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2797장

작가: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가든 별장을 떠나는 하현의 얼굴이 냉담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는 자신이 한 말이 하문준을 적잖은 충격에 빠뜨렸을 거라는 걸 잘 안다.

아마 하문준은 하수진을 자신의 자리에 앉힐지에 대한 고민조차 한 적이 없을 것이다.

이제 하현이 하수진을 거론했으니 하문준이 마음만 먹는다면 노부인의 생신날 큰일을 벌일 수도 있다.

항도 하 씨 가문 노부인의 생신날에 전혀 관심이 없던 하현은 당난영을 찾아가 초대장이라도 받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어찌 되었건 그런 큰 사건은 아무 곳에서나 볼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하현이 이런 생각에 빠져 있을 때 갑자기 차 번호가 없는 도요타 엘파 한 대가 그의 곁에 멈춰 섰다.

뒤이어 뒷문이 열리며 제복을 입은 단발머리 여자가 싸늘한 표정으로 내렸다.

그녀의 손에는 여러 각도에서 찍은 하현의 사진이 담긴 태블릿 PC가 들려 있었다.

그녀는 사진을 보았다가 다시 고개를 들어 하현을 바라보며 확인한 후에야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현, 맞죠?”

“항도 하 씨 가문 셋째 어르신이 당신을 만나고 싶어 하십니다.”

“어서 차에 올라타시죠.”

“셋째 어르신?”

하현은 의아한 눈빛으로 여자를 쳐다보았다.

옷자락에 꾸깃꾸깃한 주름이 져 있는 걸 보니 이미 여기서 오래 기다린 듯했다.

줄곧 하현이 나타나기를 기다린 것이다.

“셋째 어르신이 누구죠?”

냉담한 표정의 여자는 천천히 하현에게 다가와 말했다.

“당연히 항도 하 씨 가문 하문천 어르신이죠!”

“하문천? 항도 하 씨 가문 셋째 아들?”

“하구봉의 아버지?”

하현은 매우 의아해하며 말을 이었다.

“그가 설마 날 죽이려는 건 아닐 테고 도대체 왜 날 보자는 겁니까?”

“아니지, 설마 날 죽이려고 기회를 보고 있는 겁니까?”

제복을 입은 여자는 침착하고 조용하게 입을 열었다.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저 당신에게 조용히 차를 한 잔 대접하고 싶을 뿐이라고 전하셨습니다.”

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잔치에는 즐거운 잔치가 없고 모임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재벌 사위면 될까?   2798장

    항도 하 씨 가문 셋째 아들, 하문천.하문천은 응접실로 들어오자마자 하현에게 눈길을 돌리며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맞지? 아주 요즘 대단하던 걸.”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아무런 망설임 없이 손에 있던 시가에 불을 붙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어르신, 농담도 잘 하십니다.”“나 같은 인물이 감히 어르신 앞에서 대단하면 얼마나 대단하다고 그러십니까?”“과분한 평가십니다.”하문천의 눈매가 살짝 들썩이는 걸 보니 아마도 그는 하현이 이렇게 당당하게 되받아칠 줄은 생각지 못한 모양이었다.그러자 하문천은 안색을 가다듬은 뒤 하현의 맞은편에 앉아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젊은 나이에 강남 하 세자가 될 만하군.”“용문 내부에서도 아주 쉽게 높은 자리에 올랐다지?”“난 적어도 당신 나이에 그렇게 높은 자리엔 못 올라갔어.”“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아주 독보적이야.”“심지어 내 불효자보다도 당신이 한 수 위였으니까!”불효자라는 세 글자에 하현은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당신에 관해선 아주 많은 소문을 들었어.”하문천은 차가운 얼굴의 여자에게 나가라는 손짓을 하며 눈을 가늘게 뜨고 말을 이었다.“당신이 그날 미야타 신노스케를 죽일 수 있었던 것은 남양의 전신 양제명이 당신의 뒤를 받쳐주었기 때문이었지. 그 기세로 미야타 검객을 제압한 것이고.”“텐푸 쥬시로도 당신 앞에서 기도 못 펴고 물러났어. 알고 보니 양제명도 그 자리에 있었다더군.”“그래서 난 궁금했지. 양제명이 뒤를 받치고 있어서 그 사람들을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당신이 대담하게 행동했기 때문인지 알고 싶었어.”‘대담하게'라는 말을 내뱉을 때 하문준의 눈빛이 예리하게 하현을 쏘아보았다.그는 마치 하현의 모든 마음과 비책을 꿰뚫어 보려는 듯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어르신은 고위층에 계신 분이고 가지지 못할 것도, 하지 못할 것이 없는 분이시니 한번 맞춰 보시

