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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9장

작가: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2-10-11 16:30:05
“나는 기회를 줬어.”

담담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고, 방금 전까지 날 뛰던 창빈은 지금 자신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그는 정신 없이 돌아봤지만 자신의 부하들이 엎드려 꼼짝도 못하고 있는 것을 눈의 끝자락으로 볼 수 밖에 없었다.

“데릴사위, 너 뭐 하려고 그래? 날 건드렸다간 너는 말할 것도 없고, 너희 설씨 집안도 다 망하게 될 줄 알아.”

창빈은 겁을 먹었지만 그는 필경 길바닥에서 지냈던 사람이라 지금 이 순간에도 시치미를 떼며 입을 열었다.

“누가 너를 보냈는지 말해.”

하현이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흥, 넌 알 자격이 없어!”

하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손에 힘을 더 가하기 시작했다.

이때 창빈은 자기 목에 쇠사슬이 묶인 듯 점점 조여와 숨을 쉬기가 어려워졌다.

그 와중에 지난 날이 떠올라 그의 눈에는 당황한 빛이 역력했다.

그는 이 데릴사위가 독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만약 자신이 죽을 줄을 알지 못했다면 다음 순간은 정말 죽을 수도 있었다.

“너……먼저 놔줘, 말해줄게……”

창빈은 어렵게 입을 열었다.

하현은 마음대로 손을 흔들며 냉담한 표정으로 창빈을 보고 있었다.

창빈은 자신의 목을 문지르며 잠시 머뭇거리는 표정을 짓다가 잠시 후 조용히 입을 열었다.

“데릴사위, 나는 네가 보통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 하지만 내 배후에 어떤 귀인이 있는지 네가 모르는 게 너에게 가장 좋을 거야. 너한테 좋을 게 없어……”

“하씨 가문?”

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

“하민석이야 하수진이야?”

“하씨 대문호?”

창빈의 눈에는 자조 섞인 빛이 스쳤다.

“나는 이런 거물과 접할 자격이 없지만 그 귀인의 신분은 확실히 높아. 이번에 너만 잘 해결되면 나는 높은 지위에 오를 수 있었을 텐데 아쉽게 됐네……”

하현은 담담히 그를 바라보다가 창빈의 핸드폰을 꺼내 번호를 눌렀다.

“창빈아, 그 사람 해결 됐어?”

상대방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하지만 입을 열면 많은 것들을 인정하는 셈이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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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자식! 감히 날 때려?!”이때 왕인걸이 얼굴을 가린 채 비틀거리며 기어올랐다.그는 얼굴 가득 원망과 흉악함으로 뒤덮인 채 하현을 향해 이를 갈며 격노했다.“넌 이제 죽었어!”“넌 이제 끝이야!”몇몇 불량한 친구들도 잡아먹을 듯 눈빛을 사납게 이글거리며 하현과 설은아를 노려보았다.분명 이 두 사람은 오늘 여기서 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예쁜 종업원도 얼른 양복 차림의 사나운 남자 십여 명을 불렀다.아마도 식당 경비원들인 것 같았다.하현은 이 사람들을 쳐다보지도 않고 테이블 위에 있는 차를 집어 들고 단숨에 들이마신 후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아직도 무릎을 꿇고 사과할 기회가 있어. 그렇지 않으면 정말로 당신들 손은 부러질 거야!”하현의 말을 듣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코웃음을 쳤다.사람들은 모두 하현처럼 허여멀건한 사람이 감히 자신들을 제압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금정이란 곳은 힘이나 능력 좀 있다고 함부로 굴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금정 같은 대도시에서는 역량, 인맥, 배경, 출신, 권력, 지위 그 모든 것이 갖춰져야 어느 정도 어깨에 힘깨나 줄 수 있다.하현이 감히 부잣집 도련님을 건드렸으니 아마 목숨을 부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촌뜨기! 넌 이제 죽었어!”예쁜 종업원이 노여움을 금치 못하는 표정으로 말했다.“네가 무슨 자격으로 우리 왕 도련님이랑 싸운단 말이야!”“왕 도련님이 누군지 알기나 해?”“왕 도련님은 금정 간 씨 가문 산하의 명성 필름 사장님이야.”“그는 금정 간 씨 가문의 먼 친척이야. 어떻게 당신 같은 촌놈이 모욕을 줄 수 있겠어?!”“못 들어봤어?”“옛날 왕사당 앞에 평범한 백성들이 드나들었다는 말 말이야!”예쁜 종업원은 화가 난 표정으로 말했다.왕인걸은 탑클래스 인물이었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금정 사 씨 가문과 관계가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그런데 얼뜨기 한 놈이 왕인걸을 함부로 발로

