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동안의 일을 직접 겪은 후에야 설유아는 자신에게는 어렵고 막중했던 일을 하현이 깔끔하게 처리하는 것을 보고 새삼 그의 능력에 감탄했다.하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대구가 되었든 남원이 되었든 어디에나 법이란 게 있어.”“하지만 무성이란 곳은 너무 달라.”“이곳에도 법이란 게 있긴 하지만 오랜 역사가 축적되어 온 만큼 주먹의 힘이 곧 도리가 된 곳이야.”“그래서 주먹으로 응수한 거야.”“그렇지 않았으면 아내와 장모님을 구하는 것은 고사하고 무성에서 발도 붙이기 어려웠을 거야.”“자, 이제 숨 좀 돌렸으니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 봐.”“무성에는 황금 광산을 보러 온 거잖아. 그런데 왜 갑자기 사기 사건에 연루된 거야?”하현이 이 사건을 꺼내자 설유아는 자신의 찻잔에 차를 따르며 지난 일을 회상했다.“형부, 내가 지금 생각해 보니 모든 과정이 누군가가 미리 계획한 거 같아요.”“용 씨 가문 용천오는 대구에 온 후 언니에게 끈질긴 구애를 펼쳤고 엄마한테 사치품을 많이 안겨 드리면서 완전히 넘어오게 만들었죠!”“나중에 그는 엄마와 언니를 황금 광산에 초대했고 언니는 한사코 거절했지만 결국 엄마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따라왔어요!”“그때 마침 난 무성 영화진흥청에서 제작하는 공연 계약을 따냈고 무성으로 같이 따라오게 된 거예요.”“그러다가 엊그제 엄마와 언니가 금광 구경에 초대받았어요.”“엄마는 금광에 들어가자마자 미친 듯이 열광했대요. 들어보니까 현장에 있던 광석을 끌어안고 자기 것인 양 흐뭇해했다고 하더라고요.”“그리고 용천오 쪽은 계약서를 꺼냈고 여러 가지 서명을 했대요. 그런데 계약서 안에는 엄마가 언니를 용천오한테 시집보내면 이 황금 광산을 엄마한테 주겠다는 조항이 있었대요...”“하지만 무성의 금광은 크고 작은 세력들이 연루되어 있었어요.”“엄마는 아무것도 모르고 서명을 했고 그 후에 바로 사기 누명을 쓰게 된 거예요!”“그리고 바로 엄마와 언니는 붙잡혀 들어갔고요.”“그러
”형부, 엄마와 언니는 정말 억울해요.”“그들을 구할 방법을 찾아야 해요!”깊은 한숨을 내쉬던 설유아가 긴장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최희정이건 설은아건 모두 어릴 때부터 응석받이로 자란 사람들이었다.그런 그녀들이 어떻게 혹독하다는 옥고를 치를 수 있겠는가?하현은 설유아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이럴 때일수록 침착해야 해.”“분명히 우릴 노리고 한 짓이야. 음모가 있는 게 분명해.”“그러니 이럴 때일수록 충동적으로 행동하면 안 되는 거야.”“방금 난 한여침을 앞세워 그들 도끼파의 역량으로 사람을 구출할 수 있는지 없는지 알아보라고 했어.”설유아는 어리둥절해하며 말했다.“도끼파는 무성 6대 파벌 중 하나지만 황금궁과 용 씨 가문에서는 눈도 깜빡하지 않을 거예요.”“한여침이 나서서 사람을 구출해 낼 수 있을까요?”하현은 단호하게 뚝 잘라 말했다.“해보지 않고 어떻게 알아?”“한편으론 한여침의 역량을 가늠해 볼 수 있고.”“또 한편으로는 잔잔한 무성 바닥에 돌멩이를 던져 그 물이 얼마나 깊은지 가늠해 볼 수도 있지.”하현이 일찌감치 계획을 세워 놓은 걸 보고 설유아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참, 형부. 이제야 생각난 게 있어요.”“내가 이번에 무성에 와서 여러 개의 공연 계약을 했는데요. 모두 무성 엔터테인먼트와 맺은 계약이에요.”“그런데 만약 계약을 어기고 공연을 하지 않으면 많은 위약금을 물어줘야 해요. 계약서대로라면요.”“무성 엔터테인먼트?”“성원효?”하현은 가볍게 실소를 터뜨렸고 눈에는 차가운 빛이 감돌았다.“내일 처제가 공연을 하게 되면 내가 조남헌을 곁에 붙여둘게.”“무슨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연락해, 알았지?”“형부가 있어서 너무 안심이에요.”...다음날 이른 아침, 설유아는 걱정이 앞섰지만 조남헌을 대동하고 결국 공연에 참석했다.한편 한여침은 하현에게 와서 공손한 자세로 보고했다.그의 말에 따르면 그는 어젯밤 무성 경찰서의 2인자를
