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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장

작가: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임정민은 재빨리 왔다 재빨리 사라졌다. 떠날 때 그 개구리 얼굴 닌자의 시체를 가져 갔는데 하현을 도와 준 셈이었다.

왕주아와 이슬기 두 사람은 핸드폰 번호를 교환한 뒤 곧바로 언니 동생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이 호칭은 하현의 눈꺼풀을 펄쩍 뛰게 만들었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언니 동생 관계가 보통 자매 사이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왕주아는 이사장 겸 회장이라 바빠서 오래 머물지 못하고 떠났다.

마지막으로 현장에는 하현과 이슬기만 남았다.

슬기가 막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데 그녀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주시현에게 걸려온 전화였다.

주시현 쪽에서는 이슬기에게 말할 틈도 주지 않고 툭툭 큰 소리로 말했다.

화제의 핵심은 단 하나, 바로 오늘 밤 변승욱에게 감사의 표시로 만찬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슬기는 이 일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이었다. 어쨌든 체면은 세워줘야 했다.

슬기는 주시현의 열정을 거부할 수 없었다. 그녀는 주시현이 변승욱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려고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 연회에 그녀도 얼굴을 내밀어야 했다.

하현은 당연히 경호원의 직책을 다했고 자기의 책임은 자기 져야 하기에 슬기를 따라 밖으로 나섰다.

어쨌든 전에 한 차례 습격사건이 발생했으니 자신이 따라가지 않았다가 상대방이 후수를 두고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30분 후, 하현과 슬기는 벨라루스에 도착했다.

주시현과 사람들은 진작부터 공손하게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을 보고 하현은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원래 오고 싶지 않았고, 슬기와 함께 와서 그냥 지나가려고 했다.

지금 보니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는 오후에 이미 변백범과 대도경수 등 벨라루스를 장악하도록 주선했기 때문이다.

이제 벨라루스도 대구에서 그의 캠프 중 하나인 셈이었다.

이곳은 별장 쪽보다 더 안전했다.

방현진이든 신당류든 여기서 무슨 움직임이 있으면 물러나야 할 것이다.

앞쪽 멀지 않은 곳에서 오랫동안 기다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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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에 들어가서 하현은 한 바퀴를 둘러보더니 이곳은 전세를 내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보아하니 주시현이 말하는 연회는 기껏해야 바 있는 자리를 찾은 것이었다. 그런데 이곳은 장사가 잘 되었고 주위에는 자극적인 음악이 가득해 아직 늦은 밤은 아니었지만 손님들이 미친 듯이 노는 데는 방해가 되지 않았다. 공기 중에는 담배와 술, 화장품 냄새가 섞여 구역질이 날 것 같았다. 오래 맡고 있으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분위기라 생각하고 밤에 취하게 될 것 같았다. 주시현과 사람들은 이미 앞쪽 자리에 도착했고 이미 몇몇 아름다운 남녀들이 앉아 있었다. 하현과 사람들이 들어가자 갑자기 섬나라 유카타 차림의 남자가 나오더니 하현 앞에서 매우 난감해 했다. 하현의 반응을 기다리지 않고 바에서 몇몇 젊은 남자들이 걸어 나오더니 섬나라 남자들을 향해 주먹질과 발길질을 했다. 선두에 있는 사람은 바로 오래 알고 지낸 왕동석이었다. 이때 그는 술병을 들고 섬나라 남자의 이마를 내리쳤다. ‘콰당’하는 소리와 함께 상대의 머리가 깨지더니 피가 줄줄 흘렀다. 이 광경을 보고 나서야 왕동석은 손뼉을 치며 차갑게 말했다. “섬나라 사람, 나 왕동석의 여자까지 희롱하다니 죽고 싶어?”말을 마치고 그는 손에 들고 있던 맥주를 모두 이 섬나라 남자의 몸에 쏟으며 거들먹거리는 표정을 지었다. 섬나라 사내가 벌떡 일어나 핏물 가득한 얼굴을 감싸며 속삭였다. “바보!”“감히 나 구보무라키를 건드리다니, 두고 보자!”왕동석은 구보무라키를 발로 걷어찼고 그 후에 주시현 등 사람들을 보고 순간 눈이 번쩍 뜨였다. “시현씨, 왔어요?”“내가 오늘 특별히 제왕 자리를 예약했어요. 이 정도 수준이면 충분하죠?”말을 하면서 그는 또 열정적인 표정으로 달려와 여유롭게 변승욱과 악수를 했다. 왕동석은 하현을 보긴 했지만 없는 존재로 여기며 의도적으로 무시했다. 이 광경을 보고 변승욱은 한 줄기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동맹을 찾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 재벌 사위면 될까?   1966장

