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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96장

Auteur: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콜록콜록!”

“앞에 뭔가 일이 생긴 거 같아. 나 내려가서 좀 볼게.”

하현은 꿈에서 벌떡 깨어난 듯한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화제를 돌렸고 빠르게 자신의 왼손을 그녀의 허벅지에서 거둬들여 차 문을 열고 달려나갔다.

간민효는 십년감수한 듯 심호흡을 하고 운전석 앞 천장에 장착된 거울을 내려 얼굴 매무새를 정리한 후 하현을 따라 내렸다.

하현과 간민효는 도로의 가장자리에 다다랐다.

포르쉐 718 차체는 거의 90도로 꺾여서 변형되었고 운전석에는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젊은 여성이 앉아 있었다.

얼굴에는 핏자국이 가득했고 사람은 이미 의식이 없어 보였다.

현장에서는 매캐한 냄새도 났다.

유심히 코끝을 집중해 보니 휘발유 냄새였다.

이때 도요타 엘파 안에서 서너 명의 화려한 옷차림의 남자들이 문을 박차고 내렸다.

그중 한 명은 가슴팍이 아픈 듯 얼굴을 쥐어짠 채 차체를 기대며 욕설을 퍼부었다.

또 다른 사람들은 무심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하려고 했다.

몇몇 여자들은 얼굴 가득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사고 현장을 지켜보았다.

교통사고가 난 것에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오늘 밤 외출에 적잖은 지장이 생긴 것이 못마땅했던 것이다.

“어서 좀 도와주세요! 차 안에 부상자가 있고 휘발유가 새고 있어요!”

하현이 무리들을 향해 소리쳤다.

“차가 터지면 모두가 죽어요!”

“개자식! 당신이 뭔데 쓸데없이 참견이야?”

“당신이 뭐라도 돼?”

어딘가로 전화를 걸던 남자는 우락부락한 얼굴로 전화를 끊었다.

“당신 도로교통법 몰라?”

“난 이미 112에 신고했어. 경찰서 사람들이 곧 들이닥쳐서 처리할 거야.”

“그전에는 누구도 현장을 건드려선 안 돼. 책임 분담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까 당신 손 하나 까딱하지 마!”

남자의 말을 듣고 그의 일행들은 시시껄렁한 표정을 지으며 히죽거렸다.

다들 하현이 오지랖 넓은 헛똑똑이라고 생각했다.

“안 들려요?! 도와달라고요!”

“지금 손쓰지 않으면 차가 폭발할 거예요. 그러면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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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이영은 타인의 공을 가로채려고 하지도 않고 조금도 숨김없이 솔직하게 말했다.“지금 따님의 상태가 안정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급히 수술을 하지 않고 회진을 준비하고 있어요.”“그러니 안심하셔도 됩니다.”화이영의 확고한 발언에 왕문빈 부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들은 응급실로 들어가 왕자혜의 상태를 살펴보았다.왕자혜의 얼굴은 비록 창백했지만 호흡은 안정적이었고 심장 박동도 보통처럼 힘차게 뛰고 있었다.보아하니 전체적으로 위험한 고비는 넘긴 것 같았다.“자혜야...”왕문빈의 부인은 딸이 이렇게 누워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아파서 딸을 꼭 안아주고 싶었지만 결국 마음으로 안아줄 수밖에 없었다.“흥분하지 말고 자중하라고. 아직 치료도 다 안 끝났는데 함부로 애를 만지거나 움직이게 하면 어떻게 해? 나중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면 어쩌려고?”왕문빈은 안타깝고 속상한 심정으로 심장이 터질 것 같았지만 지금 이 순간 누구보다 냉정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응급실을 나온 뒤에야 왕문빈은 미소를 머금고 입을 열었다.“우리 딸을 구해 준 사람이 누구라고?”화이영이 소개하기도 전에 우소희가 당당한 미소를 지으며 한 걸음 앞으로 나와 자부심 넘치는 얼굴로 말했다.“왕 사장님, 안녕하세요. 우소희라고 합니다!”“따님을 구한 사람이 바로 저예요.”“하지만 생명을 구하는 건 제 의무입니다.”“어떤 부상자를 만나든 저는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그러니 더 이상 부담 가지지 마세요.”부담 가지지 말라는 말이 마치 부담을 가지라는 말처럼 들렸다.의기양양한 우소희를 보며 왕문빈 부부는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며 의아한 표정을 보였다.자신감에 우쭐해하는 우소희가 신기에 가까운 의술로 환자를 구했다는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왕 사장님, 부인. 환자를 살린 건 우소희가 확실합니다.”화이영이 옆에서 옅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그렇지만 우소희는 평소 조용하고 겸손한 성격이라 자신을 잘 드러내

