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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3화

“뭔데?”

“진찬성이 내 영상을 찍었어. 그 영상 완전히 지워줘.”

소원은 영상을 지우기보다는 남기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육경한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니 차라리 지우는 게 나았다. 진찬성에게 남겨봤자 안 좋은 일만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좋아.”

육경한은 빠르게 허락했다. 그리고 몸을 일으켜 밧줄을 풀어줬다. 소원이 잠깐 힘을 푼 사이 그는 그녀의 피 묻은 셔츠까지 벗겼다.

“야!”

소원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자신의 몸을 막았다.

“뭐 하는 거야?”

육경한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 옷을 입고 경찰을 만날 생각인 건 아니지?”

그는 자신의 셔츠를 던져줬고, 소원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걸쳐 입었다. 진찬성에게 맞은 곳은 아직도 얼얼하게 아팠다.

그녀가 셔츠 단추를 잠글 때 육경한은 그녀만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녀는 당황한 듯 몸을 돌렸고, 정갈한 차림으로 다시 돌아섰을 때 육경한도 셔츠를 바꿔 입은 것을 발견했다.

소원의 과도는 아주 작았다. 그 정도의 칼에 찔린 상처는 딱히 처치할 필요도 없었다. 육경한은 입꼬리를 씩 올리며 그녀를 바라봤다.

“본적 없는 것도 아니고, 왜 부끄럼을 타고 그래?”

육경한은 잘 웃지 않는 타입이었다. 그래서인지 미소를 보인다고 해도 차갑게 느껴졌다. 그게 또 매력 포인트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소름이 돋은 소원은 고개를 휙 돌리며 대꾸하지 않았다.

잠시 후 얼굴에는 차가운 감촉이 느껴졌다. 육경한이 차량 냉장고에서 시원한 음료수를 꺼내 얼굴의 부기를 빼주려고 했던 것이다.

차가운 캔이 얼굴에 스치는 동작은 아주 부드러웠다. 평소의 육경한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그게 어색했던 소원은 직접 하려고 했다. 하지만 육경한은 그녀의 손을 뒤로 넘기며 예리한 눈빛을 보냈다.

“그날 밤 내가 한 말, 다 들었지?”

소원은 당황한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육경한은 그녀를 뚫어져라 노려보며 피식 웃었다.

“모르는 척하겠다는 건가?”

그날 병실에서 육경한은 지금 다시 떠올려도 치가 떨리는 말을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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