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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2화

다음날 새벽.

해변 별장.

이모님이 아침 식사를 날랐다. 백지안은 다정하게 하준에게 우유를 데워 주며 망설이듯 말했다.

“오늘이 6일 째인데, 이제 화신이 더는 못 버티지 않을까?.”

하준의 검은 눈이 백지안을 훑었다.

“마음 여리기는.”

백지안은 쓴 웃음을 지었다.

“어쨌든 내 청춘의 2년을 거기에 부었잖아.”

“밥이나 먹자.”

하준이 백지안에게 계란을 까주었다.

“준.”

백지안이 복잡한 심정으로 말을 이었다.

“정말… 강여름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어? 나한테는 속옷 사는데 조차 같이 가준 적 없잖아. 요 며칠 나 혼자서 아닐 거야, 아닐 거야 하고 있지만 견디기 힘들어. 생각할 때마다 심장이 아파서 숨도 못 쉬겠어.”

“없어.”

하준은 단호하게 말했다.

“미안해. 앞으로 다시는 그런 인간이랑 오해 받을 짓으로 엮이지 않도록 조심할게.”

“응.”

백지안은 억지로 웃어 보였다.

하준은 속이 말이 아니었다. 마음속으로 더 심하게 강여름에게 복수하고 백지안에게 잘해주겠다고 결심했다.

“회장님, 화신 그룹 주가가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상혁이 들어오며 낮은 소리로 보고했다.

“어떻게 된 일이야?”

하준이 날카로운 시선을 보냈다.

상혁이 눈을 끔뻑거렸다.

“오늘 오전 7시에 Hazle(헤이즐) 사에서 홈페이지를 통해서 화신과의 합작을 정식으로 발표했습니다.”

백지안은 어쩐지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헤이즐이 유명한 회사인가요?”

상혁이 설명했다.

“유명하기만 한 게 아니고 역사가 오래되어서 전세계 최고의 건축 설계사를 1000여 명 보유하고 있습니다. 헤이즐은 전세계에서 가장 매출이 큰 건축회사이면서 AAA급 신용도를 가지고 있어 세계 각지의 1급 건축 프로젝트들은 모두 헤이즐의 손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산하 디자이너와 설계사들은 10년 연속 국제대회의 모든 대상을 다 휩쓸고 있고요.”

포크를 쥔 백지안의 손에 잔뜩 힘이 들어갔지만 자신은 자각하지 못했다.

“그런 회사가 왜 강여름이랑 합작을 한다는 거죠? FTT를 모르나?”

상혁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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