  • 재벌 사위면 될까?   2799장

    ”왜 그렇습니까? 아, 오늘 어르신이 특별히 가르침을 주시려고 날 부른 겁니까?”“그리고 날더러 가만히 쭈그리고 있으라고 하려고요?”하현의 가시 돋친 말에 하문천은 소파에 허리를 깊숙이 묻은 채 눈을 가늘게 떴다.내륙에서 온 병왕이 남양인을 등에 업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날뛴다!하문천은 재빨리 하현을 파악했고 갑자기 오른손을 들어 누군가를 향해 손짓했다.곧바로 응접실 문이 열리고 검은 옷을 입은 세 명의 경호원들이 각자 나무 쟁반을 들고 들어왔다.하문천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바라보며 덤덤하게 말했다.“오늘 내가 오라고 한 것은 당신을 가르치기 위해서도 아니고 복수를 위해서도 아니야.”“난 서로 윈윈하기를 바라. 모두들 자기 이익을 위해서 하는 일이니까.”“서로 만족하는 결과를 얻기만 하면 돼.”말을 하는 도중 하문천은 손가락을 딱 튕겼다.경호원 중 한 명이 앞에 놓인 나무 쟁반의 붉은 천을 들추었다.그 위에는 많이 부식된 책 한 권이 놓여 있었다.“무학 성지에서 내려오는 수련집이야. 비록 반 권뿐이지만 당신이 돌파구를 마련하여 전신의 경지에 오르는 데 충분히 도움이 될 거야.”“이 물건은 우리가 만난 기념으로 내 선의를 대변해 당신에게 주는 것이니 부디 사양하지 말고 받아.”하문천이 말을 마치자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이 싸늘한 표정으로 나무 쟁반을 하현 앞에 놓았다.하현은 조심스러운 눈빛으로 앞에 놓은 물건을 바라보았다.하문천의 큰 구상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부자는 망해도 삼 년은 간다더니!항도 하 씨 가문이 5대 문벌 중 최하위라고 해도 그들은 보통 사람들이 범접할 수 없는 역량을 가지고 있었다.“이런 귀한 물건을 보게 되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하현이 웃으며 감탄했다.그러자 하문천이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말하지 않았나? 우리 모두 윈윈하는 일이라고.”그가 다시 손을 흔들자 다른 경호원이 두 번째 나무 쟁반을 가져와 붉은 천을 들추었다.이번에는 빨

  • 재벌 사위면 될까?   2800장

    요약하자면 하문천은 당난영 사건으로 인해 하구봉이 항도 하 씨 가문에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꼴을 절대 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하구천이 문주를 압박하는 데 실패하자 하문천은 칼을 쓸 준비를 했다.“하현, 나도 알아. 이렇게 하면 당신이 당난영 앞에서 난감한 처지가 된다는 걸.”“하지만 당신의 눈앞에 전쟁의 신이 될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어. 그리고 당신은 나 하문천과 끈끈한 우정을 나눈 사이가 되는 거야.”“당신이 딱 한마디만 해 주면 돼. 그것뿐이야!”“기회는 놓치면 다시 오지 않아!”하현은 하문천의 제안에는 답하지 않고 웃으며 마지막 나무 쟁반을 바라보았다.“그럼 저 마지막 쟁반에는 또 뭐가 있는 겁니까?”“뭐가 들어 있는 거죠?”가장 중요한 물건과 비장의 카드는 항상 마지막을 장식한다.그래서 하현은 하문천이 마지막으로 무엇을 내놓을 수 있는지 또 자신에게는 무엇을 요구할지 궁금했다.“지분 양도 계약서. 10건이야.”하문천은 마지막 쟁반을 하현 앞에 놓았다.“이 지분은 항성에서 가장 큰 10개 상장회사에서 나온 거야. 이 지분을 가지고 있으면 당신은 곧바로 항성에서 최고로 영향력 있는 인물의 반열에 오르는 거야.”“항성 S5가 되는 거지!”하현은 박수를 치며 담담하게 말했다.“정말 큰손은 다르시군요!”“이 주식을 모두 합치면 수천억은 족히 될 것 같은데요.”“그런데 이렇게 많은 걸 받으면 또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할지 정말 가늠도 안 되는군요.”“간단해.”하문천이 빙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내 수중에는 십 년 전 그 일에 대한 증거가 있어.”“그 증거로 나 하문천의 집을 제외한 나머지 항도 하 씨 가문 모두가 십 년 전 그 일에 개입했다는 걸 증명할 수 있지!”“그러나 그 증거는 절대 내 손에서 흘러나가선 안 돼.”“난 그 증거가 당신 손을 통해 흘러나가서 합당한 방법으로 하문준과 당난영의 눈앞에 드러나기를 바라네!”“이 일이 성사되기만 한다면 당신은 명실상부 항성 S5가

