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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듣기 거북할 정도로 비꼬는 이준혁의 말에 잔뜩 화가 난 윤혜인이 입술을 꽉 깨물더니 똑같이 비꼬았다.

“이준혁 씨, 모든 사람들이 이준혁 씨 같은 줄 알아요?”

그녀는 정정당당했으며 바람 피운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그녀에게 이런 말을 하는 건지 어이가 없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데?”

싸늘하게 굳은 이준혁의 눈빛에 날카로운 빛이 반짝거렸고 윤혜인의 팔을 덥석 잡아 자신의 품으로 당기더니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말해봐, 너와 2년 동안 잠자리를 가진 남자가 대체 어떤 사람인데?”

윤혜인이 미친 듯이 발버둥 쳤지만 이준혁이 그녀를 품속으로 더욱 꽉 잡아당겼다.

“이준혁 씨, 정신 좀 차려요 제발, 생리적인 요구가 있으면 임세희 그 여자를 찾아가라고요!”

윤혜인의 말에 이준혁의 안색이 무서울 정도로 어두워졌다. 손을 툭 놓은 그는 입가의 미소마저 거둔 채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진짜 내가 세희를 찾아가길 원하는 거야?”

윤혜인이 입술을 꽉 깨물었다.

원하는 거냐고? 그녀는 원하지 않는다는 말을 할 자격이 있기나 할까? 그녀는 단지 이준혁 마음속에 있었던 생각을 그보다 먼저 입 밖에 꺼냈을 뿐이다.

이준혁은 윤혜인이 그토록 바라던 유일한 사랑을 전부 임세희에게 주었기에 그의 마음에는 더 이상 다른 사람을 담아둘 공간이 없을 것이다.

이준혁은 이제 더럽혀졌고 윤혜인은 더 이상 그런 이준혁을 갖고 싶지 않았다.

“네.”

윤혜인이 두 눈을 질끈 감은 채 대답했다. 간단한 한 글자를 입 밖으로 내뱉는 일에 그녀는 온몸의 힘을 다 써버렸다.

그 뒤로 방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고 그제야 윤혜인은 침대에 쓰러진 채 눈물을 줄줄 흘렸다.

심장은 구멍이 난 것 마냥 너무 아팠다.

‘윤혜인, 저 남자는 이미 더럽혀진 남자야. 대체 왜 저런 남자 때문에 이렇게 슬퍼하는 거야?’

한편, 병원에서.

이준혁이 병실에 들어섰을 때 임세희는 침대에 누워있었고 임씨 아주머니가 그녀에게 물을 건네고 있었다.

이준혁을 보자마자 임세희는 얼른 임씨 아주머니에게 따듯한 차 한 잔 준비하라고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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