  • 재벌 사위면 될까?   4400장

    ”붕!”우소희가 감격에 겨워하고 있을 때 입구에서 롤스로이스 몇 대가 일렬로 쭉 늘어섰다.곧이어 차 문이 열리고 십여 명의 화려한 옷차림을 한 남녀들이 줄지어 나왔다.제일 앞에는 말끔한 차림의 중년 남성이 서 있었다.그는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있었고 전체적으로 선비 같은 심원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그의 곁에는 보석 같은 귀부인이 자리하고 있었다.다만 지체가 높아 보이는 두 사람의 얼굴은 모두 황망한 표정을 띠고 있었다.그들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허둥지둥 뛰어들어왔다.은둔가 왕 씨 가문.여섯 은둔가 중에서 가장 유명한 가문이었다.유서가 깊다는 것만으로 금정 사람들이 왕 씨 가문을 금정 은둔가 간 씨 가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가문으로 여기게 만들기 충분했다.그래서 그들이 나타나자 화이영은 부원장으로서 가장 먼저 달려나가 황급히 말했다.“왕 사장님!”“자혜는? 우리 딸은?”이때 왕 사장의 부인은 불안한 눈빛으로 화이영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내 딸! 내 딸 어떻게 되었어? 어떻게 된 거냐고?”그녀에게 있어 왕자혜는 목숨과도 같은 존재였다!왕자혜에게 문제가 생기면 부인은 더 이상 살고 싶지도 않을 것이다.왕문빈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당신들이 내 딸 목숨만 구해낸다면 내 건물을 기부하겠어! 당장 내 말 한마디면 그렇게 될 수 있어!”“왕 사장님, 부인. 진정하세요. 우리는 방금 따님의 상황을 확인했어요.”“부상은 매우 심각했지만 다행히 상태는 많이 안정되었어요. 부상도 치료했고요. 지금까지 큰 문제는 없습니다.”“그러나 과다 출혈로 인해서 지금은 몸이 많이 허약해져 있는 상태로 아직 깨어나지는 못했습니다...”“그렇지만 우리 전문가 팀이 계속 살피고 있으니 좋은 치료 방안을 내놓을 거예요!”“걱정하지 마세요!”화이영은 진심을 다해 말했다.“분명히 따님은 괜찮아질 거예요.”“그래?”왕문빈의 부인은 겁에 질린 표정이었다.“지금 혹시 나 속이는 건 아니지?”

  • 재벌 사위면 될까?   4399장

    현장에 있던 다른 의료진들도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감탄해하는 표정을 지었다.“일반 의료진이었다면 분명 정신이 없는 나머지 허둥지둥거렸을 테고 그랬으면 아마 환자는 이송 중에 목숨을 잃었을 겁니다!”“우 간호사, 실력도 좋은데 겸손하기까지 하다니 대단하네요.”“이렇게 겸손할 줄은 몰랐어요. 당신이 무도 고수라고 진작에 말했더라면 우린 당신을 한방 쪽으로 배치했을 거예요!”“간호사 일을 하기엔 너무 아깝죠!”“우 간호사, 아니 아니에요. 내 말 취소! 앞으로 계속 우리 곁에서 도와주세요. 어디 가면 안 돼요!”뭐라고?무도 고수?신기한 재주?계속 도와달라고?우소희조차도 이 말을 듣고 좀 어안이 벙벙해졌다.그녀가 맡고 있는 간호사라는 직책은 그녀의 엄마인 우다금이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사정사정해서 얻어낸 것이었다.그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 다였다.응급처치하는 기술은 모두 책 몇 권을 보고 겨우 눈대중으로 배운 것이었고 그것조차도 실제로 써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그런 그녀가 어떻게 사람을 구할 수 있단 말인가?무도 고수라니?바이탈을 진정시키다니?그런 단어들은 들어본 적도 없는데 그녀가 어떻게 할 수 있단 말인가?설마 하현 그 나쁜 놈이 또 사람을 구한 건 아니겠지?이런 생각이 스치자 우소희의 입가에 냉소가 맺혔다.다른 사람은 다 되지만 하현만은 그렇게 내버려둘 수가 없다.그녀는 지금 이 순간 일의 자초지종을 밝히려는 의지는 사라졌고 어느새 팔짱을 끼고 거만한 표정이 떠올랐다.“우리 엄마가 말했어요. 우리 의료진이 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 생명을 구하는 거라고요.”“어떤 위치에 있든 간에 이 흰 가운을 입은 이상 생명을 구해야 한다고요. 그게 간호사의 책무죠.”“간호사 일을 하기에 아깝다뇨? 여러분들이 그렇게 생각해 주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에요!”“선생님은 절 그냥 실습하러 온 일개 간호사로 대해 주시면 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사람을 구하고도 여전히 침

