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시간은 2시간이고 지금 현장에는 1000명입니다. 60점 이상이면 합격입니다!”“합격자 중 상위 100명은 높은 순서대로 예선을 통과한 것으로 보고 바로 시 대회로 진출할 수 있습니다!”“시험 볼 때는 귓속말, 핸드폰 금지입니다. 발각될 시 바로 실격입니다!”“시험을 감독하는 사람은 모두 용문 제자들입니다!”“예선 총감독은 용문 무성 지회 부지회장인 구양연입니다.”“여러분이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한다면 바로 고발당하게 됩니다. 부정행위를 고발한 사람에게는 가산점이 주어집니다.”중년 남자의 말이 떨어지자 남녀 10여 명이 나와 수험생들에게 인사를 했다.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무도복을 입은 건장한 체격에 위엄 넘치는 노인이었다.용문 무성 지회 부지회장, 구양연이었다.비록 용문 무성 지회가 그리 크지는 않아 부지회장이라고 해도 그리 높이 평가받는 신분은 아니었지만 외부에서 볼 때는 대단한 지위였다.장내의 많은 수험생들은 모두 구양연을 보며 존경 어린 시선을 보냈다.그의 문하생으로 들어간다면 진정한 용문 제자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구양연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장내는 곧 조용해졌고 사람들은 얼른 시험관들이 시험지를 나눠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김방아도 더 이상 하현과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자신의 자리에서 포니테일 머리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사실 그녀에게 있어 이론 시험은 식은 죽 먹기 때문이다.하현도 담담한 표정으로 종이와 펜을 앞에 놓고 조용히 시험을 기다렸다.시험이 진행되자 구양연 일행은 대부분 떠나고 대여섯 명만 남아 시험 감독에 열중했다.이들은 모두 용문 자제들이었다.비록 대다수가 용문 무성 지회 출신이었지만 현장에 있는 수험생들에게는 여전히 위압적인 존재였다.그러나 갑자기 약간의 질투심과 경계 어린 시선들이 하현이 있는 곳으로 쏠렸다.하현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다.서로의 시선이 마주친 후 하현은 눈앞의 사람을 쳐다보고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하현이
”조용! 시험 시작!”시험지가 곧 배포되었고 그 안에는 100개의 문항이 있었다.비록 일부는 사지선다, 일부는 단답형 문제, 일부는 빈칸 채우기였지만 주제들은 꽤 깊이가 있었다.만약 무학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런 시험지를 보고 바로 당황할 것이다.김방아 일행은 시험지를 보고 다소 당황한 듯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하현은 시험지를 한 번 휙 훑어보고 아무런 감정의 기복 없이 빠르게 문제를 풀어 갔다.시험장을 가득 메운 감독관들은 한결같이 여유로운 표정들이었다.시험장에는 CCTV도 많이 있었고 서로 부정행위를 하기에는 문제가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었다.시험지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부정행위가 쓸모없었던 것이다.왜냐하면 아무도 자신의 주변 사람들이 그 문제를 알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이런 분위기가 감지되자 시험관들은 두어 번 순찰을 돈 후 시험지를 하나둘씩 집어 들기 시작했다.그들은 자신들이라면 몇 점쯤 받을 수 있는지 궁금했던 터였다.시간은 어느덧 30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원래는 두 시간 동안 치러지는 시험이었는데 하현은 30분 만에 문제를 다 풀었다.진주희가 준 자료들이 거의 모든 범위를 다 커버했을 뿐만 아니라 무학의 진정한 지식과 관련된 주제들을 묻는 문제가 많았기 때문이다.무도에서 몇 년을 지낸 사람들은 만점도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었고 합격에는 그다지 문제가 없을 정도였다.하현에게 이런 지식은 완전히 기초 중의 기초라고 할 수 있었다.그를 혼란스럽게 할 문제가 하나도 없었다.하현은 문제를 풀고 나머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까워서 한 번 쭉 훑어본 후 바로 시험지를 제출했다.모두들 힘들게 고전하고 있는 시험을 30분 만에 끝내다니!사람들은 하현을 보고 냉기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이런 사람은 처음이었다!김방아는 반쯤 푼 자신의 시험지를 보고는 다시 고개를 들어 하현에게 경멸하는 듯한 시선을 던졌다.그녀가 보기에 하현은 분명히 자신의 뒤꽁무니를 쫓아 이곳에 온 게 틀림