  • 재벌 사위면 될까?   2801장

    ”아 참, 당신이 양제명의 손녀와 사이가 좋다는 말도 들었어.”“당신의 현재 신분으로는 남양 전신의 손녀와 어울리기엔 좀 부족하지.”“하지만 당신이 일단 항성 S5가 되면 신분에선 더 이상 아무 문제가 될 것이 없어지지.”“이 세상에 어떤 여자가 스스로 우뚝 선 항성 S5를 거부할 수 있겠어?”하문천은 마치 윤기나는 잘생긴 말을 보듯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항성과 도성 전체에서 자신만이 하현의 진가를 알아볼 수 있다는 듯 의기양양하기까지 했다.하문천의 말을 듣고도 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이었다.하문천이 제시한 조건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하문천을 바라보며 웃었다.“어르신, 모두가 성인입니다. 세 살짜리 아이라면 그 말에 속겠지요.”“하지만 나를 속이긴 아마 어려울 겁니다.”“난 이런 음모나 속임수를 쓰는 것을 줄곧 싫어했거니와 항성 S5네 뭐네, 평생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네 어쩌네 하는 건 모두 당신이 날 속이기 위한 구실이라는 걸 이미 간파해 버렸어요.”“일단 내가 정말로 당난영에게 소식을 전한다면 성공적으로 항도 하 씨 가문은 내란에 휩싸이게 될 것이고 그 틈에 하구봉은 상석을 차지하겠지요.”“그렇다면 그가 집권한 후 가장 먼저 할 일은 뭘까요? 항성 S5인가 뭔가를 키워서 힘을 실어 줄까요? 아니요, 절대 아닐 겁니다.”“나를 죽이려 하겠지요.”“어떻게 그런 비밀을 남의 손에 가만히 놔두겠어요?”“당신들은 절대 나 같은 외부인을 믿지 않을 겁니다. 설령 내가 이 비밀을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하더라도 당신들은 날 죽여야 안심할 거예요. 산 사람의 입은 절대 믿지 못할 테니까요, 안 그렇습니까?”하현은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거침없이 말한 뒤 강경한 얼굴로 하문천을 바라보았다.하현의 말에 너무 놀란 하문천은 잠시 넋을 잃은 듯 멍하니 서 있었다.젊은 나이에 이렇게 깊고 멀리 볼 수 있는 눈과 머리를 가졌다니!정말 놀라울 따름이었다.게다가

  • 재벌 사위면 될까?   2802장

    하현은 탁자에서 핸드폰을 집어 들어 슬쩍 눈길을 준 후 엷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어르신은 이익을 위해서 딸까지 팔 수 있군요. 정말 대단하십니다.”“저더러 사위가 되라구요?”“내가 원하는지 원하지 않는지는 차치하고라도 아마 내가 어르신의 사위가 된다면 철저하게 이용당하고 결국 두 손 두 발이 다 묶인 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파멸하고 말 거예요.”“친족의 관계라는 점을 앞세워 내 입을 틀어막는 게 고작 생각해 낸 미봉책이십니까?”“따님은 또 어떻구요? 모르는 사이 팔려가 버렸군요, 네?”“부잣집에는 정이 없다는 말, 예전에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똑똑히 알 것 같아요.”하현은 ‘탁'하고 핸드폰을 탁자 위에 내려놓은 후 단호한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안타깝게도 전 비열한 소인배와는 협력할 생각이 조금도 없습니다.”“거절하겠습니다.”“퍽!”하문천은 얼굴 가득 노기 어린 표정으로 갑자기 탁자를 내리쳤다.“하현, 정말 날 이렇게 실망시킬 셈인가?”“이런 기회라도 붙잡으려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용을 쓰는지 알아?”“난 당신에게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줬어. 사위까지 삼으려고 했다고. 그런데 당신은 이런 소중한 기회를 주제도 모르고 뻥 차버리는 것도 모자라 날 함부로 모욕해?”“당신 스스로 선을 넘었다고 생각하지 않아?”하문천이 말을 하는 동안 그 단발머리의 차가운 여자와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 몇 명이 매서운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그들은 세상 물정 모르는 한심한 사람을 보듯 하현을 쏘아보았다.다른 사람들은 평생 구하려고 해도 구하지 못할 어마어마한 복덩이를 눈앞에 두었는데도 뻥 차버리다니!죽는 게 뭔지 모르는 애송이가 틀림없다.“선을 넘었다고요?”하현은 헛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사실 난 더 심한 짓도 할 수 있어요.”“이를테면 당난영 부인에게 가서 모든 것을 일러바칠 수도 있죠.”“옳고 그름은 당난영 부인과 문주께서 잘 판가름해 주실 겁니다.”“

  • 재벌 사위면 될까?   2803장

    하문천은 가늘고 긴 시가를 한 모금 깊게 빨아당기고는 분통을 뿜어내듯 연기를 내뱉었다.“당신한테 어떻게 말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군, 허!”“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날뛴단 말이야?”“젊음이 그렇게도 기세등등한 것인가?”“하지만 어찌 되었든 간에 오늘 난 당신에게 본보기를 보여주어야겠어.”“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걸 똑똑히 알게 해 주지!”하문천은 더 이상 사람 좋은 장사꾼 행세는 집어치우고 탐욕스러운 귀족의 얼굴을 보여주기로 한 모양이었다.한 발도 물러섬이 없는 탐욕스러운 인간 그 자체였다.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정말 여기 있는 저 사람들만으로 날 건드려 보겠다는 겁니까?”“너무 부족하지 않을까요?”“충분해. 그들은 이미 당신 실력을 잘 알고 있어.”하문천은 옆에 서 있는 여자를 돌아보며 말했다.“하설아, 진짜 병왕의 실력이 어떤 것인지 이놈에게 보여줘!”“진정한 병왕 앞에서 그깟 재주는 아무것도 아니란 걸 보여주라고!”“참, 손발을 부러뜨려도 상관없어. 하지만 죽이진 마. 어쨌든 그가 내 요구에 응하기만 한다면 항성 S5가 될 몸이니까.”“내 요구에 응하기만 한다면 언제든지 보내도 좋아.”“알겠어?”“네!”하설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서서 하현의 길을 막았다.하문천은 모든 게 다 결정 난 듯 태연스럽게 시가를 손에 쥐고 덤덤한 표정으로 밖으로 나갔다.하현이 일어서자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 세 명도 걸어 나왔다.그들은 허리춤에 숨겨져 있던 총을 꺼내 보이며 차가운 표정으로 안전장치를 풀었다.“하현, 당신은 절대 여기서 못 나갈 거야.”하설은 눈을 흘기며 하현을 바라보았다.거만하고 도도한 모습이었다.“떠나고 싶으면 어르신에게 약속해. 그러고 항성 S5가 되는 거야!”“어서 어르신의 조건을 받아들이는 게 좋을 거야. 알아들었어?”하현은 희미하게 미소 지으며 하설을 위아래로 훑어본 뒤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말

