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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장

작가: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온 장내가 놀랐다.

이것이야 말로 하 세자의 풍모다!

다른 사람이 나를 건드리지 않으면 나는 그 누구도 건드리지 않는다!

하지만 누군가가 나를 건드리면 반드시 백 배로 갚아준다!

옆에서 지켜보던 홍인조 조차 두피에 소름이 돋았다.

그는 지금 자신은 아주 운 좋게 단지 권력만 잃었을 뿐이라 생각했다.

모든 일을 마치고 하현은 무릎을 꿇은 정천을 보고 차갑게 말했다.

“사과할 건 사과하고, 배상할 건 배상해야지.”

“네. 네. 제가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정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허리를 굽혔다.

하현은 이어서 말했다.

“지금부터 대구 정가가 감히 강남의 반 발자국이라도 발을 들여놓으면 내가 너희들을 다 불구로 만들어 버릴 거야!”

“감히 그럴 리가요! 감히 그럴 수 없죠!”

이런 시점에 정천이 어디 슈퍼 2세의 기개가 있을 수 있겠는가? 그는 단지 하현에게 자신을 놔달라고 부탁할 뿐이었다.

……

남원종합병원.

재석과 희정, 은아는 모두 이곳에 입원해있다.

장북산이 직접 진료에 나서 회복 속도가 빨랐고 병원 내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았다.

다음날 아침 일찍 정천 쪽에서는 날이 아직 어두운 틈을 타서 사람들을 데리고 병원에 와 잘못을 빌고 고액의 배상을 하고는 풀이 죽은 채로 물러갔다.

곧 남원 상류층 전역에 이 소식이 전해졌다.

정천은 이번에 찾지 말아야 할 사람을 찾아 건드린 것 같다. 그는 한 손이 불구가 되었고 남원에서도 추방당했다.

도대체 누가 손을 댔는지는 비밀이다.

남원 1인자인 양정국은 알 수 있었지만 그는 입을 다물고 감히 말하지 못했다.

……

희정의 병실에 그녀와 재석 두 사람이 나란히 누워있다가 하현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그녀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이게 다 네가 폐물이라서 그래. 네 장인장모라서 얻어맞은 거야!”

“네가 좀 대단했으면 우리 두 사람이 이렇게 당했겠니?”

하현은 이번에 희정이 억울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도 뭐라고 말할 수 없었다.

그는 스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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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가. 최가네 할머니는 소파에 단정히 앉아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일이 밝혀졌다. 나는 원래 하현 그 폐물이 무슨 배경이 있는 줄 알았어!”“그는 거물의 운전기사였을 뿐이야!”“이번에 설은아를 구할 수 있었던 것도 그가 시중들던 그 거물이 손을 썼기 때문이야.”“준아, 그 사람이 섬기는 사람이 도대체 누군지 알아냈어?”최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제가 알아봤는데 해외에 몇 가지 단서가 있었어요. 그가 섬긴다는 소위 이 거물은 해외에서 돌아와서 창업한 교포라는 의심이 들어요!” “이 교포는 아무런 뿌리도 세력도 없는 게 분명한데 그가 해외 교포다 보니 양정국 쪽에서도 그를 도와야 해요. 지원 정책때문에요.”“사실 그날 밤 남원 경찰서 사람들이 골드코스트를 에워쌌던 건 바로 양정국의 명령 때문이었어요.”“양정국이 말을 한 건 아니지만 다들 짐작하고 있듯이 아마 그가 손을 댔을 거예요.”“그랬구나.”최가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쓰레기가 아직도 운이 좋을 줄은 몰랐네. 이런 거물을 알고 있을 줄이야.”최준이 웃으며 말했다.“할머니, 이렇게 된 이상 우리는 이 데릴사위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요!”“그 사람은 거물의 운전기사일 뿐인데, 거물이 그를 위해 이미 한번 손을 써 줬는데 설마 두 번씩이나 손을 써주겠어요?”“선심도 한번 썼으면 한 번은 쉬어줘야죠!”“그게 무슨 뜻이야?”최가 할머니는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최준은 냉랭하게 말했다. “대모산 리조트는 너무 값어치가 있는데다가 장 어르신이 입주한 것 때문에 그 지역은 앞으로 10배 이상 폭등할 거 같아요!”“우리가 이럴 때 설은아의 회사를 인수하지 않으면 우리에게는 기회가 없어요!”“설은아의 회사를 얻게 되면 우리 최가는 최고의 패밀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거예요!”최가 할머니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런데 그 회사는 천일그룹이 51%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최준은 웃으며 말했다.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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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 빌딩을 찾는 일은 크다고 큰 게 아니고, 작다고 작은 게 아니었다. 하현도 천일그룹의 인맥을 동원하지 않고 나중에 유소미에게 전화를 걸 생각이었다. “소미야, 너 부동산 일 하고 있지? 남원 중심에 놀고 있는 사무실 매물로 나온 거 있는지 알아봐 줄 수 있어?”“어? 이거 찾아서 뭐 하게?” 유소미는 궁금했다. “은아 회사가 요즘 잘 나가잖아. 이 기회에 인원도 확충하고 범위를 넓혀보려고. 사무실 하나 사서 은아한테 쓰라고 하려고.” 하현은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했다. 전화 맞은편에서 유소미는 한참 동안 침묵했다. 그녀는 다시 한 번 후회했다. 만약 애초에 하현 앞에서 도도하게 굴지 않았거나 아예 반대로 하현을 좇아 다녔다면 자신도 이렇게 좋은 남편이 있지 않았을까? 한숨을 내쉬며 유소미는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비현실적인 생각들을 모두 뿌리친 뒤 말했다. “걱정 마. 친구야. 이 일은 내가 반드시 처리해 줄게.” 전화를 끊은 후 유소미는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스마트 밸리 판매 매니저라는 자리가 그녀에게 엄청난 돈을 벌어준 것 외에도 많은 인맥을 알게 되었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수소문 끝에 유소미는 남원타워 인근 오피스텔이 하나 비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 곳은 상업 중심지로 사방에 오피스텔과 고급 쇼핑몰이 즐비해 이 지역에 입주할 수 있는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이곳은 하현의 요구에 절대적으로 부합한다고 할 수 있었다. 유소미는 하현에게 전화를 한 후 두 사람은 오후에 함께 쇼핑몰에 가기로 약속했다. 하현은 도착하자마자 주변을 몇 번 둘러본 후 유소미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괜찮네.”그러자 유소미는 오피스텔 주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두 사람은 오피스텔 주인 송대규의 사무실에 도착했다. 송대규는 대략 50세 정도로 배가 불룩 튀어 나왔고, 대머리에 얼굴은 창백하고 딱 봐도 지나치게 술기운이 있어 보였다. 하지만 이 늙은이는 오히려 전혀 자신

