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397화 마음이 녹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설인아는 목숨을 잃더라도 무엇이든 시도할 의지가 있었다.

“당신 누구야? 어떻게 도와줄 건데?”

남자는 일어나서 침대 옆으로 걸어갔다.

“설기웅 씨는 당신처럼 모질지 못하거든요. 자신을 좀 더 비참하게 만들고 나서 모든 걸 성혜인에게 떠넘기면 상황은 아직 역전될 가능성이 있어요. 당신 엄마랑 오빠는 얼마든지 성혜인에게 따지려고 할 거예요. 성혜인의 신분이 드러날 때까지 지금처럼 기다리기만 하면 당신은 완전히 제거될 거예요. 그리고 당연히 설씨 가문의 아가씨를 사칭한 사람이라고 낙인찍히겠죠?”

설인아는 동공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이 남자 누구지? 어떻게 성혜인의 신분을 알고 있는 거지? 설마 저번에 문자를 보낸 그 사람인가?’

설인아가 주먹을 불끈 쥐자 남자는 천천히 몸을 숙여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인아 씨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성혜인 아닌가요? 상황을 악화시킨다면 설기웅 씨는 자연스레 돌아올 거예요.”

설인아의 눈빛은 순식간에 사악하게 변했다.

“당신이 날 도와준다면 뭐든지 할게요.”

남자는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좋아요. 어딘가로 데리고 갈 건데 협조만 잘해주면 돼요.”

설인아가 주저 없이 동의하자 남자는 만족스러워하며 천천히 그녀를 유혹했다.

“설의종 씨도 당신을 각별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동안 친딸을 찾으러 다니면서도 그쪽을 쫓아내지 않았잖아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인데 그러지 않았다는 건 그만큼 잔인하지 않다는 뜻이고 정이 많은 사람이라는 거예요. 마지막에 섣불리 행동하지 않았더라면 그렇게 모질게 인아 씨를 대하지도 않았을 거예요. 어쨌든 신분이 바뀌었을 때는 어린아이였을 뿐이잖아요. 이제부터 철저하게 속이고 독이 든 술을 마시게 한다면 설의종 씨는 바로 죽을 겁니다.”

설인아는 두 눈이 반짝 빛났다.

그녀가 제일 싫어하는 게 성혜인과 설씨 가문이니까.

“정말로 제가 계획한 일이 아니에요. 하지만 상관없어요. 누가 계획했든 이제는 중요하지 않으니까. 어차피 그 사람은 자신의 딸에만 눈이 멀어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