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든 별장을 떠나는 하현의 얼굴이 냉담하게 가라앉아 있었다.그는 자신이 한 말이 하문준을 적잖은 충격에 빠뜨렸을 거라는 걸 잘 안다.아마 하문준은 하수진을 자신의 자리에 앉힐지에 대한 고민조차 한 적이 없을 것이다.이제 하현이 하수진을 거론했으니 하문준이 마음만 먹는다면 노부인의 생신날 큰일을 벌일 수도 있다.항도 하 씨 가문 노부인의 생신날에 전혀 관심이 없던 하현은 당난영을 찾아가 초대장이라도 받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어찌 되었건 그런 큰 사건은 아무 곳에서나 볼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하현이 이런 생각에 빠져 있을 때 갑자기 차 번호가 없는 도요타 엘파 한 대가 그의 곁에 멈춰 섰다.뒤이어 뒷문이 열리며 제복을 입은 단발머리 여자가 싸늘한 표정으로 내렸다.그녀의 손에는 여러 각도에서 찍은 하현의 사진이 담긴 태블릿 PC가 들려 있었다.그녀는 사진을 보았다가 다시 고개를 들어 하현을 바라보며 확인한 후에야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맞죠?”“항도 하 씨 가문 셋째 어르신이 당신을 만나고 싶어 하십니다.”“어서 차에 올라타시죠.”“셋째 어르신?”하현은 의아한 눈빛으로 여자를 쳐다보았다.옷자락에 꾸깃꾸깃한 주름이 져 있는 걸 보니 이미 여기서 오래 기다린 듯했다.줄곧 하현이 나타나기를 기다린 것이다.“셋째 어르신이 누구죠?”냉담한 표정의 여자는 천천히 하현에게 다가와 말했다.“당연히 항도 하 씨 가문 하문천 어르신이죠!”“하문천? 항도 하 씨 가문 셋째 아들?”“하구봉의 아버지?”하현은 매우 의아해하며 말을 이었다.“그가 설마 날 죽이려는 건 아닐 테고 도대체 왜 날 보자는 겁니까?”“아니지, 설마 날 죽이려고 기회를 보고 있는 겁니까?”제복을 입은 여자는 침착하고 조용하게 입을 열었다.“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저 당신에게 조용히 차를 한 잔 대접하고 싶을 뿐이라고 전하셨습니다.”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잔치에는 즐거운 잔치가 없고 모임
항도 하 씨 가문 셋째 아들, 하문천.하문천은 응접실로 들어오자마자 하현에게 눈길을 돌리며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맞지? 아주 요즘 대단하던 걸.”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아무런 망설임 없이 손에 있던 시가에 불을 붙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어르신, 농담도 잘 하십니다.”“나 같은 인물이 감히 어르신 앞에서 대단하면 얼마나 대단하다고 그러십니까?”“과분한 평가십니다.”하문천의 눈매가 살짝 들썩이는 걸 보니 아마도 그는 하현이 이렇게 당당하게 되받아칠 줄은 생각지 못한 모양이었다.그러자 하문천은 안색을 가다듬은 뒤 하현의 맞은편에 앉아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젊은 나이에 강남 하 세자가 될 만하군.”“용문 내부에서도 아주 쉽게 높은 자리에 올랐다지?”“난 적어도 당신 나이에 그렇게 높은 자리엔 못 올라갔어.”“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아주 독보적이야.”“심지어 내 불효자보다도 당신이 한 수 위였으니까!”불효자라는 세 글자에 하현은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당신에 관해선 아주 많은 소문을 들었어.”하문천은 차가운 얼굴의 여자에게 나가라는 손짓을 하며 눈을 가늘게 뜨고 말을 이었다.“당신이 그날 미야타 신노스케를 죽일 수 있었던 것은 남양의 전신 양제명이 당신의 뒤를 받쳐주었기 때문이었지. 그 기세로 미야타 검객을 제압한 것이고.”“텐푸 쥬시로도 당신 앞에서 기도 못 펴고 물러났어. 알고 보니 양제명도 그 자리에 있었다더군.”“그래서 난 궁금했지. 양제명이 뒤를 받치고 있어서 그 사람들을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당신이 대담하게 행동했기 때문인지 알고 싶었어.”‘대담하게'라는 말을 내뱉을 때 하문준의 눈빛이 예리하게 하현을 쏘아보았다.그는 마치 하현의 모든 마음과 비책을 꿰뚫어 보려는 듯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어르신은 고위층에 계신 분이고 가지지 못할 것도, 하지 못할 것이 없는 분이시니 한번 맞춰 보시
