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자식!”“당신 누구야?”“아직 핏기도 안 마른 것 같은데 감히 그런 말을 해?”“누가 너한테 그런 배짱을 줬어?”누군가가 감히 용목단을 나무라는 소리를 하자 예쁘장한 여자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죽고 싶어?”다른 사람들도 모두 살기등등한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이 한 마디만 더 하면 바로 손을 쓸 것 같았다.“용소설, 무례하게 굴지 마!”하현을 노려보던 용문단은 어리둥절해졌다.하현은 가시 돋친 듯 꼿꼿하게 앉아 있고 한여침은 옆에서 공손하게 시중을 드는 모습에 하현의 신분이 보통이 아닌 걸 알았기 때문이다.그와 동시에 성경무를 보자고 한 사람이 하현임을 알아차렸다.전통 복장을 한 용소설을 나무란 뒤 용목단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이분은 어디서 온 사람이길래 6대 파벌 중 하나인 도끼파 수장 한여침에게 차 시중을 들게 한 거지?”“간이 부었군!”“당신이 대단한 사람인지 한여침이 요 몇 년 동안 점점 더 쓸모 없어져서 아예 사람이 썩어 버린 건지 모르겠군.”한여침의 뒤를 받치고 있는 하현이 소위 거물이라는 걸 알아챈 용소설 일행은 모두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한마디도 하지 않고 이 상황을 지켜보던 성경무도 힐끔 하현을 바라보는 눈치였다.왜냐하면 그는 눈앞의 이놈이 경찰서에 억류된 두 여자와 얽혀 있고 십중팔구 대구에서 온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이치상 대구에서 온 거물이라면 뭔가 특별한 점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하지만 하현이 그에게 준 인상은 너무나 평범했다.말로만 듣던 그 패기와 기운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설마 돈으로 한여침을 매수한 건 아니겠지?용소설 일행은 위아래로 하현을 힐끔 보고서 저렇게 허여멀건하게 생긴 남자는 무성에서 결코 어깨를 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결국 무성은 주먹이 가장 큰 원칙이다.하현은 아직 젊고 여려 보였다.아무리 봐도 소위 고수의 냄새가 풍기지 않았다.그러자 용소설은 하현을
”용 어르신, 성 서장님, 진정하세요. 진정하세요...”쌍방이 주고받는 말들이 격렬해지자 한여침은 두 남자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을 보고 얼른 진화에 나섰다.그는 무성 길바닥에서 반평생을 빈둥거리며 살다가 이런 국면은 처음 겪는 터라 어떻게든 두 사람의 환심을 사려고 애썼다.“두 분께서도 제 체면을 좀 세워 주십시오!”“대승적으로 생각해 주십시오!”“얘기가 끝난 후에 저를 벌하셔도 늦지 않습니다.”“퍽!”“체면?”“당신이 내 앞에서 무슨 내세울 체면이 있다고?”용목단은 일어서서 앞으로 나와 한여침의 얼굴을 그대로 후려쳤다.한여침의 얼굴은 순간 벌겋게 부어올랐고 그의 눈에는 노기가 가득했지만 용목단의 신분을 떠올리며 그는 끓어오르는 노기를 참아야만 했다.어쨌거나 용목단의 배후는 용 씨 가문, 용천오였기 때문이다.한여침이 아무리 소인배에 마구 날뛰는 인물이어도 용 씨 가문을 건드릴 수는 없었다.“용 어르신, 성 서장님, 두 분이 이렇게 여기까지 오셨으니 어서 오르시지요.”“우리가 여기서 일을 하자고 만난 거지 싸우자고 만난 건 아니잖습니까?”“이런 사실이 알려지면 서로가 보기 좋지 않겠죠.”“그러니 두 어르신은 소인의 잘못을 따지지 마시고 일단 얘기부터 나눠 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한여침이 굽신거리는 모습을 보고 용목단은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그래, 좋아. 도끼파의 체면을 봐서, 그리고 자네가 한 인물하는 사람이라는 걸 봐서 이번엔 내가 참지!”“하지만 또 이러면 그땐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인정머리 없다고 날 탓하지 말게!”그러자 용목단은 하현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이놈, 넌 오늘 운이 좋은 거야!”“한여침이 아니었더라면 내가 네놈의 뺨을 몇 대는 후려갈겼을 것이고 무릎도 꿇렸을 거야.”“무릎을 꿇고 기어도 시원찮아!”말을 마친 용목단은 자신의 주먹까지 불끈 쥐며 우쭐대었다.하현은 그 모습을 보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쓸데없는 말이 너무 많군요.”“내가 만
