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은아의 머리카락 하나라도 건드렸다간 너희들을 죽느니만 못하게 만들어 줄 거야.”바로 이때 아무런 감정이 섞이지 않은 채 차갑기 그지없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나서 하현은 설은아에게로 다가가 세 명의 수행원들을 발로 걷어차며 차갑게 말했다. “믿지 못하겠으면 한 번 시험 삼아 해보던지!”은아는 하현을 급히 붙잡았다. “하현, 너랑은 상관없는 일이야!”그녀는 하현이 대단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뱀 할멈의 수행원들은 뛰어난 솜씨를 가지고 있었고 게다가 그녀가 가지고 있는 검은 구렁이는 그녀의 전력을 더욱 무섭게 만들었다. “나를 죽느니만 못하게 만들어 줄 거라고?”뱀 할멈은 웃었다. 그녀는 오랫동안 이런 일을 해왔지만 이렇게 소란을 피우는 사람은 처음 만나봤다. 그녀는 한 줄기 흉악한 미소를 드러내 보였다. “하현, 보아하니 너 정말 내가 얼마나 대단하지 모르나 보구나……”세 명의 수행원들도 지금 화가 극에 다라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들은 비록 걷어 차여 날아갔지만 얼굴에는 흉악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 데릴사위는 정말 세상 물정을 모른다. 뱀 할멈 같은 사람에게 도발을 하다니?이 하현 정말 웃기네!희정도 이때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하현, 함부로 굴지 마. 뱀 할멈은 뱀의 왕이야. 힘에 제한이 없어. 네가 그렇게 잘난 척 하다간 그 뱀이 너를 죽일 수도 있어!”그녀는 하현의 생사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하현의 자산이 그녀에게 이전되지 못하면 어쩌나 그것을 염려했다. 만에 하나라도 죽으면 그녀가 어떻게 하현의 돈을 받을 수 있겠는가? 희정이 이렇게 두려워하는 것을 보고 그 수행원들은 하나같이 얼굴에 경멸하는 빛이 가득했다. 다들 하현이 이 뱀 할멈과 맞서 싸울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들은 팔짱을 끼고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듯 하현을 쳐다보았다. “하현, 너도 인물인 셈이니 그럼 내가 기회를 주지. 네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내가 놔줄 게. 네가 꺼지게 해줄게!”뱀
“퍽!”하현이 뺨을 때리자 뱀 할멈은 다시 날아갔다. “내가 너를 때리는 게 뭐 어때서?”하현은 앞으로 나와 뱀 할멈의 왼쪽 손목을 밟고 그대로 힘을 주었다. “털컥______”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네가 뱀을 키운다고 너를 때릴 수 없을 거 같았어?”“털컥!”“내 아내의 사지를 부러뜨리겠다고? 누가 너한테 그럴 배짱을 준 거야?”“털컥!”“내 처제의 뺨을 때리다니, 너 네가 누구라고 생각해?”“털컥!”“내 손발뿐 아니라 내 목숨까지 가져가겠다고? 뭘 믿고?”하현은 한 마디 한 마디를 할 때마다 뱀 할멈의 뼈를 발로 밟아 부러뜨렸다. 네 마디가 끝나자 뱀 할멈의 사지는 다 부러졌고 온몸에 힘이 풀려 땅바닥에서 끊임없이 경련을 일으켰다. 원래 흉악하고 오만했던 얼굴에는 공포의 빛만이 가득했다. 불빛 아래서 보는 이들의 놀라움을 자아내며 더없이 비참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 그 수행원들은 하나같이 멍해졌다. 그들은 하현이 감히 반격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게다가 뱀 할멈의 사지까지 부러뜨릴 줄이야. 뱀 할멈은 정 세자가 보낸 예인이고 고수라 한 대로 백 명을 공격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 불구가 된 것인가?뱀 할멈도 너무 화가 나 여러 번 반격하려고 했지만 하현의 속도만큼 빠르지 않아 하현에게 밟혀 사지가 부러진 것이다. 지금 그녀는 반격할 기회조차 없어졌다. 고통, 우울, 무기력, 분노……후회, 두려움……여러 가지 감정들이 들었지만 문제는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사지가 부러진 뱀 할멈은 그저 짓밟히는 것 밖에는 할 게 없었다. 하현은 뱀 할멈의 얼굴을 밟고 힘을 주었다. 옆에 있던 희정은 식은 땀을 흘렸다. 하현이 뱀 할멈을 짓밟아 죽이는 것을 눈뜨고 빤히 보고만 있다가는 정용이 따질 것이고 그녀도 귀찮아 질 것이다. “하현, 좋은 사위, 착한 사위, 때리지 말고 내 체면 좀 세워줘!”재석도 눈가
