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3953장

작가: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2-14 17:00:13
하현은 두 사람의 감정싸움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의사가 추호도 없었기 때문에 무덤덤한 표정으로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

그러나 이때 애틋한 표정을 짓고 있는 양호남을 마주한 원가령이 자기도 모르게 뒤로 물러나 양호남의 손을 피했다.

동시에 그녀는 한 발짝 하현 곁으로 다가가 차갑게 말했다.

“양호남, 멀리 떨어져. 우리 사이가 그렇게 친하진 않잖아!”

“게다가 당신은 양다리를 걸친 쓰레기 같은 남자를 믿을 정도로 내가 어리석다고 생각하는 거야?”

“더 말할 것도 없어! 난 이미 남자친구, 아니 약혼자가 있어!”

원가령은 직접 하현을 끌어당겨 방패막이로 삼았다.

그리고는 하현을 향해 윙크를 날렸다.

“난 하현을 버리지 않을 거야. 다시는 당신 같은 사람 쳐다보지도 않을 거라구!”

“나 같은 사람은 사랑에 모든 걸 다 바쳐. 당신 같은 쓰레기들이랑은 완전히 달라!”

하현은 뭐라고 설명하려고 했지만 애처롭고 가련한 원가령의 표정을 보고 한숨만 내쉬며 양호남을 쳐다보았다.

“양호남, 오랜만이야.”

“당신이? 당신이 원가령의 남자친구? 아니 약혼자라고?”

양호남은 일순 안색이 일그러졌다.

“당신은 양유훤 그 천한 여자가 키우는 기둥서방 아니었어?”

“그런데 지금은 양 씨 가문으로도 모자라 원 씨 가문 치마폭에 싸인 거야?”

“그러고도 낯짝을 들고 다니는 거야?”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한바탕 소란스럽게 수군거리기 시작하더니 차차 하현의 얼굴을 뜯어보기 시작했다.

이 얼간이 같은 놈이 양호남의 여자를 빼앗았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닥쳐! 당신들 모두 닥치라구!”

“당신들이 내 남자친구를 모욕하다니!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거야!”

“하현은 진정한 남자야. 여자 치마폭에 싸여 허송세월하는 남자가 아니라구!”

원가령은 양호남의 표정을 보자 속이 후련해졌다.

지금 그녀는 마치 이를 드러내고 발톱을 치켜세운 사자처럼 포효하며 하현의 팔을 감싸고 있었다.

“난 하현을 믿어.”

“그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나와 마음이 통하는 사람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재벌 사위면 될까?   3954장

    ”원가령, 나 정말 후회하고 있어!”“내가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었는지 나도 잘 이해가 안 돼!”“그날은 내가 정말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남자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를 했을 뿐이야.”“용서해 줘. 제발!”말을 하면서 양호남은 한 쪽 무릎을 꿇으며 다이아몬드 반지를 꺼냈다.“가령, 나한테 돌아와. 내 곁으로 돌아와!”“봐 봐. 난 이미 약혼반지까지 준비했어.”“그저 난 당신을 아내로 삼아 평생 행복하게 살고 싶을 뿐이야!”“쓰레기! 이제 와 이렇게 후회하는 게 다 무슨 소용이야?”원가령은 악에 받친 표정으로 소리를 지르며 양호남이 꺼낸 반지를 바닥에 내동댕이쳤다.“반성이나 제대로 해!”“앞으로 좋은 여자 만나면 잘해줘!”“이제 와서 이런 말 해 봐야 아무 소용없어!”하현은 원가령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비록 그녀는 씨알도 안 먹힌다는 듯 양호남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태세였지만 하현은 그녀의 말투나 표정에서 미세하게 균열이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하지만 이건 어쨌거나 두 사람 사이의 일이었다.하현은 양호남에게 아무런 호감이 없었지만 이때 나서서 뭐라고 말을 하지도 않았다.결국 자신의 인생에서 큰일을 어떻게 선택할지는 원가령 본인의 일이었다.친구로서 필요할 때 하현은 얼마든지 그녀를 도울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가 끼어들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하현, 이게 다 당신 때문이야! 당신 때문에 원가령이 나한테 이러는 거라고!”“이 나쁜 놈아! 양유훤이 양 씨 가문과 결별하게 만들더니!”“이제는 원가령을 부추겨 나와 헤어지게 만들어?”양호남은 땅바닥에서 벌떡 일어나 하현의 코를 가리키며 욕설을 퍼부었고 동시에 하현이 이 모든 일의 주범이라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우리 양 씨 가문을 위해서도, 가령이를 위해서도 난 결정했어! 당신과 끝장을 보기로!”“바로 지금 여기에서 말이야!”“감히 당신이 날 때릴 수 있을까?”“만약 당신이 날 이긴다면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맹세하겠

