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아버지, 내가 지금 살렸어!”하현은 손에 들고 있던 도끼를 던지며 덤덤한 표정으로 한걸음 나서서 우람한 체격의 남자를 발로 차서 바닥에 넘어뜨렸다.“이제 당신들이 나한테 설명을 해 줘야 할 때인 것 같은데?”“구식공을 써서 나한테 도발하다니! 당신들 아주 재주가 대단한 모양이지?”“그런데 이거 어쩌나... 당신들이 앞세운 노인이 죽음을 아주 두려워하는 거 같은데!”“방금 그가 내 도끼에도 참고 기꺼이 죽음을 선택했더라면 나도 당신들한테 죽은 목숨이 되었을 텐데...”“참 아쉽게 되었군, 안 그래?”하현의 말을 들은 우람한 체격의 남자는 자신도 모르게 수척해진 노인을 노려보았다.“에이씨! 누가 일어나랬어요?”남자는 자신도 모르게 말을 내뱉으며 흠칫 놀랐다.자신이 하현을 모함했다는 것을 스스로의 입으로 시인한 꼴이 된 것이다.우람한 남자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말해 봐! 누가 보낸 거야?”하현의 표정이 칼날처럼 매섭게 변했다.우람한 체격의 남자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보내긴 누가 보내? 그런 사람 없어! 우리 아버지가 쓰러진 건 당신들의 수련법이 허술해서 그런 거야. 학생들을 다치게 하고 무슨 말이 이렇게 많아?!”“구식공은 무슨 구식공? 그런 말도 안 되는 거 들먹이면서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지 마!”그러나 우람한 체격의 남자의 반발은 이미 힘을 잃어버린 지 오래였다.결국 자신이 계획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었고 치부만 드러낸 꼴이 되었다.하현은 웃는 듯 마는 듯한 얼굴로 노인을 한번 힐끔 쳐다보며 말했다.“당신이 진짜 저 남자 아버지 맞아요? 확실해요? 돈 몇 푼 주고 당신을 매수한 거 아니냐고요?”“아, 난...”깡마른 노인이 이를 악물며 입을 열었다.“아니야! 당신 말 틀렸어!”“그건 뭐 이따가 경찰서 사람들이 와서 당신들 신원 조사해 보면 확실히 알 수 있을 거니까.”하현이 단호하게 말을 이었다.“게다가 당신들 아마 뒷거래를 했을 테니 그것도 잠시 후
이를 본 하현의 얼굴이 흙빛이 되었다.자신을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상대가 자살까지 각오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인간으로서 너무나 파렴치한 행동이었다.국면을 뒤집어 놓았다고 생각했던 이희광도 그들의 행동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당주,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하현은 얼굴에 핏기가 가시며 말했다.“어떻게 하긴? 얼른 구급차부터 불러야지!”비록 현장에 수많은 구경꾼들이 두 눈으로 보고 있으니 자연히 증언할 수 있겠지만 국술당에서, 그것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사람이 죽어 나간다면 그것은 하현에게 있어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수십 명의 생명이 달린 일이었다.하현에게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해도 명성에는 분명히 영향을 받을 것이고 관청의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게 되면 정말로 국술당이 문을 닫게 될 수도 있다.하현이 아무리 인맥을 동원한다고 하더라도 여론의 벽에 부딪히면 역풍을 맞을 수 있으니 그 또한 신중을 기해야 하는 문제였다.그래서 하현은 지금 가장 좋은 방법은 우선 구급차를 불러 사람을 구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이윽고 그는 조남헌에게 전화를 걸어 이 일을 처리하라고 지시했다.어차피 모든 사정을 다 드러내 놓을 수 없는 이런 사건을 다루는 데는 조남헌만 한 사람이 없다.30분 후 조남헌은 포르쉐를 몰고 나타났다.그는 한 발로 문을 뻥 차고 들어와 하현의 곁으로 얼른 달려왔다.“하현, 무슨 일이든 분부만 내리십시오!”“며칠 동안 먹고 마시고 마사지나 하며 느긋하게 쉬었더니 몸이 근질근질합니다!”“언제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하현이 조남헌의 말을 끊었다.“요즘 내가 일부러 그런 나쁜 족속들이랑 좀 어울리라고 하지 않았어?”“그래 좀 알아낸 거 있어?”조남헌은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그럼요. 알아냈죠.”“이 노인은 거지파의 한 일원입니다.”“거지파? 무학의 성지 거지파?”하현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