설유아는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다. “사람 못 만나는 건 안 무서워. 근데 방금 형부가 나를 제대로 지켜주지 못한 거 같아!”“만약 내 얼굴이 망가지면 형부가 나 책임져야 돼!”은아는 얼굴을 감싸며 말했다. “가라고 했으면 가야지. 무슨 그런 쓸데없는 말이 많아? 이 계집애는 이상한 소리 하고 다니는 게 부끄럽지도 않나?”“네 언니가 한 말 들었지? 빨리 가!”이 광경을 지켜보던 희정의 눈에도 경련이 일었다. 큰 딸도 이미 이 데릴사위에게 빠져있는데 만에 하나 작은 딸도 빠지게 되면 그녀는 차라리 강물에 뛰어드는 것이 나았다. 이때 희정은 감히 하현에게 덤벼들지 못한다는 것을 뱀 할멈의 교훈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녀는 눈알을 굴리며 말했다. “착한 사위야, 오늘 밤 고마워.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아마 은아는 봉변을 당했을 거야!”“나를 좀 이해해줘. 내가 한 모든 말들은 다 너희들 잘 되라고 한 말이야!”“화내지 마!”하현은 웃었다. 그는 희정의 이런 성격이 이미 너무 익숙했다. “자, 너는 은아랑 텔레비전 보러 가. 여긴 나랑 네 아버지가 치우면 돼.”희정은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사람들은 모두 멍해졌다. 희정이 언제 말을 이렇게 예쁘게 했지?하지만 곧 다들 반응을 했다. 하현이 방금 뱀 할멈의 사지를 부러뜨린 장면은 너무 자극적이었다. 하늘도 땅도 두려워하지 않던 희정은 불구가 될까 무서웠다. 이럴 때 어떻게 감히 하현을 건드려 설거지를 시키겠는가? 그리고 한 가지는 오늘 밤 하현이 이렇게 심하게 손을 댔으니 설씨 어르신을 도발한 셈이었다. 어르신 쪽에서는 분명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아마 찾아와서 죄를 물을 것이다. 지금 얌전히 설거지를 하고 있다가 이따가 자신도 하현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하면 자신의 책임을 회피할 수 있을 것이다. 희정의 이런 조심스런 생각을 꿰뚫어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들 그녀가 두려워하고 있다고만 생각했다. 하현과 은아가 정말로 텔레비전
두 사람이 잠든 사이 아무도 선을 넘지 않았다. 새벽 2시, 갑자기 방에서 다급한 핸드폰 소리가 울렸다. 하현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자신의 핸드폰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허둥지둥 전화를 받은 은아는 안색이 급변하며 말했다. “뭐요? 뱀 할멈 일행이 전부 다 죽었다고요!?”이 말을 들은 하현도 안색이 급변했다. 그가 오늘 아무도 죽이지 않은 것은 은아에게 여지를 남겨주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뜻밖에도 뱀 할멈이 죽었다. 이 장면은 조중천이 죽었을 때와 아주 비슷했다. 짐작할 필요도 없이 하현은 상대방이 자신을 겨냥해서 왔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은아만 영향을 받았을 뿐이다. ……30분 뒤 하현과 은아네 일가는 장례식장을 찾아갔다. 하현이 장례식장에 갔을 때 이미 많은 경찰서 차량과 고급 차가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조용하기 짝이 없던 장례식장은 이때 북새통을 이뤘다. 분명 모두 뱀 할멈을 위한 일이었다. 뱀 할멈이 죽은 것은 별 일 아니었지만 일이 대구 정가에까지 영향을 미치면 큰일이니 경찰서에서는 최대한 사건을 빨리 처리해야 했다. 하현과 사람들이 영안실에 왔을 때 안팎에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제 막 다시 뭉친 설씨 집안이 모두 모였다. 설씨 어르신과 설지연도 나타났다. 이때 설씨 어르신은 정교한 용머리 지팡이를 잡고 뱀 할멈의 시신을 보며 두려움과 분노가 뒤섞인 표정을 지었다. 두려웠던 것은 정가에 해명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뱀 할멈은 정가의 예인이었다. 그리고 누군가가 감히 자신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고 뱀 할멈을 해치웠다는 것에 분노했다. 그 고수들이 곁에 있지 않으면 많은 경우 그녀가 일을 마음껏 할 수 없을 때가 많았다. 설지연은 고개를 숙이고 서서 상심한 표정을 지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녀의 어머니가 죽은 줄 알았을 것이다. 너무 가식적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었다. 하현은 이들을 외면한 채 뱀 할멈의 시신