    최신 업데이트 : 2024-12-14
  • 재벌 사위면 될까?   3955장

    소리를 지르고 삿대질을 하며 날뛰는 양호남을 앞에 두고 하현은 마침내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았다.그런 다음 하현은 다시 깊은 한숨을 내쉬며 냉담하게 말했다.“양호남, 당신은 아직 나와 대적할 실력이 못 돼...”“그만하지?!”“스스로를 잘 생각해 봐.”하현의 말을 들은 후 떠들썩했던 장내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현장에 있던 많은 남녀들은 하나같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하현을 쳐다보았다.자기가 무슨 천하제일인 줄 아나?양호남은 남양 3대 가문인 양 씨 가문 사람이었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함께 페낭 무맹에서 훈련을 받았고 부잣집 자제들 사이에서도 매우 실력이 출중했다.심지어 페낭 무맹의 평범한 제자들은 그의 적수가 되지도 못했다.그런데 얼뜨기 촌놈 하현이 감히 양호남을 멸시해?대적할 실력이 못된다고?누가 하현에게 이런 말을 할 용기를 준 것인가?양호남 자신도 하현의 말을 듣고 한참 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허세를 부리며 자신에게 덤빈 사람들을 많이 봐 왔지만 하현까지 이런 척할 줄은 몰랐다.모르는 사람이 보면 정말 하현이 무슨 큰 능력이 있는 줄 알 것이다.“하 씨! 양 씨 가문 별장에서 재미 좀 봤다고 천하무적이라도 된 줄 알아?”“그때는 우리가 좀 방심했었던 것뿐이야. 아직 싸울 준비가 안 되어 있는 와중에 당신이 덤비는 바람에 조금 재미를 본 것뿐이라구!”“이 형님이 정말로 때리면 당신은 한 방에 죽을 수도 있어!”하현은 담담한 눈빛으로 양신이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됐고!”“잠시 후에 내가 손바닥을 휘두르면 당신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고.”“당신네 양 씨 가문 체면은 땅에 떨어질 거야!”“한 방에 날 죽여?”“당신이? 감히 그럴 실력이나 돼?”양호남은 마침내 서늘한 눈빛을 떠올리며 반응을 보였다.지난번에 하현한테 뭉개진 건 사실이지만 돌아가서 몇 번을 복기하며 복수의 칼을 간 양호남이었다.그때는 자신이 잠시 부주의해서 그런 결말을 맞았을 뿐이라고 스스로를 위안했

    최신 업데이트 : 2024-12-14
  • 재벌 사위면 될까?   3956장

    카리스마 넘치고 자신감에 가득 찬 양호남을 마주한 하현은 그저 무덤덤한 표정만 지을 뿐 다른 표정이 별로 없었다.하지만 원가령은 하현을 끌어당기며 입을 열었다.“하현, 이 사람과 싸우지 마. 당신은 이 사람을 이길 수 없어.”원가령의 눈에는 하현이 양호남의 적수가 되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양호남은 어쨌든 양 씨 가문 유력 후계자였고 양 씨 가문이 아무리 쪼그라들었어도 외지인 하나 짓밟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원가령은 하현을 이용해 양호남을 화나게 하고 싶었지만 하현을 죽이고 싶지는 않았다.“하현, 왜 자꾸 여자 뒤에 숨기만 하는 거야?”“선뜻 나설 용기가 없는 거야?”양호남은 원가령의 행동을 보고 더욱더 잡아먹을 듯 하현을 노려보았다.“어쩐지 섬나라 사람들이 당신네 대하인들을 극동의 병신이라고 하더라니!”“역시 허튼 말이 아니었어!”양호남을 상대하기 귀찮았던 하현의 눈빛이 갑자기 싸늘하게 식었다.하현은 고개를 들어 제멋대로 날뛰는 양호남을 희미한 눈빛으로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양호남, 입을 비뚤어졌어도 말은 함부로 하면 안 되지!”“당장 무릎 꿇고 사과해. 이것도 원가령을 봐서 기회를 준 거야.”“무릎 꿇고 사과한다면 손을 대진 않겠어.”하현은 누군가가 자신을 향해 모욕의 삿대질을 하는 건 별로 개의치 않았다.하지만 누군가가 감히 대하를 모욕하고 조국을 욕하는 건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양호남은 어리둥절해하다가 세상에서 가장 웃긴 말을 들은 듯 껄껄 웃었다.“다시 한번 말해 봐! 뭐라고?”양호남은 천천히 주먹을 움켜쥐었고 온몸의 뼈에서 ‘우두둑’하고 소리가 울렸다.여기서 하현이 한마디만 더 하면 바로 하현을 죽일 듯한 자세를 취했다.긴장한 원가령이 하현을 말리고 나섰다.“하현, 그만해. 당신은 이 사람을 이길 수 없어.”하현이 냉담하게 입을 열었다.“지금은 내가 그를 이길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야. 그가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하느냐 하지 않느냐가 중요해.”

