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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4화 아직 나를 내려놓지 못했어

방우찬과 그 어머니는 속으로 분노했지만 말은 못 했다. 이전에 장하리가 집을 깨끗이 청소하고 불평 한마디 없이 밥해 주던 것을 생각하면 어떻게 이렇게 차이가 클까 싶다.

아들이 홍규연과 결혼하더니 아들 얼굴조차 보기 힘들다.

어머니가 그를 찾아와 울면서 하소연하는데, 그 자신도 방법이 없고 게다가 업무적인 일까지 겹쳐 짜증이 날 뿐이다.

현모양처인 장하리의 장점을 점차 깨달은 그는 참지 못하고 회사 밑에 달려와 그녀를 기다렸다.

장하리를 봤을 때, 그는 하마터면 알아보지 못할 뻔했다.

장하리는 옷 입는 스타일이 더 여성스러워졌고, 베이지색 코트를 입은 그녀는 시대극에 나오는 아씨같이 분위기가 있었다.

눈이 번쩍 뜨인 그는 즉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하리야.”

이 소리를 들은 장하리는 눈에 혐오하는 기색이 스쳐 지나갔고, 그와 말을 섞고 싶지 않아 고개를 숙이고 자기 차에 오르려 했다.

하지만 방우찬이 잽싸게 다가가 이글이글한 눈빛으로 그녀의 몸을 훑었다.

“하리야, 오랜만이야. 이뻐진 것 같다.”

예쁘다고 말할 때 그의 눈빛은 더 밝아졌다.

장하리는 이런 남자와 쓸데없는 말을 하기 싫어 눈살을 찌푸렸다.

“뭘 하려는 거야?”

방우찬도 자기가 한 짓이 지나쳤다는 것을 안다. 집의 시공이 중단되자 그녀를 버린 것도 모자라 그녀에게 돈을 갚으라고 한 후 신속히 사장의 딸을 꼬셨으니 그녀가 곱게 보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이렇게 화내는 것도 아직 그를 내려놓지 못했다는 뜻이 아닌가.

하긴, 두 사람이 7년을 만났고 어렸을 때부터 아는 사이였는데 잊기가 쉽겠는가. 여자는 가장 감정이 오래가는 동물이다.

그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하리야, 이전에 내가 한 말을 새겨들었구나. 너 옷 입는 스타일이 확실히 좋아졌어. 나와 홍규연의 결혼이 너에게 큰 타격이었나 봐. 사실 너의 이런 모습을 보고 설렜어.”

장하리는 이 말을 듣고 하마터면 토할 뻔했다.

하지만 방우찬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내가 결혼했는데도 넌 나를 잊지 못하는구나. 우리가 7년을 사귀었으니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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