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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할 얘기가 있어

작가: 민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그대로 정곡을 찔렀다.

강민지는 그야말로 있는 그대로 말하는 성격이었다.

성혜인은 눈초리까지 떨렸다. 사실 실망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성휘도 이제는 늙었다. 원래부터 사업적 수단이 없는 그였지만 나이가 들수록 더욱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강민지는 그녀의 얼굴을 보더니 그녀가 괴로워하는 걸 눈치채고는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

“네가 방금 했던 말 무슨 말이야? 돈을 받고 일하면 된다니? 설마 반승제 그 건 하기로 한 거야?’

“응, 네이처 빌리지 내가 인테리어 하기로 했어.”

그녀의 말에 강민지는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엄지손가락을 지어 내보였다.

“혜인아, 너 정말 대단해. 지금 남편이 맘에 품고 있는 사람의 신혼 방을 꾸며주겠다고? 아니지 그 여자뿐만 아니지 재혼할 여자의 신혼집일 수도 있겠네.”

혜인이 신나 하며 있는 그대로 말하였다.

“그럼 이것도 알려줄게. 반승제 그 사람 내가 자기 와이프인지도 모른다?”

강민지의 표정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연속 입꼬리를 말아 올리던 그녀는 결국엔 감탄한다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였다.

“내가 생각이 짧았어. 그래서 예명도 일부러 쓴 거구나. 그리고 후에 집을 인테리어 한 사람이 누군지 알게 하려고. 이거 이거 완전 고수네.”

성혜인은 웃었다. 방금까지 답답하던 가슴이 조금은 트이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날 밤 있은 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건 아마도 반승제와 자신이 죽을 때까지 숨기고 갈 각자의 비밀로 남겨두기로 한 듯 싶었다.

늦은 밤 의사는 링거 주사를 가져갔고 강민지는 퇴원 수속하러 나갔다.

두 사람이 차에 앉고 강민지가 참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그러니까 앞으로 얼마나 더 있어야 이혼할 수 있는 거야. 솔직히 말해서 반승제 그 사람 잡을수 잇으면 잡아. 얼굴도 반반하니 좋잖아.”

사실 그는 출중한 사업적 수단은 그의 배경, 외모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이었다.

“됐어, 그 사람하고 뭐가 있을 거라고 생각도 안 해.”

