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을 비롯한 여자들이 비명을 지었다.조삼서 일행은 눈꺼풀을 펄쩍였고 하나같이 정신이 혼미해졌다.그들은 하현이 제멋대로 날뛰는 놈이란 건 예상하고 있었다.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하현이 감히 용천진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을 쏠 줄은 몰랐다.그는 후환이 두렵지 않은 걸까?“윽!”용천진은 비틀거리며 바닥에 넘어질 듯 휘청거렸지만 이를 악물고 버텼다.용천진 같은 거물이 이렇게 체면을 구길 수는 없는 일이었다.그러자 하현은 총을 들고 이번엔 용천진의 오른손을 겨누었다.“설은아 어디 있어?”용천진은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몰라.”“또 쏠 테면 쏴!”아리따운 여자 손님들이 이 광경을 보고 용천진의 남자다운 기개에 선망의 눈빛을 보냈다.진짜 남자가 따로 없었다.보통 남자들이 이런 일을 당했다면 아마 벌써 겁을 집어먹고 정신을 잃었을 것이다.“좋아.”하현이 고개를 끄덕였다.“탕!”그는 다시 방아쇠를 당겼고 이번에는 용천진의 오른팔을 뚫어버렸다.용천진은 눈앞이 캄캄해져 왔다.불빛이 번쩍이는 것을 느끼며 정신이 혼미해졌다.둔탁한 소리와 함께 용천진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하현 앞에 무릎을 꿇었다.하현은 유려한 손놀림으로 총구를 움직여 다시 용천진의 이마에 갖다 대었다.“내가 쏠지 안 쏠지 내기할까?”용천진이 이를 악물고 버티자 진주희가 다가와 냉랭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용천진, 난 하현의 성격을 잘 알고 있어. 당신이 순순히 자백하지 않는다면 하현은 망설임 없이 당신의 머리를 날려버릴 거야!”용천진은 눈꺼풀을 움찔거리다가 다시 냉정을 되찾았다.죽을 수는 있어도 모욕을 당할 수는 없었다.“내가 만찬장에 들어섰을 때 사청인한테서 연락이 왔어. 그래서 그녀로부터 뭔가를 알게 되었지.”“용천진, 너무 자신만만해하지 말란 말을 하고 싶군.”“초심을 잊지 말라고!”“이번 판에서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명확한 생각이 있었을 거 아니야?”“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는 한두 가지
용천진의 얼굴빛이 매서워졌다.다른 건 다 받아들일 수 있었다.하지만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있었다.자신이 거느리던 모든 것들이 용천두와 용천오의 차지가 되는 것이다.특히 용천오의 거만한 얼굴은 절대 보고 싶지 않았다.왜냐하면 용천오는 자신의 수행원이나 부하 중의 한 명에 불과한 존재이기 때문이다.어떻게 부하를 자신의 머리 위에 올릴 수 있겠는가?용천진은 잠시 머릿속으로 저울질을 한 끝에 불필요한 오기를 거두기로 마음먹었다.용천오가 자신의 머리 위에 오른다는 생각이 그를 냉정하게 만든 것이다.냉정하지 못한다면 결국 그를 기다리는 것은 죽음보다 더 비참한 최후일 것이다.그러자 그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했다.“전화 한 통만 걸도록 해 줘.”진주희가 옅은 미소를 머금고 그에게 다가가 핸드폰을 건넸다.용천진이 번호를 누르자 곧 맞은편에서 상대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도련님, 내리실 분부라도 있으십니까?”용천진은 안색이 일그러졌다.“설은아를 무성 황금 회사로 돌려보내. 지금 당장!”용천진은 말을 마치며 하현이 자신의 이마에 겨누고 있던 총부리를 천천히 밀어냈다.그리고 전에 본 적 없는 냉철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그리고 또 한 가지.”“당신한테 빚진 이천억을 갚기로 결정했어. 이자까지 쳐서 삼천억을 줄게!”“또한 오늘 이 모든 상황이 우리 둘 사이의 전쟁을 평화로 만들어 줄 수 있길 바라.”“하늘에 맹세코 더 이상 오늘 일은 따지지 않을게.”“하현, 내 성의를 무시하지 말았으면 좋겠군!”“당신이 나와 동맹의 관계가 될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시험해 보고 싶어서 오늘 이 모든 일들을 계획했어.”“결국 지금 당신이 여기 있게 되었지!”용천진의 말을 듣고 하현은 용천진의 야심과 강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굽힐 때 굽힐 줄 알고 뻗을 때 뻗을 줄 아는 것뿐만 아니라 오늘 피비린내 나는 모든 상황을 말 한마디로 끝내 버렸다.오늘 용천진은 말할 수 없이 체면을 구겼다.
