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우리는 기껏해야 한 대 맞을 뿐이야!”“게다가 우리는 나이가 많아서 우리 목숨은 가치가 없어!”“죽어도 괜찮아!”“그래도 너는 살아야지, 잘 살아야지. 우리 재민이를 대신해서 원수를 갚아 줘!”“누군가 그를 살해한 게 틀림없어! 분명해!”여기까지 말하고 나자 박경태는 이미 눈물을 펑펑 쏟고 있었다. 분명 박재민은 불명확하게 죽었다. 이것은 그들의 마음속에 영원한 아픔이 되었다. 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위로하며 말했다.“아저씨 아주머니 안심하세요. 제가 있는 한 아무도 감히 당신들을 해치지 않을 거예요!”“재민이의 일도 말씀하신 대로 제가 반드시 복수할게요!”“안돼, 너는 용이 형님이 얼마나 무서운지 몰라! 그는 사람도 죽이거든!”이른바 용이 형님의 공포심은 이미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박경태는 이 두 글자를 언급하자 무의식적으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것은 일종의 생리적인 반응이었다. 한편으로는 용이 형님의 강함을 설명해 주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 부부가 평소에 분명히 괴롭힘을 당했다는 것을 설명해주었다. “얘야, 너 빨리 가라, 너까지 연루되면 안 좋아져!”“특히 이 여자애는 이렇게 예쁜데, 만약 그 찌질한 놈한테 보이면 큰일 나!”박경태의 부인은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고 이따금씩 밖을 내다보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저씨, 아주머니, 제가 있으니까 괜찮아요. 그 용이 형이라는 사람은 한 두 주먹거리 밖에 안돼요.”하현은 위로 하며 말한 뒤 슬기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변백범보고 오라고 해. 대도 경수도 데리고.”슬기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했다.“네!”사실 하현이 사람을 부르지 않아도 그녀는 두렵지 않았다. 그녀의 눈에 자신의 회장은 못 하는 게 없는데 몇 명의 건달들이 그를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얘들아 빨리 가! 정말 위험하다니까!”“안돼, 너무 늦었어. 그들이 왔어!”박경태는 겁에 질려 하마터면 넘어질 뻔 했다.
“너?”“작고 하얀 얼굴이 미쳐서 날 뛰고 있구나!”용이 형님은 위아래로 하현을 훑어보았다. “보아하니 너 박경태 늙은이의 친척이구나?”“박경태, 너 간이 부었구나. 감히 사람을 불러 내 동생을 쳐?”“내가 앞으로 너희 두 늙은이를 어떻게 죽이는 지 잘 봐.”“내가 너를 죽은 것만 못하게 살게 해줄게. 이 세상에 나온 것을 후회하게 해주지!”지금 용이 형님은 하현의 얼굴 앞에서 험상궂은 얼굴로 위협했다. 용이 형님의 위세가 너무 대단해 지금 박경수 부부는 모두 놀라서 얼떨떨해하며 바로 매달렸다. “용이 형님! 우리 큰 조카가 철이 없어요!”“돈이 필요 하신 거 아니에요? 제가 엄청 아끼는 게 있는 데 다 드릴게요. 제발 이 사람은 용서해주세요!” “제가 앞으로는 매일 풀만 먹고 서라도 돈을 모아서 매달 꼬박꼬박 드릴게요!”“이 사람을 용서하라고? 안 되는 건 아니지!”용이 형님은 냉소적으로 말했다. “그럼 이 계집애한테 어르신 좀 모시고 놀라고 해. 그 다음 2억 정도 병원비를 가지고 오면 그 후에 다시 그의 팔을 부러뜨리고 일은 없었던 셈 쳐줄게!”“뭐!?”박경태 부부는 벼락을 맞은 듯 온몸이 부르르 떨렸다. “용이 형님, 제발. 큰 어르신이니 마음 넓게 그들 좀 놔주세요!”“이 사람들은 아직 젊잖아요!”“용이 형님, 팔이 필요하시면 저희가 드릴게요!”“용이 형님, 그 계집애는 놔 주세요! 아직 젊은데 그녀에게 함부로 하시면 안돼요! 그렇지 않으면 인생을 망치게 될 거예요!”용이 형님은 입 꼬리를 잔인한 모양으로 올렸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 작고 하얀 배추를 못쓰게 만드는 건지 몰라서 그래?”“하하하하……”“너희들 착하게 말을 들을래? 아니면 어르신이 손을 댈 때까지 기다릴래?”용이 형님은 기고만장했다. 이 곳은 그의 구역이니 천왕이 와도 소용이 없었다. 하현은 이 장면들을 담담하게 보고 있었고 눈동자 속은 차가운 빛깔만 있을 뿐이었다. 뒤 이어 그는 슬기를 보
