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하현 앞에서 허둥지둥 도망가던 이서국은 지금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기고만장해 있었다.말할 때 그는 특히 더 오만한 미소를 띠었다.“천벌받을 짓을 하다니! 이러고도 하늘이 무섭지도 않아?!”“우리 위대한 이 지회장님이 수십 년 동안 지금의 국술당 명성을 만들었어.”“결국 당신 손에 넘어가자마자 간판부터 바꿔 달다니!”“왜? 당신이 무학을 배우지 않았다는 사실이 사람들한테 알려질까 봐? 그래서 간판을 바꾼 거야? 간판만 바꾸면 사람들을 속일 수 있을 것 같아서?”“순진하기는!”이서국의 말에 그의 곁에서 화려한 옷을 입은 남녀들은 간드러지는 웃음을 터뜨렸고 비아냥거리는 얼굴로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이서국! 지난번 교훈이 충분하지 않았던 모양이지?”하현은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말을 이었다.“평생 잊지 못할 교훈 하나 더 줄까?”“어째서 당신은 이토록 천박한 거야?”하현은 진절머리 난다는 듯 얼굴을 찌푸리며 이서국의 허리춤에 찬 장검에 눈길을 던졌다가 한숨을 내쉬었다.“당신은 왜 주제 파악을 이렇게도 못 하는 거야?”“무술을 연마하려고 했나 본데!”“칼을 차고 있다고 무술이 다 연마가 되겠어, 안 그래?!”“연마하라는 검술은 연마하지 않고 백날 천박한 것만 연마하나 봐!”“앞으로는 당신 이름을 이서국이 아니라 이천박으로 바꿔. 그 이름이 당신한테 훨씬 어울려!”하현의 조롱 섞인 말에 이서국의 얼굴에 웃음기가 싹 가셨다.이서국은 하현을 보고 험상궂은 표정으로 이를 갈았다.“하현! 이 자식! 감히 날 비아냥대? 죽고 싶어?”“오늘의 나는 예전의 내가 아니야!”“내가 전화 한 통만 하면 당신은 이승에서 발도 못 붙이고 이슬처럼 사라질 거야!”“왜? 기댈 언덕이라도 찾은 모양이지? 그래서 그렇게 잘난 척이야?”하현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이서국의 길을 막았다.“당신이 날 밟아 죽일 수 있다면 지금 당장 해 봐! 뭘 기다려! 당장 해치워 보라고! 무슨 쓸데없는 말이 그렇게 많
열 명의 무도 고수들은 바로 전에 국술당에서 교관으로 일했던 남궁나연을 비롯한 무학의 성지에서 온 열 명의 교관들이었다.이 사람들은 모두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서 있었고 얼굴에는 잔뜩 화가 난 기색이 역력했다.이 사람들이 나타나자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들을 흘겨보았다.그들이 무슨 계략을 가지고 지금 이 자리에 있는지 짐작이 갔다.그리고 이서국은 앞장서서 일을 집행하는 사람일 뿐 이 모든 것을 꾸민 사람은 뒤에 따로 있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하현이 이서국을 무시한 것이 아니라 남궁나연 일행을 모두 끌어들이기엔 이서국의 존재감이 너무도 하찮았다.이서국은 세상을 다 가진 듯 하현을 쳐다보며 선두로 뛰어올라 미리 준비한 확성기를 들고 소리쳤다.“여러분, 남궁나연 교관이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 잘 알 겁니다. 그녀는 국술당의 수석 교관이었습니다!”“나머지 아홉 명의 교관들도 모두 국술당의 고수들이었습니다!”“그들은 무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뛰어난 실력을 겸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모든 학생들에게 친절하고 무학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이상향을 누구보다 몸소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무학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하현이 국술당의 새 주인으로 오자 무학의 이념이 훼손되는 것에 불만을 품었고 몇 가지 조언을 하였으나 결국 해고당하고 말았습니다.”“하지만 남궁나연을 비롯한 이 교관님들은 자신의 이상과 무학의 이념을 충실히 실행해 왔습니다!!“그들은 무도의 꽃을 무성에서 피우기를 원합니다!”“그래서 그들은 불량한 생각을 품은 자와 끝까지 싸우기로 한 겁니다!”“이제 남궁나연 교관 일행은 자립하여 국민무학당을 세우기로 했습니다!”“지금 국민무학당이 정식으로 문을 열었습니다!”“게다가 남궁나연 교관 일행은 그들이 가진 모든 전술을 전수하기 위해 단돈 천 원에 수업을 열었습니다!”“다이어트를 하고 싶든, 몸을 튼튼하게 단련하고 싶든, 아니면 정말로 무학을 배우고 싶든!”“단돈 천 원만 내면 남궁나연 교관 일