강민지는 엑셀러레이터를 밟더니 한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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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설우현은 싸늘한 말투로 다시 한번 그녀를 밀어냈다.“꺼져. 선 넘지 마.”설연주는 머리가 깨질 것만 같았다. 그런데 설우현에게 밀려 푹신푹신한 소파에 주저앉으니 순간 지그시 감은 두 눈에서 투명한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혹시 자신의 힘이 너무 셌던 건 아닌지 하는 마음에 설우현이 양미간을 찌푸리며 설연주를 바라보았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솔직히 설연주는 이미 너무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게다가 설우현은 소위 말하는 여동생과 그렇게 가까이 지내서는 안 됐다.그녀를 뒤로하고 설우현은 곧바로 옆에 앉아 컴퓨터를 켜 자신이 투자한 프로젝트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예상대로 모든 프로젝트는 많은 돈을 벌어들이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한 시간이 지나고 그는 소파 변두리에 아슬아슬하게 누워있는 설연주를 발견했다.그러나 설우현의 각도에서는 그녀의 흰 옆모습밖에 보이지 않았다.설우현이 천천히 다가가 설연주를 바로 눕혀주었다.정말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약간의 카리스마에 매혹적인 기질을 갖고 있어 설령 가장 무난한 옷을 입더라도 다른 사람들 눈에는 여우로 보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그녀의 여우처럼 길게 찢어진 눈은 말로 이룰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고 그 눈동자에 서러운 감정이 서리니 자꾸 마음이 약해지는 기분이 들었다.설우현은 마침내 왜 자신이 그녀를 싫어할 수가 없었던 건지 알게 되었다. 솔직히 설우현은 얼빠였던 것이다.바로 눕히고 막 손을 빼려던 참이었다.그런데 그때, 설연주가 그의 큰 손바닥에 뺨을 대고 비비적거리는 것이 아니겠는가.자리에 얼어붙어 있던 찰나 설우현은 자신의 손끝이 촉촉하게 젖어있는 것을 느꼈다. 확인해보니 다름 아닌 설연주의 눈물이었다.꿈속에서는 매일 울고 있으면서 깨어있을 땐 그 누구보다 독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설우현은 이해할 수 없었다.담요를 다시 덮어주고 설우현은 아예 그녀를 안아 들어 위층으로 올라갔다.이곳에 설연주고 살던 방이 있는데 그녀를 침대로 내려놓자 더웠던 모양인지 바로 담요를 걷어버렸다. 옷은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084화 무의식 속의 애교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벙어리는 이제 영원히 그녀에게 답을 줄 수 없었다.흐릿한 의식 속, 설연주는 천천히 잠자리에 들었고 투명한 눈물이 볼을 타고 천천히 흘러내렸다.그러나 흐리멍덩한 와중에도 후회되진 않으냐는 물음은 꿈속에서 천만 번이고 반복되었다.그런 쓰레기를 구해준 게 후회되진 않냐고, 그딴 쓰레기를 위해 그녀의 창창한 미래를 내바친 것이 후회되진 않냐고...온몸이 불타오르는 듯 뜨거웠다. 머릿속에는 벙어리의 필체와 벙어리와 수화로 대화를 나누던 모습이 아른거렸다.시간도 참 빠르지. 설연주가 여전히 지옥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을 때, 벙어리는 지금쯤 두 살이 되었을지도 모른다.한편, 막 차를 멈춰 세웠는데 옆에서부터 설연주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돌리자 조용히 눈물을 흘리고 있는 설연주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심지어 설연주는 당장이라도 물어뜯을 것처럼 입술을 꽉 깨물고 있었다.그 모습에 설우현은 손을 뻗더니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녀의 턱을 살짝 꼬집었다.“입 벌려.”그러나 설연주는 여전히 별 반응이 없었다. 입술에 붉은 핏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그 순간, 설우현이 갑자기 힘을 주더니 손가락 하나를 뻗어 그녀의 이가 계속 맞물리지 않도록 입안에 집어넣었다.“설연주, 일어나.”여전히 눈가에 맺혀있는 눈물을 뒤로하고 설연주가 희미하게 두 눈을 떴다.무언가가 자신의 혀끝에 와 닿는 것만 같았다.설연주는 무의식적으로 혀를 말아 그 무언가를 감쌌고 순간 온몸이 굳어진 설우현이 그녀를 밀어냈다.“정신이 들어?”등이 시트 위에 쾅 하고 부딪히며 통증이 살짝 밀려왔지만 이제 정말 정신이 들었다.“오빠.”정신을 차린 설연주는 힘없이 옆에 기대어 안전벨트를 풀기 위해 팔을 허우적거렸다.설우현은 축축이 젖어있는 자신의 손끝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이내 옆에 있던 휴지를 뽑아 손가락을 닦았다.차에서 내린 후 설우현은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갔지만 시간이 지나도 설연주는 그를 따라오지 않았다.뒤돌아보니 그녀는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083화 당시의 선택이 후회되진 않는지

    점점 멀어져가는 설우현의 자동차를 바라보며 설연주는 또다시 천천히 버스 정류장으로 돌아갔다.그러나 몇 분 후, 멀어져 가던 자동차가 다시 돌아오고 설우현은 끝내 참지 못한 듯 설연주를 향해 외쳤다.“차에 타. 네가 병에 걸려 죽어버리면 아버지가 또 나한테 뭐라 하실 거 아냐.”곧 설연주는 반짝반짝 빛나는 눈동자로 조수석에 올라탔다.차에 올라타고 안전벨트를 매고 싶었지만 오랜 고열로 인해 설연주는 이미 모든 힘이 빠져버리고 말았다.몇 번을 시도해도 안전벨트 하나 매지 못하는 그녀의 모습에 설우현은 인내심이 바닥났는지 별다른 생각 없이 바로 몸을 기울여 그녀를 대신하여 안전벨트를 잡아당겨 매어 주었다.그 순간, 설연주는 설우현의 몸에서 은은한 향을 맡게 되었는데 그건 남성용 향수로 대나무의 향기와 매우 흡사했다.설연주가 고개를 돌려 설우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설우현은 여전히 차가운 얼굴을 한 채 안전벨트를 매어준 뒤 말없이 액셀을 밟았다.이리저리 흔들리는 와중에 설연주는 갑자기 잊고 있던 옛일을 떠올렸다.설연주 역시 줄곧 외로웠던 건 아니었다. 그녀에게는 좋은 친구 한 명이 있었다. 하지만 그 친구는 벙어리었고 매일 간단한 수화 몇 개만 그릴 줄 알았다.하지만 주위에는 수화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고 이에 설연주는 특별히 수화를 배우러 가 그와 대화를 나누곤 했었다.벙어리는 매우 똑똑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그녀와 같은 전공은 아니었고 컴퓨터 전공이었다.컴퓨터 전공은 당시 학교 최고의 전공으로 졸업한 뒤 연봉 1억은 시작에 불과했다.그때 설연주는 항상 벙어리에게 컴퓨터 학과가 점점 더 인기를 얻고 있다며, 나중에 졸업하면 돈 걱정은 할 필요가 없겠다며 놀려주곤 했었다.그러나 벙어리는 끝내 졸업을 하지 못했다. 졸업을 앞둔 시점에서 물에 빠진 설강민을 구해주다가 벙어리는 그렇게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그러나 의식을 되찾은 설강민은 김현서가 그를 구해주었다가 착각하며 그녀에게 단념하게 된 것이다.물론 김현서도 이 모든 것을 자연스레 받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082화 오빠가 날 용서해 줄까?

