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 설씨 어르신은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이 합작이 체결되자마자 설씨 집안은 정식적으로 안씨 집안과 합작을 시작하였다. 비록 이것이 안흥섭이 직접 승인한 것은 아니었지만 설씨 집안에서는 절대 이런 기회는 얻기 힘든 것이었다. 강남 전체에서 안씨 집안과 합작할 수 있는 집안은 각 지방에서 일류 가문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이번 설씨 가문이 안씨 가문과 합작할 자격이 있다는 뜻이다. 그건 일류 가문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있고, 거기다 쇼핑몰 프로젝트를 장악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설씨 가문은 하씨 가문과 안씨 가문 두 동반자를 등에 업은 셈인데, 들고 일어서는 것은 아직 확실치 않다. “너무 감사합니다. 안씨 집안이 우리 설씨 집안에 이런 기회를 주시다니요.”설씨 어르신은 겸손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안씨 아가씨 특별히 저에게 이렇게 좋은 소식을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그리고 안씨 대가님께도 감사 인사를 전해주세요. 우리 설씨 집안은 반드시 이번 기회를 잘 잡아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게요.”설씨 어르신은 안흥섭보다 나이가 몇 살 더 많았지만 지금 그는 안흥섭에게 비할 수 없이 공손한 태도를 보이며 조금도 깔보지 않았다. 안수정은 하현을 다시 언급하지 않았다. 그녀는 설씨 어르신이 하현의 공로를 인정 할까봐 두려웠다. 사실, 그녀는 이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설씨 어르신이 이런 생각을 할 리 만무했기 때문이다. 그가 보기에 하현은 설씨 집안의 개 한 마리 일뿐, 설씨 집안을 위해 이런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이런 일들은 다 설씨 집안에 보상하는 일일 뿐인데 그가 어떻게 이런 일을 두고 하현을 마음에 둘 수가 있겠는가? 만약 설씨 집안이 실력이 없었다면 하현이 가서 무슨 말을 하든 소용이 없었을 것이다!안수정이 떠나자 설씨 어르신은 자신의 ‘철 왕좌’에 앉아 흥분해서 온 몸이 떨렸다. 이번에는 설씨 가문의 또 다른 기회였다. 쇼핑몰 프로젝트와도 견줄 만했다.
설민혁이 별장에 도착하자 지체 없이 안씨 집안과의 합작에 대한 일을 말했다. 그러면서 약간 사색하는 기색을 띠며 말했다. “민혁아, 이번 합작은 안수정이 직접 맡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네가 이 기회를 꼭 잡아야 돼. 만약 이 기회를 빌미로 네가 그녀를 데려와 네가 안씨 집안의 데릴사위라도 된다면 할아버지가 허락해 줄게!”설민혁은 잠시 어리둥절해 했다. 할아버지는 자신을 최고로 아끼시는데 어떻게 자기를 데릴사위로 만들려고 하시는 건가? 나를 포기하시려는 건가? 설민혁의 생각을 눈치챈 듯 설씨 어르신은 퉁명스럽게 말했다.“민혁아, 안심해라. 네가 안씨 집안의 데릴사위가 되도 설씨 집안은 여전히 네 꺼야.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어!”안수정의 일은 네가 가서 해봐도 돼. 듣기로 안수정이 안씨 집안의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높대. 만약 데릴사위라도 돼서 손에 넣을 수만 있다면 나중에 그녀의 윗자리에 앉아 그녀의 실권을 잃게 만들면 돼!”“오래지 않아 안씨 집안을 설씨 집안으로 바꾸는 일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거야!”설민혁은 충격을 받은 얼굴이었다. 설씨 어르신이 이렇게까지 깊게, 멀리 생각하고 있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할아버지. 저를 믿어주셔서 감사해요. 걱정 마세요. 제가 반드시 이번 일을 잘 처리해서 실망시키지 않을게요.”설민혁은 흥분한 표정을 지었다. 만약 단지 접근하는 일이라면 그는 아직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여자를 꼬시는 일에는 정말 뛰어났다. 안수정이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보아 분명 남자친구가 없을 것이다. 이런 여자라면 마음 문을 열기만 하면 매우 쉽게 그녀를 거느릴 수 있을 것이다. 설씨 어르신은 흐뭇한 표정으로 말했다.“네가 이 일에서 진전이 있었으면 좋겠다. 만약에 이 일을 잘 처리하면 내가 회장 자리를 너에게 맡길게!” 이 말은 그야말로 가소로웠다. 뻔뻔하게 안수정에게 구애를 해서 진전시켜야 하는 것인가?……설씨네 회사. 하현이 모처럼 설씨네 회사에 왔다. 설
