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군복을 입고 허리에 당도를 찬 군사들이 장갑차에서 내렸고 그들은 마치 전쟁터에 나가려는 듯 눈빛이 매처럼 날카로웠다. 눈빛 하나 만으로도 수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할 수 있었다. 거의 천 명의 당도대 군사들이 빠르게 어둠 속으로 숨어들어 갔고 수백 미터 떨어진 곳으로 후퇴해 다른 방위의 상황을 감시하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이 마치 그들의 본능인 것처럼 질서 정연 하게 움직였다. 그곳에 남아 있던 백 명은 줄지어 앞으로 전진했다. 방금 까지 더없이 날뛰던 호위대장은 지금 이 순간 멍해졌다. 그도 식견이 있는 셈이라 벌써 눈치를 챘다. 이것은 대하 최강의 군대 중 하나, 당도대였다!이 순간 그는 감히 쓸데없는 소리를 하지 못했다. 무릎에 힘이 빠지면서 ‘퍽’하고 땅에 무릎을 꿇었다.“파파파______”다른 호위병들은 이때 재빨리 무릎을 꿇고 손에 들고 있던 놈들을 모두 버리고 두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이게 무슨 웃기는 일인가?전설의 당도대까지 왔다고?이때 변백범이 큰 소리로 말했다.“정천, 너 정말 간이 크구나. 우리 세자가 왔는데 감히 마중도 안 나오는 거냐?”“지금 내가 3초 줄 테니까 무릎 꿇고 꺼져. 그렇지 않으면 죽는다!”“어! 우리 도련님 앞에서 감히 누가 자기를 세자라고 불러? 강남 하 세자라고 해도 우리 도련님 앞에서는 한낱 미물일 뿐이야!”밖에서 들리는 소리에 설민혁은 제일 먼저 펄쩍 뛰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정천은 마음에 든다는 얼굴로 설민혁을 바라보았다. 이 개는 아주 좋다. 언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알고 걱정을 덜어 준다. 정천의 인정을 받은 설민혁은 냉소하며 말했다. “정천 도련님, 제가 가서 그 입 연 새끼의 다리를 부러뜨리고 다시 도련님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하도록 하겠습니다!”말을 하면서 설민혁은 손을 한 번 흔들더니 몇 십 명의 호위병을 데리고 뛰어나갔다. 그러나 결국 정자를 박차고 나와 마당에 다다르자 설민혁과 사람들은 순간 동시에 얼어붙었다
정천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리 대구 정가 구역에 누가 감히 함부로 들어 오겠어?”“강남 1인자 이준태라고 해도 내 구역에 오면 깍듯하게 대해야 돼!”“이게 바로 대구 정가의 규정이야!”“과거에 규정을 어기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 사람들은 진작에 강으로 던져져 물고기 밥이 됐어!”“사실 대구 정가를 도발하러 오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어. 남원은 너무 재미 없지 않아?”설지연은 정천을 보며 내심 흠모하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슈퍼 2세, 진정한 부잣집 도련님이다! 설지연은 자신이 신분을 무릎 쓰고 정천을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구석진 곳에서 설은아는 구타를 당해 조금 휘청거리고 있었다. “쾅!”바로 이때 정자로 향하는 문이 갑자기 누군가의 발에 걷어 차여 열렸고 바로 바닥으로 떨어졌다. 곧이어 수십 명의 군사들이 달려드는 것이 보였고 이들은 신속하게 사방에서 전장을 장악했다. 이 갑작스러운 전개는 정천과 설지연 두 사람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게 무슨 상황이야?왜 갑자기 군사들이 들어왔지?게다가 옷차림을 보니 전설의 당도대 같은데?“은아야!?”방금 들어온 하현은 은아를 한눈에 알아보고 흠칫 놀라며 쏜살같이 달려갔다. 이때 온 몸이 상처투성이가 된 설은아는 하현을 보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말했다.“여보, 여긴 위험해. 오면 안 돼!”“위험하지 않아. 남편이 있잖아.”하현은 눈물이 떨어질 것 같았다. 이때 그는 다른 것은 전혀 돌아볼 겨를이 없었고 설은아를 부축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너, 너 아파?”“이 사람들이 너한테 무슨 짓을 했어?”“아니, 난 괜찮아.”