“만약 너희들이 불효자가 아니었다면 나는 뱀 할멈을 보내서 가법을 집행할 필요가 없었어!”“뱀 할멈이 가법을 집행할 필요가 없었다면 너희 집에 가지도 않았을 거고, 그러면 이런 변을 당하지도 않았을 거야!”“너희들이 사람을 죽였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뱀 할멈이 죽은 것은 너희들과 불가분의 관계야!”“뱀 할멈은 대구 정가의 예인이야!”“그녀가 죽었으니 너희들은 해명을 해야 해!”설씨 어르신은 이때 악랄한 수법을 썼다. 재석과 희정 두 사람은 감히 피하지 못했고 머리에 피가 날 정도로 얻어 맞았다. “할아버지, 왜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사람을 마구 때리세요!”설은아와 설유아는 자신의 부모가 맞는 것을 빤히 지켜볼 수가 없어 달려들어 막아 섰다.“죽어라!”설은아가 나서는 것을 보고 설씨 어르신의 눈동자에 노기가 스쳐 지나갔다. 손에 들고 있던 지팡이를 힘차게 내리쳤다. 곧 지팡이가 설은아의 이마에 떨어질 것 같았다. “퍽______”뒤에 서 있던 하현이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손으로 받치며 차갑게 말했다. “설씨 어르신, 지금은 법치 사회예요. 예전처럼 제멋대로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닙니다. 사람을 때리는 것은 법에 저촉돼요!”“게다가, 저는 당신이 내 앞에서 은아를 다치게 하지 못하도록 할 겁니다!”“데릴사위야, 너 정말 네가 대단하다고 생각해? 감히 내 앞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다니!”설씨 어르신은 지금 분노가 극에 달했다. “과거의 일은 내가 말하지 않겠어! 오늘 밤 뱀 할멈의 손발을 네가 부러뜨렸잖아!”“그러니 네가 분명 범인일 거야!”“저요?”하현은 냉소했다. “내가 그녀를 죽이려고 했다면 뺨 한 대면 충분해요. 그렇게 불구로 만들 필요가 없죠!”“그리고 그녀가 떠난 후 저는 계속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어요. 다들 증언할 수 있어요!”“어르신, 저한테 누명을 씌우려고 해도 증거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너……”하현이 반박하는 것을 보자 어르신은 화가 나서 펄
“내가 말한 대로 될 수 없다고?”“대구 정가 가주가 말을 한다고 해도!?”설씨 어르신은 냉소하며 하현을 위아래로 쳐다보았다. “하씨, 너 정말 네가 하 세자라고 내 앞에서 날뛸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너 내가 아직도 예전의 나 인 줄 아는 거야?”“내가 수장이 된 그 순간부터 너 같은 하찮은 사람은 나에게 미움을 살 수 없어!”“얘들아! 하현을 잡아! 그의 개 머리를 잘라 버려! 뱀 할멈에게 바쳐!”이때 설씨 어르신이 명령을 내렸다. 순식간에 경호원 몇 명이 뒤에서부터 나왔는데 이 사람들은 정용이 설씨 어르신에게 할당해준 경호원들로 몸놀림이 놀라울 뿐 아니라 하나같이 명령만 듣고 움직였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번쩍이는 화기 몇 자루가 하현의 머리를 겨누었다. “안돼!”설은아는 무의식적으로 하현을 땅바닥으로 쓰러뜨렸다. “쓱!”바로 이때 그들은 각기 다른 방향에서 하현이 있는 곳으로 총 머리를 빠르고 정확하게 조준했다. 하현의 동공은 움츠러들었고 무의식적으로 은아를 안고는 땅바닥을 뒹굴었다. “풉______”화기를 뽑아 든 다섯 명의 경호원들은 이때 모두 하나같이 목을 움켜 쥔 채 주저앉았다. 그들의 목에는 모두 독이 묻은 수리검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반응을 하기도 전에 형사처럼 보이는 사람이 움직이더니 뒤에서 손을 휘두르며 단칼에 내리쳤다. “풉______”길을 막고 있던 경호원 몇 명은 온몸을 떨며 목구멍을 감싸며 바닥에 쓰러졌다. 이 ‘형사’는 양손에 칼을 들고 하현이 있는 곳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들었다. 하현은 은아를 안은 채로 빠르게 뒤로 물러섰다. 동시에 하현은 설유아도 감쌌다. 양측의 간격이 순식간에 벌어졌다. “누구야!?”설씨 어르신은 자기도 모르게 노호했다. “쓱!”그 ‘형사’는 몸을 움직이며 순식간에 수 미터를 날아가더니 가늘고 긴 섬나라 칼을 번쩍 들어 설씨 어르신의 목을 떠받쳤다. “바보!”“굴러 나와!”‘형사’의 대
하현은 은아와 유아를 감싼 채로 재석과 희정 곁으로 왔다. 땅에서부터 화기를 주워 들고는 그들에게 호신용으로 몇 개를 던져 주었다. 일을 마친 후 하현은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가운데로 걸어갔다. 섬나라 남문은 무엇을 위해서 왔든 그를 겨냥해 온 것이다. 그래서 이때 그의 곁에 있는 것이 가장 위험했다. 남문이 왜 이렇게 서둘러 자신에게 손을 댔는지는 모르겠지만 하현도 기본적으로 한 가지는 확실히 알았다. 그것은 바로 조중천과 뱀 할멈 모두 남문의 손에 죽었다는 것이다. “바보! 하현, 3초 줄게. 당장 무릎 꿇어!”그 ‘형사’는 차가운 얼굴로 하현을 주시하고 있었다. “무릎 꿇지 않으면 이 늙은이를 죽여버릴 거야!”말을 하는 동안 그는 설지연을 발로 걷어차 넘어뜨리고는 발로 밟았다. 이 광경을 보고 하현은 동공이 약간 움츠러들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시끌벅적하던 주위는 조용해졌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형사’에게로 시선이 쏠렸다. 대구 정가에서 온 십여 명의 경호원들은 안색이 안 좋아졌고, 손에 든 화기로 ‘형사’의 급소를 겨누었다!“어르신을 놓아줘!”“설씨 어르신을 놔줘!”“항복하지 않으면 쏘겠다!”이때 한 무리의 경호원들이 그를 제압했다. 