”말을 잘 해 줘요?”하현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떠올랐다.“성 서장님,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은데요.”“전 그런 거 하지 않습니다.”“그러나 반드시 그 사람들은 보석해 주어야 합니다.”“한 시간 드리겠습니다.”하현은 왼손을 들어 손목에 찬 롤렉스 시계를 보더니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다.“한 시간 뒤 두 사람을 만나지 못한다면요.”“죄송하지만 계약서를 사실로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하현은 말을 마치며 손뼉을 쳤다.진주희는 옆에서 계약서 사진 몇 장을 꺼내 성경무 앞에 던졌다.성경무는 얼른 계약서 사진을 보더니 얼굴이 까맣게 변했다.그 사진은 최희정이 ‘사기'를 쳤다고 뒤집어쓴 그 계약서를 찍은 것이었다.하지만 이 계약서는 지금 무성 경찰서에 소장되어 있을 텐데 어떻게 다른 사람이 사진을 찍을 수가 있었지?성경무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매섭게 쏘아보았다.성경무의 코앞에서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하현 쪽 한여침밖에 없다.그는 무성 6대 파벌 중 하나인 도끼파의 수장이니 뒤로 내통하는 수사팀장을 찾아가서 사진 몇 장 찍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일 것이다.성경무는 잠시 동안 사진을 뚫어져라 본 후에 냉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하 씨, 사실대로 말하자면 우리 경찰서에서 이미 이 계약서를 감정해 봤어. 가짜로 판명 났고.”“그걸 진짜처럼 만들고 싶어?”“당신도 감옥에 들어가 썩고 싶은 거야?”하현이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성경무 서장님, 우리는 그런 나쁜 취미 없어요.”“하지만 사진을 입수한 후 저도 이미 대구, 남원, 항성의 몇 개 기관에 의뢰하여 감정을 했습니다.”“그런데 서명도 날인도 모두 진짜 계약서였습니다.”“계약 내용은 어처구니없어 보였지만 말이죠.”“내가 원하기만 한다면 난 이 계약을 실제로 이행 가능하게 만들 수 있어요.”“당신네 무성의 황금 광산을 정말로 최희정 여사의 소유로 만들 수 있다 이 말입니다.”하현의 표정은 냉담했다.
”뭐라고!?”성경무는 하현의 냉담한 말투에 화가 나서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사실 그는 하현이 감히 무성 경찰서 사람을 오라 가라 할 때부터 짐작은 했었다.이놈은 분명 보통 강자가 아니라는 걸.하지만 상대가 이렇게 앞뒤 없이 날뛸 줄은 몰랐다.성경무의 신분 따위 안중에도 없다는 의미이기도 했다.성경무가 참지 못하고 손을 쓰려고 했을 때 옆에 있던 용목단이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하현이라고 했지?”“서로 원한이 있으면 풀어야지. 자꾸 이렇게 쌓이면 안 돼...”“아까 그 사진에 있던 자료는 나한테 있어. 그래서 그 일에 대해서도 대충 알고 있어...”“대구 정 씨 가문의 데릴사위, 강남 천일 그룹의 하 세자, 용문 집법당의 당주, 맞지?”성경무는 용목단이 읊어대는 하현의 신분을 듣고 있다가 용문 집법당 당주라는 말에 갑자기 눈을 번쩍 떴다.하현이 그런 신분일 줄은 몰랐다.용목단은 성경무에게 좀 침착하라고 손짓한 후 담담하게 계속 말을 이어갔다.“당신이 용문 집법당의 당주 자리에 앉을 수 있었던 것은 용문 문주가 당신을 지지했기 때문일 뿐이야.”“당신 주제를 알아야지. 당신이 뭐가 있어? 주제 파악이나 좀 제대로 해!”“게다가 용문 문주는 어쩌니 저쩌니 해도 우리 용문 집안사람이야!”“우리 용 씨 가문 도움을 받아 그 자리에 올라놓고 무성에 와서 시치미를 뚝 떼고 있는 꼴이라니!”“머리가 어떻게 된 건가?”“우리 용 씨 가문 말 한마디면 당신의 그 집법당 당주 신분 하나쯤 없애는 건 일도 아니야!”“그러니 내가 특별히 충고 한마디 할 테니 잘 들어. 이 바닥에서는 말이야. 때리고 죽이고 하는 놈보다 세상 물정에 밝은 사람이 이기는 거야.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는 거야!”“우리 무성에서 일어난 일이니 무성의 규칙에 따르고 센 척일랑 그만하고 순순히 말 들어!”“그렇지 않으면 당신 좋을 꼴 못 볼 거야. 우리 용 씨 가문 한마디면 당신은 끝장이야!”용목단의 말에 용소설 등 화려
