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3111장

작가: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설유아는 자신이 거기에 서명하면 자신의 어머니와 언니가 씻을 수 없는 죄명을 뒤집어쓸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무성 영화진흥청 성원효를 만났을 때 끝까지 굴복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가져야 할 강인한 기개를 보여주었다.

“이것 봐. 네가 서명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 일은 이미 이렇게 흘러가게 되어 있어. 그걸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

“여기가 아직도 네 본거지 대구인 줄 알아?”

“네가 용문의 주인이라도 되는 줄 아냐고? 황금궁 주인이야? 아니면 용 씨 가문 후계자야?”

“무성 전체에 몇 사람 말고는 아무도 이 일을 막을 수 없어.”

“참, 이번에 용문에 새로 부임한 집법당 당주가 있다고 들었는데 나이도 젊고 실력을 뛰어나다며? 그의 능력 정도라면 이 일을 제압할 수도 있겠지.”

“그런데 문제는 그런 사람들이 너같이 하찮은 사람을 알겠느냐는 거야.”

여자 조수는 무시하는 듯한 표정으로 설유아를 바라보며 얼굴 가득 빈정거리는 빛을 감추지 않았다.

“설유아, 내가 너무 직설적으로 말한다고 섭섭해하지 마.”

“너 같은 소위 스타들은 거물급들 눈에는 그냥 광대이자 노리개일 뿐이야.”

“정말 네가 그들과 동등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 건 아니지?”

“성원효가 그런 조건을 제시해 널 감싸준 것만으로도 너의 체면을 충분히 세워준 거야.”

“그게 네 체면이 깎이는 일이야?”

“권하는 술은 마시지 않고 벌주만 벌컥벌컥 들이켜다니!”

“게다가 너, 성원효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나 해?”

“그는 무성 영화진흥청 사람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그가 용문 사람이라는 거야. 용 씨 가문 외척이라고!”

“그는 도끼파의 핵심 인물이야!”

“도끼파를 알아?”

“무성의 낮은 용문, 무성의 밤은 6대 패거리가 있어! 하지만 무성은 영원한 건 황금궁이지!”

“내가 말한 도끼파는 6대 패거리 중 가장 아래를 차지해.”

“하지만 가장 꼴찌라 할지라도 보통 사람들이 건드릴 수 있는 집단이 아니야.”

“네가 성원효를 거절하면 그를 화나게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재벌 사위면 될까?   3112장

    ”언니, 무성에는 법이라는 게 없어?”설유아가 눈썹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나와 성원효가 하려던 일은 같이 공연에 참석하는 것이었어. 그뿐이었다구.”“더군다나 우리 엄마와 언니도 용천오 그놈한테 당한 거야!”“성원효가 공정한 진행을 돕지 않은 건 그렇다 쳐도 그와 잠자리를 하고 언니와 엄마가 사기를 쳤다는 데 서명하라니!”“사람이 어떻게 그런 짓을 해? 너무 음흉하지 않아?”“언니, 내가 서명하면 우리 엄마와 언니는 평생 감옥에서 나오지 못할 거야!”최예단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설유아, 아무 말도 안 해 줬다고 나중에 나 원망하지 마!”“법은 무슨 법? 뭐가 공정한 건데?”“요즘 세상에 다 자기자신을 위해 사는 거지!”“황금궁과 용 씨 집안사람들의 미움을 샀는데 살아서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해?”“순진하게 굴지 마! 지금은 이 상황에서 어떻게 너 자신을 구할지 그거나 생각해!”“그냥 눈 딱 감고 서명만 하면 네 목숨은 챙길 수 있잖아?”“만약 그런 순진하고 고리타분한 생각으로 네 생각만 고수한다면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나 원망하지 마!”“언니, 나한테 이런 얘기를 해 달라고 그 많은 돈을 들여 언니를 조수로 고용한 거 아니잖아!”설유아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난 성원효의 요구에 응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서명도 하지 않을 거야!”“그리고 내일 무성 경찰서에 가서 항의하고 언니와 엄마를 구해 낼 방법을 생각해 볼 거야!”설유아는 자신이 설은아와 최희정의 마지막 구명책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절대 타협할 수가 없었다.“설유아, 왜 그렇게 어리석어?”최예단은 화가 나서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했다.“몇 번이나 말해야 알아듣겠어?”“여기는 무성이지 대구가 아니야!”“이곳은 네가 생각하는 법이 아니라 실력과 힘으로 굴러가는 곳이야!”“대구에서야 네 입김이 먹히겠지.”“그런데 여기서는 씨알도 안 먹혀!”“도끼파, 용 씨 가문, 용문 등은 말할 것도 없어..