시험시간이 끝나고 점심시간까지는 한 시간 남짓 남아 있었다.이론시험은 모두 OMR로 처리되기 때문에 성적도 빨리 나왔다.모두들 현장에서 한 시간 정도 기다렸고 11시 반에 성적이 나왔다.단상으로 돌아온 이서국과 몇몇 시험관들이 시험지를 들고 사람들 앞에서 나눠주기 시작했다.현장에 있던 이들은 하나같이 긴장한 얼굴들이었다.김방아 일행도 긴장한 얼굴로 사람들 속에 서 있었다.그러나 하현만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 그대로였다.앞의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모두 사오십 대 성적을 거두었다.이번 시험이 어려웠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였다.시험장 전체는 순식간에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로 가득 찼다.“황수찬 79점 랭킹 100위!”비록 점수가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시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모두 놀랐다.“진대겸, 82점, 89위!”“...”시험장에 좋은 성적을 얻은 사람들의 이름이 나오자 환호성이 들려 겨우 분위기는 조금 달아올랐다.“김방아, 95점 최다 득점 1위!”최다 득점자가 나오자 시험장은 술렁거렸다.많은 사람들이 놀라서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며 김방아에게 시선을 돌렸다.김방아의 예쁜 얼굴이 보자 사람들은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김방아에게 감탄에 마지않는 시선을 던졌다.김방아는 거만하게 자신의 시험지를 받아든 후 하현을 힐끔 쳐다보았다.그녀의 눈에는 경멸하는 빛이 가득 담겨 있었다.이로써 자신과 하현은 완전히 서로 다른 세계의 사람임이 판명 난 것이다.시험관들은 시험지를 모두 다 나눠주었고 시험을 본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시험지를 받았는데 하현만이 오로지 빈손이었다.그는 제일 처음으로 시험지를 제출했기 때문에 사람들의 이목도 집중되어 있었다.많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에게 시선을 돌렸다.김방아 일행들은 비꼬듯 그에게 눈을 흘겼다.그들이 뭐라고 무시하는 언사를 날리기도 전에 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일어섰다.“시험관님, 저는 아직 점수를 받지 못했습니다.”점수를 받지 못했다고?모든
이서국은 냉랭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뒷짐을 지고 매서운 눈초리로 하현을 노려보며 말했다.“난 당신을 잘 알고 있어요.”“대학 입시 못지않게 중요한 게 이 용문대회입니다.”“이런 대회에서 부정행위를 하고 답안지까지 훔쳤으니 당연히 목숨을 내놓아야 할 일이죠!”“구양연 부지회장이 회의실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빨리 죄를 인정하고 자백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죽은 목숨이 될 겁니다!”“좀 고분고분하게 굴면 혹시 모르죠. 구양연 부지회장님이 봐줄지도요.”“하지만 만약 당신이 정직하지 못하고 계속 고집을 부린다면 우리는 지금 용문 집법당에 보고해서 당장 당신을 잡으러 오라고 할 겁니다!”“용문 집법당에 보고가 된다는 건 경찰서에 신고하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가혹하다는 걸 명심하세요!”이서국은 계속 겁을 주며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부정행위?!”김방아 일행은 모두 깜짝 놀라며 더러운 벌레 보듯 하현을 쳐다보았다.무학이라는 것은 부정행위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어쩐지 하현이 제일 처음 시험지를 제출하더라니!알고 보니 이런 수를 써서 미리 답을 훔쳤던 것이었어!뻔뻔스럽기는!김방아는 속으로 하현의 행동을 욕했다.아유, 멍청한 놈!나한테 출세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답안지까지 훔치다니!참 열심히 산다!하현은 눈살을 찌푸렸다가 이내 침착한 얼굴로 돌아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아무런 증거도 없이 사람을 잡을 땐 나중에 돌아올 뒷감당을 각오한다는 거겠죠?”이서국은 코웃음을 쳤다.“부정행위를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만점을 받을 수가 있겠어요?”“사지선다도 만점, 단답형도 만점, 빈칸 채우기도 만점이었어요. 게다가 단답형은 참고 답안과 거의 똑같았구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습니까?!”“이번 문제는 용문 역사상 가장 난이도가 높은 문제였어요!”“시험 문제는 용문 장로회 장로들이 연합해서 출제한 거고요.”“구양연 부지회장님도 방금 해보셨는데 98점밖에 못 받았어요.”“이렇게
