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오경미는 길거리에서 아무에게나 고래고래 욕지거리를 하는 막돼먹은 여자의 이미지를 회복했고, 일을 성사시키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이 늙은 여자들을 한 바탕 해치우고 싶었다. 이런 일은 첫 번째만 가장 효과적이고 일단 한 번 실패하고 나면 다시 하려고 해도 관청에서 허락 해주지 않았다. 오경미는 악담을 다 퍼붓고 난 후 고개를 들고 슬기를 쳐다보았다. 슬기는 여자가 봐도 몸매와 자태 모두 비할 데 없이 질투가 날만한 여인이었다. 슬기는 앞으로 나가 후지와라 미우에게 향을 피웠다. 그러나 그녀는 무릎을 꿇거나 절을 하지 않았고 대신 아무렇게나 향을 피운 뒤 오경미 맞은편으로 걸어가 망설임 없이 자리에 앉았다. “오 여사님, 사람은 죽으면 다시 살아날 수 없어요. 어쨌던 이 슬픔을 견디셔야 해요.”“이 아가씨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오경미는 분명 슬기를 알고 있었다. 이때 그녀는 손을 흔들어 주변 사람들에게 물러 가라는 표시를 했고 그 후에야 담담하게 말했다. “아가씨가 나랑 거래를 하자고 했는데 무슨 거래를 하려고 하는 지 모르겠네요?”슬기는 담담하게 말했다. “저는 하현의 결백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를 원해요.”오경미는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잠시 후 벌컥 화를 내며 고함을 질렀다. “이슬기! 너 네가 심가성의 외손녀라고 밖에서 네 맘대로 행동 할 수 있다고 생각해?”“너 네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아?”“하현이 내 딸을 죽였는데 그가 결백하다는 증거를 나한테 찾으러 온 거야?”“너 머리가 나쁜 거야? 아니면 우리 오씨 집안을 만만하게 생각하는 거야?”이때 오경미는 얼굴이 흉악해졌고, 직접 손으로 슬기를 찢으려는 듯했다. 그녀는 진정 막돼먹은 여자였다. “오 여사님, 떳떳한 사람은 뒷말을 하지 않아요……”“여사님은 대구에서 유명한 상류층의 기 센 여자고, 저는 작은 여잔데 어디 감히 여사님을 괴롭힐 수 있겠어요?”이슬기는 핸드백에서 사진을 몇 장 꺼내 오경미 앞에서 튕기며 천천히 말했다. “
슬기는 담담하게 말했다. “오 여사님이 이런 일에도 관심이 없으시다면 제가 오 여사님이 관심 있을 만한 일들을 몇 가지 말씀 드리죠.”말을 하면서 슬기는 또 몇 개의 문서를 꺼냈다. 이 문서는 모두 계좌이체 기록이었다. “이거 오 여사님의 해외 계좌들 맞죠?”“여사님의 딸이 사고를 당하기 전에 여러 돈들이 다른 경로를 통해 송금이 되었어요. 모든 돈 거래에는 명분이 있어요. 제가 다 확인을 해 봤는데 다 허위 거래였어요. 누군가가 돈을 세탁을 하려고 당신의 명의로 돈을 보낸 거죠.” “돈은 얼마 안돼요. 360억 정도일 뿐이에요. 근데 제가 이해가 안 되는 게 있었어요.”“얼마 되지도 않은 360억으로 어떻게 자기 딸을 팔 수가 있어요?”“당신이 작년에 도박장에서 진 5500억의 빚이 탕감되었다는 것을 나중에 또 우연히 알게 됐어요.” 말을 하면서 슬기는 또 서류들을 꺼내 오경미 앞에 가지런히 내려 놓았다. 오경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슬기를 쳐다보며 마침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예전엔 다른 사람들이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릴 수 있다고 한 말을 믿지 않았어!”“근데 이 아가씨의 스타일을 보고 심가는 역시 이남 갑부라는 걸 알았네!”“원하는 게 뭔지 솔직하게 말해봐!”슬기는 담담하게 말했다. “우리 하 회장님이 무사히 나오는 거예요. 그리고 어떠한 명예도 훼손 되어서는 안 되고요.”오경미는 괴상한 미소를 지었다. “네 말 뜻은 나보고 내 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증거를 제시하라는 거야? 그리고 그 증거가 하현이 모함을 받았다는 걸 해명해 줘야 된다고?”슬기는 담담하게 말했다. “네!”오경미는 싸늘한 기색으로 슬기를 죽일 듯이 노려보며 말했다. “이 아가씨가 하현 그 이방인을 위해서 죽은 사람에게까지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하네!”“너 요절할까 무섭지 않아!?”슬기는 담담하게 말했다. “전 두렵지 않아요. 저에겐 또 다른 자료가 있거든요.”“후지와라 미우도 당신 딸이에요.”
