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이 불효자식을 너무 우습게 봤어!”“제대하고 난 이후에 군대 쪽에서는 어떠한 위신도 서지 않을 줄 알았는데!”“그에게 이런 인맥이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하지만 이런 인맥은 한 번 쓰면 한 번은 쉬어줘야 하는 법이야. 하현이 다시 몇 번이나 더 쓸 수 있겠어?”“당분간 다른 방법을 쓸 수 없는 이상 먼저 천일 그룹을 완전히 없애버리자……”“내가 이미 은수에게 전권을 위임해서 이 일을 처리하게 해놨어. 4대 일류 가문도 돕도록 해놨으니 성공하지 못하면 그 목을 잘라 버릴 거야!”이일해는 싸늘한 얼굴이었다. 남원을 떠날 때 이미 여러 가지를 준비 한 것이 분명했다. 하민석은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하지만……”“민석아, 너는 바둑 두는 거 좋아하잖아. 이걸 분명하게 알아야 돼.”“세상은 바둑과 같아. 우리가 잠시 승부를 포기하는 건 완전한 승리를 위한 거야!”“너는 항성에 더 중요한 일이 있으니 강남 일은 은수에게 맡겨!”“네!”하민석은 더 이상 따질 수 없었다. 그들이 나가자 호화로운 요트 위에서 기다리고 있던 많은 군중들이 무릎을 꿇었다.“할머님을 뵙습니다!”……하현과 설유아가 집으로 돌아 왔을 때 설재석과 희정 두 사람은 모두 거실에 있었다. 이때 희정은 화를 내며 말했다.“너! 하루 종일 어디 갔던 거야! 네 아내 바쁜 거 안 보여?”“무슨 생신 잔치에 밥이나 얻어 먹으러 간 거 아니야? 너는 네가 갈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설재석이 냉랭하게 말했다.“하현, 만약에 네가 인맥을 위해서 그러는 거라면 나도 뭐라고 안 해!”“근데 네 신분으로 이런 자리에서 뭘 할 수 있는지 한번 네 스스로에게 물어봐.”분명 설재석과 희정이 보기에 하현은 이번에 일을 처리하러 간 것이 아니고 놀러 간 것이다. 하현이 웃었다. “아버지 어머니 제가 이번에 간 건 빚을 받으러 간 것뿐이에요.”“빚!?” 희정은 자기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섰다.“누가 너한테
강남의 하늘 하씨 가문에 대해 설재석과 희정 두 사람은 모두 마음 속으로 큰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특별히 설재석은 그 자리에서 머리를 조아렸고, 지난 날이 떠오르면서 온몸에 식은땀을 흘렸다. 지금 그는 무릎을 꿇은 채 큰 소리로 욕설을 퍼부었다. “하현, 너 이 망할 자식, 너 우리를 죽이려는 거야!?”“너 빨리 무릎 꿇어. 경원 도련님은 대인이시니 넓은 마음으로 너에게 잘못을 묻지 않고 용서해 주실 거야……”“경원 도련님, 천 번 만 번 모두 이 쓰레기 잘못입니다. 이 사람만 벌하시고 저희는 그냥 놔주세요!”이때 희정도 설은아의 품에서 어슴푸레 깨어나 창백한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며 말했다.“망할 자식, 빨리 하 도련님께 용서를 빌어. 우리는 죄값을 치를 수 없어!”“집안이 불행해졌어! 우리 설씨 집안에 어떻게 너 같은 사위가 있는지!”지금 희정은 거의 울 뻔했다. 그런데 곧이어 그가 붕대를 감은 채 힘겹게 목발을 짚고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재석과 희정은 이 광경을 보고 놀랐다. 하경원이 미라와 무슨 차이가 있을까? 설은아는 이때 자기도 모르게 말했다.“하경원씨, 이 일은 우리 부모님과는 상관 없는 일이니 우리가 설명해드릴게요!”하경원의 참상을 보며 재석과 희정은 벌벌 떨었다. 하씨 집안이 만약 잘못을 따진다면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될지 하늘 만이 알 것이다. “설 아가씨, 오늘 저는 사과 드리러 왔어요!”“제가 그 동안 어리석게 굴었던 것 깊이 사과 드립니다!”마침내 하경원이 입을 열자, 희정과 재석은 깜짝 놀랐다.“퍽______”곧이어 하경원은 깁스를 한 채로 무릎을 꿇었다.“지금부터 앞으로 다시는 나타나지 않을게요!”“부디 용서해 주세요……”이때 설은아의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들은 모두 하경원이 하현을 찾아와 결판을 내려고 한다고 생각을 했다. 이번에 설씨 집안은 죽은 것이나 다름 없었다. 무슨 대가를 치러야 할지 알 수 없었다.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하경원
