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 너 은혜를 모르는 구나!”“우리는 천도 전신과 대장의 체면을 봐서 너와 이런 것들을 따지지 않은 거야!”“네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은 포기하는 거야!” “정말 누구도 끝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넌 누가 먼저 죽을 거 같아?”방수미는 지금 극도로 안 좋은 기색으로 이를 갈며 입을 열었다. 그녀는 오늘 원래 하현이 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보고 싶었다. 결국 당천도의 등장으로 하현은 일말의 위기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과 용천웅을 땅에 짓밟아 버렸다. 10대 최고 가문 출신이 연경 방가의 방수미로 말할 것 같으면 결코 납득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현 이 데릴사위가 다른 사람들의 권세를 등에 없고 계속 위세를 떨치고 거드름을 피울 수 있는 것인가!그가 그럴 자격이 있는가!?이때 하현이 이해를 못해 이성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계속해서 용천웅과 방수미를 도발하다니, 방수미는 그의 얼굴을 한 대 때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어쨌든 방수미의 생각으로 하현 같은 풀 뿌리는 그들과 같은 거물들과는 결코 비교할 수 없는 존재였다. “너 나를 가르치려고?”하현은 가타부타 뭐라 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이 방수미가 정말 이 지경까지 됐는데도 자신을 가르치려고 하다니?방수미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이게 다 너 잘되라고 그러는 거야!”“전에는 장 어르신과 임 선생님을 믿고 거들먹거리더니, 지금은 또 당 전신을 믿고 우리 앞에서 뻐기고 있네!”“근데 네가 무슨 실력이 있는지, 무슨 힘이 있는지 네 스스로 조금도 생각을 못 해봤어?”“너 같은 풀뿌리는……”“닥쳐!”하현은 방수미가 다시 무슨 말을 하려는 데 듣기가 귀찮은 표정으로 말을 끊었다. 방수미는 마치 누군가에게 목이 졸린 오리처럼 목소리가 뚝 끊겼고, 얼굴은 벌겋게 상기되어 더 없이 안 좋은 기색으로 말문이 막혀 죽을 뻔했다. 하현은 그녀를 외면하고 눈을 가늘게 뜨고 용천웅을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두 손, 두 발이면 이번 일은
세 여자들이 보기에 이때 하현은 머리에 물이 차서 허황된 망상을 하고, 미치도록 날뛰는 것처럼 보였다. 이런 사람은 관을 보지 않고는 눈물을 흘리지 않고, 황하에 가지 않으면 죽음을 모르는 사람이다! 그를 죽여야만 그는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풀뿌리 하나가 그들 같이 권력을 가진 귀하신 분들의 자제들을 도발하다니!?당천도가 이렇게 날뛸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뒤에 있는 전신의 신분, 전설의 대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너 하현은 뭐에 기댈 건데?대구 정가에 기대려고? 기둥서방 실력으로?진주희조차도 하현의 실력은 믿을 수 있었지만 조금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쾅______”용천웅은 군말 없이 간격을 좁히며 한 발로 걷어 차 맹렬한 기세로 쓸어버리려고 했다. 이것이 전설의 무영다리이다. 속도가 아주 빠르고 맞으면 가슴뼈까지 부러뜨릴 수 있었다. 지금 용천웅은 당천도에게 받은 화를 하현에게로 발산하려고 한 것이 분명했다. 그의 목표는 분명했다. 하현을 죽이지 않고 불구로 만드는 것이었다. “죽어라. 이 쓰레기야! 데릴사위!”용천웅은 마음 속으로 비웃으며 살기를 띠고 있었다. 하지만 하현은 상대편의 벼락 같은 일격에도 담담한 기색이었고 조금도 움직일 마음이 없었다.방수미와 사람들은 이 광경을 지켜보고 하현이 아주 놀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럴 만도 했다. 하현이 인도의 암살 대사는 제압할 수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어떻게 강철대 부지휘관의 적수가 될 수 있겠는가?이 쌍방은 결코 같은 급이 아니었다! “퍽______”머지않아 한 발이 곧 날아갔다. 방수미, 이은미 등 사람들은 동시에 연이어 비웃었다. “당 전신, 봤지?”“이것이 바로 네가 감싸고 있는 사람이야!”“이런 사람을 네 형님이라고 부르고 싶어? 너는 네 체면이 구겨지는 게 무섭지도 않아!?”다들 비꼬는 얼굴로 하현이 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지켜보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퍽______”그러나