  • 재벌 사위면 될까?   1012장

    오기 전에 유소미는 이미 이 오피스텔의 가치를 추산해보았다. 업계 최고 가격으로 계산해도 3천 6백억정도 일 뿐이었다. 그런데 이 놈이 입만 열면 9천 2백억이라고 하니 시장가보다 너무 비쌌다. 이건 너무 터무니 없는 가격을 요구하는 것이다! 하현은 유소미의 표정을 보고 이 가격이 분명 부당하다는 것을 알았고, 이때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송 사장님, 다들 장사꾼들이니 신용을 중요시 해야죠.”“이 가격은 너무 터무니 없는 가격 아닌가요?”그는 비록 돈이 많아 이 정도의 돈은 결코 부족하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회장이 바보처럼 취급 받으며 속을 수는 없지 않는가?송대규는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저렴한 오피스텔을 찾으려는 거면 여기서 나가세요. 어쩔 수 없네요!”“여기는 자리가 좋아서 가격이 비싸요. 저도 싸게 해드리고 싶지만 어쩔 수가 없네요!”하현이 말했다. “우리는 정말 여기를 원하는데 9천 2백억은 너무 심해요.”옆에 있던 유소미가 웃으며 말했다. “송 사장님, 체면 좀 세워주세요. 시장가대로 하면 어떨까요?”송대규는 이 말을 듣고 잠시 유소미를 훑어본 뒤에야 웃으며 말했다. “좋아요. 제가 당신 체면은 세워드릴 수 있죠. 하지만 가격은 당신이랑 나랑 천천히 얘기합시다.”“자네는 태도가 안 좋아서 당신이랑은 얘기할 마음이 없어요.”송대규는 또 하현을 힐끗 쳐다보면서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유소미는 정말 하현을 돕고 싶어 이 말을 듣자마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요. 송 사장님, 저랑 얘기 하시죠.”송대규는 웃으며 말했다.“좋아요. 들어가서 얘기합시다.”말을 하면서 송대규는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하현이 따라가려고 하자 송대규는 벌써 인상을 쓰며 말했다. “내가 말하지 않았나? 당신은 예의가 없네요. 나가 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팔지 않을 거예요!”송대규가 어떻게 하현이 자기 일을 망치는 것을 가만히 눈뜨고 볼 수 있겠는가? 유소미는 눈치채지