  • 재벌 사위면 될까?   4398장

    하지만 우소희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하현을 못 본 척하며 재빠르게 말했다.“방금 여기서 교통사고가 있었다는 전화를 받았는데.”“그분은 어디에 계시지?”우소희의 얼굴에 아쉬움이 못내 스쳐 지나갔다.중상을 입은 사람이 하현이었다면 일부러 구조에 시간을 끌어서라도 하현이 죽게 만들었을 것이다.하현은 우소희가 어떻게 간호사가 되었는지 궁금했지만 일단 왕자혜를 구하는 게 급선무였다.“이분이 부상자야. 상태도 심각하고. 내가 임시로 바이탈은 안정시켜 놨어.”“하지만 얼른 병원으로 가서 수술을 해야 할 거야.”“그렇지만 지금...”하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우소희는 마치 하현에게 주먹을 날릴 사람처럼 버럭 화를 냈다.“하 씨! 당신이 부상자의 바이탈을 안정시켰다고?”“지금 농담하는 거야?”“누가 함부로 부상자의 몸에 손대라고 했어?”“당신이 이렇게 하면 현장을 더 훼손할 뿐만 아니라 부상자에게도 돌이킬 수 없는 외상을 입힐 수 있다는 거 몰라?”“중요한 건 당신이 의사가 아니라 한가한 데릴사위일 뿐이라는 거야!”“만약 환자가 당신 때문에 잘못된다면!”“이 일은 당신이 전적으로 책임져!”“똑똑히 들어. 난 당신 가족들과 경찰서에 이 일을 알릴 거야!”“일이 터지면 돈도 물어내야 하고 감옥에도 꼼짝없이 갇히게 될 거야! 알았어?!”뭔가 꼬투리를 잡았다고 생각했는지 우소희는 큰소리로 하현을 나무란 후 다른 의료진들에게 들것으로 왕자혜를 옮기라고 했다.우소희의 이런 행동은 환자의 목숨을 위한 친절과 배려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니었다.환자가 죽든 살든 그것은 그녀와 별로 관계가 없는 일이었다.다만 이제 하현에게 복수할 기회가 생겼고 이 모든 책임을 전가할 사람을 찾았기 때문에 우소희는 그저 기분이 흡족했던 것이다.하현은 우소희가 무슨 마음을 먹었든지 상관하지 않고 다급하게 말했다.“절대로 부상자에게 수혈해서는 안 돼. 그녀는 무술을 익힌 사람이야. 그녀는...”우소희는 마치 귀를 닫은 사람처

