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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2화

그녀가 한 말은 육경한의 자존심을 긁는 말이었다.

만약 그럼에도 그녀와 한다는 것은 육경한은 더는 자존심 같은 것을 신경 안 쓴다는 소리였다.

그러나 육경한은 체면을 엄청 챙기는 사람이었고 그녀의 행동은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뽑는 것과 같았다.

역시나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표정도 딱딱하게 굳어졌다.

소원이 예상한 대로라면 그는 아마 문을 쾅 닫으며 떠날 것이다.

육경한은 가만히 서서 그녀를 훑어보았다. 자연히 그녀의 미세한 눈빛 변화도 캐치하고 있었다.

그 순간 그는 그녀의 생각을 전부 간파했다.

소원은 일부러 그의 성질을 건드리고 있었고 오히려 그가 먼저 약속을 어기는 것처럼 상황을 만들었다.

그는 손을 뻗어 그녀의 턱을 잡아 올리면서 차갑게 피식 웃었다.

“개가 개를 문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어?”

소원은 그의 손길이 익숙하지 않아 손이 닿자마자 그녀의 몸엔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너랑 침대에서 뒹굴면 개가 된다고 했으니 그럼 너는...”

육경한은 그녀의 허리를 확 끌어당겨 몸에 꽈악 밀착시켜 그녀가 가쁜 숨을 몰아쉬게 했다.

남자는 목소리를 낮게 깔며 태연하게 뒷말을 이었다.

“암...”

뒷말은 저음의 목소리로 말했지만 아주 모욕적이었다.

소원의 눈빛이 싸늘해지고 손도 어느새 주먹을 움켜쥐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은 단번에 남자의 욕구를 자극했다.

그는 자신에게 반항하는 그녀의 모습을 아주 좋아했다.

뭔가 짜릿한 기분이기도 했다.

그는 손을 뻗어 그녀를 거울 앞으로 밀었다.

이내 남자의 커다란 몸이 그녀의 시야를 가려 버리고 그 순간 소원은 숨을 참아버렸다.

“돌아서서 거울을 잡아.”

육경한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얼굴에선 아무런 감정도 읽어낼 수 없었다.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민 소원은 입술을 틀어 물었다.

육경한은 가만히 모욕을 당하고만 있을 사람이 아니었고 그를 건드린 것에 후회할 정도로 배로 돌려주는 사람이었다.

“아버님이 이틀 뒤에 순조롭게 수술실로 들어갈 수 있을까?”

그의 말에 그녀의 손은 저도 모르게 커다란 거울을 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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