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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9화

백지안이 혀를 찼다.

“내가 이런 걸로 거짓말 해서 뭐 하겠어? 나랑 준이 사귀는 걸 강여름이 도저히 못 참은 거지. 게다가 우리 오빠가 임윤서를 범했는데 준은 우리 오빠가 실형 살게 될까 봐 임윤서에게 책임을 추궁하지 못하게 하려고 좀 압박을 했거든. 그랬더니 강여름이 발끈해서 준이랑 다툼이 좀 벌어졌거든. 그 바람에 애를 잃어서 충격을 받았거든. 그래서 나랑 준이 입원시키고 매일 주사에 약에… 열심히 치료를 해주고 있었는데 결국 못 참고 목을 매더라고.”

백지안이 아무렇지도 않게 줄줄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백소영의 귀에는 하나하나가 가 폭탄처럼 와서 꽂혔다.

‘윤서가 백윤택에게 당했어?

여름이는 죽고?’

사귄지는 얼마 안 됐지만 백소영에게 사고가 생긴 후로 유일하게 마음을 내준 친구들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비참한 말로라니….

“백지안, 대체 왜 이렇게 악독한 거야?”

백소영은 화로 눈에 핏발이 서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유리로 두 사람 사이가 막혀있지 않았더라면 백소영은 백지안을 껴안고 함께 죽기라도 할 기세였다.

“내가 어디 그뿐이겠니?”

백소영이 길길이 날뛰는 모습에 백지안은 만족스러웠다.

“강여름이 지난번에 와서 말 안 했나 보네? 네 엄마, 아빠 다 돌아가셨어.”

콰광!

다른 폭탄이 또 터진 것 같았다. 백소영이 고개를 저었다.

“다 거짓말이야.

“네 엄마한테 최면을 좀 걸었더니 내가 떠나고 나서 네 엄마가 욕실에서 머리를 부딪히고 쓰러져서 출혈 과다로 돌아가셨고, 아빠는 네 엄마 돌아가셨다는 얘기 듣고 다시 심장병이 재발해서 돌아가셨어. 이제 널 면회하러 올 사람은 아무도 없겠네.”

백지안이 환하게 웃으며 두 사람만 들리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매장할 때 내가 네 엄마 유골함에 개 뼛가루를 넣어두었지. 네 엄마 유골은 내가 그냥 버렸어.”

“백지안, 네가 사람이냐?”

백소영은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

백지안을 당장 죽일 기세로 유리 벽을 두들겼다.

그러나 곧 교도관들이 들어오면서 제압되었다.

백소영은 온통 눈물범벅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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