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며칠은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하현 쪽에서는 설은아가 순조롭게 퇴원해서 다시 일터로 복귀했다.하현은 원래 그녀를 데리러 가려고 발을 뗐지만 마찬가지로 몸이 회복된 최희정이 맞은편에서 튀어나오는 것이 보였다.최희정과 부딪히면 자신의 기분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하현은 잠시 망설이다가 더 이상 다가가지 않았다.조남헌에게 무성 상업계 안에서 무성황금회사의 사업들을 잘 돌봐 달라고 당부한 후 하현은 조용히 국술당에서 인도인과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었다.이 기간 동안 남선을 비롯한 세 명의 실력자들은 하현 앞에 자주 나타나 이것저것 물었다.하지만 그들의 눈에 하현은 그리 실력이 뛰어나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인도인과의 일전은 반드시 그들 세 명이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이들이 오해한 것에 대해 하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만약 세 사람이 정말 인도인을 제압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없다.결국 이것은 대하에서 특출한 인재가 나왔다는 것이고 아울러 대하의 미래도 밝다는 얘기였다.한동안 무성 전체는 폭풍전야처럼 조용했다.인도인과의 일전을 조용히 기다리며 심기일전하는 분위기였다.그 후로도 며칠 동안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일곱째 날 아침, 하현이 눈을 떴을 때 진주희는 이미 그의 앞에 밥을 가져왔고 그 위에 잘 구운 햄과 계란 두 개를 부쳐 조심스럽게 상을 차렸다.“대표님, 우리 고향의 전통에 따르면 이 밥 한 그릇이 오늘 대표님에게 성공을 가져다줄 거예요!”진주희가 이렇게 말하는 것으로 보아 오늘 인도인과의 일전에 대해 적잖이 걱정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하현은 껄껄 웃으며 진주희가 차린 음식을 후딱 먹어 치운 후 그녀의 어깨를 툭툭 쳤다.“걱정하지 마. 그냥 인도인 몇 명 때려눕히는 것뿐이야. 어쩌면 내가 손을 쓸 필요도 없을지 몰라. 피끓는 젊은 청춘들이 다 제압해 버릴 거거든!”하현은 바로 차를 불러 남선을 비롯한 세 명을 데리고 무성 체육관으로 향했다.무성 체육관은 3층으
”하현 아닙니까?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하현이 오른쪽에 있는 대하 선수 쉼터로 가려고 했을 때 브라흐마 파만이 마침 샤르마 카비 일행을 데리고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브라흐마 파만은 얼굴에 온화한 미소를 머금고 열정이 충만한 모습으로 오른손을 내밀었다.“내가 인도에서 오자마자 매일 당신의 이름을 몇 백번 들었습니다. 아주 귀에 못이 박힐 지경이라니까요!”“그런데 이렇게 오늘 처음 공식적으로 만났군요!”“역시 듣던 대로 젊고 유능해 보입니다. 대하의 대들보, 용문의 희망이라고 할 만하군요!”“다만 당신네 대하 말이 맞아요.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걸출한 인재는 늘 사람들의 주요 견제 대상이 되는 거죠.”“당신의 명성은 높지만 예로부터 명장은 명이 길지 않은 법이죠.”“아, 이런. 내가 당신 면전에서 내 속마음을 드러내고 말았군요! 하하!”“대하는 반만년 문명이고 예의지국이라고 생각하는데, 뭐 이런 말에 별로 개의치 않겠죠?”거침없이 내뱉는 브라흐마 파만의 얼굴에는 능청스러운 미소가 그득했다.샤르마 카비 일행도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하현에 대한 자료를 많이 보았지만 바로 앞에서 사람을 마주해 보니 별로 그렇게 대단해 보이지 않았다.브라흐마 커크를 죽인 사람이라는 말을 듣지 않았으면 아마 그들은 자신이 평범한 사람을 봤을 뿐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괜찮습니다.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개 입에서 상어가 나올 리 없잖습니까? 뭐 기대도 하지 않았습니다.”하현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떠올렸다.“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우리가 더 일찍 만나지 못한 것이 한스러울 따름입니다.”“며칠 일찍 만났더라면 이렇게 수고롭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죠.”“그렇죠?”“뭐,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스스로 능력이 있으니 아무려면 어떻습니까?”“공연할 큰 무대를 준비하는 시간을 주지 않고서 어떻게 스스로가 광대임을 깨닫게 할 수 있겠습니까?”하현의 말속에 뼈가 있었다.며칠 전에 브라흐마 파만이 하현 앞에 모습을