    최신 업데이트 : 2024-12-15
  • 재벌 사위면 될까?   3957장

    얼굴을 가리고 일어선 양호남은 하현을 가리키며 이를 갈았다.“이 자식이! 감히 기습 공격을 해?”“이 파렴치한 놈!”“퍽!”하현은 냉담한 얼굴로 손바닥을 내리쳤다.“이건 기습이 아닌 거지?”“퍽!”“그 정도 실력으로 나한테 덤비려고 했어?”“퍽!”“당신은 나랑 싸울 실력이 못 된다니까 아직도 못 믿는 거야?”“퍽!”“당신 정도의 수준으로 감히 극동의 병신 어쩌고 하는 말을 입에 담는 거야?”“당신이 그럴 자격이 있어?”“무릎 꿇고 사과하라니까 못 알아듣겠어?”하현은 냉랭한 표정으로 훈계하듯 말하며 좌우로 손바닥을 휘갈겼다.이리저리 휘둘리던 양호남은 계속 나뒹굴다가 구석에 있는 무기 선반에 부딪히고 말았다.훈련용 무기들이 잔뜩 쌓여 있는 선반이 휘청이며 물건들이 우수수 그의 머리 위로 떨어져 참혹하기 그지없었다.양신이를 비롯한 부잣집 자제들은 이 광경을 보고 모두 아연실색하며 자신들도 모르게 뒷걸음질쳤다.도무지 눈앞의 상황이 믿기지가 않았다.“개자식! 죽여버릴 테야!”체면이 땅에 떨어진 양호남은 이를 악물고 바닥에서 칼을 주워 하현의 명치 쪽을 향해 훅 찔렀다.“윽!”하현은 차가운 얼굴로 한 걸음 다가가 양호남의 목덜미를 잡아채서 단번에 높이 치켜올렸다.“양호남, 이까짓 솜씨로 우쭐거리며 날뛴 거야? 이 정도 칼에 내가 찔릴 거라 생각한 거냐고?!”하현은 말을 하면서 한 손에 힘을 꽉 주었다.벌겋게 달아오른 양호남의 얼굴이 점차 검붉게 물들었다.마치 죽어가는 물고기처럼 그의 두 손과 두 발이 끊임없이 경련을 일으켰다.주변에 있던 부잣집 자제들이 이 모습을 보고 놀라 입을 틀어막으며 뒤로 물러섰다.그들은 감히 나서서 막을 엄두도 내지 못했다.페낭 무맹 제자들조차 아무 반응을 하지 못하고 아연실색했다.바로 그때 하현의 등이 갑자기 아파왔다.마치 누군가가 온 힘을 다해 각목으로 자신의 등을 때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하현이 고개를 들어보니 원가령이 그의

    최신 업데이트 : 2024-12-15
  • 재벌 사위면 될까?   3958장

    ”하현, 이렇게 충동적으로 행동하면 안 되는 거야.”정신을 차린 후 목이 빨개진 양호남을 바라보던 원가령은 마음이 아파서 자신도 모르게 하현을 훈계하는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양호남은 부잣집 도련님으로 자랐어. 당신처럼 어려서부터 무술을 연마한 사람이 아니라서 이런 일에 익숙하지 않아.”“방금 당신이 너무 심하게 손을 써서 하마터면 그가 목숨을 잃을 뻔했어.”하현은 희미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가 우리 대하를 모욕하고 또 먼저 손을 썼기 때문에 내가 움직인 거야.”“대하를 모욕한 게 뭐? 당신을 모욕한 것도 아닌데 그게 그렇게 중요해?”“게다가 그가 그렇게 말한 것도 대적할 실력이 못 된다면서 당신이 그를 도발했기 때문이야.”“그렇지 않았으면 양호남은 그런 말을 하지도 않았을 거야.”원가령은 원망으로 가득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양호남은 거칠 것 없이 살았어. 그런데 당신이 일부러 그렇게 도발을 하니까 화가 나서 헛소리를 했고 결국 손을 쓰게 된 거야!”“원래 그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그래서, 지금 이 모든 것이 다 내 잘못이라는 거야?”하현은 이성을 잃고 사랑하는 사람을 감싸고도는 한 여자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애초에 이럴 필요도 없었던 거야. 남자친구인 척해 달라는 당신 요구를 들어줄 필요도 양호남을 도발할 필요도 없었던 거야, 그의 공격에 맞서지도 말고 가만히 맞고만 있어야 하는 거였어, 그렇지?”“하현, 내 말은 그 뜻이 아니야. 오해하지 마, 응?”원가령은 양호남을 부축하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어쨌든 이렇게 심하게 때리지 않아도 되는 거였잖아. 어떻게 외지인이 양 씨 가문 사람을 이렇게 만신창이로 만들 수가 있어? 난 당신을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자신도 함부로 손을 대지 않는 사람을 하현이 만신창이로 만든 것에 원가령은 못내 마음이 아팠다.동시에 그녀는 이런 악수를 둔 하현에게 다소 불만을 품은 것이다.하현은 가늘게 눈초리를 흘기고는 차가운 미소를 흘

    최신 업데이트 : 2024-12-15
  • 재벌 사위면 될까?   3959장

    ”원가령, 난 괜찮아. 그냥 얼굴이 좀 아프고 목이 아파서 죽을 뻔했을 뿐이야!”양호남처럼 약삭빠른 남자가 원가령의 마음이 지금 한없이 약해져 있다는 걸 어떻게 모를 수가 있겠는가?그는 이 순간을 이용해서 하현과는 더 이상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애원하는 표정을 지으며 연약한 원가령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애썼다.“원가령, 그거 알아? 내 몸이 아무리 아파도 당신을 잃는 것만큼 아프지는 않아!”“당신이 날 용서할 수만 있다면 이 정도의 고통은 말할 것도 없고 맞아 죽는다고 해도 난 다 괜찮아!”“왜냐하면 당신은 나에게 더없이 소중한 사람이기 때문이야!”비련의 주인공처럼 슬픔에 잠긴 얼굴은 그 효과가 엄청난 법이다.양호남은 계속해서 몰아붙였다.“원가령, 나한테 한 번만 더 기회를 줘!”양신이도 얼른 거들고 나섰다.“원가령, 우리 오빠가 당신을 위해서 하현이 미치광이 같은 구석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덤벼든 거야!”“질 줄 알면서도 최선을 다해서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한 게 용감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우리 오빠가 지금 얼마나 다쳤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봐!”“우리 오빠가 지금까지 편안하고 안락한 생활을 해 왔었다는 거 잘 알잖아!”“그런데 당신을 위해 오늘 이렇게 목숨까지 걸었어! 그런데도 용서할 수 없다는 거야?”“한 남자가 기꺼이 목숨을 걸고 사랑한다고 하는데 뭐가 부족한 거야?!”원가령은 애걸복걸하는 양호남의 얼굴을 보았다가 냉담한 눈빛으로 일관하는 하현을 보았다.그녀의 얼굴에 갈등으로 몸부림치는 괴로운 기색이 떠올랐다.한편에는 그녀가 가장 좋은 친구로 인정하는 사람이고, 다른 한편에는 사랑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녀는 도저히 선택할 수가 없었다.양호남은 이 기회를 틈타 하현을 향해 냉소를 지으며 계속해서 열렬한 사랑의 고백을 이어갔다.“원가령, 약속해! 절대 다시는 당신을 잃지 않을 거야!”“하늘에 맹세코 죽는 날까지 당신만을 사랑할 거야!”말을 하면서 양호남은 주머니 속에서 반지를