하현은 무덤덤하게 말했다.“괜찮아. 내가 있으니 이제 무성은 조만간 당신의 무대가 될 거야.”“다만 당신은 나에게 당신의 가치를 보여줘야 해, 안 그래?”“나 하현이 사람들을 도울 수 있지만 쓸모없는 사람을 도울 수는 없잖아?”하현의 담담한 말에 한여침은 흥분하며 몸을 떨었다.하현의 실력은 그가 직접 눈으로 보고 몸소 겪었다.그런 사람이 자신을 도와준다면 앞으로 무성 다른 6대 파벌도 도끼파를 우러러보게 될지도 모른다.이런 생각을 하니 한여침은 더욱 힘이 불끈 솟아올랐다.“자, 아직 무성 경찰서 이인자가 아직 오지 않았군.”“뭐 이렇게 된 김에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들어나 보자구, 응?”하현은 진주희에게 찻물을 바꾸라고 지시한 후 의자에 편안하게 기대어 나른하게 입을 열었다.하현이 화를 내지 않자 한여침은 한시름 놓으며 비로소 공손한 자세로 말했다.“형님, 무성 경찰서의 이인자 이름은 성경무입니다...”“성 씨? 용 씨 가문 외척? 성원효의 친척이군.”하현이 흥미로운 눈빛으로 말했다.“맞습니다. 성경무는 성원효의 친척입니다.”“성 씨 가문은 비록 최고 가문급은 아니지만 용 씨 가문과의 관계 때문에 무성에서는 절대적인 힘을 가진 집안입니다.”“게다가 용 씨 가문의 외척이라는 신분 때문에 성경무는 경찰서에서도 막강한 권력을 지닌 인물이라고 합니다.”“무성 경찰서 수장조차 함부로 하지 못한다구요.”“어젯밤 성원효를 통해 그를 찾아갔습니다.”“하지만 제가 그 사기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성경무는 저한테 긍정적인 답변을 주지 않고 오늘 형님이랑 얘기 나눠 보겠다고만 했습니다.”“얘기를 나눠 보겠다?”하현은 점점 더 흥미로운 듯 눈꼬리를 살짝 치켜 올렸다.“아마 그 성경무라는 사람은 단순히 나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만나려는 건 아닐 거야.”“당신이 이렇게 발 벗고 나서서 돕는 사람이 얼마나 무게가 나가는 놈인지 가늠해 보고 결정하겠다는 거지?”“용 씨 가문도 아마 그의 손
”용 씨 집안?”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용 씨 가문이 이렇게 대놓고 당당하게 이 일에 개입할 줄은 몰랐다.보아하니 이 사람은 용천오가 보낸 사람인 것 같았다.한여침은 바로 물었다.“그 사람 어디 있어?”단발머리 여자는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지금 정문에 있습니다. 안색이 좀 안 좋아 보입니다. 한여침이 마중도 안 나오는 것 보니 간이 배 밖에 나왔나 보다 하셨어요.”“그리고 뭔가 많이 언짢은 듯한 표정이었습니다...”한여침은 눈살을 살짝 찌푸린 뒤 입을 열었다.“형님, 내 추측이 맞다면 지금 온 그 사람은 용목단인 것 같습니다.”“그는 용천오의 주변 인물로서 인기가 많은 사람입니다.”“무성 관청 사람들과도 사이가 좋구요.”“이번에 따라온 건 분명 용천오의 뜻일 겁니다.”“생각보다 일이 더 꼬일 것 같아요.”하현은 찻잔을 움켜쥐고 담담하게 말했다.“용천오든 용천오의 사람이든 감히 내 앞에서 함부로 으쓱댄다면 절대 체면 따위 봐주지 않을 거야.”“들어오라고 해.”“무슨 낯짝으로 나더러 마중을 나오네 안 나오네 하는 거야?”한여침은 이 말을 듣고 눈썹을 파르르 떨었다.성경무 일행도 호락호락하지 않은 인물이지만 자신의 주인도 만만찮은 인물임을 다시 한번 느꼈다.오늘 이 만남은 첨예한 대립의 현장이 될 것이 분명해 보였다.시간은 1분 1초 흘렀고 약 5분 후 하현이 차를 채우려 했을 때 정원 앞에서 분노의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그런 다음 ‘쾅'하는 소리와 함께 정교하게 문양이 새겨진 문이 누군가의 발길질에 벌컥 열렸다.정장을 입은 말끔한 50대 남자가 성큼성큼 들어왔다.그의 옆에는 당나라풍 옷을 입은 한 노인이 따라다녔다.머리는 희끗희끗하고 얼굴은 주름이 많이 져 있었지만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 있는 인물임이 표정에서 드러났다.그리고 그 두 사람의 뒤편에는 예닐곱 명의 남녀가 따라왔다.이 남녀들은 모두 화려한 옷을 입었고 자태가 상당히 도도하고 거만했다.보기에 따