  • 재벌 사위면 될까?   4397장

    간민효는 군소리 없이 차를 움직여 하현이 포르쉐 차량을 바로 뒤집을 수 있도록 도왔다.“개자식! 차 움직이지 마!”전화를 건 남자는 이 광경을 보고 달려들었다.하현은 손바닥을 휘둘러 남자를 날려 버렸다.“이 자식이! 또 날 때렸어? 내가 누군지 알아?”“날 건드리면 어떤 결과가 있을 거라는 거 알기나 해?”남자는 험악한 표정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넌 이제 끝장이야!”“딱 기다려!”곱상한 여자들은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당신들이 지금 무슨 짓을 한 건지 알아?”“나 지금 당신 겁주려고 이런 말 하는 거 아니야!”“지금 당장 멈추지 않으면 정말 후회하게 될 거야!”“이 남자는 대단한 사람이라고!”하현은 냉랭하게 쏘아붙였다.“꺼져! 사람 구하고 있는데 방해하지 말고! 어서!”“휘익! 휘익!”남자가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려고 했을 때 땅바닥에 새고 있던 휘발유에 갑자기 불이 올라 포르쉐 차량 쪽으로 퍼졌다.바람이 불자 불길은 순식간에 번졌고 여기저기 닥치는 대로 집어삼킬 듯 화마는 기세를 높였다.남자는 얼이 나간 표정으로 놀라서 뒷걸음질쳤다.자동차가 폭발한다면 그들도 무사하지 못할 거라는 걸 알고 두려움에 벌벌 떨며 얼른 몸을 피했다.하현은 그들의 행동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간민효에게 계속해서 차를 움직이라고 신호를 보냈다.그런 다음 그는 두 손으로 차를 잡아당겨 겨우 곧게 세운 다음 안전벨트를 풀고 조심스럽게 여자를 끌어냈다.그제야 하현은 여자의 수려한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다.그녀의 손에는 신분증 한 장이 쥐어져 있었다.아마도 신분증을 꺼내려다 전방을 주시하지 못해 사고를 당한 것 같았다.하현은 신분증을 힐끔 쳐다보았다.왕자혜라는 세 글자가 보였다.하현은 별생각 없이 신분증을 자신의 주머니에 넣고 의식을 잃은 왕자혜를 안고 수십 미터 뒤로 물러섰다.왕자혜를 보도블록 위에 천천히 내려놓은 후 그녀의 상황을 빠르게 체크했다.에어백의 충

  • 재벌 사위면 될까?   4396장

    ”콜록콜록!”“앞에 뭔가 일이 생긴 거 같아. 나 내려가서 좀 볼게.”하현은 꿈에서 벌떡 깨어난 듯한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화제를 돌렸고 빠르게 자신의 왼손을 그녀의 허벅지에서 거둬들여 차 문을 열고 달려나갔다.간민효는 십년감수한 듯 심호흡을 하고 운전석 앞 천장에 장착된 거울을 내려 얼굴 매무새를 정리한 후 하현을 따라 내렸다.하현과 간민효는 도로의 가장자리에 다다랐다.포르쉐 718 차체는 거의 90도로 꺾여서 변형되었고 운전석에는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젊은 여성이 앉아 있었다.얼굴에는 핏자국이 가득했고 사람은 이미 의식이 없어 보였다.현장에서는 매캐한 냄새도 났다.유심히 코끝을 집중해 보니 휘발유 냄새였다.이때 도요타 엘파 안에서 서너 명의 화려한 옷차림의 남자들이 문을 박차고 내렸다.그중 한 명은 가슴팍이 아픈 듯 얼굴을 쥐어짠 채 차체를 기대며 욕설을 퍼부었다.또 다른 사람들은 무심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하려고 했다.몇몇 여자들은 얼굴 가득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사고 현장을 지켜보았다.교통사고가 난 것에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오늘 밤 외출에 적잖은 지장이 생긴 것이 못마땅했던 것이다.“어서 좀 도와주세요! 차 안에 부상자가 있고 휘발유가 새고 있어요!”하현이 무리들을 향해 소리쳤다.“차가 터지면 모두가 죽어요!”“개자식! 당신이 뭔데 쓸데없이 참견이야?”“당신이 뭐라도 돼?”어딘가로 전화를 걸던 남자는 우락부락한 얼굴로 전화를 끊었다.“당신 도로교통법 몰라?”“난 이미 112에 신고했어. 경찰서 사람들이 곧 들이닥쳐서 처리할 거야.”“그전에는 누구도 현장을 건드려선 안 돼. 책임 분담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까 당신 손 하나 까딱하지 마!”남자의 말을 듣고 그의 일행들은 시시껄렁한 표정을 지으며 히죽거렸다.다들 하현이 오지랖 넓은 헛똑똑이라고 생각했다.“안 들려요?! 도와달라고요!”“지금 손쓰지 않으면 차가 폭발할 거예요. 그러면 부