  • 재벌 사위면 될까?   1013장

    “아!?”유소미는 약간 어리둥절했고, 무슨 뜻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녀의 천진난만한 모습에 송대규는 참지 못하고 하하 웃으며 말했다.“아가씨는 아직도 내 말을 이해 못한 거예요?”“나는 이혼한지 몇 년이 지났는데 마땅한 상대를 찾지 못해서 아직 재혼을 못하고 있어요.”“나는 지금 밤에 혼자 잠을 못 자요!”“아가씨가 나를 도와서 이 문제를 좀 해결해 주세요.”말을 하면서 송대규는 안으로 들어가는 문을 열었고 그곳은 침대가 놓여진 침실이었다. “이리 와요! 그 다음에 당신이랑 3천 6백억에 계약할게요!”송대규는 돼지 같은 얼굴로 히죽거리며 조급해했다.“송 사장님, 이런 농담은 전혀 웃기지가 않아요!”유소미는 더할 나위 없이 안색이 좋지 않았다. 그녀는 사회에서 오랫동안 뒹굴며 그녀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났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보통 점잖고 기회를 봐서 자신을 따라다닐 뿐이었다. 자신이 거절하고 나면 이 사람들은 모두 포기했다. 모두가 교양이 있는 사람들이어서 이런 일로 체면을 구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오늘 이 송대규가 정말 뻔뻔하게도 장사 얘기를 하면서 이런 요구를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자신도 이 오피스텔의 가치가 최대 3천 6백억이라는 것은 똑똑히 알고 있을 것이다. 일부러 가격을 올린 것은 자기를 협박하기 위한 것이다!송대규는 이때 자신의 허리띠를 풀고는 한 걸음씩 유소미에게로 걸어가며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아가씨, 이 세상엔 여자를 포함해 모든 것에는 가격이 매겨져 있어요!”“만약 내가 당신을 모욕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내가 가격을 충분히 비싸게 주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거예요.”“이렇게 합시다. 가격을 깎아 주는 것 외에 내가 10억을 당신한테 줄게요.”“생각해 봐요. 당신이 얼마나 값어치가 있는지! 다이아몬드를 박아 넣는 것만큼 당신은 그렇게 비싸지는 않아요!”유소미는 뒷걸음질을 치다 벽에 붙어 차가운 목

  • 재벌 사위면 될까?   1014장

    송대규는 자신이 모든 것을 잘 안배했다고 느꼈다. “쾅______”그러던 중 갑자기 사무실 대문이 크게 울리는 소리가 들렸고 굳게 닫혀 있던 문이 발길에 걷어차여 열렸다. 사무실 안에 있던 송대규는 깜짝 놀랐다. 유소미도 놀란 얼굴이었다. 하현이 대단하다는 것은 알고는 있었지만 이 정도까지 대단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인가?이때 하현은 벌써 들어와 송대규 앞에 와 있었다. 몇 명의 깡패들은 이미 바닥에 누워있었다. “퍽!”하현이 뺨을 때리자 송대규는 날아가 벽에 부딪혀 이가 몇 개 빠져버렸다. “너! 네가 감히 나를 쳐!? 너 내가 누군지 알아? 내 빽이 누군 줄 알아?”“너 죽었어! 내가 장담하는데 너의 최후는 비참해 질 거야!”송대규는 날뛰는데 익숙했다. 이때 그는 비록 발음이 분명치는 않았지만 여전히 하현을 가리키며 노호했다. 하현이 웃었다. “누군가 나한테 이렇게 말하는 건 오래간만에 듣네.”“내가 얼마나 처참하게 될지 한번 보고 싶네.”“좋아! 너 능력이 있으면 가지 말고 있어! 어르신이 지금 사람을 부르겠어!”송대규는 냉소를 연발했다. 곧이어 그는 전화를 만지작거리더니 재빨리 밖으로 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상범진 형님, 저예요. 송대규! 누가 제 구역에서 소란을 피우고는 저를 때렸어요! 꼭 오셔서 제 대신 정의를 세워주세요!”“네. 네. 여기서 얌전히 기다리고 있겠습니다!”말을 마친 후 송대규를 전화를 끊고 냉담한 표정으로 하현에게 말했다. “너 죽었어! 우리 형님이 지금 오실 거야!”“내가 오늘 네가 누워서 나가게 해주겠다고 보증하지!”말을 마치고 송대규는 피를 머금은 침을 땅바닥에 뱉고는 유소미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리고 너! 더러운 년아, 부끄러운 줄 알아! 어르신한테 순진한 척을 하다니!”“내 말 잘 들어. 오늘 어르신은 너를 가지고 놀 거야!”이 말을 내뱉자 유소미는 순간 갑자기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 재벌 사위면 될까?   1015장

