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2903장

작가: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동정감은 상대방의 냉랭한 눈빛을 눈치채지 못한 듯 껄껄 웃으며 말했다.

“자, 들어가지. 넷째 공주님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

말을 하며 동정감은 앞장서서 발걸음을 옮겼다.

하수진과 동리아는 서로의 시선을 마주 보다가 그의 발걸음을 따라 곧장 안으로 들어갔다.

일행은 건물 측면에 있는 응접실로 안내되었고 은발의 집사는 세 사람에게 공손히 홍차 한 잔씩을 따라준 후에야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동 선생님, 편한 대로 계시면 되지만 이 응접실 외에는 함부로 돌아다니지 마십시오.”

“지금 공주님은 시차 때문에 누워 계십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공손하고 예의 바른 말투였지만 왠지 동정감을 긴장하게 하는 차가운 기운이 가득했다.

어찌 되었든 그는 항성의 최고 책임자다.

평소 미국 대사관의 대사가 항성에 오더라도 관청으로 친히 그를 알현하러 왔었다.

그런데 그가 체면을 잠시 놓아두고 이렇게 넷째 공주를 만나러 왔는데 이런 분위기로 맞이하다니!

그의 체면이 적잖이 손상된 느낌이었다.

이것은 노국이 여전히 동정감을 노국의 개로 여기는 것이 아니고 뭐겠는가?

이런 생각이 들자 동정감의 마음속에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오늘 온 목적을 떠올리며 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마음속 분노를 가라앉혀 애써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가 오늘 여기 온 목적은 화의를 하기 위해서이다.

평화롭게 담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국제 대도시인 항성에서 거물들의 싸움이 일어날 것이고 그 후폭풍은 재앙에 가까울 것이다.

여기서 하나 삐끗 잘못되면 대하 남쪽 관문에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그는 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여 항성에 큰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 체면이 말이 아니지만 무슨 상관이랴 싶었다.

대장부는 굽힐 줄도 알고 뻗을 줄도 알아야 한다.

동정감은 심호흡을 하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지. 여기서 넷째 공주님을 기다리고 있겠소. 공주님이 시차 적응이 빨리 되셨으면 좋겠군.”

은발의 집사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며 구석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재벌 사위면 될까?   2904장

    ”이제 와서 넷째 공주님은 왜 찾으십니까? 이번에는 대하를 팔려고요?”“당신의 대단한 변절 능력을 다시 한번 발휘해 보시게요?”“뭐, 안 될 것도 없지만 일단 밖에 나가 무릎을 꿇고 있으면 나와 넷째 공주님이 당신에게 기회를 줄 겁니다.”이걸윤은 한껏 빈정거리며 동정감에게 쏘아붙였다.동정감은 순식간에 얼굴빛이 확 변했다.변절자라는 말은 그에게 있어 금기어나 마찬가지였다.그런데 이걸윤이 거리낌 없이 항독인 동정감의 눈앞에서 함부로 이런 말을 지껄이다니!하지만 동정감은 끓어오르는 화를 억누르고 애써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이 소주, 농담도 잘 하시는군.”“내가 농담하는 것처럼 보입니까?”이걸윤은 고개를 약간 숙이고 시가에 불을 붙인 다음 동정감의 얼굴에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변절자 노릇을 할 게 아니라면 여긴 웬일이십니까?”“항독이 되어서 뭔가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 것 같습니까? 그래서 여기 중재라도 하려고 온 거예요?”“동 씨, 너무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거 아닙니까?”말을 하는 동안 이걸윤은 시가를 낀 오른손을 내밀어 동정감의 얼굴을 몇 번이고 툭툭 두드리며 비아냥거렸다.“이걸윤, 나에 대해 오해가 많은 모양이군. 난 문명인이고 점잖은 사람이야. 싸우고 죽이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 때로는 평화롭게 말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많아.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도 있잖아, 안 그래?”동정감은 껄껄 웃었다.“이 소주가 당당하게 금의환향한 걸 잘 알고 있네. 군자의 복수는 십 년이 넘지 않으면 된다는 말도 잘 알고 있고.”“다만, 싸우고 죽이는 건 지금 이 시대에 안 맞아.”“앉아서 평화롭게 얘기하면 좋잖아. 서로 원수처럼 치고받고, 그게 언제 적 얘기야!”이걸윤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6년 전 일, 당신이 관여할 바가 못 되지만 굳이 내 일에 끼어들려 한다면 말이죠.”“뼈에 사무칠 만큼 원한이 깊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제대로 알려줄 테니 그렇게 아세요.”“또한 항독이란 직위