하나같이 살벌한 기세로 언제든지 손을 쓸 것 같았다. 이 모습을 본 설씨 어르신은 한심하다는 듯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나는 네가 누구든 상관 안 해. 하지만 너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아야 할 거야!”“나는 대구 정가의 방계, 강남 설씨 집안의 수장이야!”“대구 정가는 10대 최고 가문 중 하나야. 네가 감히 나를 건드렸다가는 정용 세자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세자는 너의 구족을 멸하고 너를 보기 흉하게 죽일 거야!”땅 바닥에 있던 설지연도 한 마디 내뱉었다. “여기는 다 우리 사람들이야. 네가 우리를 해치는 건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일이야. 너는 도망갈 수 없어!”‘형사’는 두 사람을 무시한 채 차가운
설씨 어르신은 이때 숨이 막힐 정도로 온몸이 고통스러웠다. 숨만 붙어있었을 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는 큰 소리로 하현에게 욕을 퍼붓고 싶었지만 힘이 없었다. 설씨 가족은 이 장면을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 섬나라 사람이 이렇게까지 잔인할 줄은 몰랐다. 양측이 조율할 수 있는 어떤 여지도 주지 않았다. 정상적으로 말하면 이런 대화에서는 이렇게 빨리 손을 쓰지 않는다. 하현은 고통스러워하는 얼굴이었다. 그는 약간 걱정스러운 듯 설지연을 힐끗 쳐다보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걱정스러운 빛은 사라지고 대의를 지키는 듯 말했다. “설지연을 놓아줘. 그녀는 이 일과는 아무 상관이 없어.”설지연의 얼굴이 떨렸다. “털컥______”‘형사’는 두 말없이 설지연의 왼손을 발로 밟아 부러뜨렸다. “아______”설지연은 순간적으로 울부짖기 시작했다. 그녀는 원래 무술을 수련했었고 다소 능력이 있었지만 이번에 기세를 몰아 하현과 설은아를 죽이고 싶었기에 반격하지 않았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그녀는 돌을 들어 자신의 발을 내리쳤다. 이때 그녀는 너무 아파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돼지 멱따는 소리보다 더 거친 비명 소리를 냈다. ‘형사’는 갈수록 안색이 차가워졌다. “너 아직도 안 넘어와!?”설지연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설씨 어르신은 비분한 얼굴로 말했다. “하현, 너 빨리 와. 그렇지 않으면 내가 죽여버릴 거야!”설지연도 원망스러운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이 개 자식을 목 졸라 죽이고 싶었다. 그가 입을 열지 않았으면 괜찮았겠지만 그가 입을 열었으니 이 ‘형사’는 그들을 죽이고 싶어했다. 하현은 이때 더 없이 눈빛이 차가워졌고 마치 분노에 한계가 없는 것 같았다. 그는 ‘형사’를 노려보며 차갑게 말했다. “나는 네가 감히 우리 대하에서 대구 정가 사람을 죽일 거라고는 믿지 않아!”“그 결과는 말할 것도 없이 너희 섬나라 전체가 감당할 수 없을 거야!”설지연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믿을
”홍민아... 네가... 어떻게...”진홍헌은 자신의 동생도 이여웅에게 찰싹 달라붙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화가 나고 어이가 없어서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똑똑해. 아주 똑똑해...”이여웅은 껄껄 웃으며 진홍헌을 쳐다보았다.“진홍헌, 여동생이 외모는 별로지만 아주 똑똑하군.”“내가 당신 총명함을 봐서 함께 데리고 가지!”진홍민은 눈이 번쩍 뜨였다.“여웅 오빠.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영광이에요!”진홍민도 중천그룹이 기울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만약 그녀가 빨리 이여웅 같은 사람을 잡지 않는다면 앞으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없을 것이다.진홍헌은 똥 씹은 얼굴을 했지만 이여웅은 두 여자를 끌어안고 깔깔대며 흡족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가자, 오늘 날 기쁘게 한다면 둘 다 내가 수양딸로 거둘게!”“앞으로 난 의붓아버지로서 매달 일억씩 용돈을 줄게!”“자, 아빠라고 불러!”그러자 진홍민과 강우금은 동시에 입을 모았다.“와! 너무 좋은 아빠다!”진홍민은 이여웅의 강점을 잘 알고 있었다.그리고 강우금도 지금 이 순간 이여웅의 재산이 진홍헌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래서 그녀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이여웅의 품에 안긴 것이다.심지어 진홍민은 속으로 조심스레 몇 가지 생각을 떠올리기 시작했다.이여웅을 잘 모신다면 나중에 혹시 그가 가지고 있는 중천그룹 주식이 자신에게 넘어올 수도 있지 않을까 했던 것이다.그러면 자신이 쉽게 중천그룹을 장악할 수 있게 된다.이여웅은 환하게 웃으며 진홍헌을 쳐다보았다.“진홍헌, 당신은 먼저 꺼져!”“오늘 밤 당신 여자친구와 여동생은 돌아가지 않을 거야.”“앞으로 난 당신의 매부이자 동서이자 아버지야...”“하하하하!”말 같지도 않은 이여웅의 말을 들으니 아무리 부잣집 도련님이라도 진홍헌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그는 눈이 벌겋게 달아올라 이를 갈며 말했다.“개자식!”“사람을 이렇게 무시하