이때 군중들 사이로 두 사람이 걸어 들어 왔다. 앞서 가는 사람은 변백범이었고 뒤에는 대도 경수였다. “이 분은 길바닥의 새로 오신 범이 형님, 또 이분은 대도 경수, 경수 형님이시죠?”용이 형님은 길바닥에서 수준급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길바닥에서 오랜 생활을 해온 터라, 그는 신중하여 길바닥 상황을 매우 잘 살피고 있었다. 그래서 남원의 길바닥 거물들은 다 알고 있었다. 변백범이나 대도 경수와 같은 사람들 눈에 그는 정말 아주 어린 막내 동생일 뿐, 심지어 막내 동생보다 못했다. “백범 형님, 경수 형님, 어쩐 일로 형님같이 높으신 분들이 저희같이 보잘것없는 곳에 오셨습니까?”“영광입니다!”용이 형님이 허리를 굽히며 아부를 했다.변백범이든 대도 경수든 어르신들은 전혀 그들을 상대할 마음이 없었다. 그들은 곧장 작은 뜰로 들어가 하현이 있는 방향을 향해 인사를 했다.“하 도련님, 분부만 내려주십시오.”“뭐……뭐라고……?”이때 용이 형님과 동생들은 모두 약간 멍해졌다. 정말 불가사의한 장면이었다! 직접 보지 않았다면 그들은 어떻게 해서든 믿지 않았을 것이다!대도 경수와 변백범 같은 길거리의 큰 인물들이 하현에게 이렇게 깍듯하게 굴다니?평범해 보이는 이 젊은이는 도대체 어떤 신분인 것인가?모두들 지금 이 순간 좀 놀라 멍해졌다. 심지어 박경태 부부도 눈이 멀었다. 그들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하현을 쳐다보았고 조금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제멋대로 날뛰는 용이 형님이 이 사람들을 볼 때 얼마나 두려워 했는지, 그것만 봐도 뒤에 온 이 사람들이 얼마나 대단한 지를 알 수 있었다. 그들이 하현에게 이렇게까지 공손하게 군다고?이 하현은 도대체 정체가 뭘까?하현은 지금 대도 경수와 변백범을 신경 쓰지 않고 박경태 부부를 방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한 발 늦은 슬기가 담담하게 말했다.“이 사람들이 회장님의 윗사람을 괴롭혔어. 보고 처리해.”“또, 온 몸에 용 문신을 하고 있는 사람
“정말이야? 내 아들을 죽인 사람이 누군지 알아?”박경태 부부는 모두 흥분하는 얼굴이었다. 그들이 지난 3년동안 힘들게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언젠가 자신의 아들을 복수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제 드디어 고생 끝에 낙이 왔고 복수를 할 수 있다는 희망도 생겼다.만약 처음에 하현이 이 말을 했다면 그들은 믿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장면을 보고 그들 부부는 확실히 믿게 되었다. “아저씨 아주머니 일어나세요. 지금부터 제가 저의 어르신으로 모시겠습니다.”“가세요. 오늘 밤 나가서 다른 곳에서 살게 해드릴게요.”얼마 후 하현은 박경태 부부를 데리고 이곳을 떠났다. 지금 골목은 흔적도 없이 깨끗해졌다. 백범 형님과 사람들이 사라진 걸 보니 마치 나타난 적이 없었던 것 같았다. 하현이 골목길 한복판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나무문이 열리더니 짙은 화장과 노출된 옷차림의 여인이 걸어 나와 하현 앞에 무릎을 꿇고 천천히 3번 절을 했다. 마치 그녀가 이끈 것처럼 이때 많은 나무 문이 모두 열렸고 모두 하현을 향해 허리를 굽혔다. 하현은 약간 의아했으나 박경태의 부인은 그 짙게 화장한 여자를 일으켜 세운 후에야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 사람은 소리야. 소리 남편이 용이 형님에게 큰 도박 빚을 져서 강제로 이곳에 소리를 팔아 넘겨 빚을 갚게 했어. 이미 갚은 지는 오래됐는데……”“근데 용이 형님의 손에 들어 갔으니 어디로 갈 수 있었겠어……”여기까지 말하고 박경태 부부는 한숨을 쉬었다. 밑바닥 사람들이 고생하는 것은 일반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사람들이 나와서 인사를 한 것은 결코 하현에게 감사해서가 아니라 그에게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하현이 그들의 운명을 바꿀 수 있고, 적어도 그들을 용이 형님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해 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하현은 이 광경을 보고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변백범에게 말해. 나중에 이곳은 변백범 것이 될 거야. 똑똑