“하현은 데릴사위 아니야?”“그가 용문 대구 지회장 신분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용문은 용가 소속이잖아?”“용가의 하인이 감히 용천웅을 도발하다니?”“게다가 이렇게 많은 병부 사람들 앞에서 화기를 쏘다니……”“이 사람, 죽으려고 작정을 했나?”이시카와 유키코는 이 장면을 지켜보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이 남자가 앞으로 그녀의 악몽이 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너무 독하다! 독하기로 소문난 섬나라 사람이라 해도 비슷한 인물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사실 다른 사람들은 물론이고, 용천웅 자신 조차도 충격을 받아 실성할 정도였다.그는 이것이 어떻게 된 일인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자신은 최선을 다했는데 결국은 하현에게 뺨을 맞고 날아갔다고?그리고 하현이란 놈은 당천도의 화기를 가지고 쉽게 자신의 사지를 부러뜨렸다! 그에게 어떻게 이런 배짱이 있을 수가!?지금 용천웅은 마음속에 의혹이 가득 찼고 계속해서 떨렸다. 하현의 담력은 비범했고 상상을 초월했다. 그는 이때 하현이 오른손을 움직였다간 정말 자신의 머리가 깨질까 봐 두려웠다. 하지만 이때 화살이 활시위에 놓여져 있어 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용천웅은 안색이 변한 후에야 매섭게 말했다. “하씨, 너 지금 네가 뭘 하려고 하는 지 알아야 돼.”“내 병부 신분이든, 용가 신분이든, 네가 나를 이렇게 대하다간 죽을 거야!”“너 능력이 있으면 오늘 날 죽여봐. 그렇지 않으면……”“펑!”하현은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용천웅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전력을 다해 머리를 한쪽으로 돌렸다. 총알이 그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 그의 뒤쪽에 있던 벽에 구멍을 하나 남겼다. 하마터면 그는 하현에게 직격탄을 맞을 뻔했다. 용천웅의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흘러내렸고, 그는 부르르 떨며 더듬거리며 말도 거의 내뱉지 못했다. “왜? 너 대단하다며?”“죽는 것도 안 무서워한 거 아니야?”“왜 피했어?”하현은 비꼬는
하현은 웃으며 생수 한 병을 꺼내 던져주며 말했다. “천도야, 내 앞에서 너무 그렇게 딱딱하게 굴 필요 없어.”“넌 지금 대구 병부 부총지휘관이잖아. 나는 일개 평민에 불과해.” “내 앞에서 경례하다가 들키면 네 체면이 구겨져.” 당천도는 진지하게 말했다. “대장님, 농담이시죠? 한번 대장님의 병사는 평생 대장님의 병사입니다.”당천도의 모습을 보고 하현도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앉으라고 손짓을 한 후에야 담담하게 말했다. “오늘 제때에 왔네. 원래는 너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는데 방수미가 규정을 어기는 바람에 이렇게 됐네. 나를 탓하지 마.”당천도는 숙연한 얼굴로 말했다. “대장님, 제 부하는 대장님의 부하입니다!”“대장님이 우리를 쓰시려고 하시는 건 저희 병사들에게는 큰 복입니다!”“기회를 마련해서 대구 병부에 오셔서 한 수 가르쳐 주세요!”“그들에게는 불길한 징조가 되겠죠!”하현은 웃으며 말했다. “좋아. 일을 마치고 나면 대구 병부에 한번 들를게.”“그리고 노심태에게 전해. 용천웅 같은 사람을 쓸 거면 책임지고 자리에서 물러나라고.”“네!”당천도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약간 걱정스러운 듯이 말했다. “대장님, 제가 전에 제 큰 형님에게 소식을 받았는데, 대장님께서 대구 쪽에 오셔서 신분을 드러내지 않으신다고 들었습니다.”“그래서 지금 그 사람들은 대장님의 신분을 모릅니다.”“예를 들어 방현진은 오늘 일로 대장님에게 복수할 기회를 찾을 게 분명합니다.”“반드시 조심하셔야 해요!”“무슨 일이 생기든 전화 한 통화만 주시면 저와 제 부하들 3천 명을 데리고 가겠습니다.”하현은 웃으며 말했다. “오늘 용천웅이 권력을 휘두르지 않았으면 난 너에게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을 거야.”“내 말을 명심해. 병부가 존재하는 이유는 나라를 지키는 것이지 아무 사람의 무기가 되는 게 아니야!”……다음 이틀 동안 대구 전역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조용했다. 하