”왜 그렇습니까? 아, 오늘 어르신이 특별히 가르침을 주시려고 날 부른 겁니까?”“그리고 날더러 가만히 쭈그리고 있으라고 하려고요?”하현의 가시 돋친 말에 하문천은 소파에 허리를 깊숙이 묻은 채 눈을 가늘게 떴다.내륙에서 온 병왕이 남양인을 등에 업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날뛴다!하문천은 재빨리 하현을 파악했고 갑자기 오른손을 들어 누군가를 향해 손짓했다.곧바로 응접실 문이 열리고 검은 옷을 입은 세 명의 경호원들이 각자 나무 쟁반을 들고 들어왔다.하문천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바라보며 덤덤하게 말했다.“오늘 내가 오라고 한 것은 당신을 가르치기 위해서도 아니고 복수를 위해서도 아니야.”“난 서로 윈윈하기를 바라. 모두들 자기 이익을 위해서 하는 일이니까.”“서로 만족하는 결과를 얻기만 하면 돼.”말을 하는 도중 하문천은 손가락을 딱 튕겼다.경호원 중 한 명이 앞에 놓인 나무 쟁반의 붉은 천을 들추었다.그 위에는 많이 부식된 책 한 권이 놓여 있었다.“무학 성지에서 내려오는 수련집이야. 비록 반 권뿐이지만 당신이 돌파구를 마련하여 전신의 경지에 오르는 데 충분히 도움이 될 거야.”“이 물건은 우리가 만난 기념으로 내 선의를 대변해 당신에게 주는 것이니 부디 사양하지 말고 받아.”하문천이 말을 마치자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이 싸늘한 표정으로 나무 쟁반을 하현 앞에 놓았다.하현은 조심스러운 눈빛으로 앞에 놓은 물건을 바라보았다.하문천의 큰 구상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부자는 망해도 삼 년은 간다더니!항도 하 씨 가문이 5대 문벌 중 최하위라고 해도 그들은 보통 사람들이 범접할 수 없는 역량을 가지고 있었다.“이런 귀한 물건을 보게 되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하현이 웃으며 감탄했다.그러자 하문천이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말하지 않았나? 우리 모두 윈윈하는 일이라고.”그가 다시 손을 흔들자 다른 경호원이 두 번째 나무 쟁반을 가져와 붉은 천을 들추었다.이번에는 빨
요약하자면 하문천은 당난영 사건으로 인해 하구봉이 항도 하 씨 가문에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꼴을 절대 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하구천이 문주를 압박하는 데 실패하자 하문천은 칼을 쓸 준비를 했다.“하현, 나도 알아. 이렇게 하면 당신이 당난영 앞에서 난감한 처지가 된다는 걸.”“하지만 당신의 눈앞에 전쟁의 신이 될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어. 그리고 당신은 나 하문천과 끈끈한 우정을 나눈 사이가 되는 거야.”“당신이 딱 한마디만 해 주면 돼. 그것뿐이야!”“기회는 놓치면 다시 오지 않아!”하현은 하문천의 제안에는 답하지 않고 웃으며 마지막 나무 쟁반을 바라보았다.“그럼 저 마지막 쟁반에는 또 뭐가 있는 겁니까?”“뭐가 들어 있는 거죠?”가장 중요한 물건과 비장의 카드는 항상 마지막을 장식한다.그래서 하현은 하문천이 마지막으로 무엇을 내놓을 수 있는지 또 자신에게는 무엇을 요구할지 궁금했다.“지분 양도 계약서. 10건이야.”하문천은 마지막 쟁반을 하현 앞에 놓았다.“이 지분은 항성에서 가장 큰 10개 상장회사에서 나온 거야. 이 지분을 가지고 있으면 당신은 곧바로 항성에서 최고로 영향력 있는 인물의 반열에 오르는 거야.”“항성 S5가 되는 거지!”하현은 박수를 치며 담담하게 말했다.“정말 큰손은 다르시군요!”“이 주식을 모두 합치면 수천억은 족히 될 것 같은데요.”“그런데 이렇게 많은 걸 받으면 또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할지 정말 가늠도 안 되는군요.”“간단해.”하문천이 빙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내 수중에는 십 년 전 그 일에 대한 증거가 있어.”“그 증거로 나 하문천의 집을 제외한 나머지 항도 하 씨 가문 모두가 십 년 전 그 일에 개입했다는 걸 증명할 수 있지!”“그러나 그 증거는 절대 내 손에서 흘러나가선 안 돼.”“난 그 증거가 당신 손을 통해 흘러나가서 합당한 방법으로 하문준과 당난영의 눈앞에 드러나기를 바라네!”“이 일이 성사되기만 한다면 당신은 명실상부 항성 S5가