은아는 가뜩이나 허약한데다가 지금 하현의 품에 안기자 긴장이 풀려 바로 기절을 했다. “의사! 의사는 어디 있어!?”하현이 사납게 소리쳤다. 곧 흰 가운을 입은 두 병사가 빠른 걸음으로 건너왔고 그 중 한 명이 은아의 기색을 살핀 뒤에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정천은 필경 세상물정을 알고 있었다. 비록 지금 그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지만 여전히 이를 악물고 말했다. “너, 도대체 누구야!?”“내가 누굴까?”하현은 냉담한 얼굴이었다. “나는 설은아의 남편이고 동시에 네가 경멸하는 그 하 세자이기도 해.” “너 나는 죽어도 묻힐 곳이 없을 거라고 했다면서?”“뭐!?”이 말에 정천은 부들부들 떨었다. 설은아의 데릴남편이 바로 전설의 하 세자?그그그, 그럴 수가?옆에 있던 설지연은 이때 마침내 반응을 했다. 그녀는 멍한 얼굴로 쓴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마침내 깨달았다. 왜 설씨 집안에서 천일그룹이 설은아만 인정을 했는지.왜 하 세자의 청혼 대상이 이미 결혼한 중고 여자 설은아였는지.원래, 하현이 하 세자였다!그가 말한 모든 것은 사실이었다. 다만 설씨 집안 사람들이 여태껏 믿지 않았을 뿐이다! 만약 설씨 집안이 진작에 그의 진짜 신분을 알았더라면, 설씨 집안이 하 세자에게, 설은아에게 잘해줬다면, 설씨 집안이 지금의 이 지경으로까지 바닥으로 떨어졌을까?설지연과 설민혁 두 사람이 어찌 다른 사람의 하인으로 전락할 수 있었겠는가?지금 이순간 설지연은 후회가 돼서 피를 토할 것 같았다. 정천도 이때 얼굴이 창백해져 설민혁을 찾아내 뺨을 때려 죽이고 싶었다. 그는 거듭 강조했었다. 대구 정가는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문제는 여기는 강남이라는 것이다!강남 하 세자, 바로 강남의 하늘이다!강남 3분의 1의 땅에서 감히 하 세자의 여인을 건드리면 그 결과는……정천은 스스로 조금 절망했다. 하지만 정천은 심호흡을 한 후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하 세자, 제가 태산을 몰라보고 미움을 샀습니다.”“하지만 어쨌든 저도 대구 정가 사람이니 대구 정가의 체면을 봐서라도 한 번만 봐주세요.” “제가 당신 부인께는 공개적으로 사과하겠습니다.”하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내가 기회를 줄게. 내일 가서 내 아내 앞에
호위대장은 감히 반항하지 못했다. 이때 그는 부들부들 떨며 회칼을 집어 들고 떨리는 소리로 말했다. “도련님, 죄송합니다!”곧이어 그는 손에 들고 있던 회칼을 세게 내리쳤고, 정천의 오른 손은 단번에 끊어졌다. “아______”돼지 멱을 따는 듯한 비명이 터져 나왔고, 정천은 아파서 온 땅을 뒹굴었다. 하현은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 “이거 가지고 가서 개한테 먹여!”그 호위대장은 감히 저항할 수 없었고 부러진 손을 들고 뒷마당으로 굴러나갔다. 곧 뒤뜰에 정천이 기르던 늑대와 개의 으르렁거리는 소리와 씹는 소리가 들려왔다. 땅바닥을 뒹굴던 정천은 절망적인 얼굴이었다. 너무 독하다! 하현은 정말 독하다!그는 이제 완전히 불구가 되었다. 나중에 세계 최고의 의사를 데려온다고 해도 누가 그의 부러진 손을 개 뱃속에서 파내서 다시 연결할 수 있겠는가?지금 정천의 마음 속은 원한으로 가득 찼지만 그는 감히 조금도 원망하는 표정을 짓지 못하고 비위를 맞추는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설지연은 이때 이미 기절할 듯한 공포에 질렸고 온 몸에는 오줌 냄새가 진동을 했다. 그녀는 하현의 이렇게 매서운 모습을 처음 보았다. 자신이 이전에 하현을 어떻게 모욕했는지를 떠올리며 자신은 거의 숨을 쉴 수 없음을 느꼈다. 마침내 정천은 이를 악물고 하현 앞에 무릎을 꿇었다. “하 세자, 오늘 이 모든 것은 오해입니다!”“설민혁 그 놈이 절 꼬드긴 겁니다! 그렇지 않았으면 저와 부인 사이에 원한이 없는데, 제가 왜 부인에게 손을 댔겠습니까?”하현은 차갑게 말했다. “내 아내 일은 잠시 접어두자.”“아직 다른 일이 남아 있어.”“아!?”정천은 어리둥절했다. 또 무슨 일이 있다고? 설마 또 내 손을 자르려는 건 아니겠지?하현은 차갑게 말했다.“전에 내 아내를 잡아갔던 사람들은 몇 명이야? 그 사람들 오라고 해.” 곧 정천의 부하 몇 명이 잡혀 들어왔고 지금 그들은 모두 너무 놀라 벌벌 떨고 있었다.