    최신 업데이트 : 2024-12-15
  • 재벌 사위면 될까?   3960장

    하현은 괴로워하는 그녀의 표정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하현에게 이 모든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었기 때문이다.하현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본 원가령은 안도의 한숨을 내쉰 뒤 진지한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하현, 당신을 알게 되어 참 기뻐!”“그동안 내 옆에 있어 줘서 고마워.”“그래도 난 양호남에게 돌아가고 싶어.”말을 마친 그녀는 양호남의 곁으로 돌아와 다이아반지를 받으며 말했다.“양호남, 오늘부터 당신이 한 말 어기고 바람피우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행복한 표정으로 양호남의 품에 안겼다.“알겠어!”“이제부터 당신 말만 믿을게!”양호남은 욱신욱신거리는 통증도 잊은 채 원가령을 와락 껴안으며 하현이 보란 듯 그녀의 얼굴과 입에 입을 맞추었다.곧이어 그는 일부러 하현을 바라보며 승자의 자세를 한껏 취했다.이 얼간이 같은 놈이 감히 양 씨 가문 도련님인 양호남의 여자를 빼앗으려 해?흥! 어림도 없지!주제넘은 것도 정도껏이야!양호남은 원가령을 집으로 보낸 뒤 하현에게 맞은 분함을 어떻게 되갚아 줄까 곰곰이 생각해 볼 심산이었다.원가령은 미안한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그녀는 양호남을 용서하기로 결심했다.그 첫 번째 이유는 그가 그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이다.둘째, 요 며칠 동안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양호남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셋째, 양호남은 하현과 절대 비교도 할 수 없는 신분이었다.남양 3대 가문인 양 씨 가문의 역량과 가문 후계자의 지위는 하현의 신분과는 절대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다.왜냐하면 그녀도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레벨이란 것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었다.태어날 때 가지지 못한 레벨은 절대로 가질 수 없다.원가령의 눈에 양호남이 가지고 있는 레벨은 하현이 평생 이룬다고 해도 가질 수 없는 레벨이었다.“잘됐다! 두 사람의 사랑이 드디어 결실을 맺었어!”“여러분 박수!”두 사람의 애틋한 포옹에 양신이와 부잣집 자

    최신 업데이트 : 2024-12-16
  • 재벌 사위면 될까?   3961장

    ”꺼져! 여자 덕이나 보려는 놈은 아무도 반기지 않아!”양호남의 눈에는 하현의 심드렁한 얼굴이 ‘혼비백산’한 모습으로 보였는지 양호남은 한껏 의기양양한 눈빛을 보였다.“원가령의 체면을 봐서 오늘 날 다치게 한 것에 대해선 아무 책임도 묻지 않고 보내주겠어!”“하지만 내일은 기대해도 좋을 거야!”하현은 원가령을 힐끔 쳐다보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로서도 오늘은 원가령을 봐서 양호남과 더 이상의 언쟁을 할 마음이 없었다.하지만 양호남이 내일 또 뭔가 문제를 일으킨다면 하현은 더 이상 봐주지 않을 것이다.“하현, 잠깐만!”하현이 떠나는 것을 보자 원가령은 갑자기 뭔가 중요한 일이 생각난 듯 그를 불러 세웠다.그녀가 손짓을 하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왔고 그녀의 얼굴에는 잠시 망설이는 기색이 비쳤다.“양호남은 내 남자친구야. 당신은 내 친구고. 양유훤은 또 내 절친이야!”“당신과 양유훤이 양 씨 가문에 좋지 않은 감정을 품고 며칠 후 양 씨 가문 기념일에 양가백약을 출시하고 양 씨 가문과 본격적으로 대립할 거라는 걸 알아.”“당신이 양유훤에게 주었던 그 양가백약의 비법이 원래 양씨백약의 조제법이었다는 것도 알아.”“그러니 내 얼굴을 봐서라도 이 일을 좀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겠어?”“그러니까 내 말은 그 조제법을 양호남에게 넘기는 걸 말하는 거야. 양호남에게 주면 좋겠어.”“그러면 양호남이 평생 당신이 다 못 쓸 만큼 어마어마한 보상을 해 줄 거야.”“그리고 모든 상황은 평화롭게 마무리되는 거야, 어때?”“양유훤과의 일은 내가 다 처리할게.”양호남이 오늘 하마터면 죽을 뻔한 고비를 넘기자 원가령의 마음은 죄책감으로 가득 찼다.그녀는 양호남이 양씨백약의 원래 조제법을 손에 넣을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그래야 양호남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고 명예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뭐? 양씨백약의 원래 조제법?”양호남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이내 코웃음을 쳤다.“하현, 당신이 어