“오 여사님이 좋을 딸을 뒀다는 건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이슬기는 당당하고 차분하게 말했다. “그냥 궁금해서 그러는데 자기 딸로 만든 만두를 먹으면 밤에 잠이 안 오지 않나요?”“이 일에 대해 오 여사님도 성급하게 부인하실 필요는 없어요.”“당신의 표정과 눈빛, 그리고 당신의 몸짓이 저에게 말해주고 있으니까요.”“당신은 이 모든 일의 진상을 알고 있잖아요.”“만약 몰랐다면 당신은 지금 제일 먼저 저를 목 졸라 죽이려고 했겠지 여기서 제 얘기를 듣고 싶지 않았을 거예요.” “맞죠?”오경민은 안색이 약간 변했다. 잠시 후 그녀는 차갑게 말했다. “이슬기, 만약 네가 하현이 내 딸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했으면 그 자료들을 들고 가서 고소하고 혐의를 벗기면 되잖아!”“왜 여기서 쓸데없는 말을 하는 거야?”슬기는 솔직하게 입을 열었다. “내 손에 있는 이 자료들은 수많은 인맥과 관계 덕분에 비정상적인 경로로 얻은 거예요.”“이 자료를 제공한 사람들은 이를 증언하거나 이 자료들이 그들의 것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거예요.”“그래서 이것들은 사실 아무 소용 없어요.”오경미는 차갑게 웃었다.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 썩 꺼져. 여기서 무슨 헛소리야!?”슬기는 방긋 웃으며 말했다. “제 손에 있는 이것들은 확실히 쓸모가 없지만 여사님에게 있는 건 분명 쓸모가 있을 거예요!”오경미는 갑자기 슬기를 노려보며 말했다. “이씨, 너 그게 무슨 뜻이야?”“내 딸이 죽었어!”“내 손에 살인범의 결백을 입증할 증거가 있다니?”“너 이게 무슨 논리야!?”“네가 이 말을 하면 몇 사람이나 믿을 거 같아!?”슬기는 담담하게 말했다. “확실히 믿을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거 같아요. 경찰서 사람들만 믿으면 됐죠.”“당신 딸의 내력으로 볼 때 똑똑하고 의심이 많지만 이기적인 여자니까요!”“그녀는 자신이 죽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더라도 자신의 가치를 이용해 최대한의 이익을 착취했을 거예요!”“
슬기가 당당하고 차분하게 말하는 것을 보고 오경미는 갑자기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역시 연경 이가와 대구 심가의 핏줄이네. 10대 최정상 가문 중에 두 번째라 역시 보통 사람들보도 상상력이 훨씬 풍부하네!”“다만 내가 한 마디 확실하게 말해주지. 네가 생각하는 소위 증거라는 건 없어!”“네가 방금 꺼낸 이 자료들이 쓸모없다는 건 더 말할 필요도 없고, 쓸모가 있다고 해도 이걸로 나를 죽일 수 있을 거 같아?”“나를 법정에 세우려면 반드시 섬나라로 돌려 보내야 해!”“대하의 법으로는 나를 막을 수 없어!”“사실이 알려진다고 누가 나에게 욕 할지 내가 신경 쓸 거 같아?”“나는 딸이 죽은 외로운 여자야. 내가 그런 걸 신경 쓰겠어?”“내 명예가 약간 훼손되더라도 내 딸을 죽인 살인범은 묻힐 곳도 없이 죽여 버릴 거야!”“그럴 만할 뿐 아니라 아주 그럴 만하다고 생각해!”슬기는 담담하게 말했다. “오 여사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되죠.”“예를 들어 대구 길거리에서 아주머니들이 욕을 퍼붓는 일은 이미 관청의 마지노선을 넘었어요.” “용옥 사람들까지 주시하고 있다고 들었어요.”“만약 이 일의 배후 주동자가 드러나면 관청에서 당신을 가만 놔두지 않을 거 같은데요?”오경미는 음침한 미소를 지으며 차갑게 말했다. “누가 그렇게 수십 억을 길거리에 뿌렸나 했는데, 알고 보니 내 좋은 일을 망치려고 그랬던 거구나!”“이남 갑부 심가성의 외손녀라면 말이 되지.”“네가 내 좋은 일을 망친다고 해도 또 뭐 어때?”“나는 지금부터 법을 잘 지키고 심지어 섬나라고 돌아가서 지낼 거야.” “이슬기, 네가 나를 물 수 있겠어?”슬기는 한숨을 내쉬며 최후의 비장의 카드를 던졌다. “섬나라에서는 계속 나가주 H지대를 원했어요. 신당류뿐만이 아니에요. 하현이 누명을 벗을 수 있도록 당신이 말만 해주면 내가 그 땅을 섬나라에 공짜로 줄게요.”“그럼 동의하시겠어요?”“만약 당신이 그들의