하현의 얼굴에서 긴장한 기색이 사라지자 사청인의 얼굴에는 웃는 듯 마는 듯한 기운이 감돌았다.그녀는 하현을 바라보며 눈썹을 들었다 놓으며 조용히 말을 꺼냈다.“하현, 당신의 행동이 대담하고 예상치 못할 수준이라는 거, 인정하지 않을 수 없군.”“감히 혼자 몸으로 자선모금 만찬장에서 사람을 죽이고 사람들 앞에서 용천진의 얼굴을 때리는 것도 모자라 총까지 쏘다니!”“용천진이 굴복하지 않고 당신이랑 끝까지 싸우겠다고 버텼으면 어떻게 할 생각이었어? 두렵지 않았어?”사청인의 목소리가 매서운 칼날이 숨겨져 있는 듯 서늘했다.“하현, 당신이 너무 함부로 날뛴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너무 대담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사청인의 얼굴에 싸늘한 기운이 감도는 것뿐만 아니라 분노의 그림자가 살짝 드리워졌다.다만 그녀는 강력한 포커페이스를 시전하며 겉으로 보이는 표정과 숨결에는 아무런 흔들림도 없었다.하현은 갑자기 사청인의 뺨을 사정없이 휘두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이런 여자는 얄밉고 짜증나지만 계속 접촉하다 보면 어느새 정복하고 싶은 충동이 인다.“쓸데없는 얘기 다 했어?”하현의 표정은 냉담했다.“얘기 다 했으면 앉아.”“오늘 일은 당신들한테 해명하라고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체면을 많이 봐준 거야.”하현의 얼굴에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용천진이 죽을 때까지 싸우겠다고 했다면 아마 바로 죽였을 거야. 내가 그런 것에 머뭇거리는 사람이 아니거든.”“어차피 방아쇠 한번 당기면 될 일인데 뭘.”하현은 서슬 퍼런 눈빛으로 사청인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그의 강렬한 눈빛에 사청인은 간담이 서늘해졌고 가슴이 벌렁거렸다.“말해 봐! 용천진을 위해서 일부러 여기까지 와서 담판을 짓자고 한 거잖아?”“나와 동맹을 맺는 일, 당신이 용천진한테 제안한 거지?”하현은 찻잔을 집어 들고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덤덤한 표정으로 툭 내뱉었다.“맞아. 내가 용천진한테 제안한 거야. 적의 적이 반드시 친구가 되란 법은 없지만 적어
사청인의 얼굴에 난감한 기색이 돌았고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혔다.하현이 이렇게 상대하기 어려운 인물일 줄은 몰랐다.그의 얼굴에서 보이는 예리함과 명석함은 용천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였다.간단히 말해서 용천진은 하현 앞에서는 거의 초보자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하현은 눈초리를 가늘게 뽑으며 사청인을 흘겨본 뒤 옅은 미소를 띠며 말을 이었다.“하지만 사청인, 너무 걱정하지 마.”“내가 여기 앉아 있는 이상 용천진의 마음을 모두 다 알고 협력하기로 했다는 뜻이니까.”“협력이란 것은 각자 필요한 것을 취하는 거야.”“당신이 여기 있다는 건 용천진의 태도를 대변하는 거고.”“용천진이 무슨 조건을 내걸었는지 말해 봐.”“오늘 있었던 일은 더 이상 묻지 않기로 하고 이제는 협력할 것에 관해서 얘기해 보자구.”하현의 말을 듣고 사청인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녀는 하현이 설은아의 납치 사건으로 용천진과 완전히 척이 질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하현도 나름의 기준과 생각하는 바가 있는 것 같았다.용천진이 설은아를 해치지 않은 이상 대국을 위해 원한은 잠시 접을 수도 있는 것이었다.사청인도 용천진이 중요한 순간에 자존심을 버리고 사과하고 설은아를 풀어준 뒤 협력하기로 한 결정에 마음속으로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른다.그렇지 않았으면 아마 두 사람은 끝까지 싸웠을 것이고 그렇게 해서 결국 목숨을 잃는 사람은 하현이 아니라 용천진이었을 것이다.“용천진이 머리를 숙인 사람은 당신이 처음이야.”“무성 전체와 서북부 전체가 당신을 우러러보기에 충분해!”여기까지 말한 후 사청인은 들고 온 에르메스 가방을 열더니 수표 한 장을 하현 앞에 내밀었다.“용천오가 약속한 삼천억이야!”“이천억은 설은아에 갚아야 하는 돈이고 나머지 천억은 이자야.”“이것으로 빚 청산은 마무리된 거야!”“이자를 천억이나 챙겨주었다는 건 용천진이 성의를 표했다는 것뿐만 아니라 당신의 체면을 세워 준 것이기도 해.”“양측이 전쟁으로