용문 대구 지회 답례 만찬이 곧 시작됨과 동시에. 연경 국제 공항에는 몇 대의 도요타 센추리가 귀빈 공항에 주차되어 있었다. 방현진은 차에 기대어 아무 걱정 없이 길고 가느다란 시가에 불을 붙이고 숨을 길게 내쉬고 있었다. 이번에 하현을 상대한 일련의 수법은 아무런 이득이 없었을 뿐 아니라 용천웅은 불구가 되어 연경으로 돌려 보내 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방현진에게는 누군가가 자신 앞에서 자신의 얼굴을 때린 것과 같았다. “왜요? 방 도련님, 머리가 아프세요?”그림 같이 예쁘장하게 생긴 여인이 짧은 치마를 입고 우아한 분위기를 풍기며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요괴급 미녀였다. 어떤 남자라도 그녀를 보면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울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금정 김 씨, 김윤아. 그녀는 남원에 있을 때부터 하현과 설은아와 인연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지금 방현진 곁에 나타날 줄은 아무도 몰랐다. 게다가 방현진과 지위가 비슷해 보였다. 방현진은 애인을 쳐다보는 듯한 얼굴로 눈을 가늘게 뜨고 이 우아한 여인을 바라보며 웃으며 말했다. “천웅의 일은 내 책임이지만 우리 용 도련님이 이해해줄 테니 당연히 큰 문제는 없을 거고, 골치 아파할 필요도 없을 거야.” “하현 이 데릴사위가 이렇게까지 잘 지낼 수 있다는 게 꽤 놀랍네.”“난 오늘 밤 용문 대구 지회 답례 만찬에서 그에게 분명한 태도를 보일 거야. 그에게 후한 선물을 보내려고. 점점 더 재미있어지겠네……”“어쨌든 우리 같은 신분에게 감히 우리를 도발하는 풀뿌리를 만나기란 쉽지 않지.” “그를 보기 흉하게 죽게 내버려 두지 않고 이렇게 오랫동안 고생하게 해서 미안하네.” 방현진의 눈동자에는 이전에 없었던 분노가 더 많이 담겨 있었다. 처음에 그는 하현이 감히 자신를 도발한다는 것에 분노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그는 하현을 자신이 반드시 짓밟아야 하는 대상으로 여겼다. 하현을 밟으려고 한 이상 사자가 토끼를 잡기 위해 전력을
김윤아는 함박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제 막 권세를 얻은 풀뿌리는 이걸 잊어 버리고 신세를 인맥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거 같아요.”“그래서 많은 풀뿌리들은 두 번째 단계에서 산산조각이 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하현을 오늘 밤 답례 만찬에서 한 발짝 위험한 지경에 빠지게 하면 얼마나 재미있겠어요!”방현진은 눈을 가늘게 뜨고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좋지, 확실히 재미있을 거야……”“용 도련님한테 전화해. 어쩌면 용문 법원을 동원해야 할 지도 몰라……” “용문 내부 사람들이 모두 그를 밟으면 하현이 용문 대구 지회장을 계속 할 수 있겠어?”김윤아는 얼굴에 홍조를 띠며 담담하게 말했다. “저는 그 사람이 계속 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해야만 그는 제가 손을 쓸 수 있는 자격을 가지게 되니까요……”……오후 4시, 하현이 막 외출을 하려고 하는데 전화가 걸려왔다. 하현은 발신자 표시를 보고 어리둥절해했다. 생각지도 못하게 주건국에게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하현은 자기도 모르게 전화를 받았다. 맞은 편에서 이소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하현이야? 너 지금 어디야?”하현은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대성 그룹이요.” “아, 출근 중이구나!”“출근 하지 말고 빨리 정리하고 루 카페로 와. 나랑 주건국 아저씨가 기다리고 있으니까.”이소연은 말을 마치고 하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탁’소리를 내며 전화를 끊었다. 하현은 한동안 이소연과 주건국 부부가 뭘 하려고 하는 지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하현은 오늘 저녁 답례 만찬 때까지는 시간이 좀 남아 있었기 때문에 더 묻지 않고 차를 몰고 루 카페로 갔다. 루 카페는 대구에서 경치가 좋은 찻집이었다. 이곳은 호강과 나가주를 멀리서 볼 수 있어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었다. 그러나 차 한 잔 가격이 만만치 않아 재벌 2세들이나 돈 있고 권력 있는 인물들이나 이 곳에서 차를 마실 수 있었다. 하현은 루 카페에 도착해 주건국의 이름을 댔다.
