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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1화

느껴지는 통증에 소원은 다시 눈을 떴다. 그러자 육경한의 얼굴이 다시 한번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고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는 믿기지 않는 얼굴로 그를 보았다.

“육경한?”

그녀는 눈을 세게 감았다가 뜨면서 그가 틀림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화가 난 듯 씩씩거렸다.

내일이면 다른 여자와 결혼하는 남자가 지금 그녀의 침대에 누워있기 때문이다. 너무도 뻔뻔하지 않은가.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남자를 향해 입을 열었다.

“여긴 왜 왔어? 우리 계약 끝난 거 아니었나?”

전에 이미 서로 합의했었다. 그가 결혼하면 계약은 끝이라고.

그녀는 전부터 오아시스에서 지낼 때 방문을 잠그지 않는 습관을 길들었다.

매번 문을 잠그면 육경한은 발로 문을 뻥 차버려 망가뜨리기 일쑤였다. 그리고 그는 벌로 그녀를 괴롭혔다.

그 뒤로 그녀는 더는 방문을 잠그지 않았다. 그 덕에 육경한이 아주 쉽게 그녀의 침대까지 올라온 것이다.

그래도 어쩔 수가 없었다. 이 집은 애초에 이 남자의 소유였다.

그의 도움을 받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이미 그를 쫓아냈을 것이다.

소원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낀 육경한은 바로 분노가 치밀었다.

그는 몸을 돌려 큰 손으로 그녀의 턱을 잡고 분노를 억누르는 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내가 지금 결혼했어?”

“...”

말을 마친 남자는 그녀의 잠옷 바지 사이로 손을 넣으며 익숙하게 움직였다.

소원은 그런 그의 행동에 화들짝 놀랐다.

“이거 놔!”

그녀는 필사적으로 버둥거리며 소리를 질렀다.

“내 몸에 손대지 말라고!”

그러나 육경한은 아랑곳하지도 않았고 버둥거리는 그녀의 두 손을 한 손으로 결박하여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당황한 소원은 조급한 나머지 이마로 힘껏 그에게 들이받았다.

퍽.

힘을 너무 세게 써서 그런지 그녀의 이마가 빨갛게 물들었다.

육경한의 행동은 멈추었지만, 그녀를 보며 웃고 있었다.

다만 그 웃음소리는 그녀를 비웃고 있는 것처럼 들려왔다.

“세상에, 소원 씨 정말로 힘이 세네요.”

육경한은 일어나 앉아 달칵 소리를 내며 라이터를 켰다.

은은한 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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