“그렇구나!”“진정한 큰 인물들은 교양이 있고 예의가 바르다는 말을 오래 전에 들었었는데!”“하태규가 원래 하씨 가문의 가장이었는데 듣기로 어젯밤에 다시 정권을 잡았대!”“이런 큰 인물은 눈에 모래 한 톨 들어갈 틈이 없지!”“자기 아들이 잘못했으니 직접 사과하라고 한 거구나!”재석은 이때 감탄하는 얼굴로 하태규의 생각과 기개에 탄복했다. 희정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런 훌륭한 가정교사가 있으니 하경원은 앞으로 분명 앞날이 창창할 거야!”“맞아! 이런 사람이 우리 사위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재석과 희정 두 사람은 모두 감탄했다. 그들은 원래 돈과 권력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 이런 신분과 지위가 있는 사람을 가장 좋아한다. 설령 하경원이 그런 일을 저질렀다 했을지라도 그들은 하경원과 관계를 맺고 싶어 했다. 설은아는 인상을 잔뜩 찡그리며 일이 이렇게 간단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도대체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발견할 수가 없었다. 어쨌든 하씨 집안은 강남의 하늘이기에 하현 덕에 하씨 가문이 분쟁을 그쳤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됐어, 됐어. 일이 잘 해결됐으면 그만이지! 하씨 가문을 너무 걱정하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니야!”“아빠 엄마도 이런 생각은 그만하세요. 우리는 앞으로 하씨 집안과 최대한 선을 긋는 게 좋을 거예요!”이때 설유아가 입을 열었다. 그녀는 비록 하현이 어젯밤에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몰랐지만 하씨 집안이 거의 망했다는 것은 대충 짐작을 했다. 그렇지 않았으면 하경원 같은 사람이 어찌 찾아올 수 있었겠는가?다만 이것은 그녀와 형부 사이의 비밀이기 때문에 그녀는 말하지 않았다. 설유아의 이 말을 듣고 재석과 희정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역시 유아는 본분을 잘 아네. 지금 같은 상황에선 확실히 우리가 하씨 집안을 건드리지 않는 게 나을 거야!”“맞아 맞아. 우리 최가 생신 잔치에 뭘 보낼지 생각해보자.”두 사람은 모두 화제를 바꾸었다.
희정은 바로 하현을 정면으로 가리켰다.“너 이게 무슨 뜻인지 알아?”“만약 원하기만 하면 최가는 강남의 최고 가문이라는 뜻이야!”“데릴사위가 아무 것도 모르면서 쓸데없는 소리만 해대니!”“내가 경고하는데, 그때 최가에 가서는 함부로 말하지 마. 그렇지 않으면 내가 제일 먼저 너를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희정의 분노하는 표정을 보며 하현의 표정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강남의 1인자 앞에서도 그는 인사를 받으며 앉아 있었다. 강남 2인자는 아예 그 앞에 설 용기도 없었다. 보잘것없는 강남 3인자는 어디다 쓰겠는가?이때 설유아가 원만하게 수습을 하며 말했다.“아빠 엄마. 형부가 잠시 말 실수 한 것뿐이에요. 형부가 얼마나 최가를 존경하는데요. 그렇죠?”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그럼 됐어!”희정은 화가 조금 풀렸다.“선물은 가장 좋은 걸로 골라야 한다는 거 잊지마. 만약 문제가 생기면 다 네 책임이야!”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은아를 보고 막 입을 열려고 하는데 은아가 먼저 말을 꺼냈다.“선물 사러 가는 건 유아랑 같이 가. 나는 다른 일이 좀 있어서.”하현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도 오늘 일이 있었다. 결국 설유아가 먼저 가서 선물을 고르고 하현은 자신의 일을 처리한 뒤 그녀와 합류하기로 했다. 사실 하현은 오늘 확실히 일이 있었다. 당인준이 특별히 그에게 전화를 걸어 건너와 달라고 했다. 그래서 당도대 진영에 왔다. 당인준은 문서를 꺼내 보여 주었다. “대장님, 이건 올해 당도대에서 새로 모집한 군사들 입니다. 한번 보십시오!”하현은 몇 번 훑어 보더니 약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인준, 나는 이제 대장이 아니야. 당도대는 네가 관리하는 거니까 네가 알아서 결정해서 하면 돼. 매번 내 지시를 받을 필요 없어.”“만약 내가 군단에서 자리가 없는데도 이렇게 하면 다른 사람들의 구설수에 오를 수가 있어.”당인준은 공손하게 경례를 하며
같은 시각. 설유아는 남원의 유명한 골동품 시장에 왔다. 최가 할머니의 선물을 준비하려면 당연히 평범한 물건을 고를 수 없었다. 유아는 설은아가 준 카드를 가지고 흥미롭게 골동품을 찾으러 이곳에 왔다. 곧 그녀는 청화자 그릇 한 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상담을 받고 있었다. 이때 갑자기 옆에 두 사람이 걸어 들어왔다. 한 사람은 그녀가 보고 있는 청화자를 가리켰고, 또 다른 한 사람은 카운터 직원에게 말했다.“이 청화자 그릇 한 쌍 주세요.”“이 보세요. 장사를 하려면 먼저 차례를 잘 봐야지요. 당신들 내가 이거 보고 있는 거 못 봤어?”설유아가 바로 응석받이처럼 입을 열었다.앞의 두 사람이 고개를 돌렸다. 황인종처럼 생겼지만 둘 다 얼굴이 반질반질했다. 