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물, 너 또 뭐 하려고?”겨울이 못마땅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설마, 또 언니한테 선물 하려고?”“그래, 그럼 어디 한번 사봐! 능력이 있으면 여기 있는 가방 다 사봐!”“당신이 할 수 있으면 내가 무릎 꿇고 절이라도 할게!”지금 겨울은 거만하게 굴었다. 그녀가 보기에 하현이 4억에 가까운 가방을 산 건 억지로 허세를 부리고 있는 것이었다. 그에게 이 가게에 있는 가방을 전부 사라고 하다니? 어쩜 이럴 수가?다 하면 몇 억은 되지 않겠는가?“네가 직접 말했어.”하현이 미소를 짓고는 은아를 쳐다보며 말했다.“이따가 동영상 찍는 거 잊지마.”말을 마치고 하현은 그 점장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여기 있는 가방 다 포장해주세요.”떠들썩 하던 점장은 얼떨떨해졌다. 정말 전부 다 달라고?여기에 있는 물건들을 다 하면 거의 15억원에 육박했다!“선생님, 농담이시죠?”정장은 믿을 수가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물론 아니죠.”하현은 단호했다. 점장은 숨을 한 모금 들이 마셨다. 물론 그녀는 하현이 돈이 많다는 것은 알았지만 문제는 이렇게 물건을 사는 사람은 처음 본다는 것이었다. 이때 그녀의 머릿속은 온통 수풀로 뒤덮여 어떤 반응도 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 겨울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렸다. 그녀는 하현이 정말 이렇게 말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일부러 그녀의 체면을 세워주려고?하지만 문제는 말은 쉽지만 실제로 살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비록 은아가 회장이라고 하지만 거의 십 몇 억을 현금으로 가지고 있다는 것은 믿을 수가 없었다!“빨리 포장해서 계산하지 않고 뭐해요!”이때 겨울은 이를 갈며 입을 열었다. 지금 겨울은 이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폐물이 자신의 머리를 짓밟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옆에 있던 원호는 식은 땀을 ‘뚝뚝’ 흘렸다. 그는 세상 물정을 잘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지금 하현이 굉장히 침착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정말 너무 담담해서 조금도
희정은 이 순간 재빨리 반응을 하며 말했다.“은아야, 내가 너한테 몇 번이나 말했잖아. 돈이 있다고 이렇게 함부로 쓰지 말라고. 게다가 이 돈이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나온 건지, 너 확실히 물어봐야 해!”“만약 또 빌린 거라면 너 반드시 하현에게 그 빚은 자기 거라는 거에 서명을 받아 놔야 돼. 우리랑은 무관하다고!”희정의 이 말을 듣고 장미진 일가의 안색이 다시 피기 시작했다. 돈을 빌려서 이렇게 뻐기는 건 앞으로 어떻게 돈을 갚느냐에 달려있다!은아는 이상한 표정으로 하현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녀는 하현의 돈이 어디서 났는지를 알 수 없었지만 하현이 돈을 빌린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누구도 큰 돈을 바람에 날리듯 아무렇게나 십 몇 억을 빌려주지는 않는다. 관건은 돈을 빌리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하현은 방금 전화할 시간도 없었다! 잠시 의아한 점들은 내려놓고 은아가 천천히 말했다.“엄마, 이모. 오늘은 아무도 괴롭힐 생각이 없어요. 방금 누가 와서 소란을 피우려고 했는지 다 보셨잖아요.”“설마 겨울이 저를 괴롭히는 거는 괜찮은 거예요? 저는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제가 겨울이를 괴롭혔다고요?”은아는 오늘 단단히 화가 났다. 겨울이 너무 심하게 굴었다!미진과 희정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이제 어쩔 수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의 일련의 일들은 은아가 하현을 싫어하게 만들기는커녕 오히려 그들이 망신을 당했다. 그러나 하현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겨울, 너 네가 한 말 잊은 거 아니지?”하현이 이렇게 말하자 순간 모든 사람이 하현을 노려보았다. 물론 당연히 잊지 않았다. 방금 이겨울이 직접 말했다. 만약 하현이 이 물건들을 다 사면 하현에게 무릎을 꿇고 절을 할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겨울은 하현을 전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정말 그렇게 할 수가 있겠는가?겨울의 안색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이런 데릴사위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거기다 동영상까지 찍겠다고? 만