    모두가 차례대로 자리를 잡고 앉자 현장에는 난처한 광경이 펼쳐졌다. 자리가 다 차서 하현은 마침 앉을 자리가 없었다. “오, 우리 업무부의 큰 공신 하현이네!”“네가 여기 서 있지 않으니 네가 온 줄 정말 못 알아봤어!”왕동석은 헛웃음을 지으며 하현을 쳐다보았다. “근데 하현, 여기는 어쩐 일로 왔어? 우리는 너를 초대하지 않은 거 같은데? 게다가 네 자리도 준비하지 않았어.”“아니면 실례지만 여기서 방해하지 말고 비켜줄래?”왕동석의 말을 듣고 그 인터넷 스타들은 순간 비아냥거리는 웃음을 드러내 보였다. 이 작은 경호원이 설마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건가?벨라루스처럼 고급스러운 곳에 그가 올 수 있겠는가?그의 자리도 준비하지 않았는데 여태 꺼질 줄을 모르고 꼿꼿이 서 있다니, 자기가 모델인 줄 아나?슬기는 이때 살짝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왕 도련님이시죠? 하현은 저를 보호하는 책임자예요. 만약 그의 자리가 없다면 저도 가겠습니다.”“어? 슬기 아가씨를 보호해주시는 책임자라고요? 업무부 사원도 이런 능력이 있다니 정말 젊고 유능하네요!”이 말을 듣고 왕동석과 사람들은 모두 냉소했다. 이때 왕동석은 전에 하현이 어떻게 여러 차례 업무를 끝낼 수 있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보아하니 기둥서방처럼 이슬기의 허벅지를 끌어안았나 보군. 게다가 다른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불쾌한 기색으로 쳐다 보았다. 모두가 하현이 기둥서방이라고 생각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놈은 분명히 기둥서방이라 사실은 누군가의 뒷바라지를 받으면서도 사람들로 하여금 그가 정말로 능력이 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는 정말 다들 장님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이것도 못 알아보게! 이때 변승욱은 자리에서 일어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왕 도련님, 기왕 손님으로 왔으니 자리가 하나 더 늘건 줄건 별 상관 없잖아요. 가장 중요한 건 기분 좋게 하는 거죠.”“종업원에게 자리 하나 더 준비하라고 하세요!”변승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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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자 하현은 잠시 생각한 끝에 입을 열었다. “왕 도령, 방금 그 섬나라 사람은 간단하지 않을 거 같은데.” “내 생각에는 다들 다른데 가서 노는 게 좋을 거 같아.”“오늘 밤은 변 도령을 대접하는 연회니 말썽 일으키지 마.”“간단하지 않다고? 어떻게 간단하지가 않은데?”원래 왕동석은 조금 겁이 났었는데 이때 하현의 말을 듣자 그는 순간 얻어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 봤자 섬나라 돼지 아니야? 무슨 재주가 있겠어?”“내 삼촌은 용문 대구 지회 부회장이야!”“내가 전화 한 통만 하면 18명의 용문 제자들이 와서 우리를 도와줄 거니 전혀 문제 없어!”“다른 사람은 없다고 쳐도 나는 용문의 외부 제자야!” “하현, 지금은 옛날 사회가 아니야. 서양인을 만난다고 무릎을 꿇어야 할 시대도 아니야!”“너는 일어서서 사람이 되는 법을 배워야 해!”“근데 너는 시골에서 온 촌놈이라 서양인을 보면 무서울 수밖에 없지. 나도 이해해.”“하지만 섬나라 놈들이잖아!”“멀리 안 가더라도 얼마 전 유라시아 전장에서 우리 대하의 대장에게 대가리를 얻어 맞지 않았어?”“그들이 감히 어쩌겠어?”한 무리의 대성그룹 경영진이 하현에게 가차없는 냉소를 퍼부었다. 하현과 요괴급 미녀 이슬기가 친밀한 것을 보고 그들은 모두 마음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슬기 같은 여자는 세자 도련님이 아닌 더 높은 귀족적인 존재와 교제해야 할 운명이다. 하현 이 촌놈이 무슨 방해를 하는 것인가?변승욱 정도 되야 슬기와 어울릴 수 있다. 하현은 지금 두꺼비가 백조 고기를 먹고 싶어하고 있는 형국이라, 이 인터넷 스타들은 이 모임의 등급이 낮아졌다고 느껴졌다. 그들은 비록 상류층의 노리개일 뿐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하현은 상류층 곁에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모두들 하현을 서양인을 무서워하는 찌질한 놈으로 여기며 웃음꽃을 피웠다. 슬기가 화를 내려고 하자 오히려 하현은 손을 잡으며 그녀에게 싸울 필요가 없다는 신호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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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기씨, 그 폐물은 신경 쓰지 마세요. 자, 변 도련님 쪽으로 와서 앉아요.”“이따가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변 도련님이 아가씨를 보호해 줄 거예요!”다들 하현을 밟고 그의 얼굴을 때리는 것을 보고 주시현은 서둘러 이슬기를 끌고 갔다. “그리고 변 도련님이 오늘 하루 종일 아가씨를 보호해 줄 거예요.”“주인으로서 변 도련님께 술 한 잔 정도는 사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술 다 마시고 춤도 한 곡 해야죠!”“제가 말씀 드리는데, 변 도련님은 프로 급이에요. 기술적으로는 젊은 애들을 순식간에 제압해 버릴 정도예요!”“저는 이런 기회를 간절히 원하지만 오늘 밤은 슬기 아가씨가 유리하네요!”주시현은 지금 변승욱과 이슬기를 맺어주려고 애를 썼다. 하현 이 두꺼비가 슬기 같은 백조 고기를 먹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 분명했다. “주 아가씨, 농담이시죠? 오늘 밤 제가 이 아가씨에게 먼저 한 잔 올리겠습니다.”“어쨌든 이 아가씨가 저에게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주셨고, 진정한 고수와 겨룰 수 있는 기회를 주셨잖아요. 이것은 제가 평생 원한 것이니 제가 감사의 뜻을 전해야죠.”이때 변승욱은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그리고 난 후 그는 샴페인을 꺼내 오른 손가락을 튕기자 순간 뚜껑이 날아갔다. 이 장면은 그 자리에 있던 인터넷 스타들로 전부 흥분한 얼굴로 손뼉을 치게 만들었다. 하현은 눈썹을 찡그리며 입을 열지 않았다. 슬기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변 선생님, 죄송하지만 저는 오늘 오후에 일이 좀 있어서 지금 정말 술 마실 기분이 아니에요.”“하지만 변 선생님이 이렇게 관심이 많으시니 제가 차 대신 술을 한 잔 올리겠습니다.”말을 하면서 슬기는 벌써 차를 한 잔 들고 마시려고 하고 있었다. 주시현이 옆에서 말했다. “슬기씨, 이러시면 안되죠.”“변 선생님께서 이렇게 주도적으로 나오시는 데 어떻게 이렇게 체면을 구기실 수가 있어요?”“거기다 오늘 여기 있는 사람들은 전부 자기 사람