”간단히 말해 이서국은 이국성에게 생명의 은인이나 마찬가지인 셈이죠!”“게다가 이국성은 줄곧 이서국한테 빌붙어서 먹고 마시고 하느라 많은 사채를 빚졌다고 합니다.”“그러다가 이서국은 이국성이 필요할 때 대가를 치르게 한 겁니다.”“예를 들어 집단 독살 같은 거 말이죠.”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당신이 조사한 거, 믿을 만한 거야?”“이서국 같은 소인배가 그렇게 큰 그림을 그리며 사람을 조종했다고? 확실해?”“용천오나 조한철 같은 사람이나 그렇게 뒤에서 사람을 조종할 줄 아는 거 아니야?”“그것까지는 알아내지 못했습니다.”조남헌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당신도 아시다시피 제가 명령을 받고 무성에 들어와 여러 사람을 만나고 조사해 보았습니다만.”“이 사람들이 신분이 그다지 높지 않아 알아낼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었습니다.”“배후에 있는 사실들까지 조사하려면 공해원의 도움을 받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공해원도 알아낼 수 없을 거야. 상대방이 이런 극단적인 방법까지 썼으니 분명 우리가 조사하는 것을 막으려고 할 거야.”“공해원이 손을 쓴다고 해도 상대방이 우리한테 알리고 싶어 하는 정도만 알아낼 수 있을 뿐이야.”“하지만 상대는 여기서 그치지 않을 거라는 예감이 들어.”“또 누가 와서 일을 벌일 거야.”“그들의 수법은 점점 더 흉악스러워질 거고. 그러니 이 일은 당신한테 맡겨야겠어.”“당신은 천성적으로 그런 사람들을 수완 좋게 잘 처리하니까 말이야.”하현의 말을 들은 조남헌은 난감해하기는커녕 오히려 손바닥을 마주치며 힘차게 말했다.“하현, 걱정하지 마세요!”“이후에 누가 감히 또 이런 흉측한 방법을 쓰겠어요?”“분부를 내리실 필요도 없어요. 내가 그놈들 다 밟아버릴 테니까요!”조남헌에게 분부를 내린 후 하현은 그에게 다음날 아침 일찍 풍습과 관례에 따라 간판을 바꾸라고 지시했다.어쨌든 지금의 국술당 간판 아래에서 이미 연이어 사고가 났으니 운
예전에 하현 앞에서 허둥지둥 도망가던 이서국은 지금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기고만장해 있었다.말할 때 그는 특히 더 오만한 미소를 띠었다.“천벌받을 짓을 하다니! 이러고도 하늘이 무섭지도 않아?!”“우리 위대한 이 지회장님이 수십 년 동안 지금의 국술당 명성을 만들었어.”“결국 당신 손에 넘어가자마자 간판부터 바꿔 달다니!”“왜? 당신이 무학을 배우지 않았다는 사실이 사람들한테 알려질까 봐? 그래서 간판을 바꾼 거야? 간판만 바꾸면 사람들을 속일 수 있을 것 같아서?”“순진하기는!”이서국의 말에 그의 곁에서 화려한 옷을 입은 남녀들은 간드러지는 웃음을 터뜨렸고 비아냥거리는 얼굴로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이서국! 지난번 교훈이 충분하지 않았던 모양이지?”하현은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말을 이었다.“평생 잊지 못할 교훈 하나 더 줄까?”“어째서 당신은 이토록 천박한 거야?”하현은 진절머리 난다는 듯 얼굴을 찌푸리며 이서국의 허리춤에 찬 장검에 눈길을 던졌다가 한숨을 내쉬었다.“당신은 왜 주제 파악을 이렇게도 못 하는 거야?”“무술을 연마하려고 했나 본데!”“칼을 차고 있다고 무술이 다 연마가 되겠어, 안 그래?!”“연마하라는 검술은 연마하지 않고 백날 천박한 것만 연마하나 봐!”“앞으로는 당신 이름을 이서국이 아니라 이천박으로 바꿔. 그 이름이 당신한테 훨씬 어울려!”하현의 조롱 섞인 말에 이서국의 얼굴에 웃음기가 싹 가셨다.이서국은 하현을 보고 험상궂은 표정으로 이를 갈았다.“하현! 이 자식! 감히 날 비아냥대? 죽고 싶어?”“오늘의 나는 예전의 내가 아니야!”“내가 전화 한 통만 하면 당신은 이승에서 발도 못 붙이고 이슬처럼 사라질 거야!”“왜? 기댈 언덕이라도 찾은 모양이지? 그래서 그렇게 잘난 척이야?”하현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이서국의 길을 막았다.“당신이 날 밟아 죽일 수 있다면 지금 당장 해 봐! 뭘 기다려! 당장 해치워 보라고! 무슨 쓸데없는 말이 그렇게 많