원래 그의 성격대로라면 반드시 겨울을 무릎 꿇게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은아가 그만두자고 해서 그만 둔 것이다. 사소한 일일 뿐이었다. “쇼핑은 이제 그만하고 갑시다!”이때 겨울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서 하현과 은아는 쳐다보지도 않고 화가 잔뜩 난 채 돌아서서 떠나버렸다. 미진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은아야. 네 남편은 예의가 없어. 앞으로 우리랑 친척으로 잘 지내고 싶으면 단속 잘해!” 말을 마치고 그녀도 가버렸다. 원호는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밋밋한 표정의 하현을 보고 오히려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 하현은 오늘의 행동으로 하현이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지만 도대체 얼마나 특별한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하현의 신분이 확실해지지 않았다. 그래서 원호는 하현의 기분을 계속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곧 그도 자리를 떠났다. 세 사람이 떠나고 나서야 은아는 어이없다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너 어디서 돈이 나서 이렇게 많은 걸 다 산 거야?”“빌린 거라고는 절대 말하지 마.”하현은 이미 3일 후 자산 통합식 때 설은아에게 모든 걸 고백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때 그는 미리 폭로할 마음이 없었다.“지난번 골동품시장에서 유아가 억울한 일 당했던 거 기억해?”“기억하지. 근데 그거랑 이게 무슨 상관이야?”은아는 궁금한 얼굴이었다. 재석과 희정도 쳐다보았다. 그들도 이 일은 알고 있었지만 이게 무슨 관계가 있는 지는 생각해내지 못했다.“그때 그들이 우리에게 돈을 물어준다고 했는데, 마침 이틀 전에 내 카드로 돈이 들어왔어.하현이 어깨를 으쓱하며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이 설명은 완벽하다고 자부했다. 은아는 분명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뭐!? 유아에게 보상을 해준 거라고!? 그게 15억이라고!”희정은 이 말을 듣고 하마터면 기절 할 뻔했다.15억의 보상금을 가지고 전부 가방을 샀다고? 하나도 안 남기고?지금 희정 자신도 그러면 안
“그럼 어떻게 하지?”재석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뭘 어떡해? 당연히 계획대로 해야지!” 장미진의 얼굴은 냉랭했다.“원호야, 너 약속 잡았어? 오늘 밤은 네 홈그라운드니 너 반드시 잘 잘해야 돼!” 겨울도 입을 열었다. 원호는 하현에 대해 조금 두려운 점이 있었다. 하지만 희정이 하현의 돈이 어떻게 나왔는지 말해주자 그의 마음은 분노로 가득 차 올랐다. 그는 자신 같은 거물이 한낱 이 데릴사위에게 놀랐다니 이건 정말 창피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 생각에 미치자 원호는 차갑게 말했다. “어머니, 겨울아. 안심하세요!”“다음 일은 저에게 맡기세요!”“이 데릴사위가 이렇게 뻐기는 걸 좋아하니 그럼 내가 고급스러운 곳으로 모시고 가야지!”“사람들도 제다 가 약속해뒀고 일도 다 잘 안배해 놨었어요!”“오늘이 지나면 다시는 우리 앞에 나타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해요!”겨울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거로는 부족해! 나는 그 사람이 나한테 무릎 꿇고 절을 했으면 좋겠어. 동영상 찍어주는 것도 잊지 말고!”……오늘 두 가족은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아도 저녁도 같이 먹지 않았다. 하현은 전혀 개의치 않고 은아를 데리고 송월만 호텔 아래층에 있는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했다. 너무 늦게 내려와 룸은 다 예약이 차 있었고 로비 자리만 남아있었다. 하지만 하현과 은아도 오래된 부부라 이런 거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두 사람은 좋아하는 음식을 시켜서 편하게 먹고 있었다. 하현도 자신이 은아와 이렇게 가깝게 지낸 지가 너무 오래간만이란 생각이 들어 너무 기분이 좋았다. 특히 남원에 온 후 둘만 가지는 시간이 더 줄어 들었다. 그래서 그는 이런 흔치 않은 기회를 매우 소중히 여겼다. “은아 누나. 이런 우연이!?”이때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옆에 양복 차림의 두 남자가 다가왔는데 그 중 하나가 류원호였다. 지금 원호의 얼굴에는 희미하게 득의양양한 빛이 비췄다. 그는
