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24화

그는 한참 동안 그녀를 바라보았다. 욕구가 가라앉은 그는 몸을 일으켰다.

문이 ‘쾅’하고 닫혔다.

소파에 누워 있는 윤혜인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심장이 찢어질 것 같은 통증이 온몸으로 퍼졌다.

그렇게 한참이 지난 후, 그녀는 낮게 중얼거렸다.

“윤혜인, 또다시 홀로 남겨졌네.”

...

청월 아파트를 벗어난 검정색 벤틀리는 술집으로 향했다.

김성훈이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테이블 위에 빈 와인병이 7.8 개나 쌓여있었다.

이준혁은 잔뜩 흐트르러 진 모습으로 술잔을 들었고 옆에는 육경한이 있었다.

김성훈은 마치 미치광이를 본 눈빛이었다.

그는 이준혁의 술잔을 빼앗으며 버럭 화를 냈다.

“이준혁, 살고 싶지 않은 거야?”

육경한도 얼큰히 취해 있었다.

“이 정도는 괜찮아.”

김성훈이 뭐라 하려는데 이준혁이 벌떡 일어서며 테이블을 내리쳤다. 그는 바텐더에 술잔을 가득 채우라고 눈치 주었다.

직원은 난감해하며 사장의 눈치를 살폈다.

김성훈의 눈빛이 살벌해졌다.

“나가.”

직원은 재빨리 몸을 피했다.

자리에 앉은 김성훈이 육경한을 나무랐다.

“어제 막 수술을 받은 상태라 이렇게 술을 마시면 안 돼.”

이준혁이 비밀로 하는 바람에 육경한은 정말 몰랐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어떻게 된 거야?”

김성훈이 콧방귀를 꼈다.

“잘 난 척이지 뭐겠어. 아름다움을 구해 영웅이 되고 싶었던 거지.”

육경한은 자연스럽게 임세희가 떠올랐다.

“세희가 왜?”

“세희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김성훈이 대답했다.

육경한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럼... 혜인 씨?”

“그래.”

김성훈은 직원더러 따뜻한 차를 올리라고 했다. 그리고 이준혁 가까이에 밀며 물었다.

“왜 이러는 건데? 말해 봐.”

오전에 그가 확인하러 갔을 때까지만 해도 깨가 쏟아지고 있었는데 불과 몇 시간만에 문제가 생겼다.

이준혁은 차를 마시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침묵하는 이준혁에 김성훈은 고의로 자극했다.

“혜인 씨가 싫으면 이혼 도장 찍어버려. 너 때문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다른 여자에게도 베풀란 말이야.”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