  • 재벌 사위면 될까?   1969장

    다음 순간, 공수도 도복을 입은 십여 명의 남자가 들어왔다. 비록 그들의 키는 크지 않았지만 하나같이 다부진 모습이었고 섬나라 특유의 문신이 몸에 새겨져 있었다. 하현은 한 번 훑어보고는 이 사람들이 섬나라의 고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 뒤에는 머리가 피투성이가 된 섬나라 사람이 따라왔다. 좀 전에 발에 차여 쫓겨난 구보무라키였다. “보스, 바로 이 사람들이 저를 때렸어요!”“이 사람들은 무덕을 지키지 않아요!”구보무라키는 왕동석과 사람들을 가리키며 원망스러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곧이어 겉으로는 유순하나 속은 검은, 차가운 기질의 섬나라 남자가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왔다. 그의 키는 170cm에 가까웠고 섬나라 사람 중에서 키가 큰 편이었다. 그는 섬나라 귀족 특유의 기운을 풍겼는데 이때 그는 술잔에 야트막하게 묵은 술을 따라 마시며 왕동석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냉소하며 말했다. “재미있네. 감히 내 사람을 건드리다니 간이 크네!”그의 대하어는 아주 표준어였지만 말투는 로봇처럼 아주 건조했다. 내뱉은 말에는 말할 수 없는 섬뜩함과 살의가 담겨 있어 딱 봐도 손에 피를 묻힌 주인처럼 보였다. “너를 건드린 사람이 어쨌는데?”“믿든지 말든지 어르신이 너를 건드려 줄까?”왕동석은 이때 변승욱이 뒷받침을 해주자 더 없이 거만해져 양주병을 들고 앞으로 돌진했다. 다만 그가 가까이 가기도 전에 이 음침한 섬나라 남자가 그의 뺨을 때렸다. ‘퍽’하는 소리와 함께 왕동석은 몸 전체가 날아갔고 바에 심하게 부딪혀 뼈가 부러지는 소리까지 들렸다. 그곳은 순간 냉기가 돌았다. 애교 있게 웃고 있던 인터넷 스타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창백해져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왕동석은 벽에서 미끄러져 내려왔다. 비록 죽지는 않았지만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남자 동료 몇 명이 화가 나서 술병을 들고 돌진했다. 7-8명이 한 사람을 때렸다. 이 사람들은 빠르게 돌진했다. 이 음침한 섬나라