”개자식!”“당신 누구야?”“아직 핏기도 안 마른 것 같은데 감히 그런 말을 해?”“누가 너한테 그런 배짱을 줬어?”누군가가 감히 용목단을 나무라는 소리를 하자 예쁘장한 여자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죽고 싶어?”다른 사람들도 모두 살기등등한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이 한 마디만 더 하면 바로 손을 쓸 것 같았다.“용소설, 무례하게 굴지 마!”하현을 노려보던 용문단은 어리둥절해졌다.하현은 가시 돋친 듯 꼿꼿하게 앉아 있고 한여침은 옆에서 공손하게 시중을 드는 모습에 하현의 신분이 보통이 아닌 걸 알았기 때문이다.그와 동시에 성경무를 보자고 한 사람이 하현임을 알아차렸다.전통 복장을 한 용소설을 나무란 뒤 용목단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이분은 어디서 온 사람이길래 6대 파벌 중 하나인 도끼파 수장 한여침에게 차 시중을 들게 한 거지?”“간이 부었군!”“당신이 대단한 사람인지 한여침이 요 몇 년 동안 점점 더 쓸모 없어져서 아예 사람이 썩어 버린 건지 모르겠군.”한여침의 뒤를 받치고 있는 하현이 소위 거물이라는 걸 알아챈 용소설 일행은 모두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한마디도 하지 않고 이 상황을 지켜보던 성경무도 힐끔 하현을 바라보는 눈치였다.왜냐하면 그는 눈앞의 이놈이 경찰서에 억류된 두 여자와 얽혀 있고 십중팔구 대구에서 온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이치상 대구에서 온 거물이라면 뭔가 특별한 점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하지만 하현이 그에게 준 인상은 너무나 평범했다.말로만 듣던 그 패기와 기운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설마 돈으로 한여침을 매수한 건 아니겠지?용소설 일행은 위아래로 하현을 힐끔 보고서 저렇게 허여멀건하게 생긴 남자는 무성에서 결코 어깨를 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결국 무성은 주먹이 가장 큰 원칙이다.하현은 아직 젊고 여려 보였다.아무리 봐도 소위 고수의 냄새가 풍기지 않았다.그러자 용소설은 하현을
”용 어르신, 성 서장님, 진정하세요. 진정하세요...”쌍방이 주고받는 말들이 격렬해지자 한여침은 두 남자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을 보고 얼른 진화에 나섰다.그는 무성 길바닥에서 반평생을 빈둥거리며 살다가 이런 국면은 처음 겪는 터라 어떻게든 두 사람의 환심을 사려고 애썼다.“두 분께서도 제 체면을 좀 세워 주십시오!”“대승적으로 생각해 주십시오!”“얘기가 끝난 후에 저를 벌하셔도 늦지 않습니다.”“퍽!”“체면?”“당신이 내 앞에서 무슨 내세울 체면이 있다고?”용목단은 일어서서 앞으로 나와 한여침의 얼굴을 그대로 후려쳤다.한여침의 얼굴은 순간 벌겋게 부어올랐고 그의 눈에는 노기가 가득했지만 용목단의 신분을 떠올리며 그는 끓어오르는 노기를 참아야만 했다.어쨌거나 용목단의 배후는 용 씨 가문, 용천오였기 때문이다.한여침이 아무리 소인배에 마구 날뛰는 인물이어도 용 씨 가문을 건드릴 수는 없었다.“용 어르신, 성 서장님, 두 분이 이렇게 여기까지 오셨으니 어서 오르시지요.”“우리가 여기서 일을 하자고 만난 거지 싸우자고 만난 건 아니잖습니까?”“이런 사실이 알려지면 서로가 보기 좋지 않겠죠.”“그러니 두 어르신은 소인의 잘못을 따지지 마시고 일단 얘기부터 나눠 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한여침이 굽신거리는 모습을 보고 용목단은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그래, 좋아. 도끼파의 체면을 봐서, 그리고 자네가 한 인물하는 사람이라는 걸 봐서 이번엔 내가 참지!”“하지만 또 이러면 그땐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인정머리 없다고 날 탓하지 말게!”그러자 용목단은 하현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이놈, 넌 오늘 운이 좋은 거야!”“한여침이 아니었더라면 내가 네놈의 뺨을 몇 대는 후려갈겼을 것이고 무릎도 꿇렸을 거야.”“무릎을 꿇고 기어도 시원찮아!”말을 마친 용목단은 자신의 주먹까지 불끈 쥐며 우쭐대었다.하현은 그 모습을 보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쓸데없는 말이 너무 많군요.”“내가 만