하현은 눈을 찡그렸다. 이 때 어이가 없어 하늘만 쳐다보는 느낌이었다. 어째서 이렇게 오래도록 이것을 물어보는 것인가?그 일은 정말 설명이 쉽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하현은 탄식할 수밖에 없었다.“은아야, 너 그냥 나 믿어주면 안돼? 나랑 서연은 진짜 친구 관계일 뿐이야. 만약 우리가 특별한 관계였다면 내가 밖에 나가다 차에 치이겠다!”설은아는 바로 손을 뻗어 하현의 입을 가리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치, 거리낄 것 없다고 함부로 말하지마. 너 믿으니까 됐어!”이쯤 되자 두 사람은 눈을 마주쳤고 서로 미소를 지으며 이전에 개운하지 않았던 감정이 눈 녹듯 풀리는 느낌이었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하지만 하현과 설은아의 관계는 너무 특이해서 그들은 진정한 부부 관계가 아니라 이름만 부부일 뿐이라 이렇게 오랫동안 갈등을 빚어 왔다. “하현, 나 일해야 돼. 너 먼저 나가봐. 오늘 밤 일찍 들어와.”설은아는 수줍게 입을 열었다. 그녀는 오늘 밤 선을 넘어야겠다고 이미 결정을 내렸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자신의 남편을 정말 다른 사람에게 뺏길 수도 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설은아는 부끄러워 죽을 것 같았다. 바로 이 때, 하현의 핸드폰이 갑자기 급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분위기가 좋았던 두 사람은 잠시 멈칫했다. 하현은 쳐다보지도 않고 바로 끊기 버튼을 누르며 말했다.“우리 두 사람은 계속, 괜찮아, 영향 받지 말고……”“너……”설은아는 말문이 막혔는데 이 사람은 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 있을까?결국 두 사람은 말을 잇지 못했고 하현의 전화가 또 울리기 시작했다.“아니면, 내가 누군지 좀 볼까?”설은아는 조금 화가 났다. 하현이 어쩔 수 없이 전화를 연결하자 맞은 편에서 안수정의 냉랭한 목소리가 들렸다.“하현씨. 안씨 집안이 방금 당신의 요구에 따라서 설씨 집안과 프로젝트 합작하기로 얘기 했는데 지금 나 몰라라 하고 저랑 한 약속도 잊은 거예요?” “안수정?”설은아는 순식
저녁 무렵 하현은 회사를 떠나 포르쉐를 타고 안수정을 데리러 갔다. 운전을 시작하자 안수정은 기뻐했다. 그녀는 원래 하현이 전동차를 몰고 그녀를 데리러 올 줄 알고 전동차에서 웃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현이 포르쉐를 몰고 올 줄을 생각지도 못했다. 그러고 보니 하현이 나를 중요시 여기나 보다. “왜 웃어요?” 하현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여자 아이의 마음은 정말 이상하다. 변했다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또 변한다. 안수정이 창 밖을 바라보며 살짝 웃으며 말했다. “별 일 없어요. 갑자기 웃음이 나와서 그래요. 그럼 안돼요?”“되지요! 안씨 집안의 큰 아가씨니 강남은 말할 것도 없고 서울 전역에서 하고 싶은 대로 다 하세요.”하현이 말했다. 그는 안씨 가문이 비록 한 손으로 강남을 다 가릴 수는 없었지만, 그들의 지위는 절대적으로 남다르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럼 우리 먼저 쇼핑부터 하고 내가 충분히 구경을 하면 밥 먹으러 가요.”안수정이 말했다. 하현은 시계를 보고 쓴 웃음을 지었다.“아가씨, 6시까지 1시간 동안 쇼핑하는 걸로 정해도 될까요? 오늘 드디어 제 아내가 저와 말을 맞췄거든요. 밥 사드리고 저 일찍 들어가서 같이 있어야 되요!” “보아하니 두 분은 애정이 넘치시는가 봐요! 잘 됐네요.”안수정은 살짝 웃었지만 눈빛은 약간 복잡했다. 백화점에 도착해서 두 사람은 큰 길을 걸었는데 마치 연인들처럼 느껴져 적지 않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꾸 돌아보게 했다. 안수정은 명품 브랜드들이 모여 있는 곳에 가서 쇼핑을 하지 않고 브랜드가 없는 층으로 들어갔다. 일반 의류와 신발, 모자, 액세서리만 판매했다. 안수정은 다른 것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작은 액세서리를 볼 때는 끊임없이 고르고 또 골랐다. 하현은 그녀가 앞으로 가는 것을 보고 머리를 흔들며 그녀가 가는 방향에 주얼리 샵이 있는 것을 보고 말했다. “여기 와서 한번 봐요.”안수정은 그곳에 주얼리 샵들이 모여