온 장내가 놀랐다. 이것이야 말로 하 세자의 풍모다!다른 사람이 나를 건드리지 않으면 나는 그 누구도 건드리지 않는다!하지만 누군가가 나를 건드리면 반드시 백 배로 갚아준다!옆에서 지켜보던 홍인조 조차 두피에 소름이 돋았다. 그는 지금 자신은 아주 운 좋게 단지 권력만 잃었을 뿐이라 생각했다. 모든 일을 마치고 하현은 무릎을 꿇은 정천을 보고 차갑게 말했다. “사과할 건 사과하고, 배상할 건 배상해야지.”“네. 네. 제가 바로 준비하겠습니다!”정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허리를 굽혔다. 하현은 이어서 말했다. “지금부터 대구 정가가 감히 강남의 반 발자국이라도 발을 들여놓으면 내가 너희들을 다 불구로 만들어 버릴 거야!”“감히 그럴 리가요! 감히 그럴 수 없죠!”이런 시점에 정천이 어디 슈퍼 2세의 기개가 있을 수 있겠는가? 그는 단지 하현에게 자신을 놔달라고 부탁할 뿐이었다. ……남원종합병원.재석과 희정, 은아는 모두 이곳에 입원해있다. 장북산이 직접 진료에 나서 회복 속도가 빨랐고 병원 내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았다. 다음날 아침 일찍 정천 쪽에서는 날이 아직 어두운 틈을 타서 사람들을 데리고 병원에 와 잘못을 빌고 고액의 배상을 하고는 풀이 죽은 채로 물러갔다. 곧 남원 상류층 전역에 이 소식이 전해졌다. 정천은 이번에 찾지 말아야 할 사람을 찾아 건드린 것 같다. 그는 한 손이 불구가 되었고 남원에서도 추방당했다. 도대체 누가 손을 댔는지는 비밀이다. 남원 1인자인 양정국은 알 수 있었지만 그는 입을 다물고 감히 말하지 못했다. ……희정의 병실에 그녀와 재석 두 사람이 나란히 누워있다가 하현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그녀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이게 다 네가 폐물이라서 그래. 네 장인장모라서 얻어맞은 거야!”“네가 좀 대단했으면 우리 두 사람이 이렇게 당했겠니?”하현은 이번에 희정이 억울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도 뭐라고 말할 수 없었다. 그는 스마트
최가. 최가네 할머니는 소파에 단정히 앉아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일이 밝혀졌다. 나는 원래 하현 그 폐물이 무슨 배경이 있는 줄 알았어!”“그는 거물의 운전기사였을 뿐이야!”“이번에 설은아를 구할 수 있었던 것도 그가 시중들던 그 거물이 손을 썼기 때문이야.”“준아, 그 사람이 섬기는 사람이 도대체 누군지 알아냈어?”최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제가 알아봤는데 해외에 몇 가지 단서가 있었어요. 그가 섬긴다는 소위 이 거물은 해외에서 돌아와서 창업한 교포라는 의심이 들어요!” “이 교포는 아무런 뿌리도 세력도 없는 게 분명한데 그가 해외 교포다 보니 양정국 쪽에서도 그를 도와야 해요. 지원 정책때문에요.”“사실 그날 밤 남원 경찰서 사람들이 골드코스트를 에워쌌던 건 바로 양정국의 명령 때문이었어요.”“양정국이 말을 한 건 아니지만 다들 짐작하고 있듯이 아마 그가 손을 댔을 거예요.”“그랬구나.”최가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쓰레기가 아직도 운이 좋을 줄은 몰랐네. 이런 거물을 알고 있을 줄이야.”최준이 웃으며 말했다.“할머니, 이렇게 된 이상 우리는 이 데릴사위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요!”“그 사람은 거물의 운전기사일 뿐인데, 거물이 그를 위해 이미 한번 손을 써 줬는데 설마 두 번씩이나 손을 써주겠어요?”“선심도 한번 썼으면 한 번은 쉬어줘야죠!”“그게 무슨 뜻이야?”최가 할머니는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최준은 냉랭하게 말했다. “대모산 리조트는 너무 값어치가 있는데다가 장 어르신이 입주한 것 때문에 그 지역은 앞으로 10배 이상 폭등할 거 같아요!”“우리가 이럴 때 설은아의 회사를 인수하지 않으면 우리에게는 기회가 없어요!”“설은아의 회사를 얻게 되면 우리 최가는 최고의 패밀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거예요!”최가 할머니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런데 그 회사는 천일그룹이 51%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최준은 웃으며 말했다. “그건
대구, 보타산! 보타산은 대구에서 가장 큰 5A급 관광지다. 평일에는 많은 참배자들이 불상 앞에서 절을 올린다. 그러나 보타산 뒷산은 일반인들이 들어갈 수 없는 금지 구역이다. 대외적으로는 일정 신분의 사람들만 입주 가능한 거대한 요양원이라고 한다. 그러나 사실 소위 이 요양원은 거대한 장원이다. 대구 정가! 대하에서 10대 최고 가문의 9위에 오른 대구 정가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보타산 뒷산 전체가 산을 끼고 물을 따라 지은 건물로 이 건축물들은 이남 뜰 스타일로 가득 차 있는 가히 최고의 저택이라 불릴만했다.바로 이때 보타산장의 옆 홀에서 들 것 하나가 바닥에 놓여있었는데, 그 위에 손과 발이 모두 끊어진 설민혁이 있었다.설지연은 창백한 얼굴로 무릎을 꿇고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옆 홀 좌우에 의자가 한 줄로 늘어서 있었다. 이때 정천은 자신의 팔을 감싸고 얼굴이 일그러진 채 의자에 앉아 있었고, 눈가에는 끊임없이 경련이 일고 있었다. 평소 사납기 그지없던 정천은 지금 이곳에서 쥐가 고양이를 만난 것처럼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 한참 뒤에야 옆 홀의 안쪽 입구에서 짤랑짤랑 소리가 났다. 잠시 후 주렴이 활짝 열리는 것이 보였고, 아직 앳된 얼굴이지만 아름다운 여인이 치파오를 입고걸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키가 모델처럼 컸고, 옅은 화장을 하고 있었음에도 아름다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이 여인은 요괴급 여인이라 어떤 남자라도 그녀를 보면 눈이 휘둥그레질 것이다. 그러나 정천 이 변태는 지금 이 여자를 정면으로 쳐다볼 엄두도 못 내고, 그녀가 걸어나올 때 재빨리 일어나 아픔을 참으며 고개를 숙이고 입을 열었다. “누이를 뵙습니다.”이 여인의 이름은 정한나이다. 이 사람은 대구 정가의 대를 이끈 사람이다. 비록 세자는 아니지만 지위는 세자와 견줄만했다. 정한나는 아무렇게나 나한 의자에 옆으로 기대어 누웠는데, 이때 누군가 그녀의 하이힐을 벗기고 스카프를 걸쳐주었다.