    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 재벌 사위면 될까?   2905장

    ”뭐?!”“죽고 싶어 환장했어?”“우리 단장님 앞에서 함부로 입을 놀리다니! 사는 게 지겨워?!”“아주 둘이서 같이 죽고 싶어 미쳤어?!”이걸윤이 입을 열기도 전에 뒤에 있던 성전 기사들이 불같이 화를 냈다.그들의 눈에는 이걸윤이 하늘이고 땅이고 우주였다.그런데 어떻게 이걸윤이 모욕당하는 걸 용납할 수 있겠는가?하지만 이걸윤은 담담한 얼굴로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세상 물정 모르는 계집애 둘이 한 말 가지고 뭘 그렇게 화를 내?”“괜찮아, 곧 무릎을 꿇고 내 신발 밑창을 핥을 거니까.”“이런 일이 처음 있는 일도 아니야.”이걸윤의 말에 뒤에 있던 기사들은 만면에 비아냥거리는 미소를 흘렸다.그들은 과거 전쟁터에서 강직하게 저항하던 여자들을 많이 보았다.그 여자들이 자신들의 단장에게 노예처럼 학대받고 유린되던 모습을 똑똑히 기억한다.그들은 그들이 원하는 대로 마구 여자들을 휘둘렀다.부잣집 천금 같은 여자 둘이 무릎을 꿇고 노예처럼 핥는 광경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온몸이 짜릿해져 오는 것만 같았다.이걸윤은 눈을 가늘게 뜨고 동정감을 바라보았다.“좋아요. 비록 당신은 변절자이긴 하지만 당신이 가져온 이 두 가지 선물은 마음에 드는군요.”“그럼 이만 꺼지세요. 이 두 가지 선물은 내가 며칠 동안 잘 데리고 놀겠습니다.”“충분히 다 논 다음에 항성에서 누굴 얼마나 죽일지 생각해 보죠.”“어때요? 제 성의가 마음에 들어요?”“어떻게, 수지맞는 장사 아닌가요?”“어쨌든 이 여자는 명목상의 내 약혼녀예요. 난 이미 당신이 보낸 선물로 생각하고 있어요. 이걸로 당신 체면을 세워준 겁니다!”“괜히 뻣뻣하게 버티지 말고 체면을 봐 줄 때 곱게 물러가세요.”말을 마치며 이걸윤은 동리아와 하수진을 바라보며 변태 같은 눈빛을 반짝였다.세간에는 그의 우상이 잭 더 리퍼라는 소문이 파다했다.그건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다.그의 시선이 두 여자의 얼굴에서 가슴으로 떨어졌다.탐욕스러운 눈길이 감상하

    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 재벌 사위면 될까?   2906장

    바깥 복도에는 화려한 복장을 한 십여 명의 남녀가 나타났다.이 사람들은 모두 서양인이었고 하나같이 잡아먹을 듯 사나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그들은 혼혈로 보이는 냉엄한 여자를 에워싸고 있었다.여자는 치마를 입고 머리에는 보석과 황금이 가득 박힌 월계관을 쓰고 있었다.나이는 스물일곱, 여덟쯤으로 보였고 온화하면서도 당당한 기품이 서린 모습이 아주 기세등등해 보였다.그녀의 카리스마는 역시 노국의 공주다웠다.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그녀의 발자국에 카리스마가 검은 연기처럼 피어올랐다.그녀의 차가운 눈동자가 동정감을 향했다.“이 소주는 내 사람이고 성전 기사단 부단장입니다. 그를 건드리는 건 나를 건드리는 것입니다.”“사과하지 않고는 절대 넘어갈 수 없어요.”분명 넷째 공주는 동정감과의 과거 인연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듯했다.그녀는 동정감을 그저 그런 아랫사람으로 여기는 것 같았다.이걸윤은 기세등등한 얼굴로 말했다.“넷째 공주님의 말씀이 곧 하늘의 뜻입니다.”“어서 무릎을 꿇으세요. 못 알아들었어요?”넷째 공주의 뒤를 따르던 이영돈은 무슨 말을 하려다가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이곳은 엄연히 넷째 공주와 이걸윤이 주인공인 무대였다.“아버지를 모욕하고 뺨을 때렸는데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구요?”동리아는 이 상황이 불쾌해서 미칠 지경이었다.“너무 함부로 행동하는 거 아니에요?”하수진도 냉랭한 표정으로 거들었다.“우리는 평화로운 담판을 하러 왔지만 꼭 평화로워야 할 필요는 없죠.”“강하게 맞서겠다면 얼마든지 받아줄 수 있어요.”동정감은 차가운 눈초리로 넷째 공주를 바라보았다.그러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저 눈가에 실망스러운 빛만 가득 고였다.“이젠 개나 소나 나한테 짖어대는군. 누가 당신들한테 그럴 자격이 있다고 했어?”넷째 공주는 하수진과 동리아를 무시한 채 동정감에게 다가와 담담하게 말했다.“동 항독, 무릎 꿇을 거예요? 안 꿇을 거예요?”“꿇지 않겠다면 썩 꺼지세요.”