    앞으로 성혜인에게 또 이런 일이 생기는 걸 막기 위해서라도 이참에 근원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알겠습니다, 도련님.”전화가 끊기고 설우현은 지그시 두 눈을 감았다.그 후, 10분도 채 되지 않아 상대로부터 답장이 왔다.“도련님, 저희가 류소영 씨 휴대폰을 뒤져 발견한 문자 메시지가 있는데 아마 이 문자 메시지를 보고 자극을 받아 성혜인 아가씨에게 손을 쓰기로 마음먹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첫 번째는 경호원에게 막혔고 두 번째에 어쩔 수 없이 정승후에게 찾아간 것 같습니다.”“그 발신 번호... 누구야?”“해커로 추정됩니다. 아주 깊게 숨었더군요.”“아무리 깊게 숨어도 찾아내. 대체 어떤 놈이 배후에 숨어있는지 난 반드시 알아내야겠어.”“알겠습니다. 하루만 시간을 더 주시면 바로 그 해커를 눈앞에 가져다드리겠습니다.”이 일만 확실히 밝혀진다면... 적어도 설씨 가문 현재의 세력이 성혜인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줄 수 있다.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설우현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대화를 마치고 설우현은 또 침대에 누워있는 설연주를 바라보았다.오랜 시간의 고열로 인해 설연주의 이마는 이미 땀범벅이 되었고 손은 여전히 설우현의 소매를 잡고 있었다.아무리 힘을 주어 떼어놓으려고 해도 쉽사리 떨어지지 않으니 결국 설우현도 그녀를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다.그렇게 시간이 흘러 저녁이 되어서야 겨우 잠에서 깬 설연주는 옆에 앉아 눈을 감고 안정을 취하고 있는 설우현을 바라보았다.잘생긴 얼굴에 다정다감하기까지 하니 설우현은 수없이 많은 전 여자친구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설우현을 쓰레기라고 욕하는 여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연애할 때만큼은 모든 이에게 마음을 다했던 좋은 남자친구였던 모양이다.열은 아직 떨어지지 않았지만 왠지 이제 설우현의 얼굴을 똑똑히 볼 수 있을 것만 같았다.“오빠.”다 쉬어버린 목소리로 설우현을 부르자 언제 잠자리에 들었냐는 듯 설우현은 바로 눈을 뜨고 죽을 들여오라며 다른 사람에게 당부했다.하지만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081화 또 다른 배후는 없는 것인지