남원. 강남병부 수비 교체식 대전에 유라시아 대장과 장북산이 참석한다는 소식은 이미 다 알고 있었다. 듣기로 강남 병부까지 떠들썩했다고 한다. 대장은 병부의 신화이자 살아있는 전설이다. 얼마나 많은 군사들이 그의 진짜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지 모른다. 이번에 이런 기회를 누가 놓치고 싶어하겠는가? 게다가 장북산 선생님이 계신데다 두분이 함께 계시니 이것은 1 더하기 1은 2처럼 간단하지가 않다! 이장성 같은 사람들 조차 설레기 시작했다. “이번에 만약 대장을 알게 된다면 아마 우리 항성 이씨 집안은 여세를 몰아 항성의 다른 최고의 세 가문을 발 밑에 짓밟을 수 있을지도 몰라!”“나도 하민석을 밟아 죽일 수 있어!”최준은 옆에서 감격스러운 얼굴이었다.“만약 대장이 내 빽이 될 수 있다면 내가 강남 1인자가 되는 건 꿈이 아닐 거야!”이 두 분마저 설레 하니 다른 사람들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일순간 병부 수비대전의 초대장은 최고가로 전매되었다.많은 사람들이 대장을 알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 몇 십억을 기꺼이 내 놓았다! 이런 기회는 일평생 단 한번뿐이었다. 놓치면 기회는 없어진다! ……같은 시각, 병원.설은아는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 병원에서 3일을 지내고 그녀의 건강이 거의 회복 되자 다시 일에 투입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회사가 직면한 상황은 또 달랐다. 전에 백운회사는 기껏해야 중소형 회사일 뿐이었고, 일손도 수십 명에 불과할 정도로 많지 않았고 사무실 또한 크지 않았다. 그러나 백운산 리조트 프로젝트가 한창 열기를 띤 이후로 설은아는 자신에게 기회가 왔다는 것을 알았고, 이 기회를 이용해 회사의 규모를 확장하고 몇 개의 땅을 더 얻을 방법을 찾아야 했다. 이것은 백운 회사가 단번에 발포할 수 있는 기회였으니 그녀는 놓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회사를 확장하려면 사람을 뽑아야 했고 새로운 사무실 건물을 찾아야 했다. 은아는 혼자서 쩔쩔맸다.