”뭐라는 거야?”하현은 이서국의 말을 별로 심각하게 듣지 않았다.“그게 이서국식 개그인가 보지? 그런데 별로 재미없는데?”“천 원 수업을 개설해 놓고 나중에 의상비, 식비, 교관 접대비 등으로 돈을 벌려고 하는 거 아니야?”“아니면 수강생 중 추첨해서 천 원에 수업받게 하는, 뭐 그런 거 아니야?”하현의 말을 듣고 들떠 있던 사람들의 표정이 일순 굳어졌고 그들의 발걸음도 뚝 멈췄다.그래!만약 이서국이란 놈이 이런 잔꾀를 부렸다면 여기에 홀려 따라가는 사람들은 돈에 속고 사기당하는 거잖아?이서국이란 놈이 사람들을 놓고 바보로 만들려는 거 아니야?“걱정하지 마!”이서국은 자신이 치밀하게 준비한 계략을 하현이 말 몇 마디로 뭉개버릴까 봐 피가 솟구쳤다.“잘 들어. 우리 국민무학당은 오는 학생은 다 받아줄 거야. 무도복과 세 끼 밥도 다 무료로 제공할 거야!”“천 원만 내면 돼. 다른 걸로 속이거나 하지 않아! 절대로!”“이건 대중들에게 복지 차원에서 내가 베푸는 거야.”이서국의 굳은 결심을 듣고 방금 멈칫했던 사람들이 다시 흥분하기 시작했다.순식간에 국민무학당 쪽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었고 이제 막 새 간판을 단 국술당은 사람 그림자도 볼 수 없었다.그리고 이서국은 오늘 밤 이 행사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 미리 방송국 기자 몇 명을 불렀다.이렇게 되자 정말 하현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이에 이서국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예쁜 두 여자를 끌어안다시피 하고 옆에 있는 리무진 차에 올라 자신의 계획이 순조롭게 펼쳐지고 있는 광경을 쳐다보았다.“당주, 저 개자식이 우릴 죽이려고 해요! 살인마나 다름없어요!”“이러다가 뉴스라도 나가기만 한다면 우리 국술당의 명성은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무너질 판이에요!”맞은편에서 이서국 일행을 노려보고 있던 이희광의 눈에서 불덩이가 일었다.“부하들 몇 명 데리고 가서 간판이나 마구 부숴버릴까요?”하현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이런 작은 일에 사람을 때
”물론 아니지.”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원래는 국술당에 별로 학생이 없을까 봐 걱정했는데.”“지금 보니 알아서 저렇게 우리 국술당을 홍보해 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조만간 국술당이 유명해질 것 같아.”이희광과 조남헌은 서로의 얼굴을 동시에 바라보며 어리둥절한 눈빛을 교환했다.“뭐라구요?”“저들은 천 원에 수업을 열었잖아요?”“게다가 무도복도 공짜고 밥도 공짜예요.”“돈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속셈이라고요.”하현은 싱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그렇게 돈을 쓰고 싶어 안달이라니 우리가 좀 도와주지 뭐!”“자, 당신이 숏츠 찍는 걸 책임져. 동영상을 몇 개 찍어서 뿌리는 거야. 저들을 도와서 국민무학당을 홍보하는 거야.”“언론사, 방송사, 신문사, 포털에 일일이 전화해.”“여기는 옷도 공짜, 밥도 공짜라고 대대적으로 알려!”“그리고 주인이 돈이 너무 많아서 천 원만 있으면 평생 여기서 무술 연마하고 밥 먹고 지낼 수 있다고 해...”“천 원 수업이라... 이서국이 이 일에 얼마나 많은 돈을 들이붓는지 천천히 구경이나 하자구!”천 원 수업, 무도복 무료 증정, 무료 식사 제공.하현 일행의 노력으로 이 소식은 삽시간에 무성 전체에 퍼졌다.심지어 무성을 넘어 주변 도시들까지도 소문은 퍼졌다.처음에는 사람들이 믿지 않았다.무성에서 무술을 배우는데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드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사람들은 아마 사기꾼들이 사람들을 속이려고 미끼 상품을 던졌거나 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수업을 하는 사람들이 남궁나연을 비롯한 열 명의 유명한 교관들이라는 것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너도 나도 무술을 배우고 싶어 구름떼처럼 몰려들었다.일부 부자들조차 하나둘씩 고급차를 끌고 나타났다.이렇게 이득인 일에 나서지 않는 것도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곧이어 인근 여러 노인정에도 소식이 전해졌고 매일 노인정 행사를 마련하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던 병원 측도 두 손을 번쩍 들고 이 소식을 환영했다.병원