”브라흐마 성녀님, 인도의 하고많은 실력자들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도 가장 높이 여기는 사람도 당신입니다!”하현은 조금도 숨김없이 호감을 드러내었다.“듣자 하니 당신은 인도 무학에서 미모로도 실력으로도 단연 최고라도 하더군요!”“당신을 이렇게 만나다니 정말 행운입니다!”“내 명의로 된 국술당이라는 무도관이 체임점으로 수십 개의 지점을 두고 있습니다.”“혹시 브라흐마 성녀님이 총교관이 되는 데 관심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아, 걱정하지 마세요.”“국술당 지분 3할과 연봉 이백억 드리겠습니다!”“그리고 장담하건대 인도인이 감히 이 일로 당신을 귀찮게 하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브라흐마 성녀가 고개만 끄덕여 준다면 우리에겐 큰 영광이겠습니다!”“앞으로 연봉은 계속 올라갈 것이고 심지어 나중에 국술당이 상장하게 되면 당신의 재산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을 것입니다!”하현은 정말로 브라흐마 로샨을 끌어들이려는 듯 진지하고 간절한 표정을 지었다.샤르마 카비와 다타 구쉬는 자신들도 모르게 브라흐마 로샨을 쳐다보았다.그녀가 하현의 손을 바로 뿌리치지 않는 것을 보고 그들의 안색은 점점 더 굳어졌다.어찌 되었든 브라흐마 로샨은 인도 무학에서 가장 미인이었고 젊은 세대들 모두가 그녀를 흠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런데 지금 브라흐마 로샨이 하현의 손을 거부하지 않는 것을 보고 그들은 갑자기 의아한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브라흐마 로샨은 눈썹을 펄쩍이며 황급히 하현에게서 손을 빼내 멋쩍은 듯 옅은 미소를 보였다.“당신이 이렇게 날 높게 평가해 주니 고맙습니다!”“하지만 내 능력으로는 당신들의 국술당에 몸담을 수 없습니다.”그러나 하현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하는 브라흐마 로샨의 눈빛이 뭔가 심상치 않았다.하현은 연예인만큼 잘생기지는 않았지만 어디 내놔도 손색없을 만큼 귀티 나는 자태와 용감한 기상이 말할 수 없는 아우라를 뿜었다.각자 자기 위치가 다르지만 브라흐마 로샨은 인도 젊은 세대 중 하현과
브라흐마 로샨의 뒷모습을 보고 있던 하현은 온화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브라흐마 로샨, 만약 대우가 충분하지 않다면 다시 얘기하면 됩니다!”“이백억이 모자라면 삼백억!”“삼백억이 모자라면 사백억!”“브라흐마 성녀가 내 체면을 세워 준다면 무성에 있는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브라흐마 로샨의 발걸음이 비틀거렸고 그녀는 도망치듯 서둘러 걸음을 떼었다.하현이 지금 내뱉은 말이 언젠가는 비난의 화살로 돌변해 그녀에게 돌아올 것임을 뻔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지금 하현이 일부러 이간질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인도 젊은 실력자 두 사람은 하나같이 수상한 시선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던 것이다.한편 하현이 이렇게 브라흐마 로샨을 추켜세우는 것은 거꾸로 다른 인도인들을 한없이 비하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그들이 정말로 승리한다고 해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아마도 브라흐마 로샨의 얘기일 것이 뻔했다.하현이 너무 비싸게 불렀다는 둥 자신이라면 이런 유혹을 이겨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둥 의견이 분분할 것이다.그래서 다들 브라흐마 로샨이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는지 추측하느라 속이 뒤숭숭했다.“하현, 이 파렴치한 소인배!”브라흐마 파만은 결국 불같이 화를 내고 말았다.그는 하현의 몇 마디 때문에 철통같았던 인도 젊은 실력자들이 이미 각자 다른 마음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게다가 지금 브라흐마 로샨은 어느새 고립되고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다.하현이 제시한 연봉 때문에 브라흐마 파만도 이렇게 가슴이 벌렁거리는데 세상 물정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브라흐마 로샨은 더 말할 것도 없다.“브라흐마 파만, 당신 이러면 안 되죠!”“비록 각자 자기 입장이 다 있겠지만 무도에는 국경이 없어요.”“브라흐마 성녀를 칭찬하는 게 어때서요? 좋아하는 게 어때서요? 그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죠?”“훗날 인도 무림의 지존이 될 운명인 그녀를 칭찬하지 않고 설마 당신 같은 요승을 추켜세우란 말인가요?”하현은 인도인쪽으로 다가