  • 재벌 사위면 될까?   4077장

    하현의 말이 떨어지자 장내가 조용해졌고 모두들 멍한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이 아닌가 의심하며 자신의 귀를 후벼팠다.이 말이 왕인걸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면 모두가 지극히 정상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그런데 어디서 튀어나왔는지도 모를 촌뜨기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다니!어불성설 아닌가?왕인걸도 놀라서 잠시 어리둥절하다가 이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재미있군. 내 앞에서 이렇게 날뛰는 사람은 오랫동안 없었어.”“당신이 처음은 아니지만, 단연코 가장 재미있는 사람이야.”“이렇게 하지. 무릎 꿇고 머리를 세 번 조아리고 물러가.”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거기에 세 번 더 머리를 조아리고 무릎을 꿇어.”하현의 말을 들은 왕인걸의 얼굴에는 더욱더 비아냥거리는 기색이 더해졌다.이 촌뜨기가 지금 누구랑 말을 하고 있는지 알기나 한 건가?“왕인걸, 이놈이 전혀 체면을 세워 주지 않는군!”“뭐? 왕인걸한테 머리를 세 번 조아리라고? 네놈이 무덤에 들어가지 않는 한 그런 일은 없을 거야!”“왕인걸, 이놈이 이렇게 뻔뻔스럽게 나오니 하늘과 땅이 얼마나 무서운지 죽는 게 뭔지 직접 알려줘야 할 것 같은데?!”한 무리의 불량배들이 모두 호들갑을 떨며 한마디씩 덧붙였다.그들은 조금도 거리낄 것이 없는 사람처럼 험한 말을 마구 내뱉었다.왕인걸은 무리들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듣고 이대로 있는 것은 너무 창피하다고 생각했다.결국 왕인걸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개자식! 더 이상 네놈 체면 따위 생각할 필요 없어! 당장 네놈을 죽여버릴 거야!”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왕인걸은 손바닥을 휘둘러 하현의 얼굴과 코를 때리려고 했다.그러나 그의 손바닥이 막 튀어나왔을 때 하현이 재빨리 손바닥을 휘둘렀다.“퍽!”낭랑한 소리가 울려퍼짐과 동시에 왕인걸은 얼굴이 따끔거리고 눈앞이 캄캄해지며 온몸이 멍해져 오는 것 같았다.그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다른

  • 재벌 사위면 될까?   4076장

    친구를 하자는 말을 특히 강조하며 왕인걸은 흐뭇하게 웃으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그 말속에는 친구 이상의 음흉한 관계를 의미하는 낌새가 다분히 느껴져 그를 따르던 짐승 같은 남자들이 히죽히죽 웃었다.하지만 왕인걸은 마치 해야 할 말을 정상적으로 했을 뿐이라는 듯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그는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하현의 존재를 완전히 무시했다.설은아는 왕인걸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하현을 향해 차가운 눈빛만 쏘았다.“이제 다 먹었어? 그럼 가자.”이 광경을 본 여자 종업원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고약한 년! 왜 이렇게 자꾸 잘난 척하는 거야?!”“왕인걸이 스스로 발걸음을 했는데 아직도 고고한 척 콧대를 세우는 거야?!”“당신 옆에 있는 그 사람이 그렇게 값어치가 나가는 인물이라고 생각하는 거냐고!”“왕 도련님이 화를 내면 어떻게 되는 줄 알아?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 무서운 일이 벌어질 거야!”“자자,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만해. 위협하지 마. 미녀 앞에선 상냥하게 굴어야지!”왕인걸은 여자 종업원에게 손을 내저은 다음 손에 든 와인잔을 흔들며 소금에 절인 채소와 생선볶음을 뒤적거리고 있던 하현을 보고 웃었다.“저기 선생님, 난 당신의 여자가 마음에 들어요!”“대충 다 먹었으면 저리 썩 꺼져 주시죠! 어서요!”“이렇게 예쁜 여자는 못 참죠!”“사람은 자기 분수를 알아야 해요!”말을 하면서 왕인걸은 자신의 포르쉐 열쇠와 금정 별장 출입카드를 꺼내어 하현 앞에 놓았다.이 모습을 본 한 무리의 불량배들은 모두 껄껄 웃으며 하현을 비웃었다.한 방에 보내버리는군!완전히 더는 큰소리치지 못하도록 쇄기를 박는 거지!눈앞의 얼뜨기는 아마 800년을 분투해도 저런 물건은 손에 넣지 못할 거야!예전에 왕인걸이 이렇게 나오자 보통 남자들은 아무 소리도 하지 못하고 순식간에 겁에 질렸었다.사회 경험이 좀 있는 남자라면 다 알 것이다.이런 물건을 가진 남자에게 함부로 저항할 수 없다는 걸 말