조바심을 내고 걱정했던 조남헌과 이희광도 눈앞의 광경을 보면서 점차 걱정은 사라지고 편안한 얼굴이 되었다.그들은 열 명의 교관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것을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었다.조남헌은 별로 바쁜 일도 없고 해서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 기회는 또 없을 거라며 얼른 와서 등록하라고 했다.단돈 천 원.그는 기꺼이 친구들을 대신해 돈을 내주었다.하현도 가끔 두 손을 입에 가까이 대고 나팔을 불며 말했다.“힘내세요! 남궁나연 교관님!”“역시 무학의 성지 황금궁에서 오신 교관은 다르네!”“언행일치! 역시 대단해!”비아냥거리는 말이 난무했다.원래 무술을 배우는 일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무도복과 식사가 무료라는 말에 흥분해서 우르르 몰려들었다.황금궁의 무학을 배울 수 있다니!이 얼마나 대단한 이득인가!사람들이 몰려들수록 남궁나연은 점점 더 초췌해졌다.실제로 무술을 가르치는 것은 고사하고 일부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는 것만으로도 목이 바짝바짝 말랐다.수강 등록 서류는 갈수록 산더미처럼 쌓여가 그 자체로 골머리를 앓게 만들었다.교육생들은 모든 연령층에 존재하기 때문에 그들의 체질도 모두 다르다.무술을 가르칠 때는 한 가지 동일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없다.모든 사람들은 그 사람에 맞게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사고가 나기 쉽다.그래서 대충 가르치려고 해도 남궁나연 일행은 대충대충 할 수가 없었다.하루 종일 밀려드는 학생들 때문에 교관들은 강습 계획도 세우지 못했고 오히려 지쳐서 꼼짝도 하지 못할 판이었다.아무리 고수라도 밀려드는 인파에는 장사가 없었다!“여러분, 여러분.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남궁나연 교관님이 너무 지치셨습니다.”“오늘은 그만 돌아가세요!”결국 상황을 보다 못한 이서국이 일어서서 밀려드는 사람들을 제지하고 나섰다.이서국의 말이 떨어지자 하현은 조남헌을 힐끔 쳐다보았다.조남헌은 확성기를 들고 큰소리로 물었다.“당신들이 사람들을 속인 건 아니야
이 장면을 보고 이서국은 머리가 지끈거렸다.남궁나연 일행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헤아릴 수 없이 마음이 혼란스러웠다.눈앞의 광경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교관으로서 그들의 명성은 하루아침에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그들은 똑똑히 알고 있었다!무성에서 숭상받던 무학의 교관들이 희망을 주기는커녕 실망만 안겨줬다는 여론이 생기면 그들도 옴짝달싹할 수 없게 된다.이러한 상황에 직면하자 이서국은 급히 전화를 걸어 음식을 주문했다.한편으로는 남궁나연 일행에게 간단한 것이라도 좋으니 무학을 가르치라고 지시했다.그렇게라도 해야 상황을 조금 진정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렇지 않으면 오늘 일어난 모든 일로 무성에서 엄청난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바로 그때 경호원 같은 모습을 한 십여 명의 사람들이 나타났고 그들은 재빨리 주위 사람들을 물리치고 가운데 큰 길을 만들었다.사치품으로 치장한 옷차림에 얼굴이 창백하고 가끔 기침을 하는 젊은 남자가 모습을 드러내었다.“남궁나연 교관님, 저는 김일영입니다. 과거에 당신이 국술당 수석 교관으로 있을 때 난 여러 번 방문해서 당신의 문하에 들어가려고 했습니다.”“무학의 성지인 황금궁에서 온 당신이야말로 진정한 무학 교관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죠.”“무학에 대한 당신의 깊은 학식과 실력도 아주 칭송할 만했고요!”“그래서 오늘 당신이 여기서 천 원으로 무학을 가르친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외지에서 돌아와 여기에 온 것입니다!”“내 사정을 아직 잘 모르실 텐데.”“우리 김 씨 가문은 무학의 성지인 황금궁과 인연이 깊습니다. 나도 젊었을 때는 황금궁의 무학을 수련한 적이 있어요.”“하지만 제대로 된 스승이 없었던 관계로 잘못된 수련을 하고 말았죠. 그래서 결국 사악한 교리에 빠지게 되었구요.”“그동안 밤마다 불길에 타오르는 흉측한 기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남궁나연 교관님이 제발 좀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난 더 이상 이런 폐인으로 살고 싶지 않습니다!”“지금처럼 아무것도