”빨리 대답해!”양신이가 또 채찍을 휘둘러 양유훤을 때렸다.양신이의 눈에는 질투와 원한이 가득 서려 있었다.어렸을 때부터 그녀는 자신보다 뛰어나고 예쁜 양유훤을 미워했다.오늘 이렇게 양유훤을 혼내줄 기회를 잡았으니 양신이가 어찌 사정을 봐주겠는가?“어서!”또 한 번 채찍에 맞아 비틀거리던 양유훤은 거의 똑바로 설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또박또박 대꾸했다.“난 여수혁과 결혼하지 않을 거야...”말을 하면서 양유훤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뒤뜰을 둘러보았다.양제명이 뒤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이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가 양제명의 회복을 방해라도 한다면 결과는 정말로 예측할 수 없게 된다.“왜? 아직도 저 늙은이 걱정할 시간이 있어? 그럴 시간에 당신 자신이나 걱정하는 게 어때?”양신이는 양유훤의 눈빛을 보고 그녀의 마음을 바로 알아차리고 냉소를 흘렸다.그리고 양유훤에게 다가가 간특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곧 누군가가 노인네한테 약을 먹일 거야.”“늙은이가 죽은 뒤 우린 그 누명을 당신한테 뒤집어씌우면 돼. 하하하!”양신이가 악마처럼 웃어젖혔다.“네가 승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노인네의 말로가 그렇게 되는 거야. 이게 다 너, 양유훤 너 때문이라고!”양유훤은 처음으로 당황한 표정을 지었고 어금니를 지그시 깨물며 강경한 목소리로 말했다.“당신들, 함부로 행동하지 마. 당신들 할아버지이기도 한 사람이야!”“할아버지?”양호남은 코웃음을 지으며 포악한 얼굴로 양유훤을 향해 또 한 번 채찍을 휘둘렀다.“노인네가 이미 폐인이 되었는데 무슨 자격으로 할아버지가 된단 말이야?”“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전신이지 폐인이 아니야!”“우리 양 씨 가문은 당신을 포함해 폐인은 다 버릴 수밖에 없어!”“자, 승낙을 할 거야? 말 거야? 승낙하지 않는다면 노인네는 이대로 죽을 거야!”말을 하면서 양호남은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전
양유훤의 얼굴이 벌겋게 부어오르도록 그 이후에도 양호남은 손바닥을 몇 번이고 휘날렸다.이 광경을 보고 양호남이 데리고 온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들은 모두 한마디씩 거들었다.“양유훤은 정말 남한테 피해를 입힌다니까. 이전에도 시집가기 싫어 멀리 항성과 도성에 가서 우리 양 씨 가문을 곤란하게 했지!”“이제 와서 또 우리 가문을 죽이려 하다니! 절대 가만둘 수 없지!”“여영창 어르신도 이번엔 단단히 화가 나셨어. 만약 그가 우리 가문과 페낭 무맹의 모든 거래를 끊는다면 우리 집안의 손실은 어마어마할 거야!”“양유훤이 이 일을 다 책임질 수 있겠어?”“집안 큰집이라고 아주 떠받들어 줬더니 아주 기고만장해져서 결국 이렇게 우리 집안을 함정에 빠뜨리고 말았어!”양 씨 가문 사람들이 모두 고개를 내저으며 비난했다.가문의 권력을 대표하는 몇몇 장로들은 양유훤의 행동에 단단히 실망한 듯 차디찬 눈빛을 보냈다.양유훤은 심호흡을 하며 입을 열었다.“양호남, 납품권은 내가 해결할 테니 사람들을 풀어줘.”“당신이?”“어떻게 해결한다는 거야? 당신 얼굴로? 아니면 몸으로?”양유훤이 두 손이 묶여 있는 것을 보고 양호남은 아주 기고만장해진 모양이었다.그는 양유훤의 머리채를 덥석 잡았고 옥처럼 고운 양유훤의 얼굴을 보고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절대 가져서는 안 될 생각이 스쳐 지나간 것이었다.결국 그는 생각을 떨쳐버리고 입을 열었다.“이번에 당신이 남양으로 돌아왔을 때 우리 양 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매우 기뻐했어. 당신이 큰집을 대표하여 우리 가문의 권세를 되찾고 다시 남양 3대 가문의 영광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그런데 당신은? 여전히 예전과 마찬가지로 제멋대로 행동하고 있어!”“우리 양 씨 가문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도 않고 오히려 우리 가문을 불구덩이로 밀어 넣으려 하고 있어!”“이 일에 대한 해결책은 내가 이미 다 생각해 뒀어!”“당신이 여수혁한테 시집가겠다고 약속만 한다면 여 씨 가문은
”야비한 남자 때문에 여수혁에게 미움을 사다니!”“야비한 놈을 우리 양 씨 가문 데릴사위라고 감히 말하고 다녀?!”“당신 부끄러움도 몰라?!”“어떻게 그렇게 뻔뻔할 수가 있어?!”양호남이 함부로 지껄이기 시작했다!“당신 때문에 우리 양 씨 가문이 페낭의 웃음거리가 된 걸 알기나 해?!”여기까지 말하며 양호남은 더는 못 참겠는지 양유훤 앞으로 나서며 그녀의 뺨을 때렸다.양호남의 말에 당황해 어안이 벙벙한 가운데 양유훤은 갑자기 뺨까지 맞게 되었다.조각처럼 정교한 그녀의 얼굴에 금세 손바닥 자국이 크게 생기더니 붉게 부어오르기 시작했다.이를 본 양신이와 몇몇 그의 사람들은 말리기는커녕 한결같이 통쾌해하는 표정이었다.“양호남, 내 일은 내가 알아서 책임질 거니까 당신이 일부러 나서서 날 가르칠 필요는 없어.”양유훤은 밀려오는 고통과 분노를 억누르며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비록 그녀는 자신이 어젯밤에 한 일이 분명 양 씨 가문 둘째와 셋째에게 비난의 빌미를 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양호남이 이렇게 기세등등하게 나올 줄은 몰랐다.“우리는 당신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뿐이야!”양호남은 이를 악물고 말을 이었다.“잘 들어. 오늘 아침 여 씨 집안사람이 우릴 찾아왔어!”“페낭 무맹 부맹주 여영창 어르신이 직접 사랍들을 이끌고 우리 양 씨 가문을 찾아와 해명을 하라고 했어!”“똑똑히 들어. 이 일은 네가 우리 양 씨 가문을 대표해 반드시 여 씨 가문에 해명을 해야 해!”“그렇지 않으면 이 일은 절대 이대로 끝나지 않을 거야!”양유훤은 위엄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이 일은 순전히 나를 노리고 한 일이니 여 씨 가문은 나를 직접 찾아와 결판내면 될 일이야.”“셋째 집안과는 무슨 상관있어?”“뭐 더 할 말 있어?”양호남은 화가 나서 온몸을 부르르 떨며 입을 열었다.“여 씨 가문은 이 일 때문에 우리 양 씨 가문이 가지고 있는 페낭 무맹 납품권을 끊어버리려고 한다고!
