 못마땅했던 것이다.우소희도 입을 삐죽거리며 시큰둥한

  • 재벌 사위면 될까?   4466장

    하현은 이 말을 듣고 망설임 없이 말했다.“이 집은 내가 산 것이 아닙니다...”“뭐라고요?”하현이 말을 끝맺기도 전에 남자 매니저가 눈에 한기를 가득 머금은 채 하현을 노려보았다.“이 카드키, 훔친 거죠?”이 말을 듣고 사람들은 눈이 동그래졌다가 의아한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훔친 거라고?머리가 어떻게 된 건가?훔친 카드키를 들이밀며 자신이 이 집을 산 거라고? 돌았나?!방금까지 하현을 우러러보던 사람들의 눈빛은 갑자기 돌변했다.그들은 방금 하현을 그런 눈으로 본 자신들을 탓하며 3분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설은아는 이 말을 듣고 얼굴빛이 살짝 변하며 약간 걱정스러운 듯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남자 매니저를 바라보았다.“방금 당신이 한 말, 꼭 책임져야 합니다.”“책임이라고요? 그 책임을 어떻게 지는지 제대로 알려드리죠!”남자 매니저는 손가락을 튕겨서 경호원 몇 명을 불렀다.“휘룡만 1호는 우리 휘룡만에서 가장 귀한 물건입니다!”“이 집은 외부에 판매된 적이 없었고 저당 잡힌 것도 없습니다!”“이곳은 왕문빈 사장님의 개인 별장입니다!”“카드키도 분명 왕 사장님 손에 있을 겁니다!”“그런데 그게 어떻게 외부인인 당신 손에 있단 말이죠?!”“설마 오다가 주웠다고는 말하지 마세요!”“오다 주운 게 휘룡만 1호 카드키라니요?!”“어서 말해 봐요! 이 카드키, 왕 사장님한테서 훔친 겁니까?”“솔직히 말하면 관대하게 처리해 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당장 관청에 신고해서 당신을 감옥에 처넣어 버리고 말 겁니다!”남자 매니저는 위엄 있는 얼굴로 속사포처럼 하현을 향해 퍼부었다.이로써 그는 자신이 꽤 성공한 사람처럼 느껴져 우쭐해졌다.데릴사위를 호통쳤을 뿐만 아니라 설은아 같은 미녀 앞에 꽤나 멋진 모습을 보일 수 있어서였다.가장 중요한 것은 왕문빈이 잃어버린 카드키를 되찾았다는 것이다.엄청난 공로임에 틀림없다!어쩌

  • 재벌 사위면 될까?   4465장

    휘룡만 1호?!그 가치가 천억이라고?하현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벼락을 맞은 듯 멍해졌다.방금까지도 싸움에서 이긴 수탉처럼 의기양양했던 우다금은 설은아가 손에 든 카드키를 보며 온몸이 굳어 버렸다.우소희는 자신의 뺨을 때리며 이것이 꿈이 아님을 확인한 뒤 설은아를 쳐다보았다.우소희의 눈빛에는 부러움과 질투로 이글이글 타올랐다.스스로 상류층 사람이라고 자부하는 오건우조차도 이 순간에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천억짜리 선물이라고?그 무슨 말 같지도 않은 농담을!자신의 몸값을 다 쳐도 살 수 없는 액수였다!설은아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이게 휘룡만 1호라고?”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맞아. 휘룡만 1호.”“당신 주려고 준비했어. 결혼 3주년 기념 선물이야.”하현의 말을 듣고 주변에 있던 많은 분양사 직원과 손님들이 몰려들었다.모두들 귓속말로 서로 속삭이며 하현을 한껏 우러러보았다.다들 돈이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저렇게 쉽게 천억을 들여 집을 산 사람은 처음 보았다.이것이 진정한 토호의 모습이 아닌가!하현을 얕잡아 보던 우소희는 순간 억지로 웃음을 쥐어짰다.“설은아, 하현이 어떤 사람인지 우린 모르지만 혹시 당신도 잘 모르는 거야?”“저 사람 혼자 힘으로 천억을 덥석 내놓는다고? 허! 그렇담 암퇘지도 나무에 올라갈 수 있겠군!”우다금도 옆에서 이를 갈며 거들었다.“맞아. 하현은 데릴사위야. 한 달 동안 네가 준 용돈으로 빌붙어 사는 사람이잖아?!”“그런데 어떻게 휘룡만 1호를 살 수 있단 말이야? 농담 좀 그만해! 정말 지겨워!”“분명히 인터넷에서 카드키 하나 사 가지고 너한테 준 걸 거야!”“우리 앞에 보여 주려고 말이야!”“설은아, 내가 사람 된 도리로 하나 가르쳐 줄게.”“사람이 아무리 허풍을 떨고 싶어도 체면까지 내팽개치면 안 되지.”우다금은 세상 물정에 해박한 어른인 양 하현을 꾸짖었다.“하현, 내가 꼭 당신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니지만 사람이 이렇게

