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마. 울면 진짜 못 생겨진다? 이거 봐, 눈이 벌써 토끼처럼 빨개졌네.”온마음이 눈시울을 붉힌 것을 보고 단이혁이 괜히 장난을 쳤다. 언젠가 임산부는 울면 안 된다는 글을 본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입으로는 못생겼다고 하면서도 그의 눈빛은 속상함으로 가득했다.온마음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못생겼다고 날 버리면 딸이랑 나가서 따로 살 거예요. 어차피 나 이제 돈도 명성도 얻었으니까 이혁 씨 말고도 날 좋아할 사람은 많아요.”“알았어. 내가 널 버리기는 왜 버려.”단이혁은 온마음의 손을 꽉 잡고 있었다. 그리고 땀에 흠뻑
“역시 해외에서 갖은 고생을 다 한 사람답네요. 어떤 일이 닥쳐도 무서워하질 않아.”강하랑의 팔을 잡은 남자는 어느샌가 그녀의 가방을 빼앗아 들고 손까지 묶었다. 차가운 느낌을 봐서는 철제 수갑인 것 같았다.“미안하지만 우리도 직업 정신이라는 게 있어서 말이에요. 돈 받고 입장을 바꾸면 우리만 곤란해져요. 알 만한 사람이 일을 귀찮게 만들지 말고 순순히 따라와요. 그러면 절대 다치게 하지 않을 테니까.”“...”강하랑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납치범의 말을 따랐다. 그들의 목적을 알기 전에는 함부로 행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딱히 그런 건 아녜요.”운전석에 앉은 사람은 운전 속도와 달리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어투로 말했다. 납치범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하기엔 조금 믿기지 않았다.“그냥 난 의뢰를 받았을 뿐이죠. 그쪽처럼 납치당한 순간부터 덤덤한 고객은 많거든요. 우리도 그런 고객한테는 부드럽게 대하죠. 다만 납치하고 장소로 가는 도중에 마찰이 생긴다면 우리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압할 겁니다. 이런 말을 하는 것도 단하랑 씨가 우리한테 협조하길 바라서 그러는 거예요.”강하랑은 가소롭다는 듯 코웃음을 치곤 두 눈을 감았다.지금 이 순간
집 아래 주차장까지 도착했지만, 그의 핸드폰으로 여전히 강하랑의 답장이 오지 않아 그제야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챈 것이다.그는 빠르게 강하랑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핸드폰이 있는 강하랑의 핸드백은 납치범에게 있었고 그녀의 핸드폰을 방해금지 모드로 전환해 놓았다.그들은 돈 많은 사람들이라면 응당 핸드폰을 자주 방해금지 모드로 설정할 것이라곤 생각했다. 여하간에 그들이 만나온 사람들은 대부분 그러했으니 말이다.특히 부잣집 아가씨나 사모님이라면 더욱 그러했다. 이런 늦은 시간에 잠을 방해받아 피부 상태 망치는 걸 싫어했기 때
집으로 올라가기 전에 단유혁은 그래도 강하랑이 집에 있을 거로 생각했다.그냥 깜빡하고 문자를 못 본 것이라고, 다른 일을 하느라 전화를 못 받은 것이라고, 너무 피곤해서 일찍 잠들거나 실수로 방해금지 모드 버튼을 터치해 버린 것이라고 말이다.여하간에 강하랑은 확실히 최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낮에도 놀지 않고 일을 하면서 밤에는 온마음과 얘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그러나 엘리베이터를 카드로 찍고 올라가는 순간 생각이 달라졌다.엄청난 공포가 밀려왔다.강하랑이 살고 있는 건물은 반드시 카드키를 찍어야만 그 층을 올라갈
그러나 지금 그의 귀로 강하랑이 사라졌다는 소식이 들려왔다.통화로 자세히 상황을 파악하지 못할 것 같아 그는 바로 단유혁이 알려준 강하랑의 거처로 도착했고 오면서 서해에서 동원할 수 있는 인력을 전부 동원해 찾으라고 지시를 내렸다.그 외에도 그는 지승우에게도 연락했다.지승현과 지승우는 지난번 강하랑에게 만남을 거절당한 후로 회사의 일 때문에 다시 안성으로 돌아갔다.뭐가 어찌 되었든 서해엔 지씨 가문의 세력이 남아 있었다.세력이 강한 것은 아니었지만 동원할 수 있는 인원이 많았다.사람을 찾는 것이라면 오히려 인원수가 많은
단시혁은 안경을 추켜올렸다.“내가 아까 연락을 하긴 했었는데 아직 답장은 오지 않았어.”그에겐 연바다의 전화번호가 없었다. 그랬기에 SNS로 하는 연락은 소용이 없었다.그는 다른 방법으로도 연락을 시도했었다. 아주 바보스러운 방법이긴 했지만, 상대가 무조건 확인하리라 생각하고 메일을 보냈다.HN 그룹 공식 홈페이지에 업무용 메일이 있었다. 설령 스팸이라고 해도 매일 확인하는 것이 메일이기 때문에 스팸함도 한번 확인하리라 생각했다.그러기 때문에 바보 같은 방법인 것이다.두 형제에게 무시당한 연유성은 입술을 틀어 물다가 갑자
절대 거짓된 정보로 그에게 연락을 할 사람이 아니었다. 이런 건 너무 유치한 짓이고 염라대왕 후계자라고 불리는 연유성이 절대 할 리가 없는 짓이었다.게다가 강하랑의 목숨으로 장난칠 사람도 절대 아니었다.그러니 연유성의 말은 사실이었다.연바다는 빠르게 판단을 내린 후 대답했다.“내가 최대한 빨리 돌아갈게. 동원할 수 있는 인력도 최대한 빨리 동원할 거고. 하지만 난 나보다 네가 서해를 더 잘 알 거라고 생각하고 사람을 부리기엔 네가 더 쉬울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네가 얼른 하랑이를 찾아줬으면 좋겠어.”연바다에게서 이런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