  • 재벌 사위면 될까?   1970장

    낭랑한 소리와 함께 섬나라 남자는 미처 피하지 못하고 변승욱 옆에서 뺨을 맞고 몇 걸음 뒤로 물러섰고 현기증이 나 머리가 윙윙거렸다. 그가 반응을 하기도 전에 변승욱은 또 손등으로 뺨을 때렸다. “퍽!”뺨을 때리자 이 섬나라 남자의 이가 튀어 나왔다. 뺨 두 대를 때리고 나서야 변승욱은 테이블 위에 있던 수건을 들고 손바닥을 닦으며 차갑게 말했다. “내가 지금 너희들을 건드렸다. 어쩔래?”섬나라 남자는 얼굴을 감싸고 한참 동안 멍해있었다. 그는 신당류에서도 꽤 지위가 있었으니 언제 이렇게 모욕을 당한 적이 있겠는가?이때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변승욱을 쳐다보며 버럭 화를 냈다. “바보!”“네가 감히 나를 때리다니?”“너 이 어르신이 누군지 알아?”“얘들아! 이 개자식을 죽여!”그의 명령과 함께 옆에 있던 공수도 복을 입은 십 여명의 섬나라 남자들이 일제히 손을 내밀어 변승욱을 향해 잔인한 수단을 썼다. “퍽퍽퍽______”변승욱은 비록 뻐기는 것을 좋아했지만 산타 왕의 명성도 어느 정도 수준이 있는 셈이었다. 이때 그는 차분하고 여유롭게 펀치를 날리며 더없이 대담했다. 잠시 후, 십여 명의 섬나라 남자들은 날아갔고 땅에 쓰러져 끊임없이 비명을 질렀다. 변승욱은 조금도 다치지 않았고 오히려 뒷짐을 지고 한 걸음씩 앞으로 걸어갔다. 그 선두에 선 음침한 남자가 입을 열기도 전에 변승욱은 그의 가슴을 걷어찼고, 그 음침한 남자는 크게 피를 토했다. “이 새끼! 감히 나를 때리다니!”음침한 남자는 가슴을 감싸며 끊임없이 발버둥을 쳤다. “너 이 어르신이 누군지 알아? 내가 바로 신당류 나카노 지로야!”“네가 감히 나를 때렸으니 우리 형 나카노 다로가 가만두지 않을 거야!”‘나카노 다로’라는 다섯 글자를 듣고 현장에 있던 적지 않은 사람들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 주시현 조차도 눈살을 찌푸렸다. 신당류 도관에서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카노 다로는 신당류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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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사람을 부르기 전에 대하 산타 왕이 여기에 있다고 그 사람들에게 한 마디 전하는 게 좋을 거야. 그들이 감히 나타날 수 있는 지 한 번 보자!”지금 변승욱은 뒷짐을 지고 의기양양해 했다. 무적의 전신처럼 기개가 있었다. 나카노 지로는 냉소적으로 웃더니 전화 맞은편에 대고 말했다. “형, 나 맞았어!”“장소는……”상대방이 정말 전화로 누군가를 부르는 것을 본 순간 주시현은 조금 긴장하기 시작했다. “변 도련님, 이렇게 하면 일이 커지지 않을 까요? 어쨌든 그들은 외국인들인데……”옆에서 슬기도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우리 그냥 말썽 피우지 말고 가요.”하현은 담담한 기색으로 이 장면을 흥미롭게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는 소위 신당류 대구 제1검이라 불리는 사람에게 관심이 많았다. 그는 이 섬나라 사람들이 도대체 어떤 저력을 가지고 감히 대구에서 위세를 떨치려고 하는 지 보고 싶었다. “주 아가씨, 이 아가씨, 이런 사소한 일로 가야 하나요?”“나 변승욱 이 세 글자는 허풍이 아니에요. 이 정도도 제가 못 버티겠어요?”“나 변승욱이 여기에 있는 것을 알고도 감히 우리를 도발하는지 한 번 봐야죠!”“걱정 마세요. 내가 있으니 당신들은 무사할 것이라 보장할게요!”변승욱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이때 바의 문틀에 기대어 냉담한 기색으로 팔짱을 끼고 있었다. 이 장면은 단순히 계획을 세우는 것뿐 아니라 무척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더구나 변승욱은 용모가 준수하고 비범한 기품까지 더해져 그곳에 있던 여성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가슴을 쥐고 홀딱 반한 모습이었다. 부잣집 오빠만 생각하던 주시현조차도 이때 약간 얼이 빠져 정신을 못 차렸다. 부잣집 오빠는 돈이 많지만 서로 아무런 교류도 없으니 그녀는 일방적인 희망을 품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변승욱 같은 훌륭한 남자는 옆에서 가까이 눈 앞에서 더없이 많은 이들을 매료시켰다. 만약 변승욱의 사랑을 받