  • 재벌 사위면 될까?   4464장

    하현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오건우를 쳐다보았다.오건우는 왠지 얼굴이 화끈화끈거리며 통증마저 느껴지는 것 같았다.잠시 후 그는 이를 악물고 은행 카드를 테이블 위에 내놓았다.“살게요! 내가 사요!”“전액 현금으로!”“이걸로 하겠습니다!”오건우는 49호를 가리켰다.더 비싼 집은 도저히 그의 능력 밖이었다.특가 주택 정도는 그의 능력으로 어떻게 감당할 수 있었다.그러자 분양 직원은 함박미소를 띠며 말했다.“네, 그럼 수속 도와드리겠습니다.”일사천리로 구매 계약서가 준비되었고 서명하는 것으로 모든 것이 마무리되었다.“오건우, 당신 정말 대단해! 날 이렇게 사랑하다니!”우소희는 터져 나오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계약서를 들고 오건우의 얼굴을 감싸안으며 미친 듯이 웃었다.정말 사람 하나는 잘 골랐어!이렇게 비싼 집을 사 주다니!이게 웬 떡이야!오건우의 마음속에 그녀를 향한 사랑이 이렇게 크게 자리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하지만 오건우는 이 계약으로 거의 이백억을 탕진하게 되어 유동자금은 모두 없어져 버렸다.그는 화류계에서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려고 했는데 그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하지만 우소희가 신기에 가까운 의술을 가졌으니 앞으로 인맥은 비길 데 없어 넓어질 것이다.우소희가 왕문빈의 딸을 구해 주었다니 인정상 왕문빈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 틀림없다.그것만으로도 우소희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자신이 우소희와 결혼하기만 한다면 우소희의 인맥이 곧 자신의 인맥이 된다.그렇게 되면 자신도 당당하게 왕문빈 앞에 얼굴을 내밀 수 있게 되고 날개를 달고 날아오를 일만 남게 된다.그 순간을 상상하니 지금 아무리 불쾌하고 떨떠름해도 오건우는 충분히 참을 수 있었다.잠시 생각에 빠져 있던 그의 얼굴 위에 이내 환한 미소가 번졌다.우다금 모녀는 기뻐 어쩔 줄을 몰랐다.원래 그녀는 이십억짜리 집이라도 사면 설 씨 집안에 충분히 체면이 서게 된다고 생각했었다.그런데 지금

