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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화

잠시 머뭇거리던 윤혜인은 아주머니를 보며 물었다.

“아주머니, 혹시 통화 좀 하게 핸드폰을 잠깐 빌려주실 수 있나요?”

아주머니는 살짝 난감했다. 도련님은 사모님에게 외출 금지령을 내렸으니 당연히 아무한테도 연락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하지만 아주머니는 요 며칠동안 매일 우울하고 말도 없는 윤혜인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통화로 기분이 좀 좋아질 수 있다면 전화 한 통 정도는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주머니는 핸드폰을 윤혜인에게 건넨 뒤 주방으로 들어갔다.

한편, 윤혜인은 한구운의 전화번호가 생각나지 않았지만 소원의 번호는 외우고 있었다.

소원이 전화를 받자 윤혜인은 한구운에게 별다른 상황이 없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게 되었고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병원에서 아버지를 지키고 있던 소원은 이제야 윤혜인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조금은 원망하듯 말했다.

“혜인아, 왜 나한테 아무것도 얘기 안 해? 우리가 제일 친한 친구인 건 맞아?”

“미안해, 소원아. 내가 그때 당시 정신이 없어서 아무한테도 연락을 못했어.”

윤혜인이 입술을 살짝 깨물며 대답했다. 소원은 당연히 그녀를 탓하는 뜻이 아니었기에 서둘러 대꾸했다.

“혜인아, 네가 가장 힘들고 어려울 때 내가 네 곁을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파서 그런 말 한 거야.”

“알고 있어.”

윤혜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오랜 친구였기에 소원의 뜻을 오해할 리가 없었다.

전화를 끊은 윤혜인은 기분이 많이 좋아졌다. 그녀는 아주머니의 걱정을 덜기 위해 국을 조금 마신 뒤 위층으로 휴식을 취하러 올라갔다.

날이 어두워지자 이틀 동안 사라졌던 이준혁이 나타났다. 그는 싸늘하게 굳은 표정으로 2층으로 올라가 방문을 벌컥 열었다.

화들짝 놀란 윤혜인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이준혁이 그녀를 침대에서 끌어내리더니 밖으로 잡아당겼다.

다리에 힘이 풀린 윤혜인은 넘어질까 봐 이준혁의 손을 꽉 잡은 채 화난 표정으로 물었다.

“이준혁 씨, 또 왜 이러는 거예요?”

그녀의 말에 이준혁은 고개를 홱 들었고 싸늘하게 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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