주건국은 이 말을 할 때 참을 수 없이 힘든 기색이었다. 이소연은 이때 옆에서 놀리는 얼굴로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쳐다보며 말했다. “부인할 필요 없어. 네 장모님이 어제 향산 별장 소유주 그룹에 가입해서 거기서 한 말이야.”“네 장모님이 소유주 그룹에서 자기 두 딸의 결혼 상대자를 찾고 있더라. 정말 놀랐어!”이 말을 꺼내며 이소연은 일종의 화가 치밀어 오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전에 하현이 그들을 데리고 향산 1호 별장을 방문했었는데, 이것은 그들 일가의 얼굴을 찰싹찰싹 때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모든 것의 진상이 밝혀졌다. 풀뿌리는 풀뿌리고, 실오라기는 실오라기다. 이것은 이소연의 기분은 즐겁게 만들었다. 주시현은 옆에서 한숨 섞인 표정이었다. 왕동석은 하현의 정체가 들통나자 입가에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지으며 더할 나위 없이 들떠있었다. 하현은 눈썹을 문지르며 설명할 마음이 없었다. 어쨌든 희정의 그 괴팍한 성격으로 볼 때 지금쯤 향산 별장을 다 들쑤셔 놨을 것이다. 거짓 정보가 퍼진 상황에서는 자신이 어떻게 설명을 해도 소용이 없었다. 그러자 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아저씨, 아주머니, 오늘 제 마음을 달래주시려고 하시는 거라면 전혀 그러실 필요 없어요.”“제 일은 제가 알아서 처리할 수 있어요.”“이거……”주건국은 더욱 난처한 표정이었다. 이소연은 주건국을 한번 훑어본 후에야 차갑게 말했다. “하현, 너 비현실적인 환상은 갖지마. 오늘 우리는 네 마음을 달래주려고 온 게 아니야. 너에게 명확하게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온 거야. 너와 몇 가지를 명확하게 구분을 지으려고.” 하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눈을 가늘게 뜨고 주건국을 쳐다보았다. 주건국은 약간 마음이 내키지 않는 듯 했지만 한숨을 내쉬며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하현이 아직 입을 열기도 전에 이소연은 벌써 왕동석을 가리키며 담담하게 말했다. “왕 도련님은 알고 있을 테지만 넌 모르겠지? 왕 도련님의 삼촌 왕
주시현은 눈빛이 좀 이상했다. 마치 좀 달갑지 않은 것 같았다. 하지만 곧 꽃다운 미소를 지었다. “왕 도련님, 감사합니다.”그녀는 왕동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한때는 변승욱과도 걸치고 있었지만 결국에는 변승욱이 소위 산타 왕이라 불리는 것도 웃음거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에게 있어서는 비교해 볼 때 그녀를 위해 많은 것을 지불한 왕동석이야말로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래서 오늘 왕동석이 오늘 저녁 답례 만찬 초대장을 가지고 주씨 집에 왔을 때 주시현은 이소연의 권유로 그를 받아드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주시현은 하현이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 놈은 전에는 이슬기의 기둥서방 노릇을 했었고, 지금은 아내가 오자 쫓겨 났다. 이런 사람이 왕동석과 어떻게 비교가 되겠는가?천지차이다!왕동석은 마침내 담배를 다 피웠다. 이때 그는 차를 한 모금 마신 후에야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별일 아니에요. 시현씨, 마음에 담아 둘 필요 없어요. 게다가 앞으로 우리는 한 식구잖아요!”“가족은 숨길 게 없으니 말씀 드릴게요. 저는 최선을 다해서 시현씨를 지원할 거예요. 시현씨가 도음 플랫폼에서 최고 인터넷 스타가 되도록 노력할게요.”“예를 들어 오늘 밤 시현씨가 답례 만찬 상황을 라이브 방송으로 내보내면 분명 인기가 폭발할 거예요!”“걱정 마세요. 제가 가져온 초대장은 최고 등급이에요. 시현씨가 그 안에서 라이브 방송을 해도 전혀 문제 없을 거예요!”하현은 왕동석의 의기양양한 말투를 듣고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역시 왕가 사람답다. 이렇게까지 뻔뻔할 수 있다니. 왕화천도 왕동석만큼은 뻔뻔하지 않을 것이다. 하현은 찻잔을 다 비운 후 흥미로운 얼굴로 왕동석을 쳐다보며 말했다. “왕 도령, 그 초대장 네가 주씨 집안을 위해서 가져온 게 확실해?”“그리고 부잣집 도련님이 확실해? 아니면 네 핸드폰을 켜서 내가 한번 볼 수 있을까!?”“하현, 건방지게! 무슨 헛소리야!”이소연은 하현을 노려보며