  • 재벌 사위면 될까?   3113장

    ”설유아, 이제 정말 다른 방법이 없어!”“빨리 성원효한테 머리 숙이고 사죄해! 얼른 서명하라구!”“그렇게만 하면 우리 모두 목숨을 지킬 수 있어!”“만약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몰라!”설유아는 횡설수설하는 최예단을 힐끔 쳐다보면서도 그녀의 말은 귀담아듣지 않고 운전기사를 바라보며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기사님, 가장 가까운 경찰서로 가 주세요.”이 상황에서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네!”설유아의 말을 들은 운전기사는 쏜살같이 가속 페달을 밟아 인근 경찰서로 차를 몰았다.그러나 경찰서에 거의 다 도착했을 때 이미 도끼파 무리들의 차량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차 안에 있던 사람들은 차창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며 비아냥거리고 있었다.분명히 그들은 설유아가 어디로 튈지 예상하고 퇴로를 막은 것 같았다.경찰서로 들어가자고?그럴 수가 없었다!순간 운전기사는 식은땀을 흘렸다.“아가씨, 경찰서는 못 들어가겠는데요. 도끼파가 쫙 깔렸어요!”말을 하는 동안에도 운전기사의 목덜미에서는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그는 설유아가 많은 돈을 주었기 때문에 충성심에 가득 차 임무를 수행했다.하지만 그도 결국 무성 출신이었다.도끼파의 무자비함과 무시무시한 파워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사람이 많은 만큼 세력도 크고 파워도 어마어마했다.모든 사람들이 무공을 중시하는 무성에서 도끼파가 한 곳을 제패하고 무성 6대 파벌 중 하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그 무시무시한 칼과 총에 의지한 덕분이었다.간단히 말해서 무성에서 도끼파에 대적한다는 것은 결코 좋은 결말을 기대할 수 없다는 말과 같았다.하지만 돈을 받았으니 그 값어치는 해 주어야 한다.무협 소설을 좋아하는 운전기사는 자신이 일생일대의 전신이 아닌 것이 한스러울 따름이었다.만약 그가 소설 속 주인공처럼 무공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존재였다면 눈앞의 도끼파를 단숨에 쓸어버리고 영광을 쟁취한 뒤 미녀를 품에 안을 수 있을 텐데 말이다.“끼익!”

  • 재벌 사위면 될까?   3114장

    ”부앙!”엔진 소리가 천둥처럼 울렸고 운전기사는 넋이 나갈 사이도 없이 설유아의 명령에 기계적으로 움직일 뿐이었다.설유아 일행의 차는 갑자기 빙 돌아서 도시 순환 고속도로를 타고 무성 국제공항 쪽으로 쏜살같이 달렸다.그러자 도요타 엘파에 탄 도끼파들이 얼떨떨해하다가 이내 반응하며 방향을 틀어 설유아의 차량을 쫓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설유아의 차량은 무성 국제공항 외곽 상업지구에 도착해 관광객들이 북적북적한 곳을 향해 돌진했다.사람들은 차량이 갑자기 들이닥치자 무슨 일이 일어난 줄 알고 발걸음을 멈추었다.결국 차는 막다른 골목으로 들어섰고 카페 앞에 멈춰 서야 했다.“설유아, 여긴 왜 온 거야?”“우리가 비행기를 타고 여길 빠져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 건 아니지?”최예단은 설유아를 보며 한껏 비아냥거리며 말을 이었다.“고속도로를 타고 달리고 있어도 모자랄 판에 아니 이런 막다른 골목으로 오다니!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도끼파들을 우쭐하게 만들 뿐이야!”“무릎을 꿇을 거면 얼른 꿇고 잘 거면 얼른 성원효한테 가!”“무성에는 그런 선택을 하는 여자들이 너무 많아. 너뿐만이 아니라고! 다 그렇게 해! 부끄러운 일도 아니야!”최예단은 설유아를 걱정하는 척했지만 실상은 자신에게 불통이 튈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었다.설유아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도요타 엘파 세 대가 몰려와 설유아의 차량을 포위했다.보닛 위에 난폭하게 그려진 새빨간 도끼를 본 행인들은 모두 순식간에 소스라치며 놀라 황급히 자리를 떴다.일부 관광객들은 영문을 모른 채 주위 사람들의 설명을 듣고는 오금을 저리며 얼른 그 자리를 떠났다.무성 같은 곳에서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함부로 행동할 사람은 없었다.몇몇 공항 경비원들도 혼비백산한 채 얼른 구석으로 몸을 숨기고 아무것도 모른 척 눈을 감았다.마치 자신들은 이미 잠들어서 눈앞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전혀 보지도 알지도 못한다는 듯이.“도망을 쳐?”“좀 더 빨리 달리지 그랬어?”

  • 재벌 사위면 될까?   3115장

    표 선생과 성원효는 도끼파의 4대 금강 중 하나였다.하지만 성원효는 어쨌든 용 씨 가문 외척이었기 때문에 용 씨 가문의 체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어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얼굴을 내밀지 못하는 일도 더러 있었다.하지만 표 선생은 체면 따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그래서 그는 내키는 대로 함부로 행동할 수 있었다.시가를 피우는 표 선생을 본 최예단은 발을 동동 굴렀다.“어떻게 해? 어떻게 하냐고?”“설유아! 표 선생이야!”“그의 손에 넘어가면 우린 끝장이야. 우릴 가두고 죽여 버릴 거라고!”“우린 이제 시체로 남을 거야...”최예단뿐만 아니라 다른 두 여자 조수들의 얼굴도 하얗게 질려 벌벌 떨었다.그들이 죽은 후에도 다른 사람들에게 더럽혀질 것을 생각하니 미칠 것만 같았다.경호원 몇 명이 운전기사의 요청에 따라 험악한 표정으로 차 문을 막고 있었다.그러나 이 경호원들도 도끼파의 모습을 보자 간담이 서늘해지긴 마찬가지였다.설유아는 아무 말 없이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창문 너머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카페를 바라보았다.“어서 도망쳐 봐!”“계속 도망쳐 보라고!”“왜 도망 안 가?!”“이렇게 바로 꼬리를 내리면 재미없지.”표 선생은 담배 연기를 연신 내뿜으며 설유아의 차량을 가리켰다.“3초 줄 테니 알아서 기어 나와서 옷을 벗어. 그리고 내 형제들을 즐겁게 해 줘!”“그렇지 않으면 이따 우리가 험하게 놀아줄 거야! 그때 후회해도 아무 소용없어!”표 선생의 말을 들은 도끼파들은 하나같이 음흉한 미소를 흘리며 키득거렸다.그들은 빠른 걸음으로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왔다.순간 차 문이 발로 차이고 유리창이 깨졌다.두 여자 조수들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최예단은 더 이상 방관자의 자세를 버리고 의자에 몸을 웅크리며 소리쳤다.“설유아, 너 때문에 우리 다 죽게 생겼어!”“내가 시집 못 가면 다 네 탓인 줄 알아! 이제 우린 망했어!”“아직도 안 나와?”이때