서울시 SL빌라. 오늘은 설씨 어르신의 칠순 잔치가 열리는 날이다. 집안에는 이미 손님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설씨 집안의 자손들은 너나 할것없이 준비해온 선물을 어르신께 드리면서 이구동성으로 웨쳤다."어르신, 항상 건강하시고 만수무강하세요."의자에 앉아있는 설씨 어르신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래 그래, 아가들아. 오늘 내 기분이 참 좋으니 너희 소원을 각각 하나씩 들어주도록 하자꾸나! 갖고 싶은 것을 말해 보도록 하거라.""할아버지, 저는 바다 근처에 있는 아파트 한 채를 갖고 싶어요. 그리 비싸지 않아요. 2억 정도밖에 안 돼요...""할아버지, 저는 한정판 샤넬 백을 갖고 싶어요...""할아버지, 저는 BMW 스포츠카 한 대를 갖고 싶어요...""할아버지, 저는 롤렉스 시계를 갖고 싶어요...""...""좋아. 내가 너희 소원을 하나 하나 다 이루어주마!" 설 씨 어르신은 망설임 없이 약속했다.선물을 요구한 설씨네 젊은이들은 너무 기뻐 엎드려 절이라도 하고싶은 분위기였다.이때, 설 씨 집안 데릴 사위 하현이 갑자기 앞으로 한걸음 나서며 말했다. "할아버지, 저 스쿠터 하나만 사주시면 안 될까요? 제가 시장에 채소 사러 갈 때 사용하려고 그러는데.."하현의 말이 끝나자, 설 씨 집안 사람들은 전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모두들 어안이 벙벙해 진채로 하나같이 바보 쳐다보듯 하현을 바라봤다.저 데릴사위 녀석 정신이 나간 건가? 이게 무슨 경우지? 어떻게 고작 데릴 사위 따위가 입을 뻥긋할 수 있지?게다가 하현은 설 씨 어르신의 칠순 잔치에 선물 하나 준비하지 않았다. 그런 신세에 어쩜 저토록 뻔뻔하게 설 씨 어르신께 무언가를 요구하는 걸까? 심지어 다른 것도 아니고 스쿠터였다. 일부러 모욕하려고 그런건가?3년 전, 설 씨네 할머니가 거지같은 몰골인 하현이라는 자를 집안에 들였다. 그리고 자신의 맏손녀인 은아를 강제로 하현에게 시집보냈다. 그러나 결혼 당일, 설 씨네 할머니는 손녀딸의 결혼
“하엔 그룹에서 보낸 문자잖아.” 하현은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하 씨 집안은 강남에서 영향력이 제일 큰 집안이었다. 원래 하현은 가문의 황태자이자 상속자였다.3년 전, 하현은 자기 힘으로 쇠퇴해져가는 가문을 이끌고 천만조에 달하는 대그룹 정상 자리에 다시 등극했었다.그가 하엔 그룹을 이끌고 전국 10위권에 드는 재벌 가문의 서열에 들어설 무렵, 집안 사람 누군가가 하현에게 회사 자금을 횡령했다는 누명을 씌었다. 그래서 하현의 후계자 신분은 박탈되었다.그후, 하엔 그룹은 하현을 아예 호적에서 파버렸고, 그의 부모님은 곧바로 얼토당토 않는 모 인수계획이라는 명목으로 해외에 이송되었다. 그 이후로 하현은 부모님을 만나보지 못했다.3년 전에 하현이 하 씨 집안에서 쫓겨날 때, 그에게는 단 한 푼도 없었다. 그 엄청난 타격으로 인해 하현은 심하게 앓아누웠다.그무렵, 다행히도 설 씨네 할머니가 하현을 집안의 데릴 사위로 받아들였다. 이로써 하현은 거리바닥을 헤매는 거지신세는 면하게 되였다.그러나 하현과 은아는 이제 결혼 3년 차임에도 불구하고 둘은 명목상의 부부일뿐 잠자리를 가진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설 씨네 가문에서 이미지에 신경쓰지 않았다면 하현은 아마 서재에서 잠을 잘 기회조차 없었을 것이다.벌써 3년이 지났다. 하현은 자신이 이런 삶에 익숙해져 있는 줄 알았다. 데릴 사위면 데릴 사위답게 사는게 정상 아닌가?하지만 하현에게는 말못할 고충이 있었다.그건 바로 그의 아내 은아때문이였다.비록 은아는 늘 무례했고 하현의 체면을 봐준적 없었지만, 그녀는 너무 특출하게 아름다웠다. 3년 동안 은아와 함께 지내다 보니, 하현은 자신이 어느새 그녀를 몰래 사랑하게 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였다.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핸드폰에 또 여러 통의 문자가 왔다.“도련님, 하엔 그룹이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현재 파산 직전에까지 이르렀습니다.""