  • 재벌 사위면 될까?   2804장

    ”탕!”총알이 날아다니며 포탄 냄새를 살벌하게 풍겼다.조금도 주저하거나 여지를 남겨 두지 않은 단호한 한 방이었다.지금 하설이 해야 할 일은 하현의 목숨을 붙여 놓는 것이었다.그녀의 손놀림은 빨랐다.하지만 안타깝게도 하현의 손놀림은 더 빨랐다.하설이 방아쇠를 당기는 것과 거의 동시에 하현은 몸을 날려 그녀의 몸을 밀쳤다.“펑!총알이 오발되어 천장을 향했다.그러자 하설의 몸은 날아올라 책장에 그대로 부딪혀 눈코입에서 피가 흘러내렸고 갈비뼈가 부러졌다.그녀의 손에 들려 있던 총도 날아올라 그녀의 손이 닿지 않는 허공을 맴돌았다.“절정의 병왕이라고? 이게?”하현은 짐짓 실망스러운 듯 얼굴을 찌푸렸다.하현의 말에 하설은 순식간에 얼굴이 일그러졌다.그러나 하현은 그녀를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총재실을 떠났다.그리고 유유히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건물 입구에 도착했다.“누구야?!”“뭐 하는 놈이야?!”한 무리의 경호원들이 인기척을 듣고 그를 막으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하현은 경호원들 사이를 빠져나가 얼른 마이바흐 뒤로 몸을 숨긴 뒤 방아쇠를 당겼다.닫혀 있어야 할 차 문이 열리며 하문천의 얼굴이 드러났다.차체에 방탄 기능이 없었더라면 아마 하문천은 지금쯤 피범벅이 되어 쓰러졌을 것이다.하문천을 죽이지 못한 것을 발견하고서 하현은 어깨를 으쓱했다.하현은 달려오는 경호원들을 향해 거침없이 방아쇠를 당겨 그들을 쓰러뜨렸다.그리고 나서 그는 눈을 흘기며 하문천을 바라보았다.“어르신, 운이 참 좋으시군요. 방금 그 한 발이 당신을 피해가다니!”“하지만 다음번엔 이렇게 운이 좋지만은 않을 겁니다.”하문천은 안색이 확 굳어졌다.하현의 실력에 적잖이 놀란 것이 틀림없었다.하문천은 하현이 감히 자신을 향해 주저하지 않고 총을 쏜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또 한편으로는 최고 병왕인 하설이 하현을 처리하지 못한 것에 뒷목이 서늘해졌다.이 두 가지 일은 모두 그의 예상을 벗어

  • 재벌 사위면 될까?   2805장

    ”뭐라고?”“넷째 오빠 집을 떠난 뒤 하현이 셋째 오빠네로 끌려갔다고?”“셋째 오빠네 하설이 하현한테 완전히 당했다고?”“그리고 뭐? 하현 그놈이 셋째 오빠 뺨을 때려?”항성 병원 귀빈 병동에서 하구천에게 사과를 깎아주던 하백진은 전화를 받으며 괴성을 질렀다.전화를 끊은 후 그녀의 얼굴은 말할 수 없는 충격에 휩싸여 있었다.그녀는 사과 접시를 들고 하구천의 침상 앞으로 가서 깎은 사과에 빼곡히 이쑤시개를 꽂았다.하구천은 태블릿 PC를 내려놓으며 조심스럽게 시선을 하백진에게 돌렸다.“무슨 일이에요?”하백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셋째 오빠가 뭐에 미쳤는지 글쎄 하현을 끌고 갔대.”“그리고 결국 하현한테 완전히 당했대.”“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어.”하백진은 하문천 쪽에서 일어난 일을 간략하게 설명했다.하구천은 사과 한 조각을 집어 들어 베어 물고는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하구봉이 집법당에 끌려갔고 그 바람에 많은 걸 잃었어요. 그렇다면 셋째 숙부한테 하현은 철천지원수여야 하는 거잖아요?”“그런데 하현을 데려고 와서 협상을 하자고 했다구요?”“정말 하현과 협상을 하고 싶어서였을까요?”“그런데 일이 이렇게 된 걸 보면 협상은 결렬되었단 얘긴가요?”하구천은 이 일이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하문천 같은 사람은 장사꾼으로서 닳고 닳은 여우였다.어떻게 아무 생각 없이 함부로 개입하려 했겠는가?자기 아들의 일에 대해서는 물불 가리지 않는 인물이었다.뒤에 작전을 다 짜두고 덤비는 것이 하문천의 행동 스타일이었다.이렇게 정면으로 공격하고 나선 것은 이미 다른 목적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하현이라면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이가 갈리는 하구천이었다.다만 병원에 입원한 후로 하현과 있었던 지난날을 곰곰이 복기해 본 결과 결국 그는 하현이 보통 인물이 아님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아직도 그를 내륙에서 온 잠룡 취급했다가는 아마 또 큰코다칠 것이다.하