사청인은 표정이 굳어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뭣 때문에 내가 그래야 돼? 내가 뭣 때문에 당신을 위해서 용천진한테 그런 말을 해야 하냐고?”하현은 일어서서 테이블 위의 수표를 집어 들고 옅은 미소를 띠었다.“당신은 단지 다섯 번째 첩일 뿐이야. 영원히 용천진의 부인이 될 수 없어...”말을 마치자마자 하현은 돌아서서 그 자리를 떠났다.사청인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상기되었다.그때 진주희가 밖에서 걸어 들어왔다.그녀는 수표 한 장을 손에 쥐고 사청인 앞에 가볍게 놓았다.무의식적으로 수표에 시선을 돌린 사청인의 눈꺼풀에 옅은 파동이 일었다.천억짜리 수표였다.수표는 하현한테서 나온 것이었다.아마 진작에 서명해 둔 것인 듯했다.수표를 보고 난 뒤 사청인의 눈빛은 그대로 굳어버렸다.“이게 무슨 뜻이에요?”“날 매수하려고?”“잘 들어요. 용천진의 여인은 그 누구도 매수할 수 없어요!”“우리는 오직 용천진의 이익을 위해 살 거예요!”“흥분하지 마세요.”진주희는 손을 뻗어 사청인의 어깨를 툭툭 건드리며 평온한 얼굴로 말했다.“하현은 당신을 매수할 생각이 전혀 없어요.”“그는 단지 황제의 후궁들도 쓸쓸히 뒷방으로 밀려날 때가 있는데 하물며 부잣집 도련님의 첩이면 더 말할 것도 없다는 걸 알려주려는 거예요.”“좋게 말해서 첩이지, 나쁘게 말하면 노리개나 마찬가지니까요.”“젊었을 때 미리미리 자신을 위해 뭔가를 준비해 놓지 않으면 나중에 늙고 쇠약해졌을 때 뭘로 먹고 살 수 있겠어요?”“첩으로 지낸 사람이 거지가 될 수는 없잖아요?”“거대한 산도 언제 무너질지 모르고 기대던 사람이 언제 고꾸라질지 모르는 일이죠. 오직 기댈 건 자기 자신밖에 없어요, 안 그래요?”사청인의 갸냘픈 어깨가 가늘게 떨렸고 잠시 생각에 빠진 그녀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설득당하지 않을 수가 없군.”“하현에게는 호의 잘 받았다고 전해줘요.”“그리고 이 말도 전해요. 그가 요구한 것을 용천진이 들어줄
큰 대청 한가운데 정교하게 장식된 의자가 기세등등한 자태로 자리 잡고 있었다.의자에 앉은 남자는 미동도 없이 큰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었다.숨도 내쉬지 않는 남자의 모습은 얼필 보면 죽은 사람 같았다.“개자식! 사람을 죽이면 목숨으로 갚고 빚을 지면 돈으로 갚는 건 당연한 일이야. 이런 당연한 도리도 몰라?”덩치 큰 남자는 이희광을 향해 소리쳤다.“우리 아버지도 무학을 숭상했지만 연로하셔서 우리 가족 누구도 그에게 무학을 배우라고 감히 권하지 않았지.”“그런데 당신들이 겁도 없이!”“거리에서 전단지를 나눠주고 그걸 우리 아버지가 손에 넣은 거지!”“아버지는 삼일 무료 강습이라는 홍보를 보고 무술을 배우러 오셨어.”“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냐고? 뭘 제대로 배우기도 전에 사람이 어떻게 되었냐고? 숨을 거두셨어! 이게 말이나 돼?”“도대체 여기가 무도관이야? 아니면 죽음을 부르는 영안실이야? 이건 완전히 백해무익한 곳이잖아!”남자의 말에 다른 가족들도 모두 기세등등하게 말을 보탰다.“맞아. 능력이 없으면 무학을 가르치지 말았어야지! 사람을 망치는 것도 모자라 죽여?!”“당신 오늘 우리 아버지 목숨 값 제대로 치러야 할 거야!”“다들 이런 쓸데없는 말 할 필요도 없어. 그냥 달려들어 죽여 버리면 돼!”“흉악범이야! 흉악범!”십여 명의 유족들은 모두 기세등등하게 입을 열며 이희광을 죽이려고 달려들었다.그러자 이희광은 일그러진 얼굴로 입을 열었다.“아닙니다. 어르신을 무리하게 끌어들여 무술 연습을 시키지 않았습니다.”“들어오자마자 칼 한 자루 번쩍 들고는 그 자리에서 벌렁 드러누워 버렸습니다.”이희광의 말에 가족들은 전단지 뭉치를 들고 큰소리로 따져 물었다.사람들은 이희광에게 변명의 기회를 줄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그만!”하현은 고함을 지르고 얼른 그들 앞을 막아서고 직접 그들을 상대했다.하현이 오른손을 휘두르자 앞서 있던 몇 사람이 추풍낙엽처럼 쓸려가더니 그