저녁 무렵. 유홍민은 서류를 들고 대구 관청 2호 사무실 대문을 두드린 뒤 문을 밀고 들어갔다. 심재철은 유홍민이 손에 서류를 들고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그는 그에게 입을 열 기회를 주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 “너 뭐 하러 왔어?”“하현이 부탁했어?”“내가 분명히 말하는 데 난 오늘 임복원의 전화를 열 통이나 끊었어!” “하현을 풀어주려는 생각은 절대 안돼!”“지금 얼마나 많은 눈이 나를 주시하고 있는 지 몰라. 만약 내가 내 이익을 챙기려고 법을 어기면 대구 관청의 명성만 훼손될 뿐 아니라 네 감투까지 포함해 임복원과 나까지 해임될 수 있어!” “그러니까 나가!”심재철은 냉담한 기색으로 대문을 가리켰다. 유홍민은 웃으며 말했다. “심 선생님, 저는 오늘 사정하러 온 게 아니에요. 누군가가 익명으로 확실한 증거를 제시했어요. 분명 관심이 있으실 거라고 생각해요!”“자료에 따르면 후지와라 미우는 이미 AIDS 말기여서 며칠 살 날이 없었어요!”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 오경미가 남은 평생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다른 사람과 계획을 짜고 하현을 생매장시키려고 한 거예요!”“그녀가 계획한 첫 번째 단계는 하현을 AIDS에 감염시키려는 거였어요. 그래서 하현을 알게 되고 그의 방에 가서 욕실을 빌린 거예요.” “그런데 계획이 실패하자 그녀는 두 번째 단계로 들어갔어요. 자신의 죽음으로 하현을 죽음에 몰아 넣은 거죠!”“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이전의 모든 증거 사슬은 허위에요. 하현은 무죄로 석방을 시켜야 할 뿐 아니라 우리 경찰서 쯕에서 반드시 잘못을 인정하고, 그에게 해명 하고 사과를 해야 해요……”말을 하면서 유홍민은 보이스펜을 꺼내 심재철 앞에 놓고 재생 버튼을 눌렀다. 그 외에도 사신과 친필 편지를 심재철 앞에 올려 놓았다. 심재철은 이것들을 보며 안색이 변하더니 천천히 말했다. “물건의 진위여부는 확인했어? 이것들은 원본이야? 외부에 공개 된 거야?”유홍민은 담담하게 말했다. “이
대구 경찰서 제 1지국.하현이 변광섭과 사람들이 정성스럽게 준비해준 돼지고기 요리를 마구 퍼먹고 있는 동안 수속이 끝났다. 변광섭과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상한 표정으로 그를 지국 대문 입구까지 깍듯이 배웅해주었다. 하현이 경찰서에 들어온 지 48시간도 안돼서 모든 증거 사실이 뒤집힐 줄은 아무도 몰랐다. 내일 경찰서 측에서는 아마 기자회견을 열어 이 사건을 해명해야 할지도 모른다. 심지어 이 사건은 뒷처리로 더 골머리를 앓을 것이다. 하지만 어쨌든 하현은 이미 무죄로 결론이 났다. 이때 변광섭과 사람들이 다행인 것은 오직 한 가지, 하현에게 너무 무례하게 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포르쉐 918 한 대가 하현 앞에 멈추자 차창이 내려가더니 슬기의 아름다운 얼굴이 나타났고, 변광섭과 사람들은 부러워하며 질투어린 시선으로 이 장면을 바라보았다. 이때 슬기는 차에서 내려 하현을 위해 차 문을 열어주었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 회장님, 억울한 일을 당하셨네요.”하현은 변광섭과 사람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뒤 조수석에 올라타며 담담하게 말했다. “어떻게 해결한 거야?”슬기는 핸들을 돌리며 가볍게 말했다. “후지와라 쪽은 허점이 많진 않았지만 방향을 잡으니 상황을 돌파하기가 어렵지 않더라고요.” “사실 오경미에게 며칠만 더 시간이 있었으면 아마 진작에 떠났을 거예요. 그럼 상황을 타개하려는 우리의 모든 희망은 사라졌을 거고요.” “그런데 배후에 있던 사람들이 너무 황급히 손을 써서 완벽해야 할 사건에 허점이 조금 생겼어요.” “게다가 그들은 우리 삼촌을 물 속으로 끌어내릴 수가 없어요. 왜냐면 우리 삼촌은 사심 없이 너무 공정하게 일을 처리하거든요.” “만약 그가 물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그 사이에 아마 누군가가 회장님께 더러운 물을 몇 통 더 뿌렸을지도 몰라요.” “어쨌든 상대방은 정밀하게 배치를 해 두었지만 몇 가지 명백한 허점이 있어 회장님을 건져내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어요.”하현은 차창을