그 중 한 명은 설유아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어설픈 한국어로 말했다. “여동생, 이 도자기는 우리 중국 국보이기 때문에 우리가 사가는 것이 당연해!”“너희 한국인들은 가치를 모르잖아……”설유아는 좀 어리둥절했다. 이 사람들 중국 사람들 아니야?물건을 살려면 물건만 사면 될 것이지. 우리 한국 물건을 중국 것이라고 말하다니. 이건 그야말로 염치 없는 짓이다. 이건 단지 사람을 얕보는 정도가 아니라 악심을 품은 것이다. 설유아는 마음에 내키지가 않았다. 내가 마음에 들어 하는 물건을 네가 왜 빼앗아 가려고 하는 거야? 이쪽으로 봐도 우리 나라 거고 저쪽으로 봐도 우리 나라 물건인데. 어디 한국에 와서 으스대고 있는 거야?이 생각에 미치자 설유아는 직접 자기 손으로 이 두 청화자 그릇 위에 있는 핸드백을 내리치며 화를 내며 말했다. “이 물건은 내가 사려고 했던 거야!”“사려면 내가 먼저 사야 돼!”“너희 둘은 내 뒤로 줄 서!”설유아는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었다. 이때 양측의 충돌은 이미 이 골동품시장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와서 무슨 일이 있어났는지 알고 난 후 정의롭게 한 마디씩 하기 시작했
“이 년아, 네가 감히 손을 대!”이 중국 사람들이 순간 화를 냈다. 그들은 자기 나라에서 항상 거만하게 굴었다. 여태까지 여자들을 괴롭혔어도 저항하는 사람이 없었으니 언제 여자에게 뺨을 맞아 본 적이 있었겠는가?“짝______”곧이어, 그 중의 한 남자가 설유아의 뺨을 세게 후려 쳤다. “감히 손을 대! 죽고 싶어!”“우리가 너 신고하고 손해배상 청구할 거야!”다른 한 명이 손에 들고 있던 청화자 그릇을 땅에 내리쳐 깨뜨렸다. 그리고 난 후 설유아 때문에 넘어졌다고 누명을 씌웠다. 일이 갑자기 커졌다. 골동품시장의 직원들도 나왔다. 중년 남성이 이때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제가 골동품시장의 매니저 이민재입니다. 무슨 일이 있으시면 저에게 말씀하시면 됩니다!”모두들 서둘러 말했다.“매니저님, 이 사람들이 사기를 치면서 사람을 때렸어요. 물건들을 부수고는 이 여동생이 한 거라고 뒤집어 씌우네요!”이민재는 이 일의 경위를 알게 되고 난 후 뜻밖에도 가장 먼저 중국 사람들을 귀빈 대기실로 안내했다.“두 선생님께서는 안에서 쉬고 계세요. 이번 일은 저희가 반드시 만족스럽게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수십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민재가 아첨하는 표정을 짓자 당연히 모두가 불만족스러워했다. “무슨 근거로!??”“당신은 장사 할 때 누가 먼저 왔는지도 신경 안 써!?”“이런 매국노 같으니.”“말이 안 통하네!”바깥에 군중들이 들끓는 모습을 보자 두 중국 사람들은 이때 냉소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이 쇼핑몰의 매니저가 어떻게 선택해야 할지 모른다고는 생각지 않았다. 밖.이민재는 모두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했다. “제가 설명해 드릴게요! 이 두 분은 중국에서 오신 귀하신 손님이에요! 며칠 동안 우리 쪽에서 물건을 적지 않게 사셨어요!”“이 분들은 우리의 가장 귀한 손님들이고 앞으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해요!”“이분들이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마음대로 사실 수
“당신 너무 뻔뻔하네요!”설유아는 기가 막힌 얼굴이었다. 아니 어떻게 이렇게 뻔뻔한 말을 할 수 있을까?“분명 그 사람들이 나를 괴롭혔고, 그래서 내가 화가 나서 반항을 한 거예요!”“그 사람들이 나를 때리고 물건도 부쉈는데, 나보고 돈을 물어 주라고요? 이게 말이 돼요!?”“허허, 네가 했다고 인정하면 그만이야!”“내가 이미 사람을 시켜서 네가 사람 때린 영상을 복사 해 놨어!”“만약 네가 우리에게 협조하지 않으면 바로 신고할 거야!”“2억원의 손실은 네가 감옥에 갇혀 있을 만큼 충분히 큰 금액이야!”이민재는 협박했다. 설유아는 약간 멍해졌다. 그녀는 비록 포악하고 제멋대로였지만 어쨌든 아직 학생이라 이런 일을 겪어 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그녀는 이 이민재가 같은 나라 사람에게 이렇게 악랄하게 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중국의 더러운 발을 치켜 세우기 위해서?“그리고 너너너……”“너희들이 만약 다시 헛소리를 하면 너희들이 우리 골동품시장에서 소란 피운다고 내가 같이 신고할 거야.”“이 시장의 배후에 누가 있는 지는 당신들도 잘 알 거야!”“여기는 안씨 집안 구역이야!”“안씨 집안!?”이 말을 들었을 때 방금 까지 의리를 지키던 행인들은 하나같이 입을 다물었다. 