”오호! 아주 미녀들이시군!”이여웅의 시선이 강우금에게 쏠려 그녀를 위아래로 바쁘게 훑어보았다.“강우금, 오늘 내가 82년산 마오타이를 가져왔는데 나와 함께 위층에 가서 맛보는 건 어때요?”“참, 미리 말해 두자면 난 다른 사람이 내 체면을 무시하는 걸 제일 싫어해요.”“내 체면을 무시한다는 건 내 얼굴을 사정없이 때리는 거나 마찬가지거든.”말을 하면서 이여웅은 자신의 오른손을 스리슬쩍 강우금의 허벅지 위로 올렸다.“어머, 이거 왜 이래요?!”“나 술 잘 못 마셔요. 기껏해야 두 잔밖에 못 마신다고요...”강우금은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명품 매장에서 퇴출된 후 그녀는 진홍헌의 품에 안겨 그의 여자친구가 되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여자친구로서의 지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그녀는 겉으로는 싫은 척하는 듯했지만 속은 그렇게 싫지만은 않은 듯 한껏 아양 떠는 목소리로 말했다.이 모습에 이여웅은 만족스러운 듯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띠었다.“형님, 이 여자는 내 여자친구입니다...”진홍헌은 이여웅의 오른손을 그녀의 허벅지에서 떼었다.진홍헌은 강우금이 죽고 못살 정도로 좋은 것은 아니지만 다른 남자가 자신의 여자를 빼앗아가는 건 다른 문제였다.게다가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이 사실이 알려지면 진홍헌은 앞으로 금정 바닥에서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형님, 제 체면도 좀 생각해 주세요. 제가 다른 여자들 소개해 드릴게요...”“퍽!”눈앞의 여자에게 한껏 흥미가 끓어올랐던 이여웅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고 조금도 망설임 없이 손을 들어 진홍헌의 얼굴에 내리쳤다.진홍헌은 한방에 온몸을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쳤다.그의 얼굴을 벌겋게 부어올랐고 입가에는 붉은 피가 넘쳐흘렀다.“체면?”“진홍헌이 내 앞에서 무슨 체면이 있어서 세우네 마네 하는 거야?”이여웅은 담배를 깊이 빨아들여 연기를 내뿜고는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지었다.진홍헌은 얼굴을 가리며 말했다.“형님, 그 여
흥미로워하는 이여웅의 눈빛을 본 순간 진홍헌의 눈꺼풀이 펄쩍 뛰어올랐다.그는 방금 일부러 이여웅이 들어오는 것을 못 본 척했는데 상대가 말을 걸어올 줄은 몰랐던 것이다.“금정 부잣집 도련님 망신은 혼자 다 시켜 놓고 어째서 이 형님한테 인사도 안 하는 거야?”“인사하는 법도 못 배웠어?!”“아주 정말 거만하군그래!”말을 하는 동안 이여웅은 자신의 사람들을 데리고 진홍헌 앞에 다가와 손을 뻗어 그의 오른쪽 얼굴을 툭툭 건드렸다.자기 세상인 것처럼 한껏 떠들고 있던 진홍헌은 이여웅이 자신의 얼굴을 툭툭 치는데도 화를 내지 못했다.“아, 형님, 제가 몰라봐서 죄송합니다.”비록 진홍헌은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그가 이여웅을 상당히 꺼려 한다는 걸 알아차렸다.이여웅과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이 영 마뜩잖은 눈치였다.“오호, 중천그룹 진홍헌이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었어?”“이 이여웅을 못 본 척할 정도로?”“눈이 나쁜 거야? 아니면 대놓고 날 무시하는 거야?”이여웅은 진홍헌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기분 나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제가 어떻게 그런 마음을 품겠어요? 형님, 너그럽게 봐주세요.”평소에 어디서도 당당하던 진홍헌이었지만 지금 이여웅 앞에서는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고 애써 웃음을 쥐어 짜내었다.하현의 얼굴에 더욱 짙은 의혹의 빛이 떠오르자 나박하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당신이 모르는 게 있어요. 진화개발은 중천그룹 주식의 50%에서 60%정도를 가지고 있어요. 이는 당시 중천그룹이 진화개발에게 막대한 투자금을 빌렸기 때문이에요.”“그래서 다른 사람 앞에서는 큰소리치는 중천그룹도 진화개발 앞에서는 아무 소리도 못해요.”“듣자 하니 진홍헌이 당신 처제를 마음에 두었다고 하더군요. 아마 대구 정 씨 가문의 보호를 받고 싶어서 그랬을 거예요.”“그렇지 않으면 중천그룹이 진화개발에 합병될 수도 있거든요.”하현은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저렇게 처량한 신세가 된 데에는 다 이유