하현은 그윽한 눈동자로 양유훤을 바라보다가 한참 후에야 옅은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돌아가는 정세가 그렇게 복잡해? 복잡해서 날 지킬 자신이 없는 거야? 그래서 날 내쫓으려는 거고?”“아니면 내가 페낭에 남아서 당신 밥그릇이라도 한몫 챙길까 봐 그러는 거야?”양유훤은 하현을 바라보고 잠시 후 담담하게 말했다.“상황이 복잡한 게 아니라 당신이 복잡한 일에 얽히는 걸 싫어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야.”“할아버지를 이 정도로 회복시켜 준 것만으로도 당신한테는 너무 감사할 따름이야.”“다른 소소한 일은 더 이상 당신한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일등석 세 장이야. 내일 아침 8시 비행기.”“내가 일을 다 처리한 후 당신한테 페낭에 한 번 더 오라고 초대하면 그때 반드시 이 은혜를 다 갚을게.”말을 하면서 양유훤은 하현 앞에 봉투를 놓으며 깊은 시선으로 하현을 바라보다 돌아섰다.양유훤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하현은 손을 뻗어 봉투에 손을 올렸다가 잠시 후 미소를 떠올리며 말했다.“보아하니 당신이 날 여기 두고 싶지 않은가 봐. 정말 재미있군. 내일 아침에 우리 같이 어르신 뵈러 가자구. 그때 모든 게 다 정상이라면 돌아갈게.”말이 끝나자마자 하현도 돌아서서 성큼성큼 병원을 나섰다....다음날 정오, 양 씨 가문 별채.별채 입구에 선 양유훤은 페낭 국제공항 쪽을 희미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곳에는 수많은 비행기가 뜨고 내렸다.수없이 뜨고 내리는 비행기가 마치 갈피를 잡지 못하는 자신의 마음 같았다.바로 그때 양 씨 가문 별채 정문 앞에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렸다.굳게 닫혀 있던 문이 육중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이어 짙은 녹색 랜드로버 오프로드 차량이 선두에 섰고 뒤따라온 여러 대의 차량들이 정문 앞으로 무작정 돌진해 와 정성껏 가꾸어 놓았던 화단을 으스러뜨렸다.그러자 수십 명의 건장한 남자가 깔끔한 양복차림으로 나왔다.딱 봐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양유훤이 뭐라고 입을 열기도 전에 선두에 선 남자
양유훤의 눈동자에 희미한 실망이 순식간에 스쳐 지나갔다.그녀는 이내 표정을 바꾸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남들은 당신을 쓰레기네 뭐네 하지만 난 원래부터 믿지 않았어.”“그런데 지금 보니 당신은 정말 구제불능이야!”“사람을 꼬시고는 이내 도망쳐 버리니 나도 어쩔 도리가 없군!”하현은 입가를 쌜쭉거리며 양유훤을 힐끔 쳐다보았다.양유훤의 놀림에는 대처할 방법이 없었다.모두들 아름다운 여자의 친절함과 관심에는 참아낼 재간이 없다고 말한다.양유훤같이 싫고 좋음이 분명한 타입은 하현이 절대 함부로 대응할 수 없는 것이다.그러자 하현은 애써 이 상황을 모면하고자 급히 화제를 전환했다.“방금 여수혁과 당신이 하는 대화를 대충 들었는데 양 씨 가문이 지금 어떻게 되어 가는 거야?”“남양지역에서 페낭을 중심으로 양 씨 가문은 남양국 황실 다음으로 가장 뿌리가 깊은 3대 가문이야.”양유훤도 더는 숨길 뜻이 없었다.“이 씨 가문, 원 씨 가문 그리고 우리 양 씨 가문.”“이 외에도 무맹과 수많은 일류 가문들, 그리고 기타 중소 세력들이 남양에서 혼란스러운 국면을 형성하고 있어.”“수십 년 전에는 우리 양 씨 가문과 이 씨 가문, 원 씨 가문의 3파전으로 남양국은 확고한 구도를 형성하고 있었어.”“각 세력도 이 세 가문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각축을 벌였지.”“고고한 황실은 이 모든 것을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었고.”“우리 세 가문이 무너지지 않는 한 황실도 무너지지 않고 공고하게 군림할 수 있었던 거지.”“우리 세 가문이 계속 각축을 벌이는 한 황실의 막대한 이익을 누가 건드리지는 않으니까.”“그런데 이 모든 게 우리 할아버지가 전신이 되고 나서 달라졌어.”하현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양 씨 가문이 치고 나왔군, 그렇지?”양유훤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비슷해.”“하지만 그때 우리 집안은 위기를 눈치채지 못했고 양 씨 가문에서 전신이 나왔으니 당연히 이 씨 가문과 원 씨 가문을 제압해야 한다고