  • 재벌 사위면 될까?   197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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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현은 형나운의 말을 듣고 싱긋 웃으며 말했다.“어르신의 상황은 그렇게 복잡하지 않습니다. 음기가 몸에 들어온 것뿐입니다.”“그 뿌리만 뽑으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거예요.”“음기가 몸에 들어왔다고?”형홍익은 약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난 매사 조심스럽게 행동했고 지금까지 음험한 곳에 간 적도 없어.”“게다가 내 집 마당도 모두 풍수지리사의 손을 거쳐서 특별히 설계된 거야. 애초에 지하 공사할 때도 음기가 배어들 만한 음험한 곳은 없었어! 그런데 어떻게 음기가 들어왔을 수가 있어?”“난 여기서 수십 년을 산 사람이야. 지금까지 한 번도 이런 일은 없었어!”하현은 돌리지 않고 사실대로 솔직히 말했다.“이 음기가 이 댁에 들어온 것은 최근의 일이기 때문이죠!”“최근에 우리 집에 들어왔다고?”형나운은 실소를 금하지 못했다.“아니, 하 씨! 우리 집안이 아무것도 모르는 천치인 줄 알아?”“음기라는 것은 보통 더럽고 음험한 곳에서 생겨나는 거야.”“우리 집처럼 깨끗한 저택에 어떻게 그런 몹쓸 기운이 들어올 수 있다는 거야?!”“게다가 그 음기가 최근에 들어온 거라고?”“왜? 그 음기의 근원이 할아버지라고 말하지 그래?”하현은 인내심을 갖고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음기의 근원은 어르신이 아닙니다. 그게 언제쯤이라고 한다면, 말하기 좀 그렇지만...”형나운은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할아버지의 상황이 지금 너무 안 좋아서 우리가 여기저기 도움을 청하러 다니는 입장이긴 하지만 우리가 바보는 아니야!”“할아버지의 몸속에 음기가 뿌리내렸다면 지금 우리 할아버지가 죽은 사람이라는 뜻이야?”형나운은 얼굴 가득 분노로 가득 차올랐다.그녀는 화가 치밀어 오른 데다 간민효에 대한 원망도 불쑥 치솟았다.이런 헛소리나 하는 사기꾼을 감히 형 씨 가문에 데려오다니!형 씨 가문이 아무리 은둔의 집안이라고 해도 무슨 개나 고양이나 다 데려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허무맹랑한 말로 사람을 치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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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나운은 형홍익의 면전에서 그날 밤의 일을 한 번 더 언급하고는 하현을 쳐다보며 이를 갈았다.“아무것도 모르면서 함부로 나서서 이래라저래라 했다구요.”“그때 할아버지가 운이 좋았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아마 벌써 죽은 목숨이 되었을 거예요.”“당신 같은 사람은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사람을 구할 수 있다고 떠벌리겠지!”“난 당신 같은 사람 상대 안 해!”말을 하는 형나운의 눈동자에는 경멸의 빛이 가득했다.하현은 이를 듣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그날 밤 내가 벤츠 차량의 철골 골격을 들지 않았더라면 이 어르신은 차량 밑에 깔렸을 거야.”형나운은 하현의 말을 듣고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개자식! 감히 우리 할아버지 목숨을 두고 뭐라고 하는 거야?”“당신이 한 말, 여러 사람 앞에서 책임질 수 있어?”“당신이 그러지 않았더라면 우리 할아버지는 이틀 동안 입원할 일도 없었을 거라고!”형나운은 얼굴 가득 한기를 드러내며 하현을 쏘아보았다.그날 밤 자신의 할아버지가 하현에게 죽임을 당할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스치자 소름이 돋았다.“형나운, 하현은 무술을 익힌 사람이야. 그의 힘은 보통 사람보다 훨씬 세. 그가 손을 쓴 이상 분명 자신이 있었을 거야.”간민효가 눈살을 찌푸리며 앞으로 나섰다.“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가 손을 쓴 것은 호의로 한 것이지 돈 몇 푼 때문에 한 것이 아닐 거야. 하현은 인격적으로 그런 사람이 아니야. 내가 보장할 수 있어.”“게다가 그는 풍수지리에도 아주 높은 식견을 가지고 있어.”“신사 상인 연합회의 엄도훈이 하마터면 불운하게 죽을 뻔했는데 그를 구한 사람도 하현이고.”“바로 그 때문에 내가 오늘 이 자리에 하현을 데리고 온 거야.”“돈에 관해서는 말도 꺼내지 마! 하현이 필요하다면 내가 언제든지 그에게 백억이든 천억이든 줄 수 있어!”“비행기에서 날 구해 줬기 때문이야!”간민효가 하현을 옹호하고 나선 것은 하현의 인품을 인정해서이