  • 재벌 사위면 될까?   4075장

    ”손님, 다시 한번 자세히 보세요!”“손님 옆에 있는 남자가 밥 먹는 거 말고 뭘 할 줄 알겠어요?”“보세요! 지금도 아무 거절도 못 하잖아요!”“그런데 왕 도련님은 어때요? 손님 옆에 있는 저 남자보다 몇천 배는 더 좋죠! 만약 손님이 이 기회를 놓치면 두고두고 후회할 거예요!”말을 하면서 여자 종업원은 하현에게 눈을 내리깔았다.그녀는 줄곧 하현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궁상스럽기 짝이 없는 이 남자를 무시한 것이 틀림없었다.그녀의 눈에 금정에서 가장 가치가 있는 남자는 오직 왕인걸이었다.설은아는 더 이상 여자 종업원과 쓸데없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아 홧김에 버럭 소리를 질렀다.“저리 꺼져요!”여자 종업원도 냉소를 흘리며 지지 않고 대꾸했다.“손님, 정말 어지간하시네요!”“그렇게 있는 척하면 뭐가 좋아요? 무슨 소용이 있냐구요?”설은아는 찬바람이 쌩쌩 부는 목소리로 말했다.“자꾸 이런 식으로 나오면 당신 사장한테 말해서 당신을 해고해 버릴 거예요! 두고 보세요!”바로 그때 이들의 모습을 흐릿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던 왕인걸이 와인잔을 움켜쥐고 천천히 걸어왔다.걸을 때 뿜어져 나오는 기세가 얼마나 당차고 당당한지 보는 사람들마저 숨이 막힐 정도였다.그의 길을 막고 있던 일부 손님들은 얼른 길을 내주었다.그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일을 일부러 만들 필요가 없다고 느낀 것이다.왕인걸은 마치 원하는 것은 모두 손에 넣겠다는 듯 거만하고 당당하게 걸어왔다.그를 따르던 무리들도 지금 히죽히죽 웃으며 다가왔다.“쯧쯧쯧, 결국 왕인걸이 이렇게 여자를 빼앗는군!”“자고로 왕인걸의 눈에 띈 여자가 도망갈 곳이 어디 있겠어? 순순히 그의 품에 안기는 게 능사지!”“예전에 청순미녀라고 이름을 날리던 어린 스타가 처음에는 왕인걸한테 시큰둥한 태도를 보였었지.”“그러다가 나중에 어떻게 되었어? 왕인걸이 모든 지원을 끊자 결국엔 그에게 기어들어왔지.”“그리고 자기가 여신급 여자를 데리고 다니는 줄 알고 왕