”어르신의 건강이 안 좋아 보이길래 강습 신청을 하지 말라고 말렸어요.”“하지만 어르신께서는 반드시 무술을 배워야 한다며 아직 건장하시다고 말씀하셨어요.”“그리고 스스로 연습용 칼을 번쩍 드셨는데 갑자기 그대로 정신을 잃으셨어요...”“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이 멈추었고요.”“그러자 잠시 후 십여 명의 가족과 친척들이 나타났어요.”“그들은 우리 국술당이 사람을 죽였다고 몰아붙였어요.”“설명을 하려고 했는데 막무가내로 때렸죠.”“내가 적절하게 막지 않았더라면 아마 맞아서 죽었을 거예요.”“그 과정에서 감히 반격할 엄두도 못 냈구요.”상황을 설명하는 이희광의 말투에 억울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그는 용문 무성 지회의 사부로 줄곧 위세를 떨치며 제멋대로 다녔고 어디든 거칠 것이 없었다.하지만 오늘은 억울하기도 하지만 얼굴이 퉁퉁 부어오르도록 맞기까지 했다.이런 일이 밖에 새어 나간다면 아마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될 것이다.이희광이 하현에게 해명을 마치자 우람한 사내는 큰소리로 입을 열었다.“우리 아버지는 당신들한테 죽임을 당한 거야!”“모두가 목격한 일이야!”“아버지는 아침마다 광장에 나가 군무를 추셨어. 파트너도 한두 명이 아닐 정도로 열정적이셨지.”“매일 오전 4시부터 광장에서 군무를 하는 사람들 때문에 동네에 민원이 자자할 만큼 열심이셨어.”“아버지의 건강이 얼마나 좋았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야!”“그런데 지금은 어떻게 되었어?”“여기 온 지 채 2분도 되지 않아 아버지가 돌아가셨어! 이게 말이나 돼?!”“당신들 아니었으면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셨겠어?!”여기까지 말하고는 우람한 체격의 사내는 서럽게 울부짖었다.“아이고, 아버지!”“이렇게 허망하게 돌아가시다니!”“다 내 잘못입니다!”“내가 잘못 돌본 탓이에요!”“이런 엉터리 무도관인 줄도 모르고 막지도 못했으니 어이구 아버지!”많은 구경꾼들이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노인이 무도관에 들어왔을
뭔가를 간파한 하현은 벌떡 일어서서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당신 아버지는 아직 돌아가신 게 아니야.”“아니, 정확히는 죽은 적이 없어. 이전과 다를 바 없는 상태로 지금 살아 있는 거지.”“뭐? 죽은 적이 없다고?”“그게 무슨 말이야? 그게 어떻게 가능한 일이냐고?”“말도 안 되는 소리 집어치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봤다구! 그런데 어떻게 멀쩡하게 살아 있다는 거야?!”“지금 숨도 못 쉬고 죽었는데 어떻게 살아 있다는 거야? 무슨 말을 하는 거야?!”“아마 지금은 맥이 살아 있을지도 몰라. 그러면 얼른 방법을 생각해야 하는 거 아냐? 때를 놓치면 영영 구할 수 없을지도 모르잖아?”“누군가 그를 구해 줄 사람이 필요해!”하현이 심드렁한 모습을 보이자 주변 사람들이 모두 한마디씩 거들었다.여기 모인 모두는 무술을 하는 사람들이지 의술을 펼치는 사람이 아니다.그런데 설마 하현이 이 노인을 살릴 수 있다고?우람한 체격의 남자와 다른 사람들이 모두 하현을 노려보고 있었다.그들은 하현이 자신들의 계략을 간파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절대 그럴 수 없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이희광이 언짢은 듯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당주, 내가 이미 관청에 신고했으니 당주는 여기 있을 필요 없습니다...”“옆에 있는 도끼 좀 가져와 봐. 내가 이 노인을 치료해 보지.”하현은 이희광의 말을 자르고 벽에 걸려 있는 도끼를 가리켰다.그리고 그는 옆에 있던 숫돌을 가져와 숫돌 위에 도끼날을 문지르기 시작했다.“저, 저, 뭐 하는 거야?”“미친 거 아니야?!”사람들은 하현의 행동을 보고 오싹해져 소름이 끼쳤다.“뭘 하려는 거야?”우람한 체격의 남자 불길한 예감이 드는지 얼굴을 찡그리고 하현을 매섭게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아무것도 아니야.”하현이 웃으며 말했다.“사람을 좀 구해 볼까 해서.”“당신 아버지가 지금 겪고 있는 상황을 가사증이라고 해. 내가 지금 이 도끼로 당신 아버지의 머리를 내리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