최신 챕터

  • 재벌 사위면 될까?   4260장

    진홍민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 광경을 바라보았다.눈꺼풀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파르르 떨렸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머릿속이 엉망이 되었다.자신이 한없이 무시했던 데릴사위가 이렇게 강한 자였다니?!그리고 자신이 의지했었던 남자가 이렇게 나약하게 무릎을 꿇고 얼굴이 부어터지도록 만신창이가 되다니!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복잡한 생각에 머릿속이 혼란스럽던 진홍민은 결국 참지 못하고 내뱉었다.“그럴 리가 없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야!”“일어나! 모르는 건 죄가 아니야!”장천중과 장용호의 태도를 보고 잠자코 있던 하현이 결국 나서서 사람을 일으켜 세웠다.“다만 앞으로는 꼭 기억해야 해. 우리가 풍수술을 배우는 것은 겉치레를 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허세를 부리려고 하는 것도 아니야.”만약 오늘 자신이 마침 이 자리에 있지 않았더라면 장용호의 서툰 솜씨에 황보정은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장용호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습니다. 꼭 명심할게요! 우리 할아버지에게 가르쳐 주셔서 고맙습니다!”“지금부터 그 말을 꼭 기억하고 마음에 새기겠습니다!”하현은 무릎을 꿇고 있는 장용호에겐 더 이상 눈길도 주지 않고 장천중을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화자결은 확실히 황보정의 체내에 있는 나쁜 기운과 사악한 기운을 없앨 수 있습니다.”“하지만 이것은 그녀의 기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은 될지 모르나 그녀의 두 눈을 뜨게 할 수는 없습니다!”“작은 배가 안정적으로 항해할 수 있게 하려면 파도도 바람도 잔잔해야 하지만 한편으론 작은 배의 능력이 충분히 좋아야 멀리 항해할 수 있는 이치와 똑같습니다.”여기까지 말하고 나서 하현은 깊은숨을 들이마시며 말을 이었다.“그래서 화자결은 황보정의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는 있지만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아! 화자결로도 해결 못 하는 건가?”장천중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난 하 대사의 방법으로 하면 황보정의 문제를 말끔히 해결할 수 있을

  • 재벌 사위면 될까?   4259장

    순간 장천중의 얼굴엔 제대로 영글지 못한 모자란 손자를 향한 한탄과 분노가 뒤섞인 표정이 떠올랐다.그 후로도 그는 장용호의 얼굴을 계속 때렸다.어느새 장용호은 피범벅이 된 채 얼굴이 볼썽사납게 부풀어 올랐다.장촌중은 장용호의 멱살을 잡고 바로 하현 앞에 내동댕이치며 무릎을 꿇었다.“대사, 용서해 주게.”“내가 잘못 가르쳤네.”“내가 이놈에게 화자결을 알려줬어!”“배움이 부족한 이놈이 자네 앞에서 이런 무례한 짓을 할 줄은 몰랐어!”“용서해 주게.”“제발 한 번만 봐줘!”대사?!황보동이든 장용호든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장천중이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보고 어안이 벙벙해서 할 말을 잃고 말았다.진홍민은 자신의 입을 틀어막으며 새어 나오려는 비명을 억지로 밀어 넣었다.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금정 제일 풍수지리사라 불리며 대하 풍수계에서 지위가 상당한 만세당 장천중이 하현을 대사라 칭하며 무릎을 꿇을 줄은!이 소식이 금정 전체에 퍼진다면 아마 모두들 깜짝 놀랄 것이다.“이놈아, 잘 들어!”“화자결은 하 대사가 나에게 자비를 베풀어 가르쳐 주신 거야!”이때 장천중은 손을 들어 또다시 장용호의 얼굴을 내리쳤다.장용호는 눈앞에서 불꽃이 튀었고 머리가 어질어질했다.“하현은 내 스승일 뿐만 아니라 네 조상님이나 마찬가지인 분이야!”“넌 지금 조상님에게 대드는 하극상을 보인 거야! 오만하기 그지없는 행동을 한 거라고! 얼른 용서를 빌어!”장천중은 배움이 모자란 손자가 황보정의 몸을 살피러 갔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의 손자가 목숨을 잃을까 봐 얼른 달려온 것이다.역시나 모자란 자신의 손자는 잘난 척 기고만장해서는 도리어 하현에게 비법을 도둑질했다고 뒤집어 씌우고 있었던 것이다.이 광경을 본 장천중은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것 같았다.정신이 어떻게 되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안하무인한 짓을 할 수 있는가?이런 행동을 하면 만세당의 그 수많은 명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거라는 걸 모르

