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그럴 리...”강세미가 말을 마저 하기도 전에 남자는 그녀의 목을 틀어잡고 천천히 조였다. 그녀가 생존 본능으로 버둥거리는 것을 보고서는 얼굴에 서린 웃음기가 더욱 선명해졌다.겁먹은 강세미는 남자의 팔을 연신 쳤다. 그리고 어떻게든 벗어나 보려고 몸부림을 쳤다. 하지만 그녀가 남자의 힘을 이기고 벗어날 수 있을 리가 없었다.강세미의 버둥거림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점 약해졌다. 마치 물 밖으로 나와 서서히 죽어가는 물고기처럼 말이다. 남자는 그녀가 질식사할 직전이 되어서야 손을 풀었다.“강하랑이 내 손에서 살아남을 수
“이거 사랑 씨 아니야? 어젯밤 청진으로 데려간 줄 알았더니 왜 밖에 있어? 괜히 가엽ㄱ... 응?”영상을 보던 지승우는 어느 순간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그러자 연유성은 단호하게 정지 버튼을 눌러 버렸다. 하지만 교묘하게도 강하랑이 단세혁의 품으로 뛰어드는 순간에 정지된 영상은 분위기만 더욱 오묘하게 만들었다.지승우는 한참이나 말문이 막힌 채로 조용히 있다가 뒤늦게 경보음과 같은 높은 목소리로 외쳤다.“이 새끼 누구야! 나도 못 안아본 우리 사랑이한테! 어디서 감히 더러운 손을 내밀어! 그것도 사랑이가 먼저 달려갔어! 끄
강세미의 얼굴을 똑바로 보고 난 연유성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대답했다.“들어와.”강세미는 당당한 발걸음으로 사무실에 들어서더니 연유성과 지승우를 번갈아 쳐다보며 말했다.“둘이 무슨 얘기 하고 있었어?”지승우는 강세미를 보는 척도 하지 않고 연유성에게 말했다.“어차피 재미는 다 봤으니까, 난 이만 갈게.”지승우는 강세미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아무리 지금은 어색해졌다고 해도 어릴적 함께 시간을 보낸 사람은 강세미가 아닌 강하랑이었기 때문이다. 강세미가 강씨 가문으로 돌아갔을 때 그는 해외에 있었기 때문에 더욱 호감을 쌓을
‘신이 나를 돕는구나!’강세미는 흥분에 손이 다 떨릴 지경이었다. 그녀는 재빨리 CCTV 영상을 연유성의 컴퓨터로 자신에게 보내더니 치밀하게 기록까지 삭제했다. 그리고 영상은 조금 전의 위치에서 다시 정지 버튼을 눌렀다.이 모든 과정을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낸 강세미는 다시 소파에 가서 앉았다.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듯이 말이다.연유성은 외투를 걸치고 밖으로 나왔다. 강세미는 얌전히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보고 있는 척하고 있었다. 그는 이미 자동으로 잠긴 컴퓨터를 힐끗 보고는 별 의심 없이 입을 열었다.“어디 갈래
강하랑은 박재인의 말을 듣고도 머리 한 번 들지 않았다. 그녀의 신경은 온통 거의 다 완성된 요리의 마지막 플레이팅에 있었다.“돈 쓰러 온 손님을 내쫓는 도리가 어디 있어요? 받을 건 전부 받아내야죠.”한남정의 VIP 카드는 돈으로 유지되는 것이다. 그리고 VIP 카드로 예약하고 예약비를 내는 것만 해도 적지 않은 금액이 들었다. 연유성이 예약까지 하고 와서 돈을 쓰겠다는데 강하랑은 당연히 거절할 리가 없었다.한주시는 연씨 가문의 구역이다. 만약 강하랑이 사사로운 감정으로 연유성을 내쫓는다면 한남정이 영향받을 수도 있었다. 그
음식이 전부 완성된 지금 강하랑은 말로 이루 형용할 수 없는 만족감을 느꼈다. 그래서 룸으로 걸어가는 내내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하지만 그 미소는 룸 문이 열린 순간 사라져 버리고 말았고 그 자리를 대신한 건 싸늘한 냉기밖에 없었다.‘연유성이랑 강세미가 왜 여기에 있지?’“언니?”연유성의 앞자리에 앉아 있던 강세미는 반짝이는 눈빛으로 강하랑을 바라보더니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었다.‘역시 골목 식당에서 서빙이나 할 줄 알았어! 저녁에는 이 남자 저 남자 꼬시고 다니더니, 유성이한테 버림받으면 그냥 이 꼴 나는 거야. 뭐, 저녁
알바생은 불쌍한 표정으로 말했다.“대표님은 메뉴판으로 주문하지 않으셨어요. 이미 내온 음식이 입맛에 맛으신다고 같은 요리사의 음식을 이어서 내오시라고 하셨거든요.”강하랑은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그래서 싸늘한 시선으로 알바생을 바라보며 말했다.“다른 손님의 주문은 안중에도 없고 이쪽에 꼬리 흔들러 왔다, 그 뜻이죠?”“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알바생은 인상을 쓰며 언성을 높였다. 비록 강하랑이 틀린 말을 한 건 아니지만, 연유성이 듣는 데서 말하는 건 도리에 어긋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강하랑은 피식 웃
알바생은 눈치 없이 메뉴판을 들고 엉덩이를 흔들어 대며 연유성에게 다가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가 목적을 달성하기도 전에 연유성이 차가운 목소리로 외쳤다.“나가!”알바생은 몸을 흠칫 떨며 멈춰 섰다. 그러자 연유성은 그녀를 힐끗 노려보면서 말을 이었다.“못 들었어? 나가라고!”알바생은 겁먹은 듯 머리를 푹 숙이더니 뒷걸음질 치면서 말했다.“나, 나가겠습니다...”룸에서 나간 다음에도 알바생의 놀란 마음은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연유성에게 꼬리 칠 생각은 완전히 접은 채 말이다.연유성의 앞에 앉아 있던 강세미도 적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