    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 재벌 사위면 될까?   2907장

    다른 이들이 놀라서 어리둥절해 있을 때 이걸윤은 무덤덤한 표정이었다.그의 앞에 무릎을 꿇은 사람들은 차고 넘쳤다.매번 무릎 꿇는 사람들을 보다 보니 무릎을 꿇는 동정감의 모습도 그에게는 심드렁하게 느껴진 모양이었다.이걸윤은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 동정감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동 항독, 왜? 잘 안 될 것 같았어요?”“아니, 방금 그렇게 총을 뽑으려고 할 땐 언제고 넷째 공주님이 나오니까 바로 이렇게 무릎을 꿇어요?”“보아하니 노국의 고위층들이 한 말이 틀리지 않는군요. 항성의 귀족들은 노국의 개라고 하던데.”“평소에는 콧대 바짝 세우고 다니다가 무릎을 꿇어야 할 때가 오니까 누구보다 바로 무릎을 갖다 대시는군요.”“당신 같은 사람 별로 재미없어요.”“그래도 체면을 봐서 기회를 드리죠. 내 구두를 깨끗이 닦아 보세요. 그럼 용서할 테니. 그리고 나와 담판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드리죠.”말을 마치며 이걸윤은 입가에 거만한 미소를 내걸고 동정감에게 구두를 내밀었다.이 광경을 본 동리아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이걸윤, 당신 너무 하는 거 아냐?”“좋아. 이 소주의 구두를 닦다니 영광이군!”동정감은 동리이를 향해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말라며 눈짓을 한 후 자신의 맞춤양복으로 이걸윤의 구두를 깨끗하게 닦았다.이어 그는 숨을 크게 들이쉬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이 소주, 어디 만족하시는가?”지금 이 순간에도 동정감은 여전히 온화하고 점잖은 얼굴을 유지했다.다만 누군가의 눈에는 그의 눈 밑에서 의미심장하게 떨리는 미세한 파동을 눈치챘을 것이다.고위층에 있는 사람이 이런 수모까지 견디다니 그가 얼마나 깊은 꿍꿍이를 품고 이렇게까지 하는지 정말 상상하기 어려웠다.“만족스러워요. 확실히 사람을 만족시킬 줄 아는군요.”“어쩐지 당신이 변절하고 이렇게 항독 자리까지 오르더라니, 굽신 거리는 능력이 이렇게 탁월할 줄은 몰랐어요!”이걸윤은 동리아를 다시 한번 유심히 바라보며 말했다.“아버지가 이렇

    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 재벌 사위면 될까?   2908장

    ”하지만 당신도 알아야 할 거야. 이걸윤이 이번에 돌아온 것은 묵은 빚을 청산하기 위해서라는 걸.”“당신의 과거 공로를 봐서, 그리고 오늘 무릎 꿇은 걸 봐서 내가 이걸윤을 설득해 당신들에게 기회를 주도록 하지.”“두 도시의 대혼란을 막을 기회.”동정감은 심호흡을 하고 조용히 말했다.“넷째 공주님은 정말 영민하십니다.”“무슨 조건이라도 있을까요?”그가 오늘 밤 이 수모를 감수한 것은 오로지 눈앞의 이 기회를 얻기 위해서였다.평화적인 회담의 기회.넷째 공주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첫째, 항성 4대 가문의 자산 중 절반을 나한테 가져와야 해. 고정자산부터 주식, 유동 현금까지 모두 포함해서 절반으로.”“욕심이 과하다고 생각하지 말길 바라. 이걸윤이 당신들에게 쫓겨나지 않았더라면 지금 그의 자산은 그보다 더 했을 거야. 이건 당연한 거야.”동정감은 웃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제가 4대 가문을 대신해 약속드리겠습니다.”넷째 공주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둘째, 원한에는 반드시 상대가 있고 일에는 반드시 근원이 있는 법. 돈으로 해결이 된다면 이걸윤을 설득해 그들을 죽이지는 않도록 하겠어.”“하지만 애초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모든 사람들은 정한 시간 내에 이 문 앞에 와서 무릎을 꿇고 사과해야 해.”“연루된 사람들 리스트는 우리보다 당신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거야.”하수진과 동리아는 모두 안색이 일그러졌다.넷째 공주의 두 번째 요구는 직접적으로 칼에 피를 묻히지는 않지만 항성을 낭자하게 난도질하겠다는 뜻이었다.동정감은 하수진과 동리아가 입을 열려고 하자 그들을 저지하며 말했다.“세 번째 조건은요?”“세 번째 조건은 간단해요.”이번에 입을 연 사람은 이걸윤이었다.그는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 무덤덤한 눈길로 하수진을 바라보았다.“당시 항도 하 씨 가문은 직접적으로 연루되진 않았지만 뒤에서 일을 꾸민 장본인이라는 거 잘 알고

    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 재벌 사위면 될까?   2909장

    저녁 식사 시간.삼계호텔 꼭대기 층에 있는 공중정원.하현은 이미 항성식 다과상을 풍성하게 준비해서 낙담한 얼굴로 돌아온 동정감을 대접했다.근심이 가득 서린 동정감을 바라보며 하현은 흥미로운 눈빛으로 말했다.“항독 어르신, 설령 대장부가 뻗을 수도 굽힐 수도 있다지만 무릎을 꿇다니 천지가 경악할 일입니다. 잘못하면 오늘 밤 항성에 큰 파도가 밀려올 것입니다.”하현은 오늘 이 씨 가문에서 일어난 일을 진작에 알고 있었다.하현에게 있어 오늘 일의 결말은 이미 짐작하고 있던 바였다.이걸윤이 금의환향하며 돌아왔는데 어떻게 동정감과의 사사로운 인정 때문에 노국으로 다시 되돌아갈 수 있겠는가?이걸윤이 제시한 세 가지 조건에 대해 하현은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이번에 이걸윤이 귀환한 목적이 있기 때문에 아무리 살의가 충만한 이걸윤이라도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손에 넣는다면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외부 사람들이 날 변절자라고 부르는데 자네 모르는가?”옷을 갈아입은 동정감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항성으로 돌아오기 전에는 노국에게 아첨하는 자였고 돌아온 뒤에는 한마음 한뜻으로 대하의 정부에 귀의했네.”“나 같은 사람은 솔직히 대세에 순응하는 거야. 굽힐 땐 굽히고 펼 땐 펴는 게 기본이지.”“지금은 내가 대하의 정부에서 일을 하고 있으니 대하를 위해 평화롭게 화의를 할 수만 있다면 무릎 꿇는 것이 대수겠는가? 뺨을 몇 대 맞은 게 대수겠는가?”“할 만큼 노력을 했으니 전혀 후회하지 않네.”“다만 내 체면 생각하느라고 이 일을 끝까지 수습하지 못하고 게다가 서양인들과 그에 아첨하는 무리들을 더욱 날뛰게 만든 것은 유감이네.”동정감은 오늘 굴욕적으로 무릎을 꿇은 사람 같지 않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덤덤한 얼굴로 보이차를 한 잔 따라 마셨다.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눈앞에 있는 동정감을 바라보았다.그는 동정감이 오늘 무릎을 꿇은 것이 평화로운 화의를 얻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자신의 노력을