하현은 엷은 미소를 띠며 참으라는 듯 진주희에게 손을 흔들었다.그러다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성경무를 바라보며 말했다.“성 서장님. 내가 당신의 요구를 들어줄지 말지는 둘째로 치고.”“아니 내가 정말로 당신의 요구를 들어줬다고 해도 백만원은 무슨 의미입니까?”“체면을 뭉개버리겠다는 건가요? 아니면 모욕을 주고 싶은 건가요?”“왜?”“모자라?”성경무의 얼굴은 차가웠다.“하현, 이 백만 원은 당신이 그나마 용 씨 가문의 앞잡이인 것을 감안해 그나마 체면을 세워 준 거야!”“용문 사람들은 모두 용 씨 가문 앞잡이라는 걸 몰랐어?”“용문 사람들이 모두 용 씨 가문 하인이라는 말입니까?”“체면을 세워 줬다면서 백만 원 툭 던져 자손심을 밟아 버리겠다는 겁니까? 흥!”“용목단 어르신이 계시지 않았더라면 백만 원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렀을 거예요!”“그리고 당신은 백억 팔천만 원의 정신적 손해를 배상해야 했을 거예요!”그러자 성경무는 껄껄 웃으며 말했다.“내 말대로 하지 않으면 당장 당신을 무성 감옥에 가두어 감옥의 밑바닥을 보게 만들 거야!”용목단이 음흉한 웃음을 터뜨리며 끼어들었다.“하현, 성 서장은 무성 경찰서의 이인자이고 권세도 대단한 사람이야!”“백만 원도 체면을 많이 세워 준 거구만!”“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더니 딱 그 꼴이군!”“왜 자꾸 권하는 술은 마시지 않고 벌주를 마시려는 거야!?”“자꾸 그러면 성 서장이 불같이 화를 낼 거라고.”“그렇게 되면 사과로는 끝나지 않아. 감옥에라도 가야 할지도 몰라.”“난 하현 당신이 상황을 잘 볼 줄 아는 영특한 사람이길 바라네!”“성 서장의 뒤에는 성 씨 가문뿐만 아니라, 용 씨 가문, 용문, 심지어 무성 전체, 그리고 황금궁까지 있다는 것을 알아야지...”용목단은 의자에 몸을 기대며 훈계조로 말했다.“이참에 사표도 써. 당신 같은 사람은 용문 집법당의 당주 자리에 어울리지 않아.”“우리 더 이상 시간 낭비하지 말고 속도를
”아악!”성경무는 처참하기 짝이 없는 비명을 질렀다.부서진 나무 탁자와 그의 얼굴에 박힌 나무 파편은 무성 경찰서 이인자의 몰골을 말이 아니게 만들었다.그는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려고 했지만 하현에게 머리채를 잡혀서 도저히 옴짝달싹도 할 수 없었고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 양처럼 버둥거릴 수밖에 없었다.이 모습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아연실색했다.반쯤은 넋이 나간 듯한 사람들은 아무런 반응도 표정도 지을 수가 없었다.도대체 눈앞에 벌어진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 전혀 이해할 수조차 없었다.하현이 이렇게 거침이 없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성경무가 가진 신분을 단번에 무시했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 앞에서 그의 머리채를 후려갈긴 것이다.하현은 성경무의 체면 따위 전혀 세워 줄 마음이 없다는 걸 확실히 보여주었다.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건 용목단이었다.“하현! 이 개자식아!”“지금 뭐하는 거야?!”“이 개자식이! 감히 성 서장을 건드려?!”용소설도 옆에서 온몸을 부르르 떨며 분노하고 있었다.“죽여 버릴 거야!”용소설은 말을 마치며 들고 있던 장검을 뽑아 들고 앞을 향해 돌진해 왔다.그리고 화려한 옷을 입은 예닐곱 명의 남녀들도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으르렁거렸다.무성 바닥에서 감히 자신들에게 순종하지는 못할망정 자존심을 짓밟는 행동을 서슴지 않다니!그것도 외지인이!이것은 그들의 얼굴을 땅에 대고 미친 듯이 짓밟은 것이었다!순간 용소설 일행은 자신들이 소지한 무기를 꺼내 일제히 하현을 향해 살벌하게 돌진했다.그러나 하현은 아랫사람들에게 아무런 지시도 내리지 않았다.오히려 방금 발에 걷어차인 한여침이 손을 크게 흔들었고 사방에서 수십 명의 도끼파 패거리들이 돌진해 오더니 바로 용소설 일행의 앞을 가로막았다.용소설 일행도 누구 못지않게 강한 상대들이었지만 도끼파 패거리의 숫자가 많은 걸 보자 더 나아가지 못하고 멈추었다.결국 양측은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외나무다리에 서 있게 된 것이다.
