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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화 어필할 기회

“여보, 우리 한이가 식물인간이 됐대요. 제발 저 좀 도와줘요. 이거 다 혜인이가 한 짓이란 말이에요. 흑흑흑... 우리 불쌍한 한이가... 이건 한이 핸드폰이에요. 혜인이가 보낸 문자 좀 봐봐요. 우리 한이를 이상한 곳으로 유인한 게 분명해요.”

소윤은 눈물을 훔치면서 성휘의 반응을 살폈다. 성휘가 질책의 표정 하나 없는 것을 보고서는 가면 속의 입꼬리가 귀 끝까지 찢어졌다.

‘하늘이 날 돕는구나!’

“여보, 저한테 아들이라고는 한이 한 명밖에 없는 거 알잖아요. 저 이제 못 살아요! 저도 한이를 따라갈 거예요!”

소윤은 벽에 머리를 부딪히는 가짜 동작을 했다. 그러자 성휘는 빠르게 달려가서 막아섰다. 갑작스러운 움직임으로 인해 상처가 벌어진 탓에 본인은 기절할 뻔했으면서도 말이다.

다행히 간호사들이 도와준 덕분에 상황은 금세 진정되었다.

소윤은 병실 한쪽에 자리 잡고 목 놓아 울었다. 성휘는 피를 토할 기세로 기침이 그치지 않았다. 성혜인이 반쯤 포기한 표정으로 성휘의 등을 토닥일 때 그는 걸걸한 목소리로 물었다.

“네 오빠가 진짜 식물인간이 됐니?”

“네.”

곧이어 짝 소리와 함께 성혜인의 얼굴이 돌아갔다. 정신을 차린 지 얼마 되지 않은 성휘의 손에 힘이 없어서 아프지는 않았다. 하지만 성혜인의 마음은 완전히 깔아뭉개져 버린 것만 같았다.

“네가 한 짓이니?”

“성한이 회사에서 저를 강간하려고 했던 일... 아직 모르시죠? 그리고 성한이 왜 미친 듯이 차를 몰고 저를 쫓아가려고 했는지도 모르시죠? 성한은 저를 죽이려고 했어요. 그리고 저는 살고 싶어서 도망갔을 뿐이고요. 저를 쫓기를 포기하고 돌아갔으면 이번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이 말을 들은 소윤은 귀를 찢는 비명과 함께 성혜인을 향해 덮쳤다.

“변명하지 마, 이 년아! 너도 네 어미도 똑같은 쓰레기일 뿐이야!”

성혜인과 성휘의 안색은 동시에 어두워졌다. 뒤늦게 이성이 돌아온 소윤은 성휘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여보, 혜인이 말을 믿지 말아요. 한이가 얼마나 다정한 오빠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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