간절히 부탁합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도련님이라면 방법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30분 후, 하현은 은아의 회사에 도착했다. 하현이 입구로 들어가려던 순간, 갑자기 경호원 한 명이 그를 호신봉으로 막아섰다. 경호원이 차갑게 말했다. “썩 꺼져! 여기는 거지들을 반기지 않아.”하현은 일어나자 마자 구멍난 티셔츠에 반바지 하나를 걸쳐입고 씻지도 않고 나왔기에 거지처럼 보이긴 했다. 하현은 그런 거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전 제 아내한테 서류를 전해주러 온 사람이에요.”“그 꼴에 아내가 있다고?” 경호원은 의심했다. “청소부 희진이야 아니면 뒤에 주방에서 일하는 직원 수빈이야?”“제 아내는 은아에요.” 하현이 말했다.경호원은 순간 벙져 있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아 그렇구나. 당신이였구나. 말로만 듣던 설 씨 집안 데릴사위님...하하하하하.” 경호원은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하현은 고개를 저었다. 그가 이렇게 유명한 줄은 전혀 몰랐다.“알았어, 알았어. 서류를 내놔. 설 씨 아가씨께서 당신이 오면 서류를 받아달라고 했어.” 경호원은 말했다.“아니요.” 하현은 고개를 저으며 고집스레 말했. “우리 처제가 꽤 중요한 것이라고 했으니 제가 직접 아내한테 전해줘야 겠어요. 잠깐 비켜주시겠어요?”“당신!” 경호원은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었. ‘미친 거 아니야? 설 씨들이 얼마나 자기를 싫어하는지 모르나? 게다가 이렇게 옷을 입고 나오다니. 회사 이미지를 망칠까 걱정은 안 하나?’그들이 이야기하던 중, 갑자기 뒤에서 자동차 엔진 소리가 부릉부릉 크게 들렸다. 얼마 후 BMW 5 시리즈 하나가 빠른 속도로 드리프트를 하며 하현의 스쿠터 옆에 주차했다. 그리고 그들은 이준이 한 손에 장미 다발을 든 채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았다.“강 부장님! 안녕하세요.” 이준을 본 건방진 경호원은 어느 친절한 얼굴로 돌변하더 알랑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경호원은 말했다. “강 부장님,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정사장님 사무실에서 부장님을 기다리고 계십니다.이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하현에게 눈길 한
“설명? 내가 왜 당신한테 설명해야 해?” 하현은 차갑게 말했다. “은아는 내 아내야. 은아한테서 떨어져. 발정난 거라면 다른 곳으로 가!”“그리고, 내 아내가 장미를 좋아한다면 내가 직접 사줄 거야! 외딴 남자에게서 받을 이유가 없어!”"은아는 아름다운 여자야. 이따위 장미가 어떻게 은아에게 어울리겠어? 오늘밤 내가 프라하에서 장미를 사서 내 아내에게 선물할거야!"“너 미친거 아니야! 지능이 낮은 거야 아니면 그냥 멍청한 거야? 너 돈 있냐? 어제 설 씨 어르신한테 스쿠터 사달라고 하는 거 다 들었어. 당신같은 가난뱅이는 신장을 판다고 해도 프라하 장미 한송이 못사. 왜 이렇게 뻔뻔하게 여기서 쇼를 하는 거야?”이준의 눈빛은 차가워졌다. 그는 하엔 그룹에서 높은 직위를 가지고 있는 고위층이다 . 어떻게 저따위 데릴사위 따위가 나한테 감히 이렇게 말을 하지?’그리고 이준을 제일 화나게 한 것은 하현이 이준의 꽃을 짓밟아 버리고 은아를 엘리베이터로 끌고 간다는 것이다. ‘저 자식은 도대체 뭘 믿고 저러는 거야?’잠깐 머리를 굴리던 이준은 뜬금없이 입가에 피식 냉소를 지으며 자신만만한 어투로 소리질렀다. 이준은 확신에 찬 듯했다. “은아씨, 60억 원 투자가 필요하지 않으세요? 제가 도와드릴 수 있어요.”“네?” 은아는 어안이 벙벙했다.이준은 차분히 말했다. “은아씨, 당신 회사에 60억 원이 필요하다고 알고 있어요. 마침 제 수중에 그 정도 액수의 돈이 있어서 투자금으로 사용할수 있어요. 저와 함께 오늘 점심을 먹어준다면 그건 당신 몫이 될 거에요.”“정말이에요?” 은아는 무의식적으로 하현의 손을 내팽개쳐 버렸다. 그녀의 회사는 그 돈이 필요했다.“저는 한입에 두말하지 않는 성격입니다.” 이준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좋아요.” 잠시 고민 후, 은아는 결국 이준의 점심 초대에 응하기로 했다. 솔직히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회사가 망할 가능성이 제일 컸기 때문이다.“가요, 은아 씨. 프로젝트에 관한 상세한 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