    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 재벌 사위면 될까?   2910장

    하현은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하구천도 이런 사태를 예상 못 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아마 하구천도 이걸윤의 야망과 성격을 잘 알고 있을 테니까요.”“하구천은 우리가 끝까지 이걸윤과 맞서 싸우게 협박 아닌 협박을 하고 있는 거예요.”“그래야 우리의 힘이 소진되기 때문이죠.”“우리가 힘이 다 소진되었을 때 하구천은 산을 호령하던 호랑이처럼 느긋하게 산을 내려와 어부지리로 최후의 승자 자리를 차지할 테죠.”하수진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그러니까 당신 말은 이렇게 재미있는 일을 왜 우리만 골치 아프게 이러고 있어야 하냐는 거야?”“항독 어르신, 지금부터 사방에 연락해서 소식을 전하십시오.”“특히 이걸윤이 항도 하 씨 가문을 협박하고 있다는 것을 상세하고 조금은 과장되게 말해야 합니다.”“하구천이 충분히 위기감을 느끼도록 해야 해요.”“하구천이 가만히 있는다 하더라도 하문성, 하문천 그 늙은 여우들이 가만히 앉아 있을지 어떨지 정말 궁금하군요!”...하현 일행이 다과를 곁들인 저녁 식사를 마칠 무렵 빅토리아 항 사무실에서 하구천은 태블릿PC를 내려놓고 어두운 표정으로 사무실 한구석을 바라보았다.전통의상 차림에 긴 머리를 늘어뜨린 하백진이 쇼팽의 ‘야상곡'을 연주하고 있었다.다만 오늘 하구천은 고모인 하백진의 부드러운 선율에 귀를 내어줄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그는 잠자코 듣고 있다가 하백진에게 다가가 입을 열었다.“이걸윤 그 자식 미친 거 아니에요?”“다른 일이라면 나도 그를 전적으로 지지할 수 있어요. 그가 총을 원하면 그에게 총을 줄 수 있고 사람을 원하면 사람을 줄 수 있어. 그가 원하는 건 뭐든 다 줄 수 있다고!”“그런데 왜 항도 하 씨 가문 상석을 차지하려는 거야?”“나 하구천을 어디다 팔아먹고 자기가 그 자리를 탐내?”“개자식!”“이러고도 나와 의형제라고 할 수 있어?!”전략을 짜 놓고 덫을 놓은 후 멀리서 지켜보다 승리를 손에 넣을 줄 알았던 하구

    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 재벌 사위면 될까?   2911장

    ”네가 말한 건 가능성이 만 분의 1도 안 되지만 우리가 경계하지 않을 수 없어.”하백진은 옅은 미소를 띠면서 하구천의 말에 단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하수진의 행동 스타일은 우리가 너무 잘 알아. 절대 물러서지 않을 거야.”“하지만 하현 그 개자식이 만약 죽자 살자 덤빈다면 우리는 손쓸 겨를도 없을지 몰라.”“맞아요!”하구천이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래서 우리는 반드시 계획을 세워야 해요. 그때 가서 우리 항도 하 씨 가문이 웃음거리가 되는 꼴을 절대 좌시할 수 없죠.”하백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손가락을 다시 건반 위에 올려놓은 후 담담하게 말했다.“그렇다면 우리는 하현과 이걸윤이 죽을 때까지 싸우도록 불을 붙일 수밖에 없어!”하구천이 궁금해하는 눈빛으로 물었다.“어디서 불을 붙이죠?”“탁!”하백진은 핸드백에서 초대장 한 장을 찾아내 탁자 위에 내리쳤다.“여기서부터!”하구천의 시선이 탁자 위로 떨어졌다.‘도박왕 쟁탈전'이라는 여섯 글자가 쓰여 있었다.“이것은...”“내가 들은 바로는 내일 밤 하현 그 자식이 화 씨 집안을 대표해 출전한다고 해.”“이걸윤 쪽은 원래 이영돈이 출전했었어.”“그런데 네가 그 자리에 나선다면 이걸윤이 체면 때문에라도 스스로 전면에 나서지 않을까?”“카지노에서 그를 하현과 더 크고 더 격하게 싸우게 한다면 말이야. 예를 들어 하현의 한 손을 자른다 든가 그런...”“그렇다면 양측은 더 이상 타협이고 뭐고 없을 거야.”하백진의 말을 들은 하구천은 눈앞에 살짝 빛이 보이는 것 같았다.“좋은 방법이에요. 하마터면 잊을 뻔했어요. 작은 수법이라도 가끔은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건데 말이에요.”하백진은 담담하게 말했다.“넌 때때로 너무 큰 줄기만 생각하다가 곁가지를 놓치는 때가 많아.”...하백진과 하구천이 전략을 세운 다음날 밤.카지노 안은 매우 시끌벅적했다.오늘 밤 카지노는 항성과 도성의 상류층 이목을 끌게 될 것이다.수많

