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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3화

바닥에 엎드리고 있었던 소우너은 길가에 버려진 유기견처럼 몸을 웅크렸다. 엄청난 위통에 일어서는 것마저 그녀에게 고역이었다.

그녀는 힘겹게 일어나려고 했지만, 그 순간 통증은 온몸으로 퍼져 심장마저 누군가가 꽉 쥐어 잡은 듯 아파졌다.

최근 위통은 자주 찾아왔다. 그녀는 줄곧 진통제를 먹으면서 겨우겨우 버티며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소진용이 수술하기 전까지 절대 쓰러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 버텼다.

그녀는 엉금엉금 힘겹게 침대까지 기어가 서랍에서 약병 하나를 꺼내 약 두 알을 물도 없이 삼켜버렸다.

그러나 말라버려 이미 씁쓸함이 느껴지는 목으로 약이 넘어갈 리가 없었다.

그녀가 물 마시러 가려고 할 때 거대한 그림자가 그녀의 시야를 가렸다.

“뭘 먹은 거지?”

남자는 꼭 사나운 늑대 같은 눈빛으로 그녀를 보고 있었다.

소원은 저도 모르게 그대로 굳어버렸고 입을 열려던 순간 남자는 그녀가 들고 있던 약병을 빼앗아 갔다. 그는 그녀의 입안에 있던 두 알도 거칠게 빼냈다.

반응하기도 전에 육경한은 몸을 틀더니 어디론가 가버렸고 소원은 변기 물 내려가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미친놈이 지금 내 진통제를 변기에 버리려고 한 거야?!'

소원의 안색이 더없이 창백해졌다.

얼른 일어나 약을 빼앗아 오고 싶었지만, 다리엔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조금만 움직여도 몸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그녀는 지금이 꼭 죽기 직전인 것 같았다. 몸은 커다란 기계에 깔린 것처럼 아팠다.

육경한은 그녀의 곁으로 돌아와 미묘하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말했다.

“아무 약이나 막 주워 먹지 마.”

소원은 미칠 지경이었다.

그 약은 국내에 없는 해외에서 어렵게 공수해온 특효약이었고 그녀의 주치의가 직접 어렵게 구해온 그녀를 살릴 수 있는 약이었다.

그런데 육경한이 그 약을 전부 변기에 버린 것이다.

입안에 비릿한 피 맛이 감돌았다.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며 그를 욕하고 때리고 싶었지만, 온몸에 힘이라곤 하나도 없었고 그저 그를 노려보는 수밖에 없었다.

“육경한, 넌 내가 죽기를 바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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