김나나가 뭐라고 반응하기도 전에 하현은 설은아의 손을 잡고 그 자리를 떠났다.도중에 설은아는 하현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했으나 일이 이렇게 정리되었으니 더 이상 만류할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입을 다물었다.차가 교외로 빠져나왔을 때 하현의 핸드폰이 갑자기 심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언뜻 눈을 들어보니 엄도훈이었다.전화를 받자마자 건너편에서 다급한 엄도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하현 형님! 큰일 났습니다!”하현은 눈꼬리를 살짝 치켜올리며 말했다.“큰일 날 게 뭐가 있어?”엄도훈은 못마땅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고명원 그놈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습니다.”“그는 고성양이 자신의 친아들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바로 그 모자를 죽이려고 했습니다!”“아주 날을 잡아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일 셈이었던가 봐요!”“그런데 오늘 아침에 정홍매와 고성양을 가두어 놓은 곳에 가 보니 이미 아무도 없었다는군요.”“정홍매와 고성양이 아주 사라졌어요!”“이 일은 형님과는 아무 상관이 없지만 어쨌든 폭로가 된다면...”점점 어조가 무거워진 엄도훈은 결국 말을 끝맺지 못했다.“정홍매 모자가 형님한테 폐를 끼칠까 봐 걱정스럽습니다.”하현은 엄도훈의 말을 듣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나직한 목소리로 내뱉었다.“정말 쓸모없는 인간들이군!”정홍매와 고성양이 누군가에게 구출되었다면 그들의 실력이 아주 범상치 않다는 것을 뜻한다.자신을 찾아와 복수할 확률도 크다는 얘기다.자신에게 복수하는 것은 아무 상관없지만 문제는 설은아에게 손을 댄다면 조금 상황이 복잡해진다는 것이다.설은아는 옆에서 지켜보며 하현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이 아닌지 의아해하며 살짝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쾅!”바로 그때 뒤에서 갑자기 트럭 한 대가 무서운 속도로 돌진해 왔다.설은아는 놀라서 제대로 반응도 하지 못했는데 순간 그녀가 몰던 차의 속도가 증가하기는커녕 오히려 느려졌다.“조심해!”하현은 순간적으로 설은아의 몸을 덮친 뒤 핸
하현은 펄쩍펄쩍 뛰는 김나나를 보고 빙긋이 웃었다.“그런 말을 하면 체면이 덜 깎일 것 같아서 그래?”하현의 말을 들은 설은아는 가슴이 철렁해서 급하게 그의 곁으로 다가와 손을 잡아당겼다.“하현, 그만하면 됐어. 그 정도로 해. 나나는 어쨌든 내 친구야.”“김나나, 너도 내 말 좀 들어봐. 이제 그만 하현에게 사과하고 이 일은 그냥 넘어가면 안 돼?”그녀는 하현이 이런 식으로 김나나를 몰아붙이는 건 결국 문제를 더 크게 만든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녀의 호의가 김나나의 눈에는 하현을 비호하려는 의도로 보였다.김나나는 콧대를 한껏 치켜세우며 차갑게 말했다.“설은아, 이 쓰레기한테 사과하라고? 너 머리에 물 들어갔어?”“사과를 하라니?”“그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야!”김나나의 말에 주위에 있던 예쁜 여직원들이 피식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다들 하현을 무시하는 기색이 역력했다.하현이 너무 잘난 척한다고 생각한 것임이 틀림없다.하현은 김나나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눈을 가늘게 뜬 채 조 행장을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보였다.“조 행장님은 끝까지 내 말을 무시할 생각인가 봅니다.”“강남에 있는 천일그룹은 멀리 떨어져 있어서 금정까지 손을 뻗칠 수 없는 건 사실이죠.”“영향력이 부족할 수 있죠.”조 행장도 이에 맞장구를 쳤다.“확실히 영향력은 떨어지죠.”“그럼 이러면 어떻습니까? 이래도 부족합니까?”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명함 한 장을 꺼내 조 행장 앞에 툭 내던졌다.금정 제일 풍수지리사, 장천중.조 행장의 얼굴빛에 살짝 균열이 생겼다.“이래도 부족하냐고 물었습니다.”“조 행장님, 뒷배가 아주 든든한가 봅니다.”하현은 마지막 명함을 꺼내 조 행장의 눈앞에 철썩 내리쳤다.보는 것만으로도 간담이 서늘할 그 이름, 간민효라는 석 자가 명함에 박혀 있었다.이를 본 순간 조 행장은 온몸을 부르르 떨며 휘청거리기까지 했다.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다만 그녀는 이를 악물고 버티면서도 조 행장의 표정을 보고 사과하지 않으면 상황이 곤란해진다는 걸 알게 되었다.“미안해.”“미안하다고?”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날 조롱하고 모욕했으며 내 아내를 불러서 내 체면을 뭉개버리려고 했지.”“지금 와서 마지못해 사과하면 모든 것이 다 없던 일로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정말로 사과 한마디로 해결될 것 같냐고?”