  • 재벌 사위면 될까?   4463장

    ”어머! 오건우, 200억이잖아?”우소희는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은 채 오건우에게 온몸을 기대어 애교를 부렸다.“당신 같은 부자한테 200억은 껌이잖아. 나 이 집 갖고 싶어!”우소희는 영리한 여자였다.오건우라는 황금거위를 이용해 거액의 집 한 채를 꿀꺽 삼키고 싶었던 것이다.어쨌든 그녀는 지금 신기에 가까운 의술을 겸비한 돈 많은 여자이지 않은가!그녀가 왕문빈 부부에게 체면이 깎인 일은 현재 병원 내부에서만 알고 있으며 온라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여전히 여신격의 의사로 알고 있다.겉모습이 꽤나 예쁘장한 우소희는 왕문빈의 일억을 가지고 고급 장소에 출입하며 재벌 2세들의 관심을 끌었다.수많은 추파 속에 오건우를 선택한 우소희는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 그를 단단히 붙잡아야 했다.그래야 평생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게 된다.오건우는 지금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가 새파랗게 변했다.그러나 그도 체면을 의식하며 깊은 숨을 들이마신 뒤 가식적인 모습으로 사진을 몇 번 찍어 누군가에게 보냈다.오건우의 입에서 ‘어우, 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우소희, 방금 우리 집 풍수지리사에게 특별히 물어봤어.”“그런데 이 집은 보기에는 위치도 좋아 보이고 멀끔해 보이지만 결함이 굉장히 많다고 해.”“바람길의 입구에 위치해 있어서 교살과 노살을 막고 있대.”“그러니까 말이야. 이 집은 다른 사람들의 재난을 막아주고 있는 형상이어서 들어가서 살게 되면 병들고 아플지도 모른대.”“우리 대사님 말씀에 따르는 게 좋을 것 같아. 이 집 말고 다른 집이 있는지 둘러보자.”“가격대가 다 이렇게 비슷비슷한가요?”오건우는 분양 직원에게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그 의미는 분명했다.더 저렴한 물건이 없냐는 뜻이었다.직원은 오건우의 눈짓에 웃으며 말했다.“손님, 이미 이 가격도 싼 거예요.”“이 집은 도로 입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특가를 진행하는 거예요.”“48호 가격은 250억이에요. 그리고 다른 건...”

  • 재벌 사위면 될까?   4462장

    ”됐어! 소희야, 다른 사람 상처에 소금 뿌리는 거 아니라고 했잖아!”“좋지 않은 행동이야!”이때 공작새처럼 차려입은 우다금이 나서서 원만하게 수습하려는 척 단아한 표정을 지었다.“하현이 단지 체면이 깎일까 봐 한번 해 본 소리일 뿐이야.”“우리야 이런 일이 많으니 스스로 감정을 통제할 수 있지만 저런 사람들이야 남하고 비교될까 봐 더 잘난 척하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겠어?”“게다가 우린 지금 상류층 사람이야. 저런 데릴사위랑 실랑이를 할 필요가 뭐 있어?”“격 떨어져!”“그러니까 얼른 집이나 보자고. 빨리 수속 밟아야 하잖아?”“저런 사람과 실랑이를 하다가 좋은 집을 놓치면 우리만 손해지!”우다금은 빈정거리면서 분양 단지를 설명하는 쪽으로 시선을 돌려 흡족한 눈빛으로 대형 분양 단지들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스스로의 힘으로는 절대 이런 집을 살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예비 사위 오건우도 이런 큰집에 헛돈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그저 칠팔십 평짜리 방 세 개 정도 되는 집이라도 살 수 있다면 감지덕지일 것이다.“자, 설은아. 하현. 당신들은 먼저 돌아가.”“우리는 집을 산 후에 개인 모임이 있어서 식사도 해야 해.”“그곳은 너무 고급스러운 자리라 여러 명을 데리고 가긴 좀 안 맞거든. 함부로 데려갔다가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이 엄한 말이라도 하면 곤란하잖아, 안 그래?”하현은 무슨 말을 하려다가 설은아가 끌고 나오는 바람에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설은아는 돼먹지도 않은 우다금 모녀와 더는 화를 내며 상대할 이유가 없다고 느꼈다.아무런 의미없는 실랑이는 시간 낭비일 뿐이다.만약 최희정이 가라고 그녀를 등 떠밀지 않았더라면 아마 설은아는 죽어도 오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오건우는 설은아가 이렇게 떠나게 될까 봐 노심초사했다.자신의 부를 과시할 기회가 없어지기 때문이다.오건우는 헛기침을 하며 미소를 지었다.“우소희, 당신이 골라 봐. 마음에 드는 거 있는지 보자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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