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사 시간.삼계호텔 꼭대기 층에 있는 공중정원.하현은 이미 항성식 다과상을 풍성하게 준비해서 낙담한 얼굴로 돌아온 동정감을 대접했다.근심이 가득 서린 동정감을 바라보며 하현은 흥미로운 눈빛으로 말했다.“항독 어르신, 설령 대장부가 뻗을 수도 굽힐 수도 있다지만 무릎을 꿇다니 천지가 경악할 일입니다. 잘못하면 오늘 밤 항성에 큰 파도가 밀려올 것입니다.”하현은 오늘 이 씨 가문에서 일어난 일을 진작에 알고 있었다.하현에게 있어 오늘 일의 결말은 이미 짐작하고 있던 바였다.이걸윤이 금의환향하며 돌아왔는데 어떻게 동정감과의 사사로운 인정 때문에 노국으로 다시 되돌아갈 수 있겠는가?이걸윤이 제시한 세 가지 조건에 대해 하현은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이번에 이걸윤이 귀환한 목적이 있기 때문에 아무리 살의가 충만한 이걸윤이라도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손에 넣는다면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외부 사람들이 날 변절자라고 부르는데 자네 모르는가?”옷을 갈아입은 동정감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항성으로 돌아오기 전에는 노국에게 아첨하는 자였고 돌아온 뒤에는 한마음 한뜻으로 대하의 정부에 귀의했네.”“나 같은 사람은 솔직히 대세에 순응하는 거야. 굽힐 땐 굽히고 펼 땐 펴는 게 기본이지.”“지금은 내가 대하의 정부에서 일을 하고 있으니 대하를 위해 평화롭게 화의를 할 수만 있다면 무릎 꿇는 것이 대수겠는가? 뺨을 몇 대 맞은 게 대수겠는가?”“할 만큼 노력을 했으니 전혀 후회하지 않네.”“다만 내 체면 생각하느라고 이 일을 끝까지 수습하지 못하고 게다가 서양인들과 그에 아첨하는 무리들을 더욱 날뛰게 만든 것은 유감이네.”동정감은 오늘 굴욕적으로 무릎을 꿇은 사람 같지 않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덤덤한 얼굴로 보이차를 한 잔 따라 마셨다.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눈앞에 있는 동정감을 바라보았다.그는 동정감이 오늘 무릎을 꿇은 것이 평화로운 화의를 얻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자신의 노력을
하현은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하구천도 이런 사태를 예상 못 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아마 하구천도 이걸윤의 야망과 성격을 잘 알고 있을 테니까요.”“하구천은 우리가 끝까지 이걸윤과 맞서 싸우게 협박 아닌 협박을 하고 있는 거예요.”“그래야 우리의 힘이 소진되기 때문이죠.”“우리가 힘이 다 소진되었을 때 하구천은 산을 호령하던 호랑이처럼 느긋하게 산을 내려와 어부지리로 최후의 승자 자리를 차지할 테죠.”하수진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그러니까 당신 말은 이렇게 재미있는 일을 왜 우리만 골치 아프게 이러고 있어야 하냐는 거야?”“항독 어르신, 지금부터 사방에 연락해서 소식을 전하십시오.”“특히 이걸윤이 항도 하 씨 가문을 협박하고 있다는 것을 상세하고 조금은 과장되게 말해야 합니다.”“하구천이 충분히 위기감을 느끼도록 해야 해요.”“하구천이 가만히 있는다 하더라도 하문성, 하문천 그 늙은 여우들이 가만히 앉아 있을지 어떨지 정말 궁금하군요!”...하현 일행이 다과를 곁들인 저녁 식사를 마칠 무렵 빅토리아 항 사무실에서 하구천은 태블릿PC를 내려놓고 어두운 표정으로 사무실 한구석을 바라보았다.전통의상 차림에 긴 머리를 늘어뜨린 하백진이 쇼팽의 ‘야상곡'을 연주하고 있었다.다만 오늘 하구천은 고모인 하백진의 부드러운 선율에 귀를 내어줄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그는 잠자코 듣고 있다가 하백진에게 다가가 입을 열었다.“이걸윤 그 자식 미친 거 아니에요?”“다른 일이라면 나도 그를 전적으로 지지할 수 있어요. 그가 총을 원하면 그에게 총을 줄 수 있고 사람을 원하면 사람을 줄 수 있어. 그가 원하는 건 뭐든 다 줄 수 있다고!”“그런데 왜 항도 하 씨 가문 상석을 차지하려는 거야?”“나 하구천을 어디다 팔아먹고 자기가 그 자리를 탐내?”“개자식!”“이러고도 나와 의형제라고 할 수 있어?!”전략을 짜 놓고 덫을 놓은 후 멀리서 지켜보다 승리를 손에 넣을 줄 알았던 하구