유소미의 맞은편에 있는 남자 이름은 정우빈이다. 그는 자신이 창업하여 회사를 차렸고 현재 20억 원의 재산을 가지고 있으며, 남원에서 도심과 교외, 해변 주변에 한 채씩 집을 샀다. 이 남자는 성공한 사람이라 유소미의 부모도 그를 보자 너무 마음에 들어 했다. 그녀의 부모는 장모가 사위를 보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는데 볼수록 마음에 들었다. 맞은편에 있던 우빈은 유소미를 처음 봤을 때부터 반드시 얻어내고야 말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유소미는 정말 예쁘고 몸매도 좋고 인맥도 넓었다. 이런 여자에게 장가든다는 것은 사업에 큰 도움이 된다. 게다가 우빈은 자신이 여러 방면에서 그녀를 밀어 붙였으니 오늘 틀림없이 손에 넣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정우빈의 부모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필경 자신의 아들은 정말 훌륭했다. “아가, 너희들 괜찮으면 오늘 이 일을 정하도록 하자.”정우빈의 아버지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네? 정하라고요?”유소미의 아버지는 조금 의아해 하면서도 계속 말을 이어갔다.“우빈이는 아주 훌륭하죠. 저는 우빈이가 우리 사위가 되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분명 유소미의 부모도 기뻐했다. 어쨌든 정우빈과 같은 사람은 돈도 많고 고위직에 있는 사람이라 그에게 시집을 가면 자신의 딸이 밖에 나가면 체면이 설 것이다. 유소미는 눈썹을 찡그렸다. 우빈이는 여러 방면에서 아주 훌륭했다. 심지어 그녀가 나온지 이렇게 오래 되었어도 이만한 훌륭한 남자는 거의 만나보지 못했다. 하지만 상대방을 바라보고 있을 때 유소미의 뇌리에 갑자기 한 줄기 그림자가 떠올랐다.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거절하며 말했다. “안돼요. 저는 우리가 아직 충분히 알지 못하는 거 같아요. 조금 더 알아봐야겠어요!”“더 알아보겠다고? 아가씨가 뭘 더 알아보고 싶어 하는지 모르겠네? 내 통장 잔액을 보여 드릴까요?” 정우빈은 가볍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이런 여자들을 많이 만나봤는데
이번에는 유소미 자신도 어리둥절했다.그녀는 하현이 정말 이렇게 다급하게 그녀를 바로 찾으러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너 누구야? 뭐 하는 거야? 여기가 어딘지 알고 소란 피우는 거야?”우빈은 참지 못하고 화를 내며 고함을 질렀다. 그는 방금 몇 마디만 더 하면 유소미를 잡을 수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 놈이 튀어나와 분위기를 망쳐버렸다. 이때 그는 하현을 목 졸라 죽이고 싶었다. 유소미의 부모도 이때 이상한 듯 하현을 쳐다보며 물었다.“딸아. 이 사람은 누구야? 왜 이렇게 낯이 익지?”유소미는 유감스러워 하며 대답했다.“아빠 엄마, 이 사람은 하현이에요.”유소미의 아버지는 갑자기 안색이 변하며 말했다.“뭐? 하현! 바로 그 대학 동창? 그 사람이 여기는 뭐 하러 왔어? 어떻게 이 사람이랑 연락이 된 거야?” “하현은…… 전에 저랑 같이 동창회에 갔다가 자연스레 연락이 됐어요.”유소미는 해명했다. 맞은 편에 있던 정우빈의 아버지의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힐문하며 말했다. “소미야, 이게 무슨 일이야? 설마 너 선 볼 사람을 많이 준비해 둔 건 아니지?”“너 우리 집 우빈이가 마음에 안 들면 그냥 말해. 이런 짓까지는 할 필요 없어!”하현은 이제서야 그들이 선을 보고 있는 중이라는 것을 알았다. 유소미의 아버지는 바로 해명했다.“어르신, 오해하신 겁니다. 이 아이는 대학 동창일 뿐이에요!”“더구나 우빈이는 젊고 유능하잖아요! 어떻게 이 놈이랑 우빈이와 비교하겠어요?”“이 놈은 제가 듣기로 데릴사위가 됐다고 들었는데, 그냥 쓰레기, 폐물일 뿐이에요!”“우빈이는 재산도 몇 십억이나 있고, 진정한 젊은 회장이죠!”유소미 아버지가 이렇게 자신을 치켜세우는 말을 듣고 정우빈은 잠시 누그러졌다. 필경 그가 방금 유소미의 맞은편에 있던 하현을 보았을 때, 어쩔 줄 몰라 하며 이 두 사람 사이에 일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보니 이 사람은 그저 데릴사위일 뿐인데 무슨 일이 있었겠는
“응.”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조용하고, 편안하고, 안전한 곳. 이게 완벽히 다 갖춰져 있는 곳으로.”유소미는 하현이 별장을 사고 싶어 한다고 이해했다. 그렇지 않았으면 바로 스마트 밸리 집 한 채를 사면 그만이다. 그곳은 남원에서 가장 좋은 곳이었다. “그럼 우리 회사에 네가 원하는 주택이 하나 있는데 데리고 가서 보여줄게.”유소미는 재빨리 입을 열었다. 그런 뒤 돌아서며 말했다.“아저씨, 아주머니 오늘은 죄송하게 되었네요. 제가 동창생 집 사는 일부터 먼저 정리를 해야 할 것 같아요. 다음에 다시 약속을 잡는 게 좋을 거 같아요.”분명 그녀는 이렇게 빨리 결혼문제를 결정하고 싶지 않았다. 하현이 그녀를 찾아와 때마침 그녀에게 빠져나갈 명분이 주어졌다. 