“그럼 회장님 말씀은……”슬기는 생각에 잠겼다. “섬나라 사람들을 해결하고 방현진을 해결하면 심가의 문제는 자연히 없어진다는 말씀이시죠?”하현은 한숨을 쉬었다. “다만 우리들이 이 점을 생각해 낼 수 있는 것이라면 상대방도 반드시 생각할 수 있다는 거야.”“그러니 방현진이든 미야모토는 내가 살아서 떠나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을 리는 없어.” 곧이어 하현과 슬기 두 사람의 안색이 동시에 변했다. 하현은 왼손으로 슬기의 허벅지를 세게 눌렀는데 섬세한 손길을 느낄 겨를도 없이 신호등에 멈춰서 있던 포르쉐가 갑자기 고삐 풀린 야생마처럼 달려 나갔다. “펑______”거의 동시에 총알 하나가 차 뒷좌석 유리창을 깼고 유리알들이 시트에 떨어졌다. 방금 하현의 속도가 조금만 느렸어도 지금 이 순간 그는 죽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중상을 입었을 것이다. “저격수!” 하현은 얼굴빛이 굳어졌다. 방현진이 저격수까지 보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것은 이미 대하의 규정들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슬기의 안색도 순간 안 좋아졌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핸들을 세게 돌렸다. 포르쉐 918은 그 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며 한 방향으로 표류했다. “펑______”거의 동시에 또 한 발의 총알이 날아와 맞은편 화물차에 떨어졌다. 화물차 운전자는 비명을 질렀고 차는 통제 불능 상태가 되어 신호등에 부딪혔다! 사방에서 몰려오던 차들로 갑자기 막히는 바람에 많은 운전자들은 무의식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았고 아무도 무슨 일이 생겼는지 몰랐기 때문에 영문도 모른 채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 이때 누군가가 제일 먼저 신고를 했고 멀리서 경찰차가 왔다. 하현과 슬기는 조금도 긴장을 풀지 않았다. 하현이 고개를 돌려 한 쪽을 쳐다보니 멀리 폐허가 된 오피스텔에서 붉은 점이 반짝였다. 분명 누군가가 적외선으로 이쪽을 겨냥한 것이다. 어떤 사람이 가면을 쓰고 두루마기를 걸친 채 총을 들고 서 있었다. 그래서 얼굴만 알아
하현은 냉담한 기색이었다. 상대방이 날뛰는 것에 화를 내지 않고 재빨리 피하면서도 가장 가까운 길을 택해 버려진 오피스텔에 도착했다. “와, 재미있네!”오피스텔에서 넓은 두루마기를 걸친 저격수가 중얼거리며 입을 열었다. 목소리로 보아 여자인 것 같았다. 이때 그녀는 자신의 가면을 벗고 의아한 기색으로 낯선 얼굴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녀는 자리를 떠나지 않고 탄약을 채우기 시작했고, 동시에 하현이 계단을 오를 때 반드시 지나야 할 곳을 향해 저격용 화기를 설치하고는 천둥 같은 일격을 준비했다. 막 머리를 내밀었던 하현은 총탄이 날아와 뒤로 물러났는데 머리 위의 자갈이 깨지면서 하마터면 직격탄을 맞을 뻔했다. 자신의 필살의 한 방이 또 실패하자 저격수는 표정이 굳어졌고 하현에 대해 조금 더 신중을 기했다. 그녀는 섬나라에서 아주 유명한 킬러로 항상 한 방으로 케이오를 시켰었다. 하지만 오늘 만난 하현은 계속해서 그녀의 흐름을 깨뜨렸다. 이것은 그녀를 두렵게 만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녀의 전의를 더욱 불타오르게 했다. 이 순간 그녀는 빠르고 단호하게 냉정을 되찾았고, 손에 든 저격용 화기를 맹렬하게 휘두르며 다른 방향으로 방아쇠를 잡아 당겼다. ‘펑’하고 또 큰 소리가 났다. 그녀는 자신이 또 다른 방향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는 하현을 맞출 수 있다고 믿었다. 결국은 외투 한 벌만 그 자리에 나타났고 외투는 그대로 날아가 버렸다. 하현은 이미 사라졌고 방금 다급했던 발자국 소리도 순식간에 사라진 것 같았다. “제기랄!”저격수는 안색이 다시 변했다. 하현의 몸놀림이 이 정도까지 대단할 줄은 몰랐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짧은 거리에서 총을 쏘면 아무도 그녀의 일격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 사냥감이 이렇게 잡기 어려울 줄은 몰랐다.그러나 몇 번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저격수는 포기하지 않았다. 휴대용 수류탄을 꺼내 깔끔하게 앞을 향해 내던졌다. “쾅______”큰 소리가 나더니 건물에 큰 구멍이 뚫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