하현이 뭔가 떠오른 듯 갑자기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그날 간민효가 비행기에서 총기를 가진 누군가에게 당했을 때, 그것도 완연결이 한 짓인가?”“맞아요. 얼마 전 간민효가 공격을 받은 것도 아마 대부분 완연결과 관련이 있어요.”“보아하니 해골파가 손을 쓴 것 같던데 배후에는 아마 완연결이 있었을 거예요. 확실해요.”엄도훈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겉으로 보기엔 일련의 사건들이 서로 아무 관련이 없는 독립된 일처럼 보였지만 하나하나 실마리를 풀고 보니 그 사건들이 모두 얽히고설켜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하현은 골똘히 생각에 잠긴 얼굴로 말했다.“보아하니 내가 이번에 금정에 온 건 정말 잘한 일인 것 같아.”그가 금정에 오자마자 장생전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니!하현은 자신이 운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장생전이 운이 나쁜 것인지 알 수 없었다.“자, 그 얘긴 이제 그만하지.”하현은 손을 뻗어 엄도훈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이제 어디 갈 거야? 내가 데려다줄게.”엄도훈이 몸을 곧게 펴며 정중하게 말했다.“죄송하지만 형님, 임페리얼 빌딩에 좀 데려다주실 수 있습니까?”30분 후, 차는 임페리얼 빌딩에 도착했다.이곳은 금정의 랜드마크 중 하나였다.아래 4층까지는 대형 쇼핑몰이고 위층은 오피스텔이었다.이곳에 입주한 회사들은 모두 금정의 대기업들이었다.엄도훈은 비록 정신이 몽롱하고 피곤했지만 그래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전용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하현은 따라 들어가지 않고 시계를 슬쩍 본 뒤 나박하를 데리고 아래층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가서 식사를 했다.그러나 두 사람이 앉아서 막 식사를 주문하려고 했을 때 한 무리의 사람들이 레스토랑 문을 벌컥 차며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하현은 자신도 모르게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한 남자와 두 여자를 보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남자는 진홍헌이었고 여자는 그의 여동생 진홍민, 그리고 전에 황보정에게 옷을 사 주다가 싸움이 벌어진 강우금이었다.“정말
하현은 희미한 시선으로 말했다.“장생전?”“네, 맞아요. 장생전이요.”엄도훈은 하현이 이를 짐작했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자세한 내막을 캐묻지 않고 장생전에 관해 세심하게 설명을 이어갔다.“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따르면 여섯 은둔가의 조상이 모두 제왕을 지냈기 때문에 신선을 찾아 장생전에 대해 알아보고 또한 그것을 꿈꿨다고 합니다.”“왕조가 멸망한 후 이러한 일들은 자연스럽게 후손들의 손에 넘어갔죠.”“여섯 은둔가들이 손에 쥐고 있는 비밀들을 모을 수만 있다면 분명 장생전을 만날 수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그런데 문제는 이 세상에 장생이 어디 있겠냐는 것입니다.”“제가 아는 한 여섯 은둔가가 가진 비밀은 사실 가문에만 전승되어 오던 것입니다.”“절대 다른 곳에 누설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죠.”“그래서 완연결이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 알게 된 여섯 은둔가는 간민효의 지도 아래 완연결을 토벌하였습니다.”“완연결은 하룻밤 사이에 강인하고 야심찬 인물에서 포로로 전락하였고 수많은 그의 부하들도 사상을 입게 되었습니다.”“다만 감옥으로 압송되는 과정에서 그의 차가 납치되었습니다.”“그 순간 우리는 그가 장생전에서 왔다는 걸 알게 되었죠.”말을 마치고 난 엄도훈은 심하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분명 장생전을 입에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틀림없었다.하현은 매우 흥미로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여섯 은둔가가 이 상황에서 서로 연합한 것은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왜 간민효가 손을 썼을까?”엄도훈은 의아한 듯 눈을 살짝 찡긋거리며 말했다.“말하자면 완연결이 운이 나빴다고 할 수 있죠. 그에게는 아들이 있었는데 늘 간민효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간민효를 차지하려고 여러 번 시도를 했고요.”“처음에는 간민효도 그를 무시하고 말았는데 나중에는 화가 나서 여섯 은둔가와 연합을 하고 나섰어요...”하현은 이 말을 듣고 눈초리를 가늘게 늘어뜨렸다.간민효가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걸 알긴 했지만 이렇