그러자 은아가 오히려 차분한 표정으로 말했다..“나 은행장님이시라고요?”“관심 가져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근데 저희 회사는 당분간은 자금에 문제가 없어서요. 필요할 때 꼭 찾아가겠습니다.”말은 이렇게 했지만 은아는 나민영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녀도 바보는 아니니 자연히 나민영의 탐욕스러운 눈빛을 감지했던 것이다. 원호가 이런 사람을 데리고 와서 자신에게 소개를 하다니 이것은 분명 자기와 하현의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하는 것이라 그녀는 너무 화가 났다. 원호는 은아가 화가 났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이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누나, 나 은행장님은 젊고 아주 훌륭하신 분이에요. 얼마나 많은 부잣집 따님들이 은행장님을 만나고 싶어서 난린지 몰라요!”“오늘 이렇게 은행장님을 알게 된 것도 누나에게는 영광인 거예요. 이것도 기횐데 은행장님과 같이 술 한잔 하실래요? 내 체면 세워주는 셈쳐요!”은아는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나 지금 남편이랑 같이 밥 먹어야 해서 시간 없어.”“두 분 별일 없으시면 식사 대접이나 할게요!”은아가 이렇게까지 말한 건 분명 손님들을 쫓아내려는 것이었다. 안색이 안 좋아진 원호는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누나, 내 체면은 세워주지 않겠다는 거예요?”나민영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류 부장님, 저를 알 필요가 없는 분이시니 그만 두세요.”“하지만 나와의 합작은 없었던 걸로 합시다.”“아니, 아니, 아니, 제가 반드시 잘 타이르겠습니다!”원호의 얼굴은 어두침침해졌다. 그리고는 은아에게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속삭였다.“은아 누나, 오늘 누나가 좋든 안 좋든, 은행장님이 누나를 마음에 들어 하셨으니 같이 술 한 잔 합시다!”“그렇지 않으면 내 프로젝트가 잘 성사되지 않을 거예요. 그럼 앞으로 천일그룹에서 잘 될 생각은 하지 마세요!”이때 옆에 있던 하현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류원호, 너는 천일그룹의 부장일 뿐이야.”“천일그룹에서 너 같은 사람은
원호가 이 말을 듣고 비웃었다. 그는 하현 같은 사람과 더 이상 얘기할 가치를 못 느꼈다. 이때 그는 은아를 진지한 표정으로 쳐다보며 말했다.“누나, 내가 진심으로 해주는 말이니 잘 들어봐!”“누나네 남편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운명이야!”“만약 내가 누나라면 지금 그를 걷어 차버릴 거야. 그래야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으니까!”“나는 정말 누나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 다른 사람들은 다 누나를 비웃을 뿐이야!”원호는 마치 은아를 생각하는 듯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편 나민영도 웃으며 말했다.“맞아요. 설 아가씨같이 훌륭하고, 사업도 잘하고, 젊고 예쁘신 분이 어떻게 이런 남자와 어울릴 수 있겠어요?”“아가씨는 아가씨를 잘 돌봐주고 사업에도 도움이 되는 정말 훌륭한 남자를 고려해 보셔야 해요!”말을 마치고 나민영은 약간 가슴을 폈다. 그의 뜻은 간단했다. 진정 훌륭한 남자는 바로 자신이라는 것이었다. 분명 오늘 밤 이 두 사람은 우연을 가장해 접근했던 것이다.은아는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내 일은 네가 걱정할 일이 아니야!”“그리고 나는 하현이 너무 좋아!”“우리는 잘 먹고 잘 살고 있으니 제발 우리를 귀찮게 하지 마!”원호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누나, 정신 좀 차릴 수 없어?”“잘 지낸다고?”“오늘 저녁 식사만 해도 이 사람은 돈을 낼 수 없을 텐데? 한 끼 식사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 최소 3백 7십만 원이야.”“오늘 오후에도 다른 사람이 유아에게 배상금 물어 준 걸로 뻐긴 거잖아. 정말 돈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고!”“가난뱅이는 그저 가난뱅이일 뿐이야. 어찌 닭이 봉황이 될 수 있겠어!”“우리가 밥을 어떻게 먹고, 어떻게 돈을 내든 그건 너랑은 아예 상관 없는 일이야!”은아는 정말 화가 났다.“제발 가 줄래?”원호는 안색이 약간 변했고 나민영은 안색이 어두워졌다.하현은 냉담한 표정으로 말했다.“너 바보야? 아니면 귀머거리야? 내 아내가 하