  • 재벌 사위면 될까?   4395장

    하현의 말에 간민효의 예쁜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당신 생각은 어때?”환하게 웃는 간민효의 얼굴, 온몸을 덮고 있는 원피스로도 감춰지지 않는 매끈한 몸매, 그리고 구름 사이로 슬쩍슬쩍 모습을 비추는 보름달 같은 눈부신 다리를 보며 하현은 잠시 정신이 아득해졌다.이 여자는 그야말로 요물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했다.정상적인 남자라도 조금만 정신줄을 놓으면 출구 없는 그녀의 매력에 완전히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할 것이다.“사실 오늘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데리고 가서 환영회라도 열어주려고 벼르고 있어.”“신사 상인 연합회, 형 씨 그룹, 금정은행 모두 주 씨 형제들이 장악하고 있는 조직이야.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지.”“그들이 나타나면 언론에 쉽게 띌 수 있고 예상치 못한 나쁜 여론도 불러일으킬 수 있어.”“그래서 소식을 듣고 내가 이렇게 당신을 데리러 온 거야. 정말 대단한 우정이지 않아?”하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사람들이 이렇게 신경 써 주니 몸 둘 바를 모르겠군.”하현이 아침에 몇 군데 전화를 돌리면 쉽게 끝나는 일이었다.하지만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일일이 세세한 내용까지 다 말하고 싶진 않았다.그래서 그는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은 채 그냥 경찰서를 나섰고 진홍헌에게 모든 화살이 돌아가도록 내버려두었다.보아하니 많은 사람들이 이 일에 눈과 귀를 쫑긋 세우고 있는 듯했다.간민효는 하현을 힐끔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하현, 난 가끔 당신이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있어.”“당신은 분명 보통 인물이 아닌데 한 여자를 위해 기꺼이 데릴사위 신세를 마다않고 있어.”“지금 우리가 장생전을 소탕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는데 왜 혼자, 그것도 자발적으로 이런 큰 위험을 감수한 거야?”“자꾸 이런 식이면 내 마음이 안 좋을 거라는 거 몰라?”여자는 작정하고 하현을 나무라고 있었다.잠자코 듣고 있던 하현은 무심한 듯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물론 장생전의 일이 중요한

  • 재벌 사위면 될까?   4394장

    하현은 싸늘하게 입을 열었다.“당신 아들은 나한테 안 돼요. 그럴 깜냥이 못 된다고.”“이거나 받아요. 부의금이에요.”“다음 생에는 당신 가족 모두 좀 선량한 사람이 되어 태어나길 바라요.”말을 하면서 하현은 지갑을 열어 오만 원권 한 장을 꺼내 ‘휙’하고 이정양의 얼굴에 던졌다.이정양은 엉겁결에 지폐를 받아들고 흰자위를 드러내며 분노를 가득 드러냈다.그가 큰 소리로 호통을 치려고 하던 순간 하현이 계단을 내려갔고 언제 나타났는지 구석에서 한 남자가 불쑥 튀어나왔다.남자는 마치 영화의 주인공처럼 쌍권총을 쥐고 미친 듯이 방아쇠를 당겼다.뜻밖의 총탄에 미처 반응하지 못한 이여웅과 진홍민이 그대로 땅바닥에 주저앉았다.이정양이 놀라서 몸을 돌린 순간 총탄이 그의 미간에 박혔다.지페를 손에 쥔 채 도저히 이 상황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알이 불뚝 튀어나온 그는 하늘을 향해 그대로 쓰러졌다.강변의 한적한 카페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저녁 6시 정각.하현은 뻣뻣한 목을 문지르며 금정 경찰서로 나왔다.오늘 증인으로서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서에 나와 앉아 있는 것이다.그와 이여웅 부자 사이에 갈등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범인은 따로 있었다.바로 진홍헌이었다.진홍헌의 중천그룹과 진화개발 사이에는 격렬한 갈등과 응어리진 원한이 있었다.그 연유로 진홍헌은 투신할 생각도 했었고 진홍헌의 아버지도 이 씨 부자로 인해 온몸이 마비되어 식물인간이 되었다.이런 상황에서 진홍헌이 급히 담을 뛰어넘어 사람을 죽이고 복수를 감행한 일이 이해하지 못할 것도 아니었다.하현과 진홍헌 사이는 물과 불처럼 사이가 좋지 않았다.양측은 설유아의 문제로 꽤나 갈등이 깊었다.그러나 아무리 보아도 하현은 이 일과 전혀 관련이 없었다.하현이 잘못한 것이라면 남들 앞에서 이여웅의 손발을 부러뜨린 것이었다.하지만 그들이 모두 죽었으니 잘잘못을 따지는 것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결국 하현은 풀려났다.하지만 진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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