  • 재벌 사위면 될까?   3116장

    설유아의 행동에 경호원들은 기고만장해서 으르렁대었다.차 안에 웅크리고 있던 경호원 몇 명은 이를 악물고 뛰쳐나와 설유아의 앞을 가로막았다.하지만 이런 경호원들의 동작을 보고 표 선생 일행은 냉소를 흘리며 비아냥거릴 뿐이었다.그들의 눈에는 예쁘고 귀여운 설유아도 좋았고 그녀를 막겠다고 앞장서는 경호원들 모습도 그저 늑대 앞에 선 어린 양처럼 느껴졌을 뿐이다.이들은 자신들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쉽게 상대를 쓰러뜨릴 수 있었다.도끼파들은 설유아 일행을 무시하는 듯 의기양양한 모습을 보였고 표 선생의 입에서는 자욱한 연기가 사람을 소름 끼치게 만들었다.운전기사는 더 이상 가만히 참고만 있을 수 없었다.그는 허리춤에서 총을 만지작거리다가 결국 용기를 내어 앞으로 나갔다.“표 선생, 사람 체면 좀 봐 주세요. 설유아는 어쨌든 대스타 아닙니까? 최고 스타잖아요, 그러니 이쯤에서 좀 봐 주시죠...”“퍽!”운전기사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도끼파 패거리 중 한 명이 이미 손바닥을 휘둘렀다.운전기사가 발버둥치며 저항하기도 전에 손잡이가 짧은 도끼가 그의 이마에 부딪혔다.운전기사는 그 자리에서 숨이 멈춘 듯 아무 동작도 할 수 없었다.늘어서 있던 도끼파 일행들은 이 모습을 보며 모두 음흉한 미소를 흘렸고 앞으로 나아가서 운전기사를 향해 주먹과 발길질을 마구 퍼부어 대었다.순간 운전기사는 머리가 깨지고 여기저기 피를 흘리기 시작했다.“그만!”“그만!”설유아는 군중들을 밀어내고 운전기사를 가로막으며 소리쳤다.“정말 세상이 이렇게 무법천지란 말인가요?”표 선생은 야비한 표정으로 미소를 떠올리며 담배 연기를 깊숙이 빨아들였다가 후 하고 내뱉었다.“어이, 아가씨. 아직도 이해 못 하겠어? 응? 아직도 뭐가 뭔지 모르겠냐고?”“우리 도끼파한테 미움을 사는 것도 모자라 우리한테 지금 법이라도 가르치겠다는 거야?”“무성에서 우리한테 법을 확실히 가르쳐 줄 수 있는 사람이 있긴 하지. 예를 들면 6대 패거리라든가, 무성

  • 재벌 사위면 될까?   3117장

    설유아는 이 사람들이 돈을 받고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을 탓하지 않으며 차가운 표정으로 앞으로 나가 표 선생 일행들을 노려보았다.“도끼파들 맞지?”“아주 기고만장하군!”“이제 당신들은 죽은 목숨이야!”“조금 이따 우리 형부만 오면 아무리 무릎을 꿇고 사정을 한다고 해도 절대 봐 주지 않을 거야!”설유아의 말에 최예단 일행은 깜짝 놀라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이런 상황에서 감히 설유아가 이런 말을 입에 담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놀란 것은 그들뿐만이 아니었다.표 선생은 어리둥절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그들은 설유아가 호락호락하지 않은 인물이라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당당하게 나올 줄은 몰랐다.이런 절체절명의 살 떨리는 상황에서도 조금도 움츠러들지 않고 빳빳하게 고개를 세우다니!“죽고 싶어?”표 선생의 얼굴에 사악한 미소가 떠올랐다.“그럼 죽여 주지!”“그렇지만 침대에서!”“여기 말고 침대에서 죽여 준다고!”“당신도 피를 흘리며 죽고 싶진 않을 거 아니야?”“내가 곱게 곱게 죽여 준다니까!”표 선생은 말을 하면서 박수를 치며 담담하게 말했다.“이 여자의 옷을 벗기고 근처 호텔을 찾아. 내가 이 여자를 죽여 줄 테니까!”“그때도 지금처럼 이렇게 빳빳하게 고개를 세우고 말할 수 있는지 두고 보자구!”한 부하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표 선생님. 성 선생님 쪽에서는 그런 분부를 내리지 않으셨...”“퍽!”표 선생은 손바닥으로 가차없이 부하의 얼굴을 후려친 후 차갑게 말했다.“난 그가 발 씻고 남은 물만 마셔야 해?”“이런 요물은 내가 먼저 가지고 놀면 안 되는 거야?”“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입 닥쳐!”“어서 빨리 움직여!”“이따가 너희들 몫도 좀 남겨둘 테니까!”이 말에 몇몇 부하들은 흥분한 얼굴로 설유아의 손발을 잡으려고 달려들었다.설유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순간 그녀는 핸드백에서 총 한 자루를 꺼냈다.이것은 그녀가 요 며칠 지니고 다니던 호신용