    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최신 챕터

  • 재벌 사위면 될까?   3888장

    ”빨리 대답해!”양신이가 또 채찍을 휘둘러 양유훤을 때렸다.양신이의 눈에는 질투와 원한이 가득 서려 있었다.어렸을 때부터 그녀는 자신보다 뛰어나고 예쁜 양유훤을 미워했다.오늘 이렇게 양유훤을 혼내줄 기회를 잡았으니 양신이가 어찌 사정을 봐주겠는가?“어서!”또 한 번 채찍에 맞아 비틀거리던 양유훤은 거의 똑바로 설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또박또박 대꾸했다.“난 여수혁과 결혼하지 않을 거야...”말을 하면서 양유훤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뒤뜰을 둘러보았다.양제명이 뒤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이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가 양제명의 회복을 방해라도 한다면 결과는 정말로 예측할 수 없게 된다.“왜? 아직도 저 늙은이 걱정할 시간이 있어? 그럴 시간에 당신 자신이나 걱정하는 게 어때?”양신이는 양유훤의 눈빛을 보고 그녀의 마음을 바로 알아차리고 냉소를 흘렸다.그리고 양유훤에게 다가가 간특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곧 누군가가 노인네한테 약을 먹일 거야.”“늙은이가 죽은 뒤 우린 그 누명을 당신한테 뒤집어씌우면 돼. 하하하!”양신이가 악마처럼 웃어젖혔다.“네가 승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노인네의 말로가 그렇게 되는 거야. 이게 다 너, 양유훤 너 때문이라고!”양유훤은 처음으로 당황한 표정을 지었고 어금니를 지그시 깨물며 강경한 목소리로 말했다.“당신들, 함부로 행동하지 마. 당신들 할아버지이기도 한 사람이야!”“할아버지?”양호남은 코웃음을 지으며 포악한 얼굴로 양유훤을 향해 또 한 번 채찍을 휘둘렀다.“노인네가 이미 폐인이 되었는데 무슨 자격으로 할아버지가 된단 말이야?”“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전신이지 폐인이 아니야!”“우리 양 씨 가문은 당신을 포함해 폐인은 다 버릴 수밖에 없어!”“자, 승낙을 할 거야? 말 거야? 승낙하지 않는다면 노인네는 이대로 죽을 거야!”말을 하면서 양호남은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전

  • 재벌 사위면 될까?   3887장

    양유훤의 얼굴이 벌겋게 부어오르도록 그 이후에도 양호남은 손바닥을 몇 번이고 휘날렸다.이 광경을 보고 양호남이 데리고 온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들은 모두 한마디씩 거들었다.“양유훤은 정말 남한테 피해를 입힌다니까. 이전에도 시집가기 싫어 멀리 항성과 도성에 가서 우리 양 씨 가문을 곤란하게 했지!”“이제 와서 또 우리 가문을 죽이려 하다니! 절대 가만둘 수 없지!”“여영창 어르신도 이번엔 단단히 화가 나셨어. 만약 그가 우리 가문과 페낭 무맹의 모든 거래를 끊는다면 우리 집안의 손실은 어마어마할 거야!”“양유훤이 이 일을 다 책임질 수 있겠어?”“집안 큰집이라고 아주 떠받들어 줬더니 아주 기고만장해져서 결국 이렇게 우리 집안을 함정에 빠뜨리고 말았어!”양 씨 가문 사람들이 모두 고개를 내저으며 비난했다.가문의 권력을 대표하는 몇몇 장로들은 양유훤의 행동에 단단히 실망한 듯 차디찬 눈빛을 보냈다.양유훤은 심호흡을 하며 입을 열었다.“양호남, 납품권은 내가 해결할 테니 사람들을 풀어줘.”“당신이?”“어떻게 해결한다는 거야? 당신 얼굴로? 아니면 몸으로?”양유훤이 두 손이 묶여 있는 것을 보고 양호남은 아주 기고만장해진 모양이었다.그는 양유훤의 머리채를 덥석 잡았고 옥처럼 고운 양유훤의 얼굴을 보고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절대 가져서는 안 될 생각이 스쳐 지나간 것이었다.결국 그는 생각을 떨쳐버리고 입을 열었다.“이번에 당신이 남양으로 돌아왔을 때 우리 양 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매우 기뻐했어. 당신이 큰집을 대표하여 우리 가문의 권세를 되찾고 다시 남양 3대 가문의 영광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그런데 당신은? 여전히 예전과 마찬가지로 제멋대로 행동하고 있어!”“우리 양 씨 가문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도 않고 오히려 우리 가문을 불구덩이로 밀어 넣으려 하고 있어!”“이 일에 대한 해결책은 내가 이미 다 생각해 뒀어!”“당신이 여수혁한테 시집가겠다고 약속만 한다면 여 씨 가문은