다들 골동품을 취급하고 있는데 어찌 안씨 집안의 위상을 모를 수가 있겠는가?안씨 집안의 어르신은 감정계의 시조급 인물이다. 안씨 가문의 구역에서 소란을 피우는 것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일이다!모두들 비록 이민재의 행동에 불만이 많았지만 감히 이런 일로 안씨 가문의 미움을 살 수는 없었다. 득보다 실이 컸다. “너 이해했지? 말해 봐!”이민재는 호통을 치며 사나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들과 술을 마실 수 없어요. 하지만 2억은 낼 수 있어요.” 설유아는 결국 고개를 숙였다. 이 곳에서 이 어린 소녀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거기다 또 이민재가 제공한 동영상을 보면 그 사람이 그녀에게 손
설유아가 어찌 된 일인지 설명을 하자 하현의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이때 그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이민재가 냉소하며 말했다. “어? 네가 보호자야?”“내가 경고하는데 오늘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저 두 사람을 내 보내!”하현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 “이 자식들은 예의도 몰라? 너도 마찬가지네!”“이 분들은 귀한 손님이야. 네가 뭔데!?”이민재가 화를 내며 고함을 질렀다. 하현은 냉담하게 말했다.“좋은 뜻으로 온 사람들이 귀빈이지. 이런 인간 쓰레기한테는 벌써 체면을 세워줬잖아!”“3초 시간 줄게. 빨리 튀어 나오라고 해.”“너 머리에 문제 있는 거 아니야!? 우리 귀빈보고 기어 나와서 사과를 하라고? 너 여기가 어딘지 몰라?”이민재는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다. 하현은 차갑게 말했다.“셋, 둘, 하나……”이민재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지적 장애인이네, 너 정말 숫자를 센 거야? 네가 백 번을 세도 너를 상대할 사람은 없어!”“너 여기가 어딘지 알고 이러는 거야?”“여기는 안씨네 구역이야!”“너 이 촌놈아. 안씨 집안이 남원에서 뭘 대표하는 지 알아?”말을 마치고 그는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이것이 그의 비장의 카드였다. 여기서 안씨 집안을 말하면 사람들을 놀래 킬 수 있지 않겠는가?누구나 두려워한다고 할 수 있지만 골동품 시장에 온 사람이라면 두려워하지 않을 사람이 없었다. “안씨네?”하현이 웃었다. 그는 이민재의 사원증을 보며 말했다.“너 이름이 이민재야? 안씨네 하인인 주제에 안씨네 이름으로 밖에서 행패를 부려? 아주 잘하는 짓이다!”“그래, 내가 바로 안씨네 하인이다! 하지만 내가 하인이라도 네가 나를 건드릴 수는 없어!”“너는 하인만도 못해!”“감히 내 이름을 대다니, 왜 나를 고소해보지 그래?”이민재는 하현을 정면으로 가리키며 고함을 질렀다. 하현은 그를 무시한 채, 직접 핸드폰을 꺼내 전화 한 통을 걸었다. “안수정
”퍽!”여수혁은 무맹 사람이고 남양 무맹의 맹주에게서 수련을 받았으며 그의 아버지는 페낭 무맹 맹주였다.뼈대 있는 집안 자손이었고 천부적인 재능을 겸비했다.그래서 그가 하현과의 거리가 좁힌 지금 한 번에 몸을 날리자 무서운 기세가 펼쳐졌다.방금 양유훤 앞에서 얼마나 많은 수모를 당했던가!여수혁은 하현에게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그의 계산대로라면 지금 이 주먹으로 하현을 죽이지는 못하더라도 온몸이 으스러지도록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대하 촌놈! 죽어!”여수혁은 섬뜩한 미소로 쏜살같이 덤벼들었다.이런 벼락같은 기세라면 소 한 마리도 때려죽일 수 있을 것 같았다.이 광경을 보고 여음채와 부일민은 눈이 번쩍 뜨였다.여수혁의 대담한 기세에 깜짝 놀란 것이다.“양유훤, 봤지?!”“이게 당신이 선택해야 할 남자의 모습이야! 이 정도는 되어야 양 씨 가문 데릴사위가 되지!”“입으로만 떠드는 남자가 무슨 소용있어?”“여수혁 같은 고수를 만나면 바로 무릎을 꿇을 거야!”부일민과 예쁘장한 간호사들은 모두 비아냥거리는 기색을 띠며 하현을 주제넘은 사람이라고 비꼬았다.주변 구경꾼들도 하나같이 고개를 내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왜 여수혁을 감히 도발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이 모든 게 자업자득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장내에 오직 양유훤과 하구봉만이 전혀 개의치 않는 얼굴이었다.그들은 모두 하현의 실력을 본 적이 있었다.만약 여수혁 같은 사람 한 명도 수습하지 못한다면 지금까지 하현은 헛수고를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퍽퍽퍽퍽!”여수형은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된 채 바닥에 널브러져 온몸을 덜덜 떨며 비명을 질렀다.동시에 하현은 그의 두 손을 짓밟아 부러뜨렸다.“이럴 수가?!”여음채와 부일민은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이었다.여수혁 주변에 있던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들, 그리고 소위 고수라 불리는 사람들도 지금은 눈가