”네가 말한 건 가능성이 만 분의 1도 안 되지만 우리가 경계하지 않을 수 없어.”하백진은 옅은 미소를 띠면서 하구천의 말에 단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하수진의 행동 스타일은 우리가 너무 잘 알아. 절대 물러서지 않을 거야.”“하지만 하현 그 개자식이 만약 죽자 살자 덤빈다면 우리는 손쓸 겨를도 없을지 몰라.”“맞아요!”하구천이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래서 우리는 반드시 계획을 세워야 해요. 그때 가서 우리 항도 하 씨 가문이 웃음거리가 되는 꼴을 절대 좌시할 수 없죠.”하백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손가락을 다시 건반 위에 올려놓은 후 담담하게 말했다.“그렇다면 우리는 하현과 이걸윤이 죽을 때까지 싸우도록 불을 붙일 수밖에 없어!”하구천이 궁금해하는 눈빛으로 물었다.“어디서 불을 붙이죠?”“탁!”하백진은 핸드백에서 초대장 한 장을 찾아내 탁자 위에 내리쳤다.“여기서부터!”하구천의 시선이 탁자 위로 떨어졌다.‘도박왕 쟁탈전'이라는 여섯 글자가 쓰여 있었다.“이것은...”“내가 들은 바로는 내일 밤 하현 그 자식이 화 씨 집안을 대표해 출전한다고 해.”“이걸윤 쪽은 원래 이영돈이 출전했었어.”“그런데 네가 그 자리에 나선다면 이걸윤이 체면 때문에라도 스스로 전면에 나서지 않을까?”“카지노에서 그를 하현과 더 크고 더 격하게 싸우게 한다면 말이야. 예를 들어 하현의 한 손을 자른다 든가 그런...”“그렇다면 양측은 더 이상 타협이고 뭐고 없을 거야.”하백진의 말을 들은 하구천은 눈앞에 살짝 빛이 보이는 것 같았다.“좋은 방법이에요. 하마터면 잊을 뻔했어요. 작은 수법이라도 가끔은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건데 말이에요.”하백진은 담담하게 말했다.“넌 때때로 너무 큰 줄기만 생각하다가 곁가지를 놓치는 때가 많아.”...하백진과 하구천이 전략을 세운 다음날 밤.카지노 안은 매우 시끌벅적했다.오늘 밤 카지노는 항성과 도성의 상류층 이목을 끌게 될 것이다.수많
많은 사람들의 기대 속에 현지 번호판을 단 도요타 센추리가 대구 엔터테인먼트 입구에 멈춰 섰다.번호판을 아는 일부 사람들은 이 차들이 항도 하 씨 가문 차량이라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그중 몇 대는 하구천 전용 차량이었기 때문이다.깜짝 놀라는 사람들의 시선 뒤로 차 문이 열렸고 십여 명의 양복 입은 남자들이 부리나케 나와 일자로 늘어섰다.이윽고 덩치가 크고 상류층 기질이 묻어나는 젊은 남자 두 명이 걸어 나왔다.항도 하 씨 가문 하구천!노국의 남작이자 성전 기사단 부단장 이걸윤!이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자 많은 사람들은 하구천과 이걸윤이 의형제였다는 사실을 떠올렸다.두 사람이 함께 나타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하구천과 이걸윤의 뒤편에서 이영돈이 반 걸음 떨어져 걸어 나왔다.이영돈은 화려한 옷을 입은 남녀들을 거느리고 나왔는데 사람들은 그들 모두가 성전 기사단 출신들일 거라고 짐작했다.“이 소주, 오늘 밤 공증인도 준비해 뒀지?”하구천은 뒷짐을 진 채 대구 엔터테인먼트를 바라보며 눈초리를 가늘게 뽑았다.“당신이 도박에서 이겨도 저쪽 집안에서 발뺌을 할까 걱정되어서 말이야.”“하구천, 항도 하 씨 가문 후계자가 여기 계신데 누가 감히 잡아떼겠어?”“그래도 만일을 대비해 이영돈한테 잘 준비해 두라고 했어.”몇 발짝 떨어져 있던 이영돈이 앞으로 나오며 입을 열었다.“두 분이 오늘 밤 이 대결을 공명정대하게 할 수 있도록 제가 이미 화 씨 집안과 얘기를 해 두었습니다.”“우리는 노국, 대하, 항성, 도성, 그리고 미국까지 덕망 있는 다섯 분을 공증 재판단으로 이미 초대했습니다!”“덕망이 높으신 분들이라 절대 어느 한쪽으로 편을 들지 않을 겁니다.”“또 진 쪽이 인정하지 않을 시 공증 재판단은 바로 제재할 수 있습니다.”“물론 그들이 아무 대가도 없이 온 건 아닙니다. 공증 재판단은 이긴 측으로부터 거액의 수수료를 받게 될 겁니다.”“그 외에 화 씨 집안은 항성과 도성의 유력 인사