여수혁은 순간 눈앞이 캄캄해졌다.“하현, 나 여수혁이야! 페낭 무맹 무맹주의 여 씨 가문 사람이라구!”“내 스승님은 남양 무맹 맹주야!”“나한테 당신 같은 사람은 목숨도 아니야!”“당신 지금 이런 행동한 거, 톡톡히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땅바닥에 널브러진 여수혁은 힘겨운 얼굴로 남은 힘을 끌어모아 내뱉었다.“퍽!”“저리 꺼져!”하현은 여수혁을 발로 차서 날려버렸다.그러자 여수혁은 벽에 몸을 부딪혔고 입에서는 봇물 터지듯 핏물이 솟구치더니 이내 정신을 잃고 말았다.“배후에 누가 있든 어떤 권력을 가지고 있든 상관없어.”하현은 앞으로 나가 손을 뻗어 여음채의 창백한 얼굴을 툭툭 건드렸다.“당신한테 기회를 주겠어. 잠시 문을 닫고 정리하면서 잘 생각해 봐.”“다음에도 또 이런 일로 사기를 치고 있다는 얘기가 내 귀에 들어오면 정말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그땐 인정사정없이 완전히 풍비박산을 만들어 버릴 테니까!”...궁지에 빠진 여음채와 여수혁은 대꾸할 말이 없었다.하현은 길을 막고 있는 페낭 무맹 제자들을 발로 걷어차고 원가령을 부축하며 양유훤의 차에 올라탔다.양유훤은 사람들을 양 씨 가문에서 운영하는 병원으로 데려갔고 원가령을 응급실 침대에 눕힌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현, 오늘 밤 가령이 일로 귀찮게 해서 미안해.”“어떻게 된 건지 들어서 잘 알고 있어.”“당신이 없었다면 오늘 밤 가령이는 정말 어떻게 되었을지 몰라.”하현이 병원 대기실 소파에 앉자 하이힐을 신은 양유훤이 그에게 다가와 생수 한 병을 건넸다.“당연한 일을 한 걸 가지고 뭐. 마침 만나게 되어서 다행이야.”하현은 어깨를 으쓱하고 난 뒤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하지만 오늘 밤 원가령의 일은 아마 십중팔구 당신을 노리고 한 짓일 거야.”“조심하는 게 좋아.”양유훤도 의심에 가득 찬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나 때문에 온 게 분명해.”“이번에 내가 천억 대금을 순조롭게 회수해서 적자에 허덕이
”퍽!”여수혁은 무맹 사람이고 남양 무맹의 맹주에게서 수련을 받았으며 그의 아버지는 페낭 무맹 맹주였다.뼈대 있는 집안 자손이었고 천부적인 재능을 겸비했다.그래서 그가 하현과의 거리가 좁힌 지금 한 번에 몸을 날리자 무서운 기세가 펼쳐졌다.방금 양유훤 앞에서 얼마나 많은 수모를 당했던가!여수혁은 하현에게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그의 계산대로라면 지금 이 주먹으로 하현을 죽이지는 못하더라도 온몸이 으스러지도록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대하 촌놈! 죽어!”여수혁은 섬뜩한 미소로 쏜살같이 덤벼들었다.이런 벼락같은 기세라면 소 한 마리도 때려죽일 수 있을 것 같았다.이 광경을 보고 여음채와 부일민은 눈이 번쩍 뜨였다.여수혁의 대담한 기세에 깜짝 놀란 것이다.“양유훤, 봤지?!”“이게 당신이 선택해야 할 남자의 모습이야! 이 정도는 되어야 양 씨 가문 데릴사위가 되지!”“입으로만 떠드는 남자가 무슨 소용있어?”“여수혁 같은 고수를 만나면 바로 무릎을 꿇을 거야!”부일민과 예쁘장한 간호사들은 모두 비아냥거리는 기색을 띠며 하현을 주제넘은 사람이라고 비꼬았다.주변 구경꾼들도 하나같이 고개를 내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왜 여수혁을 감히 도발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이 모든 게 자업자득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장내에 오직 양유훤과 하구봉만이 전혀 개의치 않는 얼굴이었다.그들은 모두 하현의 실력을 본 적이 있었다.만약 여수혁 같은 사람 한 명도 수습하지 못한다면 지금까지 하현은 헛수고를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퍽퍽퍽퍽!”여수형은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된 채 바닥에 널브러져 온몸을 덜덜 떨며 비명을 질렀다.동시에 하현은 그의 두 손을 짓밟아 부러뜨렸다.“이럴 수가?!”여음채와 부일민은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이었다.여수혁 주변에 있던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들, 그리고 소위 고수라 불리는 사람들도 지금은 눈가