  • 재벌 사위면 될까?   4167장

    그런데 간민효가 이 노인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듣고 그의 뒤에 서 있던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들은 뭔가 언짢은 듯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지금 이런 상태라면 아마도 이 노인은 머지 않아 죽게 될 거라고 생각하는 듯했다.“이미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으니 너무 신경 쓰지 마.”노인은 자신이 별로 가망이 없다는 걸 어렴풋이 알고 있는 듯 옅은 미소를 보였다.“민효야. 나 때문에 슬퍼할 필요없어. 생사는 운명이고 부귀는 하늘에 달려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어. 난 진작에 내 몸이 가망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어.”“참, 너 며칠 전에 비행기 안에서 피격당했다면서?”“그건 괜찮아?”“나한테 백 년 산삼이 몇 뿌리 있으니 가져가서 기운을 차리는데 써.”노인은 간민효에게 애정이 깊은 듯했다.간민효는 방긋 웃으며 말했다.“삼촌, 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괜찮아요.”말을 하면서 간민효는 하현을 가리키며 미소를 지었다.“삼촌, 소개할게요. 이분은 하현이에요. 바로 이 사람이 비행기 안에서 날 구해 줬어요.”“하현, 이분은 내 삼촌, 형홍익 어르신이야.”“형 씨 가문은 금정 은둔가 중 하나이며 조상 중에는 어느 황실을 모신 적도 있어.”“형 씨 가문은 조용하지만 금정의 정상급 왕 씨 가문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집안이야.”“오늘 내가 당신을 여기 데리고 온 건 당신이 이분의 증상을 좀 도와줄 수 있는지 어떤지 좀 봐줬으면 해서였어.”간민효는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자신의 뜻을 밝혔다.“하현, 당신이 비행기 안에서 우리 민효를 구했단 말이야?”형홍익은 하현을 향해 빙긋 웃으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고마워. 우리 민효의 친구라면 앞으로 우리 형 씨 가문의 친구가 되는 거야.”하현은 서둘러 손을 뻗어 형홍익의 손을 잡았다.“어르신, 그런 말씀 마십시오. 민효한테 소중한 사람은 저한테도 소중한 사람입니다.”잠시 후 하현은 얼굴을 살짝 찌푸리며 형혹익의 양미간을 지그시 바라보았다.하현의 눈에는 형홍익의

  • 재벌 사위면 될까?   4166장

    ”붕!”15분 후 빨간 페라리 한 대가 설 씨 집안 앞에 멈추었다.차창이 천천히 내려갔고 간민효의 아름다운 얼굴이 고개를 내밀었다.세련된 선글라스를 낀 그녀의 얼굴은 고혹적이면서도 우아한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발산하고 있었다.그녀는 하현의 얼굴을 보자마자 환한 미소를 보였다.“하현! 여기!”하현은 이전에 간민효의 얼굴을 자세히 보지 못했는데 지금 햇빛 아래서 빛나는 그녀의 매혹적인 자태에 흠칫 놀랐다.설은아가 절세미인이긴 했지만 간민효도 절대 설은아에게 밀리는 얼굴은 아니었다.둘 다 절세미인에 한 떨기 아리따운 꽃이었지만 각기 다른 빛깔과 향기를 지니고 있어서 누가 더 예쁘다고 감히 말할 수 없었다.정상적인 남자라면 절대 둘 중 어느 한 쪽을 선택할 수 없을 것이다.단지 딱 한마디 할 수 있을 것이다.둘 다!하현은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가라앉힌 다음 차 문을 열고 안으로 올라탔다.차 안은 그윽한 향기로 가득 차 있었고 힐끔힐끔 보이는 간민효의 긴 다리는 보는 것만으로도 현기증이 날 정도로 치명적인 매력을 뿜어내고 있었다.“설은아에게 인사 안 해도 될까?”간민효는 설은아와 친한 사이라도 되는 양 싱긋 웃으며 너스레를 떨었다.하현은 인사는 무슨 인사냐는 듯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지었다.설은아가 질투라도 하면 어쩌려는 것인지?!하현의 맑은 눈빛과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보고 간민효는 약간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지금까지 자신의 매혹적인 모습을 보고 뜨거운 눈빛을 보내지 않은 남자는 없었다.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잘 알고 있었다.금정은 말할 것도 없고 연경 사람들조차 자신의 외모에 군침을 흘리기 일쑤였다.하지만 하현이 이렇게 냉정하고 침착한 얼굴을 보이다니!정말 이 남자는 특별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그러나 이번이 그들의 두 번째 만남이었기 때문에 간민효도 별다른 말 없이 선글라스를 낀 채 액셀을 밟았다.30분 후 페라리는 고즈넉한 호숫가 주택지에 들어섰다.이곳은 넓은 부지를

  • 재벌 사위면 될까?   4165장

    이런 생각이 스치자 하현은 가만히 시선을 아래로 두며 더 이상 이 주제에 대해 파고들지 않기로 결정했다.그리고 싱긋 웃으며 돌아서서 설은아의 방에서 나갔다.하현의 행동을 보고 설은아는 내심 못마땅한 듯 조용히 콧방귀를 뀌었다.남자가 너무 마음이 약한 거 아닌가 하고 서운한 마음이 밀려왔던 것이다....이튿날 아침, 하현은 김 씨 가문의 일을 좀 더 조사해 보려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그러나 나가기도 전에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하현은 핸드폰을 힐끔 보며 통화 버튼을 눌렀다.“하현, 내가 당신한테 전화를 하지 않으면 연락 안 할 셈이었어?”전화기 맞은편에서 간민효의 볼멘소리가 들려왔다.“간민효?”하현은 간민효가 이런 이른 시간에 자신에게 전화할 줄은 몰라 잠시 어리둥절해했다.“아직도 간민효야? 그냥 성 떼고 이름 불러!”간민효의 목소리에는 살짝 비트는 어조가 실려 있었다.“아, 민효.”하현는 간민효의 성화에 응하며 말했다.“아침 일찍부터 웬일이야? 무슨 일이라도 있어?”하현은 간민효 같은 사람이 아무 일 없이 아침 일찍 전화할 리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아침 일찍 차라도 한잔하자고 전화할 리 만무했다.“사실 공항에서부터 당신한테 관심이 많았어.”“그래서 사람을 보내 당신을 좀 살펴보라고 했지.”간민효는 자신의 행동을 숨기지 않고 말했다.“어쨌든 누군가가 날 상대하려고 당신을 보낸 거라면 나도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니까.”“미리 말하지 않은 점은 미안하게 생각해. 사과할게.”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괜찮아. 이해해.”기내에서 C4 총기도 발견되었으니 간민효 입장에선 아무리 생각해도 의심스럽고 찝찝한 일이었을 것이다.간민효가 사람을 보내 자신을 미행하고 조사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그래서 요 며칠 동안 당신이 한 일을 난 거의 다 알고 있어.”“그래서?”하현이 흥미로운 표정으로 시선을 올리며 물었다.“친한 어른이 한 분 계신데 한 달 전부터