이런 점에서 그녀는 하현에게 매우 감격해 했다. 결국 이때 유소미의 부모는 일어서며 말했다.“이렇게 하자. 어차피 다들 거의 다 먹었으니 네가 일하는 근무환경은 어떤지 같이 가서 보는 게 어때?”유소미는 결혼을 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의 부모는 더 이상 지체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그래요, 소미씨. 우리도 가서 같이 한 번 봐요.”정우빈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딱 봐도 중개업자인 하현이 얼마나 큰 집을 사려고 하는지 보고 싶었다. 이 사람은 비교하는 게 두렵지 않았다. 한 번 비교해 보면 그제서야 유소미가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유소미는 인상을 찡그리며 먼저 대답하지 않고 하현을 쳐다보았는데, 분명 그의 의견을 구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현은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오늘 다른 사람이 선 보는 것을 방해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어 바로 말했다.“나는 상관 없어, 같이 가자.”“그래, 그럼 같이 가자!”식당을 나설 때 정우빈은 계산대에서 플래티넘 카드를 꺼내 긁었다. 계산하고 나올 때 그는 손에 플래티넘 카드를 흔들며 웃으며 말했다. “플래티넘 카드 혜택이 이렇게 좋을 줄은 생각지도
모두가 멍해졌다. 다들 신기한 듯 하현과 유소미 두 사람을 쳐다봤다.“별…… 별장을 산다고……?”정우빈의 목소리는 조금 떨렸다.“맞아요! 별장 사려고요. 만약에 보통 집을 사거나 큰 평수를 사려면 스마트 밸리에 가면 있죠!”유소미는 당연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정우빈은 조금 멍해졌다. 그의 전 재산으로는 아마 제일 작은 평수라 해도 스마트 밸리 집 한 채를 사기에는 부족했다. 별장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여기엔 2백억 이하의 별장은 없었다. 정우빈의 아버지는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총각, 업무를 아주 잘 하네!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집을 사게 해주면 공제금이랑 수수료가 꽤 많지?” 분명 정우빈 아버지의 눈에 하현은 중개업자였다.“하하하, 우리가 너를 우습게 봤나? 어쩐지 급하더라니, 이 정도면 수 천만 원은 벌겠는데?”정우빈도 되새기며 이 순간 비웃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하지만 그는 속으로 조금 부러워했다. 그는 혼자 장사를 할 때도 이윤을 몇 천만 원씩은 얻지 못했는데 이 데릴사위가 중개를 해서 이렇게 돈을 벌다니?유소미의 부모도 하현을 중개업자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자기 딸에게 의지해서 돈을 버는. 데릴사위는 데릴사위네, 너무 뻔뻔하다! 하지만 다음에 일어난 일이 그들을 다시 놀라게 했다. 스마트 밸리 부동산의 사장, 우제경이 지금 공손한 얼굴로 걸어 나왔다. 이 사람은 경제 신문에 자주 나와서 모두들 낯이 익었다.우제경은 나오자마자 다른 사람들은 돌아볼 틈도 없이 바로 빠른 걸음으로 하현 앞으로 와 더 없이 흥분하며 말했다. “존경하는 하 선생님, 안녕하세요!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제가 직접 나왔습니다!”“환영합니다. 존경하는 하 선생님. 오셔서 직접 가르쳐 주세요!”별장 직원들도 이때 이구동성으로 입을 열었다. 한쪽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꽃 불꽃을 직접 터트리기도 했다. 아마 개업을 할 때도 이렇게 과하지는 않을 것이다. 정우빈의 부모는 어리둥절했다. 이게 무슨
관공서 제복을 입은 남녀들이 문밖에서 어두운 표정으로 서 있었다.맨 앞에 서 있는 사람은 주택건설부 수장 주광록이었다.그리고 그의 곁에는 그의 친동생이자 경찰서 수장인 주향무가 함께하고 있었다.두 사람이 함께 모이니 더욱 살벌하고 근엄한 분위기가 풍겼다.“주 부장님...”황택호와 이홍파는 모두 깜짝 놀라 용수철처럼 앉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오늘 무슨 일로 이렇게 두 분이 함께 오셨습니까?”“무슨 일이 있으시면 부하들한테 전화 한 통만 하시면 되는데 뭐 하러 이렇게 직접 오셨어요?!”주광록은 두 사람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곧바로 하현에게 달려가 연신 허리를 굽신거렸다.