  • 재벌 사위면 될까?   4258장

    황보정은 온몸이 약간 회복된 듯 보였으나 갑자기 오돌오돌 떨기 시작했다.약간의 추위를 느끼는 것 같았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장용호는 이를 보고 매우 흡족해하며 가슴을 펴고 고개를 들어 뭔가 대단한 일을 한 것 같은 자세를 보였다.“자, 이제 마지막 한 수를 쓰겠습니다.”“화자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죠.”“거기, 당신은 좀 나가주지. 내가 하는 방법을 몰래 훔쳐볼 생각하지 말고!”“이건 우리 만세당의 독점술이나 마찬가지니까!”“검은 속내를 가진 사람들이 이런 걸 배우면 곤란하지!”말을 마친 뒤 장용호는 팔짱을 낀 채 거만한 자세를 보였다.하현이 떠나지 않으면 손 하나 까딱하지 않겠다는 표시였다.“독점술?”하현은 이 말을 듣고 냉소를 흘렸다.“장천중이 알려줬어?”“개자식! 어디서 함부로 내 할아버지 함자를 입에 올리는 거야?”“게다가 우리 독점술을 누가 알려줬건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 있어?”장용호는 하현과 실랑이를 벌였다.“아무튼 간에 난 당신 같은 나쁜 놈은 보고 싶지 않아!”“여기서 당장 꺼져 주지 않으면 난 손 하나 까딱하지 않을 거야!”옆에 있던 진홍민도 나서서 장용호의 말을 거들었다.“하현, 당신은 그냥 나쁜 사기꾼일 뿐이야!”“당신이 여기서 지켜보고 있다면 장용호는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을 거야!”“왜냐하면 당신이 몰래 촬영해서 그 영상을 누구한테 팔지 모르는 일이니까!”“당신 같은 사람이 못 할 짓이 뭐야?”간민효는 불쾌한 듯 얼굴을 찡그리며 뭐라고 말을 하려고 했다.하지만 하현이 손을 가로저으며 그녀를 만류했고 이어 장용호를 향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따가 기운을 풀어주려고 마지막 한 수로 침을 놓을 때 꼭 명심해. 반드시 주사 광물을 찍어야 해.”“풀어진 기운은 몸 안에 유입되어야 해. 공중에 함부로 흩어져서는 안 돼.”“그렇지 않으면 황보정은 숨이 막혀서 바로 목숨을 잃을지도 몰라.”“그렇게 되면 당신은 사람을 구하기는커녕 오

  • 재벌 사위면 될까?   4257장

    장용호는 진홍민의 눈빛을 알아듣고 헛기침을 하며 희미한 미소를 보이다 입을 열었다.“황보대사님, 친한 사이일수록 돈 관계는 확실히 하라는 말이 있습니다.”“요즘 그런 소문이 들리더라고요.”“누군가 황보정의 문제를 해결해 준다면 이 집복당을 무료로 준다고요, 사실입니까?”황보동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진홍민을 쳐다본 뒤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맞아, 당신이 내 손녀를 구해 줄 수만 있다면 이 집복당을 가져도 돼.”“게다가 우리 황보 집안을 잇게 되는 거야.”황보동의 말을 듣고 진홍민은 정신이 번쩍 들었고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장용호, 걱정하지 마. 우리 이모할아버지는 한번 내뱉은 말은 절대로 지키는 사람이야!”“그래도 당신이 안심을 못 하겠다면 내가 나서서 보증할게!”“퍽!”황보동은 다른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기 귀찮아 서가에서 계약서 한 장을 꺼내 장용호 앞에 내던지듯 내놓으며 담담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 난 이미 계약서까지 다 준비해 두고 있었어.”“누구라도 내 손녀를 구해 낸다면 바로 이 계약서를 가져갈 수 있어.”진홍민은 흥분된 표정으로 계약서를 얼른 낚아채 눈을 반짝이며 살펴보았다.“맞아. 이 계약서는 원본이고 유효해. 양측이 여기 서명만 하면 돼.”“좋아요. 황보대사님이 이렇게 성의를 보이시니 저도 모든 걸 다 쏟아 보겠습니다!”“여러분들에게 주역에서 가장 뛰어난 풍수술과 화자결을 보여드리죠!”말을 마치며 장용호는 호탕한 웃음을 보인 뒤 들고 있던 꾸러미에서 은침 한 개와 붉은 주사 광물을 꺼냈다.“우선 황보정의 온몸에 가득 찬 살기를 제거하여 그녀의 몸을 회복시킨 다음 기력을 보충하도록 하겠습니다.”하현은 장용호의 말을 듣고 흥미로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그러자 장용호는 바로 은침을 쥐고 소독한 후 약간의 주사 광물을 묻힌 후 천천히 황보정의 눈썹 위에 찍었다.이를 지켜보던 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시작부터 틀렸어.”장용호는 이 말을 듣고 미간