    곧 화려한 그림이 수놓아져 있는 셔츠를 입고 시가를 물고 있던 남자가 들어왔다. 걸어 오면서 말했다. “송씨야. 네가 평소에 어르신에게 효도를 했잖아.”“어르신이 말한 대로 일이 있으면 도와 줄게.”“하지만 어르신이 온 이상, 너도 어르신을 빈손으로 돌아가게 할 생각은 없겠지?”이 사람이 바로 상범진이다. 강남 길바닥의 거물 중 한 사람이다. 그의 구역이 바로 이 부근이었다. 송대규는 솔직히 말해 그가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 그는 이 말을 듣고 급히 현금 뭉치를 더듬으며 말했다.“형님, 형제들이 오셨으니 분명 헛수고하지 않으실 겁니다. 작은 성의의 표시입니다.”말을 하면서 그는 현금을 건네 주었다. 상범진의 부하 하나가 받아 가더니 상범진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상범진은 그제서야 담담하게 말했다. “송씨야, 어떻게 된 일인지 말해 봐.”송대규는 하현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형님, 바로 이 사람이 제 좋은 일을 망쳤을 뿐 아니라 제 뺨을 때렸습니다!”상범진은 먼저 유소미를 한번 쳐다보고는 눈을 번뜩이며 말했다. “이게 바로 네 좋은 일이야?”송대규는 순간 알아차렸다. 비록 조금 달갑지는 않았지만 이를 악물고 말했다.“형님이 마음에 드시면 먼저 하세요. 저는 충분히 놀았으니 무슨 일이든 말씀 하신 대로 하겠습니다!”이 말을 듣고 유소미는 어리둥절했다. 뻔뻔스러워 부끄러운 줄 모르는 사람을 그녀는 많이 만나봤다. 하지만 송대규처럼 이 지경까지 뻔뻔한 사람은 정말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었다.상범진은 손을 내밀어 송대규의 얼굴을 툭툭 치며 칭찬을 하더니 차갑게 말했다.“얘들아. 가서 저 녀석을 불구로 만들어 버려.”“계집애야, 네가 이 어르신을 모시고 들어갈래? 아니면 어르신이 너를 데리고 들어갈까?”분명 이 상범진과 송대규는 같은 부류였다. “죽었다!”유소미는 얼굴이 창백해졌고 절망적인 기색이었다. 그녀는 이미 마음을 정했다. 죽을지언정 절대 모욕을 당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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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희정이 하현에게 눈길을 돌렸고 그녀의 눈 밑이 두툼하게 응어리졌다.그리고 그녀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홀 한가운데로 가서 당당하게 의자에 앉은 뒤 이영산을 가리켰다.“영산아, 그림 가져와 보렴.”“아버지와 함께 잘 살펴볼게.”두 사람은 모두 대가족 출신이라 이 방면에 대해 피상적이긴 했지만 어느 정도 안목이 있었다.특히 설재석은 요즘 강남에서 소장품을 열심히 연구하며 더 많은 지식을 쌓은 터였다.그렇지 않았다면 이영산이 누군가의 비위를 맞춰 가며 ‘맹호하산도’를 구해 왔을 리가 없다.이영산은 황급히 하현을 보고는 얼른 그의 손에 든 ‘맹호하산도’를 설재석에게 공손히 건네주었다.설재석은 짐짓 돋보기를 꺼내 신중하게 쳐다보았다.몇 분 뒤 설재석은 최희정의 귀에 대고 귓속말을 했다.최희정은 귓속말을 듣고 이영산을 힐끔 쳐다보았다.그녀의 눈빛에 살짝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다.이영산은 순간 소름이 확 끼쳤다.그녀의 눈빛이 너무나 무서웠던 것이다.‘맹호하산도’가 위작임을 간파한 것임이 분명하다고 그는 짐작했다.설은아와 설유아도 싸늘한 표정으로 이영산을 바라보고 있었다.감히 양아들인 주제에 가짜를 가지고 설 씨 집안에 와서 큰소리를 치다니 죽어야 마땅했다!그러나 최희정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짐작할 수 없는 얼굴이었다.그녀는 잠시 이영산을 쳐다보다가 하현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하현, 자네 그 입 좀 작작 놀리지 그래?”“이 그림은 분명 진짜야! 당인의 진품이 맞아!”“적어도 억은 넘을 거야!”“안목도 천박한 놈이 어쩌다 운이 좋아서 내 딸한테 붙어먹더니! 그 부귀영화 좀 누린다고 골동품과 서화까지 이러쿵저러쿵하는 거야? 자네가 그럴 자격이 된다고 생각해?”“더욱 웃긴 것은 자네가 감히 내 소중한 아들을 무시하고 모욕했다는 거야. 얼른 무릎 꿇고 그에게 사과해!”“그렇지 않으면 이 집에 발붙일 생각도 하지 마!”하현의 눈빛에 차가운 파도가 일렁거렸다.그는 이 서화에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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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로 능력이 있는 사람은 데릴사위가 될 수 없다.더욱 중요한 사실은 이 사람들이 모두 이영산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당연히 이영산의 편에 서야 한다는 것이다.“하현, 아무것도 모르면 입 다물어! 헛소리하지 마!”“맞아! 자기가 뭔지도 모르는 놈이 이영산을 모독하다니!”“무슨 전문가인 척을 해?! 당신이 가짜라면 그게 가짜가 되는 거야?”“학벌도 없고 지식도 없으면서 감히 서화를 좀 아는 척 허세를 부려?”“이영산은 우리 금정 수장계에서는 소문난 존재야. 그러니 그가 진짜라고 했으면 틀림없는 진짜야!”친척들이 동요하며 하현에 대한 거침없는 비난과 비아냥을 이어가자 설은아는 그 말들이 귀에 거슬렸는지 점점 안색이 일그러져 갔다.설유아도 얼굴이 새까맣게 타들어갔다.이영산이 이렇게까지 뻔뻔하게 나올 줄 몰랐다.하현은 냉담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이 물건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전문가를 찾아서 직접 감별하게 하면 되겠죠.”“감정하는 비용은 제가 내겠어요!”조금도 흔들림이 없는 하현의 말에 이영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하현이 지나치게 담담하다는 것도 걸렸지만 그가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보다 큰 이유는 이 그림이 오천만 원에 산 것이 아니라 몇백만 원에 인터넷으로 산 물건이기 때문이었다.만약 그가 돈이 있었다면 설 씨 가문의 양아들이 되려고 온갖 방법을 다 쓸 필요가 없다.가짜 그림을 판 판매자는 이 물건이 가짜인지 진짜인지 누구도 감별할 수 없을 정도라고 호언장담했다.그러나 이영산은 그를 믿지 않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최희정과 설재석의 부부의 환심을 사기 위해 요즘 너무 많은 돈을 쓴 터라 진짜 그림을 살 돈이 없었다.그런데 최희정과 설재석이 말한 그 데릴사위가 이 사실을 까발린다고?정말로 그럴 수 있단 말인가?“이게 뭐라고 그렇게들 싸워?”“여기가 청과시장이야?”바로 그때 입구에서 약간의 위엄 서린 목소리가 들려왔다.“우리가 대가족이라는 걸 몰라? 버릇이 이렇게나 없어서야 되