하현의 말을 듣고 그에게 크게 실망한 김방아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하현, 거드름 좀 그만 피워! 이렇게 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야!”“자신의 잘못을 자백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야?”“남들이 모른다고 생각해?”“내가 널 몰라?”“난 네 대학 동창이야. 넌 무학에 전혀 관심도 없었잖아!”하현이 김방아의 대학 동창이라는 말에 이서국의 눈에는 질투의 빛이 스쳐 지나갔다.그는 하현을 노려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하현, 방금 들었어요?”“김방아가 그러잖아요. 무학에 관심도 없었다고. 그런데 왜 자꾸 시치미를 떼는 거예요?”“부정행위한 사실을 인정하는 게 그렇게 어려워요?”“인정하지 않으면 좋은 꼴 못 볼 거예요!”하현은 침착하게 말했다.“당신은 내가 답안지를 훔쳤고 부정행위를 했다고 하는데 그럼 내가 당신한테 묻겠어요. 증거 있습니까?”“이렇게 CCTV가 많은데 다 확인했겠죠?”“내가 뭘 갖고 들어왔나요?”“답안을 미리 외웠다고 해도 그럼 누가 답을 흘려 줬는지 말해 줘야 할 거 아니에요? 아니면 답안지를 도난당한 사람은 누구예요? 내가 훔쳤다고 하면 도난당한 사람이 있을 것 아닙니까?”“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문제를 낸 용문 장로회들은 서로 각각 다른 문제를 냈다는 겁니다.”“규칙대로라면 출제자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가 무슨 문제를 냈는지 몰라요!”“그렇다면 한 사람의 답을 훔쳤다고 해도 그게 무슨 소용 있습니까?”“설마 내가 용문 장로회의 여러 장로들과 모두 소통할 만큼 대단한 능력이 있다고 보는 겁니까?”하현의 말을 듣고 오로지 하현을 눌러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던 이서국은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띵했다.현장에 있던 쳔 명의 수험생들도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일리가 있는 말이었다!문제를 낸 사람들은 모두 용문 장로회의 장로들이며 말할 것도 없이 모두 고수들이었다!그 사람들을 다 구워삶는다는 건 절대 쉽지 않은 일이었다.그들에게서 답을 훔쳤다면 그건 일반인들이 할
하현의 말을 들은 이서국의 안색이 어두워졌다가 이내 사나운 표정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하현, 아직도 내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는 겁니까?”김방아가 옆에서 끼어들었다.“하현, 이서국한테 문제를 다시 내라고?”“이서국은 용문 무성 지회의 제자라고!”“무학 이론에 있어 아주 지식이 탄탄한 사람이야. 그가 문제를 내면 넌 더 망신만 당하고 말 거야!”김방아는 하현에게 이만저만 실망한 게 아니었다.권력도 돈도 없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부정행위를 한사코 인정하려 들지 않는 사람한테 어떻게 마음을 내어 줄 수 있겠는가?이서국은 싸늘한 표정으로 하현을 노려보다가 냉소를 흘렸다.그는 처음 하현의 만점 답안지를 보고 라이벌을 제거할 마음에 만반의 준비를 해 둔 게 분명해 보였다.“자기 입으로 그렇게 말하다니! 실력이 있으면 어디 두고 보자구요!”“내가 당신한테 기회를 주죠! 순순히 자백할 수 있도록 기회를 한 번 더 주는 겁니다.”말을 하면서 그는 종이 한 장을 테이블 위에 놓았다.그 안에는 그가 이미 정성껏 준비한 세 가지 문항이 써 있었다.이서국은 하현에게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당신한테 15분 줄 테니 시간 안에 이 문제를 모두 풀어 보세요. 모두 풀어 낸다면 당신의 결백을 인정하겠어요!”“그러나 다 풀지 못할 시에는 죽음을 각오해야 할 겁니다!”하현은 가타부타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기 귀찮아서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얼른 펜을 들고 거침없이 쓰기 시작했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하현에게 시선을 고정시킨 채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한편으로는 그가 얼마나 망신을 당하나 두고 보자는 마음도 있었다.그러나 5분도 채 되지 않아 하현은 펜을 내려놓고 담담하게 말했다.“끝났습니다!”“허,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무학의 천재가 납셨군. 5분 만에...”이서국은 비꼬는 듯한 미소를 가득 머금었다가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그는 자신도 모르게 하현의 시험지를 가까이