    최신 업데이트 : 2024-12-17

최신 챕터

  • 재벌 사위면 될까?   3972장

    “촹!”양유훤의 얼굴이 붉어진 순간 별장의 창문이 활짝 열렸다.곧이어 검은 그림자가 번쩍였다.검은 그림자는 손에 총을 들고 있었고 하현과 양유훤을 향해 사정없이 방아쇠를 당겼다.“탕탕탕!”여섯 발의 탄이 한꺼번에 날아와 두 사람의 퇴로를 틀어막았다.아주 빠르고 정확한 솜씨였다.하현은 반쯤 열려 있는 주방의 은신처로 양유훤의 보드라운 몸을 밀어 넣었다.동시에 그는 몸을 굴려 양식용 칼을 손에 집어 들고 상대방을 향해 오른손을 휘둘렀다.‘챙챙’하는 소리와 함께 하현이 내던진 칼이 상대의 총에 부딪혔다.칼은 부서지며 그대로 주방 후드에 날아와 꽂혔다.검은 그림자의 동작이 멈칫하더니 총을 든 손이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마침내 하현은 검은 그림자의 얼굴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작은 체구에 교복을 입고 마스크를 착용한 용모가 딱 봐도 여느 평범한 여학생의 모습이었다.하지만 그녀의 동작은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했다.하현의 움직임과 칼놀림에 이 킬러는 잠시 어리둥절한 모양이었다.킬러는 하현과 양유훤 사이에 분위기가 오묘하게 흐르는 틈을 타 상대가 손쓸 겨를 없이 공격해 왔다.그러나 결국은 실패했다.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상대에게 자신의 정체를 들키고 말았다.“말해 봐! 누가 보냈어?”하현은 손을 탁탁 털며 탁자 위의 과도를 잡으며 매서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쓱!”상대가 입을 열지 않았다.이 상황에서 자신이 어떤 이익도 얻기 어려울 것임을 아는 게 분명했다.잠자코 있던 그녀는 갑자기 왼손을 휘둘러 소매 속에서 화살침을 던졌다.하현은 재빨리 몸을 뒤로 젖히고 여유롭게 화살침을 피했다.하지만 킬러의 목적은 화살침을 날려 상대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시선을 흩트린 뒤 창문으로 도망가는 것이었다.이때 바깥에 있던 경호원들이 얼른 반응했다.그들은 소란스러운 소리를 듣고 와서 하나둘 총을 꺼냈지만 킬러의 동작은 그들을 능가했다.먼저 방아쇠를 당긴 킬러는 경호원들을 따돌린 후 담을 넘어

  • 재벌 사위면 될까?   3971장

    양유훤은 하현을 보며 말했다.“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내가 절치부심하며 끈기 있게 행동한다고 하지만 이제 보니 정작 그 부분에서는 일인자는 당신인 것 같은데.”하현은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대꾸도 하지 않았다.자신이 설 씨 가문 데릴사위로 3년을 지내면서 이미 이런 일엔 아주 익숙하다는 걸 입 밖으로 낼 수는 없었다.“자, 원가령의 얘기는 잠시 접어두자고.”하현은 카레를 한 숟갈 떠서 입에 넣으며 아주 만족한 듯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나와 원가령은 원래 당신 때문에 알게 된 사이잖아.”“다른 사람들은 내가 당신한테 붙어서 콩고물이라도 먹으려고 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당신은 진실을 알잖아?”“친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원한을 하나 더 만든 셈이야.”하현은 껄껄 웃으며 아쉬워하는 마음을 드러내었다.원가령은 마치 사람이 한순간에 바뀐 것처럼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이는 하현이 절대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둘의 관계는 이제 친구도 아니어서 완전히 원수 사이가 될지도 모른다.여기에는 물론 양호남과 원천신의 부채질이 한 이유가 될 수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두 사람의 가치관이 이렇게 맞지 않을 이유도 없었다.양유훤은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내 잘못이야.”“난 원가령과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지만 내가 오래전에 남양을 떠나버렸지. 그래서 언제 양호남과 사귀게 되었는지도 몰랐어.”“말하자면 그녀도 참 불쌍한 여자야.”“그녀는 사생아였어. 그녀의 어머니는 아버지가 누구인지 말하는 것을 꺼려서 원 씨 가문 내에서도 그 둘의 입지는 참 곤란해.”“원가령을 양호남과 사귀게 한 데에는 아마 원천신의 강력한 요구도 한몫했을 거야.”“내가 남양에 있었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거야.”하현은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이미 원천신한테 한 말이 있는데 지금은 그 말을 당신한테 해 주고 싶군.”“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자유롭게 연애하고 자유롭게 결혼하는 시대야!”“그러