완연결은 장생전에서 지위가 낮지 않았고 당시 금정 지부 수장이었다.지금 땅바닥에 널브러진 사람들은 모두 그의 수하에 있는 유능한 인재들이었고 모두 일등 고수들이었다.그런데 이 사람들이 하현과 맞붙어 제대로 방어도 해 보지 못하고 널브러졌다니?!하현은 엄도훈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상관하지 않고 얼른 부상 상태를 처리한 후 일어섰다.“됐어. 다친 곳은 기껏해야 3일 정도면 다 나을 거야. 시간 되면 한의사한테 찾아가서 약이나 몇 첩 지어서 컨디션 조절해.”엄도훈은 그제야 정신을 번쩍 자리고는 안간힘을 쓰며 일어섰다.“형님, 진심으로 말씀드립니다.”“지금부터 언제든지 제 도움이 필요하면 말씀해 주세요.”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별말을 다 하는군. 별거 아니야. 게다가 여기서 만나자고 한 건 나니까 나한테도 책임이 있어.”“그건 그렇고 여기는 당신 사람들을 좀 시켜서 정리하라고 해.”“당신은 나랑 함께 같이 가자고. 아니면 여기서 기다릴 거야?”“아니요. 같이 가시죠.”엄도훈은 주변을 휘익 둘러보며 부르르 몸을 떨었다.“형님, 어떻게 이런 곳에서 날 보자고 하셨어요?”“내 추측이 맞다면 이곳은 아마 예전에도 험악한 곳이었을 텐데요.”“이곳은 금정 전체에서도 가장 흉악한 곳이에요!”“여기서 만나자고 할 줄 알았더라면 아마 죽어도 안 왔을 거예요.”엄도훈은 이 사실을 미리 떠올리지 못한 자신을 탓하며 깊이 후회했다.“흉악한 곳? 이곳은 그냥 버려진 흉가 아니야?”엄도훈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형님, 예전에 관청의 최고 책임자가 이곳이 마음에 들어서 여름에 피서를 하기 위한 별장을 짓고 싶어 했죠...”“결국 반쯤 지어졌을 때 땅속에 있던 큰 무덤을 건드리게 되었고 일하던 사람들은 온데간데없이 소식이 끊겼다고 합니다...”“그러고 나서 이곳은 봉쇄되어서 아무도 들어갈 수 없게 되었고요!”“엽기적인 사건을 띄워 조회수라도 올려 볼까 했던 블로거들이 탐험하러 왔다고 들었는데 전부
”이런 살인술은 기이하긴 하지만 나한테는 어린아이들 소꿉장난이나 마찬가지지.”하현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여전히 담담했다.“단 3분 만에 내가 당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어.”요염한 여자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우리 문제를 해결해 주는 대가로 엄도훈을 풀어 달라는 거지? 그렇지?”하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로서는 지금 손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어쨌든 어렵게 장생전과 관련된 몇 개의 실마리를 찾았는데 만약 그들이 죽기라도 하면 얼마나 낭패스러운가?죽은 사람을 앞에 두고 어떻게 진술을 받아낼 수 있겠는가?“아주 매력적인 조건이지만 아쉽게도 난 당신한테 동의할 수 없어.”요염한 여자는 차가운 얼굴로 입꼬리를 살짝 들어 올렸다.“하지만 우릴 생각해 준 당신의 마음이 가상해서 나중에 우리가 당신을 죽일 때는 고통이 길지 않게 단번에 죽여 줄게.”하현은 이 말을 듣고 천천히 시선을 들어 올렸다.그는 요염한 여자가 자신이 내건 조건을 승낙할 줄 알았다.그녀가 아무리 엄도훈에게 깊은 원한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목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는가?하지만 상대방이 헌신짝 버리듯 하현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보아 사혈이 막힌 그들의 상태는 강제가 아니라 자발적인 행위였음이 분명했다.기꺼이 사혈을 틀어막은 것이다.그들을 이 지경에까지 만든 사람은 보통 잔인하고 냉혹한 사람이 아닌 것이 틀림없다.그렇지 않았더라면 이 사람들이 이렇게 철저하게 무릎을 꿇지는 않았을 것이다.간단히 말해서 사혈을 봉인해야 그들이 살 수 있는 것이다.사혈이 풀린다면 그들은 반드시 죽을 것이다.그래서 하현의 제안은 그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난 당신들과 싸우고 싶지 않았어.”“그런데 아쉽게 되었군!”“아쉬울 것 없어!”요염한 여자가 당차게 내뱉으며 웃었다.“당신은 이곳에 와서 몰래 염탐만 해도 될 일이었어.