  • 재벌 사위면 될까?   3118장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두려움에 온몸을 소스라치게 떨었고 넋이 나간 듯 어안이 벙벙해 뒷걸음질쳤다.많은 사람들은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일어날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에 심장이 벌렁벌렁했다.“고원의 지세가 좋지 않아서 제대로 통제가 안 되는 모양이야. 한 명도 죽이지 못한 걸 보면.”이때 랜드크루저 조종석 문이 벌컥 열리며 조남헌이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뛰어내렸다.악당의 우두머리가 죽지 않았으니 공로고 뭐고 없는 셈이나 마찬가지였다.자신보다 더 건방진 모습으로 날뛰는 조남헌의 모습과 거침없는 말에 표 선생은 언짢은 듯 눈썹을 치켜세웠다.표 선생은 비틀거리며 일어나 입가의 피를 쓱 닦고는 조남헌을 노려보며 말했다.“개자식! 누구야 너!”“감히 우리 도끼파를 차로 쳐!”“당신 간덩이가 부었어?”“당신한테는 법도 없어?”“넌 이제 죽었어!”“감히 무성에서 우리 도끼파한테 덤비다니!”“넌 이제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야!”표 선생은 눈앞에 있는 조남헌을 찍어 죽이지 못해 안달이었다.현대 사회는 약육강식, 힘이 지배하는 사회다.도끼 패거리들이 횡포를 부릴 수 있었던 것은 무성에서의 두텁고 든든한 배경 때문이었다.그러나 지금 눈앞에 있는 조남헌은 딱 봐도 외지인처럼 보였다.외지인이 감히 함부로 차를 몰아 자신을 공격하다니!아무리 날고 기는 신분을 가진 사람이라도 절대 가만히 둘 수 없는 일이었다!“당신들한테 법을 말할 때는 주먹을 휘두르더니!”“주먹으로 맞서니 이번엔 법으로 말하겠다? 흥!”바로 앞에 있던 커피숍에서 희미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당신들은 이 세상 모든 것들을 다 차지해야 직성이 풀리지!”“난 평생 너희 같은 놈들이 제일 싫었어! 편하게 공짜로 얻어먹으려는 놈들 말이야!”“그래서 그를 앞세워 도끼파의 사지를 부러뜨리고 죽이라고 보냈지!”익숙한 목소리에 조건반사하듯 고개를 든 설유아는 뒷짐을 지고 서 있는 하현을 보았다.“형부...”하현을 본 순간 그제야 설유아는

  • 재벌 사위면 될까?   3119장

    설유아의 머릿속에서 무슨 생각이 오가는지 알 길이 없는 하현은 표 선생을 향해 덤덤하게 시선을 던지며 손으로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그러자 멀지 않은 곳에서 이 모습을 숨어서 보고 있던 최예단은 갑자기 눈이 휘둥그레졌다.역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일어날 모양이었다.“찰칵!”하현의 동작과 함께 조남헌은 직접 차에서 긴 수렵총 한 자루를 꺼내었다.그는 사납게 웃으며 표 선생을 향해 걸어가면서 손에 들고 있던 수렵총으로 표 선생의 허벅지를 겨누었다.“탕!”조남헌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방아쇠를 당겼다.순간 표 선생은 오른손으로 다리를 감싸고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구경꾼들은 모두 아우성을 지르며 우왕좌왕 몸을 피하기 바빴다.고래 싸움에 혹여라도 새우 등 터질까 혼비백산한 모습이었다.“아.”처절한 비명이 그치지 않았고 표 선생은 혼자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덩그러니 남았다.“너...”“네놈들...”“이게 무슨 짓이야!”“네놈들 눈에는 법도 없어?”“나 표 선생이야. 도끼파의 4대 금강 중 하나인 표 선생이라고!”표 선생은 오른손이 계속 떨렸고 간신이 끌어올린 기운도 산산조각이 되어 어디론가 빠져나갔다.그는 달리고 싶었지만 엄청난 두려움이 몰려와 그 자리에서 꼼짝없이 벌벌 떨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우리 하현 형님께서 네 사지를 부러뜨리라고 말씀하셨어!”조남헌은 득의양양한 얼굴로 표 선생에게 다가가 그의 얼굴을 툭툭 건드리며 말했다.“그렇지만 걱정하지는 마. 우리 형님이 특별히 죽이지는 말라고 분부하셨거든!”“팔 다리 부러뜨리는 것뿐이야. 아주 간단하게 끝날 거야. 난 경험도 많아!”표 선생은 벌벌 떨면서도 강경한 목소리로 말했다.“난 도끼파 표 선생이야. 감히 날 건드린다면 네놈은 죽은 목숨이 될 거야...”말을 하면서 표 선생은 자신도 모르게 왼손을 뒤로 뻗으며 허리춤에 있는 도끼를 잡으려고 했다.그러나 그가 움직이기도 전에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왼발이 바닥에 주저