  • 재벌 사위면 될까?   3970장

    하현은 원가령과 원천신이 떠들어대는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할 일을 다 지시한 후 홀연히 그 자리를 떠났다.이 일은 결국 양유훤의 일이었기 때문에 그는 늦은 밤이었지만 그녀가 요양하고 있는 곳을 찾아왔다.이곳은 교외에 있는 별장이었다.하구봉이 양유훤을 위해 마련한 거처였다.양유훤뿐만 아니라 아직 몸이 회복되지 않은 양제명도 이곳에서 요양 중이었다.안팎으로 십여 명의 경호원들이 보안 문제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하현은 이곳을 매우 안전한 곳이라 생각했다.별장 로비에 들어서자 열린 부엌 사이로 남양 가요를 흥얼거리며 야채를 썰고 있는 양유훤의 모습이 보였다.하현은 부드러운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싸움과 살육에 능한 남양방 방주에게 이런 여성스러움이 있었다니!흐릿한 달빛이 가득한 지금 우아하면서도 고운 그녀의 자태가 보는 이로 하여금 금방이라도 품에 안고 싶게 만들었다.하현은 살짝 숨을 내쉬며 나대는 심장을 잠시 누그러뜨린 뒤 손을 뻗어 대리석으로 꾸며져 있는 벽을 살짝 두드렸다.“어, 왔어?”양유훤은 하현을 보며 방긋 웃었다.“듣자 하니 요 며칠 원가령이랑 사이가 틀어졌다면서?”“원가령이 내 체면도 봐주지 않고 당신한테 기회도 주지 않았다던데. 아주 우릴 밟아버릴 작정인가 봐?”“내가 당신 성격을 알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정말로 당신이 겁먹은 줄 알았을 거야!”말을 하면서 양유훤은 남양식 카레를 휘저었고 이어 하현을 위해 밥 한 그릇을 담았다.그런 다음 카레와 조합해 하현 앞에 접시를 내려놓았다.하현은 숟가락을 들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양가백약은 솔직히 말하면 당신 사업이고 원가령도 말하자면 당신 절친이야.”“난 그냥 잠시 도와주는 알바 정도의 사람이고.”“요 며칠 내가 당신 일을 도와줬는데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이 이렇게 날 원망하는 투로 말하다니 양심이 있는 거야? 어? 양유훤?”양유훤은 힐끔 하현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그동안 내가 아무것도 안 한 게 아니야.”“

  • 재벌 사위면 될까?   3969장

    ”순진하다고?”하현은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눈앞에 있는 원천신을 쳐다보았다.“원 사장님. 사람은 항상 자신이 아는 것만큼만 보죠. 자신이 알지 못하는 영역은 잘 보지 못합니다.”“지금 그런 말을 하시고 나중에 또 저한테 된통 당하지 않을까 두렵지도 않습니까?”“의약에 있어서 사람들은 광고를 보지 않아요. 치료 효과를 보죠. 설마 이런 사실도 모르는 건 아니죠?”“양 씨 가문이 백약은 이미 시중에 나와 있어요. 그런데 다른 상처치료제보다 못합니다.”“제가 이런 기업 하나쯤 뭉개버리는 게 어렵겠습니까?”“개업하는 그날이 내가 이끄는 양가백약이 전설이 되는 날일지도 모릅니다!”“허! 하현. 당신의 순진무구함은 정말 마음에 드는군.”원천신이 비꼬는 듯한 표정으로 팔짱을 낀 채 턱을 치켜세우며 직원들에게 이리저리 지시를 하다가 하현에게 입을 열었다.“당신은 식견도 좀 있고 수완도 좋아. 그렇다고 사업을 잘할 수 있는 건 아니야.”“화환 몇 개라도 좀 사서 문 앞에 둬. 저게 뭐야? 문 앞이 너무 없어 보이잖아! 내가 다 창피하다니까!”“만약 살 돈이 없으면 얼마든지 말해. 내가 당신을 배웅해 주는 의미로 화환 몇 개 사 줄 수 있으니까.”원천신의 말에 그녀와 함께 온 일행들이 키득키득 웃기 시작했다.하현은 옅은 미소를 떠올리며 말했다.“필요없어요. 여기 좁아서 놓을 자리도 없어요. 그리고 일부러 그런 걸로 있어 보이는 척할 필요도 없구요.”“전 지금 물건을 어떻게 더 잘 배치할지 고민하는 걸로도 머리가 아프거든요.”“하하하.”하현이 이렇게 너스레를 떨며 의기양양하게 나오자 원천신 일행은 가소로운 듯 허리를 앞뒤로 숙여가며 비웃었다.양호남은 이 광경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자신이 이런 얼뜨기를 상대하는 데 그렇게 화를 내었다니!그럴 필요도 없었잖아?화환 몇 개도 놓을 자리가 없을 정도라니!그렇지만 정말로 그랬다.모르는 사람들은 그가 남양 황실의 핏줄이거나 혹은 남양 3대 가문 도련님인 줄