”말을 잘 해 줘요?”하현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떠올랐다.“성 서장님,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은데요.”“전 그런 거 하지 않습니다.”“그러나 반드시 그 사람들은 보석해 주어야 합니다.”“한 시간 드리겠습니다.”하현은 왼손을 들어 손목에 찬 롤렉스 시계를 보더니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다.“한 시간 뒤 두 사람을 만나지 못한다면요.”“죄송하지만 계약서를 사실로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하현은 말을 마치며 손뼉을 쳤다.진주희는 옆에서 계약서 사진 몇 장을 꺼내 성경무 앞에 던졌다.성경무는 얼른 계약서 사진을 보더니 얼굴이 까맣게 변했다.그 사진은 최희정이 ‘사기'를 쳤다고 뒤집어쓴 그 계약서를 찍은 것이었다.하지만 이 계약서는 지금 무성 경찰서에 소장되어 있을 텐데 어떻게 다른 사람이 사진을 찍을 수가 있었지?성경무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매섭게 쏘아보았다.성경무의 코앞에서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하현 쪽 한여침밖에 없다.그는 무성 6대 파벌 중 하나인 도끼파의 수장이니 뒤로 내통하는 수사팀장을 찾아가서 사진 몇 장 찍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일 것이다.성경무는 잠시 동안 사진을 뚫어져라 본 후에 냉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하 씨, 사실대로 말하자면 우리 경찰서에서 이미 이 계약서를 감정해 봤어. 가짜로 판명 났고.”“그걸 진짜처럼 만들고 싶어?”“당신도 감옥에 들어가 썩고 싶은 거야?”하현이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성경무 서장님, 우리는 그런 나쁜 취미 없어요.”“하지만 사진을 입수한 후 저도 이미 대구, 남원, 항성의 몇 개 기관에 의뢰하여 감정을 했습니다.”“그런데 서명도 날인도 모두 진짜 계약서였습니다.”“계약 내용은 어처구니없어 보였지만 말이죠.”“내가 원하기만 한다면 난 이 계약을 실제로 이행 가능하게 만들 수 있어요.”“당신네 무성의 황금 광산을 정말로 최희정 여사의 소유로 만들 수 있다 이 말입니다.”하현의 표정은 냉담했다.
”뭐라고!?”성경무는 하현의 냉담한 말투에 화가 나서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사실 그는 하현이 감히 무성 경찰서 사람을 오라 가라 할 때부터 짐작은 했었다.이놈은 분명 보통 강자가 아니라는 걸.하지만 상대가 이렇게 앞뒤 없이 날뛸 줄은 몰랐다.성경무의 신분 따위 안중에도 없다는 의미이기도 했다.성경무가 참지 못하고 손을 쓰려고 했을 때 옆에 있던 용목단이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하현이라고 했지?”“서로 원한이 있으면 풀어야지. 자꾸 이렇게 쌓이면 안 돼...”“아까 그 사진에 있던 자료는 나한테 있어. 그래서 그 일에 대해서도 대충 알고 있어...”“대구 정 씨 가문의 데릴사위, 강남 천일 그룹의 하 세자, 용문 집법당의 당주, 맞지?”성경무는 용목단이 읊어대는 하현의 신분을 듣고 있다가 용문 집법당 당주라는 말에 갑자기 눈을 번쩍 떴다.하현이 그런 신분일 줄은 몰랐다.용목단은 성경무에게 좀 침착하라고 손짓한 후 담담하게 계속 말을 이어갔다.“당신이 용문 집법당의 당주 자리에 앉을 수 있었던 것은 용문 문주가 당신을 지지했기 때문일 뿐이야.”“당신 주제를 알아야지. 당신이 뭐가 있어? 주제 파악이나 좀 제대로 해!”“게다가 용문 문주는 어쩌니 저쩌니 해도 우리 용문 집안사람이야!”“우리 용 씨 가문 도움을 받아 그 자리에 올라놓고 무성에 와서 시치미를 뚝 떼고 있는 꼴이라니!”“머리가 어떻게 된 건가?”“우리 용 씨 가문 말 한마디면 당신의 그 집법당 당주 신분 하나쯤 없애는 건 일도 아니야!”“그러니 내가 특별히 충고 한마디 할 테니 잘 들어. 이 바닥에서는 말이야. 때리고 죽이고 하는 놈보다 세상 물정에 밝은 사람이 이기는 거야.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는 거야!”“우리 무성에서 일어난 일이니 무성의 규칙에 따르고 센 척일랑 그만하고 순순히 말 들어!”“그렇지 않으면 당신 좋을 꼴 못 볼 거야. 우리 용 씨 가문 한마디면 당신은 끝장이야!”용목단의 말에 용소설 등 화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