”아 참, 당신이 양제명의 손녀와 사이가 좋다는 말도 들었어.”“당신의 현재 신분으로는 남양 전신의 손녀와 어울리기엔 좀 부족하지.”“하지만 당신이 일단 항성 S5가 되면 신분에선 더 이상 아무 문제가 될 것이 없어지지.”“이 세상에 어떤 여자가 스스로 우뚝 선 항성 S5를 거부할 수 있겠어?”하문천은 마치 윤기나는 잘생긴 말을 보듯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항성과 도성 전체에서 자신만이 하현의 진가를 알아볼 수 있다는 듯 의기양양하기까지 했다.하문천의 말을 듣고도 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이었다.하문천이 제시한 조건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하문천을 바라보며 웃었다.“어르신, 모두가 성인입니다. 세 살짜리 아이라면 그 말에 속겠지요.”“하지만 나를 속이긴 아마 어려울 겁니다.”“난 이런 음모나 속임수를 쓰는 것을 줄곧 싫어했거니와 항성 S5네 뭐네, 평생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네 어쩌네 하는 건 모두 당신이 날 속이기 위한 구실이라는 걸 이미 간파해 버렸어요.”“일단 내가 정말로 당난영에게 소식을 전한다면 성공적으로 항도 하 씨 가문은 내란에 휩싸이게 될 것이고 그 틈에 하구봉은 상석을 차지하겠지요.”“그렇다면 그가 집권한 후 가장 먼저 할 일은 뭘까요? 항성 S5인가 뭔가를 키워서 힘을 실어 줄까요? 아니요, 절대 아닐 겁니다.”“나를 죽이려 하겠지요.”“어떻게 그런 비밀을 남의 손에 가만히 놔두겠어요?”“당신들은 절대 나 같은 외부인을 믿지 않을 겁니다. 설령 내가 이 비밀을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하더라도 당신들은 날 죽여야 안심할 거예요. 산 사람의 입은 절대 믿지 못할 테니까요, 안 그렇습니까?”하현은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거침없이 말한 뒤 강경한 얼굴로 하문천을 바라보았다.하현의 말에 너무 놀란 하문천은 잠시 넋을 잃은 듯 멍하니 서 있었다.젊은 나이에 이렇게 깊고 멀리 볼 수 있는 눈과 머리를 가졌다니!정말 놀라울 따름이었다.게다가
하현은 탁자에서 핸드폰을 집어 들어 슬쩍 눈길을 준 후 엷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어르신은 이익을 위해서 딸까지 팔 수 있군요. 정말 대단하십니다.”“저더러 사위가 되라구요?”“내가 원하는지 원하지 않는지는 차치하고라도 아마 내가 어르신의 사위가 된다면 철저하게 이용당하고 결국 두 손 두 발이 다 묶인 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파멸하고 말 거예요.”“친족의 관계라는 점을 앞세워 내 입을 틀어막는 게 고작 생각해 낸 미봉책이십니까?”“따님은 또 어떻구요? 모르는 사이 팔려가 버렸군요, 네?”“부잣집에는 정이 없다는 말, 예전에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똑똑히 알 것 같아요.”하현은 ‘탁'하고 핸드폰을 탁자 위에 내려놓은 후 단호한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안타깝게도 전 비열한 소인배와는 협력할 생각이 조금도 없습니다.”“거절하겠습니다.”“퍽!”하문천은 얼굴 가득 노기 어린 표정으로 갑자기 탁자를 내리쳤다.“하현, 정말 날 이렇게 실망시킬 셈인가?”“이런 기회라도 붙잡으려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용을 쓰는지 알아?”“난 당신에게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줬어. 사위까지 삼으려고 했다고. 그런데 당신은 이런 소중한 기회를 주제도 모르고 뻥 차버리는 것도 모자라 날 함부로 모욕해?”“당신 스스로 선을 넘었다고 생각하지 않아?”하문천이 말을 하는 동안 그 단발머리의 차가운 여자와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 몇 명이 매서운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그들은 세상 물정 모르는 한심한 사람을 보듯 하현을 쏘아보았다.다른 사람들은 평생 구하려고 해도 구하지 못할 어마어마한 복덩이를 눈앞에 두었는데도 뻥 차버리다니!죽는 게 뭔지 모르는 애송이가 틀림없다.“선을 넘었다고요?”하현은 헛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사실 난 더 심한 짓도 할 수 있어요.”“이를테면 당난영 부인에게 가서 모든 것을 일러바칠 수도 있죠.”“옳고 그름은 당난영 부인과 문주께서 잘 판가름해 주실 겁니다.”“