그러자 여수혁의 옆에 있던 여음채가 얼굴을 가리고 노기를 띠며 말했다.“하 씨! 당신 뭐가 좋은지 나쁜지 몰라?”“양유훤의 체면을 봐서라도 당신과 더 이상 따지지 않고 살길을 마련해 준 거라고!”“좋게 끝났을 때 그만해야 한다는 것도 몰라? 나중에 얼굴이 찢겨 봐야 아는 거야?”여음채의 마음속에는 불쾌함으로 가득 차올랐다.하현은 계속 자신의 뺨을 때렸을 뿐만 아니라 이빨이 부러지도록 만신창이를 만들었기 때문이다.콧대 높은 여음채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그래서 하현이 도발하며 여수혁을 추궁하는 것을 보고 여음채는 도저히 화를 억누를 수 없었던 것이다.그녀가 특히 못마땅하게 여기는 남자가 여자의 치마폭에 싸여 쉽게 살려는 자들이다.양유훤을 믿고 호랑이처럼 위세를 부릴 뿐만 아니라 아주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모습이라니!여음채의 상식으로 어떻게 하현 같은 사람을 여수혁과 동급으로 비교할 수 있겠는가?운이 좋아서 양유훤의 치마폭에 싸였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하현은 벌써 수십 번은 죽었을 것이다.“좋은 게 좋은 거라고?”하현은 웃는 듯 마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잘난 척 기고만장한 여음채의 말에 할 말을 잃은 모습이었다.여음채는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그렇지 않아? 똑똑히 들어. 양 씨 가문의 호가호위만 믿고 설치는 짓, 그만하는 게 좋을 거야!”“당신이 정말로 양유훤의 남자인 줄 알아? 당신이 양 씨 가문 데릴사위라도 된 줄 알아?”“당신이 정말로 양 씨 가문 데릴사위라고 해도 여자 치마폭에 싸인 남자가 얼마나 대단하겠어?”여음채는 엄청 호의를 베풀 듯이 호기롭게 훈계를 했다.“당신이 어떤 속셈이 있고 무슨 실력이 있든 뭐 얼마나 대단하겠어?”하현은 여음채가 하는 말을 더는 듣기 귀찮아서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자, 닥쳐! 쓸데없는 소린 그만해!”“재잘재잘 너무 시끄럽군!”“뭐?!”여음채는 갑자기 누군가가 자신의 입에 차가운 재갈을 물리는 것 같은 수치스러움
남양 무맹 사람들이 나섰음에도 양유훤은 전혀 체면을 세워 주지 않자 여수혁의 안색이 일그러졌다.그는 자신이 오늘 하현을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하 씨, 오늘은 내가 운이 나빴군. 하지만 아직 기회는 많아!”“능력이 있으면 어디 이 여자가 영원히 당신을 비호하도록 만들어 봐!”“이 여자가 당신을 얼마나 지켜줄 수 있는지 얼마나 당신을 먹여 살릴 수 있는지 지켜보겠어!”그는 하현을 노려보다 냉소를 흘리며 돌아섰다.여음채도 한껏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지었다.외지인 남자가 여자한테 기대서 큰소리치는 꼴이라니!세상은 좁아서 언제든 어디서든 다시 만날 수 있는 법이다.이 남자가 괴로워할 때가 분명 올 것이다!“거기 서!”바로 그때 침묵하고 있던 하현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순간 하현의 몸에서 보이지 않는 아우라가 강하게 감돌았다.비록 양유훤이 나서서 자신을 비호하도록 가만히 놔두는 것이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이긴 했지만 하현은 지금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현재 양유훤의 처지를 거의 파악했기 때문에 모든 책임을 양유훤의 어깨에 올려놓을 수 없었다.하현이 한 걸음 내디디며 앞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고 주변 사람들은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의사들과 간호사들은 모두 놀란 얼굴로 하현의 행동을 지켜보았다.그들은 하현이 머리가 어떻게 된 게 아닌가 의심하기까지 했다.여수혁 같은 거물이 그를 벌하려는 걸 양유훤이 겨우 구해줬는데 뭘 또 바란단 말인가?죽고 싶어서 환장했나?여수혁은 발걸음을 뚝 멈추고 눈살을 찌푸리며 하현을 쳐다보았다.“오늘은 운이 나쁜 걸로 친다고 했는데 뭘 또 바라는 거야?”하현은 뒷짐을 지고 천천히 앞으로 나서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은 정말 이렇게 끝날 거라고 생각했어?”“돈을 받고도 아무것도 치료하지 않았어. 그리고 당신은 권세로 사람들을 자꾸만 괴롭히려고 해.”“날 잡아서 감옥에 가두고 내 다리를 부러뜨리고 무릎을 꿇게 만들려고 했어.”“이 모든 것에 적