  • 재벌 사위면 될까?   3886장

    ”야비한 남자 때문에 여수혁에게 미움을 사다니!”“야비한 놈을 우리 양 씨 가문 데릴사위라고 감히 말하고 다녀?!”“당신 부끄러움도 몰라?!”“어떻게 그렇게 뻔뻔할 수가 있어?!”양호남이 함부로 지껄이기 시작했다!“당신 때문에 우리 양 씨 가문이 페낭의 웃음거리가 된 걸 알기나 해?!”여기까지 말하며 양호남은 더는 못 참겠는지 양유훤 앞으로 나서며 그녀의 뺨을 때렸다.양호남의 말에 당황해 어안이 벙벙한 가운데 양유훤은 갑자기 뺨까지 맞게 되었다.조각처럼 정교한 그녀의 얼굴에 금세 손바닥 자국이 크게 생기더니 붉게 부어오르기 시작했다.이를 본 양신이와 몇몇 그의 사람들은 말리기는커녕 한결같이 통쾌해하는 표정이었다.“양호남, 내 일은 내가 알아서 책임질 거니까 당신이 일부러 나서서 날 가르칠 필요는 없어.”양유훤은 밀려오는 고통과 분노를 억누르며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비록 그녀는 자신이 어젯밤에 한 일이 분명 양 씨 가문 둘째와 셋째에게 비난의 빌미를 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양호남이 이렇게 기세등등하게 나올 줄은 몰랐다.“우리는 당신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뿐이야!”양호남은 이를 악물고 말을 이었다.“잘 들어. 오늘 아침 여 씨 집안사람이 우릴 찾아왔어!”“페낭 무맹 부맹주 여영창 어르신이 직접 사랍들을 이끌고 우리 양 씨 가문을 찾아와 해명을 하라고 했어!”“똑똑히 들어. 이 일은 네가 우리 양 씨 가문을 대표해 반드시 여 씨 가문에 해명을 해야 해!”“그렇지 않으면 이 일은 절대 이대로 끝나지 않을 거야!”양유훤은 위엄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이 일은 순전히 나를 노리고 한 일이니 여 씨 가문은 나를 직접 찾아와 결판내면 될 일이야.”“셋째 집안과는 무슨 상관있어?”“뭐 더 할 말 있어?”양호남은 화가 나서 온몸을 부르르 떨며 입을 열었다.“여 씨 가문은 이 일 때문에 우리 양 씨 가문이 가지고 있는 페낭 무맹 납품권을 끊어버리려고 한다고!

  • 재벌 사위면 될까?   3885장

    하현은 그윽한 눈동자로 양유훤을 바라보다가 한참 후에야 옅은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돌아가는 정세가 그렇게 복잡해? 복잡해서 날 지킬 자신이 없는 거야? 그래서 날 내쫓으려는 거고?”“아니면 내가 페낭에 남아서 당신 밥그릇이라도 한몫 챙길까 봐 그러는 거야?”양유훤은 하현을 바라보고 잠시 후 담담하게 말했다.“상황이 복잡한 게 아니라 당신이 복잡한 일에 얽히는 걸 싫어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야.”“할아버지를 이 정도로 회복시켜 준 것만으로도 당신한테는 너무 감사할 따름이야.”“다른 소소한 일은 더 이상 당신한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일등석 세 장이야. 내일 아침 8시 비행기.”“내가 일을 다 처리한 후 당신한테 페낭에 한 번 더 오라고 초대하면 그때 반드시 이 은혜를 다 갚을게.”말을 하면서 양유훤은 하현 앞에 봉투를 놓으며 깊은 시선으로 하현을 바라보다 돌아섰다.양유훤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하현은 손을 뻗어 봉투에 손을 올렸다가 잠시 후 미소를 떠올리며 말했다.“보아하니 당신이 날 여기 두고 싶지 않은가 봐. 정말 재미있군. 내일 아침에 우리 같이 어르신 뵈러 가자구. 그때 모든 게 다 정상이라면 돌아갈게.”말이 끝나자마자 하현도 돌아서서 성큼성큼 병원을 나섰다....다음날 정오, 양 씨 가문 별채.별채 입구에 선 양유훤은 페낭 국제공항 쪽을 희미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곳에는 수많은 비행기가 뜨고 내렸다.수없이 뜨고 내리는 비행기가 마치 갈피를 잡지 못하는 자신의 마음 같았다.바로 그때 양 씨 가문 별채 정문 앞에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렸다.굳게 닫혀 있던 문이 육중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이어 짙은 녹색 랜드로버 오프로드 차량이 선두에 섰고 뒤따라온 여러 대의 차량들이 정문 앞으로 무작정 돌진해 와 정성껏 가꾸어 놓았던 화단을 으스러뜨렸다.그러자 수십 명의 건장한 남자가 깔끔한 양복차림으로 나왔다.딱 봐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양유훤이 뭐라고 입을 열기도 전에 선두에 선 남자