  • 재벌 사위면 될까?   3968장

    원천신은 긴 다리로 하현의 곁으로 성큼 걸어갔고 눈동자에는 안하무인의 도도한 기운이 가득했다.그녀는 어제 자신의 딸과 양호남이 다시 결합했다는 걸 분명히 아는 듯했다.이것이 그녀의 딸에게 있어 가장 좋은 결말이었다.그래서 그녀는 오늘 하현의 체면을 뭉개버리려고 이곳에 왔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딸과 예비 사위를 지지하러 온 것이다.“하현, 기분이 어때?”“후회돼? 그러니까 내가 처음에 제안한 걸 받아들였어야지!”“만약 당신이 처음부터 다른 생각이 없이 오르지 못할 나무 쳐다도 보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없잖아. 그랬으면 내 딸의 조력자로서 풍족하게 살았을 텐데 말이야.”“그리고 지금처럼 짐을 옮겨 이사할 필요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원 씨 가문의 전폭적인 지원도 받을 수 있었을 거야.”“안타깝게도 당신은 너무 탐욕스러웠어. 감히 너무 욕심을 부려서 웃전으로 올라서려고 했지!”말을 하면서 원천신은 하현에게 다가와 아름다운 얼굴을 내밀며 비꼬듯 말했다.“그렇지만 지금 후회하기엔 너무 늦었어.”“고급스러운 오피스 빌딩, 대로에 있는 큰 상가는 이제 당신과는 아무 상관이 없게 되었지!”“당신은 이 콧구멍만 한 구멍가게에 틀어박혀 개가죽 고약이나 팔아야 해.”원천진의 말에 그녀를 따르던 여자들은 작은 입을 가리고 키득키득 웃음을 터뜨렸다.특히 하현이 아직 떼지 않은 개가죽 고약 간판을 보고는 저마다 눈을 힐끔거리며 웃었다.상류층의 고분고분한 개가 되어 편하게 살 기회가 있었는데 저놈은 그런 기회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고 오히려 목숨을 걸고 대항하고 있지 않은가!참 안타까운 일일 수밖에!그녀들의 눈에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사람들의 비웃음과 조롱의 대상이 되어 길거리에 나앉는 것밖에 없다!“후회?”하현은 득의양양한 원천신을 보며 냉담한 얼굴로 말했다.“두 번이나 목숨을 구한 사람에게 호의를 보이기는커녕 비아냥거릴 줄은 몰랐군요.”“이 가게를 두고 뭐라고 하시는데, 원 사장님. 당신이 정말로

  • 재벌 사위면 될까?   3967장

    은혜도 모르는 하현의 행동에 원가령은 밤새 뒤척이며 고민한 끝에 그냥 생각대로 밀어붙이기로 했다.다음날 아침 일찍, 그녀는 양호남과 부잣집 자제들을 이끌고 인테리어가 말끔히 되어 있던 가게로 왔다.하현이 모든 짐들을 다 뺐는지 어땠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다른 인테리어는 그대로인 채 완제품과 재료들만 다 가져간 것을 보고 원가령은 왠지 마음 한켠이 아팠다.그러나 그들은 곧바로 빌딩 사이의 작고 낡은 가게에 뭔가 변화가 있음을 알아차렸다.“어? 저기 봐. 하현이 다시 가게를 차린 것 같아!”“양가백약이야? 내 눈에는 그 개가죽 고약 가게랑 거의 바뀐 게 없는 것 같은데!”“장소도 볼품없는 데다 인테리어도 30년 전 그대로라 우중충해!”“양 씨 가문과 비교는커녕 원가령이 인테리어한 이 가게와 비교해도 몇 천 몇 만 배는 차이가 나, 그렇지?”“하 씨 저놈, 충격을 너무 세게 받아서 머리에 문제가 생긴 거 아니야? 저런 가게를 열었다고?”“도대체 무슨 배짱으로 양가백약을 만든 거야?”“그래가지고 어떻게 양 씨 가문이 꿈쩍이나 하겠어?”“창피하지도 않아? 아니면 스스로에게 최면이라도 한 거야?”원가령 일행은 하현에게 냉소를 퍼부었다.그들은 대하 촌뜨기 하현이 콧대가 꼿꼿이 살아서 결국 가게를 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양호남 일행은 아예 배를 잡고 비웃기 시작했다.지금까지 저렇게 바보 같은 사람은 처음 본다는 듯 한껏 소리 높여 비웃었다.“아하하하, 이 바닥은 결국 우리 거야! 당신들은 절대 넘어오지 마! 재수없으니까!”원가령은 아예 사람들을 데리고 하현의 가게에 가서 냉담한 얼굴로 소미담을 향해 너스레를 떨었다.알박기나 한 가게를 넘겨받아 자신의 남자친구와 끝까지 대적하려는 하현을 보고 원가령은 한껏 얕보며 비아냥거렸다.동시에 하현이 그녀에게 타협을 청하지 않은 것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금이야 옥이야 곱게 자란 원가령은 자신의 체면을 뭉개버리는 하현의 이런 행동이 너무나 못마땅했다.소미담은

  • 재벌 사위면 될까?   3966장

    ”하현, 우리 회사가 다른 곳으로 가는 건 아무래도 괜찮아요. 하지만 이 물건들은 옮길 수가 없어요. 자칫 보관할 장소를 찾지 못해 햇빛에 노출되거나 바람을 맞게 된다면 모두 폐기해야 해요!”용문 항도 지회에서 달려온 몇몇 제자들은 이미 조제된 양가백약과 재료들을 보며 안타까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이 물건들은 그들이 요 며칠 동안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것들이었다.하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소미담, 그러면 직원들을 데리고 근처에 가서 혹시 우리가 임차할 수 있는 상가가 있는지 좀 알아봐 줘.”“아무리 값이 비싸도 상관없어. 임대가 안 된다면 그냥 사도 돼.”원가령은 당장 오늘 짐을 빼라고 했지만 오늘 밤을 넘기지 않으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소미담은 하현의 말을 듣고 서둘러 직원 몇 명을 데리고 뛰어나갔다.하현은 팔짱을 낀 채 한 손으로 턱을 만지며 결연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30분이 후딱 지났다.숨을 헐떡이며 돌아온 소미담은 좋지 않은 안색으로 입을 열었다.“하현, 근처 가게들은 원 씨 가문 소유 아니면 양 씨 가문이었어요. 일부는 이 씨 가문 소유였구요.”“그들은 어디서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한목소리로 우리한테는 가게를 빌려주지 않겠다고 딱 잘라 말했어요. 얼마를 줘도 소용없대요.”하현의 눈빛에 매서운 기운이 가득 서렸다.서릿발 같은 하현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 소미담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시 조그마한 목소리로 말했다.“하지만 이 빌딩 주변에 정부의 철거 명령에 응하지 않은 아주 낡고 오래된 가게가 하나 있어요.”“그 점포는 고작 네 평밖에 안 돼요.”“그 주인은 우리가 가게를 물색한다는 것을 듣고는 우리가 원한다면 우리한테 그 가게를 팔 수도 있다고 말했어요. 십억이면 넘기겠답니다...”“바로 저쪽 옆이에요.”소미담이 가리키는 가게는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두 빌딩 사이에 작은 가게가 있었다.바람이 몰아치면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낡고 오래된 가게였다.아마 수십 년

