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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운전대를 잡고 있던 이준혁의 손에 자신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어떻게 된 일이에요?”

이준혁이 다급하게 묻자 임씨 아주머니는 엉엉 울면서 대답했다.

“아가씨가 일어나자마자 어지럽다고 하시더니 계단을 내려올 때 정신을 잃고 굴러 떨어졌어요.”

“구급차는 불렀어요?”

“네.”

이내 차량 스피커로 임세희의 애절한 울음소리가 들렸다.

“흑… 나 머리가 너무 아파… 다리고 너무 아프고… 준혁 오빠 어디 있어요? 나 준혁 오빠 보고 싶어요…”

혀 짧은 임세희의 목소리에 윤혜인은 그녀가 연기를 하고 있다는 걸 단번에 눈치챘으며 속이 울렁거렸다.

이준혁처럼 여자를 많이 겪어보지 않은 남자만 이 사실을 모르고 이런 수법에 번번히 넘어갈 것이다.

“어느 병원이에요?”

이준혁의 물음에 윤혜인은 자신이 이 차안에 계속 앉아있을 필요가 없다고 느껴졌다. 상대방에게 쫓겨날 바에는 차라리 스스로 내려가는 게 훨씬 낫다는 생각에 차문을 연 윤혜인은 길거리를 따라 앞으로 걸어갔다.

핸드폰이 망가진 관계로 윤혜인은 기차표를 예매할 수도 없었다. 그녀는 버스 정거장으로 가서 택시를 타고 기차역으로 갈 생각이었다.

이때, 뒤에 서있던 고급 외제차가 거대한 엔진소리를 내며 시동을 걸었고 그 모습에 윤혜인은 씁쓸하게 웃었다.

역시 그녀의 추측대로 버림을 받은 것이다.

임세희 이름 세자는 그녀가 영원히 뛰어넘을 수 없는 구렁텅이지만 이미 여러 번 버림을 받은 덕분에 이제는 큰 감흥도 없었으며 슬픔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이내 윤혜인 앞에 택시 한 대가 멈췄고 윤혜인은 자연스럽게 차문을 열고 택시에 타려고 했다. 그 순간, 갑자기 택시 뒤에서 귀를 자극하는 경적소리가 끊임없이 울렸다.

윤혜인이 고개를 돌려보니 조금 전에 떠났던 고급 외제차가 다시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차량 앞 유리창을 통해 이준혁의 잘생긴 얼굴이 선명하게 보였다.

그는 창문을 내리더니 윤혜인을 보며 입을 열었다.

“이리와.”

멍하니 서있던 윤혜인 뒤로 다른 손님이 다가오더니 그녀를 재촉했다.

“저기요, 타실 거예요 말 거예요?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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