  • 재벌 사위면 될까?   3884장

    양유훤의 눈동자에 희미한 실망이 순식간에 스쳐 지나갔다.그녀는 이내 표정을 바꾸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남들은 당신을 쓰레기네 뭐네 하지만 난 원래부터 믿지 않았어.”“그런데 지금 보니 당신은 정말 구제불능이야!”“사람을 꼬시고는 이내 도망쳐 버리니 나도 어쩔 도리가 없군!”하현은 입가를 쌜쭉거리며 양유훤을 힐끔 쳐다보았다.양유훤의 놀림에는 대처할 방법이 없었다.모두들 아름다운 여자의 친절함과 관심에는 참아낼 재간이 없다고 말한다.양유훤같이 싫고 좋음이 분명한 타입은 하현이 절대 함부로 대응할 수 없는 것이다.그러자 하현은 애써 이 상황을 모면하고자 급히 화제를 전환했다.“방금 여수혁과 당신이 하는 대화를 대충 들었는데 양 씨 가문이 지금 어떻게 되어 가는 거야?”“남양지역에서 페낭을 중심으로 양 씨 가문은 남양국 황실 다음으로 가장 뿌리가 깊은 3대 가문이야.”양유훤도 더는 숨길 뜻이 없었다.“이 씨 가문, 원 씨 가문 그리고 우리 양 씨 가문.”“이 외에도 무맹과 수많은 일류 가문들, 그리고 기타 중소 세력들이 남양에서 혼란스러운 국면을 형성하고 있어.”“수십 년 전에는 우리 양 씨 가문과 이 씨 가문, 원 씨 가문의 3파전으로 남양국은 확고한 구도를 형성하고 있었어.”“각 세력도 이 세 가문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각축을 벌였지.”“고고한 황실은 이 모든 것을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었고.”“우리 세 가문이 무너지지 않는 한 황실도 무너지지 않고 공고하게 군림할 수 있었던 거지.”“우리 세 가문이 계속 각축을 벌이는 한 황실의 막대한 이익을 누가 건드리지는 않으니까.”“그런데 이 모든 게 우리 할아버지가 전신이 되고 나서 달라졌어.”하현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양 씨 가문이 치고 나왔군, 그렇지?”양유훤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비슷해.”“하지만 그때 우리 집안은 위기를 눈치채지 못했고 양 씨 가문에서 전신이 나왔으니 당연히 이 씨 가문과 원 씨 가문을 제압해야 한다고

  • 재벌 사위면 될까?   3883장

    여수혁은 순간 눈앞이 캄캄해졌다.“하현, 나 여수혁이야! 페낭 무맹 무맹주의 여 씨 가문 사람이라구!”“내 스승님은 남양 무맹 맹주야!”“나한테 당신 같은 사람은 목숨도 아니야!”“당신 지금 이런 행동한 거, 톡톡히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땅바닥에 널브러진 여수혁은 힘겨운 얼굴로 남은 힘을 끌어모아 내뱉었다.“퍽!”“저리 꺼져!”하현은 여수혁을 발로 차서 날려버렸다.그러자 여수혁은 벽에 몸을 부딪혔고 입에서는 봇물 터지듯 핏물이 솟구치더니 이내 정신을 잃고 말았다.“배후에 누가 있든 어떤 권력을 가지고 있든 상관없어.”하현은 앞으로 나가 손을 뻗어 여음채의 창백한 얼굴을 툭툭 건드렸다.“당신한테 기회를 주겠어. 잠시 문을 닫고 정리하면서 잘 생각해 봐.”“다음에도 또 이런 일로 사기를 치고 있다는 얘기가 내 귀에 들어오면 정말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그땐 인정사정없이 완전히 풍비박산을 만들어 버릴 테니까!”...궁지에 빠진 여음채와 여수혁은 대꾸할 말이 없었다.하현은 길을 막고 있는 페낭 무맹 제자들을 발로 걷어차고 원가령을 부축하며 양유훤의 차에 올라탔다.양유훤은 사람들을 양 씨 가문에서 운영하는 병원으로 데려갔고 원가령을 응급실 침대에 눕힌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현, 오늘 밤 가령이 일로 귀찮게 해서 미안해.”“어떻게 된 건지 들어서 잘 알고 있어.”“당신이 없었다면 오늘 밤 가령이는 정말 어떻게 되었을지 몰라.”하현이 병원 대기실 소파에 앉자 하이힐을 신은 양유훤이 그에게 다가와 생수 한 병을 건넸다.“당연한 일을 한 걸 가지고 뭐. 마침 만나게 되어서 다행이야.”하현은 어깨를 으쓱하고 난 뒤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하지만 오늘 밤 원가령의 일은 아마 십중팔구 당신을 노리고 한 짓일 거야.”“조심하는 게 좋아.”양유훤도 의심에 가득 찬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나 때문에 온 게 분명해.”“이번에 내가 천억 대금을 순조롭게 회수해서 적자에 허덕이

  • 재벌 사위면 될까?   3882장

    ”퍽!”여수혁은 무맹 사람이고 남양 무맹의 맹주에게서 수련을 받았으며 그의 아버지는 페낭 무맹 맹주였다.뼈대 있는 집안 자손이었고 천부적인 재능을 겸비했다.그래서 그가 하현과의 거리가 좁힌 지금 한 번에 몸을 날리자 무서운 기세가 펼쳐졌다.방금 양유훤 앞에서 얼마나 많은 수모를 당했던가!여수혁은 하현에게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그의 계산대로라면 지금 이 주먹으로 하현을 죽이지는 못하더라도 온몸이 으스러지도록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대하 촌놈! 죽어!”여수혁은 섬뜩한 미소로 쏜살같이 덤벼들었다.이런 벼락같은 기세라면 소 한 마리도 때려죽일 수 있을 것 같았다.이 광경을 보고 여음채와 부일민은 눈이 번쩍 뜨였다.여수혁의 대담한 기세에 깜짝 놀란 것이다.“양유훤, 봤지?!”“이게 당신이 선택해야 할 남자의 모습이야! 이 정도는 되어야 양 씨 가문 데릴사위가 되지!”“입으로만 떠드는 남자가 무슨 소용있어?”“여수혁 같은 고수를 만나면 바로 무릎을 꿇을 거야!”부일민과 예쁘장한 간호사들은 모두 비아냥거리는 기색을 띠며 하현을 주제넘은 사람이라고 비꼬았다.주변 구경꾼들도 하나같이 고개를 내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왜 여수혁을 감히 도발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이 모든 게 자업자득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장내에 오직 양유훤과 하구봉만이 전혀 개의치 않는 얼굴이었다.그들은 모두 하현의 실력을 본 적이 있었다.만약 여수혁 같은 사람 한 명도 수습하지 못한다면 지금까지 하현은 헛수고를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퍽퍽퍽퍽!”여수형은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된 채 바닥에 널브러져 온몸을 덜덜 떨며 비명을 질렀다.동시에 하현은 그의 두 손을 짓밟아 부러뜨렸다.“이럴 수가?!”여음채와 부일민은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이었다.여수혁 주변에 있던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들, 그리고 소위 고수라 불리는 사람들도 지금은 눈가