여수혁은 체면을 완전히 구겼다고 느끼며 이를 갈았다.“양유훤, 당신 생각 잘 해야 할 거야. 아직 당신 할아버지는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어.”“양 씨 가문 큰집이 아직 불안정한 위치에 있다구!”“게다가 당신이 아직도 양 씨 가문에서 큰소리칠 수 있는 것은 큰집을 따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야. 그래서 양 씨 가문에서도 함부로 당신에게 칼을 들이댈 수 없는 거지. 단지 그뿐이야.”“만약 당신이 오늘 한 말이 전해진다면 그 많은 지지자들은 다 사라질 거야!”“양 씨 가문에 무슨 권세가 있겠어?”“언제까지 그렇게 기고만장할 수 있을 것 같아?”“당신이 이 남자를 지킬 수 있다고 확신해?”여수혁은 분노하며 퍼부었다.그의 저력이 여전히 꽤 굳건하다는 걸 보여주었다.그는 양유훤이 한 남자를 위해 양 씨 가문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는 중요한 상황을 포기할 것이라고는 믿지 않았다.그를 두려워하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였다.“난 지금도 그런 말을 할 수 있고 내일도 할 수 있어. 언제든지 할 수 있다구!”양유훤이 차갑게 내뱉었다.“양 씨 가문 사람들이 여기 나타난다고 해도 난 모두에게 알릴 수 있어!”“하현은 내 남자야. 페낭에서 누가 그를 건드리고 싶어도 내 시체를 밟고 지나가지 않는 한 절대 안 돼!”“당신...”여수혁은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질투의 화신이 온몸을 점령한 듯 이를 부득부득 갈며 입을 열었다.“하현은 대하 사람이잖아? 그런데 언제 당신 눈에 든 거야?”“아무리 시집을 가고 싶어도 좀 쓸 만한 방패막이를 찾아!”“이런 쓸모없는 놈을 구하다니! 우리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아?”“퍽!”양유훤은 손바닥을 후려쳤다.“하현을 모욕하는 것은 날 모욕하는 것과 같아!”여음채는 더 이상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어서 한 발 앞으로 나서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양유훤, 당신이 왜 이 남자를 이렇게 비호하는지 모르겠지만!”“이 남자
내 남자?짧은 이 한 마디에 여수혁은 천둥소리를 들은 듯 귀가 먹먹해졌다.양유훤의 신분은 말할 수 없이 높다!지금 양 씨 가문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해도 말라죽은 낙타가 말보다 큰 법이다.양유훤은 양 씨 집안의 실세로서 배후에는 양제명이 그녀의 뒤를 받치고 있었다.그녀의 남자라.그것은 어마어마한 권력을 상징한다.적어도 지금 페낭에서는 이 씨 가문과 원 씨 가문 외에 양 씨 가문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양유훤이 비호하는 하현을 밟을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여수혁이 페낭 무맹의 부맹주 아들이라는 아주 비범한 신분을 가졌다고 해도 양유훤이 하현을 비호하고 나선다면 그로서도 절대 어쩔 수 없었다.양 씨 가문이 정말로 무너지고 페낭의 몇몇 세력에 의해 완전히 소멸되지 않는 한 지금 이 시점에서 양유훤의 권세는 여전할 것이다.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수혁이 줄곧 양유훤에게 관심을 가졌고 그녀를 자신의 여자로 삼고 싶어 했다는 것이다.그런데 지금 양유훤의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듣고 여수혁은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양유훤!”여수혁이 무겁게 입을 열고 한 걸음 앞으로 내디뎠다.“이 녀석의 정체는 당신도 나도 잘 알고 있어!”“그를 비호하기 위해 굳이 당신의 남자라고 말을 하다니! 그 결과가 어떤 것일지 생각이나 해 봤어?”“그리고 당신도 당신의 신분을 잘 알고 있겠지만 그를 당신의 남자라고 선언하는 순간 당신은 그를 끝없는 위험에 빠뜨리게 된 거야.”“그런데도 당신 계속할 거야?”“그래, 내 결정은 바뀌지 않아.”양유훤이 단호하게 말했다.“하현은 내 남자야. 나 양유훤의 입에서 나온 말이니 틀림없는 사실이야!”“누군가가 그를 건드리려면 내 시체부터 밟고 지나가야 할 거야!”“여수혁, 당신이 해 볼 테야?”여수혁은 어둡게 가라앉은 얼굴로 나지막이 말했다.“양유훤, 내가 당신한테 약간의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함부로 행동하지 마!”“당신은 절대 이 남자를 지킬 수 없어!”“퍽!