“하 대사님! 이렇게 또 뵙네요!”“덕으로 원한을 대신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이 주광록이 눈이 멀었어요!”“제발 대인배의 도량으로 너그러이 봐주시고 더 이상 그 일은 따지지 말아 주십시오.”“제발 저를 좀 살펴봐 주세요!”주광록은 겁먹은 표정으로 아우디 차량 열쇠를 꺼냈다.혹시라도 하현이 거절할까 봐 걱정스러운 얼굴이었다.하현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주 부장님, 제가 도와드리지 못해서 이러고 있는 게 아닙니다.”“문제는 저의 증명서가 가짜라고, 다 무효라고 저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불법 풍수 관상 및 무면허 사기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만약 제가 저 두 사람이 보는 앞에서 부장님한테 뭐라고 말한다면 저들이 주장하는 죄목의 증거가 눈앞에 존재하는 게 되어 버리는 게 아닐까요?”“그러면 원죄에 죄가 더해져서 더 무거운 벌을 받겠죠. 저는 감옥에 가고 싶지 않습니다.”“개자식!”하현의 말을 듣고 주광록의 눈빛이 차갑게 돌변했다.순간 그는 갑자기 몸을 돌려 이홍파와 황택호 두 사람을 향해 발길질을 했다.관청 직원으로서 국민을 위해 힘쓰기는커녕 권력을 믿고 함부로 남을 괴롭히고 없는 죄를 만들어 뒤집어 씌우다니!이런 무법천지를 봤나!주광록의 얼굴에는 분노로 차올랐다.“오늘 당신들은
한바탕 자신의 부하에게 화풀이를 한 황택호의 시선이 이 사건의 장본인인 이홍파에게 떨어졌다.이홍파는 이 상황이 못마땅한지 흐린 낯빛으로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하현이 데릴사위라고 말하지 않았던가?그런데 어떻게 데릴사위 주변에 이렇게 대단한 거물들이 몰려들어 두 팔 걷어붙이고 도와주고 있는가?이건 정상이 아니다!“두 분, 머리가 좀 어지럽고 등에서는 식은땀이 줄줄 흐르며 온몸에선 약간 오한도 느껴지시죠?”이때 하현은 천천히 시선을 들어 올렸고 눈동자에는 냉소가 가득 차 있었다.지금껏 있었던 일은 하현에게 있어 재미난 연극 한 편이나 마찬가지였다.“이제야 두려움을 알았다니 너무 늦은 거 아닌가요?”차갑게 비꼬는 하현의 말에 이홍파는 참을 수가 없어 가장 먼저 반응을 보였다.그는 탁자를 세게 내리치며 하현을 향한 분노를 표출했다.“개자식! 너 지금 뭐라고 했어?”“부자 몇 명 안다고 지금 유세 떠는 거야? 무사히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아?”“잘 들어!”“당신은 불법으로 풍수 관상을 봐주다가 이제 우리 손에 넘어왔어. 천왕 노자가 와도 당신을 구해 줄 수 없을 거야!”“내가 말하는 거 똑똑히 기억해!”“지금 당장 자신의 죄를 자백하는 게 좋을 거야! 나중에 후회해 봐야 아무 소용없어!”이홍파는 자신의 뒤에 있는 그분이 금정에서는 안 될 것이 없는 무적의 존재라는 것을 확신했다.하현의 주변에 있는 부자들이 얼핏 무서워 보이지만 자신의 뒤에 있는 그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가장 중요한 것은 하현을 몰아붙이는 조직들과 그가 이미 한배를 탔다는 것이다.그래서 이제 와 기세를 꺾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하현은 그저 담담하게 웃었다.“내가 불법으로 풍수 관상을 봤는지, 내 증명서들이 가짜인지 아닌지, 당신들 보고도 전혀 아무 생각이 없는 거야?”이홍파와 황택호는 이 말을 듣고 서로의 눈을 마주 보다가 갑자기 불안한 기색이 눈동자를 스쳐 지나갔다.순간 하현의 증명서가 완벽했다는 사실
”개자식! 이게 무슨 태도야?!”“어?!”하현의 모습을 보고 이홍파는 분노가 치밀었다.“내가 당신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이홍파가 손을 쓰려고 했을 때 취조실 바깥에서 갑자기 누군가가 빠르게 노크를 했고 곧이어 잔뜩 긴장한 얼굴의 형사가 빠른 걸음으로 들어왔다.황택호는 침착한 표정으로 손을 흔들어 이홍파의 행동을 제지하며 옆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이 자식의 동료들이 입을 열었어?”부하 형사가 빠르게 말했다.“반장님, 이놈의 공범들의 신원을 모두 다 파악했습니다!”“잘 됐군. 요즘 놈들은 관뚜껑을 보기 전까진 정신을 못 차리거든...”황택호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일부로 하현을 힐끔 쳐다보며 보이지 않는 압박을 주었다.그러나 하현은 그의 눈빛에는 조금도 개의치 않았고 그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사람처럼 눈동자에는 미동이 없었다.“말해 봐! 그 패거리들이 어떤 신분이야? 하 씨 이놈이 잘 이해하도록 보고해 봐!”