  • 재벌 사위면 될까?   4100장

    ”난 부모님의 친아들이 아니라 양아들에 불과해.”“하지만 나도 잘 알고 있어. 우린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리고 만족스럽게 해 드릴 방법을 궁리해야 한다는 걸.”“그들이 조금이라도 웃을 수 있다며 전 재산을 다 부어서라도 기꺼이 웃게 만들어야 해!”“하지만 당신들은 친자식이라는 이유로 대충대충 해도 마음만 전하면 된다?”“그래? 결국 난 남이라는 거지?”“부모님께 아무리 정성을 쏟는다고 해도 당신들의 흙 묻은 무보다도 못하다는 거지?”이영산은 억울한 듯 눈썹을 일그러뜨렸다.이윽고 그는 어지러운 듯 휘청거리기 시작했고 옆에서 장리나가 그를 부축하며 입을 열었다.“그러게 내가 당신한테 몇 번이나 말했어?!”“당신이 아무리 친자식처럼 효도한다고 해도 결국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혈육의 정과는 절대 비교할 수 없을 거라고 했잖아!”이 말을 들은 주변 사람들은 한숨을 내쉬며 안타까운 눈빛으로 이영산을 바라보았다.“맞아. 요새 이영산처럼 저렇게 효도하는 아들도 드물어.”“최희정과 설재석이 늘그막에 이렇게 효도하는 양아들을 만난 것은 크나큰 행운이야.”“무엇보다 이영산이 친딸보다 더 효도한다는 게 관건이야.”“오천만 원짜리 이 서화를 준비했다는 건 부모님을 위한 무한한 마음을 대변하는 거지.”“시집간 딸은 출가외인이라고 하는데 출가도 안 한 딸이 양아들 뒤꿈치도 못 따라간다니!”“내가 보기엔 최 여사 부부가 이영산한테 재산을 물려줘야 한다고 봐!”“저런 배은망덕한 것들한텐 절대 한 푼도 줘선 안 돼!”“당신들 정말...”사람들의 말을 들은 설유아는 화가 나서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설은아의 표정도 차갑게 식었다.이 손님들이 이미 이영산 부부에게 매수되었다는 것을 그녀가 눈치채지 못할 리가 있겠는가?이영산은 그녀의 미색을 탐낼 뿐만 아니라 정 씨 가문 아홉 번째 방주의 발언권이 설재석에게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일을 꾸민 것이다.“설은아, 설유아. 그렇게 화내지 마.”“이 흙 묻은 무는