  • 재벌 사위면 될까?   4074장

    ”안녕하세요.”하현과 설은아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곱게 화장을 한 종업원이 82년산 라피트 한 병을 들고 다가왔다.“저분이 두 분께 드리는 것이니 받아주세요.”종업원은 설은아와 하현이 거절할 틈도 주지 않고 귀한 82년산 라피트 한 병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술을 보냈어요? 82년산 라피트를?”하현과 설은아는 모두 약간 어리둥절해하면서 종업원이 가리키는 곳을 쳐다보았다.지방시에서 옷을 맞춰 입은 멋진 남자가 와인잔을 살짝 들어 보였다.그는 젊고 멋있고 부유해 보였다.딱 봐도 금정에서 성공한 사람 같았다.그리고 그의 곁에는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 몇 명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었다.순간 그들은 하현과 설은아를 바라보며 뭔가를 기대하는 눈빛이었다.하현이 입을 열기도 전에 설은아가 주저하지 않고 냉랭하게 말했다.“죄송하지만 난 저분을 몰라요. 그러니 이거 가져가세요!”“그게...”설은아의 차가운 눈빛에 여자 종업원은 눈썹을 찡그리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손님, 손님 뜻은 알겠지만 왕 씨 가문 도련님이 다른 사람한테 이렇게 대하는 건 아주 드물어요. 그러니 저분의 호의를 받아들이는 게 좋을 거예요.”“어쨌든 금정에 왔으니 저분이 젊고 잘생기고 부유하다는 걸 모르진 않을 테니까요!”“많은 여자들이 저분한테 시선 한 번 받으려고 해도 좀체 기회가 없었다구요!”“저분이 와인을 한 병 주셨어요. 그것도 82년산 라피트 한 병을요! 설마 당신들은 이게 얼마나 영광스러운지 모르는 건 아니겠죠?”“정말 이해가 안 되네요. 왜 거절하시는 거예요?”예쁜 종업원은 설은아가 배려라는 걸 너무 모른다고 생각한 듯했다.보아하니 왕 씨 가문 도련님은 이곳의 단골이고 신분이 범상치 않으며 이 여자 종업원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모양이었다.이것은 어린아이라 하더라도 단번에 알 수 있는 것이었다.하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의 앞에 있는 안줏거리를 씹었다.계속 먹자니 맛이 나쁘지 않았다.방금 비행기

  • 재벌 사위면 될까?   4073장

    저녁 6시, 금정 쇼핑센터 맞은편에 있는 금정 포장마차.포장마차라고는 하지만 사실 이곳은 금정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 중 하나이고 매일 수천 번까지 번호가 매겨진다고 한다.그리고 입구에 있는 주차장에는 모두 각양각색의 고급 차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설은아는 진작부터 하현을 이곳에 데리고 와서 식사를 하려고 마음먹었다.그래서 그녀는 가방에서 번호표를 꺼냈을 때 적잖이 놀랐다.두 사람이 차를 세우고 금정 포장마차 안으로 들어서자 저녁 식사가 절정인 이때 화려한 옷을 입은 손님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설은아는 종업원에게 번호표를 제시했고 두 사람은 미리 남겨둔 자리로 안내되었다.이 과정에서 설은아는 사람들의 시선을 확 끌었다.화장을 곱게 하고 팔과 허벅지를 드러낸 여자들과 달리 설은아는 별로 화장기도 없지만 외모나 기질로 보아 모든 사람들을 압도하기 충분했다.예쁜 여자를 옆에 둔 남자들도 설은아를 힐끔힐끔 쳐다보았고 눈에선 뜨거운 시선이 광선처럼 빛났다.이 사람들 중에는 금정의 부잣집 2세들도 있었고 이제 막 사업에 분투해 성공 가도에 진입한 사람들도 있었다.물론 의기양양하고 패기 넘치는 스타트업 종사자들도 많았다.기질과 스타일로 볼 때 이 사람들은 하현을 앞서 나가는 것처럼 보였다.그래서 설은아 옆에 있는 하현을 보고 많은 사람들은 야유를 보냈다.그러나 설은아는 이 사람들을 무시하고 자리에 앉은 후 테이블 사이사이를 지나가는 주문 기계에 몇 가지 특별 요리를 주문한 다음 손을 뻗어 하현에게 차를 따라주었다.모처럼 부드러운 여인의 손길을 느끼며 하현은 술을 한잔 마신 뒤 설은아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샤넬의 코트를 입은 그녀는 늘씬하고 매력적인 몸매를 가졌다.여기에 옥처럼 빛나는 외모와 가끔 다리를 꼴 때마다 흘러내리는 미끈한 각선미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안달나게 했다.하현은 설은아가 사업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면서 더욱 눈부시게 빛나는 슈퍼우먼이 되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는 찻잔