  • 재벌 사위면 될까?   3965장

    원가령도 고개를 약간 끄덕이며 양호남의 말에 수긍했다.만약 하현이 정말로 원조 조제법을 가지고 있었다면 지금쯤 아마 엄청난 돈을 벌었을지도 모르는데 왜 양유훤과 함께 가게를 차려고 했겠는가?가장 중요한 사실은 아직 양유훤이 전면에 나타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어쩌면 하현의 속임수로 가게를 열었을지도 모른다.목적은 부잣집 아가씨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일 것이다.그래야 다시 살아날 기회나 희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이런 기회를 놓쳤으니 하현은 의기소침하게 물러날 수밖에 없고 어쩌면 다시는 그녀의 인생에 등장하지 않을지도 모른다.이런 생각에 미치자 원가령의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가 떠올랐다.그녀는 손을 뻗어 양호남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속삭였다.“양호남, 나 때문에 이렇게 큰 상처를 입게 해서 미안해.”“괜찮아. 그냥 작은 생채기일 뿐이야.”“당신을 위해서라면 난 하나도 아프지 않아. 오히려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의 증표라고 생각해!”“이 일을 겪은 우리는 앞으로 더 사랑하게 될 거야!”양호남의 미소에 음흉한 기운이 가득했다.“아 참, 당신을 얼굴을 봐서 난 하현에게 아무런 보복도 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페낭 무맹은 달라...”“어쨌든 난 페낭 무맹 사람인데 하현이 페낭 무도관에서 내 얼굴을 이렇게 만들었으니.”“이건 날 때린 게 아니라 결국 페낭 무맹의 얼굴을 때린 거야!”“황천화 형님은 페낭 무맹의 일인자일 뿐만 아니라 이 무도관의 책임자이기도 해!”“나중에 황천화 형님 앞에 가서 절대 하현을 가만두지 말라고 읍소할 거야!”“지금 당장은 하현이 물러가 페낭을 떠나지 않는다면 그가 언제 또 분수도 모르고 덤빌지 모르는 일이니까.”원가령은 무슨 말을 하려고 망설이다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양신이와 다른 부잣집 자제들도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하나같이 음흉한 미소를 떠올렸다.대하 촌놈인 하현이 정말 그들 같은 페낭 상류사회 사람들과 싸울 수가 있겠는가?무슨 장난 같은 소리!

  • 재벌 사위면 될까?   3964장

    ”두 시간을 줄 테니 당신 사람들과 물건들 싹 다 치워!”“그 가게는 때려 부수는 한이 있어도 당신한텐 못 줘!”원가령이 어금니를 꽉 깨물며 입을 열었다.양호남은 껄껄 소리를 내며 웃었다.“원가령, 돈을 들인 건데 아깝게 왜 부수겠다는 거야?”“그 가게, 우리 양 씨 가문에게 빌려줘. 마침 우리 가문에서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려고 하던 참이었거든.”“나중에 양 씨 가문 기념일에 당신도 같이 사회를 보자. 그리고 페낭에서 최고로 행복한 커플이 되는 거야!”말을 마친 양호남은 들뜬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았다.대하 촌놈이 감히 자기와 싸우려 하다니!죽는 게 뭔지 모르는 놈인가?원가령도 하현을 힐끔 쳐다보며 그가 화를 낼지 어떨지 반응을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하현은 담담한 표정으로 일관하며 입을 열었다.“좋아.”단 한마디 툭 던진 후 하현은 그대로 몸을 돌려 그 자리를 떠났다.간결하고 강경했다.마치 원가령과 양호남의 주먹이 스펀지를 때린 것처럼 하현은 조금도 타격감이 없었다.원가령은 어리둥절했다.그녀는 하현이 이미 자신에게 마음이 움직였고 그녀의 모든 행동에 화가 나서 분노가 폭발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게다가 자신이 빌려줬던 가게까지 몰수했으니 이것은 하현을 순식간에 빈털터리로 만드는 것과 같았다.그런데 뜻밖에도 하현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홀연히 돌아섰다.이런 침착함과 당당함이 원가령의 마음을 심히 불편하게 만들었다.동시에 자신이 잘못 생각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그녀의 마음속에 어렴풋이 고개를 들었다.“원가령, 저런 촌뜨기는 신경 쓰지 마. 자기가 정말로 페낭의 일인자라도 된 줄 아나 봐!”양호남은 남녀 사이의 애정을 다루는 데 아주 능수능란한 사람이었다.그는 마음이 여린 원가령을 보고 그녀의 작은 허리를 와락 감싸 안으며 입을 열었다.“방금 그가 한 말은 끝까지 억지를 부린 것뿐이야. 그냥 센 척하고 싶었던 거지!”“저런 얼뜨기 같은 놈이 당신같이 돈도 많고 얼굴도 예쁜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