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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왜 같이 있었냐는 이준혁의 질문에 윤혜인은 어이가 없어서 웃음밖에 나지 않았다.

그녀가 맨발로 길거리를 걷다가 한구운을 만난 건 다 이준혁 탓인데…

그와 임세희가 했던 더러운 짓에 윤혜인은 구역질이 났지만 그녀는 절대 이런 말을 입 밖에 내지 않을 것이다. 말을 하는 순간, 그녀가 아직도 이준혁에게 마음이 있다는 증거만 될 뿐이니까.

이준혁에게 있어서 윤혜인은 그에게 추파를 보내는 수많은 여인들 중 한 명에 속할 뿐이며 그녀의 마음 따위는 그 어떤 가치도 없다.

어떤 일이 벌어지든 그 일이 임세희와 연관이 있는 이상 윤혜인은 절대 이길 수가 없다.

입술을 꽉 깨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윤혜인을 보며 이준혁은 화가 더욱 치밀어 올랐다.

“왜? 네가 좋아하는 선배가 돌아왔다고 이제 나랑 말도 섞기 싫은 거야? 너 예전에 그 사람이 살고 있는 도시로 유학도 가고 싶어했잖아. 못 가서 아쉬워? 그래서 지금 그 연을 이어가려고 노력하는 거야?”

이준혁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비꼬는 듯이 물었고 말투에는 본인조차도 눈치채지 못한 질투가 가득했다.

“내 뒷조사를 한 거예요?”

화가 난 윤혜인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지만 이준혁은 그녀의 분논 가볍게 무시한 채 명함 한 장을 꺼내 들었다.

“IA 투자은행 CEO, 한구운.”

말을 하던 이준혁이 명함을 탁 튕겨서 윤혜인 발 앞에 버린 채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을 이어갔다.

“윤혜인, 내가 이 사람 하나쯤 무너트리는 건 식은 죽 먹기라는 걸 잘 알고 있을 텐데?”

한구운의 스펙이 화려하고 탄탄하긴 하지만 명문 가문인 이씨 가문에 비하면 한없이 부족했다.

윤혜인은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이준혁을 보며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

“이준혁 씨, 이건 우리 둘 사이의 일이에요. 화풀이하고 싶으면 나한테만 하세요. 아무 연관도 없는 사람을 잡고 늘어지지 말란 말이에요! 당신 남자가 맞긴 해요?”

그녀의 말에 이준혁은 불타오르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한 채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했다.

“차 세워!”

윤혜인이 주변을 돌려보니 그들은 어느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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