열 명의 무도 고수들은 바로 전에 국술당에서 교관으로 일했던 남궁나연을 비롯한 무학의 성지에서 온 열 명의 교관들이었다.이 사람들은 모두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서 있었고 얼굴에는 잔뜩 화가 난 기색이 역력했다.이 사람들이 나타나자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들을 흘겨보았다.그들이 무슨 계략을 가지고 지금 이 자리에 있는지 짐작이 갔다.그리고 이서국은 앞장서서 일을 집행하는 사람일 뿐 이 모든 것을 꾸민 사람은 뒤에 따로 있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하현이 이서국을 무시한 것이 아니라 남궁나연 일행을 모두 끌어들이기엔 이서국의 존재감이 너무도 하찮았다.이서국은 세상을 다 가진 듯 하현을 쳐다보며 선두로 뛰어올라 미리 준비한 확성기를 들고 소리쳤다.“여러분, 남궁나연 교관이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 잘 알 겁니다. 그녀는 국술당의 수석 교관이었습니다!”“나머지 아홉 명의 교관들도 모두 국술당의 고수들이었습니다!”“그들은 무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뛰어난 실력을 겸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모든 학생들에게 친절하고 무학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이상향을 누구보다 몸소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무학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하현이 국술당의 새 주인으로 오자 무학의 이념이 훼손되는 것에 불만을 품었고 몇 가지 조언을 하였으나 결국 해고당하고 말았습니다.”“하지만 남궁나연을 비롯한 이 교관님들은 자신의 이상과 무학의 이념을 충실히 실행해 왔습니다!!“그들은 무도의 꽃을 무성에서 피우기를 원합니다!”“그래서 그들은 불량한 생각을 품은 자와 끝까지 싸우기로 한 겁니다!”“이제 남궁나연 교관 일행은 자립하여 국민무학당을 세우기로 했습니다!”“지금 국민무학당이 정식으로 문을 열었습니다!”“게다가 남궁나연 교관 일행은 그들이 가진 모든 전술을 전수하기 위해 단돈 천 원에 수업을 열었습니다!”“다이어트를 하고 싶든, 몸을 튼튼하게 단련하고 싶든, 아니면 정말로 무학을 배우고 싶든!”“단돈 천 원만 내면 남궁나연 교관 일
”뭐라는 거야?”하현은 이서국의 말을 별로 심각하게 듣지 않았다.“그게 이서국식 개그인가 보지? 그런데 별로 재미없는데?”“천 원 수업을 개설해 놓고 나중에 의상비, 식비, 교관 접대비 등으로 돈을 벌려고 하는 거 아니야?”“아니면 수강생 중 추첨해서 천 원에 수업받게 하는, 뭐 그런 거 아니야?”하현의 말을 듣고 들떠 있던 사람들의 표정이 일순 굳어졌고 그들의 발걸음도 뚝 멈췄다.그래!만약 이서국이란 놈이 이런 잔꾀를 부렸다면 여기에 홀려 따라가는 사람들은 돈에 속고 사기당하는 거잖아?이서국이란 놈이 사람들을 놓고 바보로 만들려는 거 아니야?“걱정하지 마!”이서국은 자신이 치밀하게 준비한 계략을 하현이 말 몇 마디로 뭉개버릴까 봐 피가 솟구쳤다.“잘 들어. 우리 국민무학당은 오는 학생은 다 받아줄 거야. 무도복과 세 끼 밥도 다 무료로 제공할 거야!”“천 원만 내면 돼. 다른 걸로 속이거나 하지 않아! 절대로!”“이건 대중들에게 복지 차원에서 내가 베푸는 거야.”이서국의 굳은 결심을 듣고 방금 멈칫했던 사람들이 다시 흥분하기 시작했다.순식간에 국민무학당 쪽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었고 이제 막 새 간판을 단 국술당은 사람 그림자도 볼 수 없었다.그리고 이서국은 오늘 밤 이 행사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 미리 방송국 기자 몇 명을 불렀다.이렇게 되자 정말 하현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이에 이서국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예쁜 두 여자를 끌어안다시피 하고 옆에 있는 리무진 차에 올라 자신의 계획이 순조롭게 펼쳐지고 있는 광경을 쳐다보았다.“당주, 저 개자식이 우릴 죽이려고 해요! 살인마나 다름없어요!”“이러다가 뉴스라도 나가기만 한다면 우리 국술당의 명성은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무너질 판이에요!”맞은편에서 이서국 일행을 노려보고 있던 이희광의 눈에서 불덩이가 일었다.“부하들 몇 명 데리고 가서 간판이나 마구 부숴버릴까요?”하현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이런 작은 일에 사람을 때