  • 재벌 사위면 될까?   4164장

    설은아는 김나나의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김나나, 난 네 오빠랑 일면식도 없고 얼굴도 몰라.”“그러니까 그만해.”김나나는 턱을 치켜들며 말했다.“우리 오빠는 훌륭한 사람이야. 우리 김 씨 가문 어른인 김준영의 심복이기도 해!”“금정에서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우리 오빠와 결혼하고 싶어 안달인 줄 알아?”“난 네가 내 절친이니까 너한테 기회를 주려던 것뿐이야. 우리 오빠 같은 격조 높은 인물을 너한테 주는 거야!”“남들한텐 그런 기회조차 없었다고!”김나나는 안타깝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설은아, 너 절대 지금의 행복에 젖어 살지 마!”설은아는 어이가 없다는 듯 베개에 기대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김나나, 이제 그만해. 나 내일 할 일 있어서 그만 자야겠어.”설은아는 김나나와 더 이상 이런 얘기로 왈가왈부하기 싫은 것이 분명했다.“그래, 잘 자.”화면 속 김나나는 빙긋 웃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하지만 설은아, 난 우리 오빠한테 큰소리쳤단 말이야!”“너와 전 남편이 3년 동안 함께 했지만 한 번도 잠자리를 하지 않았다고.”“그러니 너 절대 엉뚱한 짓 하지 마!”“그렇지 않으면 우리 오빠가 네 전 남편한테 무슨 짓을 할지 몰라!”말을 마친 김나나는 ‘뚝’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설은아는 언짢은 듯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이를 지켜보던 하현이 입을 열었다.“김나나는 뭐 전생에 나라를 구했어? 왜 이렇게 거만한 거야?”설은아는 하현이 묻는 말을 듣고 잠시 침묵하다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김 씨 가문의 출신인 김나나는 예전에 대구에 있을 때 몇 번 만난 적이 있어. 그때 그런대로 사이가 괜찮았어.”“하현, 나나가 좀 거침없는 성격이라 그런 말을 한 거야. 그러니 나나가 한 말, 마음에 두지 마.”“그리고 나나가 자기 오빠에 대해 한 말도 신경 쓰지 마. 난 전혀 본 적도 없는 사람이야!”말을 마친 설은아는 문득 자신이 왜 하현에게 이

  • 재벌 사위면 될까?   4163장

    하현은 그 여자를 알지 못해서 살짝 의아해하며 설은아를 쳐다보았다.설은아는 금정에 온 이후로 아는 사람이 더욱 많아졌다.어찌 보면 사업상 많은 성장을 했다고 볼 수 있다.“어머, 설은아. 지금 너 뒤에 있는 사람이 설마 그 소문으로만 듣던 네 남편은 아니겠지?”전화기 건너편에 있던 여자는 하현의 모습을 눈치채고는 갑자기 싫은 티를 팍팍 내었다.“그런 남자를 아직도 방에 들이는 거야?”설은아는 하현을 힐끗 쳐다보고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김나나, 내가 말하지 않았어? 그와 재결합한다고.”“설은아! 너 정말 진심이야? 아니면 농담하는 거야?”화면 속 김나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그 남자 정말 아니잖아! 그건 금정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이야! 그렇게 어렵게 이혼했는데 왜 갑자기 또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들겠다는 거야?”“무엇보다 너 내가 한 말 잊었어?”“널 우리 오빠한테 소개해 주려고 한다는 말 잊었냐고?!”“우리 오빠는 김 씨 가문 거물이야!”“너와 우리 오빠가 함께 한다면 완전히 강대강의 연합이라고!”말을 하는 김나나의 얼굴에는 꼭 두 사람을 연결하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확고해 보였다.하현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설은아가 금정 김 씨 가문 사람을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게다가 이 여자는 설은아를 김 씨 가문 사람과 연결시켜주려고 했다.자신에게 짓밟힌 김탁우를 떠올리자 하현은 이 모든 것이 우연하게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다.하지만 잠시 후 설은아가 하는 말을 듣고 하현의 미간이 다시 한번 살짝 일그러졌다.“내 기억이 맞다면 네 오빠가 김탁우 맞지?”“어? 내가 듣기로는 그가 항성에서 누군가와 이미 약혼했다던데.”“어떤 것들이 그딴 쓸데없는 말을 퍼뜨리는 거야?”김나나는 하현을 향해 시위라도 벌이는 양 소리를 높였다.“설은아, 너 소식이 좀 늦구나!”“우리 오빠가 항성에 있을 때 남영 여자가 우리 오빠한테 첫눈에 반한 건 사실이야.”“하지만 어떤 남자가 달려