하현에게 얼굴을 맞은 성경무는 온몸을 부르르 떨었고 따끔거리는 아픔에 순식간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그는 겨우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개자식! 날 감히 건드려?!”“후회할 거야!”“퍽!”하현은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지 않고 바로 성경무의 머리채를 잡고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격했다.듣기만 해도 소름 끼치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성경무의 얼굴에 빨간 손바닥 자국이 선명하게 드러났다.그는 어느새 부어오른 얼굴로 이를 갈며 말했다.“이 개자식! 감히 내 얼굴을 때리다니...”“가만두지 않을 거야!”하현은 한숨을 내쉬었다.“아직도 눈치를 못 채시는군.”“어떻게 나이를 먹은 건지 정말 궁금해.”“아니 어떻게 이 자리에 앉은 거야?”“시대의 요구에 즉각 반응한다는 사람이 어떻게 나 같은 인물을 이렇게 몰라볼 수가 있지?”말을 하면서 하현은 손바닥을 올려 성경무의 얼굴을 사정없이 가격했고 성경무의 얼굴은 부어오르다 못해 결국 피가 튀고 말았다.“너 이 자식...”사람들은 이 모습을 보고 마음속에서는 천불이 났지만 겉으로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성경무는 무성 경찰서 이인자 자리에 오른 후 줄곧 남들에게 추앙을 받거나 경외 어린 시선들 위에 군림해 왔다.그는 무성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함부로 하지 못할 대단한 인물로 칭송받았다.세상에 거칠 것이 없던 그가 이렇게 하현에게 험한 꼴을 보일 줄은 몰랐다.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거푸 뺨을 맞았는데 이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는가?하지만 그는 감히 하현에게 대들지도 못했다.하현이 또 때린다면 정말로 바로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이제야 당신 자리를 제대로 찾은 것 같은데. 응? 말해 봐!”하현은 일어서서 억지로 분노를 억누르고 있는 성경무를 발로 차서 바닥에 넘어뜨렸다.그리고 결연하게 입을 열었다.“앞으로 잘 기억해 둬. 센 척하지 말고 제발 사람답게 행동하는 법을 배워.”“세상은 때리고 죽이는 것으로 돌아가는
”명령이야!”“지금!”“당장!”“바로!”“성경무 서장한테 사과해!”“무릎을 꿇고 빌어!”“그리고 손해 배상해!”“군말하지 말고 처벌을 받아!”무서운 기세가 장내를 호령했다.바닥의 푸른 돌도 그의 발에 밟혀 부서질 지경이었다!“사과하지 않으면 정말 죽여 버릴 거야!”하현은 싱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왜? 갑자기 어르신 대접이라도 받고 싶은 간가?”“당신이 무슨 자격으로?”용목단은 갑자기 얼굴이 일그러졌다.용 씨 집안 어른 신분으로 자신이 한 말에 누가 이렇게 반기를 드는 것인가?“개자식!”하현이 하는 말을 듣고 용목단은 사나운 눈빛으로 한 걸음 내디디며 하현이 있는 곳으로 곧장 달려왔다.그리고 매서운 몸놀림으로 하현의 머리통을 박살 낼 기세로 돌진했다.용목단도 꽤 상당한 실력의 소유자인 듯했다.대단한 고수라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기세였다.그러나 그가 튀어나오자마자 줄곧 투명 인간처럼 잠자코 있던 진주희가 한 걸음 나서더니 용목단의 손목을 꽉 잡은 후 벽 쪽으로 세게 휘둘렀다.“쾅!”용목단은 순식간에 넘어져서 그대로 벽 모서리에 세게 몸을 부딪히고 말았다.벽돌 하나가 툭 떨어져 그의 이마에 떨어졌고 그는 결국 참지 못하고 핏덩어리를 푹하고 내뿜었다.용목단은 참을 수 없는 고통에 몸부림쳤다.그의 얼굴이 점점 푸르스름해졌고 하얗게 질리더니 잠시 후 끝내 참지 못하고 선혈을 토해내었다.용소설 일행은 이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볼 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못하고 정신이 혼미한 착각에 빠지는 듯 멍해졌다.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며 얼굴을 마구 때리기도 했다.도저히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용목단은 용 씨 가문 어른으로 용천오에게 있어서는 자랑스러운 뒷배였다.그런데 이런 고수가 진주희의 일격을 막아내지 못하다니!용목단이 늙어 버린 것인가, 아니면 진주희가 너무 센 것인가?“이럴 수가?!”“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