”하하하하!”이서국이 하현의 시험지를 창밖으로 내던지자 김방아 일행은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그들은 분명 하현이 속임수를 쓰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그렇지 않았으면 이서국이 사람들 앞에서 아무렇게나 시험지를 던지고 하현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겠는가?이 광경을 본 하현은 흔들림 없는 얼굴로 이서국을 바라보았다.그는 이서국이 뻔뻔하고 음흉한 사람이라는 걸 일찌감치 알아차렸지만 이렇게까지 뻔뻔할 줄은 몰랐다.하현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이 자는 도대체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이런 짓까지 하는 것일까?“뭐 하는 겁니까?”“당신 지금 뭐 하는 거냐고요?!”바로 그때 시험장 입구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났다.그중 제일 앞장선 사람은 용문 무성 지회 구양연 부지회장이었다.그는 굳은 얼굴로 고수 몇 명을 데리고 시험장 안으로 들어섰다.말 그대로 존재만으로도 좌중을 압도할 만한 모습이었다.이들 외에도 무성의 내로라하는 가문 자제들이 뒤를 받치고 있었다.구양연은 위엄 서린 얼굴로 말했다.“왜 이렇게 소란스러운 겁니까? 이게 용문 사람들이 보이는 태도 맞습니까?”“아직도 무학의 소양을 갖추지 못했습니까?”이들은 하나같이 굳은 표정으로 참가자들을 싸늘하게 바라보았다.이서국은 천군만마를 얻은 양 기쁜 마음을 드러내며 얼른 앞으로 다가가 고개를 끄덕인 후에 하현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부지회장님, 이 사람이 바로 그 하현입니다. 부정행위를 한 사람입니다...”이서국이 냉큼 고자질을 하자 구양연은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본 후 차갑게 말했다.“하현, 당장 꺼지세요! 당신 하나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영향을 받을까 무섭습니다!”“지금 당장 회의실로 갑시다! 나머지는 거기서 얘기하는 걸로 하죠!”“아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용문 집법당은 이미 많은 것이 변했어요. 새로 부임한 당주는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절대 이런 일을 묵과하지 않을 겁니다!”“용문대회에서 부정행위를 했다는 것이 판명 나면 당신은 죽
”한 번 더 요구하겠습니다. 당신이 직접 문제를 내면 내가 여러분들 앞에서 보여 드리겠습니다!”“내가 답을 잘 쓰지 못하면 부정행위를 했다는 것이 될 테지요.”“하지만 내가 답을 잘 쓴다면 날 부정행위로 몬 사람들은 반드시 이 일에 책임을 져야 할 겁니다.”“물론 재시험이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생각한다면 마음대로 손을 써도 좋습니다.”“어차피 용문대회도 조만간 시작될 테니까요.”하현은 냉랭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하지만 그의 말투에선 어딘지 모르게 기품이 흘러나왔다.김방아 일행은 미친 사람 보듯 하현을 쳐다보았다.머리에 총이라도 맞은 것인가?방금 이서국에서 한번 재시험을 치러 놓고도 또 재시험을 요구하는가?자신이 뭐라도 되는 줄 아는 모양이지?하늘을 호령하던 신이 강림한 거야 뭐야?구양연 부지회장 같은 거물을 앞에 두고 감히 그의 시간을 낭비하려 들다니!“구양연 부지회장님, 제가 방금 그에게 재시험 문제를 냈습니다. 하지만 그는 세 문제를 다 틀렸어요. 그래 놓고 지금 큰소리를 치고 있습니다!”이서국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얼른 시치미를 떼고 말했다.“저런 소인배한테 우리가 이렇게 시간을 낭비할 게 뭐 있습니까?!”“그냥 따귀 한 방이면 되는 거 아닙니까?!”“아니면 집법당으로 데려가서 우리 용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려줘야 합니다.”그러나 하현이 이서국의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것 같자 이번에는 김방아가 끼어들어 말했다.“구양연 부지회장님, 저는 하현과 대학 동창입니다. 그는 이전에 문과 공부를 했습니다. 이런 무학에는 전혀 소질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그가 이곳에 시험을 보러 온 진짜 이유는 나를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일부러 시험을 핑계 삼아 나한테 접근하려고요.”“그러니 하현한테 재시험을 허락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시간만 낭비하는 것입니다!”말을 마치며 김방아는 눈을 흘기며 하현을 노려보았다.“하현, 난 원래 너의 학창 시절 얘기는 안 하려고 했어. 여러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