남궁나연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그녀는 지금 당장 한 시도 손을 뺄 수 없는 상황임을 잘 알고 있었다.마음을 가라앉히고 심호흡을 한 그녀는 사방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당신의 상황이 매우 특수하다는 건 알겠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내가 여력이 없습니다”“그러니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어떤 이가 따져 물으려고 했지만 김일영이 손을 흔들며 제지했다.그때 십여 명의 경호원들이 지폐가 가득 든 여행 가방을 열었다.“제발 사정 좀 봐 주십시오!”체구가 우람한 경호원에다 거액이 든 돈 가방까지!이럴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누구다 다 안다.남궁나연은 의아해하는 표정을 지었다가 김일영을 살짝 쳐다보고는 수락하는 듯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김일영이 남궁나연의 맞은편에 앉자 남궁나연은 두 손가락을 뻗어 김일영의 맥문 위에 나란히 얹으며 얼굴을 찌푸렸다.한참 후에야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당신은 원래 허약한 체질인데 황금궁에서도 기력 소모가 심한 권법을 무리하게 수련했군요. 그렇게 하면 당신의 체내에 장기간 기혈이 부족하게 됩니다...”“그래서 당신은 밤낮으로 머리가 아프고 밤마다 고통 속에 몸부림치게 되는 거죠.”“하지만 당신의 상황은 크게 어려운 경우는 아닙니다. 나한테 와서 천천히 조절하면 한 3년쯤이면 보통 사람으로 돌아갈 수 있어요. 지금은 어깨도 못 쓰고 손도 자유롭지 못하지만 나중엔 다 좋아질 거예요.”남궁나연의 말에 김일영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입을 열었다.“남궁나연 교관님, 당신 말대로라면 난 3년을 꼬박 몸조리해야 보통의 사람도 겨우 될 수 있다는 거군요. 절대로 고수는 될 수 없는 겁니까?”“당신도 알다시피 우리 같은 사람이 무술을 배우지 않으면 절대 상석으로 올라갈 기회가 없습니다!”“그래서 다시 묻겠습니다. 정말로 내가 회복할 수 있는 다른 해결책이 없겠습니까?”“남궁나연 교관님이 도와주신다면 어떤 대가라도 치르겠습니다!”“내 명의로 된 무성 핵심 지역 부동산
”여기 가부좌를 틀고 앉으세요. 변곡점을 돌파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남궁나연은 차분하게 입을 열었고 부하에게 방석을 가져오게 해서 김일영이 가부좌를 틀도록 옆에서 도와주게 했다.그리고 그녀는 호흡을 깊게 들이마셨다가 손바닥을 들고 김일영의 정수리 대혈을 톡톡 건드렸다.그런 다음 그녀는 김일영의 관자놀이, 양중혈 등을 차례로 두드렸다...마침내 김일영의 단전을 꾹 눌렀다.그러자 눈에 띄게 그녀의 안색이 창백해졌고 몹시 기력이 상한 모습을 보였다.반면 김일영의 호흡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고 그의 얼굴빛은 붉은 기운이 돌기 시작했다.마지막으로 단전을 눌렀을 때 남궁나연은 주저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김일영은 체내의 숨결을 느끼며 순간 고개를 뒤로 젖히고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하하하!”김일영의 호방한 웃음소리에 주변에서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무성 사람들은 모두 무학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그런 그들조차도 입이 딱 벌어지는 광경이었다.“이럴 수가? 방금까지 김일영은 내일 죽을 사람처럼 기운이 없었는데 지금 기운이 넘쳐나는 사람처럼 혈색이 돌아왔어. 마치 무학의 고수 같아!”“완전히 멀쩡한 사람이 되었는데!”“남궁나연 교관이 정말로 김일영의 막힌 변곡점을 돌파해 주었다니!”“이런 교관 밑에서 배우면 우리도 나중에 고수가 될 수 있는 거 아니야?”남궁나연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흠모가 가득 서려 있었다.당장이라도 그녀 앞에 달려가 무릎을 꿇고 싶어 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무성 사람들은 모두 최고의 고수가 되고 싶어 한다.지금 그들의 눈앞에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미모도 출중한 데다 실력까지 겸비한 교관에게 무학을 배울 수 있다면 이 얼마나 복받은 일인가?!냉랭했던 남궁나연의 표정도 한층 밝아졌다.나머지 아홉 명의 교관들의 표정도 다시 의기양양해졌다.이서국도 한숨을 돌리며 하현을 힐끗 쳐다보며 목을 베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이서국은 분명 하현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