  • 재벌 사위면 될까?   4256장

    서류 뭉치에는 하현의 사진과 철인도 완벽하게 찍혀 있었다.진홍민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허! 가짜 증명서인 게 틀림없어!”그녀는 냉소를 연발했다.“이모할아버지, 정말로 이 사기꾼을 믿기로 하신 건 아니죠?”“야! 사기 치려고 별짓을 다하는구나!”진홍민의 비아냥거림에 줄곧 입을 열지 않았던 장용호가 자신만만한 미소를 보이며 앞으로 나왔다.“황보대사님, 어디서 이런 사기꾼을 찾아왔는지 모르겠지만요.”“왜 이런 사기꾼을 믿게 된 거예요? 도저히 모르겠어요.”“전 단지 지금 황보정의 상황은 우리 만세당 말고는 절대로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걸 확실히 말해 두고 싶어요.”황보동은 자신감 넘치는 장용호의 모습을 보며 입을 열었다.“이유가 뭔가?”“이유요?”장용호는 팔짱을 진 채 도도한 표정으로 말했다.“난 주역의 ‘화자결’을 전수받았기 때문이죠.”“세상의 모든 재앙을 다 물리칠 수 있다고요!”‘화자결’이라는 세 글자를 듣고 황보동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뭐라고? 주역?”“그럴 리가 없는데. 주역은 오래전에 전수가 끊겼는데.”“자네 날 속일 셈인가?”황보동이 의아한 눈빛으로 몰아붙이자 장용호는 더욱 의기양양한 눈빛으로 말했다.“우리 할아버지는 얼마 전 진정한 고수에게서 가르침을 받으셨죠. 쉬쉬하며 음성적으로 전해지던 주역의 ‘화자결’을 몽땅 전수해 받았다고요!”“이걸 전수받은 풍수지리사는 죽은 사람도 살릴 수가 있어요!”여기까지 말한 장용호는 세상을 발아래 둔 사람처럼 기고만장하게 턱을 치켜들었다.“내가 보기엔 황보정은 천기를 누설한 죄로 이런 벌을 받은 거예요!”“내가 그녀를 그 업보에서 벗어나게 해 주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입니다.”이 말을 듣고 진홍민이 재빨리 끼어들었다.“이모할아버지, 어서 장 대사님을 오라고 하세요!”“그는 명문가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절대로 남을 속이거나 하지 않을 거예요!”주역의 화자결?하현은 이를 듣고 어이가 없다는 듯 헛

  • 재벌 사위면 될까?   4255장

    진홍민이 적반하장의 자세를 보이자 하현은 그녀를 상대하기조차 싫어졌다.하지만 진홍민은 여전히 기고만장한 모습으로 하현을 문밖으로 내쫓을 태세를 보였다.그때 황보동이 황급히 그녀를 가로막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홍민아, 진정해. 함부로 이러지 마!”황보정도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언니, 나 괜찮아.”“괜찮다니?”“마침 내가 왔기에 망정이지 내가 아니었다면 넌 이미 죽은 목숨이 되었을 거야!”진홍민은 거만한 얼굴로 황보동의 손을 뿌리치며 하현 앞으로 걸어갔다.뺨이라도 한 대 때릴 듯 그녀의 행보는 거셌다.“개자식! 지난번 일은 아직 계산도 안 했어!”“우리 오빠의 일을 다 망쳐 놓고 이제는 감히 내 사촌동생한테까지 손을 쓰려고 해?”“흥! 사는 게 귀찮아?”“퍽!”하현이 손을 쓰기도 전에 옆에 있던 간민효가 갑자기 한 발짝 내디디며 손바닥으로 진홍민을 후려갈겼다.“하현한테 이 무슨 무례한 짓이야! 죽고 싶어?”간민효의 노기 어린 말투와 간 씨 가문이라는 신분에 진홍민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분명 간민효를 잘 알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방금 진홍민의 관심은 온통 하현에게 쏠려 있어서 옆에 있던 간민효의 존재를 발견하지 못했다.간민효가 왜 거기에 있었는지 영문을 알 수 없어 거친 숨을 씩씩거렸지만 진홍민은 감히 간민효에게 뭐라고 대거리를 할 수가 없었다.진홍민은 얼굴을 가리고 표독스럽게 말했다.“이모할아버지, 보셨죠?”“감히 내가 한마디했다고 사람을 때리다니!”“이런 사람을 가만히 두면 안 되잖아요?!”지금 진홍민의 마음은 말할 수 없이 초조했다.하현이 황보정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까 봐 걱정되어서 그런 게 아니다.하현이 황보정의 문제를 해결할까 봐 두려운 것이다.만약 정말로 하현이 황보정의 문제를 해결한다면?그녀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눈독을 들이던 집을 엄한 놈이 차지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하현이 정말로 이백억 집을

  • 재벌 사위면 될까?   4254장

    간민효 일행은 화려한 옷을 입은 남녀들이 회랑에서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화려한 옷을 입은 남녀들 중 무도복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남자가 선두에 서 있는 것이 하현의 눈에 들어왔다.남자는 체구가 약간 왜소했지만 얼굴에는 자신만만함이 가득 묻어났다.자세히 보니 그의 생김새가 장천중과 비슷했다.황보동을 본 젊은 남자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황보대사님, 안녕하세요.”다만 인사를 하는 그의 표정에는 오만한 기운이 가득 풍겼다.“진홍민, 만세당 사람들을 데려왔구만?”황보동은 눈을 가늘게 뜨고 이 젊은 남자를 잠시 위아래로 훑어본 뒤 입을 열었다.“당신이 장 대사의 손자, 장용호인가?”장용호는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황보대사님, 기억력이 아주 좋으십니다. 그저 몇 년 전에 우연히 만났을 뿐인데 절 기억하시다니요!”그러자 진홍민이 희미한 미소를 내걸며 입을 열었다.“이모할아버지, 장용호는 정말 좋은 친구예요!”“그는 풍수지리로는 금정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대단한 실력자예요!”“무엇보다 최근 내공이 훨씬 더 강하고 깊어졌어요!”“내가 정이를 생각해서 특별히 모셔온 사람이라고요.”여기까지 말한 진홍민의 눈동자에 의미심장한 빛이 스치고 지나갔다.“이 친구한테 정이를 한번 보라고 해 보세요. 어차피 지금은 다른 방법도 없잖아요?”황보동은 오만한 미소로 당당하게 서 있는 장용호를 바라보며 말했다.“솔직히 말하자면 자네 할아버지가 이미 손을 써 보았다네.”“하지만 실력이 모자라서 더는 어떻게 할 수 있다며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했네.”“그리고 자네, 할아버지의 재주를 90% 이상을 전수받았다고 해도 아마 내 손녀를 치료할 수는 없을 거야.”황보동은 자신감에 가득 찬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내가 이미 하 대사를 불렀거든.”“하 대사가 나서면 모든 게 다 해결될 거야.”황보동은 분명 만세당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듯했다.금정 제일의 풍수사라 불리는 장천중은 아무것도