  • 재벌 사위면 될까?   4099장

    ”하하하, 선물 가져왔어요?”이영산은 씩 웃으며 하현이 들고 있는 비닐봉지에 시선을 던졌다.“설마 이거 말하는 건 아니겠지?”“금정에 와서 부모님을 만나 뵙고 재결합하려고 하는데 비닐봉지라니? 부끄럽지도 않아?”설은아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이영산은 이미 하현이 들고 있던 검은 비닐봉지를 빼앗아 자기 마음대로 열어 보았다.싹이 난 무같이 생긴 것이 눈에 들어왔다.“무? 조금 전 어디 밭에서 뽑아 왔어?”“포장도 따로 없이 검은 비닐봉지에?!”“이거 천 원은 하나?”“어쩐지 부모님이 당신을 두고 쓸모없다, 쓸모없다 하시더라니!”“재결합 선물에 이런 걸 선물이라고?”“천 원도 안 되는 것을! 염치가 없어도 원!”“썩 꺼져!”“우리 설 씨 가문에서 당신을 반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최희정과 설재석이 금정에 와서 알게 된 사람들은 이영산의 말을 듣고 하나같이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그들의 시선에는 혐오감과 경멸함이 가득 들어 있었고 하현의 존재가 그들의 모임의 격을 떨어뜨려 놓았다고 느꼈다.하현은 이 사람들의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았다.그저 그 사람들 중 아무도 이 백두산 산삼을 알아보는 이가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다.하현이 아무런 동요도 없는 모습을 보이자 사람들은 데릴사위가 창피한 줄도 모른다며 비아냥거렸다.“정말 쓸모없는 인간이야!”이영산은 하현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을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자, 자, 자. 이번에 부모님을 위해 내가 준비한 선물을 좀 보시죠. 이것은 명나라 당인의 서화입니다.”이영산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서화 한 권을 꺼내 테이블 위에 펼쳐놓고 세상을 다 가진 듯한 미소를 지었다.“맹호하산도!”“당나라 말기 출세작이죠!”“이 물건을 구하기 위해 내가 얼마나 많은 수집가들과 주먹다짐을 했는지를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해요. 결국 거금 오천만 원을 주고 손에 넣었죠!”“아마 진정한 가치는 그 열 배도 넘을 거예요!”이영산은 자신이

  • 재벌 사위면 될까?   4098장

    말을 하는 동안 하현은 트렁크를 열고 짐을 챙기려 했다.그러자 검은 비닐봉지 같은 것이 보였고 그 안에는 흙 묻은 산삼 같은 것이 흐릿하게 보였다.“백두산 산삼?”하현은 왕인걸이 자신을 위해 이렇게까지 준비했을 줄은 몰랐다.백두산 산삼이라니?!이것은 진정한 강장제이다.일반 중장년층이 복용한다면 몸은 튼튼하게 해 주고 힘을 북돋아 준다.이번에 혼인증을 다시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하현은 최희정과 설재석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그들의 체면을 세워 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스쳤고 그는 지체 없이 비닐봉지를 손에 덥석 들었다.그때 소식을 접한 설은아가 건물 입구에서 달려 나왔다.하현의 손에 들린 비닐봉지를 보고 그녀는 살짝 어리둥절해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하현, 이건...”“오랜만에 부모님을 뵙게 되었는데 성의 표시는 해야지.”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 뿐 긴 말은 하지 않았다.설유아는 언니가 나오자 혀를 쏙 내밀며 쏜살같이 달아났다.하현의 말을 들은 설은아는 살짝 놀란 듯 어리둥절해했다.하현이 자신의 부모와 관계를 잘 풀어가기 위해 이런 선물을 준비했을 줄은 몰랐다.하지만 그녀는 살짝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지금 새로 들인 양아들 내외가 마침 와 있어.”“그들이 말을 예쁘게 하지 않더라도 좀 참아.”말을 마친 뒤 설은아는 자신의 차에서도 선물 상자를 꺼낸 뒤 하현을 데리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집안에는 이미 수십 명의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고 모두 금정의 부유한 사람인 것 같았다.최희정과 설재석 두 사람은 아직 오지 않았지만 하현이 모르는 남녀가 장내를 이끌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나이는 서른도 안 되어 보였고 남자는 무던한 표정에 여자는 서늘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아이고, 은아. 왜 안 보이나 했어?”“오늘은 아버지가 한턱내는 날인데 이집의 어엿한 반쪽 주인인 당신이 안 보여서 걱정했잖아!”“당신은 아버지 친딸이니까 이런 일에 좀 더 신경을 써야지,