최신 챕터

  • 재벌 사위면 될까?   4218장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설은아를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정말 해결할 수 있어?”설은아는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응. 할 수 있어.”해결이 안 된다고 하더라도 하현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싶지 않았다.이번이야말로 하현에게 자신의 능력을 보여 주고 싶었다.“알았어. 해결할 수 있으면 됐어.”하현도 설은아가 허투루 말을 하는 가벼운 입이 아니란 걸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해결이 잘 안 되면 억지로 버티지 말고 꼭 말해. 내가 해결할 방법을 생각해 볼게.”하현의 말을 듣고 이시운은 더욱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지었다.보아하니 데릴사위가 말주변이 아주 좋을 뿐만 아니라 허세 부리는 것도 아주 좋아하는 것 같았다.“붕!”바로 그때 사람이 드문 도로에 번호판 없는 승합차 여러 대가 포르쉐 앞에 나타났다.뒤이어 승합차 몇 대가 나타나 하현 일행을 태운 포르쉐를 에워쌌다.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 길이 없는 설은아와 이시운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착!”이때 문이 열렸고 러닝셔츠를 입은 십여 명의 사람들이 손에 쇠파이프와 야구방망이를 들고 걸어 나왔다.그때 승합차 한 대의 문이 스르르 열리며 우민은과 이국흥 두 사람이 지팡이를 짚고 내려오는 것이 보였다.“이 개자식들!”설은아는 이 두 사람을 보자마자 어떻게 된 상황인지 알아차렸다.“이런 치졸한 방법을 쓰다니!”하현은 이런 일을 너무 많이 겪어 봐서 그저 냉담한 표정만 지을 뿐이었다.이시운은 이런 광경이 처음이라 온몸을 부르르 떨며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대표님, 이제 어떻게 해요?”“어서 신고해!”설은아는 무서울 정도로 침착했다.“내가 가서 시간을 벌어 볼 테니까!”“그래도 내가 대구 정 씨 가문 사람이니까!”“날 건드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그들도 모르진 않을 거야.”“그러니 날 함부로 하진 못 하겠지!”“하현, 당신은 차 안에 있어. 나오지 말고 여기 있어. 괜히 나와서 일 크게 만들지 말고!”설은아는 상대가

  • 재벌 사위면 될까?   4217장

    설은아는 이시운을 데리고 포르쉐에 올라탔고 하현을 조수석에 앉혔다.액셀을 밟으며 설은아가 입을 열었다.“아침에 대출받느라 바빴고 점심때는 직원들 월급 해결하고 회사 일도 다 처리했어. 이제 아무 문제없어.”“자, 이제 아침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한테 말해 봐, 아직도 아무 말 안 할 거야?”하현이 웃으며 말했다.“무슨 일?”“당신과 나천우의 일.”설은아는 호기심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이 나천우와 아는 사이였다고 해도 그녀가 이해하지 못할 일은 없었다.어차피 하현도 성공한 사람이니 그럴 수 있다.그녀가 이해하지 못하는 건 나천우가 어떻게 그처럼 그를 깍듯하게 모실 수 있냐는 것이다.하현을 위해 나천우는 은행 고위직 두 명을 바로 해고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곧바로 이천억이란 거금을 대출해 주었다.하현은 금정에 온 지 겨우 며칠밖에 되지 않았다.나천우는 은둔가 나 씨 가문 사람인데 어떻게 그가 하현에게 이렇게 극진한 대우를 할 수 있는가?정말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하현이 나천우를 안다는 말을 듣고 이시운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이내 못마땅한 표정으로 비웃었다.나천우가 설은아의 미모에 흑심을 품고 하현의 체면을 세워 준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그런데 그것도 모르고 하현은 우쭐대고 있는 건가?참, 같잖은 꼴이라니!하현은 설은아가 무엇을 물어보는 것인지 간파한 뒤 입을 열었다.“나천우가 나한테 마침 한 가지 부탁할 일이 있었거든.”“무슨 부탁? 중요한 일이야?”설은아는 호기심에 눈빛이 반짝반짝거렸다.“나천우 같은 사람이 웬만한 일로 부행장과 부장을 해고하지는 않았을 거야.”이 말을 듣고 이시운은 깜짝 놀라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이 그런 능력이 있을 줄은 몰랐다.그러나 그녀는 점점 더 자신의 추측이 맞다고 확신하게 되었다.단지 데릴사위인 하현이 주제도 모르고 설칠 뿐이라고 생각했다.“날 속일 생각하지 마. 도대체 어떻게 나천우의 신임을 얻게 된 거야