그러자 여수혁의 옆에 있던 여음채가 얼굴을 가리고 노기를 띠며 말했다.“하 씨! 당신 뭐가 좋은지 나쁜지 몰라?”“양유훤의 체면을 봐서라도 당신과 더 이상 따지지 않고 살길을 마련해 준 거라고!”“좋게 끝났을 때 그만해야 한다는 것도 몰라? 나중에 얼굴이 찢겨 봐야 아는 거야?”여음채의 마음속에는 불쾌함으로 가득 차올랐다.하현은 계속 자신의 뺨을 때렸을 뿐만 아니라 이빨이 부러지도록 만신창이를 만들었기 때문이다.콧대 높은 여음채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그래서 하현이 도발하며 여수혁을 추궁하는 것을 보고 여음채는 도저히 화를 억누를 수 없었던 것이다.그녀가 특히 못마땅하게 여기는 남자가 여자의 치마폭에 싸여 쉽게 살려는 자들이다.양유훤을 믿고 호랑이처럼 위세를 부릴 뿐만 아니라 아주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모습이라니!여음채의 상식으로 어떻게 하현 같은 사람을 여수혁과 동급으로 비교할 수 있겠는가?운이 좋아서 양유훤의 치마폭에 싸였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하현은 벌써 수십 번은 죽었을 것이다.“좋은 게 좋은 거라고?”하현은 웃는 듯 마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잘난 척 기고만장한 여음채의 말에 할 말을 잃은 모습이었다.여음채는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그렇지 않아? 똑똑히 들어. 양 씨 가문의 호가호위만 믿고 설치는 짓, 그만하는 게 좋을 거야!”“당신이 정말로 양유훤의 남자인 줄 알아? 당신이 양 씨 가문 데릴사위라도 된 줄 알아?”“당신이 정말로 양 씨 가문 데릴사위라고 해도 여자 치마폭에 싸인 남자가 얼마나 대단하겠어?”여음채는 엄청 호의를 베풀 듯이 호기롭게 훈계를 했다.“당신이 어떤 속셈이 있고 무슨 실력이 있든 뭐 얼마나 대단하겠어?”하현은 여음채가 하는 말을 더는 듣기 귀찮아서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자, 닥쳐! 쓸데없는 소린 그만해!”“재잘재잘 너무 시끄럽군!”“뭐?!”여음채는 갑자기 누군가가 자신의 입에 차가운 재갈을 물리는 것 같은 수치스러움
남양 무맹 사람들이 나섰음에도 양유훤은 전혀 체면을 세워 주지 않자 여수혁의 안색이 일그러졌다.그는 자신이 오늘 하현을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하 씨, 오늘은 내가 운이 나빴군. 하지만 아직 기회는 많아!”“능력이 있으면 어디 이 여자가 영원히 당신을 비호하도록 만들어 봐!”“이 여자가 당신을 얼마나 지켜줄 수 있는지 얼마나 당신을 먹여 살릴 수 있는지 지켜보겠어!”그는 하현을 노려보다 냉소를 흘리며 돌아섰다.여음채도 한껏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지었다.외지인 남자가 여자한테 기대서 큰소리치는 꼴이라니!세상은 좁아서 언제든 어디서든 다시 만날 수 있는 법이다.이 남자가 괴로워할 때가 분명 올 것이다!“거기 서!”바로 그때 침묵하고 있던 하현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순간 하현의 몸에서 보이지 않는 아우라가 강하게 감돌았다.비록 양유훤이 나서서 자신을 비호하도록 가만히 놔두는 것이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이긴 했지만 하현은 지금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현재 양유훤의 처지를 거의 파악했기 때문에 모든 책임을 양유훤의 어깨에 올려놓을 수 없었다.하현이 한 걸음 내디디며 앞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고 주변 사람들은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의사들과 간호사들은 모두 놀란 얼굴로 하현의 행동을 지켜보았다.그들은 하현이 머리가 어떻게 된 게 아닌가 의심하기까지 했다.여수혁 같은 거물이 그를 벌하려는 걸 양유훤이 겨우 구해줬는데 뭘 또 바란단 말인가?죽고 싶어서 환장했나?여수혁은 발걸음을 뚝 멈추고 눈살을 찌푸리며 하현을 쳐다보았다.“오늘은 운이 나쁜 걸로 친다고 했는데 뭘 또 바라는 거야?”하현은 뒷짐을 지고 천천히 앞으로 나서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은 정말 이렇게 끝날 거라고 생각했어?”“돈을 받고도 아무것도 치료하지 않았어. 그리고 당신은 권세로 사람들을 자꾸만 괴롭히려고 해.”“날 잡아서 감옥에 가두고 내 다리를 부러뜨리고 무릎을 꿇게 만들려고 했어.”“이 모든 것에 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