  • 재벌 사위면 될까?   4162장

    왕인걸의 말은 이의진을 탓하는 듯 보였지만 사실은 더 깊은 뜻이 있었다.순간 이의진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왕 사장님이 안 물어보셨잖아요?”“물어봤으면 진작에 알려줬을 거예요.”“그리고 하현과 밥을 먹고 싶다면 언제든지 나한테 말씀만 하세요. 내가 왕 사장님을 도와서 중간 다리 역할을 하죠!”말을 마치며 이의진은 자신이 하현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듯 한껏 너스레를 떨었다.그러나 이의진은 정말로 자신이 있었다.자신의 오빠가 최희정을 압박하기만 한다면 데릴사위인 하현이 절대 최희정의 말을 거역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이의진의 말에 왕인걸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좋아, 좋아! 내일 내 사무실로 와.”이의진은 눈에는 점점 더 환한 빛으로 가득했다.자신의 앞날에 환한 서광이 비치는 듯했기 때문이다.이 씨 가족들도 모두 감격에 겨운 얼굴로 서 있었다.마음속으로는 역시 이의진이 인재는 인재라며 감탄해 마지않고 있었고 훗날 자신들의 뒤를 확실히 봐줄 인물이라고까지 여겼다.이러니 높은 자리에 올라갈 수밖에!“이의진, 우리가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잖아?”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던 이의진을 앞에 두고 하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한마디 내뱉었고 그의 한마디에 그녀의 환상 같은 꿈이 일순 깨져버렸다.“왕인걸, 당신도 성인인데 왜 그렇게 쉽게 속는 거야? 옳고 그름이 분간이 안 되는 거야?”말을 마치자마자 하현은 설은아를 데리고 그 자리를 떠났다.“하현, 알겠어!”왕인걸은 허리를 굽신거리며 하현을 배웅했고 이어 몸을 돌려 이의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이의진은 낭패하고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이 상황은 전적으로 그녀가 자초한 것이었다.만약 그녀가 몇 마디 하지 않았더라면 하현이 그녀의 면전에서 체면을 뭉개는 말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체면이 뭉개지는 하현의 말에도 이 관계를 이용하여 어떻게든 위로 올라가려는

  • 재벌 사위면 될까?   4161장

    그러나 왕인걸은 이 씨 가족들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그들을 무시했다.그 대신 왕인걸은 재빨리 하현에게 다가와 공손히 입을 열었다.“하현!”하현?!왕인걸의 목소리는 존대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하대도 아니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의진의 부모에겐 청천벽력이나 다름없는 소리였다.이의진의 집안 친척들은 모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뭐야, 이게?하현?하 씨 성을 가진 데릴사위가 정말 이렇게나 능력이 있다는 얘긴가?이의진은 더욱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왕 사장님, 지금 누굴 보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이 사람은 데릴사위일 뿐이에요!”왕인걸은 이의진의 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하현을 향해 굽신거리며 말했다.“하현, 아! 형수님도 와 계셨군요!”“이곳에서 두 분을 만나다니 제 생의 영광입니다!”“정말 오늘은 대운이 열린 날인가 봐요!”“만나서 영광입니다.”“너무 반가워요!”왕인걸은 흥분해서 말문이 막힐 지경이었다.왕인걸과 하현이 아는 사이란 것도 놀라울 따름인데 왕인걸이 반가워서 잔뜩 흥분하는 모습을 보고 이 씨 가족들은 도무지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이의진은 입을 떡 벌리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하현이 자신의 직속상관, 그것도 왕인걸을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설은아는 왕인걸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예의상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아, 왕 사장님, 안녕하세요.”그러나 하현은 심드렁한 눈빛으로 왕인걸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차를 마시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무슨 일이야?”아내를 탐하려고 했던 자에게 한 손만 부러뜨리고 놓아준 것만 해도 하현은 많이 봐준 셈이었다.“하현, 지난번엔 내가 많이 잘못했어. 두 사람이 돌아간 뒤 간민효한테 아주 호되게 혼났어!”“나도 내 잘못을 깊이 깨닫고 사과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어!”하현의 냉담한 표정에서 초조함을 느낀 왕인걸은 마음이 떨려 허리까지 구부리며 안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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