김나나는 눈썹을 잔뜩 찌푸리며 차갑게 내뱉었다.“하현! 설령 이 돈이 당신 계좌에 있다고 해도 결국 빌린 돈일 뿐이잖아!”“돈을 빌린 것뿐이야! 결국 갚아야 되는 돈이라고! 알기나 해!”“자기가 정말로 뭐 거물이라도 된 줄 아는 모양이지?!”“적당히 해!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날뛰는 꼴이라니!”설은아는 잠시 망설이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됐어. 이건 오해였어.”“나나는 김 씨 가문 사람이니까 화해한 걸로 치고 좋게 생각해.”“김 씨 가문 사람?”하현은 헛웃음을 지었다.“김 씨 가문이든, 간 씨 가문이든 내 앞에서 함부로 행동할 자격은 없어!”그는 말을 하면서 조 행장을 쳐다보았다.“조 행장님. 제가 기회를 드렸는데도 당신들은 잘못을 진심으로 인정하지 않는군요.”“그렇다면 다시 한번 선택의 기회를 드리죠.”“지금 이 자리 당신이 꺼지든지, 아니면 저 여자가 꺼지든지.”“결정하시죠!”김나나는 죽일 듯이 하현을 노려보았다.“당신 뭐 잘못 먹었어?”“정말 당신이 뭐 대단한 거물이라도 된 줄 알아?”“내가 꺼지든지, 아니면 행장님이 꺼지든지 하라고?!”“허! 드라마는 아주 많이 본 모양이지! 어디서 갑질 회장님 흉내를 내려고 해?!”설은아는 의아한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이 천일그룹을 이용해 이들을 밀어붙이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전화 한 통으로 끝날 일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조 행장은 천일그룹을 경외시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마냥 두려운 대상은 아니었다.어쨌든 천일그
”뭐라구요?”김나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안색이 말할 수 없이 일그러졌다.“행장님, 뭔가 잘못 알고 계신 거 아니에요?”“우리가 알고 있는 그 천일그룹이 하현한테 이천억을 보냈다구요?”“그럴 리가요?”“말도 안 돼요!”조 행장은 싸늘해진 얼굴빛으로 차갑게 입을 열었다.“하현 이 사람은 당당한 풍채에 실력까지 갖춘 사람으로 보입니다. 그러니 천일그룹 회장님도 믿고 돈을 보낸 거겠죠!”“하 세자가 하현에게 이천억을 빌려준 건 절차상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말도 안 돼요!”김나나가 버럭 화를 냈다.“데릴사위이자 여자한테 빌붙어 벌어먹는 놈이 어떻게 천일그룹 하 세자와 인연이 있겠어요?”“아니에요! 절대 아니에요!”김나나는 하현이 블랙골드 카드의 소유자에 그렇게 많은 돈을 가진 사람이라는 사실을 절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조 행장님, 다시 한번 전화해서 분명하게 물어보세요. 뭔가 착오가 있을 거예요!”설은아는 의아한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이 신분이 상당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자신에게 여전히 뭔가 숨기는 게 있는 것 같았다.게다가 하현이 이천억을 준비했다니!설은아는 자신을 향한 그의 마음을 알게 되었다.“김나나, 하현과 천일그룹의 하 세자는 몇 번 만난 적이 있어.”“게다가 하 세자를 도와주었으니 그가 이 사람한테 돈을 빌려주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야.”“됐어! 설은아, 이 쓰레기 같은 남자 두둔하려고 애쓰지 마. 하현이 무슨 속셈으로 이러는지 모르겠어?”김나나는 아예 믿으려 하지 않았다.“하 세자가 누구야? 강남에서 손꼽히는 거물인데 그가 못할 일이 뭐 있겠어?”“하현같이 쓸데없는 인물이 하 세자한테 무슨 도움이 되겠어? 무슨 애들 장난도 아니고!”말을 마치자마자 김나나는 진지하고 엄정한 얼굴로 조 행장을 쳐다보았다.“행장님, 다시 한번만 더 확인해 보세요.”“정말 이 쓰레기 같은 남자가 이천억을 받은 게 맞다면 우리가 모든 책임을 떠안을게요!”
김나나는 하현이 가지고 있던 블랙골드 카드의 발행연도가 몇 년 전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설마 데릴사위가 신분을 숨긴 거물인 건가?그러자 김나나는 자신도 모르게 온몸을 벌벌 떨다가 이내 정신을 다잡았다.대단한 거물이 뭐 하러 남의 집 데릴사위를 해?말도 안 되지!김나나는 실상을 다 알고 있다는 듯 매서운 눈초리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알겠어. 분명 몇 년 전에 어디서 돈을 훔친 거야. 틀림없어!”“사건이 탄로 날까 봐 몇 년 동안 쓰지도 못하고 감춰둔 거고.”“이제 모든 것이 잠잠해지자 움직일 준비를 한 거지!”“정말 음흉하고 간교한 놈이야!”김나나는 비아냥거리는 태도로 일관하며 말을 이었다.“그런데 왜 이렇게 어리석었을까?”“블랙골드 카드에서 돈을 출금하게 되면 은행은 그 돈의 출처를 조회한다는 사실은 몰랐던 모양이지?”“당신이 그 돈을 함부로 썼다가는 아주 끝장나는 거야!”“이 정도면 감옥에 처넣기 충분해!”