    20억?설준석과의 관계가 무너지지 않았더라도 20억은 꽤 큰 금액이었다. 그런데 이제 설준석과의 관계마저 무너졌으니...설강민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져 갔다.“어디서 20억을 찾으라는 겁니까?”“그건 조급해할 필요 없습니다. 방법이라면 저한테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설 도련님께서 과연 받아드릴 수 있으실지 모르겠네요.”어릴 적부터 도련님 대우를 받으며 자라온 설강민은 유독 자극에 약했다. 하물며 현재 설강민은 이미지 개선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돋보일 수 있는 큰 성과가 필요했다.무려 천억이란 말이다. 설준석이 가진 프로젝트와 맞먹는 금액이었다.앞으로 이 천억이 있다면 설준석 앞에서 제멋대로 굴 수 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설강민은 이제 다른 걸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그래요. 만나서 자세히 얘기 나눠보죠.”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설강민은 그제야 그 방법이 대출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게다가 상대는 설강민이 설씨 가문의 일원이라는 신분만으로 20억을 빌려주겠다고 약속해주었다.이렇게 직관적으로 설씨 가문의 지위를 알게 된 건 설강민도 이번이 처음이었다.‘설씨 가문이 그렇게 대단하다고? 어쩐지 설연주가 그렇게까지 설씨 가문에 들어오려고 고심하더라니.’그렇게 설강민은 망설임 없이 서류 위에 손도장을 찍고 그와 함께 일을 해보고 싶다던 사람에게 물었다.“원금은 언제 돌려받을 수 있습니까?”“늦어도 일주일입니다. 일주일만 지나면 몇백억을 돌려받을 수 있죠. 하지만 중간에 도련님의 도움도 필요합니다. 도련님께서 직접 세관에 전화해 설씨 가문의 신분을 봐서라도 그 물건들을 통과시켜 달라고 부탁하셔야 합니다.”그냥 전화일 뿐인데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정말 이거면 돼? 이렇게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이렇게 된 이상 뭐하러 아버지 앞에서 하인 노릇이나 하고 있단 말인가. 이 돈이 있다면 앞으로 충분히 혼자 잘 살아갈 수 있다.설강민이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당장이라도 일주일 뒤로 타임리프라도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일주일만 지나면 그의 실력을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080화 편히 지내지 못할 거야

    설연주는 차에 타자마자 설우현이 통화하는 소리를 들었다.“다시 조사해 봐. 이 사람 설씨 가문과 아무런 원한도 없는데 갑자기 왜 혜인이를 건드렸지?”설연주는 바짝 긴장했다. 설우현의 능력이라면 몇 시간 내에 진실을 밝혀낼 게 분명했다.오늘 밤에는 더 이상 설우현의 집에 갈 수 없을 것 같았다.“오빠, 저 그냥 제 집으로 데려다주세요.”설우현은 이상하다는 듯 그녀를 쳐다봤지만 별말 없이 방향을 돌렸다.설연주는 차에서 내리면서 뭔가 말하려고 했으나 설우현은 그런 여유를 주지 않고 바로 차를 몰고 떠났다.그녀는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쓴웃음을 지었다.그러나 이런 기분도 잠깐 곧 그녀의 얼굴에 흥분이 떠올랐다. 드디어 정승후가 끝장났다.그녀에게 악몽을 안겨주었던 남자가 마침내 그녀 손에 의해 추락한 것이다.다음은 설강민 차례였다.설연주는 미소를 지으며 방으로 들어갔고 곧 전화가 걸려 왔다.“김현서가 두팔을 찾아갔어. 너도 알다시피 두팔이 여자를 다루는 방식이 별로 좋지 않잖아. 아마 김현서는 편히 지내지는 못할 거야.”설연주는 다소 놀랐다. 김현서가 정승후를 떠나 바로 두팔을 찾아갈 정도로 수완이 좋다니.그녀는 잠시 눈을 내리깔고 예전에 두팔 곁에 있었을 때의 일을 떠올리며 섬뜩함을 느꼈다.김현서가 두팔의 손에 들어갔으니 살아나올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이제 김현서의 운명을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어차피 두팔이 그녀를 편히 두지는 않을 테니.설연주는 깊이 숨을 들이쉬고 방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전에 이곳에서 벌어진 일들이 떠오르자 여전히 마음이 불안했다.오늘 밤 설준석은 집에 돌아오지 않았고 설연주는 도우미를 통해 설강민이 돌아왔는지 확인해 보았다.설강민이 돌아온다면 오늘 밤 제대로 잠들기 어려울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 너무 피곤해서 빨리 자고 싶었다.“아가씨, 도련님은 아직 집에 돌아온다고 연락이 없어요. 게다가 도련님께서 집을 나가신다고 하셨잖아요.”다행히 설강민은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설강민이 집을 떠난 것은 스스로 내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079화 체념한 듯