  • 재벌 사위면 될까?   4097장

    원래 하현은 이 일에 자꾸 엮이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노인 혼자서는 절대 그 고통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다.결국 잠시 생각에 빠진 하현은 보헤미안 옷차림의 여자에게 말했다.“아가씨, 할아버지 몸에 뭔가 더러운 것이 있어요.”“당신들이 교통사고를 당한 것은 아마 그것 때문일 겁니다.”“그러니 당신들이 시간이 된다면...”“더러운 거라뇨?”하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보헤미안 옷차림의 여자는 분노를 터뜨렸다.“당신은 일억 때문에 차량에 달려들어 우리 할아버지를 죽이려고 했어요!”“자기변명을 하려고 이제는 뭐라구요? 우리 할아버지한테 더러운 게 있다구요?”“그렇게 허튼소리 하다가는 제 명에 죽지 못할 거예요!”자신의 할아버지는 평생 덕을 쌓고 선을 행했고 자주 정진하고 염불을 외던 분이셨다.그처럼 선량한 사람에게 어떻게 더러운 기운이 붙을 수가 있던 말인가?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난 보헤미안 옷차림의 여자는 하현이 있는 곳을 향해 손바닥을 휘둘렀다.“탁!”그러나 그녀의 손바닥은 하현의 얼굴에 닿지 못했다.언제 하현의 곁에 왔는지 그새 설유아가 들어와 여자의 손을 덥석 잡았다.“아가씨, 우리 형부는 좋은 마음으로 한 거예요!”“아무도 나서서 도와주려 하지 않았는데 우리 형부가 도와줬으면 고맙다고 해야지 이게 무슨 짓이에요?”“정말로 우리 형부가 한 행동이 당신 할아버지한테 해가 되었다면 당장 관청에 신고하세요!”“형사가 우리 책임이라고 하면 우리가 책임지면 되죠!”“하지만 사람의 호의를 몰라보고 함부로 그런 말을 하는 건 못 참아요!”설유아는 날카로운 눈초리로 여자를 바라보았다.“게다가 당신이 뭐라도 된다고 생각해요?”“감히 내 형부한테 손찌검을 해?”본 적 없던 설유아의 패기에 하현은 눈이 휘둥그레졌다.자신의 눈에는 그저 어린 소녀처럼 보였던 설유아가 이렇게까지 성장했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보헤미안 옷차림의 여자도 설유아의 기세에 놀랐는지 살짝 얼떨떨한 얼굴이었다.

  • 재벌 사위면 될까?   4096장

    ”만약 이 상황에서 사람을 구해내지 않으면 양심에 걸려서 참을 수가 없을 것 같아.”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고 온화한 미소로 설유아를 안심시켰다.하현의 말을 들은 설유아는 약간 어리둥절해하다가 결국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자기가 형부를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성격 때문이 아니었던가?이런 생각이 들자 설유아는 그의 손을 계속 잡고 있을 수 없었다.결국 설유아가 그의 손을 놓자 그가 한 걸음 내디디며 부리나케 벤츠 차량으로 뛰어들었다.“저기, 우리 할아버지 구해 주시려고요?”보헤미안 옷차림의 여자는 다소 여윈 하현의 몸을 보고 의아한 눈빛을 보냈다.사람을 구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서였다.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선 죽은 사람의 손이라도 빌려야 할 판이었다.그녀에겐 애초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할아버지를 구해 주신다면 일억을 드릴게요. 제발 우리 할아버지 좀 구해 주세요!”하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대로 벤츠로 발걸음을 재촉했다.엄청난 디젤 냄새가 코를 찔렀고 벤츠 차량은 이미 완전히 변형되었다.노인의 하반신은 안쪽에 꽉 끼어 있었고 고통으로 인해 의식을 잃었으며 내장의 압박이 심한 듯했다.하현은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지 않고 왼손으로 천천히 벤츠 차량의 철골을 받친 후 오른손으로 노인의 옷을 잡아당겨 그를 직접 끌어내려고 했다.“잠깐만요! 지금 뭐 하는 거예요?”하현이 강제로 사람을 끌어내리려고 하자 보헤미안 옷차림의 여자는 깜짝 놀라 소리쳤다.“사람을 어떻게 구해야 하는지 아는 거예요? 지금 우리 할아버지를 죽일 셈이에요?”“이렇게 억지로 할아버지를 빼내려고 하다가 대동맥이라도 다처서 피를 흘리게 되면 어떻게 해요?”“사람을 구하려는 거예요? 아니면 죽이려는 거예요?”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삐걱’ 하는 소리와 함께 벤츠 차량의 골격이 다시금 흔들리며 아래쪽으로 천천히 내려앉았다.왈칵!의식을 잃은 노인은 거대한 철골 덩어리에 몸이 눌려 본능적으로 피를 토해내었다.하현은