이걸윤은 껄껄 웃었다.“하구천, 당신을 말하는 게 아니야.”“당신은 어쨌든 전쟁의 신인데 그런 놈을 두려워할 줄이야!”“그런 놈은 그냥 죽여 버리면 되는 거지 뭘 그렇게 오래 가지고 놀아?”“하지만 걱정 마. 우린 의형제잖아? 내가 당신 대신 그놈을 박살 내 줄 테니까!”“하지만 이 일이 잘 처리되면 당신은 나 대신 항성 4대 가문들한테 가능한 한 빨리 내가 제시한 조건에 응하라고 압박을 가해야 해.”하구천은 웃으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이 소주가 제시한 세 가지 조건 다 들었어.”“처음 두 가지 조건은 크게 문제될 거 없어. 이 소주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해 줄 수 있어.”“그런데 세 번째는...”이걸윤은 껄껄 웃으며 하구천의 어깨를 감싸 쥐었다.“하구천, 남들이 날 모르는 건 그렇다 쳐도 어째 당신은 아직도 날 이렇게 몰라?”“그냥 말한 것뿐이야. 항도 하 씨 가문은 엄연한 당신 구역인데 내가 어떻게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겠어?”“하구천, 상석에 앉으면 내 공로 절대 잊지 마, 알았지?”“우리는 형제인데 앞으로 항성과 도성에서 어떻게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겠어?”이걸윤이 껄껄 웃으며 호기로운 모습을 보이자 뒤에서 그를 따르던 무리들도 모두 의기양양해하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지금 이 순간 하구천마저 자신들의 이 소주에게 몇 점 밀린 것 같은데 다른 누가 이 소주의 적수가 되겠는가?하구천은 속으로 냉소를 지었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고 웃는 얼굴로 일관했다.“그렇다면 오늘 밤 이 소주가 사방을 초토화시키는 걸 구경이나 하고 있을게.”“두 도시를 장악하려면 우선 도성 화 씨 가문부터 시작해!”“좋아. 이영돈, 가서 화 씨 집안에 전해. 한 판 승부야. 쌍방이 한 판에 모든 걸 걸고 싸우는 거야!”“그들이 응한다면 내가 단번에 판을 쓸어버릴 거야!”“그들이 응하지 않는다면 단단히 겁을 줘서 응하게 해야지!”뒤에서 이영돈이 한 걸음 앞으로 나오며 말했다.“이 소주, 원래 우리의
”네!”이걸윤의 명령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누군가 달려나갔다.이영돈은 얼굴색이 확 변했다.“이 소주, 이것은 우리의 원래 계획과 다릅니다. 너무 위험합니다. 만약 실패한다면 넷째 공주님도 설명할 말이 없게 되는 거니까요...”“퍽!”이걸윤은 손을 들어 이영돈의 뺨을 때린 뒤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내가 하는 일에 언제 당신이 이래라저래라 훈계를 하는 거야!”“내가 말하지 않았어? 내가 직접 나서겠다고!”“가벼운 최면, 심리적 암시, 모두 다 내가 가르쳐 준 거잖아!”“당신이 하는 걸 내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이영돈, 똑똑히 들어. 내가 당신한테 기회를 줬으니 당신은 성전 기사단 기사 대장이 된 거야.”“”내가 당신한테 기회를 주지 않았으면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야.”이걸윤의 말을 듣고 이영돈의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다.원래 오늘 밤 계획은 이렇지 않았지만 갑자기 나타난 하구천 때문에 모든 것이 바뀌게 된 것이다.이영돈을 제외한 나머지 성전 기사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열광적인 표정으로 이걸윤을 바라보았다.부단장이 직접 나서겠다고!?이건 공격만 하면 이기고 싸우기만 하면 상대를 초토화시키는 일이다!드디어 이걸윤과 하구천 두 사람은 많은 사람들의 추앙을 받으며 대구 엔터테인먼트 1번 귀빈실로 들어갔다.들어가 보니 5대 공증 재판단과 백여 명의 관전객들이 모두 자리에 앉아 있었다.이걸윤이 도도한 표정으로 귀빈실에 들어서는 순간 귀빈실 전체가 조용해졌다.모두가 금의환향한 이걸윤을 경외의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이걸윤은 이들의 시선이 만족스러운 듯 더욱 의기양양하게 뒷짐을 지고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내 말 전했어?”“화 씨 가문에서 내 제안에 응한 건가?”“한판 승부. 한판에 쌍방이 가진 지분을 모두 베팅하는 거야!”“화 씨 가문이 응할 수 있을까? 감히 응하지도 못한다면 당장 문 닫고 꺼지라고 그래!”“앞으로 도성에선 더 이상 화 씨 집안이 없는 거야!”그때