안수정은 두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 듯 잠시 쳐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너희들이구나. 졸업 후에 만난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서울에서 마주치다니.”박수진은 웃으며 하이힐에 힘을 주어 걸어왔다. 안수정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그러게! 세상 참 좁네!”대학시절 자신의 남편이 안수정을 쫓아다녔었기 때문에 지금 안수정을 보자 그녀의 마음은 적개심으로 가득 찼다. 하현을 한 번 훑어본 후 박수진은 웃으며 말했다.“안수정. 듣기로는 너희 안씨 집안이 별 볼일 없는 남자에게 가업을 이어주려고 데릴사위를 찾을 준비를 하다고 하던데.”“눈앞에 있는 이분이 네가 찾고 있는 데릴사위는 아니겠지?”“대학 때 너를 쫓아다니던 남자들이 많았는데 어째서 이렇게 딱 봐도 궁상맞은 사람을 찾은 거야?”“근데 맞다. 빈털터리니까 데릴사위가 되는 거지, 멀쩡한 사람이 이걸 어떻게 하겠니?”“짊어지고 있는 책임들이 막중하니 이렇게 목숨 걸고 살아가는 게 아니겠어?”박수진은 의기양양하게 왁자지껄 한바탕 떠들어댔다. 옆에 있던 하현은 눈썹을 찡그릴 수 밖에 없는 소리를 들었다. 이 두 사람이 안수정의 대학 동창이라 관계가 그래도 나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입만 열면 화약 냄새가 났다. 그러자 구본영도 다가와 웃으며 말했다. “안수정. 얼마 전 제주에서 안씨 대가님을 만났을 때는 이런 얘기는 못 들었거든. 설마 너 여기서 이런 가난뱅이를 데릴사윗감으로 찾은 거야?”분명 구본영의 출생 내력도 꽤 평범하지는 않았다. 그렇지 않았으면 안수정을 만났을 때 감히 이렇게 말할 수 있었겠는가?하현은 잠시 생각했다. 강남에 있는 구씨 집안은 특별히 세력이 강하지 않았지만, 대구에 있는 구씨 집안은 강하다고 들었다. 이 구본영이라는 사람은 어느 구씨 가문에서 온 사람인가?그런데 대구 사람들이 강남에는 뭐 하러 온 거지?이 때 옆집 종업원들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경멸하는 눈초리로 쳐다봤다. 이 놈이 보
“키득”주얼리 샵 점원 몇 명이 이 순간 의아한 얼굴빛을 띄었다. 이거 플래티넘 카드네!이 카드는 비록 전설의 아멕스 블랙카드와는 비할 수 없었지만 신분과 지위의 상징이기도 했다. 플래티넘 카드를 가지려면 재산이 몇 십억은 있어야 한다. 이 카드는 서울 전체에서 아마 100장도 안 될 거 같은데?잠시 충격을 받은 후, 점원이 말했다. “존경하는 선생님. 이 플래티넘 카드를 가지고 계셨군요. 그럼 저희가 이 ‘그린드림’을 팔겠습니다.”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지금 보석을 보러 온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모두 와서 쳐다봤다. “한정판 ‘그린드림’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 “며칠 동안 전시하면 곧 판매될 거야.” 이 말을 듣고 구본영은 말없이 안수정을 한번 보고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안수정, 남자를 선택할 때는 보는 눈이 있어야 돼. 아무렇게나 남자를 찾아서 이런 목걸이를 받을 수 있겠니?”박수진도 구본영의 팔을 끌어안으며 다정한 얼굴로 말했다. “여보, 고마워. 나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야.”“물건 포장해주세요.” 구본영이 웃으며 말했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현을 한 번도 쳐다보지 않았다. 안수정은 비록 성격이 차가웠지만 지금은 짙은 눈썹을 약간 찡그리고만 있었다. 구본영은 정도가 심하다. 물건을 살 거면 그냥 사면될 것이지 이렇게 빈정대다니 구역질이 난다. “잠시만요.”이 때 하현이 갑자기 앞으로 나서서 차갑게 말했다. 이 때 그곳에 있던 모든 시선이 그에게로 떨어졌다. 이 궁상맞은 놈이 뭘 하려는지 모르겠다. “모든 일에는 반드시 먼저 차례를 염두에 둬야죠. 이 물건은 내가 먼저 본건데 내가 아직 살지 말지 결정하기 전이에요. 그런데 당신들이 다른 사람에게 팔려고 하다니 그런 태도는 좋지 않은 거 아닌가요?”하현이 말했다. 이 말이 나오자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멍하니 있었다.하하하. 웃기네. 이 놈이 차례를 따지다니? 점원은 비록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눈동