  • 재벌 사위면 될까?   4095장

    여자는 주위를 둘러보며 소리쳤다.“여기 누구 좀 도와주시겠어요?”“우리 할아버지 좀 살려주세요!”노인의 안색은 더욱 나빠졌고 벤츠의 구겨진 철골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주변 사람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지켜볼 뿐이었다.트럭이 폭발하기도 전에 철골이 누르는 압력을 구겨진 벤츠가 이기지 못할 것 같았다.그러면 노인은 구조되기도 전에 압사할 것이다.그때가 되면 119가 와도 아무 소용이 없다.울먹이는 여자를 보고 주변에서 동영상을 촬영하던 사람들도 어느새 카메라를 끈 채 불안하고 허망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몇 명은 앞으로 나서려다 끝내 망설이며 발걸음을 움직이지 못했다.그들도 모두 잘 안다. 부자인 것 같은 이 노인을 구해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지를.하지만 상황이 너무나 위급했다.만약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같이 압사된다면 그야말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많은, 아니 모두를 잃는 것이었다.삐걱삐걱!바로 그때 벤츠의 철골이 다시 거친 소리를 내며 무너질 듯 주저앉으려고 했다.의식을 잃은 노인은 고통스럽게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고 입가에는 피가 주르르 흘러내렸다.이를 본 여자는 더욱 일그러진 얼굴로 안타까워했다.그녀는 주위에 있는 건장한 남자들을 보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저기요! 제발 우리 할아버지 좀 살려주세요!”“도와주신다면 천만 원씩 드릴게요!”“아니, 일인당 일억씩 드릴게요!”보헤미안 옷차림을 한 여자의 말에 사람들은 이들이 정말 부자라는 생각에 더욱 주저하는 내색을 비췄다.하지만 그럴수록 아무도 감히 나서려고 하지 않았다.감히 나섰다가 사람을 살리지 못하면 괜히 역정만 듣게 되고 안 좋은 일이 엮이기만 할 뿐 아닌가?만약 이 사건에 명문가들의 원한이 뒤섞여 있다면 그야말로 괜히 나섰다가 된통 당하게 되는 것이다!이 광경을 보고 하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앞으로 나서려고 했다.설유아는 재빨리 그를 끌어당겼다.“형부, 왜 그러세요?”하현은 낮은 목소리로 말

  • 재벌 사위면 될까?   4094장

    하현은 정말 어이가 없었다.“설유아, 날 믿어. 이 차도, 그리고 이 목걸이도 어쩌다 그냥 들어온 것뿐이야.”“다른 사람이 나한테 사과의 의미로 준 거야.”“알았어요, 알았다구요. 형부, 설명하지 않아도 돼요. 형부가 언니를 위해 이런 걸 준비했다고 해서 화낼 사람 아무도 없어요.”“이제 곧 결혼기념일이잖아요.”“큰 선물을 준비해서 이참에 당연히 재결합까지 가야죠!”이 말을 한 순간 갑자기 설유아의 마음 저 깊은 곳이 아려왔다.그리고는 목에 걸려 있던 까르띠에 목걸이를 풀었고 아쉬운 표정을 뒤로하며 선물 상자 속에 넣었다.하현은 약간 어리둥절해하며 입을 열었다.“뭐해?”“뭘 하긴요?”설유아는 콧방귀를 뀌며 입을 열었다.“언니 물건이니까 돌려줘야죠. 그런데 형부, 가끔은 좀 빌려 쓸 수도 있어요.”“나도 이건 탐이 나지만 언니 마음을 상하게 할 순 없어요.”말을 하면서 설유아는 서운한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이 물건이 정말 하현이 자신에게 주는 것이기를 바랐다.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여주인공이 아니라 단지 여주인공 뒤에 있는 어린 소녀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그러니 유리 구두는 반드시 여주인공에게 돌려줘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불경한 죄를 얻게 된다.하현은 이 모습을 보며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처제한테 주는 거라고 말했잖아. 정말로 처제한테 주는 거야.”“어서 집어넣어. 언니도 절대 뭐라고 하지 않을 거야.”“결혼기념일엔 내가 따로 준비하면 돼!”설유아는 하현의 말이 전혀 믿기지가 않았다.까르띠에 목걸이에 미련이 남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녀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단호하게 선물 상자를 닫았다.“오늘 형부가 나 때문에 진홍헌의 얼굴을 때린 일은 비밀로 할게요.”“아마 언니가 알면 깜짝 놀랄 거예요!”“언니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 주세요!”설유아는 주먹을 쥐며 위협적인 자세로 말했다.하현은 옅은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난 절대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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