  • 재벌 사위면 될까?   4216장

    ”참, 여기 사인 좀 해 줘.”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나천우는 발걸음을 옮기려던 하한을 붙잡았다.그는 재빨리 옆방으로 가서 서류철을 가져와 하현에게 사인하라고 했다.하현이 서류를 받아들고 힐끔 쳐다보다가 나천우에게 눈길을 돌렸다.“이게 뭐예요?”“작은 거지만 내가 준비했어. 거절하면 안 돼!”말을 하면서 나천우는 직접 하현의 손을 잡고 지장을 찍은 뒤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박수까지 쳤다.하현은 무슨 상황인지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형님, 도대체 이게 뭐예요?”나천우는 웃으며 말했다.“이건 당신 형수가 우리 집안에 시집오고 나서 일으킨 회사야. 금정개발이라고 집을 짓고 파는 부동산업이지.”“이제 당신 형수는 아이를 낳는 데 전념해야 하니 이 땅과 회사 일에 쏟을 시간이 없어.”“이걸 팔거나 혹은 다른 사람한테 좌지우지하는 것도 보기 불편할 거야. 혼수나 다름없는 거였으니까.”“이제 당신 손에 넘어갔으니 아마 당신 형수도 분명 기뻐할 거야.”“지금부터 당신은 주식을 90% 가진 금정개발 대주주이며 절대적인 지배권을 가진 사람이야!”“나머지 10%는 우리 부부의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셈으로 치자고.”“회사가 크지는 않아. 직원도 100명 남짓이고.”“회사에서 최근 몇 필지를 분양받아 개발하려고 사전 준비 작업을 하고 있어!”“하현, 마음에 드는 땅이 있거나 돈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공과 사는 분명히 구분해야 하니까 이자는 꼬박꼬박 내야 해. 하지만 우대금리로 잘 해줄게.”말을 마치며 나천우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은 속으로 부자들은 역시 스케일이 다른 건가 잠시 생각할 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부동산 개발 회사가 보너스라니!이렇게 되면 자신이 금정 제일 부동산 개발업자가 되는 게 아닌가?만약 최희정이 이 사실을 안다면 피를 토하며 분노를 뿜을 것이다.하현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그는 이것이 나천우 부부의 호의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만

  • 재벌 사위면 될까?   4215장

    하현은 나천우에게 담요를 가져와 임단의 몸에 덮어 주라고 일렀다.그다음 그녀를 푹 쉬게 해 두고 조용히 나천우에게 따라나오라고 했다.바깥으로 나온 나천우는 하현을 깍듯이 대하며 옆에 있는 응접실로 데리고 와서 허리를 굽혀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하현, 이제 다 해결된 거죠?”“우리 아이를 극락으로 잘 보내 준 거죠?”그의 얼굴에는 기대와 긴장감이 가득했다.하현은 잠시 눈을 가늘게 뜨고 나천우를 쳐다본 뒤 옅은 미소를 지었다.“나 사장님, 세상에 귀신이 있다고 믿습니까?”나천우는 적잖이 어리둥절해하며 말했다.“하현, 세상에 귀신이 없다면 방금 그 말은 도대체...”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나 사장님, 아침에 제가 한 말 기억하세요?”“마음의 병은 마음의 약으로 고쳐야 합니다.”“사모님은 사실 건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아이를 잃었다는 상실감 때문에 마음에 응어리가 졌던 것뿐입니다.”“그래서 사모님의 몸은 일종의 가임신 상태에 빠진 거죠.”“이런 상황에서는 두 분이 아무리 노력을 한다고 해도 아이를 가질 수 없습니다.”“하지만 방금 제가 사모님 앞에서 보인 모습 때문에 사모님은 비로소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겁니다. 죽은 아이가 좋은 것으로 갔다는 안도감이 사모님의 마음을 위로한 거죠.”“마지막으로 사모님의 몸에 숨을 불어넣어 사산했을 때 감염되었던 약간의 풍한을 제거했어요.”“이제 사모님은 멀쩡한 사람입니다.”“두 분이 이제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거죠.”하현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물론 내가 사장님한테 이렇게 다 털어놓고 말씀드리는 건 사장님이 문화인이란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실대로 말씀드리는 거예요.”“하지만 사모님은 여자이기 때문에 이 일은 아마 사장님과 나 사이의 비밀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아이를 무사히 출산한 뒤에 말씀드려도 늦지 않습니다.”“나중에 두 분이 날 너무 사기꾼으로 몰아붙이지나 마세요. 하하.”하현이 이렇게 허심탄회하게

  • 재벌 사위면 될까?   4214장

    말을 마친 후 하현은 얼른 종이와 붓을 꺼내 그 위에다 뭔가를 쭉 쓴 뒤 담담하게 말했다.“나 사장님, 믿을 만한 사람에게 이 물건들을 빨리 준비해 달라고 이르세요.”“이 물건들은 부인의 체내에 음흉한 기운을 모두 뽑아줄 겁니다.”“그렇게 해야 완전히 문제가 해결됩니다.”“음흉한 기운이 다 제거된다면 두 분은 자연스럽게 아이를 가질 수 있을 거예요.”나천우는 종이에 적힌 물건들을 보고 어리둥절해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고맙습니다. 바로 준비하라고 이르겠습니다.”순간 나천우의 마음속엔 하현에 대한 존경심이 솟아올랐다.나천우는 하현이 엄청난 돈이나 물질적인 것을 터무니없이 요구할까 봐 살짝 걱정이 되었었다.그런데 하현이 아무런 조건도 달지 않고 단칼에 승낙할 줄은 몰랐다.그래서 나천우는 하현을 완전히 높이 평가하게 된 것이다.잠시 후 나천우의 측근들은 하현이 지시한 물건을 모두 준비해 왔다.닭 피 한 그릇과 종이돈 한 묶음, 종이돈을 태우는 양동이.이를 본 임단은 의아한 눈빛으로 물었다.“하현, 제가 어떻게 하면 되는 거예요?”하현은 테이블을 가리켰다.“부인, 죄송하지만 여기 누우시고 배가 보이게 옷을 살짝 위로 올려 주세요.”하현의 말에 임단은 잠시 머뭇거렸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이어 그녀는 코트를 벗은 뒤 셔츠를 살짝 걷어 올려 새하얀 아랫배를 드러낸 채 테이블 위에 누었다.나천우는 이 광경을 보며 조금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가 결국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하현, 이건...”하현이 천천히 나천우에게 설명했다.“부인은 뱃속에서 아이가 죽은 적이 있기 때문에 음흉한 기운이 여기 가득 들어 있습니다.”“예로부터 뱃속에서 죽은 아기는 엄마의 품을 떠나기 싫어 그 영혼이 떠돈다고 합니다.”“그래서 두 분이 아이를 가질 수 없었던 것이죠.”“오늘 저는 죽은 아이의 영혼을 잘 달래서 보내주려는 거고요.”하현의 말을 들은 나천우와 임단은 동시에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벌린 입을