이걸윤은 잠시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갑게 말했다.“그렇군. 당신이 하현이었군!”“어쩐지 함부로 날뛰더라니!”“강남 하 세자라 들었는데, 아마 항도 하 씨 가문 방계라지.”“용전 항도, 용문 항도 지회를 쥐락펴락하고 있다고.”“그렇지만 안타깝게도 당신 같은 사람도 결국 제대로 된 뿌리가 없는 뜨내기일 뿐이야!”“당신의 출생, 당신의 안목이 당신의 품격을 결정하는 거거든!”“왜? 내가 돌아와서 하수진과의 혼인을 이행하려고 하니까 항도 하 씨 사위가 되려는 꿈이 깨져 버린 거야?”“그래서 날 미워하고 나더러 손을 내놓으라고 한 거지?”“걱정하지 마. 항성과 도성 두 도시를 다 정리한 다음에는 대하로 갈 거야.”“난 당신이 이룩한 모든 비즈니스를 내 휘하에 둘 것이고 당신이 아끼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짓밟아 죽일 거야. 그리고 당신의 18대 조상까지 그 무덤을 파내어 뼈를 부러뜨려 놓을 거야!”시가에 불을 붙여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이걸윤은 냉랭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나 이걸윤에게 덤벼들면 당신의 최후는 뻔해. 이미 정해져 있다고.”“흑주의 추장, 중동의 왕자, 마오국의 장군. 그들은 감히 나한테 덤벼들다가 이미 저세상으로 갔어!”“당신 같은 대하인, 흥! 내 앞에서 이렇게 거들먹거릴 자격이 있겠어?”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예전에 섬나라 음류 검객 미야타 신노스케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말이야. 그 사람도 내 앞에서 딱 그렇게 떠들었어.”“하지만 그는 이미 목이 비틀어졌지!”“허! 지금 당신 미야타 같은 쓰레기를 나랑 비교하는 거야? 반평생을 수련해서 겨우 전신급에 오른 사람은 내 앞에 무릎 꿇을 자격도 없어!”이걸윤은 조금도 움츠러들지 않고 비아냥거렸다.“게다가 난 고귀한 노국에서 왔어. 섬나라의 주인인 미국도 예전에는 노국의 신하였잖아?”“섬나라 사람 나부랭이가 무슨 자격으로 나랑 비교가 돼?”“내 뒤에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함대를 이끌었던 노국 황실이 있고 수많은 대하계들이 있어...
하현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하구천을 힐끔 쳐다보았다.“누군가 했더니 항도 하 씨 가문 하구천이었군!”“난 원래 이걸윤의 손 따위는 별다른 관심이 없었어!”“하지만 듣자 하니 항도 하 씨 가문에서 누가 암암리에 현상금을 걸었다더군. 누가 이걸윤의 한 쪽 손을 가져오면 당신이 가서 몇천억을 주겠다고 했다던데!”“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지만 나도 한 번 해 봐야 하지 않겠어?”하현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자 장내의 수많은 사람들의 의아해하는 눈빛이 하구천에게 쏠렸다.이걸윤이 제시한 세 가지 조건에 대해 항성과 도성에서는 이미 모르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암암리에 하구천이 현상금을 걸었다는 하현의 말에 수긍하는 분위기였다.단지 하구천과 이걸윤 이 두 의형제의 태도가 가식적으로 느껴질 뿐이었다!한 명은 상대방의 문주 자리를 노려보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상대방의 손을 베려고 한다.하구천은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다.그는 정말로 오늘 하현이 이걸윤의 손을 베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현장에 나타났다.문제는 이런 수작이 다른 사람들에게 통하지 않았고 하현 이 자식은 기가 막히게 하구천의 생각을 꿰뚫었다는 것이다!이걸윤의 시선이 자신에게 향하는 것을 느낀 하구천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이 소주, 이런 개자식의 말 믿는 거야?”“그는 우리 두 사람이 함께 있는 걸 보고 한 번에 우릴 다 죽이려고 이러는 거야. 그래야 자기가 이 구역에서 왕 노릇을 할 수 있으니까!”“이 소주, 내 말 못 믿겠으면 나한테 이 판을 맡겨!”“난 하현 이놈이랑 내기를 할 거야. 내가 바로 이놈의 손모가지를 잘라 주지!”이걸윤은 곁눈질로 하구천을 힐끔 바라보며 말했다.“하구천, 우리 둘의 우정은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은데 어찌 이깟 놈의 이간질 때문에 우리 사이가 틀어지겠어?”“걱정하지 마. 난 이놈 말 믿지 않아!”하구천을 곁눈으로 바라보며 이렇게 말하면서도 이걸윤의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