박수진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안수정. 대학 다닐 때 네가 백마 탄 왕자님을 찾는다고 했었잖아.”“결국 하얀 얼굴에게 네 돈 들여 데리고 다니면서 쇼핑 하니까 재미있니?” 안수정은 굳어진 표정으로 박수진을 쳐다본 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하현, 이런 사람들 때문에 우리가 기분 나빠할 필요 없어요. 가요. 안 사요.”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안수정을 보내는 날이니 정말 이런 일로 크게 소란을 피울 필요가 없다. 그가 돌아서서 가려고 했다. 그러자 구본영이 갑자기 ‘키득’거리며 말했다.“이 아멕스 블랙카드라는 게 가짜 아니에요?”“내가 듣기로 지금 인터넷에서 4만원이면 가짜 아멕스 블랙카드를 살 수 있다던데, 게다가 겉모습도 거의 진짜와 똑같다고. 그래서 이렇게 좋은 물건을 가지게 된 거 같은데?”하현은 자신의 카드를 꺼내 구본영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카드가 가짜라고 한들 그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인데요?”“난 그냥 돈도 없는 사람이 카드를 만들어서 거들먹거리는 게 눈에 거슬려요.” 구본영은 탄식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안수정도 어디에 눈이 멀어서 이런 사람이 마음에 들었냐?”분명 구본영은 지금도 안수정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보아하니 결국 안수정이 자신에 비해 천 배, 백 배 못한 남자를 찾아낸 것을 보니 속이 얼마나 메스꺼웠는지 모른다. “당신 카드는 진짜에요? 당신이 돈 많고 능력이 있으면 내 앞에서 비교해봐요.” 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구본영은 계속 ‘그린드림’의 가격을 보지 못하고 있었지만 하현은 보았다. 그 가격으로는 플래티넘 카드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쉽게 낼 수 없을 거 같은데?“당신이 보고 싶다면 오늘 밤 내가 보여주죠.”이 때 구본영은 시큰둥한 얼굴로 점원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카드 긁어봐요.” “선생님. 이 ‘그린드림’은 좀 비쌉니다. 가격이……”점원이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었다. “내가 가짜 카드를 쓰는 사람 같아요? 카드를 긁으라면
안수정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녀는 비록 이 물건이 좋긴 했지만 가격이 너무 비쌌다. 하현 이 데릴사위는 고사하고 그녀라고 해도 당분간은 이렇게 많은 현금을 내지 못할 것 같았다.안수정은 하현을 끌고 주얼리 샵을 나왔다. 하현은 웃으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안수정이 방금 본 그 목걸이를 마음에 들어 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비록 그 목걸이가 비싸긴 하지만 그의 입장에서 보면 다시 언급할 가치가 없었다. 나중에 와서 몰래 사서 주면 그만이었다. 두 사람이 한창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바로 맞은편에 박수진과 마주하고 있는 구본영이 보였다. 박수진은 지금 방금 창피 당한 일을 잊은 듯 능청스럽게 입을 열었다.“안수정 말이야. 서울에서 이렇게 우연히 만난 것도 인연인데 좀 더 얘기 나눌 곳을 찾아볼까?”그녀가 구본영에게 시집간 후로 구본영이 안수정을 좇아 다녔던 일에 대해 가장 질투를 하고 있다. 지금 쉽지 않게 얻은 이 기회에 안수정을 더 공격을 해야지, 어찌 이렇게 쉽게 놔줄 수 있겠는가? 지금 구본영도 방금 망신당한 일을 잊고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그래, 우리 몇 년 동안 못 봤잖아. 어디 가서 뭐 좀 마실까? 어쩌면 합작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살펴볼 수도 있잖아.” “아. 미안. 내가 깜빡 했네. 너 같은 남자가 나랑 합작할 일은 없을 거야.”안수정은 눈썹을 약간 찡그렸다. 하현은 한동안 말문이 막혔다. 부자들의 생활이 이렇게 무료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는 잠시 생각하고 나서 말했다. “안수정씨, 먼저 얘기 나누고 있어요. 저 일 좀 보고 다시 올게요.”이 말을 듣고 구본영은 바로 웃었다. “일을 본다고? 창피 당할까 봐 핑계 대고 도망치는 건 아니죠?” 하현은 상대하기 귀찮아서 그냥 나가버렸다. 방금 들렸던 주얼리 샵에 가서 자신의 아멕스 블랙카드를 내밀며 점원에게 말했다.“’그린드림’ 포장해주세요.”몇몇 점원들이 서로 쳐다보면서 움직이지 못했다. 눈빛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