설은아는 무심결에 하현에게 시선을 휙 돌렸다.“하현, 이게 도대체...”하현은 설은아를 보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며칠 전 밥을 먹다가 정 씨 가문 아홉 번째 집안이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 그래서 부랴부랴 돈을 좀 준비해 두라고 했어. 오늘 그 돈이 잘 입금되었는지 확인하러 온 거야.”“이 안에 이천억이 들어 있으니 당신이 겪고 있는 자금난은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거야.”하현은 이 일을 설은아에게 선뜻 말하기 어려워 일부러 잠자코 있었던 것이다.기회를 봐서 말하려고 했는데 결국 이런 자리에서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게 되었다.“은아의 자금난을 해결해?”“이천억을 단번에 준비했다고?”김나나는 코웃음을 쳤다.“당신 같은 데릴사위가 이천억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어? 지금 드라마 찍는 줄 알아?”“당신 바보야? 아님 우리를 바보로 아는 거야?”이때 조 행장은 충격에 휩싸인 얼굴로 말했다.“어제 이천억이 우리 은행에서 발행된 블랙골드 카드에 입금된 건
정상적으로 데릴사위가 어떻게 이렇게 많은 돈을 벌 수 있겠는가?블랙골드 카드까지?백억이 무슨 장난인가?몇몇 아리따운 여직원들도 하나같이 입꼬리를 치켜들고 경멸의 빛을 쏘아보냈다.남자가 되어서 여자한테 빌붙어 얻어먹고 사는 것도 모자라 여자의 돈을 몰래 빼내서 블랙골드 카드까지 만들다니!이런 남자는 그 자체로 망신이고 도덕적으로도 완전히 사람 구실을 할 수 없는 존재였다.돼지우리에 가둬야 딱 맞을 정도였다.하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이 안에 있는 돈, 내 돈이야.”“뭐? 당신 돈이라고?”김나나는 냉소를 흘렸다.“밥벌이도 못해서 은아한테 빌붙어 사는 주제에 어떻게 이 많은 돈이 났다는 거야?”“설 씨 집안의 돈을 훔친 게 틀림없어!”“당신, 이거 불법인 거 알아? 하늘도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김나나는 핸드폰을 꺼내 설은아에게 전화를 걸었다.분명 이 일을 빌미로 하현을 설은아에게서 떼어 놓으려는 속셈인 것이다.그런 다음 정정당당하게 그녀의 오빠를 설은아에게 소개해서 둘을 연결할 생각이었던 것이다.“당신이 이러는 건 말도 안 되는 짓이야.”하현은 언짢은 듯 눈살을 찌푸렸다.“행장님을 만나야겠어.”“뭐라고? 당신이 만나고 싶다고 하면 행장님이 어서 오세요 하고 만나 준대? 허!”김나나는 혐오와 경멸이 가득 뒤섞인 얼굴로 계속 퍼부었다.“은아가 와서 당신이 설 씨 집안 돈을 훔친 걸 알면 당신은 완전히 끝장이야!”하현과 설은아가 재혼할 가능성이 희박해진다는 생각을 떠올리자 그녀의 가슴이 벅차올랐다.“나나, 무슨 일이야?”얼마 지나지 않아 입구에 빨간 스포츠카 한 대가 멈추었고 설은아는 쏜살같이 차에서 내렸다.하현의 얼굴을 보자마자 설은아의 얼굴에 의아한 빛이 감돌았다.“하현, 당신 여기서 뭐 해?”이때 2층에서 엘리베이터가 도착해 ‘띵’소리를 내었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림과 동시에 우아한 분위기의 중년 남자가 몇 명의 사람들을 이끌고 걸어왔다.
”당신 정말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해!”“설 씨 집안에서 먹여주고 재워주고 하는데도 그걸로 모자라?”“그래서 이젠 은아의 돈까지 훔쳐 쓰려고 하는 거야?”“그 돈으로 뭘 할 생각이야? 설마 내연녀 명품백이나 사 주려고 그러는 건 아니겠지?”김나나는 싫은 티를 팍팍 내며 하현을 도둑만도 못한 남자 보듯 헐뜯었다.은행 직원들과 고객들도 모두 하나둘씩 고개를 갸웃거리며 데릴사위 주제에 주제를 모른다는 둥 저마다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얘기 다 끝났어?”하현은 여전히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할 말 다 했으면 저리 가. 업무 방해하지 말고!”만약 상대가 여자가 아니었다면 하현은 벌써 뺨을 후려갈겼을 것이다.“경고하는데! 잘 들어!”“3일 주겠어!”“3일 안에 은아 곁에서 사라져!”“재결합이라니! 흥 재결합이라니?!”“꿈도 꾸지 마!”“내 말 똑똑히 들어. 은아는 당신이 그렇게 갖고 놀 여자가 아니야!”김나나는 세상 도도한 표정을 지으며 턱을 치켜세웠다.눈을 아래로 한껏 내리깔고 하현을 바라보던 그녀는 매서운 얼굴로 말을 이었다.“무엇보다 우리 오빠가 이제 곧 퇴원해.”“우리 오빠가 보는 앞에서 감히 당신이 은아한테 찝쩍거린다면 우리 오빠한테 혼쭐날 거야! 알아?!”하현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날뛰는 김나나의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곧장 VIP 창구로 가서 블랙골드 카드를 건네며 말했다.“안에 돈이 입금되었는지 확인해 주세요.”“솩!”하현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김나나는 얼른 돌진해 그의 카드를 중간에서 가로챘다.“내가 부행장이야. 어디 당신 카드나 좀 보자고!”“뭐? 블랙골드?”고혹적인 빛을 띠는 블랙골드 카드를 보며 김나나는 자신도 모르게 온몸이 부르르 떨렸다.블랙골드 카드를 손에 쥘 수 있는 사람은 신분이 아주 높거나 재산이 많다.금정 같은 곳에서도 블랙골드 카드를 손에 쥘 수 있는 사람은 상류층 중에서도 손에 꼽힌다!“잠깐만! 블랙골드에 당신 이름이 여기