요염한 여인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우리 완연결 선생 뒤에 누가 있는지 당신은 상상도 하지 못할 거야.”“당신 같은 사람이 우리 완연결 선생을 상대할 자격이 된다고 생각해? 순진하기는!”“내 말은 그러니까, 순순히 운명을 받아들이란 거야. 발버둥치지 말고. 왜냐? 그래 봐야 아무 소용없으니까.”“당신을 도와줄 동료들이 지금 옆에 없는 걸 탓할 필요도 없어. 왜냐하면 간민효가 여기 있었다면 그녀도 무릎을 꿇었을 테니까.”말을 하면서 여자는 쭈그리고 앉아 엄도훈에게 주사를 놓으려고 했다.“꿈도 꾸지 마!”엄도훈은 버럭 소리를 질렀고 순간 바닥에 흩어져 있던 유리 파편을 얼른 집어 자신의 목을 향했다.다른 사람의 노예가 되느니 차라리 죽는 편이 훨씬 낫다!“퍽!”여자는 긴 다리를 휘둘러 유리 파편을 들고 있던 엄도훈의 손을 발로 차서 날려 버렸다.그런 다음 한 발을 엄도훈의 가슴에 짓누르며 주사기를 엄도훈의 몸에 찌르려고 했다.“아이 참...”그때 어디선가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하현은 두 손을 뒷짐지고 유유히 걸어 나왔다.이 일은 원래 그와 무관했지만 상대방이 하는 말에 이 일이 간민효와 장생전과도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그로서도 나서지 않을 수가 없었다.어쨌든 그가 금정에 있는 가장 큰 목적 중 하나이기도 했다.하현이 나오는 것을 보고 요염한 여자와 그녀의 일행들은 눈살을 찌푸리다 이내 굳어졌다.가장 중요한 순간에, 이런 흉가에 누군가 나타날 줄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 분명했다.순간 그들은 총과 칼, 쇠몽둥이들을 들어 올려 하현을 겨냥했다.요염한 여인이 입을 열었다.“당신 누구야?”여자가 말을 하는 동안 그녀의 일행들은 빠르게 흩어져 하현의 퇴로를 막아서며 잡아먹을 듯 사나운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엄도훈은 그제야 누가 왔는지 알아보았다.그도 처음에는 구원자가 나타난 줄 알고 기뻐했으나 이내 걱정스러운 얼굴로 소리쳤다.“형님, 어서 도망가세요! 이놈들은 보통 놈들
”생화학 무기?”이것을 보자마자 엄도훈은 숨을 헐떡이며 꿈틀거리는 것의 정체를 알아차렸다.“당신들이 미국과 한통속이 되어 이렇게 역겨운 짓까지 할 줄은 몰랐어!”“그러나 당신들이 이런 물건을 들이댄다고 해서 내가 눈 하나 깜빡할 줄 알아?”“당신들이 내 몸을 갈기갈기 찢고 뼈를 가루로 만든다고 해도 난 절대 두희랑을 배신하지 않을 거야!”“어서 단번에 날 죽여!”“그렇지 않으면 당신들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만약 내가 살아 돌아간다면 당신들 하나하나 갈기갈기 찢어 버릴 테니까!”“오호! 그 당찬 기개 정말 마음에 들어!”요염한 눈매의 여자가 메이크업 파우치를 닫고 나서 주사기를 꺼내 집게손가락으로 툭툭 털었다.“다만 그런 당찬 기개도 우리 앞에선 아무 소용이 없어.”“당신은 이게 뭔지 잘 알 거야. 우리가 이걸 당신 몸에 넣기만 하면 1분 안에 아무리 기개가 강철 같은 사람도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게 될 거야!”“그렇게 되면 당신은 우리 말에 절대 복종하게 될 거야!”이 말을 듣고 엄도훈의 안색이 크게 일그러졌고 그의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뚝뚝 떨어졌다.이 바닥에 오랫동안 굴러먹은 그는 분명 주사기 안에 든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임에 틀림없다.미국인들이 개발한 생화학 무기는 사람을 해치는 가장 사악한 술법인 묘강고술의 특성과도 깊이 결합되었다.일단 몸에 들어가면 사람이 절대 자신의 의지력으로 살아갈 수 없고 완전히 통제력을 잃게 된다.순간 엄도훈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뻔뻔스러운 놈들!”요염한 여인은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여섯 은둔가들 사이에 균열을 만들어 두희랑을 죽이게 된다면 서남 천문채의 금정 지부는 수장이 없는 꼴이 돼.”“우리가 조금 비열하고 뻔뻔스럽다고 해서 그게 뭐 어때서?”엄도훈은 치를 떨며 내뱉었다.“그 당시 당신들을 내쫓은 사람은 금정 간 씨 가문 간민효였어!”“당신들은 사람도 아니야! 짐승만도 못한 것들이야! 지금 와서 두희랑에게 그 분풀이를 하려고 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