  • 재벌 사위면 될까?   4213장

    하현은 냉랭하게 말했다.“미안하다고 할 필요 없습니다.”“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나한테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만 들으면 됩니다.”“나머진 당신이 알아서 하면 되죠.”“난 아무 이견도 달지 않을 테니까요.”하현의 말은 마치 이 모든 것이 그와 무관한 일처럼 가볍게 들렸다.그러나 가볍게 들리는 그 말속에 숨어 있는 어조는 서늘한 기운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었다.원래 하현이 어떻게 망신을 당하나 구경이나 하려고 했던 사람들은 놀라서 온몸을 부르르 떨며 눈알을 땅바닥으로 떨구었다.결국 그의 어조로 보아하니 그가 가볍게 말하면 말할수록 더욱 화가 난 상태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리고 우민은과 이국흥 두 사람은 이 일에 대해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말해 주었다.나천우는 하현을 향해 빙긋 웃으며 허리를 곧게 펴고 시선을 뒤로 돌렸다.그의 눈빛 속에 찬바람이 가득 휘몰아쳤다.우민은과 이국흥은 온몸이 뻣뻣하게 굳어 왔고 무릎을 꿇으려 했지만 도저히 말을 듣지 않아 그대로 힘없이 풀썩 주저앉았다.“일어서세요!”나천우는 폭풍 전야의 고요한 태풍의 눈처럼 차분한 목소리였다.단지 손가락을 까닥이며 경호원에게 쇠 파이프를 건네받아 직접 두 사람의 다리를 한쪽씩 부러뜨렸다.그리고 나서 활을 들고 두 사람의 손바닥을 향해 활을 쏘았다.“휙!”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매섭게 울렸다.두 사람이 손바닥이 떨구어지자 나천우는 두 사람을 문 바깥으로 걷어차며 말했다.“잘 들어. 다시는 당신들 두 얼굴을 금정에서 마주하고 싶지 않아.”“감히 이 두 사람을 거두는 자는 나 나천우에게 도전하는 거라 생각할 거야!”“사람들을 교외로 내쫓아 스스로 빌어먹고 살게 해!”...10분 만에 설은아가 그토록 골머리를 앓던 이천억 대출이 순조롭게 실행되었다.무이자일 뿐만 아니라 담보 물건도 없이 진행되었다.다만 각종 수속이 복잡해서 설은아는 VIP실에 남아 서류 처리를 해야 했다.나천우는 하현을 깍듯이 모시고 행

  • 재벌 사위면 될까?   4212장

    ”좋아, 당신이 그렇게 잘난 척을 하니 한 명이라도 어디 해고해 봐!”우민은은 거만하게 팔짱을 끼고 비아냥이 가득한 얼굴로 하현을 차갑게 노려보며 말했다.“자! 어서 해 보라니까!”“퍽!”바로 그때 은행 로비의 문이 누군가의 발길질에 차여 둔탁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곧이어 화려한 옷차림을 한 남녀 열 명이 나타났다.선두에 선 사람은 양복 차림이었는데 그냥 보기에도 부티가 좔좔 흘렀다.그는 바로 금정은행 은행장, 은둔가 나 씨 가문 나천우였다.나천우 일행들이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우민은과 이국흥은 모두 화들짝 놀라며 몸을 돌려 굽신거렸다.“행장님!”“여긴 어떻게 오셨습니까?!”우민은과 이국흥은 무릎을 꿇다시피 하며 나천우 앞에서 입이 찢어져라 환한 미소를 보였다.그런데 평소에는 친근하게 그들을 대했던 나천우가 오늘 이렇게 차가운 얼굴로 들이닥칠 줄 누가 알았겠는가?나천우는 그들에겐 눈길도 돌리지 않고 하현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고 하현의 손을 잡고 힘껏 흔들었다.“하현, 아까는 정말 죄송했습니다...”“부디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이 말을 듣고 장내의 분위기는 갑자기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고요해졌다.모두 어안이 벙벙해지다 못해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곳곳에서 심장이 덜컹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잠시 후 예쁘장한 여직원들이 자신의 뺨을 세차게 때리는 소리가 여기저기 들렸다.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었던 것이다.그러나 눈앞의 광경은 잘못 본 것도 아니고 꿈을 꾸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많은 사람들의 시선은 놀라움과 의아함으로 가득 차 있었고 자연스럽게 하현에게 쏠렸다.몇몇 여자 고객들도 눈앞의 광경이 믿기지가 않는지 입을 막고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얼어버렸다.우민은은 마치 사지가 마비된 듯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할 수 없었다.이국흥은 더했다.사지가 그의 통제 영역을 벗어나 쉼 없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이게 무슨 상황인가?그들은 하현