“반장님, 그게...”부하 형사가 잠시 머뭇거리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뒤치다꺼리를 해 주는 사람은 바로 신사 상인 연합회 수장이라고 합니다. 수하에 몇십 명의 건달들을 거느리고 있고요...”황택호는 부하의 말을 듣고 희미하게 눈을 흘기며 냉랭하게 말했다.“신사 상인 연합회? 그 사람들이 이런 막노동을 할 줄은 몰랐군. 보아하니 엄도훈도 요즘 할 일이 없는 모양이야...”비록 조금 의아하긴 했지만 황택호는 조금도 두렵지 않았다.신사 상인 연합회가 꽤나 힘이 있는 집단이었지만 그가 관리하고 상대하는 조직이었다.엄도훈같이 똑똑한 사람이 이런 조무래기들 때문에 자신을 귀찮게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그러자 황택호는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그래, 조사한 걸 계속 말해 봐. 무슨 죄가 있는지, 하현과는 도대체 어떤 관계인지!”“그건 아직 알아내지 못했습니다...”“쓸모없는 것들!”황택호의 입에서 험한 말이 튀어나왔다.“다른 놈들의 신분은?”“놈들?”이
하현 일행은 모두 공무 차량에 탑승했다.심지어 핸드폰도 모두 압수되어 외부와의 연락이 차단되었다.“웅! 웅! 웅!”차가 중간쯤 도착했을 때 하현의 핸드폰이 심하게 진동하기 시작했고 그 위에는 낯선 전화번호가 표시되었다.황택호는 불안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가 통화 버튼을 눌렀다.전화기 맞은편에서 정중하고 예의 바른 목소리가 들려왔다.“안녕하세요. 저기 하 대사님 맞으시죠? 저는 일전에...”황택호는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하 대사는 무슨 하 대사! 하현은 무면허로 관상을 보고 불법적으로 영업을 해서 우리한테 잡혔어!”“내가 좋은 마음으로 충고하는데, 앞으로 이 사기꾼 찾지 마!”“곧 감옥에 처박힐 테니까!”상대는 잠시 조용히 듣고 있다가 한기를 가득 품은 목소리로 말했다.“나 주광록인데, 당신은 누구야?”“내가 누구건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야?”상대방의 말투에 황택호는 화가 났다.“더 이상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아니면 당신도 같이 잡아넣을 거야! 알았어?”“알았냐고?!”말을 마친 후 황택호는 일방적으로 전화를 뚝 끊었다....공무 차량은 얼마 지나지 않아 금정 경찰서 제6지서에 도착했다.취조실 안은 에어컨이 강하게 켜져 있어 방 전체가 싸늘했다.하현 앞에는 싸구려 커피 한 잔이 놓여 있었다.커피라고 하기엔 너무나 구역질 나는 냄새가 풍겼다.그의 맞은편에는 황택호와 이홍파 두 사람이 다리를 꼰 채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노려보며 건방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이름!”“성별!”“직업!”“돈이 어디서 나서 이 풍수관을 산 거야?!”“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을 속였어?”“죄 없는 많은 사람들을 얼마나 많이 죽였냔 말이야?!”“어서 말해!”두 사람은 강한 카리스마를 풍기며 칼날 같은 말투로 하현을 몰아붙였다.분명 그들은 심문 경험이 매우 풍부한 것 같았다.지금 그들이 해야 할 일은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여 하현을 단죄하고 다시는 나오지 못하게 하
하현에게 서류로 얼굴을 두드려 맞은 듯한 이홍파는 얼굴이 화끈거렸다.화를 내고 싶어도 더 이상 핑곗거리를 찾을 수가 없었다.이때 나박하는 이러다 둘 사이에 충돌이라도 일어날까 봐 서둘러 억지웃음을 지으며 앞으로 나와 화해를 시도했다.“이 팀장님! 오해예요! 오늘 오해하셔서 이렇게 헛걸음을 하셨네요!”“하지만 어쨌든 우리가 이렇게 만났는데 헛걸음만 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제가 점심 식사라도 대접하겠습니다. 오해로 시작되었지만 모두 좋게 끝나야지요!”“오해? 뭐가 오해야? 내가 당신을 오해한 모양이군!”이홍파는 나박하를 발로 걷어차며 악랄하게 입을 열었다.“당신 함부로 입 놀리지 마! 우리한테 밥을 사네 마네 이런 식으로 뇌물을 주려고 시도한다면 공무집행 방해로 당장 고발할 거야!”“감옥에 당장 처넣을 거라고!”잘못도 없는 사람한테 없는 죄를 뒤집어 씌우려다 실패로 돌아가자 엄한 사람한테 적반하장격으로 화풀이를 하는 이홍파를 보고 나박하의 얼굴색이 어두워졌다.나박하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을 때 하현이 급히 손짓을 하며 그를 말렸다.그러고 나서 하현은 웃으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자, 두 분. 