    성혜인의 얼굴은 냉랭했다.“보아하니 이제 기억난 모양이군요. 저기 있는 사람들이 당신 부하들이죠? 어제 쇼핑몰에서 내 아이를 납치하려던 게 바로 그들이었어요.”정승후의 얼굴이 더욱 창백해졌다. 그는 급히 변명하려 했지만 성혜인은 그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총구가 그의 이마를 겨누자 그의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비록 그가 사람을 죽여본 적이 있더라도 지금처럼 속수무책인 상황은 처음이었다. 눈앞의 여자는 그의 아지트를 하룻밤 만에 초토화시킬 정도로 막강한 세력을 가졌고 그를 죽이는 일은 모기 잡듯 쉬운 일이었다.정승후는 얼굴이 창백해졌다. 바로 그때 누군가 성혜인의 손에서 총을 빼앗았다.반승제가 그녀의 손을 제지하며 말했다.“아이가 보고 있어. 좋은 본보기를 보여야지. 설씨 가문에서 처리할 거야.”‘설씨 가문?’정승후는 그 말에 마치 날벼락을 맞은 듯 머리가 멍해졌다.‘설마 플로리아의 설씨 가문일까?’생각해 보니 설씨 가문 외에 누가 이처럼 호화로운 집에 살며 단 하루 만에 그를 무너뜨릴 수 있단 말인가?입안 가득 피비린내가 맴돌았고 그는 깊은 후회를 느꼈다.곧 그는 사람들에 의해 끌려 나갔다. 그러다 정원 쪽을 지나가던 중 쿠키를 먹고 있는 설연주를 보았다.설연주는 그를 보고 약간 눈썹을 치켜세우고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정승후는 속이 서늘해지며 이 모든 것이 설연주의 계획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설연주는 설씨 가문에서 별다른 영향력이 없는 그저 주변을 맴도는 인물일 뿐이었다.그러나 다음 순간 그의 눈이 크게 떠졌다. 설씨 가문 사람이 입을 열었다.“정승후, 다음에 누군가를 건드리기 전에 상대의 정체부터 조사하는 게 좋겠어. 류소영이 멍청하다고 너까지 멍청해질 필요는 없잖아.”정승후는 얼굴이 붉어지며 그 말을 듣고 당장이라도 달려들려는 기세를 보였다.설연주는 그에게 시선을 거둔 채 조용히 쿠키를 먹으며 그를 무시했다.“이 X년아! 설연주, 빌어먹을 년!”멀리서도 그의 욕설이 들려왔다. 하지만 이곳은 방음이 잘 되어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078화 상대를 잘못 건드린 건 아닐까?

    그러나 설다연은 아직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듯했다.성혜인은 한숨을 내쉬며 두 오빠의 일에는 끼어들지 않기로 했다.반승제가 도착하자 그녀는 반진율을 안고 차에 올랐다.차창 너머로 설다연이 여전히 밖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다연아, 같이 들어올래?”설다연은 눈을 깜빡이며 한참 뒤에야 대답했다.“오빠가 데리러 올 거야.”성혜인은 더 할 말이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반승제에게 차를 출발하라고 했다.그러나 차가 조금 달리자마자 성혜인의 얼굴은 어두워졌다. 이번에 설다연이 아니었으면 반진율이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하기도 싫었다.플로리아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지만 이번 일은 누가 벌인 짓이든 반드시 설씨 가문에서 밝혀내도록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승제 씨, 오늘 일으킨 사람의 배후를 조사해 주세요.”반승제는 고개를 끄덕이며 즉시 사람들을 시켜 조사에 들어갔다.한편, 한쪽 구석에서 류소영은 자신의 사람들이 성혜인을 제압하고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들은 돌아오지 않았다.초조해진 그녀는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하나의 여자를 상대로 실패할 리가 없었다.류소영은 급히 쇼핑몰로 향했으나 안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경찰들이 그녀의 부하들을 들것에 실어 나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들 모두 심각한 상처를 입은 듯 끙끙 앓고 있었다.류소영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질을 쳤다.‘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성혜인만 상대하면 될 일 아닌가?’당황한 그녀는 김현서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김현서는 그때 정승후와 함께 침대에 있었고 둘은 설강민에 대해 험담을 하며 묘한 분위기 속에 있었다. 김현서는 류소영의 전화를 받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끊어버렸다.류소영은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갔다. 누구에게 도움을 청해야 할지 몰라 난감해졌다.할 수 없이 그녀는 일단 자신의 숙소로 돌아갔다.한편, 성혜인은 반승제가 찾아낸 자료를 통해 그들의 대장이 정승후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처음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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