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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5화

소원은 육경한이 이런 말을 하는 것도 납득이 되지 않았다. 그녀는 사춘기 소녀가 아니다. 이런 말을 듣고 설렐 일도 없었다. 짐승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와도 역겹기만 할 뿐이다.

그가 말을 끝내기 바쁘게 진아연이 찾아왔다. 차에서 내린 육경한은 그녀와 얘기를 주고받았다.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는지 진아연은 창문을 통해 소원을 노려봤다.

소원이 들은 것은 대부분 사과를 요구한다는 말이었다. 진아연은 소원에게 사과를 듣고 싶어 했다. 소원이 사과할 리 없다는 것은 육경한도 알았다. 그래서 적당히 그녀를 달래 차에 태웠다.

경찰이 도착한 다음 소원은 남자친구와 싸우다가 신고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소원의 말을 듣고 별장을 검사하고는 그냥 거짓 신고는 처벌받을 수도 있다고 말하고 떠나갔다.

소원은 소종의 차를 타고 떠났다. 두 대의 차가 엇갈리는 순간 육경한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의 시선에 소원은 소름이 돋았다. 육경한이 또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 이제는 추측도 못 할 것 같았다. 육경한이 아는 의사가 흉부외과 전문의만 아니었어도 진작 도망가고 말았을 것이다.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냈다.

[10일 후에 출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가능한가요?]

[그럼요.]

소원은 이제야 시름을 놓고 메시지를 지웠다. 육경한이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절대 가담할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빠른 시일 내로 부모님을 모시고 이 도시를 떠날 것이다.

...

윤혜인은 아직도 별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녀를 감금한 장본인인 이준혁은 다섯 날이나 나타나지 않았다.

도우미는 바뀌지 않았다. 도우미의 말을 들어보니 그녀와 얘기를 나누는 것을 금지당했다고 한다. 그녀는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핸드폰을 빌리려고 했지만, 이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이 핸드폰이 없다는 사실만 알게 되었다.

그녀는 모든 희망을 잃고 말았다. 하루 종일 먹고 자고 논 것밖에 없는 덕에 건강은 나름 좋아졌다.

갇혀 있는 시간이 오래 되자 그녀는 창문으로 도망갈 생각을 하기 시작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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