우리 집복당이 절차상 아무 문제가 없다는 걸 아셨죠? 난 자격증을 가지고 정정당당하게 일을 하고 있습니다. 당신들은 모든 조사가 끝났고 이번에는 당신들이 해명할 차례입니다.”“어서 설명해 보시죠!”이홍파는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했지만 무슨 말을 하려고 해도 목에 가시가 걸린 것처럼 아무 말도 내뱉을 수가 없었다.지금까지 함부로 횡포를 부리던 그의 성정으로 봤을 때 어떻게 평범한 시민한테 고개를 숙이며 순순히 해명을 할 수가 있겠는가?그건 너무나 창피스러운 일이었다!이때 한쪽에 서 있던 황택호가 갑자기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이런 조그만 풍수관이 모든 증명서를 다 갖추고 있다고?”“흥! 난 믿지 않아!”“설마 가짜 증명서를 만든 건 아니겠지?”“어디 한번 보자고!”말을 마치자마자 황택호는 이홍파
”불법적인 일?”주위를 둘러싸고 구경하고 있던 손님들은 모두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형사님, 뭔가 잘못 알고 오신 거 아니에요?”“맞아요. 이곳 집복당은 오랫동안 운영되어 오던 풍수관이에요. 이웃 중 많은 사람들이 이곳 단골이고요!”“가장 중요한 사실은 그들이 결코 함부로 부당한 요금을 받지 않았다는 거예요!”“그런데 불법적인 일이라니요? 수상한 일이라니요?”“맞아요. 집복당은 왕조 시대 때부터 있었는데 어떻게 절차상 미비한 점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설마 두 분 머리를 다치신 건 아닙니까? 컨디션이 좀 안 좋으신 건 아닌지요?”이웃들은 모두 웃음을 터뜨렸고 이홍파와 황택호는 이 모습을 보고 흰자위를 가득 드러내며 버럭 했다.“우리는 관청을 대신해서 법을 집행하고 있어요. 아직도 이 상황이 이해가 안 되는 겁니까?”“이 집복당은 사이비 집단입니다!”“그걸 왜 모르는 거예요?”이홍파는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져서는 주위를 향해 소리쳤다.“어서 물러들 가세요! 그렇지 않으면 당신들도 다 잡아서 조사할 겁니다!”“잘못이 있든 어떻든, 그것은 당신들이 결정할 문제가 아닙니다!”“풍수관이란 곳은 원래 민간이 하는 작은 소일거리 장사일 뿐입니다. 우리는 이곳을 믿고 있어요!”“왜냐하면 우린 여기서 많은 일들을 해결했거든요. 우리 딸이 결혼했을 때도 여기서 날을 잡아 결혼했어요. 그래서 지금 아주 화목하게 잘 삽니다!”“특히 하 대사는 우리들의 구세주입니다!”“경찰서와 주택건설부 사람들이 쓸데없이 여기 와서 조사할 시간이 있다면 차라리 폐유 처리 업체나 두부 공장 공정이나 조사하세요! 괜히 우리 하 대사 귀찮게 하지 말고요!”“점점 더 많은 손님들과 이웃들이 몰려들었다.합동 단속반이 집복당 간판을 철거하고 집복당을 봉쇄한다고 하니 다들 분노에 가득 차 있었다.합동 단속반 사람들은 이 광경을 보고 적잖이 당황스러웠다.“닥쳐! 모두 닥쳐요!”황택호는 일순 안색이 험상궂게 변했고 손을 세차게 흔들
하현 일행이 집복당으로 돌아왔을 때 문 앞에는 이미 십여 대의 관용차가 서 있었다.이 차들은 경찰서 소속인 것도 있었고 주택건설부 소속인 것도 있었고 동사무소 소속인 것도 있었다.말하자면 정부 차원의 합동 집행부가 다 모인 것이다.수십 명의 제복을 입은 남녀들이 집복당을 둘러싸고 저마다 삿대질을 하며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였다.채굴기를 몰고 와서 위세를 부리는 사람도 있었다.맨 앞에 서 있는 두 사람은 대머리 남자였고 한 사람은 키가 좀 크고 다른 한 사람은 좀 뚱뚱했다.키가 큰 사람은 주택건설부 유니폼을 입고 있었으며 가슴에 새겨진 명패에는 이홍파라는 세 글자가 적혀 있었다.뚱뚱한 사람은 경찰서의 황택호 형사였다.두 사람은 관청 동기로 알려져 있으며 항상 함께 출동해 각종 불법 건축물과 불법 매장을 소탕했다.오늘 그들의 목표는 바로 집복당이었다.고명원은 앞에 나서진 않았지만 부하들을 시켜 집복당 문을 막도록 하여 이홍파와 황택호 두 사람이 이끌고 있는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했다.합동 단속반은 기세가 등등해서 뭐라도 하나 걸리기만 한다면 내부 인테리어 전부를 깡그리 부술 태세였다.이렇게 되면 일이 더 커진다.고명원은 연합 단속반에게 미움을 사는 것은 조금도 두렵지 않았다.오직 하현의 집복당이 잘못되어 뭐라고 설명할 말이 없게 될까 그것이 두려웠다.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는 왕인걸도 와 있었다.그는 집복당에 와서 아첨이라도 좀 해 볼까 했는데 마침 이런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하현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왕인걸과 고명원이 뭐라고 설명하려고 했지만 하현은 얼른 손을 흔들며 그들을 제지했다.하현이 입을 열기도 전에 나박하가 합동 단속반에서 나온 두 사람의 손을 잡고 인사를 건넸다.“아이고, 이거 이홍파 팀장님과 황택호 형사님 아닙니까?”“무슨 바람이 불어서 두 분이 함께 우리 집복당엘 다 오셨습니까?”“이 누추한 곳에 두 분이 자리를 빛내주시니 영광입니다.”말을 하면서 나박하