하현은 싱긋 웃으며 여수혁을 위아래로 훑어본 뒤 말했다.“만약 내가 거절한다면?”“내 호의를 거절한다고?”여수혁은 쥐를 쫓으며 희롱하는 고양이의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분명 하현이 거절하길 바라는 눈치였다.“미안하지만 양유훤의 체면을 더는 봐줄 수 없을 것 같은데.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당신을 놓아주긴 어렵지 않을까?”“그렇다면 내 체면이 뭐가 되겠어?”여음채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언짢은 듯 표정을 일그러뜨렸다.여수혁 앞에서도 여전히 센 척하는 거야?죽음이 코앞에 닥쳤는데도 여전히 시치미를 뗀다 이거지?여수혁은 이미 만반의 준비를 해 놓은 상태인데 당신은 아직도 사태 파악도 못하고 허세를 부린다고?설마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절대 좋게 끝나지 않을 거라는 걸 모르진 않겠지?잠시 후 여수혁이 손을 흔들자 군중 뒤에서 무도복을 입은 남녀 수십 명이 걸어 나왔다.그들은 허리춤에 차고 있는 검을 꺼내며 기세등등하게 칼날을 번쩍거렸다.칼날이 빛을 받고 위용을 드러내자 여음채와 부일민은 점점 조롱과 멸시에 가득 찬 미소가 얼굴 가득 번졌다.여수혁은 마치 자신이 천왕 노자라도 된 것처럼 차가운 얼굴로 손을 흔들며 말했다.“두 다리를 부러뜨리고 무릎을 꿇고 사과하게 만들어!”“감히 반항한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네 명의 무맹 제자들이 앞으로 나와 하현의 이마에 장검을 들이대었다.어떤 사람은 야구 방망이를 꺼내 당장이라도 하현의 다리를 부러뜨릴 듯한 자세를 취했다.이 모습을 보자마자 하구봉은 매서운 눈빛을 드러내며 당장이라도 공격하려고 했다.하지만 하현은 손을 내저으며 그를 만류했다.그와 하구봉은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었다.하지만 강옥연과 원가령 두 사람이 이 일에 엮이면 정말로 발을 빼기 힘들어진다.이것은 하현이 원하는 일이 절대 아니다.“내가 궁금해서 그러는데 말이야.”하현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빗발치는 칼날을 무시하고 무덤덤하게 입을 열었다.“당신은 양
”여수혁?”하현은 여음채를 쳐다보며 차가운 미소를 띠었다.“그가 이 병원 대주주인 동시에 당신의 뒷배라고?”“그래! 알고 나니 이제야 겁이 나?”“무서운 줄 알면 이제 무릎 꿇고 내 신발 밑창을 핥아!”“그리고 다리를 부러뜨리고 이십억을 배상해! 그러면 여수혁도 당신한테 살길을 열어줄지도 모르지!”“그렇지 않으면 당신 오늘 재수 없을 줄 알아!”여음채는 경멸하는 기색을 한껏 드러내었다.하현이 남양 무맹과 여수혁이라는 단어 앞에서는 전혀 별 볼 일 없는 존재라고 여겼던 것이 분명했다.강옥연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하현에게 말했다.“하현, 여수혁은 남양 무맹주가 총애하는 제자야. 그리고 그의 아버지는 페낭 무맹의 부문주라서 건드리기가 쉽지 않아.”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괜찮아. 어릿광대일 뿐이야.”“뭐? 어릿광대?”하현의 말에 여음채는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누가 당신한테 그런 용기를 줬는지 모르겠군! 흥!”“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이 사람은 페낭 무맹의 부맹주 아들이야!”“이 사람은 페낭 무맹 장로가 아주 아끼는 제자라구!”“게다가 남양 무맹이 페낭 무맹에 파견한 제자라고!”“우리 같은 사람들은 어딜 가나 거칠 것이 없는 사람들이야. 그뿐만 아니라 실력도 비할 데 없어!”화려한 옷차림의 남녀 예닐곱 명이 걸어와 소리치며 하현을 향해 멸시하는 눈빛을 보이며 비아냥거렸다.“야, 너 오늘 큰일 났어! 아주 재수 옴 붙은 날이라고! 우리가 당신 목숨뿐만 아니라 가죽까지 싹 벗겨버릴 거거든! 하하하!”이 사람들은 하현이 무슨 도마 위에 올려진 생선처럼 여기는 것 같았다.원하는 대로 칼질을 해도 된다고 생각했는지 험한 말을 마구 내뱉었다.예쁘장하게 생긴 여자들은 더욱 경멸하는 눈초리로 하현을 노려보았다.하현 같은 외지인이 감히 그들 같은 거물들한테 입을 놀리다니 정말 주제도 모르고 날뛰는 망나니가 따로 없다고 생각했다.하현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이 광경을 보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외지인 관광객 주제에 너무 오만하고 포악하지 않는가?