  • 재벌 사위면 될까?   4211장

    이국흥은 염치도 체면도 안중에 없는 사람 같았다.그는 없던 일을 있었던 일처럼 꾸몄다.그의 목적은 단 하나, 우민은이 하현을 혼내 주길 바랐던 것이다.이때 설은아가 얼른 입을 열었다.“부행장님, 그게 아닙니다...”우민은은 이국흥에게 힘을 실어 주러 온 상사였기 때문에 당연히 설은아의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감히 우리 은행에서 사람을 때려요?”“간이 배밖에 나왔어요?”“지금부터 당신은 우리 은행 블랙리스트에 오를 거예요!”“이봐! 어서 관청에 신고해!”그녀의 카랑카랑한 말투는 오만하기 그지없었다.그러자 설은아의 안색이 창백해졌다.분명 그녀는 일이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될 줄은 몰랐다.설은아가 이끄는 회사의 자금줄이 빠듯한 건 사실이었다.그런데 결국 이렇게 완전히 파산하게 되었다.자신이 아홉 번째 집안을 맡은지 얼마나 되었는가?이렇게 빨리 파산하게 되었는데 어떻게 훗날 대구 정 씨 가문의 수장이 되겠다는 것인가?그야말로 허황된 꿈이었다!“하하하! 이게 바로 당신의 최후야!”“이제 알겠어?”이국흥은 얼굴에 묻은 피를 닦으며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개자식! 이 개새끼야! 너 방금 정말 미친놈처럼 날 치더라? 정말 대단했지, 안 그래?”“자, 다시 한번 더 해 보시지?!”“당신이 얼마나 대단한지 어디 한번 보자고!”“퍽!”하현은 그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다.그의 요구에 답하며 앞으로 걸어가다가 또 한 번 손바닥을 휘둘렀다.이국흥은 하현이 감히 자신에게 또 손을 쓸 줄은 몰랐다.뺨을 맞아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난 그는 가까스로 우민은의 몸에 기댄 덕분에 쓰러지지는 않았다.“미친 거야?!”“당신들 여기가 무법천지인 줄 알아?”우민은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이봐, 어서 신고해!”“은행 협회에 통보해서 설은아한테 대출 다 막으라고 해!”이때 하현은 싸늘한 표정으로 우민은과 이국흥을 바라보며 말했다.“두 사람이야말로 내 블랙리

  • 재벌 사위면 될까?   4210장

    하현을 말리는 설은아의 다급한 목소리에 이국흥은 험상궂은 얼굴로 이를 갈며 일어섰다.그는 입가의 피를 닦고 하현을 가리키며 말했다.“개자식! 당신 누구야?!”“당신이 뭔데 감히 이러는 거야?”“날 때려? 감히 날 때렸어?”“내가 뭐?”하현은 앞으로 나서면서 또 손바닥을 올려 이국흥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감히 내 아내한테 그런 모욕감을 주다니! 나한테 누구냐고 물었어?”“내가 누군지 당신 눈엔 안 보여?”“혹시 설 대표가 당신 부인이야?”이국흥은 잠시 넋이 나간 듯 멍한 표정을 지었다가 뭔가 떠오른 듯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당신이 그 소문으로만 듣던 그 쓰레기 같은 놈?”“그런데 감히 날 때려?!”“죽여버릴 거야!”하현은 또 그의 얼굴을 때리기 시작했다.“퍽!”“날 업신여기고 무시하는 건 얼마든지 참을 수 있어. 그렇지만 내 여자를 건드리는 놈은...”“절대 용서할 수 없어! 오늘이 당신 제삿날인 줄 알아!”퉁퉁 부은 얼굴을 감싸고 바닥에 주저앉은 이국흥은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벌벌 떨었다.“하현, 그만해! 그만하라고!”설은아는 한사코 하현을 말리며 붙잡았다.“또 때리면 정말 사람이 죽겠어!”그녀는 마음속으로는 그를 고맙고 든든하게 여겼지만 불똥이 그에게 튈까 봐 걱정도 되었다.오래된 도시 금정의 은둔가 가문이 뒷배에 있는 금정은행 부장을 누가 건드릴 수 있겠는가?금정은행의 뒷배인 나 씨 가문은 금정 금융계의 거물이었다.“개자식! 감히 날 때리다니?!”“흥! 넌 이제 죽었어! 내가 반드시 널 죽여버릴 거야!”이국흥은 이를 갈며 말했다.그러나 그는 감히 하현에게 접근하지 못하고 얼굴을 가린 채 입만 떠들썩하게 떠벌렸다.“반드시 관청에 보고해서 감옥에 처넣어 버릴 거야!”“그리고 제멋대로 날뛰는 네놈 때문에!”“이 여자도 상상하기 힘든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블랙리스트에 올라 금융계에선 다시는 일 원 한 푼 빌릴 수 없게 만들 거라고!”“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