하현은 옅은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무슨 충고?”“옛날부터 불로장생하는 것과 풍수는 깊은 연관이 있어.”“당신이 그들의 이목을 끄는 거야. 뱀을 동굴에서 나오게 유인하는 거지. 그렇게 되면 증거가 될 만한 뭔가를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우선은 유명한 풍수지리사가 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아.”“그래서 말인데, 풍수관을 차리는 건 어때?”“한편으론 조심스럽게 그들의 동태를 살필 수도 있고 한편으론 자연스럽게 그들의 이목을 끄는 거지.”“더욱 중요한 것은 금정이 오래된 고도로서 기괴한 일이 적지 않다는 거야.”“소문난 풍수지리사로 이름을 날리며 금정에 많은 인맥을 쌓는다면 당신한테 나쁠 것도 없잖아?”하현은 잠시 생각에 잠긴 뒤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일리가 있어. 역시 금정 간 씨 가문 아가씨다워!”“풍수지리사라, 흥미로운 직업이지.”“하지만 난 풍수를 전문적으로 보는 풍수지리사가 아니야.”간민효는 희미한 미소를 떠올리며 말했다.“당신이 관심만 있다면 내가 나머지는 모두 처리할게!”“가게든, 직원들이든, 자격증이든 모든 것들 다!”“고개만 끄덕여 준다면 다른 건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되게 내가 다 준비할게!”하현은 웃으며 말했다.“좋아, 그럼 그렇게 해! 아무 문제없어!”말을 하는 사이 차는 어느덧 금정은행 입구에 도착했다.하현은 전에 이슬기에게 현금 이천억을 마련하라고 한 일이 있어서 오는 길에 은행에 들러 확인하려고 한 것이다.설은아는 돈 쓸 곳이 별로 없다고 했지만 불시의 상황에 미리 대비해 놓는 편이 여러모로 좋다.금정은행 로비에 들어서자 하현은 로비 매니저를 향해 입을 열었다.“안녕하세요, VIP실이 어디죠?”어쨌든 이런 고액의 업무는 귀빈실에서 처리해야 한다.“어머? 당신 그 데릴사위 아냐?”바로 그때 주변에 향기로운 꽃향기를 풍기며 높은 하이힐만큼이나 콧대를 치켜세운 아름다운 여자가 하현 앞에 나타났다.하현은 눈앞의 여자를 희미한 눈길로 바라보
형나운은 결국 하현을 주인이라 불렀다.그때 간민효가 하현을 데리러 왔고 형 씨 가문 집사가 공손하게 백억짜리 수표를 건네는 것을 보았다.형 씨 가문은 골동품 장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형홍익이라는 거대한 수장이 없다면 형 씨 가문의 사업은 몰락할 수밖에 없다.따라서 진정한 후계자가 생기기 전까지는 형 씨 가문에게 형홍익의 생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었다.하현이 형홍익을 구한 것은 형 씨 가문 전체를 구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그래서 형 씨 가문은 어떤 방법으로든 그에게 사례할 수밖에 없었다.하현은 비록 돈을 받을 뜻은 없었지만 그래도 성의를 생각해서 받았다.그러고 나서 간민효의 페라리에 올라타 형 씨 가문을 떠났다.차 안에서 하현은 경국지색의 미모를 지닌 간민효를 흥미로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말했다.“민효, 당신은 내가 어르신을 구할 거라는 걸 어떻게 알았어?”액셀을 밟던 간민효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엄도훈의 팔괘경과 삼촌의 구안천주가 같은 곳에서 나온 거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야.”“당신이 엄도훈의 문제를 해결했으니 삼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했어.”하현은 어안이 벙벙한 채 눈을 크게 치켜떴다.“같은 곳에서?”간민효는 담담하게 어조로 말했다.“같은 조직이라고 해야 하나?”“역사의 그늘 속에서 신비롭게 존재하는 조직.”“이번에 그들이 엄도훈과 삼촌한테 이런 짓을 한 것은 아마 십중팔구 금정의 몇 개 은둔가를 직접 겨냥하고 저지른 게 틀림없어.”하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장생전?”하현이 이 세 글자를 꺼내자 간민효는 갑자기 얼굴색이 변하며 브레이크를 급하게 밟았다.차는 굉음을 내며 멈춰 섰고 간민효는 놀란 눈을 한 채 가쁘게 숨을 들이마셨다.“하현, 당신이 어떻게 장생전을 알아?”하현은 무덤덤한 눈빛으로 말했다.“남양의 페낭에서 이 조직과 한 번 맞붙어 당한 적이 있어.”“사실대로 말하자면 이번에 내가 금정에 온 이유가 아내 때문이기도 하지만 장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