진 반장이 이미 잘못을 인정하고 물러나려는데 여전히 권세를 믿고 남을 괴롭히려고 하다니, 이건 지나친 행동이 아닐 수 없었다.진 반장은 얼굴을 가리고 일어나 하현의 의기양양한 얼굴을 잠시 뚫어져라 쳐다보았다.도대체 이놈의 정체가 뭔지 알 길이 없어 진 반장은 순간 분노했지만 애써 마른침을 삼키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젊은이, 당신 너무 심한 거 아니야?”“퍽!”하현은 손바닥을 휘둘러 또다시 뺨을 때리며 냉담하게 말했다.“그렇게 대단하게 나한테 큰소리쳤다는 건 잘못을 하면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도리도 잘 안다는 뜻 아니셨나?”“이렇게 간단한 이치도 몰라?”진 반장은 주먹을 불끈 쥐고 이를 갈았다.생각 같아서는 하현을 죽이고 싶었지만 결국 그는 소리 없이 탄식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잘못했어!”그는 하현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하구봉이 전화를 건 정종화 총경이 두려운 것이 분명했다.감히 이런 상황에서 어찌 그가 하현을 상대로 싸울 수 있겠는가?상대방의 사과를 들은 후에야 하현은 앞으로 나와 그의 오른쪽 얼굴을 툭툭 건드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꺼져!”진 반장은 그의 무리들을 데리고 쏜살같이 꽁무니를 뺐다.그리고 이 광경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야말로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은 하현이 진 반장을 내쫓을 만큼 강력한 힘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진 반장 일행이 꽁무니를 빼게 했을 뿐만 아니라 진 반장의 얼굴까지 때렸다.“내가 당신을 얕잡아 본 것 같군. 당신이 이렇게 큰 뒷배를 뒀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진 반장이 황급히 도망치는 모습을 보고 여음채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면서 냉소를 흘렸다.“그렇지만 똑똑히 들어. 당신 뒤에 얼마나 큰 거물이 있든 간에!”“페낭 병원의 뒷배가 훨씬 강할 거야!”“날 건드려?! 흥! 두고 봐! 당신은 죽
선두에 선 남자를 보자 여음채는 안색이 환해졌다.그리고 나서 얼른 다정하게 남자의 팔짱을 끼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진 반장님, 마침 잘 오셨어요. 바로 저 자식이에요. 저 자식은 우리가 의료 윤리를 중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람을 때린다고 호도하고 있어요.”“게다가 내 아랫배까지 걷어찼다구요!”“저놈을 반드시 감옥에 가둬 주세요. 그 안에서 제대로 반성할 수 있게요.”여음채는 하현을 가리키며 기세등등한 표정을 지었다.부일민 일행도 모두 큰소리로 맞장구를 치며 하현이 억지를 부린다고 한마디씩 보탰다.“뭐? 감히 병원에서 원장님을 때려요?”“대낮에 그런 짓을 한단 말이에요?”“법도 뭣도 없답니까?”진 형사는 하현의 얼굴을 주시했고 곧바로 그가 남양인이 아니란 걸 눈치챘다.그러자 얼굴이 싸늘하게 바뀌며 비아냥거렸다.“이봐, 어서 저놈을 데려가! 모질게 심문해! 지독하게 조사해!”“감히 반항한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법으로 다스려!”하현은 희미한 미소를 떠올리며 눈을 가늘게 뜨고 진 형사를 쳐다보았다.“당신은 어쨌든 형사반 반장이면 경찰서를 대표해서 일을 해야죠. 무슨 일이 생겼으면 제대로 조사를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일을 어떻게 하든 당신 같은 사람이 날 가르칠 건 아니지!”“당신이 먼저 사람을 치고 법을 어겼어. 그러니 법 집행자로서 당신을 연행하는 건 당연한 거야!”“물론 당신도 저항하는 길을 택할 수 있어!”“하지만 저항한 결과는 내가 당신을 한 방에 죽이는 거야!”진 반장은 언성을 높였고 눈을 부릅뜨고 하현의 얼굴을 툭툭 건드리려고 손을 내밀었다.하현은 손을 들어 진 반장의 오른손을 막은 뒤 담담하게 하구봉을 쳐다보며 말했다.“전화 걸어.”하구봉은 어리둥절해하다가 곧바로 하현이 말하는 뜻을 알아차리고 얼른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전화기 건너편에 냉랭한 목소리가 전해오자 하구봉은 핸드폰을 진 반장에게 건네주었다.“당신의 직속 상사가 전화를 받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