”물론 아니지.”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원래는 국술당에 별로 학생이 없을까 봐 걱정했는데.”“지금 보니 알아서 저렇게 우리 국술당을 홍보해 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조만간 국술당이 유명해질 것 같아.”이희광과 조남헌은 서로의 얼굴을 동시에 바라보며 어리둥절한 눈빛을 교환했다.“뭐라구요?”“저들은 천 원에 수업을 열었잖아요?”“게다가 무도복도 공짜고 밥도 공짜예요.”“돈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속셈이라고요.”하현은 싱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그렇게 돈을 쓰고 싶어 안달이라니 우리가 좀 도와주지 뭐!”“자, 당신이 숏츠 찍는 걸 책임져. 동영상을 몇 개 찍어서 뿌리는 거야. 저들을 도와서 국민무학당을 홍보하는 거야.”“언론사, 방송사, 신문사, 포털에 일일이 전화해.”“여기는 옷도 공짜, 밥도 공짜라고 대대적으로 알려!”“그리고 주인이 돈이 너무 많아서 천 원만 있으면 평생 여기서 무술 연마하고 밥 먹고 지낼 수 있다고 해...”“천 원 수업이라... 이서국이 이 일에 얼마나 많은 돈을 들이붓는지 천천히 구경이나 하자구!”천 원 수업, 무도복 무료 증정, 무료 식사 제공.하현 일행의 노력으로 이 소식은 삽시간에 무성 전체에 퍼졌다.심지어 무성을 넘어 주변 도시들까지도 소문은 퍼졌다.처음에는 사람들이 믿지 않았다.무성에서 무술을 배우는데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드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사람들은 아마 사기꾼들이 사람들을 속이려고 미끼 상품을 던졌거나 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수업을 하는 사람들이 남궁나연을 비롯한 열 명의 유명한 교관들이라는 것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너도 나도 무술을 배우고 싶어 구름떼처럼 몰려들었다.일부 부자들조차 하나둘씩 고급차를 끌고 나타났다.이렇게 이득인 일에 나서지 않는 것도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곧이어 인근 여러 노인정에도 소식이 전해졌고 매일 노인정 행사를 마련하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던 병원 측도 두 손을 번쩍 들고 이 소식을 환영했다.병원
조바심을 내고 걱정했던 조남헌과 이희광도 눈앞의 광경을 보면서 점차 걱정은 사라지고 편안한 얼굴이 되었다.그들은 열 명의 교관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것을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었다.조남헌은 별로 바쁜 일도 없고 해서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 기회는 또 없을 거라며 얼른 와서 등록하라고 했다.단돈 천 원.그는 기꺼이 친구들을 대신해 돈을 내주었다.하현도 가끔 두 손을 입에 가까이 대고 나팔을 불며 말했다.“힘내세요! 남궁나연 교관님!”“역시 무학의 성지 황금궁에서 오신 교관은 다르네!”“언행일치! 역시 대단해!”비아냥거리는 말이 난무했다.원래 무술을 배우는 일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무도복과 식사가 무료라는 말에 흥분해서 우르르 몰려들었다.황금궁의 무학을 배울 수 있다니!이 얼마나 대단한 이득인가!사람들이 몰려들수록 남궁나연은 점점 더 초췌해졌다.실제로 무술을 가르치는 것은 고사하고 일부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는 것만으로도 목이 바짝바짝 말랐다.수강 등록 서류는 갈수록 산더미처럼 쌓여가 그 자체로 골머리를 앓게 만들었다.교육생들은 모든 연령층에 존재하기 때문에 그들의 체질도 모두 다르다.무술을 가르칠 때는 한 가지 동일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없다.모든 사람들은 그 사람에 맞게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사고가 나기 쉽다.그래서 대충 가르치려고 해도 남궁나연 일행은 대충대충 할 수가 없었다.하루 종일 밀려드는 학생들 때문에 교관들은 강습 계획도 세우지 못했고 오히려 지쳐서 꼼짝도 하지 못할 판이었다.아무리 고수라도 밀려드는 인파에는 장사가 없었다!“여러분, 여러분.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남궁나연 교관님이 너무 지치셨습니다.”“오늘은 그만 돌아가세요!”결국 상황을 보다 못한 이서국이 일어서서 밀려드는 사람들을 제지하고 나섰다.이서국의 말이 떨어지자 하현은 조남헌을 힐끔 쳐다보았다.조남헌은 확성기를 들고 큰소리로 물었다.“당신들이 사람들을 속인 건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