  • 재벌 사위면 될까?   4253장

    ”돈 한 푼 안 들이고 우리 집을 산다고요?”황보정은 약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할아버지, 그게 무슨 뚱딴지같은 말이에요?”황보동은 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우고 바로 좀 전에 있었던 일을 말했다.아무리 총명한 황보정이라고 해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반신반의하던 그녀는 하현의 얼굴을 볼 수는 없지만 그의 숨결과 목소리를 들어 보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그런데 이 젊은 남자가 할아버지를 제압한 풍수대사라고?무슨 그런 농담을?!하지만 황보정은 평소 도도한 할아버지의 성품으로 봤을 때 하현이 정말 능력이 뛰어나지 않았더라면 절대 할아버지의 눈에 들었을 리가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이런 생각이 스치자 황보정의 표정이 변하기 시작했다.하현은 더 이상 가타부타 설명하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안녕하세요. 하현이라고 합니다.”황보정은 하현에게 말했다.“하 대사님을 알게 되어 기쁩니다.”“다만 하 대사님은 절대 부담 가지지 마세요. 전 이미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요.”“저는 천기를 누설해서 이런 벌을 받았어요.”황보정은 자신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천기누설? 그래서 벌을 받았다고요?”하현은 옅은 미소를 보이며 담담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부담 느끼지 않으니까요.”황보정은 잠시 할 말을 잃은 듯 뜸을 들였다가 입을 열었다.“하현, 그게 무슨 뜻이에요?”하현은 온화한 얼굴로 말했다.“그러니까 내 말은 이건 업보나 벌이 아니라는 거예요. 내가 해결할 수 있다는 거죠.”황보동은 하현의 말을 듣고 얼떨떨한 표정으로 말했다.“하 대사, 정말 할 수 있겠는가?’예전 같았으면 절대 믿지 않았을 것이다.심지어 무당이 아닌가 의심했을 것이다.국내외 내로라하는 대사들에게 조언을 구했지만 결과는 처참할 정도로 속수무책이었다.그런데 하현에게 방법이 있다고?이게 정말 가능한 일인가?하지만 하현이 조금 전까지 보인 행동으로

  • 재벌 사위면 될까?   4252장

    집복당 후원과 앞뜰을 잇는 긴 회랑.회랑 양옆에는 연못이 있었고 연꽃 사이를 숨바꼭질하는 금붕어들이 평화롭게 헤엄치고 있었다.이곳은 비록 오래되었지만 유명한 정원과도 맞먹는 유려한 풍광과 격조가 느껴졌다.아름드리나무가 테두리를 따뜻하게 감싸고 있었고 연못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작은 다리,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고즈넉한 정자, 단단한 선비의 기상이 넘치는 바위 정원, 그 사이를 유유히 유람하는 맑고 고요한 물줄기.더운 여름에도 이곳에서는 상쾌하고 서늘한 바람이 일렁거려서 무릉도원과도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가운데 있는 정자에는 흰색 긴 치마를 입고 단정하게 하나로 머리를 묶은 화장기 없는 여자가 있었다.그녀는 손에 나침반을 들고 있었는데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이었다.그녀의 곁에는 오래된 죽간이 있었는데 그 위에는 촉감으로 글을 읽을 수 있도록 칼로 빼곡하게 글자를 새겨 놓았다.눈이 멀고 온몸에 힘이 빠져도 글과 그림을 향한 열정은 조금도 사그라들지 않은 것 같았다.이 모습을 보고 있자니 하현의 눈에서는 절로 뜨거운 기운이 솟아올랐다.요즘 젊은 여자들 대부분은 겉모습을 꾸미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어서 미인이란 미인은 도처에 널렸다.하지만 이렇게 기품 있고 우아한 여자는 찾기 어렵다.“할아버지, 정말 우리 집복당을 팔 생각이세요?”발자국 소리를 들은 듯 뭔가를 눈치챈 황보정이 한숨을 내쉬며 어두운 표정을 말했다.“저는 병에 걸린 것이 아니라 천기를 누설한 업보로 이렇게 된 거라고 말했잖아요?”“조상님들이 물러주신 이 집복당을 판다고 해도 내 병을 고쳐줄 사람을 구할 수 없어요. 다 헛수고라고요.”“그러니까 할아버지, 나중에 죽어서 조상님 뵐 낯도 없어서 전전긍긍하시지 말고 이쯤에서 그만두세요. 제발 부탁이에요.”황보정은 글과 그림에 대한 열정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가장 중요한 착한 마음씨와 효를 심성에 장착하고 있었다.그래서 하현은 그녀를 더욱 좋아하게 되었다.“정아, 넌 내 하나밖에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