“어떻게 된 거야?”은아는 원호가 어떻게 갑자기 하현을 초대한 건지 의문스러웠다.“나 가서 천일그룹 사람들 좀 만나게 해줘. 가서 사람들 좀 보고 올게. 아마 앞으로 네 일에 도움이 될 지도 모르잖아.”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일찍 갔다가 일찍 돌아와.”은아는 조금 걱정이 되긴 했지만 하현이 인맥을 쌓으러 간다고 하니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30분 후.송월만 백사장에 있는 한 개인 클럽. 지금 십여 명의 소위 천일그룹의 고위 임원들이 모여 있었다. 이 사람들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전에 하씨 가문 산하 그룹의 부장들이었다. 당시 하현이 청진그룹을 만들었을 때 이 사람들은 그 그룹에서 일을 했었다. 후에 하씨 가문의 내분으로 하현에 대한 충성심이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이 사람들은 떠나지 않고 제일 먼저 하민석과 사람들에게 기대어 자신이 알고 있는 자료들을 가장 먼저 갖다 바쳤다. 하민석이 하현이 만든 청진그룹을 순조롭게 인수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하씨 가문의 자산이 하현의 손으로 다시 돌아온 후 이 무리들은 또 짧은 시간 안에 천일그룹에 빌붙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슬기에게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한 이유는 자신의 이전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쉽게 말해 이들은 기회주의자들이었다. 하현이 아직 임명하지 않았기에 이 사람들의 이전의 직위는 아직 비어 있었다.이 사람들은 3일 뒤에도 그 고위직 자리를 자신들이 여전히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 착각하고 있었다. 하씨 가문과 하 세자가 싸우든 말든 무슨 상관인가?맨 마지막에 자기 자리만 적당히 잘 차지하면 되는 거 아닌가?하지만 이 사람들은 당시 하현의 심복이 아니었기에 당연히 그의 신분을 알지 못했다. “류 부장님, 오늘 이렇게 판을 깔아 주셨는데 정말 이렇게 놀아도 되는 겁니까?”“요즘 다들 긴장을 하고 있어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해요!”“그래도 놀 땐 놀아야지. 사고만 치지 마. 너도 알잖아. 지금 정말 중요한 순간이
“사람이 온다!”이때 원호는 순간 빙그레 웃으며 입을 열었다. 개인 클럽 입구에서 하현은 지금 뒷짐을 지고 냉담한 얼굴로 들어왔다. 심지어 그가 걸어왔을 때 말로 설명 못할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이런 느낌이 살짝 스쳐 지나가면서 그곳에 있던 소위 고위급 임원들은 약간 의문스러워했다. “류원호, 이 사람이 네가 말한 폐물이야?”어떤 임원이 조금 불확실한 듯 입을 열었다. 눈앞의 이 사람은 낯이 익었는데 딱히 어디서 만났는지 기억이 나진 않았다. 사실 그들은 당시 모두 작은 인물들이었고 하현을 직접 만나 볼 일은 분명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 몇몇 행사에서 작은 인물들이라도 멀리서 하현의 실루엣은 볼 수 있었기에 약간 그런 인상을 받을 수는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약간의 인상일 뿐이었다. “바로 이 사람이에요. 곧 여러분들이 보시게 될 겁니다.”원호는 빙그레 웃었다. 그런 뒤 그는 하현에게로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며 말했다. “자, 자, 소개해드릴게요!”“이분이 하현 씨예요. 설씨 집안의 데릴사위고 설은아의 폐물 남편이요. 아마 다들 들어보셨을 거예요!”“나중에 천일그룹에 좋은 프로젝트나 업무가 있으면 잊지 말고 소개해 주세요! 저 류원호의 체면을 세워주는 셈 쳐주세요!”지금 원호의 말은 듣기에는 좋았지만 하현의 신분을 이렇게 밝혔으니 이게 어디 하현에게 인맥을 쌓으라는 뜻이겠는가? 하현을 데려다가 사람들 앞에서 비웃음거리로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곧이어 그곳에 있던 고위 임원들은 깔깔 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원호는 이 사람들이 비아냥거리며 웃는 모습을 못 본 듯 여전히 은근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자, 하현씨. 내가 소개해 줄게요.”“이분은 천일그룹의 인사담당, 이미래씨.” “이분은 천일그룹의 실무담당, 장서민씨.”“이분은……”원호가 하나 둘씩 소개를 하자 이 소위 고위 임원들은 하나같이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 분명 그들은 하현이 그들을 알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