  • 재벌 사위면 될까?   3881장

    그러자 여수혁의 옆에 있던 여음채가 얼굴을 가리고 노기를 띠며 말했다.“하 씨! 당신 뭐가 좋은지 나쁜지 몰라?”“양유훤의 체면을 봐서라도 당신과 더 이상 따지지 않고 살길을 마련해 준 거라고!”“좋게 끝났을 때 그만해야 한다는 것도 몰라? 나중에 얼굴이 찢겨 봐야 아는 거야?”여음채의 마음속에는 불쾌함으로 가득 차올랐다.하현은 계속 자신의 뺨을 때렸을 뿐만 아니라 이빨이 부러지도록 만신창이를 만들었기 때문이다.콧대 높은 여음채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그래서 하현이 도발하며 여수혁을 추궁하는 것을 보고 여음채는 도저히 화를 억누를 수 없었던 것이다.그녀가 특히 못마땅하게 여기는 남자가 여자의 치마폭에 싸여 쉽게 살려는 자들이다.양유훤을 믿고 호랑이처럼 위세를 부릴 뿐만 아니라 아주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모습이라니!여음채의 상식으로 어떻게 하현 같은 사람을 여수혁과 동급으로 비교할 수 있겠는가?운이 좋아서 양유훤의 치마폭에 싸였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하현은 벌써 수십 번은 죽었을 것이다.“좋은 게 좋은 거라고?”하현은 웃는 듯 마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잘난 척 기고만장한 여음채의 말에 할 말을 잃은 모습이었다.여음채는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그렇지 않아? 똑똑히 들어. 양 씨 가문의 호가호위만 믿고 설치는 짓, 그만하는 게 좋을 거야!”“당신이 정말로 양유훤의 남자인 줄 알아? 당신이 양 씨 가문 데릴사위라도 된 줄 알아?”“당신이 정말로 양 씨 가문 데릴사위라고 해도 여자 치마폭에 싸인 남자가 얼마나 대단하겠어?”여음채는 엄청 호의를 베풀 듯이 호기롭게 훈계를 했다.“당신이 어떤 속셈이 있고 무슨 실력이 있든 뭐 얼마나 대단하겠어?”하현은 여음채가 하는 말을 더는 듣기 귀찮아서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자, 닥쳐! 쓸데없는 소린 그만해!”“재잘재잘 너무 시끄럽군!”“뭐?!”여음채는 갑자기 누군가가 자신의 입에 차가운 재갈을 물리는 것 같은 수치스러움

  • 재벌 사위면 될까?   3880장

    남양 무맹 사람들이 나섰음에도 양유훤은 전혀 체면을 세워 주지 않자 여수혁의 안색이 일그러졌다.그는 자신이 오늘 하현을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하 씨, 오늘은 내가 운이 나빴군. 하지만 아직 기회는 많아!”“능력이 있으면 어디 이 여자가 영원히 당신을 비호하도록 만들어 봐!”“이 여자가 당신을 얼마나 지켜줄 수 있는지 얼마나 당신을 먹여 살릴 수 있는지 지켜보겠어!”그는 하현을 노려보다 냉소를 흘리며 돌아섰다.여음채도 한껏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지었다.외지인 남자가 여자한테 기대서 큰소리치는 꼴이라니!세상은 좁아서 언제든 어디서든 다시 만날 수 있는 법이다.이 남자가 괴로워할 때가 분명 올 것이다!“거기 서!”바로 그때 침묵하고 있던 하현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순간 하현의 몸에서 보이지 않는 아우라가 강하게 감돌았다.비록 양유훤이 나서서 자신을 비호하도록 가만히 놔두는 것이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이긴 했지만 하현은 지금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현재 양유훤의 처지를 거의 파악했기 때문에 모든 책임을 양유훤의 어깨에 올려놓을 수 없었다.하현이 한 걸음 내디디며 앞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고 주변 사람들은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의사들과 간호사들은 모두 놀란 얼굴로 하현의 행동을 지켜보았다.그들은 하현이 머리가 어떻게 된 게 아닌가 의심하기까지 했다.여수혁 같은 거물이 그를 벌하려는 걸 양유훤이 겨우 구해줬는데 뭘 또 바란단 말인가?죽고 싶어서 환장했나?여수혁은 발걸음을 뚝 멈추고 눈살을 찌푸리며 하현을 쳐다보았다.“오늘은 운이 나쁜 걸로 친다고 했는데 뭘 또 바라는 거야?”하현은 뒷짐을 지고 천천히 앞으로 나서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은 정말 이렇게 끝날 거라고 생각했어?”“돈을 받고도 아무것도 치료하지 않았어. 그리고 당신은 권세로 사람들을 자꾸만 괴롭히려고 해.”“날 잡아서 감옥에 가두고 내 다리를 부러뜨리고 무릎을 꿇게 만들려고 했어.”“이 모든 것에 적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