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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6화 시키는 대로 해

다음 날 아침 일찍, 성혜인은 씻고 일어나서 대충 끼니를 때우다가 유난히 조용한 노예찬을 발견했다.

“선생님 상태가 많이 안 좋아?”

“이제는 아예 말조차 못 해요.”

상태를 보니 기껏해야 일주일 정도 더 버틸듯싶다.

어떻게 위로할지 몰랐던 성혜인은 손을 들어 노예찬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그렇게 두 사람은 고등학교로 향했다.

성혜인은 그 선생님의 자료를 챙겨 교무실에서 등록하고 간단한 테스트를 마친 후에야 비로소 별도의 사무실에 앉게 되었다.

학교에서 그림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단 둘뿐이라 누구도 결석해서는 안 된다.

성혜인은 곧장 수업 시간표를 살펴봤다. 의외인 건 바깥세상보다 훨씬 뒤떨어진 구금성의 학생들은 피아노, 베이킹, 승마 등 다양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비록 수업 횟수는 적지만 적어도 여러 분야를 접할 기회가 있었다.

모두에게 있을법한 특별한 재능을 도출하려는 목적인가?

어떤 사람은 국어와 수학 같은 전문 지식을 잘 배우지 못했지만, 베이킹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이런 여러 가지 수업에서 남들과 다른 재능을 보인 학생은 엘리트로 선발된다.

성혜인은 이 시간표를 보고 처음에는 놀랐으나 곧이어 역겨움을 느꼈다.

이곳의 학생들은 엄청난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 같다. 전문적인 기초 지식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면 마치 쓸모가 없는 학생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듯 다른 무언가로 그들의 재능을 끌어내기 위해 애를 썼다. 어쩌면 어느 한 분야에서 재능을 보이면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성혜인은 온몸에 소름이 돋아 표정이 일그러졌다.

‘설마 매년 졸업하는 대부분의 학생이 인체 실험에 이용된 건 아니겠지?’

만약 그렇다면 BK와 연구 기지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밀접한 사이일수도 있다.

자리에 앉자마자 누군가 사무실의 문을 걷어찼다. 고개를 들어보니 어제 만났던 재벌 2세 하정우였다.

“싸구려 교생 자리에 후임이 들어왔다고 들었는데 그게 너였어?”

하정우는 더욱 대범하게 성혜인의 몸을 훑어보더니 사무실 문을 닫았다.

밖에서는 그의 친구들이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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