  • 재벌 사위면 될까?   4072장

    이때 간민효는 하현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져서 잔뜩 호기심이 솟아올랐다.그녀는 다시 하현에게 조금 더 다가가 그의 귀에 대고 입김을 불어넣으며 말했다.“하현, 오늘 밤 시간 있어? 같이 밥 한 끼 할까?”“고맙지만 오늘 밤 하현은 시간이 없어!”냉랭한 표정으로 일관하던 설은아가 마침내 더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그녀는 하이힐을 신고 당당하게 걸어와 하현을 자신 쪽으로 잡아당겨 팔짱을 끼고 만면에 미소를 머금으며 말했다.“하현은 오늘 밤 나와 함께 저녁을 먹을 거거든.”간민효는 설은아를 보고 어리둥절한 눈빛으로 말했다.“설은아, 이 사람이 그 능력 없는 네 전남편이야?”하현은 의아한 표정으로 비슷한 외모에 비슷한 나이대의 두 여인을 쳐다보았다.설은아와 간민효가 아는 사이?하지만 두 사람이 아는 사이인 것이 정상이었다.모두 금정에서 내로라하는 정상급 인물들이었기 때문에 모를 수가 없었을 것이다.하지만 설은아는 간민효에게 무슨 설명을 하기도 귀찮아서 얼른 하현을 끌고 VIP 출구로 나와 자신의 빨간 페라리로 들어갔다.그 후 그녀가 가속페달을 밟자 차는 굉음을 내며 쌩하니 그 자리를 떠났다.갑자기 혼자가 된 간민효는 멍한 표정으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조수석에 탄 하현은 안전벨트를 매면서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오랜만에 만난 전처, 아니 와이프라고 해야 하나?이런 어색하고 떨떠름한 자리라니!차는 금정 국제공항을 빠져나왔고 하현이 금정의 가을빛을 감상할 사이도 없이 설은아는 거칠게 차를 몰았다.그리고 가속페달을 사정없이 밟으며 그녀는 떠보는 듯 입을 열었다.“간민효, 예쁘고 상냥하지?”맞는 말이었다.간민효는 전신급에 달하는 독술을 가졌으면서도 아름답고 성격도 시원시원했다.그리고 몇 시간 동안 함께 지내면서 하현은 그녀의 기질이 참 따뜻하고 상냥하다는 것도 알았다.그러나 차 안을 뒤덮은 질투의 불길을 느끼며 하현은 정색을 하고 말했다.“간민효가 어느 정도 사람 좋고 매력적이라는

  • 재벌 사위면 될까?   4071장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비행기는 어느새 금정 국제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하현과 간민효는 함께 VIP 통로를 걸었다.얼핏 보면 두 사람이 한 쌍의 연인처럼 보였다.이에 간민효의 뒤를 따르던 양복 차림의 남자는 못마땅한지 언짢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두 사람은 공항의 VIP 출구에 다다랐고 간민효는 하현을 향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하현,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지만 가는 길까지 내가 데려다줄게.”하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야. 비행기 탔을 때 이미 아내한테 내 일정을 보냈어.”“아마 마중 나올 거야.”“아내?”‘아내’ 라는 말을 들은 간민효는 어리둥절해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하현의 네 번째 손가락을 쳐다보았다.반지가 없었다.간민효의 눈빛을 알아차린 하현이 입을 열었다.“아, 이제 전처라고 봐야지.”하현의 말을 듣고 간민효는 그제야 소리 없이 웃었고 한층 더 하현에게 관심이 생기는 것 같았다.“하현, 당신에게 아내가 있든 없든 간에 내가 말했듯이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전화해. 금정에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도와줄게.”“자, 우리 작별의 포옹이라도 해!”이 말을 들은 몇 명의 사내들이 모두 순식간에 고개를 빳빳이 들고 하나같이 험악한 얼굴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자, 다음에 또 봐!”하현도 험악한 표정의 남자들의 시선을 무시한 채 앞으로 나가 간민효와 포옹을 나누고 그녀의 귀에 대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참, 마침 내가 무학에 어느 정도 연구를 하고 있었는데 당신 몸에 뭔가 병이 있다는 걸 알고 있어. 아마 십중팔구는 입신에 이르는 독술과 관련이 있을 거야.”“그래서 말인데 내가 필요할 땐 언제든 연락해.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얼마든지 도와줄게.”말을 하면서 하현은 쪽지 한 장을 여자의 가슴에 쑤셔 넣었다.이 행동은 예의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런 행동을 함으로써 하현은 침착하게 기운의 광선을 통과해서 여자의 심맥을 보호했다.“내 병을 눈치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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