하문천은 가늘고 긴 시가를 한 모금 깊게 빨아당기고는 분통을 뿜어내듯 연기를 내뱉었다.“당신한테 어떻게 말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군, 허!”“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날뛴단 말이야?”“젊음이 그렇게도 기세등등한 것인가?”“하지만 어찌 되었든 간에 오늘 난 당신에게 본보기를 보여주어야겠어.”“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걸 똑똑히 알게 해 주지!”하문천은 더 이상 사람 좋은 장사꾼 행세는 집어치우고 탐욕스러운 귀족의 얼굴을 보여주기로 한 모양이었다.한 발도 물러섬이 없는 탐욕스러운 인간 그 자체였다.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정말 여기 있는 저 사람들만으로 날 건드려 보겠다는 겁니까?”“너무 부족하지 않을까요?”“충분해. 그들은 이미 당신 실력을 잘 알고 있어.”하문천은 옆에 서 있는 여자를 돌아보며 말했다.“하설아, 진짜 병왕의 실력이 어떤 것인지 이놈에게 보여줘!”“진정한 병왕 앞에서 그깟 재주는 아무것도 아니란 걸 보여주라고!”“참, 손발을 부러뜨려도 상관없어. 하지만 죽이진 마. 어쨌든 그가 내 요구에 응하기만 한다면 항성 S5가 될 몸이니까.”“내 요구에 응하기만 한다면 언제든지 보내도 좋아.”“알겠어?”“네!”하설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서서 하현의 길을 막았다.하문천은 모든 게 다 결정 난 듯 태연스럽게 시가를 손에 쥐고 덤덤한 표정으로 밖으로 나갔다.하현이 일어서자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 세 명도 걸어 나왔다.그들은 허리춤에 숨겨져 있던 총을 꺼내 보이며 차가운 표정으로 안전장치를 풀었다.“하현, 당신은 절대 여기서 못 나갈 거야.”하설은 눈을 흘기며 하현을 바라보았다.거만하고 도도한 모습이었다.“떠나고 싶으면 어르신에게 약속해. 그러고 항성 S5가 되는 거야!”“어서 어르신의 조건을 받아들이는 게 좋을 거야. 알아들었어?”하현은 희미하게 미소 지으며 하설을 위아래로 훑어본 뒤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말
”탕!”총알이 날아다니며 포탄 냄새를 살벌하게 풍겼다.조금도 주저하거나 여지를 남겨 두지 않은 단호한 한 방이었다.지금 하설이 해야 할 일은 하현의 목숨을 붙여 놓는 것이었다.그녀의 손놀림은 빨랐다.하지만 안타깝게도 하현의 손놀림은 더 빨랐다.하설이 방아쇠를 당기는 것과 거의 동시에 하현은 몸을 날려 그녀의 몸을 밀쳤다.“펑!총알이 오발되어 천장을 향했다.그러자 하설의 몸은 날아올라 책장에 그대로 부딪혀 눈코입에서 피가 흘러내렸고 갈비뼈가 부러졌다.그녀의 손에 들려 있던 총도 날아올라 그녀의 손이 닿지 않는 허공을 맴돌았다.“절정의 병왕이라고? 이게?”하현은 짐짓 실망스러운 듯 얼굴을 찌푸렸다.하현의 말에 하설은 순식간에 얼굴이 일그러졌다.그러나 하현은 그녀를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총재실을 떠났다.그리고 유유히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건물 입구에 도착했다.“누구야?!”“뭐 하는 놈이야?!”한 무리의 경호원들이 인기척을 듣고 그를 막으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하현은 경호원들 사이를 빠져나가 얼른 마이바흐 뒤로 몸을 숨긴 뒤 방아쇠를 당겼다.닫혀 있어야 할 차 문이 열리며 하문천의 얼굴이 드러났다.차체에 방탄 기능이 없었더라면 아마 하문천은 지금쯤 피범벅이 되어 쓰러졌을 것이다.하문천을 죽이지 못한 것을 발견하고서 하현은 어깨를 으쓱했다.하현은 달려오는 경호원들을 향해 거침없이 방아쇠를 당겨 그들을 쓰러뜨렸다.그리고 나서 그는 눈을 흘기며 하문천을 바라보았다.“어르신, 운이 참 좋으시군요. 방금 그 한 발이 당신을 피해가다니!”“하지만 다음번엔 이렇게 운이 좋지만은 않을 겁니다.”하문천은 안색이 확 굳어졌다.하현의 실력에 적잖이 놀란 것이 틀림없었다.하문천은 하현이 감히 자신을 향해 주저하지 않고 총을 쏜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또 한편으로는 최고 병왕인 하설이 하현을 처리하지 못한 것에 뒷목이 서늘해졌다.이 두 가지 일은 모두 그의 예상을 벗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