”전부?”이 말을 듣고 강우금의 얼굴에는 비아냥거리는 기색이 역력했다.“여자한테 빌붙어 살면서 꼴에 자기가 재벌 2세인 줄 아나?”“정말 요즘 사람들은 자기 분수를 너무 몰라!”“전부는 고사하고 그의 전 재산을 다 부어도 소남가인 옷 한 벌 못 살 거야. 아니, 양말 한 켤레라도 산다면 내가 손에 장을 지지겠어!”금정의 스타트업 사장이나 재벌 2세들도 소남가인 브랜드의 옷을 함부로 사지 못한다.그런데 한낱 한량에 불가한 하현이 돈이 어디 있어서 저런 비싼 옷을 산단 말인가?매장의 직원들과 손님들이 좋은 구경거리를 보려고 시선을 집중했다.소남가인 직원들은 서로의 눈을 마주 보며 살짝 망설였지만 결국 황보정에게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해 주었다.곧 황보정은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옷을 모두 골랐다.수십 개의 옷 가방들이 순식간에 매장에 늘어섰다.이게 다 얼마인가?몇십억은 되어 보였다!“삑!”하현은 별일 아닌 듯 단번에 카드를 긁었다.그러자 승인되었다는 소리가 나면서 영수증이 좌르륵 쏟아져 나왔다.“어머?!”순간 소남가인 매장 안팎에선 수군거리는 소리로 소란스러워졌다.주변에 있던 직원들과 손님들은 하현을 쳐다보면서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황보정에게는 질투와 부러움의 시선들이 쏟아졌다.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하현이 저 많은 옷을 한 번에 결제하다니!그야말로 거부라 하지 않을 수 없었다!“이, 이럴 수 없어! 절대로! 이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야!”강우금과 그녀의 매장 직원들은 모두 넋이 나간 듯 멍해졌다.뒤늦은 후회가 쓰나미처럼 밀려와 그녀들을 단번에 쓰러뜨렸다.그들은 도저히 제대로 서 있을 수가 없었다.방금까지 그들은 입만 열면 하현을 비난하는 말을 퍼부었다.노점상에나 가서 옷을 사라고 쫓아냈다.그런데 지금 어떻게 되었는가?눈 깜짝할 사이에 그녀들의 얼굴이 화끈화끈거렸다.역시 가장 난처해하는 사람은 강우금이었다.그녀는 도저히 믿기지
강우금의 말을 들은 손님들은 하나같이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옷도 안 사고 민폐만 끼치다니!덜떨어진 저런 사람이 이런 가게를 드나들 수는 없다!정말 재수없어!황보정은 슬쩍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강우금, 당신 같은 점장이 어디 있어요?”“정말로 이런 식으로 사람을 대우할 거예요?”“우리가 정말로 못 살 거라고 생각해요?”“이런 식으로?”강우금은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황보정,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거 아니에요?”“내가 일부러 이러는 거예요? 당신이 그럴 자격이나 된다고 생각해요?”“난 금정 쇼핑몰 판매율 10위 안에 드는 사람이에요! 연봉이 일억이 넘는다고요!”“흥! 그런데 당신은 뭐죠? 하얗게 세탁한 싸구려 티셔츠 한 장 입고 와서 무슨 부자 행세를 하고 그래요?”“그리고 정말로 옷을 사고 싶으면 다른 데 가서 사세요! 여긴 당신이 살 수 있는 옷이 없어요!”말을 하면서 강우금은 바깥을 가리키며 냉소를 흘렸다.“1킬로미터 정도 나가면 많은 노점상들이 있을 거예요!”“거기 가면 한 벌에 몇 천 원짜리가 널렸을 거라고요!”“그래도 당신이 우리 가게에서 옷을 사고 싶다면 내가 특별히 기회를 주겠어요. 당신이 그래도 집복당 아가씨니만큼 이월된 재고 상품들 중 쓸 만한 것을 권해 줄 수는 있어요.”“하지만 문제는 살 수 있느냐 하는 거예요. 아무리 이월 상품이라고 해도 값이란 게 있는 건데 당신이 살 수 있겠어요?”하현은 더 이상 침묵하지 않고 한 걸음 앞으로 나가 손을 뿌리치며 물건을 카운터에 올렸다.그리고 나서 황보정의 손을 잡고 말했다.“다른 데 가서 사자고!”황보정은 조금도 망설임 없이 바로 하현을 따라 가게를 나섰다.강우금은 이 광경을 보고 냉소적인 목소리로 직원들을 불렀다.“그들이 만진 물건들과 지나간 자리 얼른 소독하고 방향제 뿌려!”“저런 싸구려 인간들이 우리 가게를 더렵히게 놔두면 안 되지!”“뭐라고?”“다른 가게에 가서 산다고? 흥! 아무리 둘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